************************************************************************************* 타이핑 者 : [KOR]TheYtsejaM (당나귀 호환 P2P 프루나) 프루나에서 제가 타이핑한 소설들과 그 외 제가 모은 소설들을 공유했습니다. 검색어 : [KOR]TheYtsejaM 또는 TheYtsejaM 로 검색하시면 제가 공유한 파일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소유자가 1이라도 관계없습니다. 저는 항상 접속해 있으니까요. 제가 접속해 있지 않을 때는(파일이 안 받아지고 있을 때는) 제가 집에 없거나 파일 받기 대기 중일 겁니다. 기다리시면 하루 안에 반드시 받으실 수 있으실 겁니다. 무협도 엄청나게 많이(약 1기가 정도) 텍스트파일로 가지고 있는데 너무 파일이 많아서 그거 다 편집하려니 짜증나서 일단은 판타지만 공유중입니다. 무협도 필요하시면 프루나에서 메시지 전송 기능으로 쪽지 보내십시오. ************************************************************************************* 프롤로그 '드래곤'(Dragon), 창조주가 만든 지상 최강의 생명체이자 중간계의 절대자. 감히 인간으로는 사용조차 불가능한 9서클 마법을 시동어 만으로 사용하는 존재. 마법의 종족이라 불리는 만큼 마법에 능한 종족, 그러나 드래곤들은 마법을 제외한 다해도 여전히 강력한 생명체이다. 거대한 육체와 온몸을 뒤덮고 있는 단단한 비늘은 어떠한 무기도 뚫을 수 없고 강한 항마력(抗魔力)으로 6서클 이하의 주문은 무시한다. 브레스(Breath), 성룡(--龍)이 된 드래곤이 전력으로 브레스를 뿜는다면 9서클 궁극의 방어마법이 3장 이상은 되어야 겨우 방어할 수는 드래곤들의 고유 권능. 보기만 해도 질려버리는 거대한 체구와 어떠한 무기와 마법도 통하지 않는 단단한 비늘. 이 세상에 존재하는 어떠한 무기와 마법으로도 뚫을 수 없는 드래곤의 강인한 육체. 드래곤들은 이 사실만 가지고도 중간계 최고의 자리에 군림할 수 있었다. 그러나 드래곤들의 진정한 힘은 이것만이 아니다. 수 천 년의 긴 시간을 살아오면서 얻은 엄청난 지식과 정신력. 감히 인간으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방대한 양의 지식과 강인한 정신력을 갖추고 있는 종족. 그 누구도 그들이 중간계 최강의 존재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힘과 지혜 이 두 가지를 모두 손에 넣은 존재 드래곤 드래곤 하트 그것을 뜻 그대로 풀이하면 드래곤의 심장이라는 뜻. 하지만 진정한 드래곤 하트는 드래곤의 심장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드래곤 하트는 드래곤들에게 있어 생명의 원천이며 그들이 평생 동안 모은 마나를 저장할 수 있는 거대한 마나의 저장고이다. 드래곤 하트 드래곤을 마법의 종족이라 불릴 수 있게 해준 마나의 집약체이며 인간들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마나를 머금고 있는 드래곤들의 전유물..... 만약 드래곤 하트가 없다면 드래곤은 그저 덩치가 큰 몬스터(Monster)로 전락하고 말았을 것이다. 물론 드래곤들은 그 강인한 육체와 브레스 만으로도 다른 종족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지만 말이다. ************************************************************************************* 타이핑 者 : [KOR]TheYtsejaM (당나귀 호환 P2P 프루나) 프루나에서 제가 타이핑한 소설들과 그 외 제가 모은 소설들을 공유했습니다. 검색어 : [KOR]TheYtsejaM 또는 TheYtsejaM 로 검색하시면 제가 공유한 파일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소유자가 1이라도 관계없습니다. 저는 항상 접속해 있으니까요. 제가 접속해 있지 않을 때는(파일이 안 받아지고 있을 때는) 제가 집에 없거나 파일 받기 대기 중일 겁니다. 기다리시면 하루 안에 반드시 받으실 수 있으실 겁니다. 무협도 엄청나게 많이(약 1기가 정도) 텍스트파일로 가지고 있는데 너무 파일이 많아서 그거 다 편집하려니 짜증나서 일단은 판타지만 공유중입니다. 무협도 필요하시면 프루나에서 메시지 전송 기능으로 쪽지 보내십시오. ************************************************************************************* 제 1 장 이동 "헉헉헉" 깊고 울창한 숲 한 가운데 여러 종류의 나무가 서로의 웅장함을 자랑하며 하늘을 가리고 있었고, 고요한 가운데서 새들의 지저귐이 더해진 조용하고도 장엄하게 들리는 자연의 소리를 제외하고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 조용한 적만이 감도는 숲 속 어디선가에서 자연의 일부임을 거부하는 거친 숨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온몸은 붉은 액체로 덮은 한 사내가 거친 숨소리를 내며 고요한 숲 한 가운데를 내달리고 있었다. "헉헉 지독한 놈들 도저히 포기를 모르는 놈들이 로군" 준수하게 생긴 청년이었다. 남자다운 강인함을 가진 얼굴 속에 조금은 유약해 보이는 듯한 모습이 섞여있는 도저히 어울리지 않는 두 가지 모습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그 청년의 몸에는 온통 붉은 색 물감이 칠 해저 있었다. 그 청년의 몸에는 머리부터 발끝가지 온통 붉은 액체가 뒤덮여 있었다. 그 사내의 옷에도 붉은 색 물감을 뒤집어 쓴 것인지 온통 붉은 색이었다. 그러나 그 옷은 본래 하얀 색 이었음을 알려주는 듯이 붉은 색 천 사이로 드문드문 보이는 흰색 천이 유난히 눈에 띠었다. '피' 그 사내의 온몸은 덥고 있는 붉은 액체의 정체는 피였다. '헉헉헉 안돼 여기서 쓰러지면 죽을 수밖에 없어 살아야 한다. 살아서 반드시 살아남아서 복수하리라. 억울하게 죽은 그녀의 복수를 무영 반드시 살아남아서 내 놈을 죽이고 만다.' "스스스 슥" 홍의 무복을 입은 아니 피에 젖은 혈포를 입은 청년의 뒤에는 어느 세 검은 색의 흑색 경장을 걸친 지옥의 사자들이 바싹 따라붙기 시작했다. 온통 검은 색의 일색 심지어 검의 날에도 온통 검은 색칠을 해놓은 저승사자들은 붉은 색 혈포를 입은 청년의 뒤를 바짝 따라오고 있었다. '초상비'(草上飛), 발을 땅에 대지 않고 풀잎만 밟으며 달리는 상급 경공술의 경지 이 정도 경공술을 펼칠 수 있는 사람은 무림의 절정 고수는 되어야 할 것이다. 그것도 아니라면 경공술만을 전문적으로 익힌 살수들이거나.. 자객, 그것도 이 정도의 치밀성과 무공수준이라면 무림 최고의 살인청부조직 살막뿐일 것이다. 흑 의인들이 온통 새빨간 핏빛으로 온몸이 물든 청년의 주위를 둘러싸기 시작했다. 청년은 아직도 희망을 버리지 못 했는지 둘러싸인 상황에서도 검을 빼어 들었다. 17 대 1 전혀 승산이 없는 싸움이었다. 혹 청년의 실력이 살수들에 비해 훨씬 월등하면 혹시 모를까? 하지만 아쉽게도 청년과 그 흑의 인들은 그렇게 큰 실력차이가 나지 않는 것 같아보였다. 아니 오히려 살수들의 실력이 더 뛰어나 보이는 듯 했다. 청년이 검을 휘두를 때마다. 흑의 인들은 청년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청년의 공격을 여유로 운 자세로 피하면서 청년의 빈틈을 노려가며 천천히 공격해 왔다. 마치 고양이가 다잡은 생쥐를 가지고 놀듯이 말이다. "헉헉 제기랄 지독한 놈들. 내 만약 몸만 온전했더라도 너희 같은 살수 나부랭이쯤은 쿨럭쿨럭" 청년의 입에서 한스러운 소리와 함께 주먹만한 핏덩이가 흘러나왔다. 너무도 붉은 빛깔의 선홍빛 피가.... "물론 당신이 정상적인 상태라면 저희는 당신을 이길 수 없었겠죠. 마교(魔敎) 서열 17위인 동시에 공식적인 마교 교주의 정식 후계자인 당신을 말입니다. 하지만 당신은 지금 모든 내공(內功)을 잃어버린 몸으로 침식도 잊고 3일간 도망 다닌 몸입니다. 솔직히 경의를 표합니다. 모든 내공(內功)을 사용할 수 없는 몸임에도 불구하고 저희 살막의 특급 살수 20명에게서 3일간 달아난 사람은 지금까지 없었고 앞으로도 당신을 제외하고는 없을 것 입니다. 그리고 저희들 중 3명을 염라대왕에게 소개시켜 준 것까지 말이죠." 마교, 방금 살수들이 말한 마교란 단어는 함부로 말할 수 있는 단어가 아니었다. 마교란 무림의 정(正), 사(邪), 마(魔), 중 마(魔)를 숭상하는 무림단체의 대부 격이라 말할 수 있는 존재였다. 또한 중원 무림 최강의 무림 방파라고도 말할 수 있었다. 일반 사람들은 정파 무림맹이 무림 최고의 방파라 생각하지만 그것은 겉만 보고 내린 성급한 결정일 뿐이다. 정파 무림맹은 무림 5대 세가와 9대 문파가 모여 만든 정파 무림의 협력 단체이다. 그리고 또한 중원 무림에 샐 수 없이 많은 중소 문파들이 가입해있는 단체이기도 하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중원 무림에 산재해 있는 정파들의 연합조직인 샘이다. 그러한 많은 대 중소문파들이 모여 있기에 정파 무림맹의 맹주는 그리 강한 권력을 행사 할 수 없다. 무림맹의 맹주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힘은 자신의 직계 제자나 문파뿐이다. 또한 정파 무림맹의 가장 큰 장점은 엄청나게 많은 숫자에 있다. 정파 무림맹에 가입해 있는 모든 중소 방파들의 인원을 합친다면 무려 100만에 가까운 숫자였다. 하지만 5대 세가와 9대 문파를 제외한다면 그리 높은 수준의 무공을 소유한 문파는 많지 않다. 또한 무림맹 맹주는 정파 무림맹의 주인이라기보다는 관리자라 할 수 있다. 그리하여 무슨 일을 결정지을 때는 항상 다른 5대 세가와 9대 문파의 문주들에게 동의를 얻어야 한다. 무림맹의 맹주는 5대 세가와 9대 문파가 서로 2년에 한번씩 돌아가면서 맡는 데 그 때문에 무림 맹주는 그리 큰 힘을 소유할 수는 없다. 또한 무림의 사파 연합 모임이 사황맹 또한 마찬가지이다. 무림 사파 연합인 사황맹은 비록 무림맹 보다는 문주의 권위가 강하지만 세력이 강한 다른 타 문파의 눈치를 보아야 한다는 점에서는 정파 무림맹과 별다를 바가 없었다. 하지만 마교는 다르다. 그 첫 번째, 이유는 마교가 정파 무림맹이나 사황맹과 같은 연합조직이 아닌 하나의 무림 단체란 것이다. 그리하여 마교는 모든 것이 교주의 명에 의해 결정된다. 마교의 교도들은 스스로를 마교라 부르지 않고 천마교라 말한다. 그리고 또한 교주의 명령만 떨어진다면 짚을 지고 불구덩이 속으로 들어가라 하여도 따를 만큼의 강한 충성심으로 무장된 단체이다. 과거 마교 1000년의 역사 중에 마교가 중원 무림의 패권을 노리고 여러 번의 중원정복을 꾀했을 당시는 무림의 앙숙인 정파와 사파는 서로가 손을 잡고서도 엄청난 피해를 입으며 겨우 막을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런데, 그런 마교의 서열 17위라는 청년이 이곳에서 살막의 살수들에게 죽을 위기에 처해있는 것이다. "킥킥, 왜 섭섭한 건가 원한다면 너도 염라대왕에게 보내줄 수 있어. 큭 빌어먹을 내가 그놈을 너무 믿었어. 설마 이렇게 뒤통수 맞을 줄이야. 그런데 너희 살막이 무슨 이유로 날 죽이는 거지 무영 녀석과 너희는 서로 친한 사이도 아닐 것 같은데 말이야." 흑의 살수는 장난하는 어조로 친절하게 말했다. "훗, 죽으실 분이 그런걸 알아서 무얼 하시게요. 안녕히 가시죠. 더 이상 당신이 빠져서 나갈 길은 없습니다." 청년은 그 소리를 듣더니 큰 소리로 웃기 시작했다. 너무도 즐겁다는 듯이 마치 못들을 말을 들은 사람처럼 광기 어린 광소를 터트리고 있었다. "하, 하하하하하 아, 하하하하하 !!” “내가 그렇게 쉽게 그 빌어먹은 무영 녀석의 뜻대로 죽어줄 줄 알았나. 천만해 무영 그놈을 죽이지는 못하지만 너희들을 저승길동무로 삼아 줄..순..있지. 큭큭큭.” 청년의 마치 장난치는 듯한 어조와는 달리 청년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는 매우 진득한 살기가 어려 있었다. 그 청년의 음성은 지금 까지 도망 다니던 약한 사냥감의 목소리가 아닌 강한 힘을 가진 군림자로서 약자를 사냥하는 강자의 살기 어린 외침이었다. '고고고고' 청년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의 발밑에서 선명한 붉은 색 서기가 휘몰아치며 그 청년의 전신을 감싸기 시작했다. 고요하던 숲 속의 정적을 깨며 홍의 무복에 청년의 몸을 중심으로 엄청난 돌풍이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청년의 붉게 물든 홍의의 옷자락이 찢어질 듯이 펄럭이고 청년의 길게 기른 머리카락이 하늘을 향해 솟구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돌풍과 함께 청년의 몸에서 엄청난 양의 살기와 위압감 그리고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의 강인한 기도가 느껴졌다. 마치 방금 전 사람과는 동일인물이라고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의 엄청난 기도가 말이다. "어, 어떻게 된 거지 분명 단전(丹田)이 파괴되어 더 이상 내공을 끌어올릴 수 없는 상태 일터인데 !! 마... 말도 안 되 설마.." 예상 밖의 사태에 살수들은 사방으로 간격을 넓혔다. 그 들의 얼굴에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었다. 이미 단전(丹田)이 파괴되어 패인이나 마찬 가지던 상대의 몸속에서 상상도 할 수 없는 기의 소용돌이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큭큭, 무슨 헛소리를“ [역천기공(逆天氣功) 마신무(魔神武) 제 12 장 마광폭뢰(魔光爆雷)] 청년의 외침과 함께 청년의 몸에서 뿜어져 나온 기의 소용돌이가 살막의 특급살수 17명의 몸을 난도질하기 시작했다. 그 근처에 있던 나무 돌 할 것 없이 주변의 모든 물체가 기의 소용돌이와 만남과 동시에 파괴되기 시작했다. "미친, 어떻게 내공한 줌 없는 상황에서 마교 교주의 독문무공 역천기공 마신무를 극성으로 펼칠 수 있지 말도 않되.“ “공격하라!!” “무공이 완성될 시간을 주어서는 안 된다. 어서 모두 공격하라!!" 살수들의 우두머리인 듯한 이가 큰소리로 외쳐대자 그의 외침에 반응 한 것 인지 17명의 특급 살수들이 청년을 향해 몸을 날렸다. 살수들의 검 끝에 푸른 색 강기(剛氣)덩어리가 맺히면서 청년의 몸을 향해 달려들었다. "쾅" 보고도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17명의 살수들이 뿜어 대는 강기(剛氣)의 덩어리들이 청년의 몸에 닿기도 전에 그의 몸 주위에 소용돌이치는 기의 바람에 의해 막히고 말았던 것이다. 이를 지켜보던 살수들의 눈빛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 역력하게 드러났다. 물론 흑의 가려져 보이지는 않았지만 보였다면 그들의 표정 또한 분명 그러했으리라. 강기가 어떤 것 인가 강기라 함은 최소한 무림의 1급 고수 이상의 실력을 가진 자만이 펼칠 수 있는 비기였다. 또한 방금 전 17명이나 되는 숫자의 합공이라면 설령 무림 100대 고수들이라고 해도 쉽게 막을 수 없는 것이었다. "젠장, 설마 이 정도일 줄이야. 하긴 마교 교주의 독문무공을 유일하게 대성 한 자이니 이정도로는 상대가 되지 않는 것도 당연하겠지 모두 후퇴 한다 어서 빨리 이 자리를 벗어나라 어서" 청년의 얼굴에 서서히 웃음꽃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너무도 순수하고 맑아 보이는 웃음이..... 그와는 반대로 살수들의 얼굴에는 절망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설마, 설마 다 죽어 가던 적에게 이런 힘이 남아있을 줄이야.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아니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너무나도 분명히 행해지고 있는 일이기도 했다. "큭큭, 어딜 도망가려고 하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고... 내생의 마지막 공격인데 도망가면 쓰나 어차피 도망가도 소용없겠지만 말이야." 청년의 몸에서 뿜어져 오는 기의 소용돌이는 점점 더 강해졌고 마치 금방이라도 폭발할 듯한 광포한 기운이 점점 더 그 영역을 넓혀 나가기 시작했다. 살수들의 얼굴에 점점 진한 죽음의 꽃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그때 살수의 우두머리가 죽기를 각오한 듯이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큭, 모두 벽력탄을 꺼내라!!“ “설마, 설마 하면서 가지고 오긴 했지만 정말 사용하게 될 줄이야. 놈이 공격하기 전에 멈추어야한다.!!" "늦었어. 이미 완성이 되었거든. 아마 이 근처 100장 안 에서는 풀한 포기도 살아남지 못할 거야 큭큭.“ [마.광.폭.뢰. '마' '광' '폭' '뢰'] "큭, 모두 벽력탄을 던지고 몸을 피해라." 그 말을 끝으로 17명의 살수들이 있는 힘껏 벽력탄을 던지고 그 자리에서 냅다 달리기 시작했다. 마치 벽력탄과 마광폭뢰의 폭발이 일어나기 전에 그 자리를 벗어나려는 듯이 말이다. "............!!" 정적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는 정적만이 이 장소를 지배하고 있었다. 폭발의 광음도 자신의 몸을 덮쳐 와야 할 죽음의 기운도 나타나지 않았다. "뭐, 뭐야 왜 아무런 일도 벌어지지 않는 거지?" 살막의 살수들 중 우두머리인 듯한 이가 뒤를 돌아보자 그곳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그 청년도 또한 그 청년 주위에 1장안에는 아무 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아무런 폭발도 없었지만 말이다. '큭,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군. 모르겠어. 도대체 어떻게 된 거지 두 힘이 폭발했다면 최소한 이 근처 300장안에는 아무 것도 남아있지 않아야 하건만, 어떻게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임무는 성공한 건가.' 그는 고민하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결심했는지 입을 열었다. "좋아, 모두 돌아가자." "존명" ************************************************************************************* 타이핑 者 : [KOR]TheYtsejaM (당나귀 호환 P2P 프루나) 프루나에서 제가 타이핑한 소설들과 그 외 제가 모은 소설들을 공유했습니다. 검색어 : [KOR]TheYtsejaM 또는 TheYtsejaM 로 검색하시면 제가 공유한 파일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소유자가 1이라도 관계없습니다. 저는 항상 접속해 있으니까요. 제가 접속해 있지 않을 때는(파일이 안 받아지고 있을 때는) 제가 집에 없거나 파일 받기 대기 중일 겁니다. 기다리시면 하루 안에 반드시 받으실 수 있으실 겁니다. 무협도 엄청나게 많이(약 1기가 정도) 텍스트파일로 가지고 있는데 너무 파일이 많아서 그거 다 편집하려니 짜증나서 일단은 판타지만 공유중입니다. 무협도 필요하시면 프루나에서 메시지 전송 기능으로 쪽지 보내십시오. ************************************************************************************* 제 2 장 새로운 세계 울창한 숲 속 인간의 손길이 전혀 닿지 않은 듯이 인공적인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깊은 숲 속 하지만 이 숲 속에는 인간을 제외한 여러 종족들이 살고 있다. 인간을 제외한 유사인종 '엘프' '드워프' '요정족' '수인족' '호인족' '견인족' '묘인족' '그레이트 오크' '프라그맨' '리자드맨' '켄타로스족'등의 종족들이 평화롭게 살아가고 있었고. 그 외에도 인간들에게는 몬스터라고 불리 우는 ‘싸이클롭스’ '오우거' ‘미노타우르스’ '웨어 울프' '트롤' '오크' '실버 울프' '다이어 울프' '씨서번트' '고블린' '와이번' '그리폰' '콘돌' '하피'등의 다양한 크기의 크고 작은 몬스터들이 살아가고 있었다. 유독 인간들만을 제외하고 말이다. 이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는 숲의 이름은 카이라스 산맥 라이오니 제국과 3국 연합의 국경지대에 존재하는 카이라스 산맥이다. 이 산맥의 카이라스 산맥이라 불려지게 된 이유는 카이라스 산맥 깊은 숲 속에 사는 한 존재 때문이었다. 숲의 이름 또한 그 존재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었고 인간들이 이 숲에 접근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인간들이 이 숲 속에 들어오지 못하는 단 하나의 이유는 바로 이 숲 속에 카이라스 산맥의 주인인 레드 드래곤족 최 고룡인 칸 카이라스의 레어가 있기 때문이다. '드래곤'(Dragon), 창조주가 만든 지상 최강의 생명체이자 중간계의 절대자. 감히 인간으로는 사용조차 불가능한 9서클 마법을 시동어 만으로 사용하는 존재. 마법의 종족이라 불리는 만큼 마법에 능한 종족 그러나 드래곤들은 마법을 제외한 다해도 여전히 강력한 생명체이다. 거대한 육체와 온몸을 뒤덮고 있는 단단한 비늘은 어떠한 무기도 뚫을 수 없고 강한 항마력(抗魔力)으로 6서클 이하의 주문은 무시한다. 브레스(Breath), 성룡(--龍)이 된 드래곤이 전력으로 브레스를 뿜는다면 9서클 궁극의 방어마법이 3장 이상은 되어야 겨우 방어할 수는 드래곤들의 공유 권능. 보기만 해도 질려버리는 거대한 체구와 어떠한 무기와 마법도 통하지 않는 단단한 비늘. 이 세상에 존재하는 어떠한 무기와 마법으로도 뚫을 수 없는 드래곤의 강인한 육체. 드래곤들은 이 사실만 가지고도 중간계 최고의 자리에 군림할 수 있었다. 그러나 드래곤들의 진정한 힘은 이것만이 아니다. 수 천 년의 긴 시간을 살아오면서 얻은 엄청난 지식과 정신력. 감히 인간으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방대한 양의 지식과 강인한 정신력을 갖추고 있는 종족 그 누구도 그들이 중간계 최강의 존재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힘과 지혜 이 두 가지를 모두 손에 넣은 존재 드래곤. 지금 이 카이라스 산맥에는 드래곤들 중 최고의 힘을 가지고 있는 고룡 즉 에인션트급 레드 드래곤이 살고 있었던 것이다. 카이라스 산맥의 정중앙에 위치해 있는 칸 카이라스의 레어 카이라스는 드래곤들 중에서도 난폭하기로 유명했다. 그래서 인지 그 넓은 카이라스 산맥 그 어느 곳에도 카이라스의 레어를 제외 한 다른 드래곤의 레어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는 특히 자신의 영토에 인간이 들어오는 것을 극도로 싫어해서 만약 인간이 자신의 영역에 들어온다면 그 인간뿐만 아니라 그 인간이 소속된 나라까지도 함께 날려버리는 일이 비일비재 했다. 그리하여 카이라스는 인간들에게 악룡 또는 광룡으로 널리 알려져 있었고 카이라스 산맥은 인간들에게는 접근해서는 안 되는 금역이 되어 있었다. 그리하여 카이라스 산맥 안에서 살아가는 생명체는 유사인종과 몬스터뿐이었다. 유사인종들은 인간들에게 밀려서 인간들의 손길이 닿지 않는 카이라스 산맥으로 온 것이고 몬스터들은 고룡 카이라스의 노예가 되어 영원히 카이라스 산맥을 맴돌며 카이라스의 영역을 지키는 가디언(Guardian) 역할을 해야 했다. 카이라스 산맥 중앙에 거대한 동굴이 자리 잡고 있다. 그 동굴은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것 같이 천연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아니 인간만이 아니었다. 이 숲에 살고 있는 유사인종 들과 몬스터들의 흔적 또한 느껴지지 않았다. 또한 이상한 점은 동굴 안에 아무런 생명체도 살고 있지 않다는 사실뿐..... [쿠우오오오오] 고요의 적막에 뒤덮인 듯한 동굴 안에서 나직한 포효가 터져 나왔다. 그 포효는 카이라스 산맥의 구석구석 널리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숲 한 가운데 자리 잡은 조그마한 마을 한 가운데서 많은 사람들이 나와 동굴을 향해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고 그 중에서 은빛 수염을 허리까지 기른 은은한 기품까지 느껴지는 한 노인이 포효 소리가 흘러나오는 동굴 쪽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오오,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가? 700년간 아무런 움직임도 없으셨던 분이 또 무슨 일로 잠에서 깨어나셨단 말인가? 오오 제발 아무 일도 없어야 할 터인데." 걱정스러운 어조로 입을 연 그 노인은 이상하게 인간의 귀와는 전혀 다른 모양을 하고 있는 뾰족한 귀가 은빛 머리카락 사이를 뚫고 나와 머리 위까지 솟아 있었다. 이러한 모습을 하고 있는 노인의 뒤에는 노인과 같이 뾰족한 귀를 가진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동굴을 바라보고 있었으며 젊은 청년들은 모두 작을 활을 들고 있었다. 그 사람들의 외모는 모두 빼어난 미남 미녀들이었다. 마치 인간이 아닌 잘 깍은 조각상 같은 것 같이 말이다. 그들은 바로 유사인종 중 인간과 가장 많이 흡사하며 오히려 인간보다. 우월하다는 소리까지 나오는 숲의 종족 엘프(Elf)였다. 엘프는 수명이 인간들의 10배정도 되어 평균수명 800~900정도이며 오래 살면 1000살까지 도 살아가는 종족이다. 그 중에 노인 바로 뒤에 있는 이미 노년기에 접어들어 인간의 40대 남자 정도 되어 보이는 모습을 하고 있는 엘프가 입을 열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아디이드님 별일이야 있겠습니까?" "오, 아니다 얘야. 네가 몰라서 하는 소리다 너는 카이라스님들 몰라도 너무 모른다. 레드 드래곤족 에인션트급 레드 드래곤 카이라스님들 말이다. 그 분이 잠에서 깨어나신 후 에는 단 한번도 조용한 적이 없었다." 노인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포효 소리가 들린 동굴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 곳으로부터 얼마 떨어지지 않은 또 다른 엘프 마을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아니 엘프들 뿐만 아니라 유사인종 이라는 드워프족과 수인족 묘인족 등등의 많은 유사인종들의 마을에서 나타나고 있는 공통적인 현상이었다. 카이라스 산맥에서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몬스터들의 경우에는 더욱도 그 정도가 심했다. 지상최강의 몬스터라는 오우거들은 겁에 질려 굴 밖으로 나가 않았고 하늘의 주인이라고 자처하는 흉폭한 몬스터인 와이번과 그리폰 들도 자신의 둥지 안에서 두려움에 떨뿐 평소처럼 드넓은 창공을 마음껏 활보하지 못했다. 카이라스 산맥에 사는 모든 생명체들을 두려움에 떨게 하는 울음소리 지상최강의 생명체 드래곤의 포효... 드래곤 피어(Dragon Fear)라고 하는 이 기술은 드래곤이 가지고 있는 본능적인 기운을 목소리에 실어 보내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딱히 드래곤 뿐만 아니라 모든 종족이 가지고 있는 것이다. 쥐가 고양이를 보고 본능적인 두려움에 꼼짝 못 하는 것과 같이 또는 갑작스러운 동물의 울음소리에 깜짝 놀라 뒷걸음질치는 것 등 하지만 드래곤 피어는 그런 것들과의 차이는 엄청나다. 드래곤 피어를 강하게 한다면 그 소리를 듣는 자신보다 약한 생명체를 죽일 수도 있는...... 카이라스 산맥의 모든 생명체를 공포에 떨게 한 목소리의 주인공인 레드 드래곤 고룡 칸 카이라스의 포효 . [쿠우오오오오오] 카이라스 산맥이 무너질 것 같은 강한 포효 소리가 또 다시 카이라스 산맥 전체에 울려 퍼졌다. 이 목소리의 근원지 고룡 카이라스의 레어...... [벌써,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렀단 말인가?]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는 동굴 안에서 조용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동굴 안에는 아무리 찾아보아도 아무런 생명체도 보이지 않았다. 오로지 동굴 안을 모두 채우고 있는 것은 칠흑 같은 어둠뿐 그 어둠 속에서 무언가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아니 목소리라고 하기보다는 자신의 의지를 의지로서 전하는 대화 자신의 의지를 퍼트려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 뜻을 알게 하는 목소리였다. 동굴 안에서 갑자기 밝은 빛이 흘러나왔다. 방금 전까지 어두컴컴했던 동굴 안이 순식간에 밝아지는 것이었다. 그 빛과 함께 모습을 드러낸 것은 너무도 거대한 생명체였다.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상대할 수 없는 최강의 생명체 드래곤이 말이다. 온몸이 붉은 색의 비늘로 뒤덮여져 있으며 너무나 거대하여 마치 작은 산같이 느껴지는 몸집 몸의 길이는 머리부터 꼬리까지 족히 370~400m는 되어 보이는 보기 만해도 전율이 느껴지는 거대한 육체를 가진 소유자 레드 드래곤 고룡 칸 카이라스....... 그의 입에서 마치 한탄 하는 것 같은 조용한 목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하긴, 그럴 만도 하겠지 내 나이가 벌써 9745살인가? 후후후..] [시간이 되었군. 하지만 후회는 없다. 즐거운 삶이었으니까 말이다. 오히려 지겨워질 만큼 큭큭큭.] 조용한 독백 레드 드래곤 고룡 카이라스는 무슨 말을 하는 것일까? 시간이 되었다니? [쿡쿡쿡, 내 수명이 다했다는 사실을 다른 일족들이 언제나 알 수 있을 까 궁금하군 나의 영역에는 찾아오는 일족도 없을 것인데 하지만 그것도 재미있겠지 '메모리즈(memorize)'] [후후후, 나의 일족들이여 이 곳에 무슨 일로 찾아 온 것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이미 이 세상에서 할당된 수명이 끝났다내 나의 레어에 있는 모든 물건은 여기 이것을 처음 발견한 자네 써주게나 그럼 나는 이만......] 그렇다 지금 레드 드래곤 고룡 카이라스는 자신의 수명이 다해 자신의 육체를 대지에 귀속시키려는 것이다. 드래곤들은 거의 해츨링 시절을 제외 한다면 죽을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또한 해츨링 시절에는 다른 드래곤들의 절대적인 보호를 받기에 오히려 성룡 때보다도 더 안전하면 안전했지 위험하지는 않다. 한 마디로 말하면 드래곤들이 자신의 수명을 다 누리지 못하고 죽는 일은 전혀 없다는 뜻이다. 가끔 드래곤 슬레이어들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그것도 거의 10만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확률이다. 드래곤들은 다른 생명체와 다르게 죽으면 화장이나 매장 또는 풍장과 같이 시체를 남기지 않는다. 드래곤의 가죽은 금속질로 이루어져 있어 썩지도 않을뿐더러 다른 종족들이 드래곤의 시신을 발견한다면 그것은 엄청난 파장을 가지고 올 것이기 때문이다. 드래곤의 비늘로 갑옷을 만든다면 그 어떠한 금속으로도 뚫을 수 없을뿐더러 6써클 이상의 마법이 아니면 통하지 않는 최강의 마법무구가 만들어질 것이다. 또한 그의 뼈로 무기를 만든다면 일반 무기로는 흠집조차 내지 못할 강력한 무구가 만들어질 것이다. 또한 마지막으로 가장 큰 문제는 그 드래곤의 드래곤 하트 때문이었다. 드래곤 하트 그것은 말 그대로 풀이하면 드래곤의 심장이라는 뜻 하지만 진정한 드래곤 하트는 드래곤의 심장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드래곤 하트는 드래곤에게 있어 생명의 원천이며 드래곤들이 평생 모은 마나를 저장해두는 마나의 저장고이다. 드래곤 하트 드래곤을 마법의 종족이라 불릴 수 있게 해준 마나의 집약체이며 인간들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마나를 머금고 있는 드래곤들의 전유물..... 만약, 그 드래곤 하트가 이 종족의 손에 들어간다면 엄청난 파문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드래곤 하트의 소유자는 가히 드래곤과 대등한 힘의 소유자가 될 것이니 말이다. 물론 드래곤 하트의 마나를 견디어 낼 수 있는 육체를 지니고 있다는 전제하에서 말이다. 여기서 자신의 후손들에게 남길 수도 있지 않느냐는 말을 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거의 필요 없는 짓이다. 어느 드래곤이 자신의 동족 피부를 걸치고 싶어 하겠는가 유희를 할 때 필요하다면 자신의 드래곤 본으로 만들어도 될 것을 드래곤 하트 또한 마찬가지이다. 드래곤은 나이를 먹을수록 그 힘이 강해진다. 드래곤 하트 또한 드래곤들이 나이를 먹을수록 그 힘을 더해간다. 하지만 드래곤 하트는 드래곤이 성장하면서 그 육체가 견딜 수 있는 마나를 공급해준다. 만약, 그 규칙을 어기고 2000정도 된 성룡이 9000살이 넘은 고룡의 드래곤 하트를 소유한다면 2000살 정도 된 드래곤은 고룡의 드래곤 하트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대한 마나량을 감당하지 못하고 자멸해 버릴 것이다. 가끔 드래곤들이 강력한 마법무구를 만들기 위해서 죽은 고룡의 드래곤 하트를 사용하긴 하지만 그것은 거의 늙어서 할 일 없는 드래곤들이나 하는 짓이다. 그 이유는 드래곤 하트의 마나를 감당할 마법 무구를 만들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또한 만든다 해도 마법무구가 견딜 정도의 마나량 만을 뿜어내기 때문에 드래곤들에게는 그냥 마법을 쓰는 것이 훨씬 편하다. 그러한 이유로 나중에 나이 들어 할 일 없는 고룡들 이나 가끔 하는 일 일뿐이다. 드래곤들은 자신이 죽을 때가 되면 스스로의 육체를 대지에 귀속시켜 버린다. 간단히 풀이하자면 자신의 육체를 대지에 흡수시키는 것이다. 사람들이 죽어서 흙으로 돌아가는 것과 같이 말이다. 오늘은 레드 드래곤 고룡 카이라스가 자신의 육체를 대지로 반환하는 날인 것이다. 제 2 장 새로운 세계 [자, 유언도 남겼겠다. 그만 슬슬 정리해볼까? 이리엘.] -예 주인님.- 레드 드래곤 카이라스의 말에 대답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니 말 이라기보다는 드래곤의 말과 같이 자신의 의지를 전달하는 형식이었다. 하지만 그 곳에는 고룡 카이라스를 제외하고는 아무런 생명체도 존재하고 있지 않았다. [지금부터 나는 나의 육체를 대지로 돌리는 마법을 사용해야겠다. 내가 마법을 실행한 뒤 나의 레어에 들어오는 첫 번째 존재를 너의 새로운 주인으로 모시고 내가 남겨둔 모든 것을 전해 주어라. 그리고 더불어 나의 죽음도 알리도록 해라. 후후 누가 너의 주인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 녀석이 부럽구나. 내가 고룡이 되고 나서 심혈을 기울여서 4000년간 만든 너의 주인이 될 것이니까 말이다. 후후후 누가 될지는 정말 궁금하구나...] 모든 말을 마친 레드 드래곤 카이라스의 몸에서 엄청난 마나의 소용돌이와 함께 눈부신 붉은 빛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빛은 서서히 고룡 카이라스의 몸과 함께 대지로 흡수되기 시작했다. 그러길 40여분 이제 그 거대한 카이라스의 육체는 모두 대지에 흡수되었는지 고룡 카이라스가 있던 장소에는 붉은 색의 주먹만한 보석하나만이 영롱한 붉은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드래곤 하트 마지막에 남은 붉은 보석은 바로 고룡 카이라스의 드래곤 하트였다. 고룡 카이라스의 드래곤 하트가 가장 마지막에 남은 것은 카이라스의 모든 육체를 대지로 돌려보내는 마법의 마나를 유지하기 위해서였다. 카이라스의 드래곤 하트는 모든 육체를 대지로 반환한 후 마지막 순간 자신조차도 대지에 귀속되려 하는 것이다. 잠시 후 그 붉은 보석 역시 대지에 흡수되려는지 서서히 대지를 향해 빛은 뿌려가고 있었다. 바로 그때였다. 붉은 보석이 대지로 흡수되려는 순간 붉은 보석에서 뿜어져 나오는 엄청난 양의 마나와 그에 반발하는 마나가 대지의 위로 흘러나오고 있었다. 강렬한 두 기운이 서로 충돌하기 시작하자 광음과 함께 엄청난 공간의 일그러짐이 일어나가 시작했다. 바로 그때, 그 곳에서 생긴 공간의 일그러짐 속에서 시뻘건 액체가 뚝뚝 떨어지는 고깃덩어리 하나가 떨어졌다. 자세히 말하자면 전신이 참혹하게 일그러진 인간이 공간의 일그러짐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의식을 잃은 듯 그 속에서 나타난 인간의 몸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속에서 나타난 인간의 몸은 참혹했다. 머리가 깨어져 온통 피가 엉겨 붙었고 양쪽 팔은 부러졌는지 도저히 휘어질 수 없는 방향으로 휘어져 있었으며 두 다리는 모두 으스러져 허연 뼈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었다. 너무 참혹한 모습이라서 차마 인간의 시체라고 볼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그 인간이 나타난 후 드래곤 하트의 마나에 대항하던 공간의 일그러짐이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또한 강렬한 드래곤 하트의 마력에 대항하던 마나 역시 소멸해버렸다. 드래곤 하트의 마나에 대항하던 마나가 소멸하자 고룡 카이라스 드래곤 하트는 다시금 대지 속으로 돌아가려는지 다시금 눈이 시리도록 붉은 빛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단지 방금 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고룡 카이라스의 드래곤 하트는 대지로 흡수되지 않고 방금 생긴 차원의 일그러짐 속에서 나타난 인간의 몸으로 흘러들어 가기 시작했다는 사실뿐... 붉은 보석모양의 드래곤 하트에서 흘러나오는 마나가 모두 그 인간의 몸속으로 흡수되었다. 그로부터 잠시 후 그 인간의 몸에서 엄청난 양의 마나의 폭주가 일어나가 시작했다. 제 3 장 드래곤 하트의 주인 '으, 안돼, 안돼 무슨 짓이냐? 무영 네가 어떻게 내가 널 그렇게 믿었건만 무영, 무영' '흐흐흐, 사형 잘 가라고 난 여기서 수령 소저와 함께 행복하게 살 거니까 말이지. 후후 사형 사형은 마교인 치고는 너무 마음이 약했어... 사형이 24대 교주로 결정되었을 때 날 죽었어야 했거든 쿡쿡쿡.' '수령, 수령' '당신 때문이야!! 당신 때문에 아버지가 죽고 나 또한 능욕을 당하고 죽었어요. 당신 때문에 다 당신 때문에 당신이 그렇게 우유부단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당신 같은 사람을 정인(情人)으로 삼은 것은 저주해요. 차라리 차라리 무영 공자를 사랑할 것을.' '수령 그 것은 그 것은' '하하하 사형 어쩌나 이제 수령의 몸과 마음 모두 내 것이 되었거든 이건 모두 사형의 우유부단함 때문이야. 쿡쿡 그런 마음으로 대(大) 천마교(天魔敎)의 주인이 될 수 없거든.' '안돼, 안돼 두 번 다시 두 번 다시 지금과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 인정에 얽매이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지를 톡톡히 알았으니까 말이다. 나에게 단 한번만이라도 더 삶의 기회가 온다면 지금까지처럼 어리석게 살지 않겠어. 정에 얽매이지 않는 야차(夜叉) 가 되겠다. 정에 얽매이지 않는 복수만을 위해서 사는 피에 굶주린 야차가 말이다.!!' "오오오, 또 다시 무슨 일이 시작되는 것인가 잠에서 깨어나신 고룡 카이라스님이 도대체 무슨 일을 벌이시는 것인가." 엘프(Elf) 마을 한 가운데 서있었던 한 노인 엘프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그와 더 불어 아까 까지는 볼 수 없었던 엄청나게 많은 숫자의 엘프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있었다. "엄청난 양의 마나 폭풍입니다. 아디이드님 역시 카이라스님이 깨어나신 이 후에는 조용히 넘어가시는 법이 없군요. 카이라스 산맥에 존재하는 모든 마나와 정령력 그리고 생명력을 빨아들이고 있습니다. 대체 무슨 일을 벌이시는 건지." 엘프들의 염려와 같이 조용한 카이라스 산맥에서 엄청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고룡 카이라스의 레어에서 엄청난 양의 마나가 흘러나오며 주위에 마나를 무섭게 끌어들이기 시작했다. 아니 마나 뿐이 아니었다. 숲 속에 존재하는 정령력과 생명의 기운 등 숲에 있는 모든 힘을 빨아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을 발견한 카이라스 산맥의 많은 생명체들이 두려움에 떨기 시작했다. 고룡 카이라스가 대체 무슨 일을 벌이려는 것인가? 이대로 계속해서 카이라스 산맥의 마나를 빨아들인 다면 얼마 안가 카이라스 산맥은 죽음의 산맥이 되고 말 것이다. "큰일입니다. 아디이드님" "그렇습니다. 아디이드님 무슨 대책을 새워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 말이 맞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이 카이라스 산맥은 풀한 포기 남아 있지 않는 죽음의 산맥이 되고 말 것입니다." 아디이드라는 늙은 엘프 근처에는 그 엘프 만큼이나 나이가 들어 보이는 여러 노인 엘프들이 아디이드라는 엘프의 주위를 둘러싸며 말하고 있었다. 아마도 이 아디이드라는 엘프가 카이라스 산맥에 사는 모든 엘프들의 우두머리인 모양이다. 하지만 아디이드라는 엘프도 뽀족한 수는 없는 지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어쩌자는 말이오. 카이라스님에게 가서 이것을 멈추어 달라고 라도 말할 생각이요. 아마 그러다가는 카이라스 산맥의 모든 엘프들이 카이라스님의 진노를 사서 모두 죽고 말 것이오." 그 말에 아무런 대구도 하지 못하는 다른 엘프 노인들 가운데 초록색머리카락은 가진 한 노인 엘프가 입을 열었다. "카이라스 산맥의 엘프들의 로드(Elf Lord)이신 아디이드님께 제가 한 말씀 드려도 되겠는 지요." 혼란스럽다는 표정의 아디이드는 방금 말한 소리가 마치 자신을 이 자리에서 구원해줄 유일한 탈출구라도 되는 듯이 급하게 입을 열었다. "오오, 산드리야 장로 어서 말해 보시오 무슨 의견이 있소이까?" 아디이드의 말과 함께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엘프들의 눈이 산드리야라는 엘프 장로의 입에 모여들었다. "예, 일단 이번 일은 평범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여러 장로님들도 알고 있으시겠지만 지금 까지 카이라스 산맥에서 살아오면서 이런 저런 많은 일들이 있긴 했지만 지금처럼 엄청난 일은 일어난 적이 없습니다." 그 말에 모두 고개만 끄덕이면서도 할말 있으면 말 돌리지 말고 빨리 하라는 식의 무언의 압력이 담긴 눈빛을 산드리야 장로에게 쏘아 보내고 있었다. 그런 다른 엘프들의 시선에 담긴 뜻을 눈치 챈 것인지 사드리야 장로는 제 빨리 다시 입을 열었다. "으음, 본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지금의 상황은 우리로서는 타개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으흠..." "음, 맞는 말이오." "휴우....." 그 말에 모든 엘프들이 깊은 한숨을 쉬며 동감을 표했다. 또한 정말 자신들의 힘으로서는 감히 어찌할 수 없는 미지의 일에 대한 자책감이랄까? "그런데... 과거부터 이번 정도의 일은 아니지만 이와 비슷하게 우리가 해결 할 수 없는 일이 있을 때 카이라스님께서 해결해 주신 예가 있지 않습니까?" 그 소리를 듣자 모든 엘프들이 말도 안 된 다는 표정을 지으며 사드리야 장로를 향해 그게 무슨 소리냐는 듯한 책망이 가득 섞인 눈초리로 바라보았다. "무슨 소리요!! 사드리야 장로 예가 있다니요.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는 하지 말고 실질적인 해결 방법을 말해 주시오!!" 그 소리에 얼굴을 찡그리며 엘프 로드 아디이드가 입을 열었다. 그도 역시 주변의 다른 엘프들과 같은 마음이라는 것의 증명이나 하듯이 그의 목소리 또한 무척이나 강한 질책과 함께 그 말을 한대 대한 추궁의 뜻이 섞여있는 듯한 어투였다. 사드리야 장로는 엘프 로드 아디이드의 질책이 가득 섞인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또 다시 입을 열어 같은 소리를 하며 다른 엘프들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디이드님 이 방법 말고 또 다른 방법이 있습니까? 이대로 가만히 있다가는 카이라스 산맥이 아무런 생명체도 살수 없는 죽음의 땅으로 변해 버릴 것입니다. 또한 이대로 계속 아무 방도 없이 있다가는 저희 일족 또한 무사하지 못할 것입니다. 아디이드님도 아시지 않습니까? 저 마나의 폭풍이 우리 엘프들의 기운까지도 빨아들이고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 소리에 모든 엘프들이 나직한 한숨을 내쉬었다. 과거에 있었던 해결해주신 예(?)에 대해서는 아직도 부정적인 면이 있는지 모두들 한숨을 내쉬며 반대도 찬성도 하지 못한 듯한 표정들을 짓고 있었다. 한참의 침묵이 끝나고 다시 엘프 로드 아디이드의 입이 열렸다. "하지만, 꼭 방법이 그것 만 있는 것이 아니지 않은 가 이곳을 떠나는 방법도 있지 또한 그것도 아니라면 결계를 처서 우리 일족의 영역에 만은 그 힘이 미치지 않게 하거나 말일 세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 방법을 쓴다고 해서 해결될지 해결이 되지 않을 지도 모르고 말일세." 이런 말을 하는 아디이드 역시 자신의 말이 말도 안 되는 소리라는 것을 아는지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휴우~~우, 저도 이러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을 어떻게 하겠습니 까?" 그 말에 모든 엘프들이 이해 간다는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사실 엘프 로드 아디이드가 말한 방법은 실행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이다. 이곳을 떠나서는 어디로 갈 것인가? 인간들의 손을 피해 감히 인간들이 침범하지 못하는 드래곤 영토에 있는 깊고 깊은 숲 속에 자신들의 둥지를 틀었다. 드래곤은 자신들을 가끔씩 괴롭히기는 하지만 드래곤의 비유만 맞추어 준다면 인간들처럼 대대적으로 엘프들을 사냥하여 노예로 부리지 않는다. 또 한 가지 이유는 엘프들이 삶아갈 수 있는 터전이 숲이 없다는 점이다. 숲의 요정이라고 불리 울 정도로 숲을 사랑하는 엘프들은 나무가 없이는 살수 없을 정도이다. 원래가 요정족 출신인 엘프들이 숲을 무척 아끼고 사랑하며 자신의 몸과 같이 아낀다. 하지만 이 카이라스 산맥을 떠나면 살수 있는 숲은 거의 전무하다고 보아야했다. 과거 이 라이노스 대륙에는 인간과 함께 많은 수의 유사인종들이 함께 살고 있었다. 또한 그들은 인간과 서로 공생해가며 여러 가지 조화를 이루며 살아 같다. 엘프는 원래가 조화의 종족이라고 불리어올 정도로 다른 생명들을 아끼고 사랑한다. 또한 과거에는 다른 유사인종들도 인간들과는 별 충돌 없이 살아왔다. 인간의 지능은 다른 생명체보다 월등히 높았고 또한 무기를 개발하는 능력 또한 상상을 불허했다. 하지만 다른 유사인종들은 이를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엘프와 그 외의 유사인종들은 보통 생명이 길게는 1000년에서 짧게는 300년 정도였다. 하지만 인간은 100년도 안 되는 짧은 수명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 발전 속도는 놀라울 지경이었다. 유사인종들은 긴 수명 때문인지 모든 것이 낙천적이었다. 그에 반해 인간은 모든 것은 빠르게 진행 시켰다. 인간들은 숲의 종족인 엘프에게는 마법과 정령술을 배웠고 천성적인 광부이자 예술가인 드워프들에게는 쇠를 다루는 기술을 배우면서 점차 유사인종들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숫자도 가장 적으면서 힘도 없던 인간들이었지만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모든 종족들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인간의 지배욕구 그것은 다른 종족에게는 없는 것이었다. 아니 지배욕구 라 기 보다는 인간의 탐욕이랄까? 필요 없는 것을 욕심내고 남을 지배하고 싶어 하는 마음 인간들이 점점 발전해 감에 따라 숲은 점점 사라져 같다. 엘프와 유사인종들은 점점 좁디좁은 숲 속으로 밀려나기 시작했고 결국 더 이상 참지 못한 유사인종들과 인간 사이의 전쟁이 벌어지고 말았다. 유사인종들도 처음에는 인간들이 숲을 파괴하며 자신들의 영역을 침범해도 물러나며 자중했다. 인간들이 곳 멈출 것으로 생각하며 말이다. 유사인종들이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긴 수명으로 인해 모든 것이 낙천적이 변해서였다. 유사인종들은 인간들이 어느 정도 선에서 물러 나갈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인간들은 유사인종들의 그런 생각대로 물러나지 않았다. 인간들은 물러가지 않았고 그들의 영역을 계속해서 침범했고 또한 나중에는 유사인종들을 사로잡아 노예로 부리는 일까지 일어나기 시작했다. 인간보다 훨씬 강한 힘과 체력을 가지고 있는 유사인종들은 인간보다 훨씬 많은 일을 할 수 있고 노예로 부리면 임금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인간들은 점점 더 많은 유사인종들을 사냥해 노예로 부리기 시작했다. 그 결과 유사인종 중 호전적인 프라그맨족 켄타로스족 리자즈맨족들이 처음으로 참지 못하고 선두로 서서 인간과 전쟁을 벌였다. 처음에는 끼어들지 않았던 다른 유사인종들도 인간들이 자신들의 종족을 노예로 부림에 따라 점차 인간과 유사인종의 전쟁에 참여했다. 숲의 종족인 엘프들은 특히 그 정도가 심했다. 인간들에 비해 훨씬 아름다운 미모를 지닌 엘프들은 인간들의 사냥 1호 대상이 되어왔고 인간들은 잡은 엘프 노예를 성노(성적 노예)로 쓰는 일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자중하던 엘프들도 전쟁에 참여 해왔고 그 외의 많은 유사인종들이 전쟁에 참여했다. 하지만 인간과 유사인종과의 전쟁 중 라이노스 대전이라 칭해지는 사상 유래가 없던 대규모 전쟁에는 양쪽 모두 합쳐 1000만이 넘는 숫자의 인간과 유사인종이 서로 싸운 그 전쟁에서 유사인종과 인간 둘 모두 엄청난 피해를 입고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인간들에 비해 개체 숫자가 훨씬 적었던 유사인종은 그 전쟁에서 전체인구의 1/4이 줄어드는 엄청난 피해를 입었고 인간들 또한 그 전쟁에 참여한 700만에 가까운 군사가 모두 전멸하는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그 전쟁이후 인간과 유사인종은 휴전을 선언하고 인간이 더 이상 숲을 침범하지 않겠다는 조건과 유사인종을 노예로 부리지 않겠다는 조건하에 서로 불가침 협정을 맺었다. 뒤늦은 협정을 맺은 후에는 이미 많은 숲이 파괴된 후였다. 너무 늦은 것이다. 또한 인간들이 법적으로 노예매매를 금지시키긴 했지만 불법으로 성행하는 노예매매까지 막을 수는 없었다. 노예의 구입자의 대부분이 돈 많은 귀족이다. 보니 실질적인 단속 또한 어려웠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혼자 다니는 유사인종들의 숫자가 적어졌고 무리 지어서 인간들과의 왕래를 끊고 깊은 숲 속으로 잠적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인간들의 손길을 피하기 위해서 그러나 많은 수의 유사인종들이 인간의 손길을 피해 남아 있을 수 있는 숲이라고는 인간들이 감히 침범하지 못한 드래곤의 영토 뿐 이었다. 드래곤은 인간들로서도 감히 어쩔 수 없는 존재였다. 어쩔 수 없이 많은 수의 유사인종들은 자신들이 살 곳으로 떠나고 그 중에 많은 유사인종들이 카이라스 산맥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도 엘프들의 숫자가 가장 많았다. 그리하여 지금 그들이 카이라스 산맥을 떠난 다면 갈 곳이 없는 것이다. 다른 숲에서도 그곳을 지배하고 있는 다른 엘프족이나 또는 유사인종들이 있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 제 3 장 드래곤 하트의 주인 결계를 치자는 의견 또한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었다. 카이라스 산맥에는 70만에 가까운 숫자의 엘프들이 살고 있다. 그 많은 엘프들의 마을에 모두 결계를 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또한 걸계를 치더라도 그 결계가 과연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마나의 소용돌이를 막을 수 있을지 또한 의문이었다. 모두들 이렇게도 못하고 저렇게도 못 하는 이도 저도 아닌 상황에서 고민하고 있을 때 갑자기 아디이드가 결정을 내린 모양인지 입이 열리기 시작했다. "그 방법을 쓰도록 합시다." "으음, 아디이드님 하지만 그것은.." 다른 엘프 장로들이 걱정스럽게 말하자 엘프 로드 아디이드는 이미 확고한 결심한 뒤인지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사드리야 장로의 말에 따라 다른 장로들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방법뿐이오. 나도 이런 결정을 내리고 싶지는 않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오. 우리 모두 이대로 않아서 죽을 수는 없지 않소." "으흠." 아디이드의 침통한 음성에 무언가 말하려던 한 엘프 장로 하나가 입을 다물었다. 아마도 지금 이 자리에서 가장 괴로운 사람은 바로 모든 엘프들의 안위를 책임지고 있는 아디이드 일 것이다. "그렇다면 빨리 준비하도록 하지요.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닙니까?" "그렇게 하도록 하지요." 그 말을 선두로 모여 있던 장로 엘프들이 서서히 자신의 영역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 무언가를 준비하기 위해서..... 레드 드래곤 고룡 카이라스의 레어 그 곳에서는 지금까지의 일어난 모든 일의 원흉인 마나의 소용돌이를 뿜어내는 한 존재가 있었다. 인간 그 것은 인간이었다. 드넓은 라이노스 대륙에서도 발견하기 힘든 칠흑 같이 깊고 어두운 색 마치 암흑 같이 선명한 검은 색의 머리카락과 검은 눈동자를 지닌 인간. 그 인간의 몸에서는 도저히 인간이라고는 믿기 힘든 마나의 소용돌이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주인님의 몸이 카이라스님의 드래곤 하트의 마나량을 견디지 못해 폭주할 것으로 보임 이대로 방치한다면 10초 만에 원자 상태로 분해 될 것으로 보임.- 그 마나의 소용돌이를 향해 정체를 알 수 없는 소리가 흘러 나왔다. 연속적으로 마나를 빨아들임으로써 마나의 소용돌이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또 다시 텅 빈 허공에서 정체불명의 목소리가 흘러오기 시작했다. -카이라스 산맥 내부의 마나와 정령력 그리고 생명 에너지 흡수 중 주인님의 몸이 드래곤 하트의 마나로 인해 폭주 제어 중 생존 확률 40퍼센트 마나 폭주에 견딜만한 육체기능이 절대적으로 부족함.- 이상한 목소리가 연속적으로 들리는 가운데 그 인간의 몸에도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외부에서 주는 힘에 의한 것이 아닌 자발적인 내부적인 변화가 말이다. '뭐야, 이건 내 몸이 어떻게 된 것이지. 주화입마에 빠진 것인가 그럴 리가 나는 단전(丹田)을 파괴당해 내공(內功) 한 점 없는 상황일 것인데 주화입마에 빠질 리가 없어 그리고 마지막으로 진원진기(震源眞氣) 마저 모두 사용해 더 이상 무공은커녕 생명조차 이어갈 수 없는 몸일 것이거늘 지금 내 몸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넘쳐 나고 있는 이 엄청난 내공의 청체는 뭐지' 현성은 지금 엄청나게 놀라고 있었다. 자신은 자객들과의 최후의 혈투에서 모든 진원진기(震源眞氣)를 소모해 마지막 공격을 펼쳤다. 설마 성공했다 치더라도 자신은 모든 진원진기(震源眞氣)가 소모되었음으로 더 이상 살수 없을 것이다. 진원진기(震源眞氣)의 고갈로 인해 이미 죽어야 정상일 현성의 육체는 지금 그 반대의 상황으로 목숨이 위험에 처해있는 지경이었다. 몸속에 내공이 너무 많아 몸이 견디지 못하고 폭주할 지경에 이르렀었던 것이다. 하지만 놀라움도 잠시 현성은 온몸이 갈갈이 찢어 질 것 같은 고통 때문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현성의 몸 곳곳에 엄청난 양의 내공이 흘러 다니며 난동을 피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젠장, 방금 전까지는 온몸에 내공한줌 없어 죽어 가는 판이었건만 지금은 오히려 내공이 너무 많아서 문제라는 건가 너무 하는 군.' '하지만, 이렇게 죽을 수는 없다. 어차피 죽을 목숨이었어. 어떻게 된 일인지는 모르지만 또 다시 죽을 수는 없다. 일단 몸속에서 폭주를 일으키고 다니는 이 정체불명(正體不明)의 내공부터 다스려야겠군.' 현성은 서서히 자신의 몸을 휩쓸며 돌아다니는 내공을 다스리려고 노력했지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자신이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의 엄청난 양의 내공이 몸속을 흘러 다니기에 감히 다스리기는커녕 오히려 폭주로 인해 자멸하지 않게 막는 것조차 힘들었다. 다행스럽게도 외부에서 자신을 도와주는 듯한 기운들이 몰려들며 자신의 몸이 몸속의 내공에 의해 갈갈이 찢기는 것을 막아주고 있었다. '어떻게 된 일이지 이 내공은 무엇이며 날 도와주고 있는 이 기운은 설마 어떤 은거기인이 날 발견하고 살려주려는 건가? 그런데 이 엄청난 내공은 뭐야 만년삼왕(萬年蔘王) 인형설삼(人形雪蔘) 만년하수오(萬年何首烏) 지령석태(地靈石苔) 공청석유(空淸石油) 같은 영약을 모두 먹는 다 해도 이 기운에 비하면 있으나 마나 한 것인데 도대체 무슨 일이 헉,' 현성은 더 이상 다른 생각을 할 수 없었다. 온몸을 미친 듯이 돌아다니는 정체불명의 내공 때문이었다. '윽, 일단 이 기운을 나의 몸에 일주천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현성은 서서히 역천기공의 구결을 외우기 시작했다. 마(魔)의 기운은 마(魔)가 아니며 또한 마(魔)이다 마(魔)의 기운은 마(魔)이며 또한 마(魔)가 아니다 정(正)과 마(魔)는 본래 하나이며 또 다른 것이다 마(魔)와 정(正)은 본래 다른 것이며 또한 하나이다 역천기공의 구결은 마교의 역대 교주들만이 익힐 수 있는 독문 심법(心法)이었다. 하지만 역천기공은 마교 교주의 독문무공 답지 않게 마(魔)와 정(正)의 기운을 동시에 가지고 있었다. 마도 무공의 끝은 탈마의 경지로 마의 끝이 정이라는 결과를 가지고 있다. 역천기공은 바로 그 것을 목표로 수련하는 심법이었다. 제 3 장 드래곤 하트의 주인 현성의 심법의 운공은 처음부터 쉽지 않았다. 운공은 가닥 가닥의 길들이 둑이 막힌 듯 자연스럽지가 않았으며 또한 그 엄청난 기운들은 자신의 제어에 잘 따라주지 않았다. 온 몸의 혈도(血途)에서 지렁이가 꿈틀거리며 지나다니는 듯이 끔찍한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고 혈도(血途)와 온 몸의 혈맥(血脈)들이 서로 뒤 엉킨 듯이 엄청난 고통만이 뒤따라왔다. 온 몸의 혈맥(血脈)과 기류가 날뛰고 있었고 그 고통이 이루 말할 수 없었지만 현성은 참고 또 참았다. 쉬지 않고 역천기공의 구결을 외우기 시작했다. 온 몸의 오장육부(五臟六腑)가 뒤틀리는 고통이 찾아 왔고 너무도 엄청난 고통에 현성은 그냥 의식의 끈을 놓아 버리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하지만 그는 참았다. 그는 복수를 위해 반드시 살아야한다 아니 남아야 만했다. 다행히도 간간이 위험 할 때면 정체를 알 수 없는 외부의 기운이 자신의 몸은 안정시켜 주었다. 외부의 기운은 마치 어머님의 품에 있는 것 같이 포근한 기운이었다. -주인님의 몸 상태 안정됨. 주인님께서 몸속에서 일어난 마나의 폭주를 자신의 뜻대로 이동 중 정체불명의 현상으로 마나의 폭주는 일어나지 않고 진정중임 생명의 기운과 정령력으로 주인님의 몸을 안정 중- 카이라스의 레어에서 또 아까 전과 같은 목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현성의 몸은 아까 전과는 다르게 지금은 많이 안정되어 진 것인지 현성의 몸속에서 흘러나오는 마나의 폭풍은 점점 가라않기 시작했다. -주인님의 몸이 정체불명의 현상으로 인해 재구성 중 처음 보는 현상이나 주인님의 몸에 해가 없는 것으로 판명됨. 육체의 재구성과 함께 폭주하고 있는 마나가 급격히 진정되고 있음.- 현성이 내공을 점점 제어함에 따라 몸속의 내공이 극천혈(極天穴)을 지나 신봉혈(信封穴)로 흐르며 여러 혈맥을 타통 한 뒤 백회혈(百會穴)을 지나고 있을 때였다. 지금까지와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엄청난 고통이 현성을 덮쳐오기 시작했다. 지금까지의 고통은 장난이라는 듯 온몸의 혈도와 혈맥들이 모두 폭발하는 듯한 엄청난 고통이었다. 그 순간 현성의 몸은 서서히 변화하고 있었다. 자신의 의지가 아니라 타의 에 의해 공중에 떠있던 현성의 몸은 어느 사이엔가 공중에서 결가부좌(結跏趺坐)를 튼 모습으로 변해있었고 그의 육체 역시 서서히 변화하기 시작했다. 머리부터 발끝가지 마치 허물을 벗는 듯이 서서히 그 모습이 변화되어 같고 몸 주위의 살이 타들 어가면서 새살이 돋아나기 시작했다. 진한 흑 색의 검은 머리카락이 모두 사라지고 정열적이면 서도 불타는 듯한 홍염의 붉은 색 머리카락이 다시 나기 시작했고 눈동자 색 또한 점점 검은 색에서 머리카락과 같이 타는 듯한 붉은 색으로 변해갔다. 또한 그와 동시에 현성의 몸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마나의 폭풍 또한 서서히 멈추기 시작했다. 환골탈태(換骨奪胎) 지금 현성은 모든 무림인들이 꿈꾸는 전설의 경지. 중원 무림의 길고 긴 중후한 역사 동안 감히 아무도 성공한 적이 없었던 전설로만 내려오던 환골탈태(換骨奪胎)를 격고 있는 것이다. 사람의 몸은 태어나면서부터 무공을 익히기에 적합한 체질을 가진 사람과 적합하지 않은 체질을 사람으로 나누어져 있다. 또한 아무리 무공을 익히기에 적합한 육체라 해도 환벽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환골탈태(換骨奪胎)는 인간의 육체가 무공을 익히기에 가장 적합한 상태로 몸을 제 구성 해주는 것이다. 그 것은 엄청난 양의 내공과 깨달음이 있어야 하지만 현성은 드래곤 하트의 엄청난 마나에 힘입어 전설의 경지인 환골탈태(換骨奪胎)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현성 본인은 전혀 모르는지 그의 입에서는 쉬지 않고 역천기공의 구결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와 더불어 또 다른 기운이 현성의 몸을 감싸기 시작했다. -주인님의 몸에 정령력과 생명력 주입 중 위험한 고비는 넘긴 것으로 보이나 아직도 몸이 마나의 양을 다 감당하지 못하고 있음.- 지금 현성의 몸에서는 엄청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본인은 모르겠으나 방금 전 몸속에서 일어났던 엄청난 고통의 원인은 환골탈태(換骨奪胎)중에 일어나는 임독양맥(任督兩脈)과 생사현관(生死玄關)이 타통되는 동안 느끼는 고통이었던 것이다. 지금 그의 현성의 몸이 전 무림인들이 평생을 바쳐서 절대적으로 소망하는 임독양맥(任督兩脈)과 생사현관(生死玄關)이 모두 타통 되면서 느끼는 고통이 라는 사실을 현성이 알았다면 결코 고통스럽게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몸이 재구성 되는 환골탈태(換骨奪胎)와 모든 무림인 들이 절대적으로 소망하는 임독양맥(任督兩脈)과 생사현관(生死玄關)의 타통. 그 모든 것이 드래곤 하트의 마나가 현성의 몸 안을 날뛰면서 생긴 일이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그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직도 내공 운기에 정신이 없었다. 사실 아까보다는 수월하지만 그 것은 약간 좋아진 것뿐이다. 드래곤 하트의 마나에 의해 환골탈태(換骨奪胎)를 격에 되면서 현성의 몸이 드래곤 하트의 마나 일부를 수용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 것은 어디까지나 일부에 불과 했다. 아직도 많은 양의 마나가 현성의 몸속을 해 집고 돌아다니고 있는 것이다. 화장한 숲 한 가운데 옹기종기 모여 진 마을이 있었다. 그 마을에는 인간이라고 보기에는 무척이나 긴 귀를 가진 많은 수의 엘프들이 한 나무집에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었다. 오목 조목 잘 지어진 나무집 안에서 여러 사람의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나무집 말 그대로 나무집 이었다. 통나무집과 같이 나무를 배어서 만든 것이 아닌 나무속에 구멍을 뚫고 있는 집이었다. 신기하게도 그 나무는 죽은 나무가 아닌 살아있는 나무였고 그 나무집 근처에는 인간에 비해 훨씬 아름다운 용모와 수려한 몸매의 소유자인 엘프들이 슬픈 표정을 지으며 모여 있었다. "오, 결국이 방법뿐이란 말인가." 나무집 안에서 침중한 표정으로 엘프 로드(Elf Lord) 아리이드가 입을 열자 주위에 있던 엘프 장로들 또한 같은 심정이라는 듯이 괴로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모두가 침중한 표정을 짓는 가운데 사드리야 장로가 어쩔 수 없다는 말투로 입을 열었다. "어쩔 수가 없지 않습니까? 아리이드님 이미 모든 준비가 끝이 났고 이제 그 곳에 갈 엘프들만 뽑으면 됩니다." 사드리야 장로의 말에 특히 마지막 말에 모두들 고개를 흔들며 한숨을 내쉬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모두들 어두운 표정으로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이미 나무집 밖에는 샐 수 없을 정도의 많은 수의 엘프들이 모여 엘프 로드 아디이드와 엘프 장로들이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리이드님 대체 어떻게 된 일입니까?" 한 엘프 청년이 외치자 그와 더불어 더 많은 엘프들이 수군대며 아리이드에게 질문을 퍼붓기 시작했다. "카이라스 산맥에서 일어나는 일을 막을 대비책이 생겼다는 말씀이 십니까?" "대체 모든 일족들을 불러 모으신 이유가 무엇입니까?" "저희에게도 말씀을 좀 해주십시오. 아리이드님." 엘프들의 질문에 서서히 문에서 나오기 시작한 아리이드가 오른손을 들어 모두의 시전을 집중시킨 뒤 조용히 입을 열었다. "카이라스 산맥에 살고 있는 우리 여러 엘프 일족들이여. 오늘 제가 이 자리에 모든 일족의 소집령을 내린 것은 한 가지 걱정거리를 해결하기 위함이요." 잠시 숨은 고른 아리이드는 결심했다는 듯이 더욱 큰 목소리로 외치기 시작했다. "이미 모두들 알고 있겠지만 최근 몇 일간 레드 드래곤 고룡이신 카이라스님의 레어에서 카이라스 산맥에 있는 모든 마나와 정령력 또한 우리 엘프들이 가지고 있는 생명력 까지도 빨아들이고 있다는 사실은 모두 잘 알고 있을 것이오." 아리이드의 말속에서 레드 드래곤 고룡인 카이라스의 레어에서 모든 마나와 정령력 또한 엘프들이 가지고 있는 생명력 또한 빨아들인다는 소리가 나오자 모두들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 했고 특히 엘프들의 생명력을 빨아들인다는 소리에 몸서리가 치는지 모든 엘프들의 얼굴에 끔찍하다는 표정들이 떠올랐다. "이대로 간다면 우리 일족의 미래는 없소. 모두 멸망하고 말 것이요. 이 곳을 떠날 수도 없고 떠난다고는 해도 갈 곳이 없소. 그리고 이대로 가만히 있다가는 우리 일족은 정말 멸망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말 것이요. 그래서 여러 장로들과 상의 한 끝에 한 가지 묘책을 생각해 내게 되었소." 아리이드의 말이 한 마디 한 마디 이어질 때마다. 점점 절망적인 표정으로 변해가던 엘프들은 아리이드의 마지막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는지 모두들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며 그 방법을 알고 싶어 했다. 사실 엘프들로 서는 해결책이 전혀 없었다. 드래곤이 그것도 드래곤 일족 중에서 최강의 힘을 가진 레드 일족의 최고 고령이자 에인션트급 드래곤인 카이라스가 하는 일이었다. 엘프들로서는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해결책이 있다니 모든 엘프들의 시선이 아리이드에게 집중되자 아리이드는 침중한 표정으로 또 다시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 방법은 무척이나 잔인한 것이요. 그 방법 때문에 여러 가지 고민을 했고 또한 다른 방법이 없나 찾아보았지만 하지만 그 방법 외에 다른 방법은 없었소. 하여 어쩔 수 없이 우리 일족을 위해 남은 한 가지 방법을 사용하게 되었소. 후" "그것이 무엇입니까?" "빨리 말씀을 해주십시요?" 아리이드가 말꼬리를 흐리자 애가 타는지 여러 엘프들이 수군대면서 질문하기 시작했다. "후우~~음, 그 방법은 바로 과거에도 전래가 있었던 방법이요. 바로 제물을 드리는 것이요." 정적 아리이드의 말이 끝나자 찾아 온 것은 정적이었다. "아니, 제물이라니요?" "설마, 산 제물을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말도 안 되는 일입니다 어찌 그런 일을..." 아리이드의 말이 끝나자 엘프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제물 여기서 엘프들이 말하는 제물이란 산 제물을 뜻하는 것이다. 산 제물이란 드래곤에게 아직 혼인하지 않은 처녀들을 제물로 바치는 것인데 드래곤이 산 제물로는 아름다운 처녀를 고르는데 종종 드래곤들이 그런 제물을 받고 엘프들이나 인간들에게 괴롭힘을 멈추어 주거나 부탁을 들어주는 경우는 종종 있어왔다. 여기 카이라스 산맥의 엘프들 또한 이번 일을 멈추어달라는 조건으로 산 제물을 드리는 것을 결정한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제물을 바쳐도 드래곤이 들어준다는 보장도 없을 뿐더러 재수 없으면 그냥 죽는다. 한마디로 개죽음 당한다는 뜻이다. 그렇게 위험 부담이 큰 아니 죽을 것이 확실한 드래곤의 산 제물로 간다는 것은 곳 100퍼센트 죽음과 일치한다. 보통 드래곤들은 산 제물로 여인들을 받으면 잡아 먹어버리거나 심하면 성노(性奴)로 쓰다가 잡아 먹어버리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즉, 산 제물이 된다는 것은 죽는 것보다. 더 한일이었다. 인간들의 경우에는 보통 몰락한 가문의 여식이나 아니면 평민의 여식들 중 하나를 골라 산 제물로 바쳤다. 하지만 엘프들은 달랐다. 엘프들에게는 신분제도가 없었다. 엘프 로드(Elf Lord)는 그저 상징적인 중요한 일을 결정짓는 것일 뿐이다. 정말로 중요한 모든 엘프들의 안위가 걸려있는 중요 사안이 있을 때는 모든 엘프들의 동의를 얻어야만 실행할 수 있다. 지금 모든 엘프들이 엘프 로드 아디이드와 장로들의 의견에 동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가족들을 드래곤의 산 제물로 바쳐야하는 것, 아니 가족이 아니 더 라도 자신의 안전을 위해서 일족의 누군가를 희생물로 바쳐야한다는 것은 엘프들에게 있어서도 상당히 굴욕적인 사실이었다. 제 3 장 드래곤 하트의 주인 "으흠, 조용히 들 해주시오. 나와 여러 장로들 또한 이런 결정을 내리기가 매우 힘들었소. 하지만 더 이상 다른 방법이 없소이다." 침통한 표정의 아디이드에 말에 모든 엘프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표했다. 그들로서도 다른 뾰족한 방법이 없었으니까 말이다. 모든 엘프들의 동의를 얻은 아리이드가 여러 장로들에게 무언가를 건내 주며 조용히 신호를 보내자 장로들이 광장에 모여 있던 엘프들 중 젊은 여성 엘프들에게만 무언가를 나누어주기 시작했다. "지금부터 제비뽑기로 산 제물을 결정할 것이요. 이번에 제물로 바쳐질 엘프의 수는 3명이요. 제비를 받는 엘프는 140살이 넘어 성인으로 인정된 엘프부터 230살 안까지의 미혼 엘프들이 받게 될 것이요." 생(生)과 사(死) 그 어느 쪽에도 속해 있지 않은 듯한 모습 죽음과 삶의 갈림길에 서있는 듯이 무척이나 불안해 보이는 모습의 한 사내가 티끌하나 걸치지 않은 탄생 본연의 모습으로 무의 공간 한 가운데 존재하고 있었다. 머리카락과 눈동자는 화려하게 타들어가는 정력적인 불꽃같은 붉은 색이었다. -주인님의 몸이 안정 상태로 접어 든 것으로 보임 매직 이어링(Magic Earring)이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임 주인님의 몸에서 일어난 알 수 없는 증상은 스스로 드래곤 하트의 마나를 견딜 수 있도록 자신의 몸을 재구성한 것으로 보임, 앞으로 17시간 안에 몸의 모든 기능이 활동 가능할 것으로 추정됨 그 시간까지 카이아스 산맥에서 뽑아내는 대체 에너지로 주인님의 몸을 보호 중- "지금부터 제비를 뽑도록 하겠습니다. 자신의 번호를 잘 보아주시오." 장엄한 감정까지 느껴지는 아디이드의 말에 따라 제비뽑기는 무척이나 엄숙한 분위기로 시작되었다. 제비에서 나온 번호는 모두 20003번과 2번 그리고 마지막으로 120번이었다. 제비를 뽑고 그곳에 적혀있는 번호를 하나하나 호명할 때마다. 한 명씩 한 명씩 산 제물로 바쳐질 엘프들이 단 앞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이 결과 총 3명의 엘프가 뽑혔다. 디나아세스와 다이말로 그리고 아이리스라는 이름의 엘프였다. 엘프 로드인 아리이드가 뽑힌 3명의 엘프들의 얼굴을 슬픈 눈빛으로 천천히 살펴가기 시작했다. 푸른색 머리카락에 초록색 눈동자를 가진 아직 귀여운 소녀티가 물신 풍기는 다나아세스 진한청색 머릿결에 조금은 냉정해 보이는 빛 갈의 블루 블랙의 눈동자를 가지고 있는 아름다운 소녀 다이말로 신비로워 보이는 백금발과 잔잔히 빛나는 호수 같은 은빛 눈동자를 가지고 있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신비한 비밀을 가지고 있는 듯한 느낌의 아름다움을 가진 소녀 아이리스. 이 3명에 소녀들의 얼굴을 천천히 살펴보던 엘프 로드 아리이드가 천천히 입을 열기 시작했다. "음, 너희들과 너희 가족들에게는 안 된 일이지만 어쩔 수가 없구나. 너희들이 우리 일족을 대표하여 산 제물로 희생해 주어야겠다." 녹색눈동자 가득히 두려움과 공포를 담고 있던 다나아세스가 눈물을 삼키며 고개를 끄덕였고 냉정한 표정의 다이말로는 마치 자신의 일이 아닌 듯이 아무런 감정변화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니 모든 것을 포기한 것일 지도... 마지막 소녀 아이리스의 은빛 눈동자에 슬픈 눈빛과 함께 알았다는 듯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자, 이미 모든 준비는 끝이 나고 말았다. 너희들은 마지막으로 집에가 가족들과 이별의 인사를 나누도록 해라 이미 이곳에 모든 준비가 맞추어져 있으니 말이다."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다나아세스가 아리이드의 품속으로 달려들어 같다. 아리이드도 그런 그녀가 안 되어 보이는지 그 작은 몸은 꼭 껴안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할아버지, 흑흑흑." 다나아세스는 아리이드의 품에 안겨 그 고운 얼굴이 눈물범벅이 될 정도로 펑펑 울어대기 시작했다. 아리이드 또한 슬픈 눈빛으로 자신의 손녀 다나아세스를 바라보며 눈가에 물기가 적셔들기 시작했다. 다나아세스는 아리이드의 손녀였다. 아리이드는 올해나이 1200살이 넘은 고령 엘프로 이미 평균 엘프들의 수명을 뛰어 넘은 엘프들의 수장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유일한 혈육인 손녀 다나아세스가 산 제물로서 바쳐진다는 사실이 슬픈지 그의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했다. 어떻게 얻은 손녀이던가 늦은 나이로 얻은 아들이 인간의 나라로 여행을 떠난다는 편지 한 장만을 남기고 사라진 후 20년 만에 싸늘한 주검이 되어 돌아 왔다. 그때 아들이 남긴 것이라고는 인간과의 사이에서 남긴 손녀뿐이었고 마지막으로 이 아이를 자신에게 남긴 후 숨을 거두었다. 자신의 손녀가 비록 엘프들이 증오하는 인간의 피가 섞인 하프 엘프(Half Elf)였지만 그 아이를 아들의 분신이라고 생각하며 정성을 다해 키웠고 손녀인 다나아세스 또한 자신을 친부모처럼 따르며 살아 왔다. 아무런 걱정 없이 평화롭던 삶이었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이란 말인가 아리이드와 다나이세스 역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가족들과 이별의 슬픔을 나누고 있었다. 다이말로는 어른스러운 표정으로 자신보다 어려 보이는 엘프 소년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걱정 말라며 다른 일족들이 잘 돌보아 줄 거라면서 오히려 동생을 위로했다. 다이말로가 어렸을 때 그녀의 부모님이 인간들의 손에 돌아 가셨다. 부모님을 잃고 유일한 혈육인 남동생 다이로스와 단 둘이 살아 왔다. 누구보다도 독립심이 강했으며 동생을 아끼고 사랑했다. 또한 인간을 무척 증오했다. 울음 범벅이 된 남동생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같은 마을에 사는 엘프들에게 동생을 잘 돌봐 달라고 부탁했다. 아이리스는 자신의 친구로 보이는 여러 엘프들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있었다. 그중 특히 녹색머리카락의 엘프 소녀는 아이리스와 헤어지기가 싫은지 아이리스의 손을 놓아주지 않았다. 아이리스는 원래 이곳 카이라스 산맥에 살던 엘프가 아니었다. 라이오니 제국에 살던 아이리스의 마을이 산적들에게 전멸 당한 후 아이리스 혼자만 간신히 살아남았고 혼자서 제국을 떠돌아다녔다. 특히 마법실력이 뛰어나 일루션 마법으로 자신의 귀를 인간의 모습으로 바꾼 후 정체를 감추고 인간처럼 행동하면서 제국을 떠돌던 중 불법으로 노예상인에게 잡혀왔던 엘프 소녀 라이나를 만났다. 노예경매장에서 구사일생으로 라이나를 구한 후 함께 이 카이라스 산맥에 와서 라이나와 그녀의 가족들과 함께 새로운 삶을 살아가기 시작했다. 새로운 삶을 시작한지 겨우 23년 자신을 이곳에 살게 도와준 라이나와 그의 가족들과 함께 이곳을 새로운 고향으로 삼아 살아가고 있었는데...... 자신을 가장 따르던 라이나는 지금도 자신과 도저히 헤어질 수 없다며 오히려 자신도 같이 제물로 가겠다고 외치고 있었다. 시간이 되었다고 외치는 다른 장로들의 외침에 다나아세스와 다이말로 그리고 아이리스가 준비된 장소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떨어질 수 없다던 자신들의 가족과 친구들을 뒤로하고 간 도착한 곳에는 이미 모든 준비가 마쳐 있었다. 그곳에서 그녀들은 몸을 깨끗이 씻고 준비된 옷으로 갈아입은 후 카이라스의 레어를 향해 이동하기 시작했다. 카이라스의 레어 근처에 그들을 남겨둔 후 엘프들은 그 자리를 떠나기 시작했고 그로부터 3시간 후 카이라스 산맥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마나의 소용돌이는 멈추어 졌다. 마나의 소용돌이가 멈춘 후 카이라스 산맥의 엘프들은 평소의 생활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단지 3명의 인원이 빈 것만 제외하고 말이다. 제 3 장 드래곤 하트의 주인 어둠 온통 어둠뿐인 공간 아무도 침범할 수 없는 성역과도 같은 그 공간에서 작은 움직임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 공간의 중심에 서있는 한 존재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주 천천히 그러나 아무도 범접 할 수 없는 엄청난 위압감을 뿜어내면서 말이다. "이곳이 어디지 내가.. 내.. 내가 살아있는 건가 어째서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 일이지 난 분명히 죽었어야 하거늘 그리고 내 몸 속에서 느껴지는 이 엄청난 양의 내공을 뭐지?" 타는 듯이 붉은 빛의 머리카락을 가진 청년의 입을 열자 전혀 생소한 언어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이곳 라이노스 대륙과는 전혀 억양도 다르고 문법도 다른 전혀 다른 생소한 언어가 말이다. -이곳은 레드 드래곤 고룡 카이라스님의 레어입니다. 주인님.- "뭐라고 누구냐? 누가 여기 있는 것이냐?" 공허하게 울리는 목소리 방금 그 청년이 들은 음성은 말이 아니었다. 가슴속에 울리는 자신의 의지로서 뜻을 전하는 목소리였다. -제 이름은 이리엘 위대하신 레드 드래곤족 최 고룡이신 카이라스님이 만드신 인공지능 항공모함 이리엘입니다. 주인님.- 잠시 동안의 조용한 정적 그 곳에 가득 체우기 시작했다. 엘프들이 모여 있는 나무집 한 가운데 탁자에 여러 명의 노인 엘프들이 모여 있었고 그와 함께 수군거리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아디이드님 역시 예상이 맞아 떨어 졌습니다. 산 제물을 바친 후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서 마나의 소용돌이가 멈추질 않았습니까?" 그 말에 아디이드는 긍정하면서도 표정이 좋지 못했다. 역시 자신의 사랑하는 손녀 때문일까 그것을 아는지 사드리야 장로 또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알겠다는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디이드님 슬픈 마음이야 이해를 합니다만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그들 3명의 희생으로 우리 카이라스 산맥에 살아가는 70만이 넘는 엘프들이 다시 생명을 이어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말에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아디이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도 알고 있으리라 모든 일족의 행복에 비한다면 그들 3명의 희생은 아주 값싼 대가라는 것이라는 것을 하지만 그는 엘프들의 로드이기 이전에 한 소녀의 할아버지였다. 한참동안 침울한 표정을 지우지 못하던 아디이드가 입을 열었다. "후후, 알고 있습니다. 이번 일로 가족을 읽은 것은 저뿐이 아니니 어쩔 수 없지요. 아니 오히려 다행입니다. 만약 그 아이들 희생에도 이 재앙이 멈추지 않았다면 어쩔 뻔했습니까? 그 아이들의 죽음이 아무 효과도 없었다면 더 슬펐을 것을 요. 그 아이들이 의미 있는 일을 해주었다고 저는 믿습니다. 이거 오히려 재가 여러 분들에게 추태를 보인 것 같습니다." 그 말에 사드리야 장로가 죄송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죄송합니다. 아리이드님 제가 처음부터 그 이야기를 꺼내지 말았어야 했었을 것을" "아니오. 사드리야 장로 장로가 아니었다면 지금도 아직도 그 마나의 소용돌이가 숲과 우리 엘프들의 생명력을 흡수해 결국우리 모두 죽고 말았을 것이요. 오히려 사드리야 장로의 결단 덕분에 우리 카이라스 산맥의 엘프 모두가 살게된 것이요. 그러니 쓸 때 없는 죄책감은 가질 필요가 없소" "그런 말씀을 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거, 이거 위로는 못해드릴 망정 제가 위로를 받았군요." "허허, 누가 산드리야 장로의 마음을 모르겠소. 그게 다 우리 모두를 위해 한일이거늘 자 이제 그 이야기는 그만하기로 하고 각자 다시 자신이 맡은 일족들을 이끌고 평소대로의 삶으로 돌아가 주시오." 그 말을 끝으로 그곳에 모여 있던 엘프들이 헤어져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 같다. 이제 이일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산 제물로 바쳐졌던 엘프들의 기억은 추억의 저편 속에서 사라질 것이다. 영원히 말이다. "이리엘(?), 인공지능(?),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어느 방파에 속해있는지 말해라!!" 현성은 큰 소리로 외치기 시작했다. 그렇다 현성은 지금 자신이 있는 곳이 어딘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이곳이 자신이 살던 세계와는 전혀 다른 차원이라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중원에서와 같이 도망가지 않았다.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몸속에는 알 수 없는 내공(內功)이 가득 차있었고 지금까지 느끼지 못했던 자신감이 현성의 마음속에 넘쳐흐르고 있었다. 누구라도 이길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말이다. -주인님의 혼란스러운 마음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 침착해 주십시오.- 그 말에 현성은 자신이 조금 흥분한 것을 알았는지 몸을 진정시키고 자신의 감각에 걸리지 않는 적을 발견하기 위해 온몸의 감각을 곤두 새우기 시작했다. -주인님, 저는 주인님의 적이 아니니 그렇게 긴장하실 필요 없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지 일어난 거지 주인님 그게 무슨 소리야?' "주인님. 도대체 누가 너의 주인이란 소리냐?" -당신은 레드 드래곤족 고룡 카이라스님이 만드신 최강의 항공 전함을 통재하는 인공지능 컴퓨터 이리엘의 현재 주인이십니다.- "내가 너의 주인이라고 난 너 같은 심복을 만든 적이 없다. 또한 인공지능 컴퓨터라는 명호 또한 처음 들어보는 군 넌 누구냐?" -주인님이 현재 혼란스러운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주인님을 보호하고 드래곤 하트의 마나로부터 지켜 낸 것은 저임을 말씀들이며 다시 한번 적이 아님을 강조합니다.- "적이 아니면 모습을 드러내라 어디 숨어 있는 것이냐?" -저는 숨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미 주인님께서는 저를 보고 있으십니다.- "뭐라고 어디 있단 말이냐? 이런 어둠으로 날 속일 수 있을 것 같으냐! 이 근처에 아무런 인간도 존재하지 않는다. 설마 내 이목을 속일정도의 고수라는 건가?" -저는 인간이 아닙니다. 주인님 주인님이 있는 곳은 저의 몸체입니다.- "뭐라고 너의 몸체 내가 너의 몸 에 들어와 있다는 말이냐 그리고 인간이 아니라니?" -지금부터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저는 인간이 아닌 인공지능 컴퓨터입니다. 인공지능 컴퓨터란 인간이 아닌 존재로 즉 인간들이 흔히 쓰는 도구의 개념이 있는 장비입니다.- 그때부터 시작된 이리엘의 설명을 한성을 그저 듣고만 있었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이야기였기에 이리엘의 이야기는 이러했다. 자신은 레드 드래곤 고룡 카이라스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것과 드래곤이 뭐냐는 질문에 이리엘이 대답해 주었다. 드래곤 인간들로서는 상대할 수 없는 강력한 존재. 힘과 지혜를 동시에 지니고 있는 지상 최강의 생명체라고 그리고 그와 더불어 자신이 어떤 존재 인지 설명해주었다. 이리엘은 고룡 카이라스가 고룡이 된 후 우연히 발견한 고대 유적에서 자신 즉 자신의 두뇌격인 인공지능을 발견했고 그것에 흥미를 느낀 카이라스는 무려 4000년간 자신을 연구하고 발전 시켰다는 것 그리고 한성이 드래곤의 수명을 들었을 때는 정말 기절할 뻔했다. 점점 현성의 이리엘의 이야기에 빠져 들어가고 있었다. 자신이 들은 드래곤의 수명은 10000년 그것은 한성의 생각으로는 무한에 가까운 시간이었다. 자신에 대한 여러 설명을 하는 이리엘에게 한성은 점점 의문점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봐, 이리엘 그러면 너는 고룡이 만든 최고의 병기라는 건가 너의 설명을 들으니 드래곤들은 거의 신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존재인 것 같군." -그렇습니다. 드래곤들은 인간들이 보기에는 거의 신 급의 존재입니다. 하지만 드래곤도 창조주에 의해 탄생된 생명체인 이상 죽음의 화살을 피해갈 수는 없습니다.- "음, 그래 그럼 또 하나의 질문을 하지 이곳은 어디지?" -이곳은 라이노스 대륙이라 이름 붙여진 대륙에 산들 중 하나인 카이라스 산맥에있는 고룡 카이라스님의 레어 안입니다.- "그럼 강호는 어디 있지 아니, 아니 송나라는 어디 있나 이 곳에서 먼 곳에 있는 것인가?" -주인님이 말씀하신 강호와 송나라는 이곳 라이노스 대륙은 물론 세계 어느 곳에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뭐라고, 하지만 나는 그곳에서 왔다. 그런데 모르다니 그게 무슨 말이지!" -이곳은 주인님이 원래 있으시던 차원과는 다른 차원으로 생각됩니다. 그곳에서 주인님이 이곳으로 오기 직전 상황을 설명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현성이 라이노스 대륙으로 오기 전 상황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하자 이리엘은 자신이 분석한 결과를 말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는 현성에게 있었던 일에서 생긴 마나의 충돌 과와 카이라스가 세상을 떠나면서 발생시킨 생긴 마나의 소용돌이와 공명이 일어나 서로의 공간이 뒤바뀌어 차원의 일그러짐이 생겼다고 말했 다. 그와 더 불어 그 곳으로 가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말도 함께 말이다. 그 소리를 들은 현성은 갑자기 모든 것이 허망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다시 한번의 삶의 기회가 생긴다면 무영에게 피의 복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런데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된 것이다. 제 3 장 드래곤 하트의 주인 "이봐, 이리엘 그런데 이곳에서는 그 드래곤의 죽음 때문에 공명이 생겨 이곳으로 이동된 것을 알겠다. 하지만 너는 왜날 주인님이라고 부르지 그리고 나는 분명히 모든 내공을 잃어 버렸다. 진원진기 까지 말이야 그런데 지금 내 몸 안에 있는 이 엄청난 내공은 뭐지?" 지금 현성이 말하는 내공을 잃어 버렸다는 말은 중요한 것이다. 보통 내공은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그저 평범한 내공이다. 무공을 펼치면서 소모한다 해도 약간의 운기조식을 하면 금방 다시 회복된다. 하지만 다른 하나는 다르다. 무림의 고수들이 자신의 내공을 개정대법(開頂大法)을 사용해 전해주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자신의 내공 중 진원진기를 주는 것이다. 진원진기란 인간의 생명을 유지해주는 생명의 원천이다. 모든 내공을 사용한다 해도 진원진기를 사용하지 않으면 소모한 내공을 다시 회복할 수 있다. 진원진기는 이런 보통 내공과는 다르다. 진원진기를 사용한 다면 두 번 다시 회복할 수 없다. 한 마디로 말하면 회복할 수 있는 내공과 그 내공의 원천이 되는 내공이 있는데 그것을 진원진기라 부른다. 진원진기는 스스로 오랜 시간을 들여가며 운기조식을 통해 모으는 것과 다른 사람이 모은 진원진기를 개정대법(開頂大法)이라는 내공전수 방법을 통해 내공을 전해 주거나 아니면 천고의 영약을 먹어서 늘리는 단 세가지방법 뿐이다. 개정대법으로 내공을 전수해 줄 경우 개정대법으로 자신의 진원진기를 나누어주면 준 사람은 그만큼의 진원진기를 잃어버리는 것이다. 그리하여 개정대법은 친부모 자식간에도 쉽게 해주지 않을 정도였다. 자신의 생명과도 같은 진원진기를 내어준다는 것은 무림인들에게 죽음보다도 더한 형벌이었으니까 말이다. 또한 영약은 돈 주고도 못사는 것이라 구하기가 무척 어렵다. 기연이라도 만나면 모를까? 그러한 중요한 진원진기를 현성은 살막의 살수들과의 혈전에서 모두 사용해 버린 것이다. 복수를 위해 살아남아 야겠다는 생각으로 버티고 버티어 왔지만 더 이상 빠져나갈 수 없자 동귀어진(同歸於盡)의 각오로 모든 진원진기를 끌어 모아 최후의 초식을 펼친 것이다. 그러니 당연히 현성의 몸은 당장 죽어도 이상 할 것이 전혀 없는 상황이었다. 진원진기를 모두 소모한다는 것은 내공을 모두 잃는 다는 것과 동시에 죽음을 의미하니까 말이다. -먼저, 제가 현성님을 주인님으로 모시는 이유를 말씀드리겠습니다. 그 이유는 저의 창조주이자 저의 전 주인이셨던 레드 드래곤 고룡 카이라스님이 죽기 전 자신이 죽은 후 처음으로 레어에 들어온 존재를 저의 주인으로 모시라는 명령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고룡 카이라스님의 유언을 전해 드리겠습니다.- 이리엘의 말과 함께 현성은 난생 처음 보는 지상 최강의 생명체 드래곤이라는 생명체를 볼 수있었다. 엄청난 체구를 자랑하는 거대한 레드 드래곤 한 마리가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것이 보였다. 비록 직접 보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리엘의 3차원 영상은 실제로 눈앞에서 보는 것과 같이 생생했다. 잠시 후 그 거대한 생명체의 입이 열리며 이리엘과 같이 말이 아닌 의지로서 자신의 뜻을 전하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후후후, 나의 일족들이여 이 곳에 무슨 일로 찾아 온 것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이미 이 세상에서 할당된 수명이 끝났다내 나의 레어에 있는 모든 물건은 여기 이것을 처음 발견한 자네 써주게나 그럼 나는 이만......] 라는 말을 마친 카이라스는 곳 사라져 버렸다. 그 소리를 들은 현성은 기가 막혔다. 현재까지의 정보로 보면 이리엘이라는 인공지능 컴퓨터가 가동하는 항공모함의 전체 길이는 4700m 가로는 1400m로 전투능력 면에서 주위의 마나를 흡수해 가동한 상태라면 이리엘의 전투능력은 고룡과 전투 시 이기지는 못해도 지지는 않을 정도였다. 그런 엄청난 병기의 주인자리를 겨우 먼저 들어오는 사람에게 주겠다니 "도대체 그 카이라스라는 레드 드래곤은 알다가도 모르겠군. 처음 들어오는 존재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주겠다니 만약에 나쁜 마음을 먹은 인간이 들어왔다면 세계를 말아먹을 수도 있겠군 도대체 제 정신이야!"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이곳 카이라스님의 레어(이리엘의 본체 안임)에 들어가는 입구에는 강력한 보호 마법진으로 드래곤 중에서도 고룡급이 아니라면 쉽게 들어 올 수 없습니다. 그리고 또한 드래곤들은 제가 아니더라도 스스로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기에 제가 있으나 마나 한 것입니다. 자신도 그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으니 제가 가지고 있는 힘을 실질적으로 별 필요가 없는 것이지요.- "그럼, 드래곤들은 자신들끼리의 싸움이 없나?" -드래곤들은 강한 힘에 비해 그 수가 무척 적습니다. 세계적으로 모든 드래곤들의 수를 합친다 해도 100이 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게 적은 숫자에서 서로 싸우는 경우는 거의 없고 싸운다 해도 거의 장난 수준에서 끝나지요. 또한 드래곤들은 나이에 비례해 힘이 강해짐으로 서열은 나이에 따라 결정됩니다. 솔직히 드래곤들은 자신보다 높은 서열의 드래곤에게 싸움을 건다 해도 거의 대부분 나이가 많은 드래곤들이 이긴다는 사실을 알기에 거의 싸움은 없습니다.- "그래, 그럼 드래곤들은 자신의 나이에 비례해 힘이 강해진단 말인가 예외의 경우는 없나?" -예외라 기보다는 종족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힘은 레드 드래곤이 가장 강하고 그 다음이 실버 블루 블랙의 순서 대로고 나머지는 대충 비슷하고 그린 드래곤이 가장 약합니다.- "그래, 참 가죽 색에 따라 힘의 비율이 다른 종족이라는 건가 이상한 종족이군." 현성은 우습다는 듯이 미소 짓자 이리엘이 다음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해주기 시작했다. -주인님의 몸에 모든 마나가 소멸했음에도 지금 주인님의 몸에는 지금 까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마나가 존재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 말에 현성이 고개를 끄덕이자 이리엘이 다음 말을 하기 시작했다. -드래곤에게는 드래곤 하트라는 기관이 있는데 이것은 뜻 그대로 드래곤의 심장은 아니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붉은 보석형태의 드래곤 하트는 드래곤들이 평생 모은 마나를 저장하는 마나의 저장고입니다. 그런데 고룡이신 카이라스님의 드래곤 하트가 차원 이동하신 주인님의 몸으로 흡수되어 그렇습니다.- 그 말을 들은 현성은 엄청나게 놀라고 있었다. 자신의 고향을 잃은 대가로 엄청난 소위 말하는 기연을 얻은 것이다. 그것은 이어지는 이리엘의 말에 더욱 확신을 같게 했다. 이리엘의 말을 대충 요약하면 이렇다. 드래곤들은 자신이 죽을 때 자신의 육체를 대지로 반환하는데 그때 마침 현성이 나타나 드래곤 하트를 흡수해버린 것이다. 보통 드래곤 하트는 다른 생명체에 쉽게 융화되지 않는다. 하지만 카이라스는 자신의 드래곤 하트를 대지에 귀속되는 주문을 외워둔 상태였고 그 자리에 대신 있던 현성은 대지로 흘러가야 할 드래곤 하트를 대신 흡수한 것이다. 여기 까진 좋았지만 또 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현성의 몸이 드래곤 하트의 마나를 감당하지 못하는 것이다. 조그만 그릇에 들어가지도 않는 큰 물건을 억지로 구겨 넣은 상태랄까? 그런 상태가 되면 당연히 조그만 그릇은 깨지고 그릇 안에 있던 물건 또한 흘러나와 버린다. 지금 현성의 몸 상태라 그러했다. 현성의 몸이 폭주상태로 자멸하려 할 때 마침 현성을 새로운 주인으로 인식한 이리엘이 현성을 살리기 위해 카이라스 산맥의 모든 마나와 정령력, 그리고 생명력을 흡수해서 한성의 몸속을 뛰쳐나오려는 드래곤 하트의 마나를 막아선 것이다. 드래곤 하트의 마나를 막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마나를 흡수해야 했기에 만약 현성이 지금 정신을 차리지 못했더라면 얼마 안 있어 카이라스 산맥은 모든 마나를 소모하고 아무런 생명체도 살수 없는 죽음의 땅으로 변해 버렸을 것이다. 임시방편으로 이리엘이 현성의 몸에서 일어나는 마나 폭주를 막고 있을 당시 현성은 오르지 살아남아야 한다는 단 한 가지 생각으로 드래곤 하트의 기운을 역천기공의 구결에 따라 일주천 시킨 것이다. 그 결과 현성은 자신의 몸속에 있는 드래곤 하트의 기운을 조금이나마 자신의 마음대로 통재 할 수 있었고 그 결과 환골탈태(換骨奪胎)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임독양맥(任督兩脈)과 생사현관(生死玄關)이 타통 된 것이다. 환골탈태(換骨奪胎)한 현성의 몸은 많은 양의 드래곤 하트에 마나를 수용할 수 있었지만 그런 현성의 몸으로도 드래곤 하트의 엄청난 마나를 모두 감당 할 수 없었고, 또 다시 폭주하려는 드래곤 하트의 마나를 현성의 몸은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었다. 그때 마침 도움이 된 것은 의외로 이리엘의 처방이었다. 매직 이어링(Magic Earrings) 이리엘이 본 현성의 몸 상태는 엄청난 양의 드래곤 하트에 마나를 정체불명의 방법으로 약간 제어하는데 성공했고 그 결과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강한 육체를 손에 넣었지만 그것만으로는 드래곤 하트의 마나를 모두 감당할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현성의 몸에서 일어나는 문제점을 파악한 이리엘은 매직 이어링을 이용하여 마나의 폭주를 제어한 것이다. 매직 이어링이 한 일은 한성의 몸에서 일어나는 마나의 폭주를 진정시키는 일이었다. 지금 현성의 몸에는 엄청난 양의 마나가 세맥 곳곳에 잠자고 있었다. 만약 지금 당장 현성의 귀에 있는 매직 이어링을 제거한다면 현성의 몸은 또 다시 마나 폭주를 일으켜 자멸하고 말 것이다. 이리엘이 만든 매직 이어링은 절대 강도를 자랑한다고 하니 그렇게 쉽게는 파괴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또한 현성의 몸에는 약간이긴 하지만 드래곤 하트의 마나를 현성이 제어 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그 약간은 현성에게 있어서는 엄청난 양의 마나였다. 이리엘의 말로는 대충 1200살 정도 먹은 드래곤의 마나와 대등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매직 이어링과 현성의 몸이 견딜 수 있는 최대 수치까지 힘을 개방한다면 3500살 정도의 웜급 드래곤의 마나를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제 3 장 드래곤 하트의 주인 이러한 기연 뒤에는 이리엘도 모르는 하나의 우연이 겹쳐있었다. 그것은 바로 마나의 차이였다. 마법사들의 마나나 전사들이 가지고 있는 기는 모두 같은 성질이다. 하지만 성질이 같다고 해서 서로에게 마나를 무조건 나누어 줄 수는 없다. 그것은 무림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서로의 심법이 다를 경우 자신의 내공을 상대에게 준다는 것은 독약과도 같은 일이다. 사람의 혈액형이 다를 수도 있고 같을 수도 있는 것과 같이 마나의 성질 역시 사람에 따라서 모두 다르다. 서로 상반되는 가하면 서로 비슷한 속성의 마나를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다. 모든 사람들은 누구나 태어나면서 누구나 조금씩의 마나를 소유하고 있다. 그 이유는 모든 생명체들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생명력을 지속시켜주는 기본적인 마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마법사나 전사는 그 기운을 단련시키거나 더욱더 늘려서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방법을 터득한 사람일뿐이다. 그러한 마나는 서로의 마나 기운이 다르기에 다른 사람의 마나가 자신의 몸속에 침범한다면 한 사람의 몸속에 2종류의 마나가 서로 반발해 자멸해 버릴 것이다. 드래곤 하트의 마나가 몸속에 들어온다면 그 사람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마나와 드래곤 하트의 마나에서 발생하는 기본적인 마나 배열의 부조화로 인해 자멸할 것이다. 하지만 현성에게는 여기서 또 하나의 기연이 작용했다. 바로 진원진기의 소멸이었다. 본래 현성의 몸에 남아있던 내공은 모든 진원진기를 소모함과 동시에 소멸해 버렸기에 드래곤 하트의 마나와 현성의 몸에 존재하는 기본적인 마나 사이에서의 마나 반발이 전혀 없었던 것이다. 만약 현성의 몸에 조금의 내공이라도 남아있었다면 현성은 드래곤 하트의 마나를 제어하기도 전에 마나 반발로 인해 자멸했을 것이다. -주인님, 또 한 가지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 "뭐지, 이리엘 이미 충분히 엄청난 소리를 들었는데 또 무슨 소리야?" 현성이 의아해 하며 물었다. 사실 현성은 방금 전까지 엄청난 기쁨과 함께 슬픔을 동시에 느끼고 있었다. 당연히 기쁨은 드래곤이라는 초특급 영물의 내단인 드래곤 하트의 주인이 된 것이다. 현성의 생각으로 한 번에서 두 번 정도의 환골탈태(換骨奪胎)을 한다면 세맥 곳곳에 잠자고 있는 드래곤 하트의 마나를 모두 제어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다시 한번 환골탈태(換骨奪胎)를 이루게 되기까지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 같지만 말이다. 제 4 화 엘프 메이드(Elf Maid) 기쁜 일이 있으면 슬픈 일도 있는 법 현성에게 지금 가장 슬픈 일은 두 번 다시 자신의 고향인 중원으로 돌아갈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확신을 내린 이유는 이리엘의 설명 때문이었다. 이 시대에서 최고의 지식을 보유하고 있는 종족은 단연 드래곤이었다. 그 엄청난 세월을 살아오면서 방대한 양의 지식을 자랑하는 드래곤들 중 그 어떤 드래곤도 차원이동이라는 황당한 일을 시도한 적은 없고 발견 된 것도 없다고 한다. 그 결과 현성이 내린 결론은 중원 귀환 불가였다. 자신에게 강한 힘이 생겼음에도 무영에게 복수 할 수 있는 방법이 사라진 것이다. 이런 저런 생각으로 혼란스러워 하고 있던 현성은 이리엘의 말 한마디에 또 다시 깜짝 놀라야 했다. -지금 밖에 침입자가 있는 듯 합니다.- "침입자라고?" -그렇습니다. 숫자는 3명이며 전투 능력은 매우 주인님에 비하면 매우 미약합니다. 또한 결계를 파괴할 능력도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 이 세계에 와서 처음으로 다른 사람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이니 한번 만나 보는 것도 좋겠지." 현성이 몸을 일으켜 이리엘에게 그들이 어디 있냐고 물었지만 이리엘의 질문에 또 한 번 입을 다물어야 했다. -지금 주인님이 저와 대화를 나누는 이유는 제가 말이 아닌 의사의 전달로서 주인님과 대화하기 때문입니다. 주인님은 아직 이 세계의 언어를 습득하지 못하셨습니다. 그러므로 밖으로 나간다 해도 대화는 불가능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 한 가지 문제는 현재 주인님의 의복은 환골탈태(換骨奪胎)이라는 몸의 재구성을 하는 동안 소멸되어 현재 주인님은 알몸이신 상태입니다.- 이리엘의 말을 들은 후에야 생각이 난 건지 현성이 굳어진 몸을 풀며 말했다. "뭐야! 이리엘 그럼 말을 배워야 한다는 거야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지만 지금 당장은 어렵겠군. 옷은 또 어디서 구하지" -걱정하지 마십시오. 주인님 지식 전송 마법을 사용한다면 10분 안에 모든 이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언어를 전송 받으실 수 있습니다. 또한 의복 문제는 주인님이 지식전송마법을 시전 하는 동안 구성 가능합니다.- "호, 마법이라 그거 상당히 편한 방법이군. 마법으로 그런 것도 가능한 건가?" -물론입니다. 지금 당장 실행 하시겠습니까?- "좋아, 지금 당장 실행 해줘." 현성의 말과 동시에 현성의 귀에 걸려있던 매직 이어링이 빛을 내기 시작했고 그와 함께 현성의 머리 속으로 상상도 할 수 없는 다양한 종류의 언어가 흘러들어 오기 시작했다. 라이노스 대륙에 사는 인간을 비롯한 모든 유사인종들의 언어와 함께 심지어는 지능이 낮은 몬스터들의 언어까지 모두 흡수하는데 걸린 시간은 고작해야 9분 27초였다. 또한 지식 전송 마법을 마친 현성의 눈앞에는 난생 처음 보는 옷이 놓여 있었다. 대충 보니 이 세계의 평상복 같아 보이는 간편한 복장의 옷 한 벌 이었다. -주인님에게 지식전송 마법을 완료했습니다.- 현성이 옷을 입으며 참 신기하다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이 세계는 참 편리하군. 따로 공부할 필요 없이 이렇게 필요한 자료를 마법으로 전송해주면 말이야 우리 중원에서는 마법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하지 않거든." -주인님 지식전송 마법은 9서클 궁극 마법에 속해 있는 마법으로 인간으로서는 실현 불가능한 마법입니다. 그 결과 현재 지식전송 마법을 자유롭게 쓰는 종족은 드래곤들 뿐 입니다. - "음, 그래 일단 잡담은 나중에 하기로 하고 일단 나가 볼까 이 세계의 인간들이 어떻게 생겼나 구경도 할 겸 말이야, 근데 이리엘 여기서 나가도 너랑 이야기 할 수 있는 거야." -물론입니다. 이야기뿐만 아니라 행동명령 또한 가능합니다. 매직 이어링이 있어서 이기도 하지만 없더라도 원하신다면 통신은 가능합니다.- "좋아, 그럼 나가 볼까!" 현성이 동굴 밖으로 나가서 처음 본 것은 3명의 여인이었다. 한 명은 14~15살 정도의 소녀였고 다른 두 명은 17~19정도 되어 보이는 여자였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인간에 비해 엄청나게 아름다운 용모를 가지고 있었고 인간의 것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긴 귀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 뿐... "저분이 레드 드래곤 고룡 카이라스님인가" 아름다운 백금발 미녀가 입을 열자 그 옆에 있던 청색의 머리카락을 여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마 그런 것 같군요. 아이리스 타는 듯이 붉은 색의 머리카락에 붉은 눈동자 또 카이라스님의 드래곤 레어에서 나오는 것까지 말이에요." 그 소리를 들은 푸른 머리카락의 소녀가 갑자기 무서운지 초록색 눈동자 가득히 두려움과 공포가 담겨들었다. 그것은 애써서 담담한 척 하고 있지만 아이리스와 다이말로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다행이군요. 우리가 산 제물로 오니 재앙을 멈추어주신 것을 보니 말이에요. 이제 우리 다이로스도 안전하게 살아 갈 수 있을 것 같군요." 다이말로의 말에 아이리스 또한 고개를 끄덕이며 과거를 회상하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레드 드래곤 고룡인 카이라스의 얼굴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리 화가 난 것 같지는 않은 약간의 호기심을 담은 얼굴이었다. 역시 카이라스 산맥의 재앙은 카이라스가 장난삼아 내린 것이라고 생각하는 아이리스였다. 엘프들이 생각하는 재앙은 이리엘이 현성을 구하기 위해서 카이라스 산맥의 힘을 흡수한 것뿐이었고 마침 엘프 3명이 산 제물로 도착할 때 현성이 깨어나 이리엘이 카이라스 산맥의 힘의 흡수를 그만둔 것뿐이었다. 다만 그러한 사실이 엘프들이 보기에는 레드 드래곤인 카이라스가 산 제물을 받고 재앙을 멈춘 것으로 생각한 것이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저를 받아준 카이라스 산맥의 엘프들에게 보답한 것이라고 생각을 하니 그리 억울하지는 않군요." 아이리스의 말이 끝나자 다나아세스가 울먹이며 입을 열었다. "언니, 우리 이제 죽는 거야? 흑흑흑, 이제 레드 드래곤 카이라스님에게 잡아먹히는 거야?" 그 말에 둘 다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다나아세스 성인식을 마친지 고작 7년이 흘렀을 뿐인데(엘프들은 성인식은 140살에 한다) 아직 몸도 마음도 다 자라지 않은 인간으로 치자면 겨우 14살의 꿈과 소망을 가져야할 호기심 많은 어린 소녀였다. "어쩔 수 없어, 다나아세스 울음을 그쳐 우리는 죽어도 웃는 얼굴로 죽어야해 혹시 울다가 카이라스님의 기분이 상한다면 우리 일족이 전멸할지도 몰라 드래곤들 특히 레드 드래곤족들은 성미가 급하고 피와 살육을 즐기는 종족이니까 말이야. 다나아세스 너 설마 너희 할아버지와 다른 가족들까지 죽는 것은 원하지 않겠지." 아이리스의 말에 놀란 다나아세스가 울음을 그치려고 거친 숨을 몰아쉬자 다이말로가 귀찮다는 듯이 말했다. "그래, 그러니 조용히 하기 나해 질질 짜지 말고 너희 할아버지는 몰라도 내 동생까지 죽어서는 안 되니까." 이런 대화가 오가는 줄은 아는지 모르는지 이상하게도 레드 드래곤 카이라스는 자신들을 보고만 있을 뿐 다가오지 않았다. 제 4 화 엘프 메이드(Elf Maid) "아, 이거 미치겠군. 저것들은 또 뭐야 요괴인가 설마 이 세계에 인간이 살지 않는 것은 아니겠지 이 세계에서 처음 본 것이 요괴라니 미치겠군. 다 죽여 버릴까?" 엘프를 처음 보는 현성은 엘프들을 요괴로 오인했는지 죽여야 하나 말아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현성이 보기에는 푸른색머리카락이나 은빛눈동자에 긴 귀 이건 마치 전설에 나오는 요괴처럼 보였다. "미치겠군. 요괴라면 어떤 요술을 부릴지 모르는 것을 하지만 이리엘의 말로 이 세계에서 드래곤 보다 강한 생명체는 없다고 했으니까 상관없겠지." 현성은 눈앞의 요괴들을 어떻게 처리할까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물론 적에게 빈틈을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 얼굴은 포커페이스를 유지한 상태에서 말이다. "혹시, 요괴가 아니라 이 세계의 인간일 수도 있겠지 그리고 설마 요괴라고 해도 난 이길 수 있다. 아무리 강한 요괴라고 해도 난 이길 수 있어 좋아 어떤 요괴인지 한번 만나볼까."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 현성이 엘프들 앞으로 뛰어 내렸다. 현성은 엘프들을 괴물로 생각한 이유 중 하나인 이상한 머리카락색과 눈동자 색은 사실 현성도 마찬가지였다. 드래곤 하트를 흡수한 후 환골탈태(換骨奪胎)을 할 때 드래곤 하트의 영향을 받은 현성의 머리카락과 눈동자가 붉은 색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현성은 아직 모르고 있었다. 한편 현성이 갑자기 자신들을 향해 달려오자 깜짝 놀란 3명의 소녀는 두려운 마음과 공포가 물밀듯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아무리 죽음을 각오했다고는 해도 막상 닥치면 두려움과 공포가 밀려오는 것은 모든 생물의 본능이었다. 떨고 있는 3명의 엘프 소녀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은 아이리스가 대표로 나와 현성에게 자기소개(?)를 하기 시작했다. "지혜롭고 자비로우시며 위대하신 레드 드래곤 일족의 최 고룡이신 카이라스님께 미천한 숲의 종족인 저 아이리스가 인사 올립니다." 거의 자신의 머리를 땅에 박을 듯한 자세로 지혜롭고(?), 자비로우시며(?), 위대하신(?), 레드 드래곤 일족의 최 고룡(?)이신 카이라스님(?)의 처분을 기다리는 아이리스를 보며 현성은 황당한 기분을 감출 수 없었다. 요괴(?)를 처음 보는 터라 무척 긴장하고 언제든지 내력을 끌어올릴 만반의 준비를 마친 현성에게 갑자기 지혜롭고(?), 자비로우시며(?), 위대하신(?), 레드 드래곤 일족의 최 고룡(?)이신 카이라스님(?)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며 거의 오체복지(五體伏地) 수준으로 고개를 숙이고 자신을 미천한(?) 숲의 종족이라고 소개한 요괴(?)를 쳐다보았다. 현성은 이미 지식전송마법으로 모든 언어를 전송 받았기에 엘프어를 이해할 수 있었다. 덕분에 이들이 하는 말을 알아들을 수 있었지만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자신을 레드 드래곤 고룡 카이라스로 오해했다는 것 그리고 자신에게 적의가 전혀 없다는 것을 빼고 말이다.(음 그 정도면 다 알아들은 건가??) 한편 아이리스와 다른 두 명의 엘프 역시 무척 긴장한 상태였다. 처음의 무표정과는 달리 자신들에게 다가오면서 점점 무서운 표정을 지으며 무시, 무시한 드래곤의 기운을 마음 것 뿜어대면서 자신들에게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리스는 드래곤 특유의 무시, 무시한 기운을 온몸으로 받아 내느라 거의 실신 할 지경이었지만 자신의 할 일은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아이리스는 떨리는 마음으로 드래곤들이 좋아 할만한 모든 말을 꺼내며 말해보았지만 레드 드래곤 카이라스는 기분이 별로 좋지 않은지 별 표정 변화 없이 자신들의 모습을 하나하나 자세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사실 현성이 드래곤의 기운을 내뿜을 수 있었던 것은 현성의 기본적인 진원진기가 모두 소멸 한 상태에서 카이라스의 기운을 받아 들였기 때문이다. 현성은 그저 혹시 있을지 모르는 요괴(?)들의 기습을 대비해 자신의 내공을 끌어 올렸을 뿐이지만 그런 행동은 현성의 몸에서 레드 드래곤 특유의 기운을 내뿜는 것과 같은 효과도 나타내고 있었던 것이다. 엘프들에게 가까이 다가간 현성은 이 처음 보는 생명체들이 자신들에게 적의가 없다는 것을 알자 그들의 생김새를 차근, 차근 살펴보기 시작했다. 처음 보는 생명체에 대한 호기심이랄까? 현성이 처음에는 요괴라는 색안경을 끼고 봐서 그렇지 자세히 보니 모두 중원에서는 보기 힘든 상당한 미모를 가지고 있는 여인들이었다. 한편 카이라스가 자신들을 하나, 하나 살펴보기 시작하자 아이리스는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처음부터 레드 고룡인 카이라스는 기분이 좋지 않아 보였고(그저 현성이 좀 긴장했을 뿐이다.) 그 기분을 풀어 주기 위해 드래곤들이 좋아한다던 여러 가지 말을 해보았지만 대답은 해주지 않고 자신들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살피자 아이리스는 혹시 하는 마음에 다시 한 번 물어 보았다. "위대하신 고룡 카이라스님 저희들이 마음에 들지 않으신다면 다른 산 제물을 바칠 터이니 노여움을 거두소서." 아이리스는 최악의 경우 고룡 카이라스가 '어쭈 내가 니들 부탁을 들어주었는데 고작 이런 것들을 바쳐 이것들을 모두 죽여 살려'하는 경우를 생각하고 있었다. 만약 카이라스가 자신의 생각대로라면 카이라스 산맥의 엘프들이 오늘 모두 전멸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현성은 자신은 아무생각 없이 처음 보는 생명체를 처다 보고 있었다. 보면 볼수록 아름다운 여인들이었다. 중원에도 이런 미인들은 별로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성격도 상당히 온순한 것 같았고 또한 몸의 체질 또한 모두가 무공을 익히기에 적합한 체질이었다. 그런데 그때 무릎을 꿇고 오체복지(?)하고 있던 여인이 또 다시 입을 열자 방금 한 말속에서 산 제물이란 단어가 문득 눈에 들어왔다. "산 제물이라, 그럼 너희들이 나에게 바치는 산 제물이란 소리인가?" 지금 까지 아무 말이 없던 현성이 입을 열자 아이리스는 기뻐하며 입을 열었다. "그렇습니다. 위대하신 고룡 카이라스님 저희는 미천한 저희 일족이 카이라스님께 드리는 산 제물입니다. 저희가 마음에 들지 않으신다면 다른 산 제물을 바칠 터이니 노여움을 거두소서." "난 별로 너희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 건 아니야." 그 말을 하며 한참동안 그들 3명을 순서대로 훑어보던 현성은 엘프들에게 자신의 뒤를 따라 오라 말한 뒤 드래곤 레어로 들어가 버렸고 그 뒤를 따라 엘프 3명이 잔득 긴장하며 졸졸졸 현성의 뒤를 따라 드래곤 레어로 따라왔다. "이봐 이리엘 이것들이 뭔지 설명해봐, 너도 밖에서 있었던 일 다 알고 있지." 현성이 중원어로 이리엘에게 말하자 곳이어 이리엘의 대답과 함께 엘프들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흘러나왔다 물론 현성 만 들을 수 있는 소리로 말이다. -예, 주인님 지금 주인님을 따라온 종족은 엘프라는 상위 유사인종입니다.- "엘프?? 처음 들어보는 군." 현성이 처음 들어본다며 고개를 갸우뚱거리자 이리엘이 알겠다는 듯이 다시 입을 열기 시작했다. -주인님이 있으시었던 무림이란 곳에는 인간정도의 지능을 지닌 생명체는 인간과 그리고 영물이라는 존재만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맞아, 그럼 이 엘프란 것도 영물이란 말인가?" -아닙니다. 주인님 이 엘프라는 생명체는 인간 이상의 지능과 수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평균 수명은 800년에서 900년정도이며 주인님이 내단이라 부르시는 마나 증진용 아이템은 없습니다. 이곳 라이노스 대륙에는 주인님이 사시던 중원과는 다르게 여러 가지 여러 유사인종이 존재합니다.- "이봐, 잠깐 그 유사인종이 뭐지" -유사 인종이란 인간과 유사한 종족을 칭하는 말입니다. 대충 인간과의 사이에서 후손을 만들 수 있는 정도라고나 할까요.- "그럼 저것들이 인간의 아이를 낳을 수 있다는 말인가?" -그렇습니다. 참고로 이곳에 인간은 주인님의 세계인간과 유전자가 100퍼센트 일치합니다. 머리카락 색과 눈동자 색만 제외 한다면 거의 같다고 보여 집니다 물론 약간의 골격차이는 있습니다.- "음, 그렇다면 저 엘프라는 종은 인간의 일종이란 말인가 그리고 이 세계의 인간은 거의 모두 색목인인 모양이군." -그렇습니다. 주인님이 말씀하신 색목인과 주인님이 말한 중원인의 중간형태가 바로 이곳에 있는 사람들일 것입니다. 그리고 엘프는 인간보다는 상위에 있는 종족입니다.- 이리엘의 엘프에 대한 설명이 시작되었다. 현성이 이해한 이리엘이 말은 대충 엘프가 인간과 유사한 종류이며 또한 이 세계에 있는 정령들의 후예라는 사실이었고 엘프외에도 드워프와 묘인족등 유사인종들이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 엘프들이 말하는 산 제물의 의미도 알게 되었으며 엘프들이 산 제물을 보낸 이유가 바로 이리엘이 현성을 살리기 위해 흡수한 카이라스 산맥의 마나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된 것이다. '산 제물이라 죽을 것을 뻔히 알면서도 이곳으로 올라 왔다는 건가? 저 엘프들은 나를 레드 드래곤 카이라스로 오해 한 것 같군. 이리엘에게 들은 정보로 보면 저 엘프들은 다른 엘프들을 위한 희생양쯤 되겠군.' -아 주인님 방금 생각났는데 정신을 집중하셔서 저에게 물어보면 귀걸이가 있는 한 저는 주인님께 모든 정보를 제공해 드릴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굳이 말을 해서 물어 보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래, 그것 참 편리하군." 제 4 화 엘프 메이드(Elf Maid) 현성이 이런 저런 생각으로 고민에 빠져있을 때에 아이리스를 비롯한 두 명의 엘프 소녀들 또한 현성과는 또 다른 이유로 심각한 고민에 빠져들고 있었다. 자신을 따라오라는 말에 드래곤 레어 까지 따라 들어왔고 이제 죽었구나하는 생각에 마음에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알아들을 수 없는 이상한 언어로 누군가와 대화하는 듯하면서 자신들을 힐끔 힐끔 처다 보는 현성의 행동에 그녀들은 근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봐, 너희들 이름이 뭐냐 이쪽부터 나이나 특기 같은 자기소개나 해봐." 포악한 레드 드래곤이 난데없이 자신들에게 자기소개를 하라는 명령에 3명의 엘프들은 이게 무슨 소린가 하면서도 하나씩 자기소개를 시작 하고 있었다. "제 이름은 아이리스입니다. 나이는 올해로 194세입니다." "특기는 없어?" "저, 얼음의 중급정령을 다룰 줄 알며 마법은 6서클 유저입니다." "그래, 다음 청색머리" 현성에게 지명 당한 다이말로 역시 자기소개를 시작했다. 남은 엘프 둘의 자기소개는 이름 나이 특기 순으로 나열되었다. 이름 다이말로 나이 172세 특기 전기의 상급 정령을 소환 마지막으로 다나아세스라는 소녀는 나이 147세에 특기는 바람의 중급정령 소환정도였다. 그녀들의 자기소개를 들으면서 현성은 한 가지 의문이 생겼고 제 빨리 마음속으로 이리엘에게 질문했다. '이봐, 이리엘 정령이라는 게 도대체 뭐지' -예, 주인님 정령은 이곳과 다른 정령계라는 곳에 사는 정신체를 말 합니다. 정령들은 소환 후 계약을 맺는 다면 계약을 맺은 상대에게 충성을 맹세하며 물리적인 존재가 아닌 정신체로 평범한 무기에는 상처를 입지 않습니다. 검기나 마법에 의한 공격만이 정령들에게 데미지를 입힐 수 있습니다.- "음, 그래 그럼 너희들의 전투 능력은 대충 어느 정도지 나를 기준으로 너희들이 얼마 정도 있어야 날 상대 할 수 있을까?" 현성에 물음에 당황했는지 아이리스가 급히 머리를 땅에 닫을 정도로 숙이며 용서를 구해왔다.(혹시 오체복지?) "위대하신 고룡 카이라스님 저희들 따위가 아무리 많이 있다 해도 카이라스님의 발끝하나 상하게 할 수 없음을 아시지 않습니까? 제발 노여움을 거두소서." 아이리스는 현성이 자신들에게 화가나 있는 것으로 오인하고 자신의 잘못을 빌었다. 특기를 말하라고 할 때 정령술과 마법을 한다고 말한 것으로 카이라스의 기분이 상한 것으로 생각한 것이다. 하찮은 엘프 따위가 드래곤 앞에서 마법과 정령술을 한다고 말했으니 말이다. '이봐, 이리엘 이 여자 말이 정말이야?' -그렇습니다. 주인님.- '그 정도까지 전투력에 차이가 난단 말이야.' -드래곤과 엘프의 전투력은 아무리 많은 수가 있다고 해도이길 수 없는 종족의 차이입니다. 토끼가 아무리 많이 모여 있다고 해도 사자를 이길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그래, 그럼 지금 난 어때 난 인간이잖아 드래곤과 같이 엄청난 힘과 강력한 방어력을 자랑하는 비늘이 덥혀있는 것도 아니니까 말이야.' -주인님의 경우에는 신기하게도 환골탈태(換骨奪胎)이라는 것으로 신체를 재구성한 후 독에 대한 저항력과 피부의 강도가 드래곤의 비늘 정도는 되지 못 하지만 그에 준 하는 수준 올라가 있어서 항마력(抗魔力)을 제외 한다면 거의 엘프들에게는 드래곤과 별반 차이가 없는 상황과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저를 이용하신다면 주인님의 몸속에 존재하는 드래곤 하트의 마나를 100퍼센드 발휘하실 수 있습니다. 저의 동력원으로 주인님의 몸속에 잠자고 있는 드래곤 하트의 마나를 사용한다면 저의 전투력은 고룡 네 마리와 싸운다 해도 80퍼센트 이상의 승률을 장담 할 수 있습니다.- '탈태활골로 생긴 금강불괴와 만독불침을 말하는 것이 로군 그런데 나의 몸속에 잠자고 있는 내공을 이리엘의 동력원으로 사용 할 수 있었다니 놀랍군.' '그런데 이리엘 그럼 정령들은 전투력이 약한 건가 드래곤과의 싸움에서 도움이 되지 않을 정도로 말야.' -드래곤들이 가진 친화력은 정령들을 지배하는 4대 정령왕을 소환할 수 있을 정도로 높아서 오히려 엘프들 보다도 더 강한 친화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령왕들은 정령들에게 있어서 가희 절대적인 존재로 저들로서는 드래곤과의 전투 시 정령은 사용할 수 없습니다.- 현성이 이리엘과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그 모습을 보고 있는 3명의 엘프들은 가슴이 두 근반 세 근반 뛰고 있었다. 무슨 일인지 이 레드 드래곤은 자신들을 쉽게 잡아먹을 생각이 없는지 이런 저런 말로 자신들의 실수를 찾아서 그걸 핑계로 엘프들에게 무언가를 더 얻을 속셈인 것 같았다. 그게 아니라면 그저 자신들을 핑계로 트집을 잡아 카이라스 산맥의 엘프들을 괴롭히는 것을 즐기고 있는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드래곤들은 엘프들에게 아무 이유 없이 그냥 무언가를 요구한다 해도 엘프들은 들어 줄 수밖에 없는 약자의 처지이다. 그런 약자의 처지를 잘 알고 있는 드래곤들이지만 드래곤들은 그놈의 자존심이 뭔지 툭하면 별에 별 핑계를 다 대어가면서 엘프들을 괴롭혔다. 가령 버릇이 없다든지 자신을 얕본다든지 하는 식의 이유를 대면서 엘프들에게 시비를 거는 것이다. 그리고 그 대가로 드래곤들은 엘프들에게 꼭 무언가를 얻어가곤 했다. 그런 이유로 엘프들은 항상 드래곤을 만날 때 드래곤을 최고의 종족으로 높이고 자신을 제일 낮은 존재로 표현하며 그들의 비유를 맞추어 주곤 해왔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아이리스가 보기에 이 드래곤은 자신들을 처음 만날 때부터 별로 기분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 자신들이 산 제물로서 부족해서 그런 것일까? 하는 생각에 원한다면 다른 산 제물을 보내준다고 해도 별 관심이 없어 보이고 지금 아이리스는 눈앞에 레드 드래곤이 이러는 이유를 생각하며 숨을 죽여 야했다. 자신들은 이미 죽은 목숨이지만 이 카이라스 산맥에 살고 있는 다른 엘프들 아니었다. 절대로 자신들의 실수로 인해서 다른 엘프들의 목숨까지 위험하게 할 수는 없었다. 그들 중 자신의 소중한 존재가 있었기에...... 아이리스의 이런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현성은 눈앞의 엘프들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 지 깊은 고민에 빠져 들고 있었다. 제 4 화 엘프 메이드(Elf Maid) 1 . 그냥 죽인다. 가장 간편하지만 이건 별 이득도 없을뿐더러 눈앞의 소녀들의 미모와 무공의 재능이 아까워서 죽이기는 싫다. 2 . 그냥 보내준다. 이것도 편하고 좋은 해결책이긴 하지만 싫다. 왜 내가 내 소유가 된 것을 다시 돌려주어야 하겠는가 그것도 자기 발로 걸어 들어온 것을 또한 처음 보는 이 신기한 생명체를 그냥 보내주긴 싫다. 3 . 그냥 내가 데리고 있는 다. 음, 이거 좋은 방법이군. 이리엘의 말로는 인간보다 상위 종족이라고 했으니까 데리고 있으면서 시녀로 쓰는 것도 좋겠군. 무공 좀 가르치고 말야. 좋아 결정했다. 현성의 마음은 그냥 데리고 있는 쪽으로 서서히 기울고 있었다. 어차피 이곳에서 중원으로 돌아갈 방법을 찾지 못했지만 언젠가는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그 동안은 이곳에서 지내야 할 것 같으니 그 동안만이라도 자신의 시중을 들 아이들이 필요했던 것이다. 또 무공에도 소질이 있어 보이니 이곳에서의 계획한 일에 대한 첫걸음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이기도 했다. 지금 까지 생각하는 듯한 표정을 짓던 현성이 마음을 결정한 듯이 그들을 향해 돌아서며 입을 열었다. "너희들은 여기 나한테 바쳐지는 산 제물로 온 거지 나의 식사 거리로 말이야?" "예, 그렇습니다." 식사 거리로 라는 말 때문일까 대답하는 아이리스의 목소리가 조금씩 떨리고 있었다.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인 현성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래, 하지만 난 너희들을 잡아먹고 싶은 생각이 없는데 어쩌지 대신 다른 용도로 쓸 생각이거든." 현성의 말에 아이리스와 다이말로 그리고 다나아세스는 아까 보다 더 창백한 얼굴이 되어 같다. 그들의 표정은 마치 아까 왜 그렇게 자신들을 가지고 장난을 친 건지 알겠다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이때 마침 가만히 있던 다이말로가 입을 열었다. "카이라스님의 말씀은 잘 알았습니다. 저희는 성심성의 것 카이라스님을 위해 봉사하겠습니다. 그러니 저희가 카이라스님을 모시는 동안에는 저희 일족에게 아무런 피해도 없게 해주시겠지요. 카이라스님." 현성은 그 말을 듣고 엘프 중에서 이해력이 빠른 엘프도 있구나 하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면서 입을 열었다. "그야 당연하지 너희들이 있는 데 내가 왜 엘프들을 괴롭히겠니." 완전히 자신을 이미 세상을 뜨고 없는 카이라스로 위장하기로 마음먹은 현성은 그녀의 말에 수긍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현성은 어차피 이곳에서 자신이 계획한 일을 실행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가상의 신분을 하나 만들 생각이었지만 기왕 이렇게 된 거 그냥 이미 죽고 없는 레드 드래곤족 고룡 카이라스 행세를 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그 소리를 들은 다이말로는 안심했다는 듯이 안도의 한 숨을 쉬며 다시 입을 열었다. "그 깊은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그럼 제가 먼저 카이라스님을 모시지요." 다이말로의 말을 들은 현성은 다이말로가 자신의 일족을 무척이나 아낀다고 생각했다. 그저 그녀에게 자신의 일족을 괴롭히지 않는 다는 말 한마디를 했을 뿐인데 그녀가 무척 다행이라는 표정을 지으며 안도에 한숨을 내쉬는 것이 현성의 눈에 띠었기 때문이었다. "음 좋아 다이말로 내가 처음 날 모시겠다고 좋아 모두 따라와라." '이봐 이리엘 이곳에서 내가 묵을 만 한 방이 있나?' -예, 주인님 지금 앞으로 곧바로 가신다면 카이라스님이 인간형으로 머무시던 장소가 나옵니다.- 이리엘의 말과 동시에 아무 것도 없던 장소에 벽이 갈라지면서 하나의 긴 통로가 나타났다. 그리고 그 통로의 양쪽에는 많은 방들의 문이 존재했다. '그래, 다행이군. 혹시 없으면 어쩌나 했는데 말이야. 방은 하나 뿐 인가 앞으로 내 시중들 이 아이들의 숙소도 있어야겠지.' -물론입니다. 주인님 이곳의 방은 총 24개가 있습니다.- '호오, 상당히 많군. 일단 이 녀석들의 방을 정해준 후 따로 설명을 듣기로 하지 이 녀석들이 묵을 만한 장소는 어디지?' -21 번, 방부터 23번, 방까지입니다.- '음, 그래 마침 숫자도 딱 맡겠다. 좋겠군. 이 녀석들을 각자 방에다 대려다 주어야겠군.' "너희들은 여기 방에 각자 들어가 준비하고 있도록 해라 난 잠시 볼일이 있으니 잠시 후에 오겠다. 알겠느냐." "예, 알겠습니다. 카이라스님." "음, 이봐 이리엘 내가 잠시 쉴만한 방이 몇 번이지." -24 번, 방입니다.- "그래, 저 녀석들 방과도 가까워서 편하겠군." 현성이 24번, 방으로 들어간 후 현성은 한동안 입을 다물 수 없었다. 방은 그야 말로 엄청난 초호화판이었다. 현성이 마교(魔敎) 교주의 후계자로 지목되었을 때도 이렇게 호화로운 방에서 묵어 본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현성이 들어간 방은 무척이나 서구적으로 꾸며져 있었다. 천장에는 자동적인 라이트(Light) 마법이 시전 되어있는지 밝게 빛나고 있었으며 바닥과 천장 주변 벽면은 아름다운 벽화와 조각들로 꾸밈새 있게 짜여져 있었으며 거대한 침대와 책상 그리고 벽면 오른쪽 가득히 모여 있는 술과 책등은 대충 보아도 수 만 여개는 되어 보였다. 하지만 현성은 그렇게 놀라지 않은 것 같은 표정을 지으며 여유롭게 주위를 훑어 본 후 가장 자리에 있는 붉은 색 드래곤 모양이 조각되어 있는 의자에 앉았다. "상당히 좋은 방이군. 이 방 속에 있는 것들은 정말 대단한걸. 처음보지만 상당히 아름다운 예술작품들 같아 보이는 군. 그리고 천장에 박혀있는 야명주(夜明珠)는 처음 보는 것이군. 야명주가 이 정도의 밝은 빛을 낼 수 있다니." -이 방은 카이라스님이 과거에 엘프와 드워프 요정족들에게 명령해서 만든 레어의 일부를 저의 몸체로 이동시킨 것으로 조각품에는 드워프 일족의 장인 솜씨와 엘프의 아름다움 그리고 요정의 축복이 깃들어진 작품들입니다.- 제 4 화 엘프 메이드(Elf Maid) "그래, 정말 아름답고 잘 만들어진 방이군. 그런데 방금 말한 드워프와 요정족이란 뭐지 그것도 유사인종들인가?" -예, 그렇습니다. 드워프들은 대대로 물건 만드는 솜씨와 뛰어난 장인정신을 가지고 있는 일족으로 검과 갑옷 등 무기구를 만드는 재주 또한 특출한 종족입니다. 자세한 설명을 해드릴까요. 원하신다면 제가 주인님의 눈 각막에 정보를 이동시켜 주인님이 드워프의 모습을 실제로 보여드릴 수도 있습니다.- "오, 재미있겠군. 그대로 실행해봐." 현성의 명령에 따라 현성의 눈 각막으로 정보가 전송되기 시작하자 놀라운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현성의 눈앞에는 반투명 상태의 땅 딸만한 종족들이 모여 무언가를 만들고 이었다. 무기를 만드는 드워프 생활에 쓰이는 물건을 만드는 드워프 그와 함께 드래곤의 언어로 드워프들의 전투 능력 등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것은 카이라스님이 발명하신 반 입체모형을 실행시킨 것입니다. 원하신다면 다른 각도로 보실 수 있으며 현재보고 있는 모습은 카이라스 산맥에 살고 있는 한 드워프 부족의 모습입니다.- "호, 놀랍군. 마치 눈앞에서 보고 있는 것 같군 이것도 마법이라는 걸로 만든 것인가 정말 이 세계의 마법이란 것은 놀랍군." -지금 보고 있는 광경이 마법에 의한 화면전송임은 사실이지만 눈앞에 보여지는 현상은 마법이 아닌 주인님의 눈 각막에 정보를 전송해 입체감을 느끼게 한 것으로 주인님을 제외 한 다른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 그런데 저 드워프들 근처에 있는 건 뭐지 색깔별로 다르게 나타나는 군." -저것은 카이라스님이 장난삼아 만드신 것인데 현재 비추어 지는 생명체에 전투능력을 측정한 것입니다.- "어떻게 전투능력을 측정하지 보아도 알 수 없을 것 같은 데 말이야?" -여기에 나오는 것은 기본 체력과 마나 그리고 정령과의 친화력 등이 나타나있습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대충 20~30퍼센트 정도의 오차가 있을 뿐 거의 정확합니다.- "놀랍군. 놀라워 정말 놀랍군 그래 여기 와서 마법이라는 것을 보니 정말 신기하군. 나도 마법을 배울 수 있나?" -가능합니다. 하지만 지금 주인님의 몸속에 내장 되어있는 마나 상태로는 언령(言靈)과 용언(龍言)만으로 마법발동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마법을 배우시겠습니까?- "그래, 음 아니 일단은 저 녀석에게 할 일을 가르쳐 주어야겠군 요정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들어야 할 것 같군. 이봐 이곳에 요리할만한 곳이 있나?" -예 20번째 방이 부엌이 있습니다.- "음, 그래 참 한 가지 궁금한 일이 있는데 말야. 내 머리카락 색과 눈동자 색이 왜 붉은 색으로 바뀐 거지?" -예, 주인님이 환골탈태(換骨奪胎)의 이라 지칭하신 많은 양의 마나를 이용해 몸을 재구성하는 이 방법은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마나에 많은 영양을 받습니다. 하지만 지금 주인님이 소유하고 있는 마나는 화(火)의 성질을 강하게 가지고 있는 마나입니다. 때문에 환골탈태(換骨奪胎)시 그 영향으로 인해 머리카락의 색과 눈동자의 색이 붉어진 것으로 추측되고 있습니다.- "음, 그래 하긴 별로 신경을 쓸 필요는 없겠지. 아니지, 이봐 여기서 웃을 제작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얼마나 걸리지 내가 원하는 형상대로 말이다. 내 옷과 아까 그 여자 3명의 옷 말이다." -옷의 재질과 형태를 말씀해주신다면 제작 완료까지 대략 7분 ~ 10분, 가량이 소모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말에 현성이 자신과 엘프들이 입을 옷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옷의 모양은 자신이 중원에서 사용하던 옷 그대로였다. 자신은 중원 선비들이 즐겨 입던 흰색 경장에 붉은 색 화룡(火龍)을 수놓아 달라고 했고 그와 함께 붉은 색 부채를 주문했다. 3 명의 엘프들에게는 각각 중원 여인들이 입는 옷을 설명해주면서 흰색 경장에 은은히 은빛이 감도는 백호(白虎)를 수놓은 옷 한 벌과 청색 바탕에 거북이와 용의 합쳐진 형상인 현무(玄武)의 모습이 수놓아져 있는 옷 한 벌 그리고 마지막으로 푸른색 바탕의 천에 금빛 새가 날아다니는 형상의 주작(朱雀)을 수놓아 달라고 말했다. 이 말을 마친 현성은 엘프들이 머물고 있는 방으로 향했다. 현재 현성은 여기서 한 가지 새로운 목표를 새우고 그것의 실현 단계로 3명의 엘프에게 마교의 무공을 가르치려는 생각이었다. 현성의 새로운 목표란 바로 이곳 라이노스 대륙에 제 2 의 마교를 창설하는 일이었다. 자신이 본래 가지고 있어야 했던 자리 현성은 이곳에서 그 꿈을 실현하고자 생각하고 있었다. 두 번 다시 잃어버리지 않을 현성 자신의 자리를 말이다. 그 전초기지로 현성은 자신의 직속 친위대였던 사신단(四神團)을 부활시키려 하고 있었다. "저기 아이리스 언니 우리 이제 어떻게 되는 거야 이대로, 이대로 평생 살아야 하는 거야 흑흑흑." 다나아세스가 눈물을 글썽이며 아이리스에게 말하자 다이말로가 신경질 난다는 듯이 말했다. "투정 그만 부려 어차피 죽을 목숨이었어. 그저 조금 더 연장된 것뿐이야. 좋게 생각해." "싫어, 그냥 죽는 편이 더나 그렇게 사느니... 그냥 죽는 편이 더 낫다고!! 흑흑흑, 어째서 다이말로 언니는 어째서 그렇게 담담한 거야 난, 난 흑흑." 울먹이며 싫어, 싫어를 연발하는 다나아세스를 바라보며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아이리스가 위로하며 말했다. "다나아세스, 우리도 좋아서 이렇게 있는 거 아니야 우리도 차라리 그냥 죽고 싶어 자결하고 싶다고 하지만 그럼 우리 일족들이 위험 할 꺼야. 일족뿐만이 아니라 우리 가족들이 아디이드님 그리고 라이나의 가족들 그리고 다이로스." 말을 하면서도 감정이 북돋아 오르는지 아이리스의 눈에도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고 아름다운 목소리 또한 매우 떨리고 있었다. "다이말로도 좋아서 이러는 건 아니야 다 가족을 생각해서 그런 거야 알겠니. 나도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아." "아이리스 언니, 흑흑," 아이리스마저 눈에 눈물을 보이자 다나아세스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는지 펑펑 눈물을 흘리며 아이리스에게 매달렸다. 그 광경을 보고 있던 다이말로도 같은 기분인지 자신의 고향 이 있던 방향만을 쳐다보고 있었다. "흑흑, 다이말로 언니 미안해요. 언니도 좋아서 그런 건 아닐 걸 뻔히 알면서 제가 심한 말을 했어요. 죄송해요. 흑흑." 눈물을 흘리면서 미안하다는 말과 죄송하다는 말을 연발하는 다나아세스에게 다이말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자신이 왔던 방향만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음 ,내가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한 것 같군 이리엘 녀석에게 궁금한 걸 이것, 저것 물어보다. 보니 생각보다.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렸어.' 현성의 눈앞에 21번이라는 용언으로 쓰인 문이 나타나자 현성은 방문을 활짝 열고 방으로 들어 같다. 그런데 무슨 일인지 3명의 엘프 중 2명의 눈이 무척 충혈 되어있는 것이 무척 많이 운 것 같았고 전체 적으로 분위기는 무척이나 떨어져 있었다. '음, 분위기가 왜 이런 거지 이상하게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가라 앉아있군 그래.' "이봐, 무슨 일들이지 무슨 일로 이렇게 분위기가 가라 앉아있는 거야." 현성의 물음에 아이리스가 나서며 먼저 입을 열었다. "아무런 일도 아닙니다. 카이라스님 심려하지 마시지요." 현성은 뭔가 숨기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그저 이곳에 무슨 일을 당할지 그것이 걱정되어 그런 것이리라 생각하고 입을 열었다. "그래, 아무 일도 아니라 혹시 이곳에 있는 것이 싫은 것 아냐 하지만 너희 스스로 온 것이고 또 어차피 죽으러 온 것이지만 살게 되었는데 기쁘지 않아." 현성의 말에 3명의 엘프들이 몸을 떨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마지 모든 생사(生死)를 통달한 눈빛으로 아니 모든 것을 포기한 듯한 허망한 눈빛으로 현성을 바라보며 현성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음, 별로 좋지 않은 것 같군." "아닙니다. 카이라스님 오히려 죽을 저희들을 살려주신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제가 먼저 카이라스님을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다이말로가 입을 열며 자신이 먼저 자신의 시중을 들겠다고 하자 현성은 기분이 매우 좋았다. 이제 조금 있으면 이리엘에게 말한 옷이 완성될 것이고 그러면 이 3명의 엘프는 자신의 하녀겸 친위대로 만들 생각이었고 그 전에 그녀들이 할 일과 약간의 무술을 가르쳐줄 생각다. 그런데 무슨 일인지 엘프 둘은 그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눈치였다. 그런 중에 그나마 마지막 하나가 경험(?)이 있는지 자진해서 지원하자 현성은 기쁜 마음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 타이핑 者 : [KOR]TheYtsejaM (당나귀 호환 P2P 프루나) 프루나에서 제가 타이핑한 소설들과 그 외 제가 모은 소설들을 공유했습니다. 검색어 : [KOR]TheYtsejaM 또는 TheYtsejaM 로 검색하시면 제가 공유한 파일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소유자가 1이라도 관계없습니다. 저는 항상 접속해 있으니까요. 제가 접속해 있지 않을 때는(파일이 안 받아지고 있을 때는) 제가 집에 없거나 파일 받기 대기 중일 겁니다. 기다리시면 하루 안에 반드시 받으실 수 있으실 겁니다. 무협도 엄청나게 많이(약 1기가 정도) 텍스트파일로 가지고 있는데 너무 파일이 많아서 그거 다 편집하려니 짜증나서 일단은 판타지만 공유중입니다. 무협도 필요하시면 프루나에서 메시지 전송 기능으로 쪽지 보내십시오. ************************************************************************************* 제 4 화 엘프 메이드(Elf Maid) "좋아, 이름이 다이말로라고 했나 마음에 드는군. 그럼 네가 먼저 저 둘에게 시범을 보이는 것이 좋겠군." "여, 여기서 말씀이십니까?" 다이말로가 약간은 당황한 듯한 목소리로 질문하자 현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당연하지 여기서 하지 않는 다면 저 둘이 보고 배울 일이 없을 것 아냐 당연히 저 둘이 보이는 장소에서 해야지 안 그래?" "예, 맞는 말씀입니다." 떨리는 목소리로 약간은 긴장한 것 같은 다이말로를 보며 현성은 이상하게 생각했다. '엘프들은 남의 시중을 드는 것이 무척 수치스럽다고 생각하는 종족인가 보군 다른 엘프 앞에서 시중들라는 소리에 저렇게 과민반응을 보이다니 응, 뭐, 뭐지?' 현성은 눈앞의 다이말로의 행동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 이유는 다이말로가 자신의 몸에 걸치고 있던 나뭇잎과 천을 엮어서 만든 옷을 천천히 벗고 있었기 때문이다. 현성이 놀랄 사이도 없이 다이말로는 몸은 완전히 알몸이 되어 있었다. 현성은 말을 잇지 못하고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 버리고 말았다. 현성은 아직 동정이었다. 당연히 여성의 여체를 본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다이말로도 부끄러운지 얼굴뿐만 아니라 목덜미와 귀 끝까지 새 빨갛게 물들어 있었고 마치 금방이라도 다이말로의 얼굴에서는 붉은 물이 뚝뚝 떨어 질 것 같았다.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는 현성의 시야에 다이말로의 아름다운 몸매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다이말로의 몸은 늘씬하고 군살 하나 없으며 나올 곳은 나오고 들어갈 곳은 들어간 균형 잡힌 아름다운 몸매였다. 또한 티끌하나 없는 새하얀 피부는 현성의 성욕(性慾)을 불러들이기에 충분했다. '뭐야!! 도대체 무슨 짓을 하는 거야 아까부터 하는 짓이 이상하다. 했더니 저것들이 내 말에 무슨 오해를 한 모양이군 음 참아라. 현성 이 정도 유혹에 넘어가면 넌 현성이 아니다. 설마 이런 일로 19년간 지켜온 나의 동정을 이렇게 잃을 수는 없지.' "야, 누가 너 보고 옷 벗으라고 했냐? 빨리 다시 입어." "예?" 현성의 목소리에 두 눈을 꼭 감고 현성의 처분(?)을 기다리던 다이말로는 현성의 말에 그게 무슨 뜻이냐는 표정으로 현성을 처다 보았고 현성은 다시 한번 다이말로에게 옷을 입으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때서야 자신의 옷을 다시 주엄 주엄 주어 입던 다이말로를 뒤로하고 현성은 또 다시 생각에 잠겼다. '우씨, 그러고 보니 저것들에게 할 일을 설명해 주려고 여기에 온 거였잖아 어쩐지 표정이 좋지 않다. 했더니 저것들이 내가 다른 용도로 쓴다는 말을 오해를 한 모양이군.' 사실 그녀들이 현성의 말을 오해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현성을 드래곤으로 알고 있는 3명의 엘프들은 드래곤이 산 제물로 바쳐진 엘프들을 살려 둔다는 것은 성노(性奴)로 사용하는 경우 뿐 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현성이 자신들에게 시중을 들라는 말은 현성의 뜻처럼 단순한 식사 준비나 방청소등의 잔심부름이 아니라 잠자리 시중을 들라는 뜻으로 오인한 것이다. 엘프들에게 순결은 자신의 반려자(伴侶者)에게 바칠 증표(證票)와도 같은 것이다. 엘프들은 일부일처(一夫一妻)재로 평생 한 명의 상대에게만 사랑을 바친다. 엘프들은 보통 짝이 정해져 있는 엘프를 사랑하지 않으며 만약 자신이 사랑하는 상대가 자신이 아닌 다른 상대를 선택한다면 남은 엘프는 보통 자결을 선택한다. 평생 그 사람을 가슴에 기리며 살아가기보다는 죽음을 선택하는 것이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경우에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보통 다른 사람이 사랑하는 상대는 자신의 반려로 선택하지 않으며 만약 짝사랑의 경우에도 엘프들의 경우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상대에게 자신의 마음을 밝히지는 않지만 상대가 눈치를 챌 정도로 표현하기에 상대도 자신이 상대를 좋아하는 것을 알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통 이런 경우 상대가 마음에 든다면 결혼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드물지만 마음에 들지 않으면 상대 엘프는 자신을 좋아하는 엘프를 그냥 방치해둔다. 이럴 경우 자신이 좋아하는 상대가 자신을 선택 할 때까지 자신이 사랑하는 상대를 따라다닌다. 만약, 그 상대가 자신을 선택하지 않고 다른 상대를 선택한다면 선택 당하지 못 한 엘프는 자결을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엘프들의 사랑은 서로에 대한 완벽한 구속이다. 만약, 한 엘프가 두 명의 엘프들 받아들이는 경우는 있을 수 없는 것이다. 즉, 일부다처(一夫多妻)제나 일처다부(一妻多夫)제가 존재하지 않는 다는 의미이다. 엘프들에게 사랑은 둘이 한 몸이 되는 의식과도 같은 것이다. 서로에가 서로에게 행하는 완벽한 구속이야말로 엘프들의 사랑의 결정체이다. 그런 엘프들에게 순결은 엘프들의 구속조건의 지극히 기본적인 요소이다. 보통 노예로 잡혀간 엘프들은 순결을 잃는다면 자결하는 것이 보통이고 자결할 수 없는 조건이 되어도 강제로 자신의 순결을 빼앗은 상대에게 복종하지는 않는다. 보통의 엘프들의 사랑은 오랜 세월에 걸쳐서 완성된다. 짧게는 40년에서 길게는 100년이 넘도록 사귀는 경우도 있다. 그러한 시간 덕분에 엘프들은 이미 상대가 있는 엘프에게는 마음을 주지 않는다. 한 마디로 A라는 엘프를 B라는 엘프가 짝 사랑 한다면 다른 엘프들은 B라는 엘프에 대한 연애 적 관심을 끊는 것이다. 이런 엘프들의 사랑 방법 때문에 엘프들의 실연에 의한 자살 확률은 지극히 적은 편이다. 이러한 현상은 남녀의 구분이 없다. 또한 엘프들에게 재혼할 확률은 거의 없다. 만약, 자신의 반려가 사망한 경우에는 평생혼자 살아가거나 아니면 따라 죽는 2가지의 방법만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현성에게 꼼짝없이 잡아먹힌다고 생각한 3명의 엘프에게 다른 용도로 쓴다는 것은 엘프들의 생각에 성노뿐이었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자결을 선택하겠지만 만약 자신들이 자결한다면 다른 엘프들에게 닥칠 보복 때문에 차마 죽을 수도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이런 상황은 엘프들에게 있어서는 죽은 것 만 못한 일이다. 사랑하지 않는 상대를 위해 평생을 살아야 하다니 그것도 자신들이 실수하거나 상대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자신들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가족까지 위험한 상황이니 말이다. 물론 현성은 그럴 의도가 아니라 그저 단순한 자신의 하녀&친위대로 사용할 생각이었지만 말이다. 또한 현성은 드래곤들이 산 제물로 온 엘프들을 살려둔다는 것이 그런 의도로 살려둔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으니 말이다. 제 4 화 엘프 메이드(Elf Maid) 이런 저런 생각에 열중해 있던 현성에게 다이말로가 입을 열었다. "저, 저기...." "뭐야." "저, 제가 마음에 들지 않으십니까? 제가 너무 부족해서 저로는 만족을 못하시는 모양이군요. 죄송합니다. 부디 용서해 주세요." "......." 다이말로의 말을 듣고 할 말을 잃어버린 현성에게 이번에는 아이리스가 입을 열었다. "저, 죄송합니다. 다이말로가 마음에 드시지 않는 다면 카이라스님의 마음에드는 다른 엘프들을 데리고 오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니 부디 노여움을 거두소서." "....." 현성이 아무런 대답 없이 아이리스만 뚫어지게 처다 보자 이번에는 아이리스가 옷을 벗기 시작했다. 현성은 그저 하도 어이가 없어서 이런 말을 하는 아이리스를 쳐다본 것뿐이 것만 아이리스가 또 무슨 오해를 한 모양이었다. "그... 그만 그만둬" 아이리스의 몸이 거의 반 나체상태가 되서야 정신을 차린 현성이 입을 열고 급히 중단(?) 명령을 내렸다. 옷을 벗다 말고 멈추어서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아이리스를 보며 한성이 다시 한 번 옷을 입으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런데 입으라는 옷은 입지 않고 엉뚱한 소리만 해대니.... "용서해 주십시오. 카이라스님 저희들이 미천하여 카이라스님을 만족시켜(?) 드리지 못했으나 분명히 다른 엘프들 가운데 카이라스님의 마음에 드는 엘프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제발 노여움을 거두시고 저희 미천한 일족을 용서해 주십시오." 황당 그 자체였다. 현성이 그만 멈추라는 말을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런 것으로 오해한 모양인지 더 황당한 소리를 늘어놓는 아이리스에게 현성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나마 정상적인 것 같은 다나아세스를 보며 모든 엘프들은 이런 것일까 하는 심각한 고민에 빠져있는 현성의 모습을 또 오해한 모양인지 아이리스는 다나아세스를 가르치며 입을 열었다. "카이라스님 다나아세스가 마음에 드십니까? 카이라스님의 취향(?)을 미처 몰랐습니다. 저희들 대신 다른 아이들을 바치도록 하겠습니다. 원하신다면 저희 보다 더 어린 여아들을 바치도록 하겠습니다." 가만히 듣고 있던 현성은 슬며시 울화가 치밀었다. 다이말로와 아이리스의 말은 완전히 자신을 색마(色魔)취급 있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아직 다 자라지도 않는 어린 유아들을 좋아하는 변태성욕(變態性慾)자로 말이다. 다나아세스는 현성을 보며 마치 변태(變態)라도 보는 것처럼 혐오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았고 처음보다 더욱 공포에 질린 눈빛으로 현성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것을 본 아이리스가 다나아세스에게 제발 가만히 있으라는 눈치를 보내고 있었다. 그 광경을 목격한 현성은 기가 막혀 입을 열었다. "야!! 내가 무슨 변태인 줄 알아 누가 너희들보고 옷 벗으라고 했냐? 이것들이 도대체 나를 어떻게 보고." 현성의 화난 외침에 당황했는지 아이리스가 더듬거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저.... 그... 그럼.... 저희를 저.... 성노로.... 쓰실..... 생각..... 이 없다..... 는 말씀...... 이십....니까" "그래, 내가 언제 내가 너희들을 성노로 쓴 하고 한 마디라도 말한 적이 있냐? 그것도 사람을 어린애들이나 좋아하는 변태로 몰고 있어." "저, 그럼 도대체 저희를 왜 살려 주신다는 것입니까? 카이라스님." 다이말로의 황당한 말에 현성이 기가 막힌다는 듯이 대답했다. "그럼 너희들은 내가 잡아먹어 주기를 바라냐? 그것도 아니면 성노로 쓰기를 원 하냐?" "저, 그럼 저희를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그런 일이 아니라면 저희를 살려 주실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난 지금 너희들을 내 메이드(maid)겸 호위무사로 쓸 생각이다." "예, 메이드와 호위무사라니요. 그럼 저희들을 데리고 어디론가 유희를 떠나실 생각이란 말씀이십니까?" 약간은 놀라면서도 희망이 담긴 듯한 다이말로의 목소리에 현성은 제 빨리 이리엘에게 질문을 던졌다. '이봐, 이리엘 유희라는게 뭐지 유희를 떠난다니 그게 무슨 뜻이야?' -유희란 드래곤들이 오랜 삶의 지겨움을 이기지 못하고 장난삼아서 폴리모프(Polymope)라는 변신마법을 사용해 다른 종족으로 변하여 그 종족으로서의 삶을 즐기는 것을 말합니다.- "그건 아니다. 뭐, 어떻게 보면 유희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유희는 아니겠군. 난 놀이를 할 생각이 없거든" "그게, 대체 무슨 말씀이 신지?" 현성은 아이리스가 꼬치, 꼬치 물어 보기 시작하자 귀찮다는 듯이 네가 알 필요가 없다는 대답으로 일축한 후 이리엘에게 만들어 놓으라고 했던 옷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이봐, 이리엘 옷은 몇 번 방에 있지' -19 번, 방과 18번, 방이 옷장입니다. 주인님 그 중에 18번, 방에 옷을 가져다 놓았습니다.- '그래, 그럼 한 번 가볼까.' "이봐, 뭘 하고 있어 어서 내 뒤를 따라와." 현성의 말에 어리둥절하고 있던 3명의 엘프가 벌떡 일어나 현성의 뒤를 따라 오기 시작했다. 18 번, 방으로 들어가자 현성은 물론이고 뒤따르던 엘프 3명 또한 크게 놀랐다. 방안에는 최소한 4~5만 벌은 되어 보이는 각양, 각색의 옷들이 늘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 맨 앞에는 현성이 이리엘에게 만들어 놓으라고 한 옷 4벌이 놓여있었다. 그 중에서 현성은 화룡이 새겨져있는 자신의 옷을 들고 나온 후 아이리스에게는 백호가 새겨진 옷을 주었고 다이말로에게는 현무가 새겨진 옷을 다나아세스에게는 주작이 새겨진 옷을 주며 갈아입으라고 말한 후 19번, 방으로 들어가 현성도 자신의 옷을 갈아 입으려했다. 그러나 한 가지 문제에 봉착하고 말았다. 그 문제는 바로.. "저, 카이라스님 저희는 이 옷을 어떻게 입는 건지 옷 입는 방법을 모르는 대요." 아이리스의 말에 현성은 비로소 이들이 중원에서 입는 옷을 한번도 본적이 없다는 사실을 기억해냈다. 할 수없이 현성은 일일이 그들의 옷 입는 방법을 설명해 주어야 했다. 중원의 옷을 입는 방법을 모두 전수(?)한 후에서야 현성은 옆방에 가서 옷을 갈아입을 수 있었다. 현성의 생각보다. 이리엘은 훨씬 훌륭한 옷을 만들어 주었다. 옷의 재질은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무척 적당한 온도를 유지해주면서도 좋은 신축성과 질감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자신의 생각대로 매우 아름다운 화룡 한 마리가 수놓아져 있었다. "음, 내 생각대론 걸 내 마음에 쏙 들어 어떻게 이렇게 내 생각대로 만들 수 있지 이리엘." -주인님이 생각하고 있는 이미지를 그대로 입체화해서 만든 것입니다. 주인님의 기억이 비교적 생생했기에 만들기에 큰 불편함을 없었습니다.- "훗, 그래 이 옷은 내가 중원에서 만든 것이지 저 녀석들 옷도 같이 말이야 어디 저 녀석들이 옷을 잘 입었나 보러가 볼까." 현성이 나와 보니 그들은 모두 옷을 잘 갈아입고 나와 있었다. 하지만 다나아세스는 옷을 약간 잘못입고 있었다. 겉옷과 속옷이 바뀐 것이다. "음, 다나아세스 옷을 잘못 입었다. 다시 갈아 입고와 겉옷과 속옷을 바꿔서 입었어." "예에.... 아예." 약간은 긴장한 듯한 다나아세스가 옷을 갈아입고 오자 현성은 본래 목적인 그들의 해야 할 일을 알려줄 수 있었다. "음, 너희들은 일단 각자21 22 23번 방에서 머물면서 내 시중을 든다. 물론 잠자리 시중은 아니다. 알겠느냐?" "예." "오늘은 너무 늦었으니 이만 자도록 해라 내일부터 너희들이 해야 할 일을 알려주도록 하지." "예, 알겠습니다." "참, 자기 전에는 옷을 갈아입고 자도록 해라." "예." 제 5 화 키메라 로이나스 "음, 이리엘" 조용한 방 한 가운데서 마치 금방이라도 살아서 움직일 듯한 붉은 색 화룡이 수놓아진 용포를 입고 있으며 또 한 손에는 붉은 색 화룡이 수놓아진 부채를 들고 있는 청년이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허공을 향해 외치자 아무 생명체도 존재하지 않는 공허한 공간에서 조용히 대답 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예, 주인님 부르셨습니까?- "이리엘 곳에 방이 총 24개라고 했지, 그런데 그 방안에 각각 무엇 무엇이 들어가 있지 하나, 하나 설명해 주겠나?" -예, 주인님 일단 24번, 방에는 주인님이 머무시는 방이며 21번, 방부터 23번, 방까지는 여러 가지 침구와 생황용품들이 준비되어있어서 카이라스님께서 가끔씩 이 종족들을 데리고 와서 사용하시던 방입니다.- 이리엘의 말에 현성이 궁금하다는 듯이 물었다. "이봐, 이리엘 내가 지금 까지 생각한 결과로 드래곤이란 종족은 다른 종족들을 무척이나 무시하는 것 같더군 그런데 이 종족들에게 저렇게 좋은 방을 준비해 줬단 말이야?" -그 방은 카이라스님이 다른 유사인종의 여성에게 배정해주신 방입니다. 자신의 잠자리 노예로 말입니다.- "훗, 그래서였군. 그것들이 왜 그러나 했더니 이유가 그거였나 보군. 그런데 드래곤들이 정말 산 제물로 온 제물을 살려주는 경우는 성노로 쓸 때뿐인가?" -예, 드래곤들은 자신들 외 다른 종족을 무시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또한 자존심 또한 강하지요. 드래곤들이 산 제물을 살려두는 경우는 성노로 이용 할 때뿐입니다.- "그래, 그런데 그것들이 나에게 그렇게 행동한 이유가 그것뿐인가?" -아마, 그 엘프들은 자신들이 드래곤의 마음에 들지 않아서 드래곤이 노여워했다고 생각해서 그런 것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드래곤들이 제물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는 무척이나 날뛰는 모양이지." -예, 그렇습니다. 일반적으로 약간의 살육 후 다른 제물을 가지고 가는 경우도 있지만 심한 경우에는 모두 죽여버리기도 하니까 말입니다.- "그럴 경우, 드래곤의 제물로 선택된 엘프들은 어떻게 하지 드래곤의 마음에 들지 않는 제물 말이야." -보통 그 자리에서 죽여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 그것참 그럼 그 아이리스라는 여자는 처음부터 자신을 죽여 달라고 말한 거나 마찬가지잖아." -아마 자신의 가족 때문일 겁니다. 자신은 어차피 죽겠지만 가족들은 살아야 하니까요. 드래곤의 노여움을 사 잘못하면 자신의 가족들은 물론 모든 일족이 해를 당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 그것 참 살신성인(殺身成仁)의 정신이군. 가족과 일족을 위해 자기 자신을 희생시킨다는 것인가." -예, 과거로부터 종종 있어왔던 일입니다. 드래곤의 노여움을 푸는 대신 산 제물을 드리는 것이 지요. 가끔 가다 드래곤들이 장난삼아 부탁을 들어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 참 그 방 이야기를 계속해봐." 이리엘이 말한 방의 정리는 대충 이러했다. 1 번, 방과 2번, 방에는 지금은 죽고 없는 카이라스가 자신과 그 외의 다른 여러 가지 마법 무구들을 연구하거나 발명한 연구실이었고 3번, 방부터 6번, 방까지는 서재로 약 40만권에 가까운 각종 도서들이 열람되어있으며. 그곳에 열람되어 있는 책들의 종류도 다양해서 검술 교본 책과 창술 교본책등 무술 교본 책과 그 외에도 지금은 현존하지 않는 고대의 마법 책이라든가 정령술에 대해서 기록된 책도 있었다. 서재 다음에 있는 방은 무기창고였다. 무기창고는 총 9개로 7번, 방부터 15번, 방까지였다. 무기 창고에는 무기류가 있는 방이 7번부터9번 방까지였고 10번부터12번, 방까지는 마법무구가 마지막으로 13번, 방부터 15번, 방까지는 방어구들이 들어있었고 또한 16번, 방과 17번, 방에는 골동품 저장고인데 고룡 카이라스가 생전에 모아둔 여러 가지 예술작품들의 창고가 존재한다고 말했다.(지금 그 작품 중 1개 만나와도 중소 도시 하나쯤은 살수 있을 돈이라나) 그 다음 방은 옷장 2개와 부엌이었고 그 옆방3개는 손님용(?)숙소가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현성이 머물고 있는 24번, 방이 나온다. 방에 관한 이리엘의 설명이 모두 끝나자 현성은 지금 당장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일었다. 원래는 엘프들과 같이 내일 갈 생각이었지만 이리엘의 설명을 듣고 있자니 구경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진 현성이었다. "이봐, 이리엘 지금 당장 1번 방부터 한번 구경하도록 하지." -알겠습니다.- 현성이 자신의 방에서 나와 1번, 방으로 들어가자 1번, 방에는 현성이 태어나서 한번도 본적이 없는 이상한 물건들이 방치 되어있는 연구소였다. 삼각대 모양의 이상하게 생긴 유리병이라든지 아니면 길 다란 유리관 속에 이상하게 생긴 액체와 가루들이 들어가 있었고 쾌쾌한 냄새를 내는 약병들이 널려있었다. 현성이 이 이상한 방을 보고 놀랄 겨를도 없이 연구실의 벽면 옆을 본 한성은 기절 할 정도로 놀라야했다. 현성이 본 벽면 옆에는 현성이 이제까지 한번도 본적이 없는 괴상한 모습의 괴물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신장이 5미터는 되는 듯한 거대한 괴물부터 1.5미터 정도의 돼지를 닮은 인간이 있는가 하면 인간의 몸에 소의 머리를 단 7미터짜리 괴물도 있었다. 지금은 모두 죽은 것인 듯 움직이지 않았지만 지금 당장이라도 유리관에서 뛰쳐나와 현성을 덮칠 듯한 곳 살아서 움직일 듯이 생생한 모습이었다. "이리엘, 이것들은 뭐지?" 현성의 질문에 이리엘이 현성의 눈앞에 있는 괴물들에 대해서 설명해주기 시작했다. -주인님의 눈앞에 있는 생명체들은 이곳에서 몬스터(Monster)라 불리 우는 존재로 성격이 난폭하고 사나우며 인간을 잡아먹기도 하는 존재로 1인 전투력은 인간보다 훨씬 뛰어납니다.- "후, 그럼 이런 몬스터들이 이곳에 있는 이유는 뭐지 그것도 마치 금방이라도 살아서 움직일 것처럼 생생하게 말이야." -그것은 이 몬스터들이 아직 죽지 않고 반 가사상태에 빠져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잠, 잠깐 잠깐 멈춰봐 이리엘 뭐 이 몬스터들이 죽은 것이 아니라는 말이야?" -예, 그렇습니다. 몬스터들은 지금 현재 몸의 모든 기능이 거의 정지한 상태로 살아있습니다.- "놀랍군. 그런데 이곳에는 이런 거대한 생명체들이 존재한단 말인가" -예, 이곳에는 몬스터라 불리 우는 수많은 종류의 생명체들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곳에 이런 몬스터들이 존재하는 이유는 카이라스님이 키메라를 연구하시기 위해 잡아다 놓은 것입니다.- "키메라? 그건 또 뭐지?" -키메라란 마법사들이 만드는 합성 생물로 각 종족의 장점을 모아 만든 생명체입니다. 예를 들어 지금 주인님의 눈앞에 있는 신장 5미터에 초록색 피부를 가진 몬스터는 이곳에서 오우거라고 불리 우는데 그 힘이 무척 강해서 혼자서 인간 수 십 명은 상대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그 옆에 있는 3미터 짜리 괴물은 트롤이란 생명체로 재생력이 뛰어나서 팔 하나가 날아간다 해도 2~3분 정도가 지나면 다시 재생되어 멀쩡히 돌아다니는 생명체입니다. 이렇게 많은 몬스터들의 장점을 모아 합성 몬스터인 키메라를 만드는 것입니다.- 이리엘이 한 마디 한 마디 말할 때마다. 현성은 놀라운 마음을 감출 수 가없었다. 각 종족의 장점만을 모아서 생명체를 재창조하다니 그것이 가능한 일이란 말인가 "이리엘 생명체의 제 창조라니 그런 것이 정말로 가능한가." -예, 주인님 현재까지 인간들이 만든 많은 수의 키메라들이 존재하는데 유전자 조작에 생명체로 제 창조라는 뜻보다는 한 생명체에 부족한 것을 조립한 형태에 가깝습니다.- "그럼, 그 키메라라는 것은 무척 강하겠군 그래 모든 몬스터들의 장점만을 모아서 만들다니 말이야." -꼭,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일단 키메라가 성공적으로 만들어질 확률이 매우 낮습니다. 거의 백에 하나가 나온다면 많이 나온 것일 정도이니까요. 그리고 또한 키메라는 자신의 세대로 생을 마감하기에 후손을 남길 수도 없고 합성 생명체이기 때문인지 수명 또한 길어야 25년 정도로 매우 짧습니다.- 이리엘의 설명이 시작되자 현성은 그에 비례해서 키메라란 존재에 대한 호기심도 점점 줄어들었다. 제 5 화 키메라 로이나스 이리엘의 설명에서 키메라란 종은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많은 종이었다. 성공확률이 대단히 낮고 설령 성공한다. 하더라도 본래의 계획대로 완성되지는 않는다. 뿐만 아니라 완성된 키메라는 보통 인간이나 기사에게는 강할지 몰라도 마나를 다루는 기술 즉 검기나 마법에는 속수무책이었다. 또한 지능이 매우 낮고 완성된다 해도 주인에 대한 충성심을 각인 시키는 것 또한 힘이 많이 든다. 이리엘의 설명이 대충 끝나 가는 것 같자 현성은 키메라에 대한 관심을 끊어 버렸다. 키메라라는 존재는 득보다는 실이 많은 생명체였다. -하지만, 그것은 인간들이 만든 경우 일뿐입니다.- 이리엘의 말에 놀란 현성이 귀를 곤두세우자 이리엘의 키메라에 대한 설명이 이어 지기 시작했다. -인간들이 아닌 고룡 카이라스님이 만드신 키메라들은 인간들이 만든 키메라처럼 수명이 짧지 않고 전투능력 또한 월등히 높습니다.- "그 키메라라는 것에 대해서 자세히 말해봐 이리엘." -예, 주인님 고룡 카이라스님이 만드신 키메라가 인간들의 키메라 보다 월등한 이유는 일단 엄청난 지식 때문이지요. 인간들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의 지식과 자료들을 가지고 있으십니다. 또한 인간들은 키메라의 재료로 많은 제약을 받지만 카이라스님은 그런 것을 신경 쓰실 필요가 없으십니다.- "그래, 그 정도 이유만으로 엄청난 전투력의 차이가 올 수 있다는 말인가 그리고 내가 가장 궁금한 것은 고룡 카이라스가 만든 키메라는 마나를 이용한 전투가 가능하냐는 거야?" -마나를 이용한 전투는 어느 정도까지 가능합니다. 고룡 카이라스님께서 만드신 키메라는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만 그 중에서도 NO. 174가 가장 뛰어 납니다.- "NO. 174라고 어디 있지 전투능력은 어느 정도고 지능은 어느 정도지" -전투능력은 키메라들 중 가장 뛰어나지만 지능은 백치 수준입니다.- "백치라고 그런데도 키메라들 중 가장 강하다는 건가." 전투능력을 측정할 때 지능은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사한이다. 그런데 백치의 키메라가 가장 높은 전투능력을 가지고 있다니 고민하던 현성은 자신이 가장 궁금해하는 문제를 이리엘에게 물었다. "그럼 마나에 의한 전투는 가능 한가 백치상태라면 불가능할 것 같은데?" -마나를 이용한 전투는 가능합니다. 키메라의 마나량은 검기(劍氣)를 뿜어 낼 정도이며 마법 또한 7서클까지 사용 가능합니다. 아마 유사인종이나 몬스터들 가운데서도 1:1로 그 키메라를 이길 수 있는 자는 많지 않을 것입니다.- "믿을 수 없군. 내 생각에 검기를 뿜어낼 정도의 내공이라면 최소한 1갑자는 되어야 할 것인데 참 그런데 그 마법의 서클이라는 것이 어느 정도 인지 설명해 주겠나. 마법도 말이야" -예, 마법이란 자신의 몸에 존재하는 소량의 마나를 이용해 대 자연에 널려있는 많은 양의 마나를 조정해서 그것을 구체화시키는 것입니다. 마법에는 많은 종류가 있는데 대표적으로 화염계열과 얼음계열 바람계열 이 주로 쓰입니다. 마법은 공격 외에도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는데 장거리 이동마법인 워프와 단거리 이동 마법인 텔레포트 그리고 방어 마법계열등 많은 종류의 마법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마나의 서클이란 자신이 움직일 수 있는 자연적인 마나의 양을 표시한 것인데 그것을 서클이라 표현합니다. 서클은 1서클부터 9서클까지 존재하며 그 위의 존재에는 언령과 용언 마법이 있습니다.- "그럼, 그 서클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의 마나량을 움직일 수 있는 정도이지." 현성이 마법에 대한 호기심 어린 얼굴로 질문하자 이리엘의 서클 마나량에 대한 대답이 흘러나왔다. -기본적인 1서클의 마나량은 보통 인간이 가지고 있는 마나량 보다 약간 많은 정도이며 1서클로는 그리 강한 마법을 시전 할 수는 없습니다. 최소 3서클정도는 되어야 기본적인 공격 마법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마법사는 극히 극소수이며 일반적인 4서클 이상부터는 마법사라는 호칭을 받게 됩니다. 4서클 마법사의 마나량은 대충 검기를 사용할 수 있는 수준에 약간 못 미치는 양으로 6서클부터는 검기 수준에 마나량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한 6서클부터 마도사란 호칭을 받게 됩니다. 역사에 기록된 바로 인간이 시전 할 수 있는 최고위 서클은 8서클입니다. 인간들은 8서클의 마도사를 대 마도사라 칭하고 대 마도사의 마나량은 검강(劍剛)을 시전 하는 정도입니다.- "대단하군. 마법사들이 그 정도의 마나를 가지고 있다면 검술을 연마해도 되겠는 걸, 검기와 검강을 시전 할 정도의 마나량이라니." -방금 주인님이 말씀하신 말은 실현 불가능한 말입니다.- "뭐, 이유가 뭐지" -인간들 중 뛰어난 천재가 어렸을 때부터 마법공부를 시작한다고 해도 보통 6서클에 머물며 죽을 때까지 마법만 연구한다. 해도 보통 7서클 유저 정도의 실력입니다. 동시에 검을 연마할 시간은 거의 없습니다.- "그래 마법이 그렇게 까지 어려운 것인가." -예, 인간들에게 마법사란 지극히 적은 숫자로 4서클의 마법사라고 해도 귀중한 대접을 받습니다. 시간은 오래 걸리겠지만 한번에 시전 하는 마법으로 대규모 공격이 가능하니까요. 숫자가 많은 검사들에 비해 좋은 대접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음, 그런 이유로 검과 마법을 동시에 익히는 것이 어려운 일인가 하지만 많은 양의 마나량을 소유하고 있는 마도사들이 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약간의 검술만으로도 검기를 뿜어낸다면 꾀 쓸만할 것 같은데 말이야." -그것 또한 힘든 일입니다. 그리고 전사들과 다르게 마법사들이 사용할 수 있는 마나량은 자신의 몸에 있는 마나가 아닌 외부의 마나를 이용한 것으로 검기를 시전 할 정도의 마나를 이용 할 수 있다고 해도 실제로 검기를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음, 그래 그럼 마법과 검을 동시에 사용하는 건 힘들다는 말인 것 같군."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극히 드문 경우이며 보통 검과 마법을 동시에 쓰는 사람들을 마법전사라고들 하는데 일반적이 마법전사들은 검을 쓰는 전사들 중 마나의 사용이 자유로운 자들이 2서클이나 높아봐야 3서클정도의 마법을 시전 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래, 인간들이 익힐 수 있는 한계가 8서클이라고 했나 이리엘." -예, 그렇습니다.- "그 이유가 뭐지?" -가장 큰 이유는 아무리 똑똑한 인간이라도 100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8서클의 벽을 넘어 서기는 힘듭니다. 또한 그 이상의 시간이 주어진다 해도 인간들이 8서클 이상의 마나를 다루기는 불가능합니다.- "뭐, 그 이유가 뭐지 검강 정도를 실현할 마나를 움직일 수 있다면 몸에 있는 마나는 그보다 더 소량일 것 같은데 다루기가 불가능하다니?" -그것이 문제입니다. 검사들의 경우에도 검강의 경지를 이루기는 매우 힘듭니다. 마법사의 경우는 자신의 몸속의 소량의 마나로 대 자연에 흩어져 있는 많은 양의 주위 마나를 컨트롤 해주어야하는데 그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그것을 보조하기 위해 마법을 사용할 때 주문을 외우는데 마법의 주문은 그 위력이 강할수록 필요로 하는 마나의 양이 증가하기 때문에 주문을 외우는 시간 또한 길어집니다. 또한 8서클의 강한 위력의 마법을 사용하려면 대 마도사라 하더라도 하루에 2번 정도 시전 할 수 있는 마나가 있을 뿐입니다. 또한 마법은 마나량이 많다고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많은 양의 마나를 가진 검사라고 해도 검법을 모른다면 훨씬 적은 양의 마나로도 자신보다 많은 양의 마나를 소유한 상대를 이길 수도 있지 않습니까? 마법도 마찬가지입니다. 오히려 마법은 검술보다는 더 많은 양의 지식을 필요로 합니다.- 제 5 화 키메라 로이나스 -마법의 여러 종류가 있듯이 각각의 마법을 실현할 때 그에 알 맡는 공식으로 마나를 결합시켜주어야 마법이 발동하며 마나의 조합공식을 모른다면 아무리 많은 양의 마나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마법을 사용할 수도 없습니다. 주인님의 경우에도 드래곤급의 마나를 소유하고 있으시지만 마법을 사용하실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것도 그렇군." -주인님의 말씀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많은 양의 마나를 소유한 대 마도사라고 해도 검술을 배우지 않고는 검기를 시전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럼 인간이 9서클에 도달하기는 불가능하다는 건가?" -현실적으로 그렇습니다. 만약 인간이 아닌 유사인종이라면 가능할지도 모르겠지만 유사인종들은 긴 수명이 반대로 독으로 작용해 낙천적으로 변한 성격으로 인해 많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높은 경지에 이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정신적인 성장에 있어서도 상당히 느려서 성장속도는 인간에 비해 10배정도 느립니다.- "호, 그럼 엘프들은 어떻지 엘프들의 경우에 인간과 같이 수련을 한다면 어느 정도 시간 후에 9서클에 도달할 수 있을 까" -거의 200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엘프들은 기본적으로 3서클이나 4서클은 마스터했을 정도로 마법에 능숙한 종족입니다. 아마 700살 이상의 엘프들은 특별한 노력 없이도 거의 대부분 7서클에서 8서클의 마도사들 일 것입니다.- "대단하군. 엘프라는 종족은 그런데 왜 드래곤과의 싸움에서 이렇게 밀리는 것이지 그 정도의 마법실력이라면 드래곤과도 한번 싸울 수 있을 것 같은데." -주인님 마법의 창조주가 누구인지 아십니까?- "아니? 마법의 창조주라니 설마.." -예, 주인님의 예상대로 드래곤입니다. 드래곤들은 마법의 종족이라 불리고 있습니다. 드래곤이 사용하는 9서클 마법의 위력과 엘프들이 사용하는 9서클 마법의 위력은 차원이 다릅니다. 주인님의 경우를 예로 든다면 주인님이 시전 하신 검강과 이제 막 검강를 사용할 줄 아는 초보 검사의 검강 중 어느 것이 강하겠습니까?- "당연히 내가 시전 하는 검강이겠지."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드래곤들의 항마력(抗魔力)은 6서클이상의 주문이 아니면 먹혀들어 가지 않습니다. 결국은 7서클과 8서클 그리고 9서클의 마법만을 사용하여야 하는데 그것도 거의 극소수의 엘프들 만이 사용할 수 있고 설령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엘프들의 마법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위력의 드래곤이 방어마법을 펼친다면 엘프들의 공격은 드래곤이 방어막을 뚫지는 못합니다. 또한 엘프들이 강력한 마법을 사용할 동안 긴 주문을 외우는 것과 달리 드래곤들은 시동어 만으로도 마법시전이 가능합니다.- "후후, 이렇게 들어보니 드래곤이란 생명체는 거의 무적에 가까운 생명체로군 그래." -이것만으로도 무시 무시 하지만 드래곤들의 가장 무서운 무기는 바로 브레스입니다.- "드래곤 브레스말인가?" -예, 드래곤들의 브레스는 드래곤들이 사용하는 그 어떤 마법보다도 강합니다. 드래곤들은 자신의 속성에 맞는 브레스를 내 뿜는데 전력으로 뿜은 브래스의 위력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갓 성룡이된 드래곤이 전력으로 브레스를 내 뿜는다면 궁극의 9서클 방어 마법이 3장 정도는 필요할 것입니다. 또한 마법 범위 또한 광범위해서 설마 방어마법을 이용해 방어한다 해도 방어막의 영역 외에 존재하는 생명체들은 브레스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후, 무시, 무시 하군 그래 갓 성룡이 된 드래곤의 브레스가 그 정도 위력이라면 더 강한 웜급 드래곤이나 에이션트급이라면 엄청나겠군." 이리엘에게 드래곤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현성이 기겁하고 있을 때 갑자기 현성은 한 가지 의문에 빠져들었다. '잠깐 그럼 지금 나의 전투능력은 어느 정도라는 거지 드래곤과 비교해서 말이야? 마나량이 같다고 해도 드래곤의 육체와 브레스는 어쩔 수 없잖아' "이봐, 이리엘 그럼 나의 전투능력은 드래곤과 비교해서 어느 정도지 고룡의 드래곤 하트가 있다고 해도 나는 드래곤처럼 항마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강력한 브레스를 사용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 -현재 드래곤과 주인님의 전투 능력을 비교해 본다면 주인님이 컨트롤 할 수 있는 순수 마나량을 최대 수치까지 끌어올린다면 3500살 정도의 드래곤의 마나와 대등합니다. 하지만 드래곤과의 싸움에서 변수는 마법사가 아니라 전사입니다. 전사들은 검에 마나를 싫어서 사용하는 전사들 특유의 기술을 사용하는데 이 공격에는 드래곤이 가지고 있는 항마력과 관련이 없는 공격이기에 전사의 각자 기량에 따라 다를 것입니다. 또 전투에는 나름대로의 변수도 존재하기 때문에 정확한 승률을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드래곤의 비늘을 뚫을 정도의 위력은 검강 정도는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주인님이 마법을 배우신다면 주인님의 마나로는 9서클 마법위에 존재하는 언령 마법이나 용언 마법을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훗, 검사의 기량에 따라 다르다. 나에게 마법 따위는 필요 없다. 음 난 역천기공(逆天氣功) 마신무(魔神武)를 능가하는 무공이나 마법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현재 몸에 있는 드래곤 하트의 마력으로 마신무 제 12 장 마광폭뢰(魔光爆雷)를 펼친다면 그 위력은 나 역시도 장담하기 어렵거든." -주인님이 사용하시는 정체불명의 마나 컨트롤 방법을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그래, 이 세계에는 내공 심법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 모양이군. 하지만 내가 있던 중원에서는 내공 심법이라는 몸속에 마나를 모으는 방법이 존재하지." -주인님이 드래곤 하트의 마나를 흡수할 때 사용하시던 방법을 말씀하시는 것 같군요.- "그래, 하지만 중원의 무(武)는 이것이 끝이 아니다. 특히 대(大) 천마교(天魔敎)의 무공은 말이다!" 현성은 강한 어조로 외치기 시작했다. "설령, 드래곤이라 해도 무시 할 수는 없을 정도로 말야." 현성의 확신이 담긴 강한 어조로 말한 한 마디에는 천마교 무공에 대한 자부심과 믿음이 담겨져 있었다. "참, 이리엘 그 NO. 174라는 키메라가 검기를 사용한다고 했지 그리고 마법도 7서클 마스터라고 했고 말이야." -예, 그렇습니다.- 이리엘의 대답에 현성은 뭔가 이상하다는 듯이 이리엘에게 물었다. "이봐, 이리엘 마법은 분명히 엄청난 지식이 있어야지 실현 가능하다고 하지 않았나, 그런데 어떻게 백치상태인 키메라가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거지?" -사실, NO. 174는 마법을 사용하는 것은 거의 본능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본능, 그게 무슨 소리지 엄청난 지식과 마나의 배열을 알아야 마법 실행이 가능하다고 말하지 않았나?" -하지만 항상 예외는 있는 법입니다. 드래곤들의 경우는 마나 배열을 계산하지 않지만 단순한 불의 이미지를 그리는 것만으로도 화염 마법을 실행할 수 있지요. 그 이유는 주위의 마나가 드래곤의 강한 정신력으로 인해 자동적인 마나 배열이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NO. 174도 이와 마찬가지 원리입니다.- "이봐, 이리엘 드래곤들은 마나 공식 없이도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인가 그 이유가 뭐지 아무리 많은 양의 마나를 소유하고 있다고 해도 마법 공식을 모르면 마법을 실현 할 수 없다고 하지 않았나." -그렇습니다. 아무리 많은 양의 마나를 소유하고 있다고 해도 마나의 공식을 모르면 마법을 실현시킬 수 없습니다. 하지만 드래곤들은 다릅니다.- "무엇이 다르다는 거지?" -드래곤이 마법의 창시자라는 것은 이미 주인님께 말씀드린바 있습니다. 마법이 처음 생겨난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42만년전 일입니다. 그 당시의 드래곤들도 역시 높은 지능과 방대한양의 마나를 가지고 있었지만 지금의 마법처럼 정확한 마나 체계가 갖추어진 상태는 아니었습니다.- 42 만년전에 있었던 마법의 탄생에 대해 강한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던 현성은 이리엘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물론, 그전에도 드래곤들은 지금의 마법처럼 체계적이지는 못했지만 마법의 시조라 할만한 것을 사용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용언 마법이라 불리는 것인데- "잠깐만." 이리엘의 말을 중간에 자르는 현성의 말에 이리엘은 이상하다는 듯한 목소리로 물었다. 방금 전까지 궁금해 죽겠다는 표정으로 귀를 기울이던 현성이 갑자기 무엇 때문에 이러는가 하는 생각에서였다. 제 5 화 키메라 로이나스 "용언이란게 뭐지 그리고 언령마법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말야 옛날 이야기하기 전에 그게 뭔지 좀 알려 줘봐." -음, 먼저 용언 마법에 대해서 설명 드리겠습니다. 용언 마법은 과거에 드래곤들이 사용하던 마법을 칭하는 호칭이지만 요즘은 고룡급에 이르는 드래곤들이 사용하는 귄능으로 그 의미가 축소 되었습니다.- "고룡급 드래곤들의 권능이라니?" -마법은 의지에 의해 발현되는 것입니다. 강한 의지야말로 마법의 시작입니다. 마법공식과 주문은 그저 그 의지를 좀더 쉽고 강하게 보조하기 위해 만들어 진 것입니다. 그것 중 용언 마법은 단순한 단어나 문장만으로 그것이 그대로 실현하는 마법의 절대 경지를 이르는 말입니다. 가령 고룡급의 드래곤이 자신의 말에 용언의 힘을 사용한다면 그 고룡급 드래곤의 말은 그대로 실현됩니다.- "뭐, 말이 그대로 실현된다고?" -예, 복잡한 주문이나 공식 따위는 필요 없습니다. 그저 강한 의지를 담아 말을 하면 그것이 곳 마법으로 실현되는 것입니다.- "놀랍군. 그 것이 가능하다는 말이야 만약 드래곤들이 어떤 생명체를 보고 죽어라 라고 말하기만 하면 그 생명체가 죽는 다는 말이야?" 현성이 좀처럼 믿기 어렵다는 표정을 짓자 이리엘이 좀더 자세한 설명을 해주기 시작했다. -자신과 비슷한 힘을 가지고 있거나 동등한 생명체만 아니라면 가능합니다.- "뭐, 무슨 소리지" -주인님의 말씀하신 예를 들어보면 만약 고룡급의 드래곤이 용언 마법을 사용해 한 인간에게 죽어라 라고 말했다면 그 인간이 그 드래곤의 힘을 감당하지 못한 다면 죽습니다.- "단순한 말 한 마디로 어째서 그런 것이지." -마법의 시작은 강한 의지라고 방금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그 의지에 의해서 주의의 마나가 반응해 마법이 실현되는 것이지요. 하지만 보다 강하고 정확한 마법을 사용하기 위해 마법 주문과 마법 공식이 생겼습니다. 또한 의지를 이용해 발연시키는 마법은 정신력과 마나 소모가 큰 것에 비해 그 위력이 주문을 외우는 것보다 떨어지지요. 그 결과 마법이 생겨나게 되었고 마법 공식을 이용해 마법을 실현하는 사람을 마법진 마법사라고 부르며 주문으로 마법을 구사시키는 그냥 마법사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마법진 마법사의 마법은 공식을 사용하는 마법으로 위력은 일반 마법보다 강하지만 발동시간이 너무 길고 배우는 과정 또한 어려워서 지금은 거의 사라졌습니다. 그 결과 남은 것은 주문을 외워 마법을 실현시키는 것인데 주문을 외우며 주위의 마나를 자동적으로 배열시킨 후 시동어를 외워 마법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이 방법은 강한 의지가 있어야 하고 마법에 소질이 있는 사람만이 가능합니다. 마법에 소질이 없는 사람은 잘해야 2서클 마스터 정도의 실력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의지를 강화시키는 주문을 외우면서도 마나의 배열을 생각하여야 함으로 상당한 시간과 재능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드래곤들은 마법공식이라든지 배열이라든지 하는 것을 생각하지 않고 단순히 마나를 공급하고 시동어를 외치는 것만으로도 마법 구현이 가능합니다. 그 이유를 말씀드리자면 본능이라는 표현이 가장 적절할 것 같습니다. 사람이 숨쉬고 있을 때 자신의 몸에 들어온 산소가 옴의 어디에 저장되어 있다가 어떤 경로를 통해 몸속에 공급되는지를 알고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드래곤들에게 마나의 사용은 그런 것입니다. 인간들이나 그 외에 유사인종들은 마나를 느끼기고 노력하여 마나를 사용하게 되는데 상당한 정신력과 지식을 필요로 하지만 드래곤들에게 마나란 자신의 의지대로 변형시킬 수 있는 장난감입니다. 예를 들어 인간이 화염마법 중 하나인 파이어 볼(Fire Ball)을 실현하고 자할 때에 방법은 파이어 볼의 이미지를 생각하면서 주문을 외우고 동시에 주위의 마나를 알맞게 배열시킵니다. 그중 약간의 실수가 있다면 마법은 실현되지 않습니다. 그와 다르게 드래곤들의 경우 파이어 볼을 실현시키는 방법은 그저 파이어 볼이라는 마법을 떠올릴 때부터 마법의 이미지를 위한 주문이나 마나의 배열 또는 공식을 생각할 필요도 없이 몸 속의 마나가 알아서 배열되며 시동어를 외치는 것만으로도 구현됩니다. 물론 의지만으로도 가능하지만 마법의 위력을 높여주기 위해서 시동어를 외치는 것입니다. 이러한 드래곤들이 시간이 지나 고룡이 되어 그 힘이 더욱 강해지면 정해진 시동어 없이도 마법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본래 마법주문과 마찬가지로 시동어 또한 의지를 강화하는 수단에 지나지 않기에 고룡들은 자신의 말이 곳 마법의 시동어가 되는 것입니다. 고룡이 인간에게 죽어라 란 말을 했다면 그의 몸 속에 있는 마나와 주위의 마나는 자동적으로 고룡에 의지에 의해 그 인간을 고룡의 생각한 모양과 같이 죽음에 몰아가 버립니다. 즉 용언 마법이란 단순한 언어만으로도 주위 마나를 배열해 마법을 구현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또한 일반 마법이 목표물을 공격이나 치유 이동할 때는 마법을 구현하여 목표를 공격하거나 치유 또는 이동하는 것과 다르게 용언 마법은 공격대상자의 몸을 보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실현됩니다. 간단하게 적에게 파이어 볼로 공격하려 한다면 일반 마법으로는 파이어 볼을 만든 후 그것을 던져 적을 공격합니다. 그 이유는 자신의 몸 주위의 마나가 움직이기 쉬워 마법을 구현하기 쉽기 때문이고 또한 무언가가 존재하는 곳에 그 존재의 고정된 마나가 존재하기에 그 고정된 물체의 마나를 움직여 마법을 구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용언 마법은 단순한 말로서 그 대상을 자신의 생각대로 공격할 수 있는 것입니다. 단계 별로 보자면 |일반 마법 = 마나 이동 → 시동어 → 마법 구현 → 구현된 마법을 대상자에게 사용 → 대상자에게 마법효과| 라는 순서를 거칩니다. 용언 마법의 경우는 |용언 마법 = 용언 사용(예: 죽어라) → 대상자에게 마법효과(죽음)| 라는 결과를 가지고 옵니다. 용언 마법은 일반 마법보다. 발현하기가 쉽고 또한 위력 또한 강하기 때문에 고룡들은 거의 용언 마법만을 사용합니다.- "후, 대단하군. 상당히 긴 설명이야 좋아 그럼 이제 언령에 대해서 설명해 줘봐." 현성이 좀 지루하다는 듯이 이리엘에게 언령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다. -지금 까지 말씀드린 용언 마법과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뭐, 같다니 그런데 왜 서로 다르게 부르는 거지 언령 마법이나 용언 마법이나 같다니 무슨 뜻이야?" -말씀드린 그대로 같다는 것입니다. 용언 마법은 다만 아까 설명 드리다만 마법의 탄생 전부터 쓰이던 마법을 가르치는 지칭이지만 마법이 발명된 후 언령과 같은 뜻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뭐야, 사람 머리 아프게 만드는군. 좋아 그럼 그 마법 만들어지기 전 과거 이야기 좀 해봐." -예, 말씀 드렸다시피 드래곤들은 마법이 존재하기 전에 지금 마법의 시조격인 용언 마법을 사용했습니다. 용언마법은 시동어 없이 자동적인 의지로 구현하는 마법을 말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강해진 고룡이되면 언어만으로도 마법을 구현시키는 것을 언령 마법이라 칭했습니다.- "음 ,그래서 그런데 어떻게 지금의 마법이 만들어진 것이지." 현성이 궁금하다는 눈치로 사설 빼고 본론만 이야기하라는 뜻이 담긴 말을 하자 이리엘이 마법의 탄생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아마도 현성이 이렇게 말하는 것으로 봐서 용언 마법에 대한 설명이 좀 길었던 모양이다. -지금의 마법은 단순히 드래곤들이 언령 마법을 흉내 낸 것에 불과했습니다. 자유로운 언어를 마법으로 구현시키지 못하더라도 정해진 단어만으로도 마법을 구현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시도 덕분에 드래곤들은 강한 의지만을 담아 염원하여 마법을 구현시키는 방법보다는 시동어를 정해서 시동어가 정해진 마법만이라도 좀더 강하게 발현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는 자신의 의지를 담은 시동어들을 만들어 내기 시작했고 많이 사용하는 마법의 시동어들을 만들어 자신의 동족들에게 전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마법이 탄생되었습니다.- 제 5 화 키메라 로이나스 "그럼, 지금의 인간들이 사용하는 마법은 어떻게 전해진 거지 드래곤들이 자신의 동족들에게만 전했다고 했잖아." -그 당시 마법은 드래곤들의 전유물이었습니다. 하지만 드래곤들이 의지가 아닌 시동어를 말하며 마법을 구현하자 그 당시 인간들은 드래곤들의 시동어를 따라하며 마법을 구현해 보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시동어만으로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아내었습니다. 그러나 정신력이 강하고 약간의 마나를 보유한 소수의 인간들이 긴 시동어를 외우며 마법을 실현시킨 후 인간들은 마법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고 긴 세월이 흐르면서 인간들 또한 점점 높은 수준의 마법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진실을 말하자면 그 소수의 인간들은 사실 폴리모프(Polymope)를 한 드래곤들이었습니다. 드래곤들은 용언 마법을 사용하면 정체가 드러나므로 마법을 사용하지 않고 유희를 즐겼는데 마법이 발명됨으로 낮은 수준의 마법을 구현하는 동시에 마법사로 활동하면서 연약한 인간들이 익힐 수 있는 마법을 전수하기 시작했다. 자신들이 보기에는 위력도 형편없고 많은 시간을 필요로 했지만 인간들에게는 엄청난 발견이었습니다. 그 후에 나타난 대부분 인간들의 지도자나 9서클의 대마도사들은 모두 드래곤이 폴리모프 마법으로 인간으로 행세한 자들입니다. 물론 인간들은 그 사실을 모르고 있지만 말입니다. 극소수의 드래곤들이 정체를 발히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자신의 정체를 숨긴 후 인간 세계에서의 유희를 즐긴 후 조용히 떠나 버립니다.- "음, 그래 그래서 인간들과 유사인종들에게 마법이 전수 된 것 이었군." -예, 일반 마법이 생긴 후 드래곤들은 고룡들이 사용하는 언령을 용언 마법이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래 그럼 그 용언 마법이란 것은 본래의 뜻이 변경된 것이군." -그렇습니다. 주인님 본래의 뜻은 다르나 지금에 와서는 같은 뜻으로 사용합니다.- "하지만 아직 까지 가장 중요한 질문에 대답을 말하지 않았잖아 그 키메라가 어째서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거지 그리고 본능이라니 그건 또 무슨 뜻이야?" -말 그대로 본능입니다. 드래곤들이 처음 사용하던 용언 마법과 같은 방식의 마법 실행을 사용합니다.- "뭐야, 그럼 그 NO. 174라는 키메라가 드래곤처럼 마법을 실행시킬 수 있다는 건가?" 현성이 사뭇 궁금하다는 듯한 태도로 말하자 이리엘이 NO. 174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말하기 시작했다. -NO. 174는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427년 전에 만들어 졌습니다. 고룡 카이라스님께서 카이라스 산맥에 들어온 한 생명체를 발견하셨지요. 그 생명체는 카이라스님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리고 상당히 오랜 세월 동안 진척이 없었던 키메라 연구를 발전시킬 수 있는 실험 재료이기도 했습니다.- "실험 재료? 그게 뭐였지?" 현성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말만 늘어놓은 이리엘을 상대로 현성이 독촉하자 이리엘은 알겠다는 듯이 현성의 질문으로 막힌 입을 열기 시작했다. -인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아무런 기억을 가지고 있지 않은 백치였습니다. 카이라스님도 우연히 그 인간을 발견했을 당시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으셨습니다. 단지 카이라스 산맥에서 인간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불쾌하게 생각해 그 인간을 죽이려 했을 뿐이 지요. 하지만 놀랍게도 그 인간은 카이라스님의 마법 공격을 아주 쉽게 방어했습니다. 아무리 대충 사용한 마법이었지만 인간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는데 말입니다. 하지만 카이라스님의 공격을 막은 것은 마법이었습니다. 카이라스님도 처음 보는 마법이었지요. 마법인 것 같으면서도 마법과 다른 이질적인 느낌이 드는 마법이었습니다.- "그게 뭐지 마법인 것 같으면서도 마법과 다른 마법이라니 그게 뭐야?" -주인님 모두 설명해 드릴 것이니 조용히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주인님이 제 말을 끊을 때마다. 주인님께 설명해 드리는 시간이 점점 더 늦어진다는 것을 원하신다면 할 수 없지만 말씀입니다.- 이리엘이 자신의 말을 끊는 것에 대해 약간 짜증(?)난다는 말의 우회적인 표현을 들은 현성은 그때부터 조용히 하기로 했다. 현성 또한 이리엘이 이렇게 딴소리를 하는 시간이 아까 운 것은 사실이니 말이다. 또한 자신의 말 때문에 이리엘의 설명이 끊긴다는 말은 사실이었으니까 말이다. "알았어, 알았다고 그러니까 설명이나 계속 해봐." -그 특이한 마법을 본 카이라스님은 처음 보는 마법이었지만 그 마법의 정체는 알고 게셨습니다.- "........" 평소라면 지금쯤 '그 마법의 정체가 뭐지' 라는 질문을 던질법한 현성은 이리엘의 협박(?)이 효과가 있는지 조용히 짐묵을 사수하자 이리엘의 설명이 계속 되기 시작했다. -그 마법은 바로 드래곤들이 만든 마법과 같은 원리로 만들어진 흑마법이였지요.- "흑마법이라고 흑마법이라니 그게 뭐지 마법에 그런 경지도 있나?" 현성의 침묵이 흑마법이라는 소리에 무너지고 말았다. 그의 궁금증이 폭발한 것이다. 이리엘에게 또 헛소리 하지 말고 어서 설명이나 하라는 강렬한 눈빛에 의해 이리엘은 현성 때문에 이어지지 못했던 설명을 다시 시작하기 시작했다. -흑마법이란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마법과는 약간 다른 원리로 만들어진 마법입니다. 일반 마법의 발동에 사용되는 동력원은 마나입니다. 하지만 흑마법은 마나를 대신해서 마력(魔力)을 사용해 마법을 발동시키지요.- "마력(魔力)이라고 마력란 것이 뭐지." -..........- "알았어, 중간에 안 끊을 태니까 설명해줘." -예, 마력이란 인간이 아닌, 마족들이 사용하는 마나를 말합니다. 마력으도 일반 마법을 사용할 수 있으며 또한 그 반대로 마나를 이용해서 흑마법을 사용하는 것 역시 가능합니다. 물론 그 위력은 마력을 사용한 흑마법에 비해 떨어지지만 말입니다. 마력의 반대는 신성력이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신성력은 마족이 아닌 신족들이 사용하는 마나라고 보시면 됩니다.- "..........." 침묵..... -궁금하신 것이 있으십니까?- 현성은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뭐가 궁금하신 건지 말씀을 하셔야지 알아들을 것 아닙니까? 주인님.- "이리엘이 말하지 말라면서 주인님을 위협했잖아 주. 인. 님.을 말이야" -전 협박한 적 없습니다. 주. 인. 님.- 현성을 따라하듯이 이리엘 역시 공포의 한자 한자 띠어서 말하기 마공(??)을 사용하고 있었다. "이리엘이 내 말에 대답해주지 안잖아" -휴, 카이라스님은 안 그러셨는데 의외로 쪼잔 하시군요.- ".........." '쪼잔' 이 한 마디로 인한 현성의 KO 패배(敗北)였다. "그래, 나 쪼잔한 놈이야 그러니까 내가 물어 보는 말에 대답이나 해줘 도대체 마족이 뭐고 신족이 뭐지 엘프들과 같은 유사인종인가." -아닙니다. 마족과 신족은 유사인종이 아닙니다. 유사인종 보다는 훨씬 강한 존재들입니다. 마족과 신족은 이곳 중간계가 아닌 마계(魔界)와 신계(神界)사는 두 차원계의 지배자들입니다. 마계는 중간계 아래쪽에 존재해 있고 신계는 중간계 위에 존재하고 있지요.- "훨씬 강한 존재들이라, 얼마나 강하지 드래곤을 기준으로 설명해 줘 그리고 다른 차원계라니 나도 다른 차원계의 존재가 아닌가? 이리엘 넌 분명히 내가 있던 중원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하지 않았나?" ' 제 5 화 키메라 로이나스 -궁금하신 것이 많으신 모양이 시군요.- 유사인종 보다는 강한 존재라는 말과 다른 차원계의 존재라는 말에 현성이 흥분한 듯이 이리엘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한꺼번에 던지자 이리엘은 현성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 강함과 현성의 고향인 중원으로 돌아가는 길 두 가지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래, 이리엘 궁금하군. 넌 분명히 드래곤은 이 세상 최강의 생명체라고 설명했고 또한 나의 고향으로 돌아가는 방법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내가 다른 차원의 존재였기 때문이고 그런데 나 이외에 다른 차원의 존재가 있단 말인가 지금 까지 네가 한 말은 이리엘 네가 한 말을 네 스스로 모두 부정하는 것이다." 현성의 말에는 약간의 의혹을 담고 있었다. 본래 현성은 남을 잘 믿고 정이 많아서 마교 인물치고는 보기 드문 마음 약한 성품의 소유자였다. 마교의 규칙은 오직 하나 강자지존 강한 자는 모든 것을 같고 약한 자는 모든 것을 잃는다. 마교의 하늘인 교주라 해도 정당한 비무에서 패배한다면 승자에게 모든 권력을 양도해야한다. 중원의 방파들이 마교도들의 무공을 익히면 성품이 사악해 진다고 말하지만 사실 마교도들의 성품이 사악해진 이유는 마공을 익혀서가 아닌 강자지존의 법칙 때문이었다. 남의 약점이 있다면 그것을 파고들어 승리해야한다. 마교도들은 자신보다 강한 상대에게 합공하는 것을 정파의 인물들처럼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또한 상대의 약점을 공격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하찮은 허영심으로 합공하거나 약점을 공략하면 이길 수 있는 상대에게 개인적으로 비무를 신청하거나 정당히 싸워서 패배하는 것보다는 확실히 다수로써 상대해 완전한 승리를 얻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다. 마교인에게 생명은 명예보다 더 소중한 것이니까 말이다. 남을 믿어서도 안 되고 의지해서도 안 된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그가 모르는 한 가지 수를 준비해 두는 것이 마교도들의 불문율이다. 그러한 한 수가 없다면 자신의 몸을 위험으로부터 보호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성은 역대 마교의 교주들 중 아무도 극성까지 익히지 못한 역천기공 마신무를 12성 극성까지 익힌 인물이었다. 또한 어려서부터 무공이 뛰어나 마교 교주가 자신의 제자로 삼아 교주의 모든 무공을 전수 받았으며 또한 교주의 절대적인 보호와 신임을 얻었고 그 결과 현성은 마교의 불문율을 어기고 말았다. 그 결과 현성은 모든 것을 잃어 버려야 했다. 자신의 사부와 정혼녀(定婚女) 잃었으며 또한 자신의 것이었던 마교의 24대 교주자리 또한 자신이 가장 믿었던 자신의 사제 무영에게 빼앗기고 말았다. 그 일로 현성은 과거 중원에서처럼 남을 함부로 믿지 못했다. 이리엘이 없었다면 지금의 자신이 있을 수도 없었겠지만 이리엘이 자신에게 숨기는 것이 있다는 생각이 들자 현성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이리엘을 의심하고 있는 것이다. 혹시 과거의 악몽이 되풀이되지는 않을 까하는 마음에서 말이다. -제가 주인님께 속인 것은 없습니다. 그럼 이제부터 마계와 신계 그리고 마족과 신족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말씀들이겠습니다. 이곳의 이야기 중에는 전에 이야기 해드렸던 정령계 또한 다시 설명해 들여야 할 것 같군요. 이곳 라이노스 대륙이 있는 차원계를 중간계라 부릅니다. 중간계는 말 그대로 마계와 신계의 중간에 위치하며 두 차원계의 직접적인 충돌을 막는데 있습니다. 또한 정령계는 중간계와 가장 가까이 접근해 있는 차원계로서 중간계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치는 차원계이기도 합니다. 차원계는 그렇게 4곳으로 나누고 있습니다. 다만 다른 세 차원계의 중심점이 중간계에 있을 뿐이며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이 바로 그 세 차원계입니다. 하지만 주인님이 오신 차원계는 신계와 마계 그리고 정령계가 아닌 다른 차원으로 생각됩니다. 그곳 세 차원계에는 신족과 마족 정령들이 살아가지만 주인님은 이곳이 아닌 다른 차원의 인간으로 생각되어 집니다. 하나의 가설일 뿐이지만 이곳과 같은 구조로 신계와 마계의 역할을 하는 차원계와 그 둘의 완충지대 작용을 하는 중간계 그리고 중간계의 보조적인 차원계인 정령계와 비슷한 구조의 세계가 다른 곳에도 존재한다는 주장이 나온적이 있습니다. 아마도 주인님은 이곳과 다른 세계의 이곳과 비슷한 주조의 차원에서 중간계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차원계의 인간 같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그럼, 내가 살아가던 중원에도 이곳과 같은 차원들이 존재한다는 말인가?" -아마도 그럴 것입니다. 주인님이 저에게 주문하신 옷에 들어가는 동물들은 모두 처음 보는 것들이 더 군요. 그 중에서 주인님이 입고 있는 옷에는 처음 보는 동물이지만 마치 드래곤과 비슷한 모양의 동물이 있는 것 같더군요.- "그래, 우리 중원에서 용(龍)이라 불리 우는 상상의 동물이지 동이족들의 나라인 고려에서는 미르라고도 한다더군. 그리고 내가 주문한 옷에 있는 것은 고려의 사방신(四方神)을 나타내는 상상의 동물들의 모습대로 주문한 것이지. 좌청룡(左靑龍) 우백호(右白虎) 북현무(北玄武) 남주작(南朱雀) 물론 좌청룡은 내가 레드 드래곤의 드래곤 하트 덕에 화(火)의 기운이 강한 내공을 얻은 것 때문에 청룡(靑龍) 대신 화룡(火龍)을 수놓아 달라고 부탁한 것이고 말이야." -제 생각에는 그것이 상상의 동물은 아닌 것 같군요.- "상상의 동물이 아니라고?" 현성의 놀란 듯한 외침에 이리엘은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이리엘의 생각은 아마도 고려의 사방신이 상상이 아닌 현존하는 생명체일 것이라는 것이다. 라이노스 대륙이 속해 있는 중간계와 마계 신계 정령계 아마도 사방신은 현성이 살고있던 차원계에서의 라이노스 대륙의 네 차원계와 같은 역할을 하는 중원의 네 차원계를 대표하는 생물일 것 같다는 설명이었다. "설마, 그것은 모두 상상의 동물일 뿐이다. 실제로 그 것들을 본 자는 아무도 없다. 가끔 용이 되기 위해 수련을 쌓는 다는 이무기를 발견해서 그 내단을 얻는 경우는 있지만 말이다. 물론 그것 또한 발견된 예가 거의 없다." -모든 차원계는 4개의 차원이 조화가 되어 만들어집니다. 모든 차원계의 바탕이 되고 중심이 되는 중간계와 빛의 속성을 가진 차원계 어둠의 뜻을 가진 차원계 그리고 중심이 되는 중간계를 보조하는 빛도 어둠도 아닌 차원계가 말입니다.- "그럼, 내가 살아가던 중원에도 그런 4개의 차원계가 조화롭게 섞여서 만들어진 것이라는 거야 이리엘." 현성이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말하자 이리엘이 현성에게 자신의 생각이 맞다는 여러 가지 의견을 늘어놓았다. 그 첫 번째는 사방신의 존재였다. 상상의 동물은 무언가 바탕이 있어야 한다. 이리엘은 사방신의 존재가 너무도 명확하게 각인되어 있다는 것에 의심을 품었다. 그리고 또한 인간들이 가장 높게 생각하는 것이 용이란 현성의 말을 듣자 이리엘은 자신의 생각에 대한 또 하나의 증거를 내 새울 수 있었다. 중간계는 4개의 차원계 중에서 빛과 어둠을 대표하는 차원계의 완충지대를 하는 중간계에는 그 차원계가 빛과 어둠 어느 한쪽에 완전히 지배당하지 않게끔 하는 일종의 보호자가 존재한다. 그 보호자는 중립을 유지하며 빛과 어둠 그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중간계의 주인으로서 다른 차원계의 직접적인 간섭을 막는다. 또한 그 보호자는 중간계를 보조하는 정령계와도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라이노스 대륙이 속해있는 차원의 중간계에서 그 보호자의 역할을 하는 것은 드래곤이다. 드래곤들이 정령들과 강한 친화력을 가지고 있으며 정령왕까지 소환할 수 있는 이유 또한 그 때문이다. 이리엘은 현성의 차원계에서의 용이 라이노스 대륙의 차원에서 드래곤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현무와 주작 그리고 백호는 현성의 차원계에 라이노스 대륙이 속해있는 차원계를 중심으로 둔 신계와 마계 그리고 정령계와 비슷한 차원계의 주인들이라고 생각했다. 그러한 사실이 알게 모르게 조금씩 현성의 중간계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생각했다. "확실한 거냐? 이리엘." -직접 확인하지 않은 이상 보장할 수는 없지만 아마 그럴 것입니다. 하나의 차원이 안전하게 유지되지 위해서는 4개의 차원계가 서로 조화롭게 이어져있어야 하니까요.- 이리엘의 말에 현성은 곰곰이 생각해 보기 시작했다. 차원의 안정 솔직히 현성은 지금의 현실이 그렇게 마음에 와 닿지 않았다. 몇 일전까지만 해도 차원이란 것은 생각해 본적도 없으며 차원이라기보다는 그저 단순히 세상의 전부가 송나라와 그 주변의 여러 소국들로 이루어져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현성에게는 자신이 살고 있었던 차원을 유지 시켜 주는 그와 비슷한 차원이 여러 게가 더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할 따름이었다. 제 5 화 키메라 로이나스 "후, 좋아 그렇다면 내가 본래의 내가 있던 차원계로 가지 못하는 이유가 정확히 뭐지 4개의 차원계라도 이동할 수 있다면 조금 더 힘이 들더라도 같은 방법으로 본래 내가 있던 차원계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이리엘." -그럴 가능성은 0.0000000000000001 %도 되지 않습니다.- "뭐, 그건 아예 불가능하다는 것 같은데 좀 가까운 차원계를 이동할 수 있다면 좀더 멀리 이동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 까 어째서 그런 결론이 나오는 것이지 그리고 내가 이 차원계로 온 것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잖아." -주인님의 경우는 거의 기적이라는 대답을 제외하고는 해드릴 말씀이 없는 경우입니다. 그야말로 0.0000000000000001 % 의 확률도 되지 않는 일이 일어난 것이니까 말이지요.- "음, 이유는 그렇게 확률이 낮은 이유를 듣고 싶어 전에도 들었지만 전에는 그저 차원이동이 불가능하기 때문인 줄 알았지만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이유가 궁금하군." -마족과 신족 그리고 정령과 드래곤의 힘은 서로 약간씩의 차이가 있습니다. 4 차원계의 주인 중 마족과 신족이 가장 강한 힘을 소유하고 있는데 둘은 서로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비슷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보다는 약간 떨어지지만 드래곤과 정령의 힘 또한 서로 대등합니다. 마족과 신족은 서로 강하게 대립하는데 그들의 목표는 서로의 완벽한 멸망입니다. 하지만 두 차원은 저희 4개의 차원계 중 가장 먼 거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차원을 넘나드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또한 신족과 마족은 신성력과 마력이라는 상반된 힘을 사용하는데 신계에는 신성력이 충만하게 분포되어 있으며 또한 마계에는 마력으로 뒤덮여있지요. 마치 저희 차원계에있는 마나 같이 말입니다. 결국 서로 상대편에 차원계로 가는 일은 맨주먹으로 드래곤 레어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상대편의 차원계로 가는 것 역시 불가능하지 만 말씀입니다.- "음, 한 가지 질문 신족과 마족은 왜 서로 대립하는 것이지 둘의 속성이 정반대이기 때문인가?" 현성의 질문에 이리엘은 자세히 대답해주었다. 이리엘의 설명은 신족이 빛의 성향을 마족이 어둠의 성향을 강하게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로가 직접적으로 부딪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사실도 말이다. 서로의 차원을 넘을 수도 없을뿐더러 넘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상대의 차원에서는 본래 자신의 힘을 100분의 1도 제대로 발휘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먼저 공격하는 쪽의 패배가 불을 보듯 자명하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그리하여 신족과 마족이 택한 장소는 중간계였다. 빛과 어둠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차원계 그리고 중간계의 마나는 신력과 마력 그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은 중립된 기운이었다. 즉 한 마디로 말한다면 중간계에서는 신족과 마족이 동등한 조건으로 싸울 수 있는 장소라는 말이다. 하지만 그것 또한 불가능해지고 말았다. 그것은 중간계의 수호자인 드래곤 때문이었다. 스스로 중간계의 주인임을 자처하는 드래곤과 드래곤을 돕는 정령계의 정령들의 힘 때문이었다. 개인적으로 말한다면 신족과 마족 VS 드래곤과 정령 의 대결은 신족과 마족이 우세하다고 말할 수 있다. 신족과 마족이 좀더 강한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족과 마족이 드래곤과 정령들을 이길 수 없는 이유는 차원이동이 가장 큰 이유였다. 아무리 중간계가 신계와 마계에서 가장 가까운 차원계라고 해도 차원을 뛰어넘는 일은 어려운 일이었다. 신족이나 마족들이 자신의 차원계에서 중간계로의 이동시 성공할 확률은 지극히 낮았고 잘못하면 소멸까지 각오해야 했다. 설령 차원이동이 성공한다 하더라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힘의 1/3정도가 소멸하고 남은 힘 또한 절반 정도만을 사용할 수 있었다. 그 이유는 중간계에서는 마력이나 신력이 아닌 마나를 사용해야 하므로 자신의 본래 힘의 절반 정도밖에 사용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드래곤은 본래 자신의 차원인 만큼 본래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힘을 사용할 수 있었다. 또한 드래곤을 도와주는 정령들은 중간계와 가장 가까운 거리고 차원계에서 가장 비슷한 성질의 정령력과 마나를 힘을 원동력으로 사용하는 만큼 중간계에서도 본래 힘의 70% 이상을 사용할 수 있다. 드래곤과 정령은 서로 힘을 합쳐 신족과 마족을 견제하지만 마족과 신족은 서로를 견제하며 싸워야 하므로 그들의 입장에서는 신족이나 마족 외에 상대해야 할 드래곤과 정령이라는 강력한 적이 하나 더 늘어났을 뿐이었기에 중간계에서의 싸움은 드래곤과 정령들을 결코 이길 수 없었다. 결국 중간계의 수호자인 드래곤과 정령의 힘으로 중간계에서의 대리전이 무마되자 신족과 마족은 드래곤들의 눈치를 살피면서 은근히 힘없고 약한 중간계의 종족인 인간들에게 접근해 가기 시작했다. 인간 역시 중간계의 존재인 만큼 드래곤들도 인간의 몸속에 잠복해 있는 마족이나 신족 또는 그들의 힘을 사용하는 인간들을 구분하는 일은 힘들었다. 마족이나 신족이 인간의 몸속에 잠복해있는 일은 차원을 이동해야 함으로 상당한 위험 부담이 따른다. 인간의 몸속에 잠복하기도 전에 드래곤들에게 발견될 것이니까 말이다. 그리하여 신족과 마족은 인간들 중 자신의 추종자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자신의 힘의 일부를 인간들에게 부여해 준 후 그 인간들을 자신의 수족으로 삼아 인간들을 통한 대리전을 벌이기 시작한 것이다. 드래곤들 또한 인간들의 분쟁으로 생각하며 이를 묵인했다. 아니 정확히는 신족과 마족들이 약간의 소모전을 통해 그들의 힘이 강해지는 것을 제어한 것이었다. 드래곤들의 묵인하에 신족과 마족은 자신들의 추종자들을 늘려가기 시작했다. 인간들은 신족을 신(神)이라 부르며 존경했고 마족을 악마(惡魔)라고 부르며 두려워했다. 인간들은 빛과 어둠의 속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지만 표면적으로는 신족이 더 우세했다. 인간들이 어두운 마음을 감추고 선 한 척 행동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겉으로는 신족이 우세한 것 같아 보였지만 실상 서로가 중간계에 끼치는 힘을 대등했다. 드래곤들은 그것을 알고 신족이나 마족 중 한 쪽이 너무 우세한 것 같으면 강한 쪽을 공격하여 그 균형을 맞추어 왔다. 인간들은 드래곤들의 강한 힘을 두려워했다. 제 아무리 인간들이 신족과 마족의 힘을 빌렸다고 해도 인간들의 능력으로는 도저히 드래곤들에게는 이길 수 없었다. 제 5 화 키메라 로이나스 그렇게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인간들은 점점 중간계를 정복해가기 시작했고 드래곤을 제외한 다른 종족들을 점차 지배하기 시작했다. 그 대표적인 결과가 역사상 유래가 없던 대규모 전쟁인 라이노스 대전이었다. 인간과 유사인종간의 전면적인 대결이었던 라이노스 대전 후 인간들은 많은 양의 땅을 차지했고 유사인종들은 인간들을 피해서 드래곤의 영역으로 흘러 들어가기 시작했다. 라이노스 대전은 무승부라고 말하지만 서로가 가진 결과만 본다면 인간의 대승리라고 보아도 무방했다. 이리엘의 대대적인 설명 이 끝난 후 현성은 모든 의문을 해결할 수 있었다. 드래곤보다 더 강한 힘을 가진 신족이나 마족이 짧은 차원이동에 목숨을 걸 정도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먼 차원으로 이동한다는 것은 현성이 가진 힘으로는 무리였다. 하지만 현성은 여기서 한 가지 희망을 얻을 수 있었다. 마족과 신족의 힘을 뛰어넘는 강한 힘을 얻는다면 중원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내가 가진 드래곤 하트의 마나를 완전히 내 것으로 흡수해야 한다. 난 지금 내 몸 속에 잠들어있는 드래곤 하트의 힘을 1/5정도 만 사용할 수 있을 뿐이니까 말야 시간을 많다. 중원으로 돌아가 나의 것을 되찾을 것이다. 그리고 복수할 것이다. 무영 그놈에게 난 중원으로 꼭 다시 돌아가고 말 거야' 현성이 자신의 결심을 마음속 깊이 되 새기고 있을 때 이리엘이 또 다시 입을 열였다. -주인님 키메라 NO. 174를 만나 보시겠습니까?- 현성은 이리엘의 말을 듣고 자신이 이곳에 온 이유를 생각할 수 있었다. 키메라 NO. 174에 대한 설명 중에 마족과 신족에 대한 이야기로 빠져 들어 자신이 곳에 온 진짜 이유를 잠시 망각한 것이다. 현성이 이곳에 온 이유는 고룡 카이라스가 만든 최강의 키메라 NO 174를 만나가 위해서였다. "좋아, 키메라 NO 174를 만나 보도록 하지 하지만 그전에 물어 볼 말이 있는데 그럼 키메라 NO. 174는 인간계에 있는 마족의 추종자라는 소리인가? 중간계에서 마족들의 마법인 흑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존재는 인간의 몸에 잠복한 마족이나 마족의 지배를 받고 있는 마족의 추종자들이 아닌가?" 현성의 질문에서 인간의 몸에 잠복한 마족이라는 말은 거의 실현 가능성이 없는 말이었다. 만약 인간의 몸속에 잠복해있던 마족이라면 이미 카이라스에 의해서 소멸 당했을 태니까 말이다. 현성의 의문을 품은 질문에 이리엘이 대답했다. -카이라스님이 발견하신 키메라 NO. 174는 마족도 아니며 마족의 추종자도 아니었습니다. 굳이 설명하자면 반쪽짜리라 고나 할까요.- "반쪽 자리라니 무슨 말이지?" 이리엘의 반쪽짜리라는 말에 현성이 강한 궁금증을 표했다. 마족도 아니고 마족의 추종자도 아니면서 흑마법을 사용하는 존재 그런 존재에 대한 이리엘의 대답이 반쪽짜리라니? -간단한 말로 표현하자면 혼혈 반마족이라는 말이 맞은 것 같군여.- "반마족, 그럼 키메라 NO. 174가 마족과 인간의 혼혈아라는 말인가?" -그렇습니다.- 놀란 듯한 현성의 외침에 이리엘을 현성이 생각이 맞다는 것을 확인시켜주었다. 현성으로서는 놀라운 말을 들은 샘이었다. 인간과 마족의 사이에서 나온 종족 다른 차원의 존재 사이에서도 후손이 나올 수 있다니 이런 현성의 마음을 읽었는지 이리엘이 그에 대한 해답을 말해주기 시작했다. -전에도 말씀 드렸다 시피 주인님의 몸과 이곳 인간들의 몸은 100퍼센트 일치합니다. 거의 같은 종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족은 인간보다 훨씬 강한 힘을 소유하기는 했지만 인간과의 사이에서 후손을 남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태어난 반마족은 다른 마족이나 인간 사이에서 후손을 얻지 못 합니다. 물론 마족의 피를 이어 받은 존재로 각성한다면 거의 불사에 가까운 수명을 가지고 있겠지만 말입니다.- "그래, 그럼 유사인종은 어떻지 유사인종과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인간도 다른 인간 사이에서 후손을 얻을 수 없나" 현성의 호기심 어린 질문에 이리엘은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다. 인간과 유사인종사이에서 태어난 인간은 다른 인간이나 유사인종과의 사이에서 후손을 가질 수 있다고 말이다. "어째서 그런거지. 유사인종과 마족이 다른 점은 서로 다른 차원의 존재이기 때문인가?" -아마 그런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반마족은 인간과 마족의 특성을 동시에 지닌 신종족입니다. 아마 평생자신의 몸에 마족의 피가 흐른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하고 평범한 인간처럼 죽을 수도 있고 마족으로서 각성해 자신의 힘을 손에 넣을 수도 있겠죠.- "각성?" -예, 마족들은 드래곤과는 다르게 나이에 따라 힘이 좌우 되는 것이 아니라 그 혈통에 따라 자신의 본래 힘을 가지고 태어납니다. 태어날 때부터 자신의 힘을 지니고 있지만 태어 난지 얼마 되지 않아 자아가 형성되지 않은 마족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자아가 생기며 오랜 시간을 통해 자신의 몸속에 잠재되어 있는 힘을 끌어내는데 자신의 본래 힘을 완벽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되는 의식을 각성이라고 표현합니다.- "호오, 그래 그럼 키메라 NO. 174는 어떤 존재지 마족으로서 자신의 힘을 각성한 상태라면 너무 약한 것 같고 그렇다고 자신의 힘을 깨닫지 못한 상태라고 하기에는 흑마법을 사용한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군." 현성의 호기심 어린 질문에 이리엘은 대답하기를 꺼려하는 것 같았다. 그것을 눈치 챈 현성이 대답을 재촉하자 이리엘의 입에서 현성이 처음 듣는 말이 튀어 나왔다. 아니 이리엘이 그런 말을 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이리엘의 대답은.... -그것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키메라 NO. 174가 어떤 존재인지는.....- 당황 현성은 무척 당황했다. 지금까지 자신의 모든 궁금증을 해소시켜주던 이리엘.... 레드 드래곤족 고룡 카이라스가 만든 최강의 전투병기이자 만물박사인 이리엘이 모르는 일이 있다는 것 자체가 가장 놀라웠다. "좀더 자세히 설명해봐. 이리엘 너도 잘 모르겠다니 그게 무슨 소리지?" 현성의 닦달(?)에 이리엘은 약간 풀이 죽은(?)듯한 힘없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이리엘에게도 자신이 모르는 것이 있다는 것이 충격이었을까? -말씀드린 대로 저도 잘 알 수 없습니다. 아니 거의 만년에 가까운 세월을 살아오신 고룡 카이라스님조차도 알지 못하는 일이니까요..- "고룡 카이라스 조차도 알지 못한다고 이상하군. 키메라 NO. 174를 만든 것은 고룡 카이라스가 아닌가? 자신이 만든 생명체에 대해 잘 모르겠다니?" -고룡 카이라스님도 처음 그 생명체를 발견했을 때 의문을 느끼고 생포해오셨습니다. 마족이 몸에 잠복해있는 것 같지도 않고 그렇다고 마족의 추종자도 아닌 인간이 마족들의 마법은 흑마법을 사용했으니까 말입니다.- 이리엘의 말에 현성은 귀를 기울이며 자신도 모르게 키메라 NO. 174의 이야기에 빠져 들고 있었다. 현성이 이 세계에 아니 이 차원에 처음 도착했을 때부터 신기한 일의 연속이었다. 제 5 화 키메라 로이나스 자신이 살던 송나라와 무림 외에도 다른 나라도 아닌 다른 차원이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고 그 차원에 살고 있는 드래곤나 마족 신족 정령 엘프들의 생명체에 대한 설명을 들었을 때도 무척 놀라웠다. 하지만 이리엘은 현성의 모든 궁금증을 해결해주웠다. 그런 이리엘이 모르겠다는 생명체인 키메라 NO. 174에게 현성은 강한 호기심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고룡 카이라스님께서도 겨우 알아내신 거라고는 그 인간이 평범한 인간이 아닌 마족과의 혼혈이라는 사실 뿐이었습니다. 무슨 일로 지능을 읽어버리고 백치가 되어버렸는지 또 인간치고는 너무 강한 힘이지만 마족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약한 힘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셨습니다.- "음, 그래 고룡 카이라스 조차도 알지 못하는 일이라 1만년의 세월을 살아온 고룡이 아는 것이라고는 겨우 인간과 마족의 혼혈이라는 사실 하나 뿐인가?" 현성이 자신의 생각을 말하며 무엇을 곰곰이 생각 하는 듯하자 이리엘은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에 대해 좀더 자세한 설명을 할 필요성을 느꼈다. -사실 카이라스님도 순수한 마족이라면 보신 적이 있고 싸워보신 적도 꽤 많지만 인간과 혼혈인 반마족을 보는 것은 카이라스님으로서도 처음 이셨습니다. 아니 카이라스님만이 아니라 중간계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라는 말이 옳을 것 같군여- "반마족을 본 존재가 중간계에서 오직 카이라스 뿐이라는 건가?" 현성의 의문이 섞인 듯한 말에 이리엘은 현성에게 마족이라는 생명체에 대해서 좀더 자세한 설명을 해줄 필요성을 느끼며 마족이란 존재에 대해 좀더 자세한 설명을 시작했다. -전에 말씀드렸다 시피 마족이란 이곳 중간계가 아닌 다른 차원 즉 마계에 존재하는 생명체 입니다. 마족의 힘은 객관적인 평가로 본다면 거의 모든 차원계에 존재하는 종족 중에서 가장 강한 힘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물론 신족 또한 마족과 비슷한 힘을 가지고 있지만 1:1의 전투력을 본다면 마족이 우세합니다. 즉 모든 차원계를 통틀어 개인적인 힘이 가장 강한 종족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잠깐 전에 마족과 신족의 힘은 대등하다고 하지 않았다." 약간의 의문이 섞인 듯한 현성의 질문에 이리엘은 자신이 과거 마족과 신족의 힘은 서로 대등하며 드래곤과 정령의 힘이 그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라는 설명을 한 적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냈다. -예, 분명 마족과 신족의 힘을 서로 대등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대규모 전투에서의 말이지 개인적인 1:1일 전투를 뜻하는 말은 아닙니다.- "그게 무슨 소리지 마족과 신족의 힘이 서로 대등한 일이 대규모 전투에서나 하는 말이라니?" -마족은 지극히 개별적인 존재 입니다. 물론 강한 힘을 가진 자에게 복종하며 그를 지배자로 뽑아 그에 복종하기는 하지만 선천적으로 마족은 개별적인 행동을 좋아 하는 족속입니다. 누군가에게 강요나 지배당하길 싫어하며 지극히 독립적입니다. 또한 마족의 힘인 마력은 1+1=2라는 결과를 낳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마력은 혼자서 사용하나 남과 힘을 합치나 똑같은 힘이 나옵니다. 물론 마력의 조합만 그렇다는 것 이지요 실제로 싸운다면 아마 혼자서 싸우는 것보다는 꾀 높은 수치의 전투력을 보일 것입니다. 독립적인 행동을 좋아하는 마족이 서로 협력하며 싸울지는 의문이지만 말입니다.- "음...... 그럼 신족은 어떻지?" 현성이 꾀 흥미롭다는 듯이 질문해왔다. 마교에서 부하들을 지휘해 본 경험이 있는 현성은 많은 숫자가 싸우는 대규모 접전에서 합격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아무리 뛰어난 실력을 가진 일당백의 용사들이라 해도 대규모 전투에서는 그보다 실력은 떨어지지만 합격술을 익힌 다수에게는 이길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만약 현성의 예상대로 라면 마족은 자신의 실력만 믿고 혼자서 날뛰는 존재임이 틀림없다. -신족은 그와 다릅니다. 신력은 공격에 대해서는 마족의 마력에 조금 못 미치는 공격력을 소유하고 있지만 신력은 마력과는 다르게 치유하는 계통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위 합니다. 마족이 뛰어난 육체 회복 능력이 있기는 하지만 신족의 치유마법에는 미치지 못 합니다. 또한 마족에게는 치유마법이란 것 자체가 존재 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즉 신족의 힘은 1+1=2가 될 수도 있지만 3이 될 수 도 있고 잘만 한다면 두 배 이상의 힘을 발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완전히 신족의 압승이 아닌가? 아무리 개별적인 전투능력이 높다고는 하지만 다수 대 다수의 전투에서는 신족을 이길 수 없을 것이 아닌가?" 현성의 질문은 당연한 것이었다. 굳이 전투경험이 있는 현성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그런 설명을 들었다면 십중팔구는 그렇게 대답했을 것이다. 아마 이런 사실은 이리엘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물론 그렇겠죠. 하지만 마족도 바보는 아닙니다. 그들도 이대로 있다가는 각계격파를 당한다는 사실을 알고 신족과의 전투 시 강한 힘을 가진 지도자에게 모여서 힘을 합쳐 보았지만 다수 대 다수의 전투에서는 신족에게 당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 후 마족은 대규모 전투를 피하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소규모 전투를 주로 벌여 왔고 정면승부는 되도록 피하면서 신족과 대등한 싸움을 벌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중간계에서 두 종족의 싸움이 커지며 그로 인해 피해가 커지자 드래곤과 정령들이 나서 모두 몰아내기는 했지만 말입니다.- "음, 그래 마족과 신족은 서로의 장점을 살려가며 서로를 이기기 위해서 자신이 유리한 전투를 하려고 생각 하겠지." 현성의 말이 끝나자 이리엘은 현성에게 예정대로 마족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다시 시작하기 시작했다. -마족은 그렇게 강한 힘을 소유한 존재 이지만 이 중간계에서는 자신들의 본신의 힘에 1/3도 발휘하기 힘들기 때문에 마족들이 중간계로 넘어 오는 경우는 매우 드문 일입니다. 대신 자신들의 추종자를 만들거나 인간의 몸에 잠복해 때를 기다리지요. 드래곤들도 그 정도는 자신의 눈에 띠지 않는 다면 묵인하기에 마족은 자신의 존재를 숨기며 활동합니다. 마족이 잠복해 있는 인간이 후손을 남긴다고 해서 그가 반마족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흑마법을 익히기 쉽거나 마족이 동화하기 쉬운 육체가 되기는 하겠지만 말입니다. 마족이 인간과의 사이에서 자신의 후손을 남기기 위해서는 본래 육체인 마족의 몸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드래곤들은 인간의 몸에 잠복해있는 것이 아닌 본신의 몸으로 마족들이 돌아다니는 것은 묵인 하지 않습니다. 즉 반마족이 생기는 일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지금까지 반마족은 NO. 174를 제외하고는 발견된 예가 없으니까 말입니다.- "음, 그럼 키메라 NO. 174는 현재 이 세계에 있는 유일무이한 종족이라는 건가?" 현성은 이리엘에게 하는 말인지 아니면 혼잔 말인지 모를 말을 중얼거렸다. 상당한 호기심이 가득한 목소리로 말이다. "좋아, 이리엘 NO. 174에 대한 설명은 그만 하고 어서 만나러 가는 것이 좋겠군. 그래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고 했으니까 여기서 이러는 것보다는 직접 만나 보는 것이 훨씬 좋지 않겠나." 현성은 이리엘의 안내에 따라 여러 실험용 키메라가 전시 되어있는 곳을 지나 NO. 174를 만나기 위해 점점 더 카이라스의 키메라 실험실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헉." 현성은 무척이나 놀란 듯이 헛기침을 터트리며 자신도 모르게 앞에 보이는 키메라 NO. 174를 뚫어 저라 처다 보았다. 검은 머릿결에 검은 색 눈동자 그리고 약간은 갈색빛이 도는 그러나 눈처럼 새 하얀 아름다운 우유 빛 피부를 빛내는 나신의 여인이 현성의 눈에 들어왔다. 현성의 눈에 비친 키메라 NO. 174는 도저히 이 세계의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 마치 자신의 고향인 중원의 여인 같았다. 그리고.... 현성이 너무나도 사랑했던 그러나 자신의 힘으로 지켜주지 못 하고 자신의 사제 무영에게 더럽혀진 자신의 약혼녀 수령과 너무 나도 닮은 얼굴..... 현성의 머리 속에 과거 수령의 모습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너무도 순수하고 아름다워 신성미 까지 느껴지는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 아가씨 수령 아무런 걱정 근심 없이 오직 자신만 바라봐 준 사랑스런 그녀 하지만 자신의 나약한 마음 때문에 몸도 마음도 더렵혀지고 생사조차 알 수 없는 그녀... 사랑하는 그녀를 그렇게 만들고도 모자라 마교의 24대 마교 교주 자리를 탐내 자신과 사부의 가슴에 칼을 박아 넣은 자신의 하나 뿐인 사제 무영 그에 대한 분노가 현성의 마음 깊숙한 곳에서부터 끌어 오르기 시작했다. 제 5 화 키메라 로이나스 갑자기 돌 석상처럼 굳어 버린 현성의 몸에서 엄청난 양의 살기가 분출되며 그의 몸을 감싸 안았다. 그리고 현성의 살기에 반영하듯이 현성의 몸속에 잠자고 있던 드래곤 하트의 마나가 꿈틀대기 시작했다. "콰콰콰 ~ 쾅 !!!" 현성의 몸에 서 뿜어져 나오는 살기어린 기운이 현성의 몸을 모두 뒤덮고도 모자랐는지 현성의 몸을 벗어나 서서히 그 주위로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분노와 증오 그리고 그리움이 한데 어우러진 현성의 마음을 반영하듯이 현성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살기와 마나의 폭주는 쉽게 사그라 들지 않았다. 현성의 몸에서 일어나는 폭주로 인해 이미 카이라스의 키메라 실험실은 난장판이 되어 버렸다. 카이라스가 생전에 실험 했을 듯한 실험 도구 들이 이리 저리 굴러다니며 파괴 되었고 현성의 주위에 있던 물건들이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의 영향을 받아 서서히 떠오르며 현성의 몸 주위를 감싸가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실험관이 깨지고 반 가사 상태로 잠자고 있던 키메라들이 깊은 잠에서 깨어나 다시 부활하기 시작했다. "쿠오오오 !!" "키이이익 !!" "크르르르릉 !!" 미노타우르스의 머리에 와이번의 날개 그리고 오우거의 육체를 지닌 키메라부터 그리폰의 등에 달린 트롤 곰과 늑대 사자의 머리를 가지고 독수리의 발톱과 물소의 몸을 지니고 있는 괴물 등 수많은 키메라들이 긴긴 잠에서 깨어나 다시 살육에 가득 찬 눈망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오직 본능에 따라 자신의 사냥감을 찾고 있는 광기어린 눈동자 오직 살육 밖에는 모르는 끔찍한 모습의 괴물들이 부활해 그 흉포함을 자랑하기 시작했다. 이 세상에 태어나서는 안 되는 생명체들 신이 창조한 본연의 모습을 잃어버리고 오직 살육과 파괴만을 추구하며 창조된 생명이 아닌 만들어진 생명체 키메라 흉측한 모습을 드러내며 잠에서 막 깨어난 키메라들은 분노에 찬 포효를 내 지르기 시작했다. 분노 긴긴 잠에서 깨어난 키메라들이 처음 느낀 감정은 바로 분노였다. 자신을 이곳에 가둔 자에 대한 분노와 증오 오르지 전투만을 위해서 태어난 생명체인 키메라들의 마음을 분노와 증오가 사로잡았다. 그리고 그 분노를 풀어줄 자신들의 사냥감을 찾아 붉게 충혈 된 광기어린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분노는 오래가지 못했다. 사냥감을 찾던 키메라들의 예리한 감각에 의해 자신들과는 차원이 다른 엄청난 존재의 분노가 자신들에게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안 키메라들의 눈동자에 광기와 흉포함 대신 두려움이란 감정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그 엄청난 존재감 앞에서 지금의 키메라들은 살육과 공포를 자아내며 사냥감을 살육하는 존재가 아니라 사냥당하는 존재일 뿐이었다. 지금의 키메라들은 오직 강자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만을 지닌 약하디 약한 힘없는 사냥감에 불과했다. 자신들로서는 감히 흉내도 낼 수조차 없는 강력한 기운을 뿜어내며 보이지 않는 누군가를 향해 살기를 뿌려 대는 절대자 앞에서 흉폭하며 공포의 대명사인 전투 생명체 키메라들 조차도 한낮 사냥감으로서 그저 두려움에 떨고 있을 뿐이었다. "무영, 무영 으아아아아아~~~~" 현성의 분노에 찬 음성이 키메라들의 마음에 퍼져나가며 엄청난 공포와 두려움 심어주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는지 현성의 살기 가득 찬 광기어린 음성은 키메라들의 마음을 뛰어넘어 카이라스 산맥 곳곳으로 퍼져 나가며 카이라스 산맥의 모든 생명체들에게 두려움과 공포라는 마음을 심어주기 시작했다. 현성의 고함소리와 함께 현성의 몸에서 분출된 살기의 폭주가 순식간에 온 카이라스 산맥을 뒤 덥기 시작했다. 모든 생명체가 공포에 떨기 시작했다. 키메라들 뿐만 아니라 카이라스 산맥의 모든 생명체들이 두려움과 공포에 떨었다. 감히 자신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절대자의 분노에 앞에 그들은 오직 공포에 떠는 연약한 사냥감에 불과했다. -주인님 진정 하십시오. 지금 주인님 몸속의 마나는 주인님이 견디실 수 있는 정상 수치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지금 즉시 멈추지 않으면 주인님의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이리엘의 경고 어린 말에도 현성의 몸에서 일어나는 마나의 폭풍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점점 더 강하게 퍼져 나가며 카이라스 산맥의 생명체들에게 공포를 넘어서 실질적인 죽음의 고통을 느끼게 해주었다. 현성의 목소리에는 드래곤 피어를 능가하는 강한 힘이 실려 있었다. 그 힘을 견디지 못한 미약한 생명체들은 현성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살기와 목소리에 실린 마나의 파동을 이기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즉사 할 것이고 그 강한 힘을 견디며 살아남은 생명체들은 자신들이 살아있다는 것을 후회할 정도의 고통을 느끼며 곳 자신에게 다가올 죽음의 공포에 떨고 있을 것이다. -주인님의 정신 붕괴 우려.- -육체가 견딜 수 없는 과도한 마나의 사용 시급히 중지요함.- -매직 이어링의 강제 지배 시작.- "우우우웅." 이리엘의 지극히 기계적인 음성과 함께 현성의 귀에 걸려있던 매직 이어링이 빛을 발하며 서서히 현성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들을 제압해 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현성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광폭한 기운들은 쉽사리 진압되지 않았다. 현성의 폭주를 진압하려는 이리엘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성의 몸에서 일어나 온 카이라스 산맥을 뒤덮고 있는 난폭한 기운은 쉬이 수그러들지 않았다. -정신 안정 마법 시행.- 이리엘은 현성의 몸에서 일어나는 폭주 원인이 정신 상태에 있다고 보고 정신의 안정을 추구하는 마법을 실행한 뒤 서서히 현성의 몸에서 나오는 기운들을 진정시켜 나가기 시작했다. 이리엘의 이런 노력이 효과가 있었는지 현성의 몸은 서서히 안정을 되찾아 가기 시작했다. 서서히 진정 되는 현성의 육체를 바라보며 공포에 떨고 있던 키메라들은 현성의 폭주가 멈추자 제 빨리 카이라스의 레어를 벗어나 카이라스 산맥 깊숙한 곳으로 숨어들기 시작했다. "크윽, 으으으 쿨럭." 지금은 완전히 폭주를 멈춘 현성의 육체에서 고통스러운 기침 소리가 흘러나오며 그와 함께 검붉은 액체 덩어리를 토해냈다. "큭, 으으으." 내부가 진탕되고 살을 애는 듯한 고통 현성의 몸 깊숙이 엄습해 오기 시작했다. 마치 자신의 몸이 갈갈이 찢어진 듯한 느낌 지금 현성은 외부적인 고통이 아닌 내상을 입고 있었다. 제 5 화 키메라 로이나스 방금 전 갑작스런 폭주로 인해 현성의 몸속에 고이 잠자고 있던 드래곤 하트의 마나가 이리엘이 만들어 놓은 매직 이어링의 제어를 벗어나 날뛰고 있었던 것이다. 이 현상은 이리엘로서도 쉽게 진압할 수 없었다. 전에 있었던 폭주는 현성의 자의가 아닌 타의로 인해 드래곤 하트의 마나가 그의 몸에 흡수 되면서 일어난 일이었다. 그 현상은 현성 또한 살기위해 드래곤 하트의 기운을 제어하려 노력해왔고 이리엘이 옆에서 도왔음으로 쉽게 진압되었다. 또한 마나 제어 능력이 있는 매직 이어링 덕분에 현성은 죽음 대신 무한에 가까운 드래곤 하트의 마나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인간의 연약한 육체로는 드래곤 하트의 강대한 마나를 감당할 수 없다. 현성의 육체는 드래곤 하트의 마나를 수용하기위해 그 마나를 이용해 몸을 재구성 하는 환골탈태(換骨奪胎)를 성공시킴으로서 약간이나마 드래곤 하트의 마나를 제어 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 하지만 현성의 마음속에서 일어난 갑작스런 폭주로 인해 현성의 몸속에 잠자고 있던 드래곤 하트의 마나가 폭주하기 시작했고 아직 현성의 몸이 감당할 수 없는 강력한 힘이 현성의 몸을 지배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다행히 이리엘의 처치로 현성의 마음이 평정을 되찾고 드래곤 하트의 마력을 다시 제어 할 수 있었지만 그 동안 현성의 몸속에서 날뛰던 강대한 힘으로 현성의 몸은 갈기갈기 난자당한 상태였다. 스스로의 폭주로 인해 일어난 내상은 이리엘의 치료마법으로서도 치료 할 수 없었다. "큭, 조금 만 더 늦었다면 주화입마에 빠질 뻔했군." 분탕질 치던 현성의 몸이 조금은 진정 되었는지 현성은 가가스로 숨을 돌린 듯한 음성으로 중얼 거렸다. 그와 함께 이리엘의 질책 어린 목소리가 현성의 귀에 들려왔다. -주인님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 입니까? 방금 전의 일은 타의가 아닌 주인님의 자의로 인해 이루어 진일입니다. 키메라 NO. 174를 본 후 갑자기 그런 반응을 보이시다니 도대체 무슨 일이십니까?- 이리엘의 의문이 가득석인 말을 듣고 서야 현성은 방금 전 자신의 몸을 폭주 하게 만들었던 장본인인 키메라 NO. 174의 얼굴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똑같다! 너무도 닮았어!!" 현성의 누구에게 하는지 모를 조그만 독백에 이리엘은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현성의 상태가 심상치 않다고 느꼈는지 현성을 내버려 두었다. 하지만 현성과 이리엘이 서로 다른 생각을 하며 다른 일에 신경 쓰고 있을 때 죽은 듯이 잠들어 있던 키메라 NO. 174의 몸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아무도 느낄 수 없었던 자그마한 변화 죽은 듯이 멈춰 있던 NO. 174의 심장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키메라 NO. 174의 멈춰 버렸던 심장이 서서히 다시 뜀에 따라 차갑게 굳어 있던 NO. 174의 피가 서서히 뜨거워지며 온몸을 돌며 순회하기 시작했다. 키메라 NO. 174의 몸속에 돌고 있던 피가 NO. 174의 몸을 순회하며 죽어있던 육체를 다시 깨우기 시작했다. "두근, 두근." 갑자기 들려오는 소리에 신경을 곤두세우며 주변을 살피던 현성은 소리의 진원지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자신이 알고 있는 여인과 너무도 닳은 존재 현성의 눈이 또 다시 NO. 174의 얼굴로 향할 때였다. 그와 함께 실험관 속에서 죽은 듯이 잠자고 있던 키메라 NO. 174는 눈이 번쩍 뜨였다. 검고 맑은 눈동자 하지만 그 눈동자에는 초점이 없었다. 흐릿흐릿한 눈빛 어딘지 모를 백치미를 물씬 풍기며 떠진 한 쌍의 검은 눈동자는 자신의 앞에 있는 한 존재를 의식한 듯 보였다. "뭐, 뭐야 깨어난 건가?" 현성의 약간 놀란 듯한 음성과 함께 죽은 듯이 가만히 있던 키메라 NO. 174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슈우욱." 바람을 가르는 듯한 소리와 함께 유리관 속에서 잠자고 있던 NO. 174의 몸이 현성을 공격해 오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공격 그러나 그 공격을 갑작스러운 기습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만큼 빠르고 정확 했으며 또한 위력 적여다. "큭, 뭐야." 현성이 고통에 찬 음성을 지르며 몸속의 남아 있는 내공을 끌어당겨 제 빨리 천마교 교주의 독문 보법인 천마군림보(天魔君臨步)를 시전했다. 겨우 몸을 피한 현성의 눈앞에 너무도 연약해 보이는 새하얀 손이 들어왔다. 하지만 그 손에 녹아 있는 위력은 결코 약하지 않았다. "쿨럭." 그 약해보이던 새하얀 손이 현성의 몸을 강타하며 전신을 타격하자 현성의 몸은 피를 토하며 나뒹굴어 졌다. 마나의 폭주로 인해 심한 내상을 입은 현성의 몸은 첫 번째 공격에서 몸속에 남아있는 모든 내공을 끌어 모아 시행한 마교 교주의 독문 보법 천마군림보(天魔君臨步)를 이용해 피할 수 있었지만 상대는 자신의 생각보다 훨씬 강했다. 마치 자신이 피할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한 두 번째 공격이 만신창이가 된 현성의 몸을 덮쳐 왔고 그의 약해진 몸으로는 이어지는 공격을 피하지 못했다. "꽈, 과과광." 엄청난 고통이 현성의 몸을 엄습해 옴과 동시에 쉬지 않고 자신을 향해 몰아치는 수많은 손들이 현성의 시야에 들어왔다. 도저히 피할 수 없었다. 몸의 상태가 정상적이었다면 피할 가치도 없이 받아 쳤을 현성이지만 내상을 입은 현성으로서는 받아치기는커녕 몸을 피할 수조차 없었다. 또한 그 공격에 실려 있는 힘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었다. 평범한 주먹질이 아닌 검은 마기가 실린 공격 어느 사이엔가 상대의 새하얀 손은 검은 빛 강기에 휩싸여 있었고 현성이 당하는 고통은 방금 전의 고통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통증이 현성의 몸을 엄습해 들어왔다. "꽈, 과과과광." "뭐, 뭐야." 지금 까지 현성의 눈을 어지럽히며 쇄도해 오던 검은 빛 강기덩어리가 현성의 눈앞에 펼쳐진 투명하고 얇은 막에 가로 막혔다. "으우우우우" 자신을 보호하는 듯한 반투명의 얇은 현성의 몸은 잠시 보호해 주었지만 강력한 상대의 힘 앞에서 그의 몸을 영원히 보호해 줄 수는 없었다. 오히려 자신의 공격이 막혀 화가 난 것인지 지금 까지 보다 더욱 더 강력한 공격을 퍼붓고 있는 상대 앞에 작고 투명한 배리어(Barrier)는 더 이상 현성의 몸을 지켜줄 수 없었다. "지지지직, 꽈앙." 현성은 몸을 보호하던 배리어(Barrier)가 파괴되고 말았다. 현성은 자신을 덮쳐 오는 검은 빛 강기 다발을 뿜어대는 상대의 아름다운 얼굴을 바라보며 스스로 절망했다. '후훗, 강대한 힘을 얻었다고 좋아 했건만 무영 그 놈에게 다시 복수할 기회가 생겼다고 기뻐했건만 이렇게 어이없는 죽음을 맞이하는 건가 하지만 이것도 좋겠지 그녀를 닮은 자의 손에 죽는 다는 것도...' 현성은 삶을 포기하려했다. 잔인한 중원 살수들의 끈질긴 추격에도 그리고 드래곤 하트를 흡수할 때 느꼈던 죽음보다도 더한 강렬한 고통 속에도 삶의 의지를 포기 하지 않았던 현성이 삶을 포기하려한다. 아니 오히려 현성은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사랑하는 그녀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닮은 자의 손에 죽을 수 있다는 사실에 행복하다고 생각했다. 현성 그에게 수령이라는 여인은 자신의 모든 것이었다. 그녀가 자신의 목숨을 원한다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줄 수 있을 만큼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하고도 그녀 곁에만 머무를 수 있다면 행복해했던 어떠한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았던 강한 정신력이 겨우 여자 얼굴 하나를 보고 무너져 내린 것은 현성에게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몰랐다. 그에게 그녀는 자신의 모든 것이었으니까 아니 자신의 생명보다도 더 소중한 존재였으니까 말이다. "피슝." 현성이 자신의 죽음을 생각하고 있을 때 그의 몸을 보호하던 배리어(Barrier)가 파괴됨과 동시에 키메라 NO. 174를 향해 붉은 빛 광선들이 선홍빛 빛 광채를 빛내며 NO. 174의 몸을 공격해 들어가기 시작했다. 수많은 붉은 색의 광선들이 NO. 174의 몸을 향해 쇄도해 들어갔고 그 공격에는 결코 상대의 검은 빛 강기 못지않은 힘이 실려 있었다. NO. 174는 현성에 대한 공격을 멈추고 보이지 않는 적의 공격을 방어해 나가기 시작했다. 검은 빛 강기와 붉은 빛 광선의 대결이 시작되었다. 사방팔방 비할 틈은 주지 않고 공격해 오는 붉은 광선의 공격을 상대는 비교적 여유롭게 막아 내고 있었다. 온몸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도저히 빠져나갈 틈이 없는 보이지 않는 적의 공격을 피해 나가며 피할 수 없는 공격은 살짝 각도를 틀어 주는 것으로 그 공격 방향을 바꾸어나가기 시작했다. 그 광경은 너무도 환상적이었다. 너무도 매혹적이고 어찌 보면 순진해 보이는 백치미를 풍기는 아름다운 얼굴의 여인이 붉은 빛 무대에서 너무도 환상적이고 격렬한 춤을 추는 듯했다. ************************************************************************************* 타이핑 者 : [KOR]TheYtsejaM (당나귀 호환 P2P 프루나) 프루나에서 제가 타이핑한 소설들과 그 외 제가 모은 소설들을 공유했습니다. 검색어 : [KOR]TheYtsejaM 또는 TheYtsejaM 로 검색하시면 제가 공유한 파일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소유자가 1이라도 관계없습니다. 저는 항상 접속해 있으니까요. 제가 접속해 있지 않을 때는(파일이 안 받아지고 있을 때는) 제가 집에 없거나 파일 받기 대기 중일 겁니다. 기다리시면 하루 안에 반드시 받으실 수 있으실 겁니다. 무협도 엄청나게 많이(약 1기가 정도) 텍스트파일로 가지고 있는데 너무 파일이 많아서 그거 다 편집하려니 짜증나서 일단은 판타지만 공유중입니다. 무협도 필요하시면 프루나에서 메시지 전송 기능으로 쪽지 보내십시오. ************************************************************************************* 제 6 화 과거의 잔재 생명의 계절인 봄 그 봄의 햇살과 신선한 공기를 받으며 자라는 숲 속의 생명들 그 아름다운 모습에 절로 감탄사가 나올 것 같은 너무도 평화로운 풍경 이름 모를 꽃과 나무들이 자신의 아름다움을 과시 하며 숲 속의 아름다움을 더욱 더 빛내고 있었다. 아무런 걱정도 근심도 잊어 버릴만한 평화로운 풍경 아무리 골치 아픈 일이 있더라도 이 대자연의 품속에서는 모두 잊어버릴 수 있을 것 같은 너무도 아름답고 평화 로와 보이는 이 광경 그 평화롭고 아름다운 숲 한 가운데서 커다란 기합 소리와 함께 열심히 비지땀을 흘리며 몸을 움직이는데 열중하고 있는 3명의 인형이 눈에 들어왔다. 평화로운 숲 한가운데 자리한 넓은 공터 이 땅에 빛을 본지 얼마 되지 않은 듯한 파릇파릇한 초록색 잔디들로 뒤 덥혀 있는 넓은 공터 한 가운데서 무언가를 열심히 연습하고 있는 3명의 인물들이 눈에 띠었다. 그 인물들은 모두 아름다운 미모와 함께 육감적인 몸매를 소유한 매력적인 여인들이었다. 왜인지 모를 기품과 청순함이 묻어나는 듯한 여인들의 모습은 조용한 숲 속의 풍경과 함께 잘 어우러져 마치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 같은 모습이었다. 아름다운 백금발을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무기로 쓰기에는 조금 짧은 듯한 곡도를 들고 열심히 휘두르고 있는 은빛 눈동자의 여인과 자신의 키 보다 족히 1.5배는 더 큰 듯한 약간의 검은 묵 빛을 내는 긴 창을 들고 몸을 이리 저리 움직이며 비지땀을 흘리고 있는 청색 머리카락에 블루 블랙의 눈동자를 가진 조금은 차가운 느낌과 성숙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소녀. 그리고 마지막으로 조그마한 활을 양손에 들고 화살이 없는 활을 들고 목표를 정해 열심히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화살을 쏘며 연습하고 있는 푸른 머리카락의 소녀가 눈에 띠었다. 발랄하고 장난기가 넘쳐 나는 듯한 초록색 눈동자와 아직은 어린 아이 다운 모습을 벗어나지 못한 듯한 얼굴을 가지고 있는 귀여운 소녀와 함께 모두 3명의 여인들은 자신들이 들고 있는 무기를 이리저리 휘두르며 구슬땀을 흘리기에 연염이 없었다. 한눈에 보기에도 위험해 보이는 무기들을 휘두르는 여인들의 모습은 주변은 평화로운 모습과 대조 적이지만 믿기지 않을 만큼 주위의 풍경과 너무도 잘 어우러졌다. 마치 처음부터 그 자리에 있었다는 듯 아니 본래 이 평화로운 숲과 그녀들이 한 몸이었다는 듯이 말이다. 그 조화로운 모습 속에서 그녀들의 모습을 열심히 관찰하고 있는 듯한 한 존재가 너무도 당연하다는 듯이 그녀들의 모습을 하나, 하나 자세하고 꼼꼼하게 살피고 있었다. 마치 자신의 제자들에게 잘못된 행동을 찾아 지적해 주려는 스승처럼 말이다. 여인들은 아름다운 외모와 함께 인간과는 조금 다른 듯한 모습이 보였다. 인간의 귀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긴 귀. 머리카락 사이를 비집고 나온 길고 뾰족한 귀는 그들이 인간이 아니라는 단편적인 증거였다. 인간 같지 않은 아름다운과 기품 그리고 긴 귀를 가진 존재 그들은 인간이 아닌 인간보다 상위 종족에 속해있다는 숲의 종족 엘프들이었다. 하지만 자신들에게 직접적인 해를 끼치지 않는다면 싸움을 벌이지 않는 평화로운 종족이라는 엘프들이 무기를 들고 움직이는 모습은 결코 평범한 장면을 아니었다. 그런 엘프들을 보며 흡족하다는 듯한 시선으로 그녀들을 꼼꼼히 살피고 있는 선홍빛 붉은 머리카락과 눈동자를 지닌 한 인간이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 인간은 마치 인간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아름답고 고운 피부를 지닌 인간이었다.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이었다. '음, 생각보다 너무 잘하는 걸 처음에 몸의 골격을 보고 무공을 익히기에 적합한 체질이라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정말 대단하군 그래, 가르쳐 준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완벽하게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 내다니.' 이 공터에 있는 4명의 사람(?)들의 정체는 현성과 이미 죽고 없는 레드 드래곤족 고룡 카이라스에게 산 제물로 바쳐진 3명의 엘프 아이리스 다이말로 다나아세스였다. 그리고 3명의 엘프는 각자 무기를 들고 열심히 몸을 움직이며 무공 수련에 열중하고 있었다. 현성은 것으로는 드러내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무척이나 놀라고 있는 상태였다. 아무리 기초적인 무공이라지만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소화해 내다니 대단한 재능임에는 틀림없었다. -주인님의 몸속에 있는 모든 내부적인 상처의 치료를 완료했습니다. 아마 주인님의 지금의 몸 상태는 평소에 활동하시는 것과 아무런 차이가 없을 것입니다.- 3 명의 엘프들이 무공수련 하는 모습을 보고 있던 현성의 머릿속에 자신을 향해 말하는 부드러운 목소리가 흘러 들려왔다. 귀로 듣는 것이 아닌 머릿속으로 직접 전달되는 음성 이런 음성을 사용할 수 있는 존재는 이곳에 단 한 존재뿐이었다. '이리엘 이로군. 후훗, 그런가 하긴 지금의 내 몸 상태가 일주인 전까지와 별다를 바가 없으니까 말이야. 정말 놀랍군 그래 내상으로 입은 상처는 치료하기가 쉽지 않을 탠대 일주일 만에 완치되다니 말이야' -내상을 입으셨기에 그렇게 오랜 시간이 소효 되었던 것입니다. 만약 몸의 외부에서 입은 육체적인 상처였다면 마법을 이용한 치료로 단 1초면 가능했을 것입니다.- '그래, 역시 이 차원에서 마법의 힘이란 대단한 것 같군 그래 그렇게 빨리 치료가 가능하다니 말이야.' 현성의 약간 놀랍다는 말에 이리엘은 마법을 이용하면 모든 일이 단순하고 간편해 진다는 사실을 또 다시 현성의 머릿속에 확인시켜주어야 했다. 마법 대기 중에 흩어져 마나를 이용한 기술인 마법은 사용하기에 따라서 강력한 파괴력을 지닌 공격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다 죽어가는 중병의 환자도 치료할 수 있는 힘이 있었던 것이다. "알았어, 알았다고 이리엘 좋아 오늘 오전 수련은 이만 이것으로 마치기로 할까." 현성의 말소리는 매우 작았고 마치 혼자 말 같았지만 그 말에 반응하는 세 명의 여인들의 행동은 무척이나 재빨랐다. 제 빨리 자신이 들고 있던 무기들을 거둔 후 현성의 앞에 일렬로 정렬한 그녀들의 모습은 마치 잘 훈련된 정규 병사 같은 느낌마저 들게 했다. "수련이 끝나는 게 무척이나 반가웠던 모양이지 이렇게 불이 낳게 뛰어오는 걸 보면 말이야." 현성의 장난기 어린 말들 듣고 있는 세 명의 여인들은 온몸이 땀으로 흠뻑 졌어있었다. 땀으로 인해 그녀들의 몸에 착 달라붙어 버린 옷 덕분에 그녀들의 아름다운 몸매의 굴곡이 완연히 들어났지만 현성은 아랑곳 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좋아, 오늘 오전 수련은 이것으로 마치도록하지 그럼 먼저 들어가서 씻고 식사준비를 한 후에 내공 수련에 들어가도록 하지 자 이제 그만 해산 하도록 하라고." 현성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녀들은 "존명" 이라는 짤막한 구호(?)를 외친 후 카이라스의 레어 즉 이리엘의 몸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휴, 오늘 수련은 너무 힘들었어요. 아이리스 언니 어제 했던 수련이랑은 비교도 안 될 만큼 힘들어 다구여." 세 명의 여인 중에 가장 어려 보이는 소녀가 아직은 어린아이에 가까운 귀여운 목소리로 투정 부리듯이 말했다. "후훗, 참아 다나 맨 날 오전 수련이 끝나면 그 소리만 하니." 어린 아이의 투정을 달래주는 어머니 같은 말이 아이리스의 고운 입에서 흘러나왔다. 그 말을 들은 다나아세스는 지지 않겠다는 듯이 입을 삐죽 내밀며 투정 석인 목소리도 당당하게 대답했다. "하지만, 정말 힘들단 말이에요. 태어나서 이런 일 아니 수련은 처음 해본다구여. 참 카이라스님도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우리에게 이런 이상한 수련을 시키시는 건지." 자신의 손에 들린 조그마한 활을 휘두르며 다나아세스가 투정 어린 소리를 해대자 아이리스는 입가에 고운 미소를 그리며 그녀의 투정을 이해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그녀로 서도 이런 듯도 보도 못한 수련은 처음 해보는 일이었으니까 말이다. "그래도 잡아먹히는 것이나 성노가 되는 것 보다는 훨씬 좋은 일이 아닌가. 그렇게 수련이 하기 싫다면 카이라스님 앞에서도 그렇게 말해보지 그래." 다이말로의 입에서 약간은 냉정한 것 같은 말이 튀어 나오자 다나아세스는 볼에 바람을 잔뜩 집어나으며 나 삐졌어요. 라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런 그녀들을 보며 아이리스가 귀여워 죽겠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후훗, 다나 그만해 그리고 다이말로가 한말이 거짓말도 아니잖아 잡아먹히는 것이나 성노가 되는 것보다는 이런 일이 훨씬 낳으니까 솔직히 난 아직 지금까지 내가 살아있다는 사실이 믿겨지지가 않으니까 말이야." 아이리스의 말에는 모두 공감을 하는지 셋 모두 고개를 끄덕 거렸다. 제 6 화 과거의 잔재 사실 그녀들은 아직 까지 자신들이 멀쩡히 살아있다는 사실이 그저 놀랍고도 놀라울 다름이었다. 산 제물로 선택 되었을 때는 죽었다고 생각하고 이곳으로 왔는데 자신들은 죽지 않았다. 그렇다고 드래곤의 성욕처리 대상이 된 것도 아니었다. 그녀들은 이곳에서 아무런 일도 당하지 않고 살아있을 수 있었다. 아마 드래곤의 산 제물로 바쳐 저서 아무 일도 당하지 않고 아직까지 살아있는 엘프는 그녀들이 처음일 것이다. "다이말로도 그 딱딱한 말투를 조금 고치는 편히 좋겠어. 다나는 아직 어린아이야 사실 이런 수련은 건장한 성인 엘프라도 버티기 힘들 걸 나이어린 다나가 이정도 까지 버티는 것도 대단한 일이라고." "아이리스 언니 말이 맞아요. 다이말로 언니 이런 수련은 아마 다 큰 어른들도 힘에 붙여 할 거라 구여 사실 저도 저희가 아직까지 멀쩡하게 살아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런 힘든 수련이 좋은 건 아니잖아요." "..............." "그리고 사실 다이말로 언니도 힘들잖아요. 설마 아니라고 말하지는 않으실 거지요. 아까 수련할 때 언니가 얼굴을 찌푸리면서 뭐라고 조그만 목소리로 투덜거리는 거 다 봤다 구여. 그리고 말이에요 아까 아이리스 언니 두 카이라스님이 안 보실 때 그런 표정을 지었잖아요. 힘들어 죽겠다는 표정." ".............." 속사포 같이 이어지는 다나아세스의 말에 두 엘프는 할말을 잊고 말았다. 자기에게 맡겨진 수련도 하기 힘든 상황에서도 다른 사람의 표정을 살필 여유가 있었다니 그녀들은 그저 놀라울 다름일 것이다. "그렇게 투덜거리는 네가 가장 팔팔해 보이는 구나?" 다일말로의 말에 대답한 것은 다나아세스가 아닌 아이리스였다. 그리고 그 한마디는 이리저리 투덜거리며 말싸움을 벌이고 있는 두 엘프의 말싸움을 멈추게 만들었으며 그들이 자신의 할일을 상기하게 해주었다. "카이라스님이 드실 점심을 준비해야 지요. 땀에 젖은 몸을 씻고 카이라스님의 식사를 시간 맞춰서 준비해야죠. 이렇게 떠들다가는 시간이 빠듯 할거에요. 아가씨들 그러다가 점심 식사가 제 시간에 준비가 안 되서 굶주린 카이라스님이 배가 고프시다고 점심식사대신 잡아먹어 버리면 어쩌려 구요." "빨리 와여 언니들 시간이 없다고요. 어서요." 힘들다고 투덜거리던 다나아세스는 벌써 저만큼 달려 나가 두 언니들을 재촉하고 있었고 그런 그녀를 보며 다이말로는 큰 한숨을 쉬며 빠른 걸음으로 다나아세스를 따라 욕실로 향했고 그 뒤를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띠운 아이리스가 따라갔다. "아, 온몸의 피로가 다 풀리는 것 같아요. 역시 목욕은 몸을 움직인 직후 뜨거운 물에서 하는 게 재격이라니까요." "그래, 정말 좋구나. 뜨거운 물에 몸을 담구고 있으니까 정말 지금까지의 피로가 다 날아가는 것 같은걸 후후 다이말로 어서 들어와 물 온도도 딱 맞아서 아주 좋다구. 아마 오늘 오전 수련으로 쌓인 피로가 다 날아갈 걸." 아름다운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듯한 족히 20m는 되어 보이는 넓은 공간 중앙에서 누군가를 부르는 듯한 목소리들이 들려왔다. 그 공간의 중앙에는 여러 가지 보석들로 아름답게 치장된 큰 욕조가 있었고 그 속에는 2명의 여인이 몸을 담구며 피로를 풀고 있었다. 그 중에 한명이 지금 막 들어온 여인을 부르며 어서 들어오라고 재촉했다. "음, 물속에 몸을 담구는 것이 이렇게 좋은 지는 미처 몰랐는데 정말 신기하게도 온몸의 피로를 쉽게 풀어 주는 군요." 기분 좋다는 다이말로의 말에 아이리스가 역시 그렇지 하는 표정과 함께 이 거대한 목욕탕에 대한 설명을 해주기 시작했다. "그렇지, 이곳의 물을 다른 곳의 일반 물과는 질적으로 다르다고 화산의 분화구 위에서 자연적으로 달구어진 물을 온천수라고 하는데 그곳을 개발한 곳이 바로 온천이지 온천에는 여러 가지 효능이 있다구. 신경통이나 근육통을 풀어주기도 하고 여러 가지 병을 치료하는 대 도움이 된다고 하거든 나도 인간의 나라로 여행 다닐 때 가끔씩 온천을 즐기곤 했는데 온천은 그렇게 흔한 게 아니거든 아 여기는 정말 좋다 정말 천국이 따로 없는 것 같아" 아이리스가 행복하다는 표정과 함께 온몸을 물속에 푹 담그자 다나아세스도 똑같이 점점 더 깊이 온천수에 몸을 담그며 오전 수련에 쌓인 피로를 풀어 같다. 다이말로 역시 말은 않했지만 온천수가 마음에 들었던지 천천히 물속으로 들어와 몸을 담구었다. "아, 그런데 언니들 정말 카이라스님은 무슨 생각으로 저희를 살려주시고 이런 일을 시키시는 걸까요? 아무 이유 없이 이러실 이유는 없잖아요." 다나아세스의 말에 아이리스도 다이말로도 깊이 생각에 잠겼다. 사실 겉으로는 표현하지 않았지만 그 둘도 궁금한 건 마찬 가지였다. 자신들을 살려주고 시키는 일이 집안청소와 식사준비라니 여기까지는 대충 이해할 수 있다. 가끔씩 성노로 잡혀온 엘프들이 가정부 역할도 함께하는 경우가 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이 3명의 엘프에게 집안청소와 식사준비는 그저 약간의 부업에 지나지 않았다. 그들의 주인인 카이라스에게 일주일 전 자신들은 이곳에 산 제물로 바쳐졌다. 그리고 산 제물이 된지 하루 만에 일이었다. 자신들이 이런 힘든 수련을 하게 된 것은..... ************************************************************************************* 타이핑 者 : [KOR]TheYtsejaM (당나귀 호환 P2P 프루나) 프루나에서 제가 타이핑한 소설들과 그 외 제가 모은 소설들을 공유했습니다. 검색어 : [KOR]TheYtsejaM 또는 TheYtsejaM 로 검색하시면 제가 공유한 파일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소유자가 1이라도 관계없습니다. 저는 항상 접속해 있으니까요. 제가 접속해 있지 않을 때는(파일이 안 받아지고 있을 때는) 제가 집에 없거나 파일 받기 대기 중일 겁니다. 기다리시면 하루 안에 반드시 받으실 수 있으실 겁니다. 무협도 엄청나게 많이(약 1기가 정도) 텍스트파일로 가지고 있는데 너무 파일이 많아서 그거 다 편집하려니 짜증나서 일단은 판타지만 공유중입니다. 무협도 필요하시면 프루나에서 메시지 전송 기능으로 쪽지 보내십시오. ************************************************************************************* 제 6 화 과거의 잔재 일주일전 밤 현성과 로이나스 "큭, 뭐, 뭐야!! 누가 나를 도와주는 거지." 죽음을 각오 했던 현성의 앞을 가로막고 키메라 NO. 174를 공격하고 있는 자가 누구인지 현성은 도저히 알아차릴 수가 없었다. -저, 이리엘입니다. 주인님 몸은 괜찮으십니까? 키메라 NO. 174는 제가 맞고 있겠습니다. 주인님께서는 몸을 회복하시는데 전력을 기울여 주십시요.- "이, 이리엘 쿨럭." 현성은 이리엘의 말을 듣고는 그 이름을 부르다가 검붉은 피를 한 움큼 토해냈다. 심각한 내상을 입을 상태에서 무리하게 내공을 끌어 올린 현성의 몸은 이미 만신창이가 되어있었다. 기혈이 뒤틀려 몸을 움직일 때 마다 아니 말 한마디 하는 것까지도 엄청난 고통이 동반되었다. 현성은 재 빨리 가부좌를 틀고 역천기공의 구결을 운기하기 시작했다. 무리한 내상을 입은 상태에서 운기조식을 하는 현성의 고통은 상상을 초월했다. 하지만 현성은 멈추지 않았다.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 빠른 치유 방법은 바로 운기조식뿐이었다. 조금이 나마 뒤틀린 기혈을 바로잡고 흐트러진 내공을 모으려는 현성의 노력이 통했는지 뒤틀린 기혈이 조금씩이긴 하지만 점점 안정을 되찾아 가기 시작했다. 한편 현성이 몸을 운기조식을 하며 뒤틀린 기혈을 바로 잡고 있을 때 그 앞에서는 키메라 NO. 174와 이리엘의 혈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지금 그들이 있는 곳은 고롱 카이라스의 레어 즉 이리엘의 내부였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키메라 NO. 174는 전혀 밀리지 않고 이리엘이 쏘아 보내는 붉은색 광선을 방어하며 광선을 뿜어대는 마법포구를 하나, 하나 파괴해 나가기 시작했다. 검기를 내뿜을 수 있는 정도의 검술 실력 마법은 7서클 까지 마스터한 마도사의 실력 지능은 제로 그것이 바로 이리엘이 분석한 키메라 NO. 174의 전투 평가였다. 하지만 지금 이리엘은 그 평가를 대폭 수정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리엘은 대자연의 마나를 흡수하는 것만으로 전투 시 고룡에 필적하는 전투능력을 소유하고 있다. 물론 지금은 자신의 내부이기에 그렇게 강력한 공격을 할 수 없었지만 지금 공격하고 있는 붉은 광선에 깃들어 있는 위력은 6서클 상위 공격마법을 능가하는 것이다. 그런 강력한 공격을 한 두 개도 아닌 피할 곳이 거의 없을 정도로 360도 전 방향에서 동시에 공격하는데 그녀는 여유롭게 그것을 피하며 오히려 이리엘이 공격하는 광선의 각도를 바꾸어 붉은 광선을 뿜어대는 마법포구를 파괴하고 있었다. 지금까지의 NO. 174의 전투능력에 대한 정보대로라면 절대 불가능한일이었다. 키메라 NO. 174의 손에서 뿜어져 나오는 검은 강기에 실린 위력만 해도 알려진 것과 달리 검기가 아닌 검강의 위력을 훨씬 능가하고 있었다. -방어모드 100퍼센트 최대출력 가동.- -함선 전투 공격력 40퍼센트 출력 가동.- -Mission 키메라 NO. 174 말살.- 이리엘의 말이 끝날 때마다 이리엘의 함선 내의 모습은 변화해 같다. 첫 번째로 아무런 반격도 없이 이리엘의 붉은 광선과 키메라 NO. 174의 검은 강기에 파괴되던 키메라 연구실의 전체가 은은한 반투명의 푸른 막에 휩싸임과 동시에 마법포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붉은 광선은 그 스피드와 위력이 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강해졌다. "콰, 과과과광." 키메라 NO. 174에게 날아가던 붉은 광선이 목표물의 몸에 명중하지 못하고 엄청난 굉음을 내며 바닥에 충돌해 폭발했지만 선실바닥에는 아무런 파괴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점점 상황이 키메라 NO. 174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방금 전까지는 제법 여유롭게 피하던 붉은 광선을 지금은 상당히 아슬 아슬하게 피하고 있었다. 그리고 피하지 못한 공격도 있었는지 몸 곳곳에 이리엘의 붉은 광선에 공격당한 듯한 상처가 보였고 그 상처에서는 선홍빛의 붉은 피가 쉬지 않고 배어 나오고 있었다. "하아, 하아, 하아." 지금 것 아무 반응 없이 싸우고 있었던 키메라 NO. 174의 몸에서 가쁜 숨소리가 들려왔고 그와 함께 손에 맺어져 있던 검은 강기는 서서히 소멸해 같다. 그녀의 손에서 검은 빛의 강기가 소멸해 감에 따라 그녀는 이리엘의 공격을 더욱도 힘들게 방어해 나갈 수밖에 없었다. "컥, 쿨럭.“ “큭, 하아, 하아, 하아." 피를 토하는 소리와 함께 키메라 NO. 174가 절대 굽혀 지지 않을 듯한 그녀의 무릎을 굽혀졌다. 그와 함께 그녀의 입안에서는 꾸역, 꾸역 붉은 액체가 흘러나오기 시작했고 어깨와 배에 이리엘의 공격이 관통한 듯이 보이는 두 상처 부위에서 온 바닥을 적실적도의 붉은 선혈이 흘러 나왔다. 완전히 바닥에 주저 않아 버린 키메라 NO. 174를 보며 이리엘은 이미 상대가 모든 전투 능력을 상실했다고 생각했다. 키메라 NO. 174는 키메라라고는 하지만 고룡 카이라스가 다른 생명체와 합성시킨 키메라가 아닌 본래 있던 육체를 그저 연구하기만 한 키메라였다. 즉 트롤의 재생능력이라든가 오우거의 강력한 힘과 같은 요소는 전혀 없었다. 지금까지의 능력은 그저 단순한 키메라 NO. 174의 능력일 뿐이다. 이리엘은 이대로 자신의 주인인 현성이 일어날 때 까지 기다리기로 결정했다. 키메라 NO. 174는 조금 시간이 지난다면 과다 출혈로 사망할 것이고 자신의 주인은 곳 있으면 운기조식을 마치고 깨어날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조용히 앉아서 잠자고 있는 것같이 보이는 현성의 몸 주위에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마나를 다룰 줄 안다면 누구나 알아볼 수 있는 이상한 기류가 몸을 둘러싸고 있었다. 잠시 후 현성의 몸 주위를 떠돌며 다니던 기류들은 서서히 현성의 몸속으로 흡수되기 시작했다. 잠시 후 현성의 깊게 감기었던 눈이 번쩍 뜨였다. 그와 함께 현성의 몸 주위를 둘러싸고 있던 기류들이 모두 현성의 몸속으로 사라졌다. "휴, 대충 마무리 된 건가." 운기조식을 마친 현성은 자신의 몸 상태를 점검해보았다. 운기조식으로 뒤틀린 기혈을 바로 잡고 흩어진 내공을 다시 모은 현성의 몸 상태는 예상보다 좋은 상태가 아니었다. 이 정도 내상 이라면 완치하는데 족히 한달은 걸릴 것 같았다. "어쩔 수 없지. 그럼 지금 내가 사용할 수 있는 내공은 겨우 이 정도뿐인가 하긴 이 정도로도 충분하겠지만 말이야." 현성의 몸에는 과거 현성이 사용하던 내공의 1/5정도만을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으로도 크게 상관하지는 않았다. 현성의 내공은 고룡 카이라스의 드래곤 하트를 흡수한 이후 감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증가했다. 비록 전에 가지고 있던 힘에 2할 정도라고 하지만 과거 마교에서 현성이 가지고 있던 내공보다도 훨씬 많은 양이었다. -주인님 깨어나셨습니까?- 조용히 이리엘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현성은 자신의 마음이 안정되는 것을 느꼈다. 현성은 자신도 모르게 이리엘의 무척이나 신뢰하고 있었다. 아마 지금까지 이리엘의 도움이 없었다면 현성이 이렇게 멀쩡하게 살아 있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이리엘 대충 몸이 회복된 것 같다. 아참 키메라 NO. 174는 어떻게 되었지?" 현성은 갑자기 자신이 이렇게 큰 내상을 입게 된 원인을 생각해냈다. 드래곤 하트의 마나 폭주도 있었지만 기혈이 뒤틀린 상태에서 키메라 NO. 174의 공격을 받아내느라고 입은 내상이 더욱 컸다. -아마 죽었을 것입니다. 주인님.- ************************************************************************************* 타이핑 者 : [KOR]TheYtsejaM (당나귀 호환 P2P 프루나) 프루나에서 제가 타이핑한 소설들과 그 외 제가 모은 소설들을 공유했습니다. 검색어 : [KOR]TheYtsejaM 또는 TheYtsejaM 로 검색하시면 제가 공유한 파일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소유자가 1이라도 관계없습니다. 저는 항상 접속해 있으니까요. 제가 접속해 있지 않을 때는(파일이 안 받아지고 있을 때는) 제가 집에 없거나 파일 받기 대기 중일 겁니다. 기다리시면 하루 안에 반드시 받으실 수 있으실 겁니다. 무협도 엄청나게 많이(약 1기가 정도) 텍스트파일로 가지고 있는데 너무 파일이 많아서 그거 다 편집하려니 짜증나서 일단은 판타지만 공유중입니다. 무협도 필요하시면 프루나에서 메시지 전송 기능으로 쪽지 보내십시오. ************************************************************************************* 제 6 화 과거의 잔재 "뭐, 주, 죽었다고." 현성의 놀란 듯한 음성에 이리엘은 죽었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도저히 살아있을 수 있는 상태가 아니기에 어쩌면 이리엘이 생각은 당연한 것 일수도 있었다. -현재 키메라 실험실 중앙에 자리하고 있는 것이 키메라 NO. 174입니다.- 이리엘의 말을 따라 키메라 실험실 중앙을 바라보자 그곳에는 붉은 선혈이 가득 고여 있었다. 그리고 그 위에 자그마한 몸 전체를 붉은 피로 목욕한 키메라 NO. 174가 있었다. 현성이 키메라 NO. 174를 향해 다가가자 점점 가까이 갈수록 키메라 NO. 174의 모습이 현성의 눈에 자세히 들어왔다. 너무도 닳은 얼굴 자세히 본다면 다른 점을 찾을 수 있겠지만 얼핏 봐서는 현성의 약혼녀 수령과 도저히 구분이안가는 얼굴이었다. "죽은 건가?" 조용히 말한 현성이 가까이 다가가 그녀의 몸을 살펴보고 있을 때 현성의 귀에 조그마한 숨소리가 들려왔다. "설마, 아직 살아있는 건가." 현성이 보았어도 틀림없이 죽었을 거라고 생각했던 키메라 NO. 174가 조그마한 숨소리를 내고 있었다. 현성이 가까이 다가가 맥을 집어보자 아직 키메라 NO. 174는 죽지 않고 살아있었다. -아직까지 살아있을 줄이야 분명 죽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마족의 피를 이은 것 같습니다. 정말 끈질긴 생명력을 가진 생명체인 것 같군요. 주인님- 이리엘의 믿기지 않는 다는 듯한 말에 현성이 조용히 명령했다. "치료해라!" -예, 주인님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것입니까 치료라니요? 설마 키메라 NO. 174를 살려두시겠다는 겁니까? 너무 위험합니다. 지금까지의 전투 데이터를 종합해본다면 키메라 NO. 174의 전투력은 현재 주인님의 힘을 능가합니다.- 이리엘의 위험하다는 경고성 높은 말에 현성은 고개를 가로 저으며 다시 한번 명령했다. "이리엘 치료해라. 내게도 생각이 있으니까 말이다." -예, 리커버리.- 이번에 이리엘은 아무런 항의 없이 키메라 NO. 174를 치료했다. 현성에게 생각이 있다는 말에 치료를 결정한 것이다. 하지만 역시 이리엘이 생각하기에는 너무도 위험했다. 현재 내상을 입은 현성의 몸으로는 아마도 키메라 NO. 174가 다시 공격해 온다면 도저히 막아낼 수 없을 것이다. 이리엘의 치유마법이 실현되자 키메라 NO. 174의 몸은 완전히 치유 되었다. 9서클 최 상위 치유 마법 리커버리는 죽어도 전혀 이상이 없을 것 같은 상처를 가진 키메라 NO. 174의 몸을 완전히 치유시켰다. 키메라 NO. 174의 몸이 완전히 치유 된 것을 본 현성은 역시 마법이란 것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현성의 무공이 뛰어나다고는 하지만 다 죽어가는 사람을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완전히 치유할 수는 없었다. 현성은 키메라 NO. 174에게 다가가 그녀를 깨우기 시작했다. 사실 현성으로서는 위험천만한 일이었다. 아무리 이리엘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렇게 가까운 거리에 있다가 만약 키메라 NO. 174 갑자기 공격한다면 현성으로서는 방어한다고 해도 치명상을 입을 것이 분명했다. 현성이 다가가 키메라 NO. 174를 흔들어 깨우자 그것이 효과가 있었는지 키메라 NO. 174는 서서히 깊게 감긴 두 눈을 뜨기 시작했다. 초점이 없는 멍한 눈동자 그것은 정말 완전한 백치의 눈동자였다. 현성은 멍한 눈으로 자신을 처다 보고 있는 키메라 NO. 174의 눈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현성이 보기에 키메라 NO. 174는 지능이 떨어져 아무 생각 없이 본능만 존재하는 것이 아닌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눈빛이었다. 아마도 무슨 충격을 받아 백치가 되었거나 태어나서 지금까지 아무것도 보고 배운 것이 없어야 가능한 일이었다. 현성이 생각하기에 키메라 NO. 174의 머릿속은 갓 태어난 갓난아기와 같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백지 그녀의 머릿속은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는 백색 공간일 것이다. 현성을 공격한 것은 아마도 현성의 엄청난 살기에 몸이 자동으로 반응해 본능에 따라 자신의 생명을 위협하려 하는 현성을 공격한 것 같았다. 멍한 눈빛의 키메라 NO. 174를 바라보고 있던 현성의 눈이 점점 핏빛으로 물들어 같다. 레드 드래곤 카이라스의 드래곤 하트에 의해 환골탈태한 후 머리카락과 눈동자가 붉은 색으로 바뀐 현성이었지만 지금 현성의 눈동자색은 붉은 색이 아닌 검붉은 핏빛이었다. '제령섭혼대법(制靈攝魂大法)' 상대의 정신을 제압하는 마교의 강력한 사공 중 하나였다. 제령섭혼대법에 걸린 자는 시전자의 마음대로 정신을 개조할 수 있었다. 제 아무리 똑똑한 천재도 시전자가 원한다면 아무 것도 모르는 바보로 만들 수 있고 제 아무리 자존심이 강한 사람도 제령섭혼대법에 걸리게 된다면 주인의 명령에 절대 복종하는 충직한 노예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현성은 키메라 NO. 174에게 제령섭혼대법을 실행하고 있었다. 제령섭혼대법은 뛰어난 사술이지만 여러 가지 단점을 가지고 있었다. 첫 번째는 시전자가 상대의 내공력에 3배 이상을 소유해야 했다. 이 이유가 없었다면 마교의 교주는 제령섭혼대법을 실행해 자신의 충복들에게 절대적인 충성을 금제했을 것이다. 만약 그리되었다면 현성이 자신의 사제에게 배신당하는 일 따위는 없었을 것이다. 두 번째는 한번 시전 하는 데에는 엄청난 양의 내공이 필요하다는 사실이었다. 기본적으로 제령섭혼대법은 남의 정신을 제압하여 자신의 마음대로 조종하는 것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적어도 4갑자 이상의 내공을 가진 초 절정의 고수여야만 했다. 각 문파의 지존이라는 자들의 내공이 평균 3갑자였다는 것으로 볼 때 제령섭혼대법을 시전 할 수 있는 사람은 마교 내에서도 서열 10위안에 들어가는 자여야만 했다. 이러한 단점으로 제령섭혼대법은 주로 상대 문파에 대한 정보를 캐내거나 첩자들을 보낼 때 사용된다. 기본적으로 제령섭혼대법을 실행하기위해서 4갑자의 내공이 필요함으로 1갑자정도의 내공을 가진 무림에서 1류 정도로 대접받는 자들에게 시전하여 사용해왔다. 지금 그 가공할 사공이 중원 무림이 아닌 다른 차원에 있는 라이노스 대륙에서 시전 되고 있었다. 현성은 키메라 NO. 174에게 제령섭혼대법을 시전 시키는 것에 성공했다. 이 대륙에서는 내공심법(內功心法)을 통해 마나를 정제하는 방법을 알지 못했다. 키메라 NO. 174역시 마찬 가지였고 또한 정신력이 거의 없다고 말할 수 있는 키메라 NO. 174에게 제령섭혼대법을 시전하는 것은 쉬운 일이었다. "내가 누구지?" "............" 키메라 NO. 174는 대답하지 못했다. 대답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인 언어를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현성의 말을 이해 할 수도 없었고 또한 대답할 수도 없었다. "이리엘, 키메라 NO. 174에게 세계 모든 종족의 언어를 주입시켜 주도록 해라." -지식전송마법실행- 이리엘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키메라 NO. 174의 텅 빈 머릿속으로 라이노스 대륙에 존재하는 모든 언어가 주입되었다. 그와 동시에 그 언어를 이해 할 수 있는 기본적인 생활 지식 또한 같이 입력되었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언어를 전송해 주었다고 해도 그 언어의 뜻이 무엇인지 알 수 없을 태니까 말이다. "내가 누구지?" 현성이 또 다시 키메라 NO. 174에게 물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전과 다르게 현서의 말에 호응하는 대답이 들려왔다. "모릅니다." 처음 들어보는 키메라 NO. 174의 목소리는 무척이나 곱고 부드럽고 현성은 생각했다. 그리고 또 다시 새로운 질문을 던졌다. "너는 누구지?" "모릅니다." 또 다시 전과 똑같이 모른다는 대답이 들려왔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의 머릿속에는 언어에 대한 지식과 그것을 이해 할 수 있는 약간의 생활지식만이 존재했다. 하지만 그녀는 본능적으로 자신에게 제령섭혼대법을 시전한 현성에게 복종하고 있었다. "내 이름은 현성 너의 주인이다. 알겠느냐 현성 너의 주인." 키메라 NO. 174는 조용한 목소리로 현성의 말을 되새기며 말했다. "현성 저의 주인님." "너의 이름은 로이나스다 고대 용언으로 밝게 빛나는 구슬이란 뜻이다." 현성의 말에 키메라 NO. 174아니 로이나스는 현성의 말에 무엇에 홀린 듯이 또 다시 그 말을 머릿속에 되새기듯이 따라했다. "로이나스, 나의 이름 밝게 빛나는 구슬이라는 뜻의 고대 용언." 현성은 키메라 NO. 174를 아니 이제는 로이나스라는 이름을 가진 여인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밝게 빛나는 구슬 이란 뜻을 중원의 한자로 풀이하면 구슬 수(瓍) 빛이 영롱할 령(昤) 수령(瓍昤) 수령이라는 이름은 과거 현성의 약혼녀였던 마교의 23대 교주이자 현성의 사부이신 천마지존 독고 천의 딸 독고 수령의 이름이었다. 현성의 이제 로이나스라는 새로운 이름을 가진 그녀를 바라보며 또 다시 과거를 생각했다. 아무런 걱정도 근심도 없이 모든 것이 평온했던 그 시절을 서로 미래가 약속되어있던 두 남녀는 둘이 하나가 될 날을 기다리며 자신의 본분에 열중하며 그 날을 기다렸다. 현성은 자신의 눈앞에 지금이라도 당장 사랑하는 그녀가 나타날 것 같이 그 모습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하지만 현성은 결심했다. 두 번 다시 이렇게 쉽게 삶을 포기 하지 않겠다고 무슨 일이 있어도 살아남아서 아무 죄도 없이 자신의 사제 무영에게 간살당한 그녀의 복수를 하겠노라고 피의 복수를 하는 그날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이다. ************************************************************************************* 타이핑 者 : [KOR]TheYtsejaM (당나귀 호환 P2P 프루나) 프루나에서 제가 타이핑한 소설들과 그 외 제가 모은 소설들을 공유했습니다. 검색어 : [KOR]TheYtsejaM 또는 TheYtsejaM 로 검색하시면 제가 공유한 파일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소유자가 1이라도 관계없습니다. 저는 항상 접속해 있으니까요. 제가 접속해 있지 않을 때는(파일이 안 받아지고 있을 때는) 제가 집에 없거나 파일 받기 대기 중일 겁니다. 기다리시면 하루 안에 반드시 받으실 수 있으실 겁니다. 무협도 엄청나게 많이(약 1기가 정도) 텍스트파일로 가지고 있는데 너무 파일이 많아서 그거 다 편집하려니 짜증나서 일단은 판타지만 공유중입니다. 무협도 필요하시면 프루나에서 메시지 전송 기능으로 쪽지 보내십시오. ************************************************************************************* #### (외전) 아이리스편 '살았네 하하하, 내가 살아있어 이곳에 올 때 까지 내가 살수 있으리라는 생각은 버렸는데 말이야 도대체 카이라스님은 무슨 생각으로 우리를 살려주신 건지 하아 바로 어제까지만 해도 이런 걱정은 없었는데' 아이리스는 도저히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마치 자신이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았다. 현성이 자신에게 만들어준 아름다운 은백색 털을 가진 백호가 수놓아져 있는 은빛의 중원식 정장을 바라보며 그녀는 생각에 잠겼다. 바로 어제까지만 해도 그는 카이라스 산맥에서 아무런 걱정 없이 살아가던 평범한 처녀 엘프였다. 그녀는 카이라스 산맥의 엘프들에서 태어지는 않았지만 그곳에는 자신을 친 자매 처럼 아껴주는 좋은 친구 라이나와 자신을 정말 가족으로 생각해주는 그녀의 가족들이 있었다. '후훗, 무슨 소리야 그렇게 사랑을 받았는데. 그 은혜는 갚아야지 라아나가 산 제물로 선택되지 않고 내가 선택되어서 정말 다행이야 라이나가 산 제물로서 이곳에 오게 되었다면 라이나의 부모님과 남동생 라이노가 정말 슬퍼했겠지.' 그녀는 가족이 없었다. 그녀가 태어난 마을은 평화롭게 살아가던 평범하고 조그마한 엘프들의 마을이었다. 아이리스가 어렸을 때에 인간들의 습격을 받아 아이리스의 마을은 멸망당했다. 용감한 엘프들은 과거 라이노스 대전에서 맺은 유사인종과 인간의 계약을 어기고 자신들의 영토를 침범한 적들과 용감히 맡서 싸웠지만 중과부적(衆寡不敵)이었다. 멸망 그야말로 그들이 지나간 자리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인간들은 실로 잔인했다. 살아남은 성인 엘프들 중 남자들은 대부분 싸우다가 전사했고 살아남은 엘프들은 생포되고 말았다. 그리고 그들을 지켜보던 수많은 여성 엘프들과 어린 엘프들은 인간들에게 노예로 잡혀가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엘프들의 성장은 약 200세에서 250세 사이에서 정지한다. 엘프들은 그때 자신의 육체와 미모를 간직한 모습으로 대략 500년에서 600년가량을 살아가고 그 후에는 빠른 속도로 나이를 먹어가 약 50년 정도면 노인의 모습이 된다. 오랜 세월동안 늙지 않고 아름다운 미모를 유지하는 엘프들은 인간들이 가장 애용하는 잠자리 노예였다. 아마 잡혀간 남자 엘프들은 대부분 죽을 것이다. 생포당한 남성 엘프들은 인간에게 복종하지 않을 태니까 말이다. 그리고 여자 엘프들은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는 상황에서 인간 남자들의 성적 노리개가 될 것이고 어린 엘프들 중 대부분은 어린 아이를 좋아하는 변태들의 성욕 처리 대상이 되거나 그렇지 못한 아이들은 죽임을 당할 것이다. 엘프들의 성장 시간은 무척 길어서 인간들이 성장할 때 까지 기다리며 기를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인간들은 엘프들을 성적 노예 외의 방도로는 쓰지 않았다. 성인 남자 엘프들은 인간들에게 복종하지 않았고 어린 엘프들은 성장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릴뿐더러 표면적이긴 하지만 엘프의 노예 매매는 엄연히 불법이었다. 완전한 성년이 되는데 거의 200여년 가까운 시간이 소모되는 엘프들을 발각 당한다면 표면상이긴 하지만 법에 따라 재재를 받을 각오 까지 어렸을 때부터 키우는 귀족은 없었다. 표면상의 법 아마 엘프 노예를 사는 귀족들이나 그들을 판매하는 노예 사냥꾼들 그 실상이 들어난다고 해도 아마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사실 엘프들을 잠자리 노예로 쓸 정도의 재력의 소유자라면 어느 정도의 권력은 소유하고 있었고 그들에게 법이란 평민들에게나 적용되는 것이었다. 그 권력자들의 비호를 받으며 성장한 노예상들은 더욱 기세등등해져서 숲 속에 숨어 살고 있는 엘프 마을들을 찾아다니며 엘프를 사려는 귀족들에게 공급해 주었다. 그녀의 마을도 그 중 하나였다. 인간들에게 사로 잡혀 노예로 팔려갔을 때 그녀의 나이는 겨우 125세였다. 그녀는 다행이도 다른 어린 엘프들 처럼 죽지는 않았다. 아직 성년도 되지 않은 어린 소녀였지만 그녀는 죽지 않았다. 아마도 노예상인들의 눈에 그녀의 몸은 상품적 가치가 있다고 생각된 모양이었다. 겉으로 보면 겨우 12~13세 인간의 여자아이 같은 그녀의 몸에 상품적 가치가 있다는 뜻은 뻔하겠지만 말이다. 아마도 그녀는 다 자라지 않은 어린 아이만을 좋아하는 변태 같은 귀족에게 팔려 나갈 것이 분명했다. 나이 어린 그녀도 인간들에게 잡힌 동족들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정도의 사실은 알고 있었기에 자신에게 닥칠 미래를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만약 그때가 온다면 많은 엘프들이 죽음을 생각할 것이다. 엘프들에게 있어서 인간의 잠자리 노예로 쓰인다는 것은 죽음보다도 더한 고통이었으니까 하지만 아무도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잔인한 인간들은 자신들의 죽음마저도 제어하려 들었고 그것은 성공했다. 마법이라는 것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지만 인간들은 정말 대단하게도 엘프들의 정신과 육체를 제어하는데 성공했다. 완전하게 엘프들을 자신들의 뜻대로 움직이고 통재할 수는 없었지만 금제라는 방법을 통해 엘프들에게 한 가지 행동을 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 성공했다. 그들은 엘프들의 몸을 마법력을 구속시킨 후 자살할 수 없는 금제를 거는데 성공했다. 그 후, 그녀들은 스스로의 목숨마저도 자유로이 끊을 수 없는 존재가 되고 말았다. 대부분의 엘프들은 이러한 사정을 모르고 있었다. 인간들이 자신들을 잡아다가 잠자리 노예로 쓴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금제를 통해 자신들의 죽음마저 제어 할 수 있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 그녀는 마을의 여자 엘프들과 같이 노예시장에 팔려나갔다. 비합법적인 노예시장은 귀족들의 비호를 받으며 성장을 거듭했고 마침내 대대적인 노예경매장을 소유하게 되었다. 주 고객들은 귀족. 다행이도 그녀는 노예경매장에서 팔려가기 직전까지 순결을 지킬 수 있었다. 귀족들은 새로운 상품을 선호 했지 누군가가 사용하던 것을 쓰고 싶어 하지는 않았다. 귀족들에게 순결한 처녀 엘프는 다른 엘프들 보다 무척이나 높은 가격에 거래 되었지만 그 수는 무척 적었다. 겉으로는 모두 아름다운 처녀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어떤 엘프들은 나이가 700살이 넘어가 노화기로 접어드는 중인 늙은 엘프도 있었고 이미 많은 아이를 낳아본 경험이 있는 엘프들도 많았다. 주로 고가에 판매 되는 순결한 엘프들은 140~210살 정도의 엘프들이 대부분이었고 60~70명 정도의 엘프가 살고 있는 보통 엘프 마을에서 10명 이상의 순결한 엘프를 건지기란 무척 힘들었다. 그 사실을 무척이나 잘 알고 있는 노예 상인들은 아직 처녀일 것이 확실한 나이어린 엘프들에게 손대지는 않았다. 가격이 반 이상은 떨어 질것이 확실하니까 말이다. 하지만 이미 성혼한 엘프들의 경우에는 사정이 달랐다. 그녀들은 노예경매장으로 이동하는 긴 시간동안 모두가 보는 앞에서 노예 상인들의 성욕을 풀어주는 노리개가 되어야 했다. 혀를 깨물고 자살할 수 없게 입에 재갈을 물려 놓고 수 십명의 인간 남자들에게 둘러 싸여 강간당하고 있는 엘프들 중에는 아이리스의 어머니와 그녀의 가족들도 있었다. 그녀는 그것을 보고 인간에 대한 신뢰를 잃어 버렸다. 어린 나이에 너무 충격적인 광경을 목격한 그녀는 인간을 그 누구보다도 증오했고 인간을 살아갈 가치가 없는 종족이라고 생각했다. ************************************************************************************* 타이핑 者 : [KOR]TheYtsejaM (당나귀 호환 P2P 프루나) 프루나에서 제가 타이핑한 소설들과 그 외 제가 모은 소설들을 공유했습니다. 검색어 : [KOR]TheYtsejaM 또는 TheYtsejaM 로 검색하시면 제가 공유한 파일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소유자가 1이라도 관계없습니다. 저는 항상 접속해 있으니까요. 제가 접속해 있지 않을 때는(파일이 안 받아지고 있을 때는) 제가 집에 없거나 파일 받기 대기 중일 겁니다. 기다리시면 하루 안에 반드시 받으실 수 있으실 겁니다. 무협도 엄청나게 많이(약 1기가 정도) 텍스트파일로 가지고 있는데 너무 파일이 많아서 그거 다 편집하려니 짜증나서 일단은 판타지만 공유중입니다. 무협도 필요하시면 프루나에서 메시지 전송 기능으로 쪽지 보내십시오. ************************************************************************************* (외전) 아이리스편 노예 시장에 도착했을 때 그녀들은 만약 자신들이 팔려나가 자신들의 몸이 위험해 진다면 재갈이 물리기 전에 자살할 것을 생각했다. 그리고 이미 인간들에게 윤간당한 엘프들은 입에 재갈이 풀리는 즉시 혀를 물고 죽어 버릴 것이다. 그녀들에게 이런 삶은 죽느니만 못한 것이었으므로... 그녀들의 소원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노예 시장에서 노예상인들은 그녀들에게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 없는 마법의 금제에 걸었다. 죽음마저도 자유롭지 못하게 된 그녀들은 속이 다비치는 얇은 천하나만 걸친 거의 나신에 가까운 모습으로 노예 경매장에서 팔려나갔다. 아이리스는 그 모습을 보면서 인간의 탐욕을 느꼈고 그들이 지성을 가진 생명체라는 사실을 버리고 그저 욕망에 미친 짐승보다도 못한 존재로 생각했다. 아이리스는 다행히 그곳에서 팔려가지 않았다. 아이리스의 미모가 보통 엘프들 보다 월등히 뛰어나다고 판단한 노예 상인의 우두머리는 그녀를 더 큰 노예시장으로 데리고 갔다. 그녀는 그 도중에 그녀의 삶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한 인간을 만나게 되었다. 큰 도시의 노예시장으로 이송되던 그녀를 나이 많은 늙은 노인이 사겠다고 나섰다. 처음에는 거절하던 노예 상인들은 그가 무어라 말하고 조그마한 금 부치를 주자 그녀를 넘겼다. 그녀는 나중에서야 그것이 인간들이 가장 좋아하고 그것을 얻기 위해서 자신들의 마을을 습격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돈 인간들을 탐욕과 욕망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는 존재였다. 그녀는 나이 많은 인간이 자신을 사갈 때 탈출을 결심했다. 상대는 노인이었고 자신은 비록 나이 어린 여자 엘프라고는 하지만 나이 많은 늙은 인간은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그 노인도 다른 인간과 같은 이유로 자신을 사왔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녀는 그 노인이 자신을 범하려할 때 도망갈 개획을 새웠다. 만약 실패한다면 그녀는 죽음을 선택할 것이다. 다행히 인간들은 아직 그녀에게 금제를 걸지 않았고 그녀는 죽음의 자유를 소유하고 있었다. 그 노인은 그녀의 생각과는 다른 인간이었다. 지금 까지 만난 인간들과는 같은 종족이라는 사실이 의심이갈 정도로 다른 인간이었다. 그 노인은 자신의 몸을 노리고 산 것이 아니었다. 노인은 그녀에게 음식을 가져다주고 그녀를 자신의 친 손녀 딸처럼 돌봐 주었다. 처음에는 의심하던 그녀도 그 노인만은 믿게 되었다. 그 늙은 노인은 자신에게 여러 가지 사실을 알려주었다. 인간은 선한 마음과 악한 마음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존재라고 인간의 작은 부분을 보고 모든 인간들을 판단하지 말라고 말이다. 그 노인의 이름은 라이드리아 인간들 사이에서는 마도사라고 불리 우는 7서클 마스터급의 대 마법사였다. 인간들의 마법사들 중에서도 그 숫자가 많지 않은 마도사로 8서클의 대 마도사의 직위에 근접해있는 인간이었다. 라이노스 대륙에 8서클의 대마도사가 겨우 3명 존재한 다는 사실을 볼 때 그 노인은 당장 어느 나라에 가더라도 궁중 마법사로 임명될 수 있는 실력이었다. 그녀는 인간들의 대마법사 라이드리아에게 마법을 배웠다. 그녀는 그를 통해 인간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꾸게 되었다. 모든 인간들이 악한 것이 아니라 일부 소수의 인간들만이 악하다는 사실을 소수의 인간들을 보고 모든 인간들이 그들과 같다고 생각하는 것은 크나큰 실수라는 사실을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녀에게 라이드리아는 자신에게 마법을 가르쳐준 스승님이자 친 할아버지 같은 존재였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듯이 그들에게도 헤어짐의 시간이 가까워왔다. 그녀가 처음 만났을 때 자신의 스승 라이드리아의 나이는 64세의 노인이었다. 그는 보통 인간보다는 긴 시간을 살았지만 엘프인 그녀에게는 너무도 짧은 수명이었다. 그녀의 스승은 97세라는 인간치고는 상당히 긴 시간의 수명을 누렸지만 그녀에게는 너무도 짧은 시간이었다. 158 살 때 그녀는 두 번째 가족을 잃어 버렸다. 하지만 30년 정도의 짧은 시간동안이 그녀의 생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시간이었다. 그녀는 158세라는 엘프 치고는 지극히 어린 나이에 6서클 마도사의 힘과 얼음의 중급 정령을 소환할 수 있는 실력이 되었다. 인간들은 흔히 엘프들 하면 마법과 정령을 잘 다루는 종족으로 생각한다. 그것은 맞는 말이기도 하지만 틀린 말이기도 하다. 만약 모든 엘프들이 뛰어난 마법사이고 정령술사라면 이 대륙의 주인이 인간이 아닌 엘프들이 되어야 했을 것이다. 엘프들은 마법과 정령술에 뛰어난 자질을 가지고 있지만 마법을 사용할 줄 아는 엘프는 거의 없다. 인간들의 마법사 보다는 높은 비율이지만 엘프들 사이에서도 마법사는 그리 많지 않았다. 엘프들은 긴 수명을 가지고 있으며 무척이나 낙천적인 종족 만약에 마법을 열정적으로 파고들지 않고 약간만 배운 엘프들이라도 별다른 노력 없이 기본적으로 3서클에서 4서클의 실력은 가질 수 있을 것이고 700살이나 800살의 고령 엘프들은 8서클의 대마도사급의 마나를 소유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조건 속에서도 마법을 배우는 엘프는 많지 않다. 인간들에게 잡혀간 엘프들 중 마법을 배운 엘프가 있었다면 인간들이 엘프 사냥을 하기는 무척이나 힘들었을 것이다. 엘프는 조화와 평화의 종족 마법이 필요하다고는 해도 높은 서클의 마법을 배울 필요는 없었다. 때문에 엘프들은 높은 서클의 마법을 사용할 마나를 소유하고 있으면서도 보통 3서클에서 4서클 정도의 기초적인 마법만을 배운다. 정령 역시 그들은 나이를 먹음에 따라 서서히 강한 정령을 소환할 수 있는 정력과의 친화력을 쌓게 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엘프들은 마법과 마찬 가지로 조금만 더 노력한다면 상급 정령이나 최상급 정령을 소환할 수 있는 실력을 가지고도 높은 서열의 정령과 계약을 맺으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생활에 필요한 일은 하급정령으로도 충분히 실행할 수 있다. 만약 엘프들이 조금만 더 적극성을 가지고 노력한다면 200년 이내에 9서클 대마도사의 이름과 최상급 정령을 소환 할 수 있는 실력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인간들은 9서클의 마법이나 최상급정령을 소환할 수 있을 정도의 친화력이나 마나를 소유할 수 없다. 아마 그 정도의 마나량을 인간이 소유한다면 육체가 그 힘을 이기지 못해 파멸하고 말 것이다. 이러한 인간과는 다르게 엘프들의 육체는 9서클의 마법력을 견딜 수 있는 육체와 함께 최상급정령을 소환할 수 있는 강한 친화력을 가지고 있다. (외전) 아이리스편 모든 엘프들이 200년 정도의 시간을 마법과 정령소환에 투자 한다면 엘프들은 아마 인간들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힘을 소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녀는 30년 정도의 짧은 시간동안 인간들로는 물론이고 마법을 배우기 좋은 엘프들의 몸으로도 힘든 6서클의 마도사라는 힘과 얼음의 중급정령을 소환 할 수 있는 실력자가 될 수 있었다. 그녀는 일루션(Illusion) 마법을 이용해 자신의 길고 뾰족한 귀를 인간의 짧고 둥근 모양의 귀로 보이게 한 뒤 인간의 나라를 떠돌아다녔다. 그녀는 인간의 나라를 여행해 보면서 자신의 스승인 라이드리아의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인간들은 악한 자보다도 선한 인간이 훨씬 많았다. 그녀는 10년 정도 인간의 나라를 여행하면서 인간에 대해 배웠다. 마법사가 무척이나 희귀해서 인구가 칠천만 명이 넘는 제국에서도 마법사는 겨우 3만 명도 안 되는 적은 숫자 그 중에서 6서클의 마도사가 시전 한 일루션(Illusion) 마법을 파악할 수 있는 대마도사는 만날 수 없었다. 6 서클 마법을 마스터한 능력과 얼음의 중급정령을 소환 할 수 있는 실력을 지닌 그녀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인간은 거의 전무하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그녀는 인간의 나라를 여행하면서 힘없는 약자를 돕고 자신의 강함 힘과 지휘를 이용해 악한 일을 행하는 인간을 응징했다. 심지어는 인간들 중에서 그녀를 성녀라고 부르는 사람들까지 생겨날 정도였다. 그렇게 인간의 나라를 여행하던 중 그녀는 노예 사냥꾼에게 잡혀 노예시장으로 끌려가는 엘프들을 발견할 수 있었고 그녀는 그들의 뒤를 밞아 노예 시장을 찾아 낼 수 있었다. 그녀는 그곳에 가쳐 있는 모든 엘프들을 구출하는 데 성공했고 노예로 잡혀 있던 엘프들 중 하나인 라이나라는 소녀 엘프를 만날 수 있었다. 그녀는 아이리스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 했고 그녀의 가족들은 자신을 친 가족처럼 대해주었다. 이로서 그녀는 3번째 가족을 만날 수 있었다. '후훗, 라이나를 만난 것은 내 생에 두 번째로 만난 행운 이었어 후 결국 이렇게 카이라스님의 산 제물로 바쳐 졌지만 후회 하지는 않아 내 덕분에 그녀의 가족들이 안전하게 살수 있을 태니까 스승님 죄송해요. 못난 제자는 스승님의 부탁대로 살아가지 못 하겠어요. 용서해 주세요.' 그녀는 자신의 스승님 라이드리아를 떠올렸다. 자신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준 고마운 분 그분의 마지막 소원은 자신의 제자가 과거의 슬픈 기억을 잊어버리고 평범하게 가정을 꾸미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었다. 결국 그녀는 그것을 지키기 어렵게 되었지만 말이다. '스승님과의 약속만 아니라면 참 홀가분할 것 같은데 후후.' "콰, 과과광." '뭐야!! 무 무슨 일이 벌어진 거지 이 기운은 레드 고룡 카이라스님의 기운 도대체 그분이 무슨 일로 이렇게 진노하신 거지 도대체 어떤 일로.' 아이리스는 갑자지 몰아닥치는 고룡 카아라스의 살기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무슨 일로 이리도 진노하시는 것인가 혹시 자신들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좀 이상하긴 하지만 무사히 마무리 되었다고 생각했지만 무언가 잘못이 있었던 것이었을까? 그녀는 고민에 휩싸였다. 이 진노의 원인이 자신들 때문이라면 막아야 했다. 목숨을 걸고서라도 막아야 했다. 도대체 무슨 연유로 이렇게 진노하시는 것인가? 도대체 무슨 이유로.... 그녀의 고민은 오래 가지 못했다. 자신에게 밀려들어오는 죽음의 공포에 그녀는 몸을 사시나무 떨 듯 떨 수밖에 없었다. 죽음은 두렵지 않았건만 다만 라이나와 그녀의 가족이 걱정될 뿐이었건만 이미 죽음을 각오한 그녀에게 카이라스의 살기 어린 기운이 그의 포효소리와 함께 몰려들자 그녀의 몸은 이성을 무시하고 본능에 따라 죽음의 공포에 떨기 시작했다. 그녀의 머리 속에는 더 이상 라이나와 그녀의 가족들에 대한 걱정을 할 수 없었다. 그녀의 머리는 그저 두려움과 공포로 가득 차 있을 뿐이었다. 그녀의 몸은 서서히 쓰러졌다. 얼마 떨어지지 않는 곳에서 발산되는 그 강대한 힘을 그녀의 연약한 육체는 더 이상 감당해 낼 수 없었다. ************************************************************************************* 타이핑 者 : [KOR]TheYtsejaM (당나귀 호환 P2P 프루나) 프루나에서 제가 타이핑한 소설들과 그 외 제가 모은 소설들을 공유했습니다. 검색어 : [KOR]TheYtsejaM 또는 TheYtsejaM 로 검색하시면 제가 공유한 파일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소유자가 1이라도 관계없습니다. 저는 항상 접속해 있으니까요. 제가 접속해 있지 않을 때는(파일이 안 받아지고 있을 때는) 제가 집에 없거나 파일 받기 대기 중일 겁니다. 기다리시면 하루 안에 반드시 받으실 수 있으실 겁니다. 무협도 엄청나게 많이(약 1기가 정도) 텍스트파일로 가지고 있는데 너무 파일이 많아서 그거 다 편집하려니 짜증나서 일단은 판타지만 공유중입니다. 무협도 필요하시면 프루나에서 메시지 전송 기능으로 쪽지 보내십시오. ************************************************************************************* (외전) 다이말로편 "살아있네, 내가 살아있어. 후후후, 죽거나 성노가 된다 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녀는 자신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스스로가 기뻐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날 이후 더 이상 삶에 대한 의지가 남아있지 않다고 생각했었는데 그저 돌아가신 부모님의 유언에 따라 자신의 하나 뿐인 남동생 다이로스를 잘 보살피는 것을 말고는 삶아갈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던 자신. 고룡 카이라스의 산 제물로 뽑혔을 때도 그저 나이 어린 남동생 다이로스가 걱정 될 뿐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없다고 생각했다. 설령 성노가 된다고 해도 그저 어차피 죽을 자신의 몸이니 자신의 남동생의 안전을 위해서 카이라스의 노리개 감이 된다는 각오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우려하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자신은 다른 드래곤의 산 제물로 바쳐진 엘프들 처럼 잡아먹히지도 않았고 또한 성노로서 카이라스의 성적 욕망을 풀어주는 대상이 되지도 않았다. 처음 그녀가 고룡 카이라스가 자신들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려 한다는 말을 할 때 그녀는 마음속으로 '어차피, 이곳에 올 때부터 죽을 목숨 이었어. 그저 조금 괴로운 삶이 연장된 것뿐이야.' 라고 속으로 다짐 하면서도 내심 떨리고 두려운 마음이 있었다. 물론 보통 인간의 처녀들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엘프들에게 사랑하지 않는 상대에게 몸을 바친 다는 것은 죽음 이상의 고통을 의미했다. 그런 일을 당하느니 차라리 죽느니만 못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생활하는 엘프들은 자신의 순결을 목숨보다도 소중히 생각했다. 삶의 의욕을 잃어버린 다이말로였지만 그녀도 엘프이기에 카이라스의 다른 용도로 쓴다는 말 즉 자신을 성노로 사용하겠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다. 죽음, 아무리 고통스러운 죽음이라고 해도 그저 죽음이라면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았건만 카이라스가 그녀의 몸을 요구하는 말을 들었을 때 그녀는 처음으로 자결을 생각했다. 하지만 행동으로 실행 할 수는 없었다. 만약, 자신이 자진을 하게 된다면 그 여파는 자신의 죽음이 끝이 아니라 카이라스 산맥에 살고 있는 모든 엘프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물론, 그중에 속해 있는 자신의 남동생 다이로스에게도 말이다. 그것만은 막아야했다. 자신의 하나 남은 가족인 다이로스의 목숨만은 지켜야했다. 아직 성인식도 치루지 못한 어린 엘프인 다이로스는 아마도 마을에 살아가는 다른 엘프들이 잘 돌보아 줄 것이다. 자신이 모든 엘프들의 안전을 위해서 산 제물로 바쳐 졌으니 주위의 엘프들은 자신의 하나 뿐인 가족인 다이로스를 완전히 혼자 생활할 수 있는 성인이 될 때까지 안전하게 길러 줄 것이다. 그녀는 결국 자신의 몸을 희생하기로 결정했다. 사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아마도 같이 산 제물로 바쳐진 아이리스와 다이말로도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했었겠지만 아마 그녀들도 카이라스 산맥에 남겨진 자신의 가족들을 생각해서 자결할 수 없었을 것이다. '어차피, 죽을 목숨 이었어. 그저 조금 괴로운 삶이 연장된 것 일 뿐이야 다이말로 삶의 의욕도 없이 살아가던 몸 조금 더럽혀 진다고 해도 상관없는 거야.' 마음속으로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그저 조금 괴로운 삶이 연장된 것뿐이라고 아마 그렇게 다짐하지 않았다면 아무리 어린 시절부터 여러 고난을 격어 오면서 정신적으로 성숙한 그녀라고 해도 버틸 수 없었을 것이다. 버려질 몸 조금 먼저 더럽혀 진다해도 상관없을 것 같았다. 아마 자신 말고 다른 두 엘프는 아마도 자신 보다 더 큰 혼란에 빠져 있을 것이다. 그런 모습이 카이라스에게 좋지 않게 보인다면 아마 그 후한을 아무도 장담할 수 없었다. 때 마침 그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고룡 카이라스는 입을 열어 자신들의 행동을 이해 못하겠다는 듯이 말했다. "그래, 아무 일도 아니라 혹시 이곳에 있는 것이 싫은 것 아냐? 하지만 너희 스스로 온 것이고 또 어차피 죽으러 온 것이지만 살게 되었는데 기쁘지 않아." 너무도 뻔뻔한 말에 다이말로는 순간 당황했다. 엘프들에게 있어서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 자신의 순결과 몸을 바친다는 것은 죽음보다도 더한 고통 그런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면서도 너무나도 태연하게 자신들에게 기쁘지 않냐고 물어본다. 하지만 그녀는 침착하게 대응했다. "아닙니다. 카이라스님 오히려 죽을 저희들을 살려주신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제가 먼저 카이라스님을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카이라스의 말에 곳이 곳대로 대답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의 기분이 더 이상 나빠지기 전에 그녀는 그것을 막을 대안으로 자신이 먼저 몸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각오 했던 일이었다. 자신이 지금 이렇게 말하지 않으면 카이라스의 기분이 좋지 않을 지도 모른다. 다른 두 엘프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어쩔 수 없어 예정된 일이 었어. 다이말로 그저 조금 빨리 그 기회가 내게 온 것뿐이야.' 이렇게 단단한 마음을 먹었었던 그녀도 카이라스의 다음 말에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좋아, 이름이 다이말로라고 했나 마음에 드는군. 그럼 네가 먼저 저 둘에게 시범을 보이는 것이 좋겠군." 그녀는 무척이나 당황했다. 지금 당장 잠자리 시중을 들라는 말은 예상한 것이었지만 둘 앞에서 시범을 보이라는 말은 예상 밖의 일이었다. 다른 엘프들 앞에서 자신의 몸을 같겠다는 뜻 무슨 이유에서 일까 카이라스는 다른 사람이 보는 앞에서 성행위를 하는 것에 쾌감을 느끼는 것일까 그것이 아니라면 자신에게 수치를 주기위해서 여러 생각들이 그녀의 머릿속에 떠올랐고 그녀는 그만 다시 한번 되물어 보는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하지만 대답은 같았다 다만 조금 화가 난 것 같은 음성일 뿐. 그녀는 더 이상 다른 이유를 생각하고 있을 수 없었다. 그녀는 모든 것을 포기했다. 자신이 이 이유를 알아낸다고 해도 해결책이 없었고 또한 지금 자신은 그저 카이라스가 무슨 명령을 내리든 그 명령에 복종해야하는 신세였다. 그녀는 서서히 자신을 옷을 벗어 내리기 시작했다. 나뭇잎을 역어서 만든 자신의 옷은 엘프들이 즐겨 입는 옷이었다. 나뭇잎을 역었다고는 하지만 사실 식물성 섬유재질의 옷이나 마찬 가지였다. 스스륵 거리는 소리와 함께 그녀의 몸이 나신이 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녀의 얼굴을 창피함과 수치심으로 잘 익은 사과처럼 목덜미와 긴 귀 끝까지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부끄러웠다. 아무리 각오했던 일이었지만 막상 닥치고 보니 마음대로 몸이 반응해 주지 않았다. 자신도 모르게 그녀의 심장은 빠르게 뛰었고 그녀의 얼굴은 사랑하지 않는 남자에게 몸을 보이고 있다는 창피함과 수치심으로 빨갛게 달아올랐다. 아마 그녀 옆에서 그것을 지켜보는 두 명의 엘프들 때문이기도 할 것이고 말이다. 그녀는 이제 카이라스의 처분(?)을 기다리고만 있었다. 하지만 꽤 시간이 흘렀는데도 카이라스는 반응하지 않았다. 지금까지의 행동으로 봐서는 당장 자신의 몸을 탐해야 했지만 그러지 않았다. 그러자 지금까지 와의 두려움과는 반대로 걱정이 앞서기 시작했다. 왜 자신의 몸을 원한다고 했으면서도 갖지 않는 것일까? 그녀는 아마 그것이 자신의 몸이 카이라스의 욕구를 만족시키지 못해서라고 생각했다. 덜컥 걱정이 되었다. 자신의 몸이 카이라스의 성적 욕구를 만족시키지 못한다면 그는 아마 그 보복으로 카이라스 산맥에 살고 있는 엘프들을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다. (외전) 다이말로편 카이라스에게서 자신을 보고 옷을 입으라는 명령이 떨어 졌다. 그녀는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역시 자신의 몸이 카이라스의 욕구를 만족시키지 못한 것 같았다. 엘프들 중에서도 상당히 아름다운 용모와 뽕긋 솟은 젖가슴 그리고 적당히 발달된 둔부 아름답고 잘빠진 그녀의 몸매는 엘프들 중에서도 상당히 보기 힘든 아름다운 용모였다. 그러한 자신의 몸이 카이라스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그녀는 두려운 마음에 일단 카이라스의 명령에 따라 자신의 옷을 주어 입었다. 그리고 용서를 구했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 혼자만의 죽음으로 카이라스의 분노가 진정 되기를 발했다. "저, 제가 마음에 들지 않으십니까? 제가 너무 부족해서 저로는 만족을 못하시는 모양이군요. 죄송합니다. 부디 용서해 주세요." 그녀는 두려웠다 자신의 부족함으로 남동생 다이말로가 갈갈히 찢겨진 처참한 모습으로 자신의 눈앞에 나타날 것만 같았다. 그때 마침 아이리스가 나서 주었다. "저, 죄송합니다. 다이말로가 마음에 드시지 않는 다면 카이라스님의 마음에 드는 다른 엘프들을 데리고 오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니 부디 노여움을 거두소서." 아이리스의 말이 끝나자 카이라스는 이번에는 아이리스의 몸에 관심이 있는 것처럼 그녀의 몸을 훑어보기 시작했다. 아이리스 또한 다이말로와 같이 옷을 벗기 시작했으나 그녀의 몸이 반나가 되었을 때 또다시 카이라스가 그만 두라는 명령을 내렸다. 아이리스도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일까? 그녀는 점점 초조해 지기 시작했다. 카이라스의 시선이 또다시 옴겨졌다. 이번에는 다나아세스였다. 다나아세스를 바라보는 시선은 자신들을 바라보는 것보다 더욱 부드러운 것 같았고 무언가를 원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그건 제물로 잡혀온 세 명의 엘프들의 관점에서 말이다. '설마, 아직 다 성장 하지 않은 어린 엘프들을 원하신 것 이었나.' 다이말로와 아이리스는 순간 고룡 카이라스가 원한 것이 다나아세스와 같이 어린 엘프일 것이란 생각이 미쳤다. 대다수의 남자들은 자신들과 같은 성숙한 여인들을 좋아하지만 일부의 변태(?)들은 아직 성장이 끝나지 않은 어린 여아들에게 더 좋아한 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아이리스와 다이말로는 자신들이 고룡 카이라스의 취향(?)을 알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들의 몸을 보고도 거부했던 것은 카이라스가 원하는 나이의 여자 엘프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곳 아이리스의 사죄의 말이 이어졌다. "카이라스님 다나아세스가 마음에 드십니까? 카이라스님의 취향(?)을 미처 몰랐습니다. 저희들 대신 다른 아이들을 바치도록 하겠습니다. 원하신다면 저희 보다 더 어린 여아들을 바치도록 하겠습니다." 그 말을 들은 카이라스의 표정이 더욱 더 무섭게 변했다. 그녀들은 도무지 그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설마, 이번에도 자신들이 잘못 생각한 것이란 말인가? 그렇다면 도대체 카이라스가 원하는 산 제물은 어떤 엘프라는 것인가? 잠시 고민하던 그 둘은 카이라스의 표정이 무섭게 변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자신들 옆에 자리해 있던 다나아세스가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끔찍하고 징그러운 마치 경멸스럽다는 표정으로 카이라스의 얼굴을 처다 보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다나아세스 최소한 자신이 산 제물로 바쳐질 때부터 그 정도 각오는 했어야지 지금 자신의 행동이 앞으로 우리 일족에게 미칠 영향을 알고 있기는 한거야.' 다이말로는 재 빨리 그만하라는 표정으로 다나아세스에게 눈짓 했지만 그녀는 아무 반응이 없었다. 아이리스도 눈치를 챘는지 다나아세스에게 눈치를 주기 시작했지만 소용없었다. 자신들 처럼 자진해서 잠자리 시중을 들겠다고 나서지는 못해도 자신의 일족을 생각한다면 최소한 가만히는 있어야 했다. 그런 그녀들의 눈짓을 눈치 알아차린 것인지 고룡 카이라스의 표정이 더욱더 무섭게 변해갔다. 그녀들은 모든 일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자신들의 행동을 본 카이라스가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을 하는 그녀들의 귀에 자신들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소리가 들려왔다. "야, 내가 무슨 변태인 줄 알아 누가 너희들보고 옷 벗으라고 했냐? 이것들이 도대체 나를 어떻게 보고." 그녀들은 당황했다. 카이라스가 원한 것은 이런 것이 아니었다는 말인가 자신들은 성노로 사용할 생각이 없다는 것인가? 아이리스가 더듬거리는 목소리로 카이라스에게 물었다. "저.... 그... 그럼.... 저희를 저.... 성노로.... 쓰실..... 생각..... 이 없다..... 는 말씀...... 이십....니까" 더듬거리는 그녀의 목소리에 카이라스의 약간은 진노한 듯한 음성이 들렸다. "그래, 내가 언제 내가 너희들을 성노로 쓴 하고 한 마디라도 말한 적이 있냐? 그것도 사람을 어린애들을 좋아하는 변태로 몰고 있어." 카이라스의 대답 후 당황한 다이말로가 또 다시 입을 열어 자신의 궁금한 점을 물었다. "저, 그럼 도대체 저희를 왜 살려 주신다는 것입니까? 카이라스님." "그럼 너희들은 내가 잡아먹어 주기를 바라냐? 그것도 아니면 성노로 쓰기를 원하냐?" 정말 자신들을 잡아먹거나 성노로 쓰지 않겠다는 말인가 그녀는 너무도 놀라웠다. 아마도 드래곤이 산 제물로 받은 엘프들을 잡아먹거나 성노로 쓰지 않고 살려둔다는 들어 보지 못했음으로... "저, 그럼 저희를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그런 일이 아니라면 저희를 살려 주실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난 지금 너희들을 내 메이드(maid)겸 호위무사로 쓸 생각이다." 메이드와 호위무사 다이말로의 머리에 한 가지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유희 드래곤들은 약 1만년정도의 긴 삶을 살아가지만 실질적으로 동족간의 교류는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는 무척이나 독립적인 성향을 지닌 종족이다. 그런 그들은 실질적으로 자신의 동족들끼리 어울리는 경우가 거의 없다보니 스스로 긴 삶의 지루함을 풀기위해 때때로 인간들의 세상에 뛰어들어 인간들의 모습으로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유희는 드래곤들에게 하나의 놀이이다. 인간들의 세계라는 놀이터에서 자신이 그 인간들 중 한명이 되어 인간들과 같이 그들의 삶을 즐긴다. 설마 카이라스는 자신들을 대리고 어디론가 유희를 떠날 생각이라는 말인가? "예, 메이드와 호위무사라니요. 그럼 저희들을 데리고 어디론가 유희를 떠나실 생각이란 말씀이십니까?" 다이말로의 약간은 희망이 담긴 말에 카이라스는 약간 애매모호한 대답을 해주었다. "그건 아니다. 뭐 어떻게 보면 유희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유희는 아니겠군 난 놀이를 할 생각이 없거든." 다이말로는 카이라스의 대답이 약간은 이상했지만 그것으로 족했다. (외전) 다이말로편 자신이 그 이유를 정확히 따지고들 수 있는 입장도 아니거니와 자신들을 잡아먹거나 성노로 쓰지 않는 다는 말에 안심한 것이다. 물론 카이라스가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가능하겠지만 말이다. 그 후 카이라스가 나누어준 이상하게 생긴 옷을 입고 잠자리에 든 다이말로였지만 쉽게 잠이 오지는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하나 뿐인 동생 다이로스가 무사하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다이로스는 너무 어려서 잘 기억하지 못하지만 과거 자신이 어렸을 적에 그녀는 그녀의 부모님과 어린 남동생 다이로스 이렇게 4가족이 행복하게 살아갔다. 그녀의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다. 그녀의 가족은 믿었던 인간에게 배신당했다. 다른 인간들은 자신들의 동족을 성노로 부리려고 잡아들이지만 이 인간들만은 다르다고 생각했었다. 그러한 그녀의 가족들은 인간들에게 배신당했다. 믿었던 인간들이었지만 그들도 다른 인간과 전혀 다르지 않았다. 자신들에게 친절하게 대해준 것은 자신의 가족들을 방심하게 만들기 위해서였고 오랜 시간동안 그녀의 가족들을 노예로 부리기위해서 함정을 파고 기다린 것 뿐이었다. 믿었던 인간들 중에는 다이말로가 좋아했던 인간도 있었다. 아직 어린 소녀였던 다이말로지만 그녀는 한 인간을 좋아했다. 아니 아직 성인식도 치루지 못한 어린 나이에 잠깐 생겨난 감정일수 도 있었지만 어쩌면 그 인간을 사랑했었는지도 모른다. 종족의 차이가 있었고 나이 차이가 있어 자신이 좋아하는 인간은 얼마 안가 늙어 죽을 것이지만 그래도 좋았다. 서로 이루어 질수는 없더라도 그 인간이 죽을 때까지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살고 싶었다. 엘프들은 자신이 한번 사랑했던 상대에게 모든 것을 바친다. 하지만 그녀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알기에는 너무도 어렸다. 겨우 인간의 12세 정도의 육체를 가지고 있는 자신과 자신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21살의 젊은 청년인 그는 그녀에게 그저 성인이 되기 전 어린 나이에 잠깐 스쳐지나간 좋은 사람 일수 있었다. 아마 그녀는 사랑이라기보다는 동경에 가까운 감정으로 그를 지켜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자신에게 친절하며 자신의 가족들을 위해서 험한 일도 마지않았던 인간이었건만 그것이 모두 자신들을 속이기위해서 계획된 일이었다니 믿었던 인간들의 습격이 있었던 날 그녀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그녀와 어린 남동생을 지키기 위해서 인간들과 싸웠다. 그녀의 어머니는 자신에게 어린 동생을 부탁했고 그녀는 겨우 카이라스 산맥에 있는 자신의 엘프 마을로 도망칠 수 있었다. 다른 엘프들이 인간을 나쁘게 말하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했었던 다이말로였다. 하지만 이제는 알 수 있었다. 왜 다른 엘프들이 인간을 싫어하는지 말이다. 그 후, 그녀는 살아갈 의욕을 상실했다. 자신이 왜 살아야 하는지 그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 차라리 그때 부모님과 함께 죽었으면 좋았을 것 이란 생각이들 정도로 그녀에게 인간들과의 만남은 그녀의 삶에 상당히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녀에게 하나 남은 삶의 이유는 어린 나이에 자신의 남동생을 기르는 일이었다. 그 사건이 있은 후로 그녀는 변했다. 항상 밝고 명랑했던 그녀의 얼굴에서는 웃음 대신 지극히 냉정하고 차가워 보이는 무표정만이 존재 했다 그녀는 또한 강해지기 위해 노력했다. 자신이 조금만 더 강했더라면 부모님과 함께 싸울 수 있었을 것이란 생각에 강함에 집착했다. 그녀는 물 불 바람 땅의 4대 정령 외에 아무도 다루지 않는 전기의 정령과의 친화력이 강했다. 대외적으로 알려진 4대 정령과는 다르게 뇌전의 속성인 전기의 정령을 다루는 존재는 거의 전무했다. 그녀는 전기의 상급 정령까지 소환이 가능했다. 그녀는 자신의 어린 남동생을 돌보아 가며 전과 다름없는 평범한 엘프의 일상을 보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인간을 누구보다도 믿고 신뢰했던 그녀가 인간을 살아갈 가치가 없는 추악한 몬스터만도 못한 종으로 생각한다는 것과 맑고 명랑했던 웃음이 가득했던 그녀의 얼굴에 웃음 대신 차갑고 냉정한 무표정만이 감돌고 있다는 사실 뿐이었다. 그러던 중 고룡 카이라스의 산 제물이 되어 이곳에 왔다. 자신의 동생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그녀는 거부하지 않았다. 자신의 남동생도 어느 정도 나이가 있으니 자신의 앞가림은 할수 있을 것이고 다른 엘프들 또한 다이로스를 잘 돌보아 줄 것이다. 죽지 않았다. 죽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죽지 않았다. 그녀는 죽지 않았다는 사실에 기뻐하고 있는 자신이 신기했다. 다이로스에 대한 걱정이 사라졌는데도 자신이 살아있다는 것에 대해서 이렇게도 기뻐하고 있다니 이미 죽어도 상관없는 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저런 과거를 생각하고 있던 그녀의 귀에 이상한 소리가 포착되었다. 그와 함께 고룡 카이라스의 기운이 자신의 몸을 휩쓸었다. 엄청난 분노와 살기가 느껴졌다. 무엇이 그 위대한 존재를 분노하게 한 것인가 설마 자신들이 그 이유인가 다이말로의 머릿속에 다이로스의 얼굴이 떠올랐다. 자신의 동생이 무사할까하는 걱정이 들었다. 그런 그녀의 몸에 살기 어린 포효소리와 함께 강대한 기운이 그녀의 몸을 강타했다. 그녀는 죽음의 공포가 엄습해오는 순간에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자신이 어렸을 때 부모님과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던 모습 친절했던 인간들의 모습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의 가족을 배신한 인간의 얼굴이.... 그 모습을 마지막으로 그녀는 자리에 쓰러졌다. 그 강대한 힘에 더 이상 그녀의 연약한 몸이 견딜 수 없었기에...... (외전) 다나아세스편 "우, 할아버지 흑흑." 단조롭지만 무척이나 조화롭고 아름답게 잘 꾸며진 조그마한 방안에서 가느다란 목소리로 조그마하게 흐느끼는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아직 숙녀라는 말보다는 소녀라는 말이 더 어울릴 듯한 어린 소녀의 모습을 하고 있는 다나아세스였다. 다른 두 명의 엘프와 달리 그녀는 무척이나 불안했고 두려웠다. 자신이 살아났다는 사실이 기쁘기는 했지만 실감이 나지 않았다. 금방이라도 카이라스가 자신의 침소로 들어와 자신을 산채로 잡아먹거나 곳 그녀의 몸을 덮쳐 올 것만 같았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오직 자신의 할아버지가 보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녀는 태어나서 자신의 부모님을 단 한번도 본적이 없었다. 철이 들고 사물을 분간 할 나이 때부터 그녀를 돌보아준 존재는 부모님이 아닌 자신의 할아버지인 카이라스 산맥의 엘프 로드(Elf Lord) 아디이드였다. 그녀의 부모님은 이미 오래 전에 인간들의 손에 돌아가셨다고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셨다. 아직 철이 들지 않았을 그녀가 아주 어렸을 때 할아버지에게 인간이 무엇이냐고 물어본 적이 있었다. 그때 할아버지는 아주 무서운 표정을 지으시면서 인간을 자신의 욕심 밖에 채울 줄 모르는 아주 사악한 종족이라고 말씀해주셨다. 그녀는 인간을 보통 엘프들과 같이 무척이나 사악하고 교활한 종족으로 생각했다. 자신들을 특히 여자 엘프들을 성노로 사용할 생각만 가득한 짐승만도 못한 존재라고 생각했었다. 엘프들은 신분 사회가 아니었지만 그녀의 할아버지인 아디이드는 어디를 가더라도 다른 엘프들의 존경과 흠모를 한 몸에 받는 존재였다. 그녀는 그런 자신의 할아버지가 자랑스러웠다. 엘프 로드(Elf Lord) 카이라스 산맥에 살아가고 있는 모든 엘프들의 수장이며 정신적 지도자인 아디이드 비록 엘프 로드란 직책이 인간들처럼 다른 인간위에 군림 하는 자리는 아니었지만 모든 엘프들의 존경을 받기에는 충분했다. 그가 결정한 일은 다른 엘프들이 모두 옳다고 생각하며 군말 없이 따를 정도로 아디이드의 위치는 엘프들에게 있어 절대적이었다. 그는 수 백 년간 그들을 이끈 위대한 지도자였다. 어떠한 어려운 위기가 닥친다 해도 지혜롭게 대처했고 엘프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고 위험에 뛰어 들었다. 1200살이 넘은 그의 나이는 평범한 엘프들의 수명을 훨씬 뛰어넘은 것이다. 아무리 장수한다는 엘프라고 해도 900살을 겨우 넘기는 정도 이지만 그는 무려 1200년이라는 긴 세월을 살아왔고 엘프의 수명을 뛰어 넘는 나이를 먹었음에도 그 어떤 엘프들 보다도 건강했고 모든 일에 적극적이었다. 엘프들은 모두 그 이유를 아디이드가 하이 엘프의 후손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이 엘프 모든 엘프들의 시조이자 엘프들에게는 자신의 창조주 같은 존재이다. 보통 엘프들 보다 훨씬 긴 수명과 강한 힘을 소유한 하이 엘프는 그 수가 무척이나 극소수이지만 현재 모든 엘프들의 시조로 잘 알리어져있는 종족이다. 하지만 현재 하이 엘프들은 이미 오래전에 이 세상에 자취를 감추었고 다만 그들의 피를 이은 후손들만이 존재할 뿐이었다. 그 후손들 중 가장 진한 피를 이은 엘프가 바로 아디이드였다. 그래서 또한 엘프들은 그를 존경했다. 자신들의 시조와 가장 가까운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아디이드는 그들에게 정신적인 지주가 되어주었던 것이다. 그런 할아버지는 그녀의 가장 큰 자랑거리였다. 또한 자신의 몸에도 위대한 하이 엘프의 피가 흐르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자랑스러웠다. 하지만 다른 엘프들은 자신을 할아버지처럼 존경이나 흠모의 눈빛으로 바라보지 않았다. 심지어 위대한 하이 엘프의 후예인 자신을 오히려 경멸과 증오가 섞인 눈빛으로 바라보는 엘프들도 있었다. 그녀는 그런 엘프들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대다수의 엘프들은 그녀를 다른 엘프들과 똑같이 대우해주었지만 소수의 엘프들은 그녀에게 좋지 않은 시선을 보내며 마치 자신이 괴물이라도 되는 것처럼 피해 다녔다. 그녀는 도저히 그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엘프들의 수장인 자신의 할아버지에 유일한 혈육인 그녀를 조금 말을 바꾸어서 표현 한다면 모든 엘프들의 존경의 대상인 하이 엘프에 가장 가까운 혈통을 가지고 있는 존재였다. 소수의 엘프들은 이런 자신을 이상하게도 증오와 경멸이 섞인 눈초리로 바라보는 것이다. 그리고 일부의 엘프들은 그녀가 아디이드의 유일한 결점이라고 말했다. 결점 모든 것이 완벽하고 모든 엘프들에게 존경받는 지도자인 자신의 할아버지에게 자신이 유일한 결점이라니 그녀는 도대체 이해 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무척이나 활발한 성격이었다. 부모님이 있지 않다고 해도 그녀에게는 모든 엘프들이 존경하는 그녀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할아버지가 있었다. 무척 활발한 성격이었던 그녀가 어느 정도 나이를 먹고 다른 엘프들과 어울려 놀기 시작할 때 일부의 어린 엘프들은 그녀를 피했다. 그녀가 다가가면 마치 흉측한 몬스터라도 본 것 같이 달아났다. 그녀는 이상하기는 했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자신의 친구는 아직도 많이 남아있었으니까 말이다. 그녀의 그런 생각은 착각에 불과했다. 그녀와 어울려서 놀던 친구들이 하나 둘씩 그녀에게서 멀어져 같다. 그리고 자신에게서 멀어진 친구들은 두 번 다시 그녀의 곁으로 되돌아오지 않았다. 너무도 슬펐다.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기에 친구들이 그녀의 곁에서 떠나가는 것일까 그녀는 아무리 고민해보아도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너무 가여워요. 어린 것이 무슨 죄가 있다고 저렇게 친구 하나 없이 혼자서 쓸쓸히 지내야 한다는 말이에요." 모든 친구를 잃고 시무룩해진 그녀의 귀에 어른 엘프들의 대화 소리가 들려왔다. 그들은 다나아세스가 자신들의 대화를 모두 듣고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던 모양이다. "가엽다니, 우리 일족에 받아준 것만 해도 엄청난 일이라고 아디이드님의 핏줄만 아니었다면 우리 일족에 인간의 피가 섞인 더러운 아이를 받아주지 않았을 거라고." (외전) 다나아세스편 '인간의 피가 섞인 더러운 아이' '무, 무슨 말을 하시는 거야? 인간의 피가 섞인 더러운 아이라니 설마 내가 아냐? 그럴 리가 없어 어른들이 헛소리를 하시는 걸 거야!!' 그녀는 너무도 혼란스러웠다. 어른들이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인간의 피가 섞인 더러운 아이라니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말에 정신이 반쯤 나가있던 그녀의 귀에 또 다시 어른들의 말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하지만, 너무 불상하잖아요. 부모님도 없이 자란 아이인데." 평소에 자신을 잘 보살펴주는 아디스 언니였다. 아름다운 모습을 가진 그녀의 주변에는 그녀 외 에도 2명의 엘프들이 더 있었다. 아디스의 너무 불상하다는 말에 냉정한 표정을 짓고 있는 청년 엘프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는 표정으로 경멸스러운 듯한 어조로 대답했다. "인간의 피가 섞인 아이야. 아무리 겉모습이 우리와 같다고 해도 그 아이의 몸에 절반은 더러운 인간의 피가 흐르고 있어." 그 말에 이미 노화기에 접어들었는지 중년의 모습을 하고 있는 한 엘프가 너무한 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분의 후손이 아닌가 그리고 하프 엘프(Half Elf)라고 하기에는 우리와 너무도 똑같아 도저히 구분이 가않을 정도로 말이야. 하프 엘프는 보통 수명이 우리의 절반정도인 것에 비해서 저 아이는 우리와 일족과 똑같이 성장하고 있지 않은가." 중년 엘프의 말에 젊은 정년 엘프는 약간은 자조적인 목소리로 대답했다. 마치 정말 하기 싫은 말이지만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이다. "후후, 아마도 위대한 분들의 피가 그 아이의 몸에 흐르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비록 절반이긴 하지만 위대한 하이 엘프의 후손이 아닙니까?" 그 말에 약간은 책망이 담긴 듯한 어조로 중년의 엘프가 대답했다. "하지만, 어린 엘프들에게 그 아이가 하프 엘프라는 사실은 너무 충격적이었겠지 아직 어린 엘프들은 아마도 인간을 세상에서 가장 흉측한 몬스터라고 생각하고 있을 태니까 말이야. 우리처럼 완전히 성장한 엘프들이라면 대부분 그 사실을 알고 다른 엘프들과 똑같이 대해주겠지만 아직 그런 분별능력이 없는 어린 엘프들은 그녀를 피하고 두려워할 뿐이야." 이번에는 조용히 듣고 있던 아디스가 입을 열어 이미 어쩔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는 듯이 말했다 "완전히 성장한 엘프들 중에서도 그 아이를 좋지 않게 생각하는 엘프들이 존재하니까요. 아마도 그런 엘프들이 자신의 아이에게 사실을 말해준 것 같아요. 불상한 것..." 아디스는 다른 엘프들이 너무 한 것 같다는 말투로 다나아세스가 너무 가엽다는 듯이 말하자 청년 엘프가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했다. "어쩔 수 없지, 인간에게 가족을 잃어버린 그들에게 자신의 자식들이 인간의 피가 섞여있는 하프 엘프와 어울린다는 사실은 도저히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었을 태니까 말이야." 냉정한 청년 엘프의 말에 아디스가 책망이 섞인 목소리로 재발 이제는 그만 해달라는 듯이 그 청년 엘프에게 말했다. "당신도 그런가요." "..............." 아디스의 말에 청년 엘프가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하자 그녀는 당연하다는 듯이 너무도 슬픈 표정으로 말했다. "후후, 그렇겠지요. 인간에게 사랑하는 아내와 자식을 잃었으니 하지만 저 아이가 그런 것은 아니잖아요. 다른 인간들이 한일을 마치 저 아이가 한 일인 것처럼 말하는 건 너무 한일이에요. 그리고 저 아이는 인간이라기 보다는 우리 엘프들 쪽에 더욱 가깝잖아요." 아디스의 말에 청년 엘프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아니 정확히는 '인간에게 사랑하는 아내와 자식을 잃었으니' 라는 대목부터 일 것이다. "나도 알고 있어, 그래서 난 되도록이면 그 아이를 다른 엘프들과 동등하게 대우해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아디스 난 말야 내가 정말 부러워 어떻게 내가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넌 인간들에게 팔려갔던 경험이 있잖아 다른 어떤 엘프들 보다도 훨씬 더 인간을 증오할 탠데 어떻게 그 아이에게 그렇게 친절할 수가 있지." "그 일은 다나아세스가 한일이 아니에요. 그 아이는 인간이 아닌 우리 일족이라 구여 우리 엘프 일족 말이에요." "후후후후, 알았다고 알았어. 나도 잘 알고 있다고." "바스락." 자조적인 웃음을 터트리던 청년의 귀에 조그마한 소리가 포착 되었다. 이야기를 나누던 3명의 엘프들이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자 그 자리에는 나뭇잎 속에 몸을 숨기고 있던 다나아세스가 멍한 표정과 함께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다나 여기 언제부터 있었니?" 무척 떨리는 음성으로 아디스가 다나아세스를 바라보며 물어 보았지만 그녀의 입에서는 아무런 대답이 흘러나오지 않았고 그 대신 초점이 흐려진 그녀의 아름다운 초록색 눈동자에서 자그마한 이슬이 볼을 타고 흘러 내렸다. "다, 다나." 아디스가 다시 한번 그녀를 불러 보았지만 그녀는 아무런 대답도 표정도 없이 그저 눈물만 흘리고 있을 뿐이었다. 다나아세스 78세의 나이에 처음으로 자신이 평범한 엘프가 아닌 하프 엘프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더불어 다른 엘프들이 자신을 증오와 경멸이 섞인 눈초리로 바라보는 이유도 알 수 있었다. "흑흑흑, 할아버지." 자그마한 침대에 누워서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할아버지를 찾던 그녀의 머릿속에 아련한 과거들이 떠오르자 그녀의 감정은 더욱 격해졌고 또 다시 슬피 울며 유일하게 자신을 아껴주며 사랑해주던 할아버지를 찾기 시작했다. "콰, 과과광." "흑흑흑흑, 어." "훌쩍." "무, 무슨 일이지 아아아악." 슬피 울던 그녀의 머릿속에 강력한 죽음의 공포가 그녀의 약해진 정신력을 뚫고 들어오자 그녀는 크게 비명을 지르며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제 7 장 수련의 시작 3 명의 엘프들이 고룡 카이라스의 레어에 산 제물로 바쳐진지 하루가 지난 이튼 날 아침 그녀들은 잠에서 깨어나자마자 자신들을 부르는 목소리에 놀라 제 빨리 자신들이 어제 처음 들어 왔던 레어 중앙을 향해서 달려 나갔다. "무, 무슨 일로 부르시는 거지?" 아이리스가 자신을 깨우는 이리엘의 말에 놀라 레어 중앙을 향해서 달려 나가며 중얼거리고 있을 때 그녀의 옆에 다이말로와 다나아세스가 차래로 그녀의 뒤를 따랐다. 그녀들의 머릿속에는 오직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 '도대체 어제 밤에 무슨 일이 일어 난거야?' 어제 밤 3명의 엘프는 모두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적거리며 옛일을 생각하고 있다가 갑자기 발출된 고룡 카이라스의 엄청난 살기에 눌려 기절하고 말았다. 그리고 누군가 자신을 부르는 것 같은 목소리에 깨어보니 고룡 카이라스님의 명령이니 지금 당장 레어 중앙으로 나오라는 목소리를 들은 것이다. 열심히 달려가고 있던 그녀의 눈앞에 고룡 카이라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선홍빛의 붉은 머리카락에 붉은 눈동자를 지닌 잘생긴 청년의 모습을 하고 있는 고룡 카이라스가 그녀들을 기다리고 있었고 그 옆에는 처음 보는 검은 머리카락에 검은 눈동자를 지닌 아름다운 여인이 서있었다. "헉헉헉, 카, 카이라스님 부, 부르셨습니까?" 3 명의 엘프들 중 나이가 가장 많은 아이리스가 그녀들을 대표해 입을 열었지만 정상적인 말이 나오지 않고 숨에 헐떡이며 겨우 입을 땔 뿐이었다. 그녀들이 자고 있던 방과 레어 중앙에 위치한 주로 고룡 카이라스가 본체로 잠을 자던 곳 까지는 상당한 거리가 있었다. 몸길이만 몇 백 미터에 달하는 고룡 카이라스가 뒹굴 정도라면 그 크기가 상상이 갈 것이다. "생각보다는 빨리 도착했군 그래?" 현성이 이리엘에게 그녀들을 깨우라고 명령한지 1분도 되지 않았지만 그녀들은 모두 현성의 눈앞에 도착해있었다. 그녀들의 숙소에서 몇 km 정도는 떨어져 있는 넓은 레에까지 도착하는데 1분도 걸리지 않았다는 것은 무척 놀라운 일이었다. 그녀들이 인간이 아닌 엘프이기에 인간보다는 체력적인 면에서도 훨씬 앞서 있었고 스피드 또한 보통 인간보다 훨씬 빨랐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물론 전력질주를 했기에 지금 현재는 무척이나 지쳐 있었지만 말이다. "아, 아닙니다. 카이라스님 늦어서 죄송합니다." 현성의 생각보다 빨리 도착했다는 말의 뜻을 그녀들이 반대로 오해한 것인지 무척이나 두려운 표정으로 아이리스가 사죄를 구했다. "아니, 늦지는 않았다 생각보다. 빨리 도착해서 조금 놀랐을 뿐이니까 말이다." 현성의 말이 진심인 듯하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던 3명의 엘프는 곳 그가 자신들을 무슨 일로 불렀을 까하는 고민에 빠져들었다. 어제 밤에 있었던 일로 그녀들은 현성에 대한 공포심이 더욱 가중되어있었다. 자신들을 살려둔 것에 안심하고 있었건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무엇 때문에 그렇게 분노하였는지는 모르지만 그날 밤에 느낀 살기는 그녀들이 도저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그녀들은 설혹 그 이유가 자신들 때문은 아닌가 고민해야 했다. 이런 저런 고민을 하고 있던 그녀들의 시야에 현성 옆에 서있는 로이나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현재 눈에 보이는 바로는 인간의 여자인 것 같았지만 눈에 보이는 대로 믿을 수는 없었다. 인간임에도 자신들과 비교해 전혀 떨어지지 않는 미모와 몸매를 소유하고 있었고 풍기는 기도 또한 자신들을 능가하고 있었다. 자신들의 예상이 맞는다면 그녀는 절대 인간이 아니었다. 무어라 확신할 수는 없었지만 그녀들의 본능이 말하는 듯했다. 상대는 자신들보다 훨씬 강한 힘을 가진 생명체라고 말이다. "너희들은 누구지." 고요한 침묵을 깨고 현성이 3명의 엘프들을 향해 입을 열자 로이나스를 살펴보고 있던 3명의 엘프들은 깜짝 놀란 것 같았지만 현성의 말에 뜻을 파악하고 더욱더 놀라운 표정을 지었다. 자신들이 누구냐니 자신들은 고룡 카이라스에게 산 제물로 바쳐진 3명의 엘프가 이닌가? 누구보다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카이라스가 그런 질문을 던지자 그녀들은 긴장했다. 어제 밤의 일과 연관해 보았을 때 절대 평범한 질문이 아니었다. "카이라스님 저희들은 카이라스 산맥에 재앙을 막아주신 카이라스님께 바쳐진 산 제물들입니다." 잠시 머뭇거리고 있던 아이리스를 대신해 다이말로가 대답하자 현성은 그 말을 듣고는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띠웠다. "그럼 너희들의 몸과 마음은 누구의 것이지" 이어지는 현성의 질문에 다이말로는 전혀 막힘없이 대답했다. 이미 자신들의 몸과 마음의 주인은 자신들이 아니라 고룡 카이라스였다. "저희들의 몸과 마음의 주인은 카이라스님이십니다." "너희들의 몸과 마음의 주인이 나라 그럼 너희들은 나의 명령이 무엇이든지 복종하겠느냐?" 현성의 마치 무언가를 기대하는 것 같은 음성에 다이말로는 약간의 의문을 느끼긴 했지만 지금은 그런 것까지 생각할 수 있는 여유가 없었다. "물론입니다. 카이라스님이 무엇을 명령하시든 저희는 그것을 모두 따를 것입니다." "무엇이든지?" 마치 무언가를 확인하는 듯한 현성의 음성에 다이말로는 전혀 망설임 없이 당당하게 대답했다. "예, 무엇이든지 카이라스님의 명령이라면 그대로 따를 것입니다." 약간을 비웃음이 담긴 듯한 미소를 지으며 현성이 입이 열렸다. "만약, 내가 너보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라고 명령한다면 그렇게 할 것이냐?" "카이라스님께서 원하신다면 웃으면서 죽겠습니다." 다이말로는 아무런 망설임 없이 대답했지만 속으로는 무척이나 고민하고 있었다. 모든 대답의 답을 알고 있을 카이라스가 어째서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인지 "그래, 너는 어째서 나의 명령에 죽음을 각오하면서 까지 복종하지?" ".............." 지금까지 모든 질문에 망설임 없이 대답해 오던 다이말로의 입이 굳게 다물어 졌다. 현성은 마치 모든 것을 예상했다는 듯이 웃으며 그녀가 말하지 못한 답을 이야기했다. "너의 가족 때문이겠지 카이라스 산맥에 살고 있는 너의 가족의 안전을 위해서 너희 3명은 나에게 모든 것을 바친 것이겠지 아닌가?" "마, 맞습니다." "아이리스 지금 카이라스 산맥에 살고 있는 가족은 모두 몇 명이지" 현성이 지금까지 아무 말도 없이 있었던 아이리스에게 질문했지만 그녀는 도저히 현성이 질문한 의도를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을 수는 없기에 그녀는 모든 것을 사실대로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저에게 형제는 없고 부모님은 제가 어렸을 때 모두 돌아가셨습니다." 그녀의 말에 현성은 약간 놀란 듯한 표정을 지었지만 다시 본래의 얼굴 표정으로 돌아가 그녀에게 물었다. "그럼 너에게 소중한 사람은 있겠지 설마 내가 아무런 상관도 없는 다른 엘프들을 대신해서 이곳에 산 제물로 왔을 리는 없을 태니까 말이다." "저.........." 아이리스는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이러한 질문을 하는 진정한 의도는 무엇일까 그녀의 머릿속은 무척이나 혼란스러웠다. 사실대로 자신의 친구인 라이나의 안전을 위해서 산 제물로 왔다는 말 했다가는 라이나와 그녀의 가족들에게 무슨 일이 생길 것만 같았다. 아이리스를 바라보고 있던 현성의 붉은빛 눈동자와 그녀의 은백색 눈동자가 마주치자 그녀는 마치 자신이 나쁜 일을 하다 들킨 어린 아이처럼 당황했다. "어서 대답해라 아이리스."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현성이 조용히 입을 열자 그녀는 더 이상 대답을 회피할 수 없었다. "저, 저에게는 라이나라는 친구와 그녀의 가족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저에게 있어서는 가장 소중한 존재들입니다." "음, 그래 다이말로 너는 어떻지" "저에게는 어린 남동생이 있습니다." 아이리스와는 달리 다이말로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그녀도 걱정이 되기는 마찬가지였지만 자신의 힘으로 회피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어차피 대답해야 한다면 망설임 없이 대답 하는 편이 더 낮다고 생각한 것이다. 아이리스와 다이말로에 이어 현성의 눈동자가 다나아세스에게 이동하자 그녀는 몹시 두려운 듯 더듬거리며 입을 열었다. "저....저기 전 하....할아버지가 이....있습니다." "그래, 그럼 아이리스는 라이나라는 친구와 그녀의 가족들을 위해서 온 것이고 다이말로는 자신의 어린 남동생을 위해서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나아세스는 할아버지를 위해서 온 것인가." 현성의 질문에 3명의 엘프 모두 조용히 침묵했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현성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만약, 내가 너희들에게 그들을 죽이라고 명령한다면 그들을 죽일 것인가?" 충격 그녀들의 머릿속은 마치 거대한 망치로 두들겨 맞은 것 같은 충격에 휩싸였다. ************************************************************************************* 타이핑 者 : [KOR]TheYtsejaM (당나귀 호환 P2P 프루나) 프루나에서 제가 타이핑한 소설들과 그 외 제가 모은 소설들을 공유했습니다. 검색어 : [KOR]TheYtsejaM 또는 TheYtsejaM 로 검색하시면 제가 공유한 파일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소유자가 1이라도 관계없습니다. 저는 항상 접속해 있으니까요. 제가 접속해 있지 않을 때는(파일이 안 받아지고 있을 때는) 제가 집에 없거나 파일 받기 대기 중일 겁니다. 기다리시면 하루 안에 반드시 받으실 수 있으실 겁니다. 무협도 엄청나게 많이(약 1기가 정도) 텍스트파일로 가지고 있는데 너무 파일이 많아서 그거 다 편집하려니 짜증나서 일단은 판타지만 공유중입니다. 무협도 필요하시면 프루나에서 메시지 전송 기능으로 쪽지 보내십시오. ************************************************************************************* 제 7 장 수련의 시작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것인가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죽으면 죽었지 그런 일은 할 수 없었다. 그녀들에게 친구 라이나와 남동생 다이로스 그리고 할아버지인 아디이드는 자신의 생명과 바꾸더라도 살려야할 존재들이었다. 도대체 카이라스는 무슨 속셈으로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일까 그녀들은 도저히 이해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상상만으로도 끔찍한 일이었다. 그녀들에게는 다른 엘프들이 고룡 카이라스의 분노를 받는다고 해도 그 일만큼은 도저히 할 수 없었다. 침묵을 지키고 있는 3명의 엘프들을 바라보며 현성은 당연히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들이 자신의 생명을 버리면서 까지 현성에게 복종하는 이유는 그들의 안전을 위해서였다. 그런데 그들을 죽이라는 명령은 차라리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 끊었지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당연히 할 수 없겠지. 나에게 몸과 마음을 바친다고 말한 너희들이겠지만 그것만을 도저히 할 수 없을 거야 하지만......" 현성의 당연하다는 듯한 말과 함께 약간의 침묵이 이어지자 그녀들은 긴장했다. 카이라스 역시 알고 있는 사실을 이렇게 말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절대적인 힘을 가진 그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하는 것이다. 고요한 침묵을 깨는 현성의 말소리가 또 다시 그녀들의 귀에 들려왔다. "하지만 말이야. 너희들은 그렇게 해야만 한다. 주군의 명이라면 설사 자신의 혈육이라 해도 망설임 없이 밸 수 있는 마인(魔人)이 되어야해."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현성의 두 눈이 서서히 핏빛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3명의 엘프들은 마치 현성의 눈동자에 빨려 들어가는 듯한 착각을 느꼈고 누군가가 그녀들의 머릿속에 무언가를 억지로 집어넣는 듯한 고통이 그녀들을 엄습해왔다. 현성이 마교의 가공한 사공인 제령섭혼대법(制靈攝魂大法)을 그녀들에게 시전 한 것이다. 아무런 자아와 정신력이 존재하지 않았던 로이나스 때와는 달리 그녀들은 자신의 자아가 확실하고 정신력 또한 상당히 강했다. 그런 그녀들에게 제령섭혼대법을 실행하는 것은 로이나스에게 실행하는 것보다 수십 배는 더 힘들었고 또한 받아들이는 그녀들에게도 엄청난 고통이 동반 되었다. 현성은 그녀들에게 한 가지의 강력한 금제를 걸었다. 바로 자신에 대한 절대적인 복종과 충성이었다. 천마교에는 교주의 명만 떨어진다면 자신의 목숨을 바쳐서라도 충성하는 마인들로 가득 차있었다. 그들이 그렇게 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아주 어렸을 때부터 끊임없이 있어왔던 세뇌 때문이었다. 그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삶의 목적이 단 하나 뿐이었다. 바로 마교의 부흥과 교주에 대한 충성 그들에게 있어서 마교의 발전과 부흥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목숨을 초개처럼 바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다. 또한 어려서부터 그들에게 있어서 교주는 바로 절대적인 신(神)으로서 군림해왔었다. 자신의 사제인 무영 또한 그 두 가지 생각으로 세뇌되어 있었다. 물론 그 절대적인 신인 교주가 자신이 되어야 했고 마교의 부흥은 오르지 자신에 의해서만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어리석은 자였지만 말이다. 현성의 현재 목표는 새로운 차원에서 제 2 의 마교 건설이어다. 하지만 그에게는 믿을 만한 부하 하나 남아있지 않았다. 다만 자신에 대한 절대적인 충성을 금제 당한 로이나스와 자신에게 산 제물로 바쳐진 3명의 엘프들 뿐이었다. 그녀들을 절대적으로 믿을 수 없었던 현성의 입장으로서는 제령섭혼대법만이 유일한 해결책이었다. 물론 그녀들은 지금의 상태라도 자신에게 생명을 다해서 충성을 바칠 것이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현성은 그녀들에게 엄청난 힘을 줄 것이다. 앞으로 그 강대한 힘을 가진 그녀들이 어떻게 행동할지는 현성도 알 수 없었다. 아마 현성이 주는 힘으로 인해 그녀들은 지금의 자신과는 차원이 다른 엄청난 변화를 격을 것이다. 그런 그녀들에게 현성이 원하는 것은 자신의 가족의 안위를 걱정해서 하는 복종이 아닌 아무런 이유와 대가가 없는 절대적인 복종과 충성이었다. "아아아아아." "으으으으으." "아아악." 고통스러워하는 그녀들을 바라보며 현성은 생각에 잠겼다. 아마 그녀들이 깨어난다면 제령섭혼대법에 걸렸던 기억이나 그전에 현성과 나눈 말 따위는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그녀들은 그저 자신이 고룡 카이라스의 부름을 받고 이 자리에 달려왔던 그 순간부터 기억할 것이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녀들에게 서서히 제령섭혼대법의 효력이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다. 현성이 그녀들에게 건 것은 절대적인 복종과 충성이지만 그것으로 그녀들이 현성의 말에만 따라 행동하는 노예가 된 것은 아니다. 그녀들은 자신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며 행동할 것이다. 다만 현성의 명령에는 절대 거역할 수 없을 것이고 서서히 그녀들의 생각에 중심은 그녀들의 가족의 안위나 다른 엘프들의 안전이 아닌 오르지 현성에 대한 생각으로 바뀔 것이다. 굳이 설명하자면 강제적인 복종이 아닌 자발적인 복종이랄까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녀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현성의 충직한 신하가 되어 있을 것이다. "음, 여기가 어디지 어서 카이라스님께 가야 하는데 헉." 갑자기 밀려오는 심한 투통에 머리를 부여잡고 있던 아이리스의 눈에 고룡 카이라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자신이 왜 이곳에 이렇게 누워있는 것일까 자신을 분명 잠자리에서 일어나 고룡 카이라스가 자신을 부른다는 음성을 듣고 이 자리로 달려 온 것이다. 그런데 그의 앞에서 누워있다니 그녀뿐만 아니라 주위에는 다이말로와 다나아세스가 함께 쓰러져 있었다. "음, 뭐, 뭐지? 머, 머리가." 약간의 신음 소리와 함께 자리에서 일어난 다이말로가 자신을 처다 보고 있는 아이리스를 바라보며 자신의 정면을 주시하자 자신의 눈앞에 서있는 현성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자신이 어째서 누워있던 것인가 자신은 분명 이곳에 달려 온 것 같았는데 이런 저런 생각이 그녀의 머리를 스쳐가고 있을 때 그녀의 옆에서 작은 신음소리와 함께 다나아세스가 잠에서 깨어났다. "어, 여, 여기가 어디지 헉." 그녀 역시 자신을 바라보는 현성의 시선에 놀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음, 이제야 모두 일어난 모양이군." 현성의 장난기 어린 말에 깜짝 놀란 3명의 엘프들은 제 빨리 일어나 현성의 눈치를 살피기 시작했다. 이런 곳에서 잠이 들다니 큰 잘못을 저지른 것이라고 생각한 그녀들은 어제 밤일이 떠오름과 동시에 카이라스가 이번 일을 무사히 넘어 가진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를 따라 와라." 현성이 이 한마디를 남기고 자리에서 사라지자 무슨 문책(?)이 있을 줄 알고 걱정했던 그녀들은 현성이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자리를 벗어나자 깜짝 놀라며 현성의 뒤를 따라 갔다. 제 7 장 수련의 시작 현성이 그녀들에게 안내한 곳은 바로 7번방과 8번방 그리고 9번방이었다. 이 방들은 바로 고룡 카이라스가 생전에 모아 두었던 여러 무기들을 보관하는 무기고였다. 방안에는 검과 도 창 활과 같이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진 무기들도 많았지만 일반적으로 잘 사용하지 않는 철퇴나 도끼 메이스 채찍 같은 무기와 함께 생전 처음 보는 괴상망측한 무기들 또한 즐비 했다. "이 중에서 너희들의 마음에 드는 무기를 선택해라." 현성이 이 한 마디만을 남겨 놓은 후 로이나스와 함께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도, 도대체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마음에 드는 무기들을 선택하시라니?" 아이리스가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리자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는지 다나아세스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그녀들을 바라보며 다이말로가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듯이 말했다. "우리가 그 이유를 생각할 필요가 있나요. 우린 그저 카이라스님의 명령에 따라서 무기를 선택하면 되는 것이 지요." "하, 하긴 우리가 그 이유를 생각할 필요는 없겠지 그런데 이곳이 말로만 듣던 드래곤 레어의 무기 창고 인 것 같은데 대단하군. 정말 대단해 이렇게 많은 무기들을 한 자리에서 보는 건 처음이야 그것도 하나 같이 평범하지 않은 무기들은 말이야." 아이리스는 다이말로의 말에 동감을 표하며 무기 창고를 둘러보며 감탄어린 함성을 터트렸다. 그도 그럴 것이 무기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르는 그녀가 보기에도 이곳에 있는 무기들은 하나 같이 엄청난 명품들이었다. "저, 정말 많은 것 같아요. 이렇게 많은 무기들은 생전 처음 보는 것 같아여. 이런 곳이 2군 대나 더 있다니 도저히 믿기지가 않아요. 역시 드래곤의 레어인 것 같아요." 다나아세스가 무척이나 놀랍다는 듯이 말하며 주위 이곳, 저곳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현성이 로이나스와 함께 밖으로 나간 것은 무척이나 잘한 일이었다. 만약 이곳에 현성이 함께 있었다면 그녀들은 그의 눈치를 살피느라 이 무기고를 재대로 살펴 볼 수조차 없었을 것이다. 3 명의 엘프가 무기고 이곳 저곳을 뒤지고 있는 모습은 자신의 방에서 편안히 쉬고 있는 현성에게 고스라니 보여 지고 있었다. 물론 3명의 엘프들은 전혀 알지 못하고 있겠지만 말이다. "음, 생각보다는 적극적으로 자신의 무기를 선택하고 있는 것 같군 안 그런가? 이리엘." -예 주인님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저곳을 엘프들에게 보여 주신 것을 좋은 선택이 아닌 것 같습니다. 저곳에는 레드 드래곤족 고룡 카이라스님이 만드신 무기부터 지금은 죽고 없지만 수 십 만년, 전에 살아갔던 여러 고룡들이 만든 무기의 전시고 같은 곳입니다. 그곳에는 설령 상대가 드래곤이라고 해도 생명의 위협을 느끼게 할 수 있을 정도의 여러 가지 강력한 힘을 가진 위험한 무구들이 많이 존재합니다. 그런 무기고를 산 제물로 바쳐진 엘프들에게 개방하시다니요.- 이리엘의 말을 듣고 있던 현성의 얼굴에 조그마한 미소가 그려졌다. 아마도 이리엘은 그녀들의 배신을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녀들이 고르고 있는 무기들 가운데 위력이 강한 무기들은 성룡이 된지 얼마 되지 않은 어린 드래곤들이라면 쉽게 감당해 낼 수 없을 만큼의 엄청난 힘을 가진 무기들이었다. 그런 힘을 가진 무기들이 그녀들의 손에 들어가게 된다면 아직 드래곤 하트의 모든 힘을 흡수하지 못한 현성에게는 벅찬 상대일수도 있었다. "걱정하지 마라. 이리엘 그녀들 스스로는 모르겠지만 그녀들의 머릿속에는 이미 나에 대한 충성이 깊이 각인되어 있을 테니까 말이다." -제령섭혼대법을 말씀하시는 것이십니까? 그것을 정말 놀라운 마법이더군요.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충성을 각인시키다니 로이나스를 보고 있으면서도 정말 믿을 수가 없는 일이었습니다. 주인님.- 현성은 이리엘의 말에 자신의 옆에 서있는 로이나스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지금 단 한 가지 생각만이 존재할 것이다. 바로 현성의 말에 복종하는 것 그녀의 머릿속에는 기본적으로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았기에 엘프들과 같이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세뇌 시키는 것은 불가능했다. 아니 불가능이라기보다는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일까? 사령섭혼대법의 시전 후에도 그녀의 머릿속에 남아있는 것은 현성이 자신의 주인이라는 사실뿐 다른 기억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저 현성의 말에 따라 행동 할뿐 나머지 행동은 지성을 가진 생명체라기보다는 본능에 의존해 살아가는 한 마리의 야수 같았을 뿐이었다. 지금도 현성의 명령에 따라 옆에 붙어 다닐 뿐 마치 인형 같이 다른 행동은 하지 않고 가만히 현성의 옆에 서 있을 뿐 이었다. 현성은 그런 그녀를 보며 생각에 잠겼다. 자신이 사랑 하던 여인과 너무도 닮아 한순간 스스로 자제력을 잃어버리고 폭주하기까지 했지만 지금의 현성에게 있어서 로이나스는 자신이 사랑했던 수령과는 다른 그저 조금 닮은 존재라는 사실을 확실히 인식하고 있었다. 제령섭혼대법은 실행되더라도 처음부터 자신의 충직한 수족으로 만들어 버리는 방법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시전자에게 복종하게 만드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 번째 방법을 사용한 경우는 부작용이 심해 본래 자신의 자아를 상실하는 경우가 많을 뿐더러 주인의 명령 말고는 전혀 행동을 하지 않는 꼭두각시 같은 모습이 되어버린다. 그런 경우에는 제령섭혼대법의 시전 전에 익혔던 상승무공 또한 상당부분 상실되고 더 이상의 발전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적은 내공으로도 손쉽게 시전 할 수 있어 주로 과거 마교에서 자주 사용하던 방법이었다. 두 번째 방법으로는 현성이 그녀들에게 시전 한 것과 같은 방식의 제령섭혼대법으로 시전시 스스로 인식하지 못한 사이에 시전자에게 충성을 바치는 노예가 되어 버린다. 물론 스스로의 자아를 가지고 있고 평상시의 성격이나 행동 또한 전혀 변하지 않고 스스로 판단하여 일을 해결한다. 또한 다른 사람과의 관계나 무공의 실력에 있어서 또한 제령섭혼대법에 시전 당하기 전과 전혀 다를 바가 없다. 한 마디로 설명하자면 모든 것이 전과 같은 상태에서 시전자에 대한 충성만을 추가시킨 것뿐이랄까? 다만 단점이라면 내공소모가 첫 번째 방법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높으며 상당히 높은 정신력을 필요로 한다는 단점이 있어 마교에서도 거의 사장되다 시피 했던 사공이었다. 현성은 로이나스와 3명의 엘프들에게 두 번째 방법으로 제령섭혼대법을 실행했다. 내공의 문제는 더 이상 현성에게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드래곤 하트의 내공을 흡수한 후 그는 무한에 가까운 내공을 소유하게 되었다. 비록 내상을 입어 모두 사용하지는 못하지만 정신력이 거의 없다 시피한 로이나스와 적은 양의 내공을 소유하고 있는 그녀들에게 제령섭혼대법을 시전 하는 것은 쉬운 일이었다. 하지만 다른 3명의 엘프들의 경우와는 다르게 로이나스는 조금 달랐다. 3 명의 엘프들은 자신의 생각대로 제령섭혼대법을 시전 당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고 행동하는 것 또한 전과 조금도 달라진 점이 없었다. 그런 그녀들과는 로이나스는 오르지 현성이 명령한 일만을 실행했다. 마치 제령섭혼대법에 첫 번째 방식대로 시전된 것 같았다. 로이나스의 행동은 마치 자신의 말대로 움직이는 꼭두각시 같아서 자신의 명령이 없다면 움직이지도 않고 현성의 명령만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현성은 그 이유를 궁금해 했지만 쉽게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녀의 머릿속은 텅비어있었다. 그리고 제령섭혼대법은 시전자에 대한 충성을 최우선으로 한다. 지성을 가진 존재라면 현성의 말을 스스로 판단하며 행동하겠지만 아무런 지식이 없는 그녀는 그저 현성의 말에 그대로 따를 뿐이었다. 현성은 그녀에게 여러 가지를 가르쳐 주어야 하겠다고 생각했다. 마치 갓난아기 같은 그녀의 머릿속에 인간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 여러 가지 지식을 가르쳐 줄 것이라고 말이다. 제 7 장 수련의 시작 넓은 무기 창고 안에 남겨진 3명의 엘프들은 이곳, 저곳을 뒤적이며 자신에게 맞을 것 같은 무기들을 찾아보았지만 그녀들의 마음에 드는 무기는 쉽게 발견되지 않았다. 본래 엘프라는 종족 자체가 별로 호전적이지 않은 이유로 무기라는 것은 접할 기회가 거의 없었지만 말이다. "전 옆방에 가보도록 하지요. 이곳에서는 제가 원하는 무기가 없는 듯해서요." 다이말로가 이 한 마디를 남기고 옆방으로 떠나자 둘만 남은 그녀들은 현성의 명령에 따라 자신의 마음에 드는 무기를 찾아봤지만 그녀들은 쉽게 마음에 드는 무기를 고를 수 없었고 이곳에 볼 것이 더 이상 없다고 생각했는지 다나아세스 또한 다른 방에 가보겠다며 방문을 나섰다. "휴, 나만 남았잖아 나도 옆방에 가볼까?" 혼자 남은 아이리스가 심심하다는 듯이 혼자서 중얼거렸지만 이미 다른 두 곳은 다이말로와 다나아세스가 차지했을 거란 생각에 이곳에서 무기를 고르기로 결정했다. "무기는 정말 많지만 내가 사용할만한 무기가 있을까 난 지금 이대로 정령술과 마법을 익히는 것이 좋은데 차라리 마법사들이 사용하는 마법무구라면 몰라도....." 이런 저런 생각을 하던 그녀의 머릿속에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맞아! 마법무구 설마 이 많은 무기들 중에서 마법이 걸린 마법 물품하나 없겠어. 한번 찾아봐야 겠어." 그녀는 좋은 방법이라는 듯이 이곳, 저곳을 뒤적이며 몸을 부산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실 뛰어난 마법사인 그녀에게 칼이나 창 같은 무기는 무겁고 거추장스러울 뿐이고 또한 실제 전투 시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마법 무구라면 사정이 달랐다. 보통 마법사들이 마법 지팡이를 가지고 다니는 이유는 마법을 케스팅하는 시간을 줄여주고 정신력 소비가 적기 때문이다. 또한 좋은 마법 지팡이라면 그 자체에 마법이 새겨진 것도 있었다. 그런 마법 지팡이는 무척이나 고가이고 또한 아무리 좋은 물품이라도 4서클 이하의 마법이 새겨져 있는 것이 단점이지만 그것도 없어서 못 구할 정도였다. 그런 마법이 새겨진 지팡이는 마법사가 아니더라도 사용할 수 있는데 보통 마나의 지원 없이는 하루에 3번 정도 사용이 가능했다. 그런 마법물품이 일반인이 아닌 마법사에게 들어가면 엄청난 위력을 발휘한다. 마법이 새겨진 마법 지팡이가 있다면 복잡한 수식 계산이나 긴 주문을 외울 필요 없이 그저 바로 시동어를 말하고 마나만 주입해준다면 마법이 실행된다. 마법사들의 유일한 단점은 바로 마법을 발동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그 동안 거의 무방비 상태가 된다는 점이다. 때문에 파티를 이룰 때 마법사들은 보통 마법 캐스팅 시간 동안 자신을 보호해줄 정도의 실력을 지닌 전사들을 파티원에 집어넣는다. 그런 단점을 마법이 새겨진 마법 지팡이를 이용하면 손쉽게 극복할 수 있다. 그저 시동어를 외우는 짧은 시간 안에 공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마법물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만드는 마법사의 서클이 자신이 새기려는 마법의 두 배는 되어야 했기에 8서클이 대 마도사도 겨우 4서클이 새겨져 있는 마법 지팡이를 만드는 것이 한계였다. 마법사들이 가장 원하는 무기는 마법이 새겨진 마법 지팡이지만 마법을 새기는 물건이 꼭 마법 지팡이에만 새기라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원한다면 검이나 도 창과 같은 무기에도 새길 수 있었다. 어느 정도 높은 경지에 이르기 전까지는 위력적인 공격이나 장거리 공격이 없는 전사들의 경우에 자신의 무기에 마법이 새겨져 있다면 그러한 단점을 쉽게 극복할 수 있고 마나를 다룰 줄 아는 실력의 전사에게 마법 무구는 그야 말로 마법사 못지않은 마법 실력 까지 겸할 수 있게 해주는 좋은 무기였다. 그녀는 이 많은 무기 중에서 혹시 마법이 새겨져 있는 무기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찾아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곳은 드래곤의 레어였다. 인간이라면 아무리 좋은 마법 무구라고해도 4서클의 마법 무구가 한계이고 엘프라고 해도 겨우 5서클 하급마법이 새겨져 있는 마법 무구를 만드는 것이 한계였지만 마법의 창조자인 드래곤이라면 어느 정도 수준의 마법물품을 만들 수 있을지 상상이 가지 않았다. 그녀는 급한 마음에 이곳, 저곳 돌아다니며 마법 무구를 찾아보았지만 곳 그럴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녀는 마법사였다. 그것도 6서클 마스터급의 실력을 가진 마법사 그런 마법사가 마법 물품을 찾는데 몸을 움직이다니 그녀는 자신의 행동에 실소를 지으며 마법을 캐스팅했다. "뷰 마나 포스(view mana force)" 마나를 탐지해 내는 이 마법은 겨우 2서클의 낮은 마법이었지만 숨겨진 마법 물품이나 상대 마법사의 서클을 알아 볼 때 매우 효과적인 마법이었다. 물론 상대 마법사가 마나를 숨기고 있다면 알 수 없겠지만 말이다. "마, 말도 안돼 어떻게 이럴 수가." 그녀는 지금 너무 놀라 말이 재대로 안 나올 지경이었다. 아니 지금 자신이 꿈을 꾸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 이들 정도였다. 그녀는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었고 혹시 자신의 마법이 실패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까지 들었다. 하지만 그녀의 눈앞에 있는 것은 사실이었다. 6서클 마법사인 그녀는 자신이 시전 한 2서클 마법 뷰 마나 포스(view mana force)가 실패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하하하, 모, 모든 무기가 마법 물품이었다니. 그것도 마법사들에게 전설이라고만 알려졌던 9서클 마법까지 말이야." 그녀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아니 놀라지 않았다면 그것이 더 이상한 것일 수도 있었다. 그녀는 아무리 이곳이 마법의 창조자라는 드래곤의 레어라고는 하지만 고작 몇 개의 마법 물품이 그것도 5서클이나 6서클의 마법이 새겨진 마법 물품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그녀의 생각은 엄청난 착각이었다. 드래곤은 역시 드래곤이었다. 일반적으로 마법물품을 만들 시 새기고자 하는 마법의 서클에 두 배의 서클의 실력을 가지고 있어야만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마법무구를 만드는 정설이었다. 그런 이유로 9서클을 마스터한 엘프들도 겨우 5서클 하급마법이 새겨진 마법무구를 만드는 것이 한계였다. 그런데 한 두 개도 아닌 여기 있는 모든 무기들이 모두 9서클 마법이 새겨진 마법 무구라니 그녀가 놀라는 것도 이해가 갔다. 그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같은 마법이라고 해도 시전자에 따라서 엄청난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9서클 마법을 마스터한 마법사의 화이어 볼(Fire Ball)과 이제 겨우 3서클을 마스터한 마법사의 화이어 볼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같은 화이어 볼이라고는 하지만 9서클의 대마도사의 마나와 3서클 마법사의 마나 양은 비교조차 할 수 없는 것이었다. 9 서클 마법이라고 해도 엘프가 시전 한 것과 드래곤이 시전 한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었다. 그녀는 지금 왜 드래곤이 마법의 창시자로 불리는지 그 이유를 뼈저리게 알 수 있었다. "대, 대단 하군. 역시 드래곤의 레어였어 9서클 마법물품이 이렇게 널려있다니." 그녀는 놀라는 가운데서도 여러 무기들 중 자신에게 맞을 것 같은 무기들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제 7 장 수련의 시작 모두 9서클의 마법이 새겨져 있지만 계열을 여러 갈래로 나누어져 있었다. 화염 계 마법 수계 마법 풍계 마법 등등 심지어는 9서클 상위 치유마법 리커버리가 새겨진 치유 계열의 마법검까지 있었다. 그녀는 이리 저리 두리번거렸지만 자신의 마음에 드는 물건을 찾을 수는 없었다. 그녀가 언제부터 9서클 마법 물품을 두고 고를 수 있는 처지가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그녀에게 있어서 9서클 마법 물품은 그저 이곳 저곳에 널려있는 많고 많은 무기들 중 하나였다. 그녀는 한참을 두리번거린 끝에 자신의 마음에 드는 무기를 찾을 수 있었다. 길고 얇은 검 날에 한쪽 면에만 날카롭게 날이 서있는 기형적인 모습의 곡도였다. 보통 도는 검과는 다르게 한쪽 면에만 날이 서있는데 주로 힘을 위주로 하는 공격법을 사용하기에 검보다 훨씬 크고 무거운 것이 정설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고른 기형적인 모습의 곡도는 검처럼 날이 얇고 긴 마치 약간 휘어진 검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음, 조금 이상하게 생긴 도인데 그래 하지만 무슨 상관이겠어. 어차피 내가 도법을 배울 것도 아닌데 말이야." 그녀는 나중에 자신이 한말을 엄청나게 후회했지만 지금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그녀가 이 이상한 모양의 곡도를 선택한 이유는 이상한 모양 때문은 아니었다. 그녀가 보기에 이검에는 9서클 빙계 마법이 새겨져있었다. 마법사인 동시에 뛰어난 정령사이기도 한 그녀가 다루는 정령은 얼음의 정령인데 그녀가 가지고 있는 마나의 성질 또한 빙계의 성질을 띠고 있었기에 이 이상한 모양의 곡도를 선택한 것이다. 그녀가 점찍은 곡도를 향해 다가가자 지금 까지 평범한 마법 무구라고 생각했던 곡도에서 서늘한 한기가 느껴졌다. 다른 마법 무구들은 비록 9서클 마법이 새겨져 있다고는 해도 그 속성을 내뿜지 않았지만 그녀가 선택한 곡도는 달랐다. 그녀가 다가갈수록 점점 더 강한 한기를 뿜어내고 있는 것이었다. "이상한 걸, 아무 일도 없는데 자체적으로 한기를 내뿜다니?" 그녀는 이상한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크게 신경 쓰지는 않았다. 드래곤 레어에 있는 물건이니 조금 특이하겠다고 생각했을 뿐 하지만 그것은 그녀의 큰 실수였다. 그녀가 아무 생각 없이 그 곡도에 손을 대자 곡도에서 뿜어져 나온 한기가 그녀의 몸에 스며들며 서서히 그녀의 몸을 감싸버렸다. "음, 저 곡도는 뭐지 평범한 무기는 아닌 것 같은데 말이야 마치 중원에서 발도술을 주로 쓰는 무사들이 사용하는 무기와 같은 형태이긴 하지만 뿜어져 나오는 힘이 상상 이상인 걸 이리엘" 그녀들의 모습을 지켜보던 현성은 아이리스가 선택한 곡도가 엄청난 한기를 내뿜으며 그녀의 몸을 감싼 것을 보고 약간은 놀란 듯이 말했다. -처음부터 저런 무구를 선택할 줄이야 놀랍군요.- "어떤 물건이기에 그러는 거지?" 현성의 궁금하다는 듯한 표정에 이리엘이 천천히 아이리스가 선택한 곡도에 대해서 설명해 주기 시작했다. -저 곡도는 약 12000년 전에 타계하신 화이트 드래곤족 로드이신 아라스크님이 만드신 무구입니다. 단순한 마법 무구치고는 너무 강대한 힘을 가지고 있기에 이종족의 손에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 카이라스님께서 가지고 있으시던 건데 아이리스의 손에 들어간 것 같습니다.- "너무 강대한 힘을 가지고 있어서 카이라스가 가지고 있었다고?" 현성의 말에 이리엘이 좀더 자세한 설명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지금 으로부터 약 15000년전 화이트 드래곤족 로드 아라스크님이 죽기 전에 과연 드래곤이 아닌 이 종족들이 얼마나 강해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품으셨지만 육체의 한계를 초월하는 일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달으신 후 육체의 힘으로 불가능하다면 무기에 힘을 빌린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만드신 마법 무구입니다. 약 2000년이 넘는 재작 과정이 걸린 저 곡도는 화이트 드래곤의 뼈로 만들어졌는데 그 뼈에 이 종족은 견딜 수 없었던 강대한 화이트 드래곤의 냉기를 봉인해 놓으셨습니다. 또한 죽기 전에 자신의 영혼에 일부를 때어 그 곡도에 봉인해 놓으셨습니다. 그 덕분에 저 곡도는 스스로 자아를 가지고 주인을 선택할 수 있는 에고 소드(Ego Sword)가 되어 버렸지만 말입니다. 아마도 지금 아이리스는 저 곡도에 봉인되어 있는 자아에게 자신의 주인이 될 자격이 있는 자인지 없는 자인지 시험 받고 있을 것입니다.- "꽤 대단한 물건 인 것 같군 자아를 가진 무구라니 스스로 주인을 선택한단 말인가." -예, 아마도 자신을 소유할 만한 자격이 있는 자인가 시험해 보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상당히 위험한 일입니다. 과거 한 인간이 저 곡도의 주인이 되었을 때 온 대륙을 피로 물들이고 그것도 모자랐는지 드래곤들에게 싸움을 걸다가 죽긴 했지만 말입니다. 그를 죽인 드래곤은 2000살이 넘은 완전한 성룡이었는데 만약 성룡이 된지 얼마 되지 않은 1000살 미만의 어린 드래곤들 이었다면 아마 십 중 팔구는 죽었을 거라고 하더군요. 그 곡도에 봉인해 놓은 화이트 드래곤의 냉기는 아마도 자신이 주인으로 인정한 자에게 힘을 빌려주는 모양인데 고룡의 힘을 봉인해 놓았기 때문인지 상당히 강한 위력을 지닌 무구입니다.- 현성은 그 말에 상당히 놀랍다는 듯이 말했다. "그 정도란 말이야. 그건 거의 드래곤급의 힘이잖아 그런데 만약 그 곡도의 주인으로 선택 받지 못하면 어떻게 되지?" -죽습니다.- "죽는다고." 현성의 조금은 놀랍다는 듯한 음성에 이리엘이 단호하게 대답했다. -강대한 힘을 얻는 데는 그만한 대가가 따르는 법이지요. 아마도 아이리스가 저 냉기를 견디지 못한다면 이대로 얼어 죽을 겁니다.- 현성과 이리엘이 자신을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지켜보며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는 사실 조차도 모르고 있는 아이리스는 지금 뭐가 어떻게 된 일이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여기가 어디지 갑자기 어떻게 된 일이야?' [나의 이름은 빙혼도(氷魂刀) 그대가 나를 선택한 자인가.] 갑자기 들려오는 목소리에 놀란 그녀는 자신이 지금 어디 있는 것 인가하는 의문에 휩싸였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여러 가지 무기들 중에서 자신의 무기를 선택하라는 카이라스의 말에 따라 무기를 고르고 있었던 그녀는 자신의 마음에 든 곡도를 잡자마자 자신을 향해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한기가 자신의 몸을 감싼 것을 느낌과 동시에 자신의 몸에서 느껴지는 괴리감을 맛봐야 했다. 제 7 장 수련의 시작 마치 자신의 몸이 아닌 것 같은 느낌 자신의 몸이 자신의 통제에서 벗어나 마치 다른 사람의 몸이 된 것 같은 느낌 그런 그녀의 몸과는 다르게 그녀의 정신은 매우 맑았다. 또한 자신의 육체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생생하게 알 수 있었다. ‘주, 죽어가고 있어.’ 그녀의 몸속에 흐르고 있던 뜨거운 피가 서서히 얼어 붇기 시작했고 그와 동시에 그녀의 심장이 서서히 그 움직임을 멈추어 같다. 그녀의 몸은 서서히 차갑게 얼어 붇기 시작했고 손과 발 그리고 온몸의 세포 하나하나까지도 그녀의 통제에서 벗어나 마치 새로운 주인을 만난 듯 했다. 자신의 몸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느끼고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에 대한 이유를 생각할 겨를도 없던 그녀의 귀에 갑자기 어디선가 그녀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온 것이다. ‘누, 누구세요.’ [나의 이름은 빙혼도(氷魂刀).] ‘빙혼도(氷魂刀)’ 그 이름은 그녀가 난생 처음 듣는 이름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머릿속에 지금 자신의 몸에서 일어나는 일과 자신의 이름을 빙혼도(氷魂刀)라고 말한 자와 무슨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다, 당신은 누구시죠. 그리고 저의 몸은 왜 저렇게 된 건가요. 혹시 당신이 한 일인가요 그렇다면 제발 제 몸을 돌려주세요.’ [나는 위대한 화이트 드래곤의 로드 아리스크의 영혼에 일부임과 동시에 지금은 빙혼도(氷魂刀)라는 이름을 가진 도(刀)에 깃든 혼령이지 너의 육체를 내가 점한 이유는 네가 나의 주인이 될 자격이 있는 자인가 시험하기 위해서다. 미천한 숲의 일족의 후예여 만약 네가 나의 시험을 견디어 낸다면 너는 그 누구보다도 강대한 힘을 소유하게 될 것이다.] ‘혼령 서, 설마 아까 그 이상한 모양의 곡도가 에고 소드(Ego Sword)였단 말이야.’ 그녀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에고 소드(Ego Sword) 자신이 선택했던 무기가 에고 소드였다니 에고 소드는 스스로 자아를 가진 마법무구를 부르는 통칭인데 스스로 자아를 가진 마법무구는 엘프들에게 있어서도 거의 전설로만 내려오는 마법무구였다. 스스로 자아를 가진 무기 일명 에고 소드라 불리 우는 마법무구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사실이 없었고 당연히 그녀도 스스로 자아를 가진 마법무구라는 사실 말고는 아는 사실이 없었다. 냉정하게 보자면 그녀는 엄청난 횡재를 한 것이다. 평생 구경은커녕 감히 있으리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던 9서클 마법무구도 모자라서 전설로만 내려오던 에고 소드를 그것도 드래곤급의 힘이 잠재 되어있는 엄청난 무구를 선택했으니까 말이다. ‘으으으, 추, 추워.’ 이미 자신의 통제를 벗어난 육체이지만 자신의 몸에 모든 감각을 느낄 수 있는 그녀가 가장 먼저 느낀 감각은 지독한 추위였다. 자신의 머리카락과 눈썹에는 벌써 하얀 성해가 끼어 있었고 백옥 같이 부드럽고 흰 피부는 본래의 모습을 잃어버리고 차고 딱딱한 얼음 덩어리로 변해 같다. ‘뭐, 뭐야? 시험이라니? 만약 이런 시험을 받는 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난 이 무기를 선택하지 않았을 거야 아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되는 거지 헉.’ 엄청난 추위에 벌벌 떨며 자신이 이렇게 고통을 격어야 할 이유를 생각하고 있던 그녀의 뇌를 향해 자신의 몸에서 엄청난 경고음을 발해왔다. 지금까지의 추위와는 감히 비교조차 할 수 없었던 강대한 한기가 자신의 손을 타고 들어와 온몸을 휩쓸고 다니기 시작한 것이다. 빙혼도(氷魂刀)에서 뿜어져 나온 강대한 기운이 그녀의 손을 통해 체내로 유입되자 그녀는 자신이 살아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아니 차라리 죽고 싶었다. 감히 항거 할 수조차 없었던 강대한 힘에 의해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맛보고 있는 그녀의 귀에 또 다시 빙혼도(氷魂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미 어느 정도 마나를 다룰 줄 알고 있었군. 그리고 아직은 미숙하지만 음(陰)의 기운 또한 상당히 포함하고 있는 마나를 다룰 줄 알고 있는 존재였군 그래 아직까지 살아 있는 것을 보면 말이다. 하지만 겨우 이 정도를 끝이라 생각하지 말아라. 이것은 시작에 불과한 것이니....] 빙혼도(氷魂刀)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자신의 몸을 휩쓸고 다니는 강대한 한기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던 아이리스는 자신의 몸을 휩쓸고 다니는 한기가 단순한 냉기가 아닌 강한 음(陰)의 속성을 띠고 있는 강대한 마나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마나였단 말이지. 내 몸을 휩쓸고 다니던 것이 마나였어, 마나 좋아.’ 그녀는 자신의 몸을 휩쓸고 다니는 힘의 정체가 음의 속성의 마나라는 것을 알아 체고는 그 마나를 다스리도록 노력했다. 음의 속성의 마나는 그녀가 부리는 정령인 얼음의 정령과 같은 속성이였다. 쉽지 않은 일이었다. 평생 겪어 보지 못했던 강대한 힘이 자신의 몸을 휩쓸고 돌아다니자 그녀는 아무리 자신이 평소에 다루던 음의 속성의 마나였지만 그 엄청난 힘을 쉽게 제압할 수 없었다. ‘마, 마음을 굳게 먹어야해 이 힘을 다룰 수 만 있다면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면 어쩌면 다시 살아날 수 있을 지도 아니 살아나는 정도가 아니라 과거의 나와는 전혀 다른 강대한 힘을 가지 나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 거야.’ 그녀가 굳은 의지로 자신의 몸속에 돌아다니던 음의 마나를 정제하려고 할 때 어디선가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빙혼도(氷魂刀)와는 다른 하지만 같은 의지를 전달하는 방식의 언어가 그녀의 뇌리 속에 들려왔다. [태초에 모든 생명이 창안될 때에는 음(陰)과 양(陽)의 기(氣)가 조화롭게 이루어 져야한다. 만약 한 가지 기운에 치우치게 된다면 그는 파멸의 길을 걸을 것이다. 음(陰)과 양(陽)이 조화롭게 이어지지 못한 다면 그것은 파멸의 길이나 또 다른 시작이기도 하다. 음공이나 양공을 익히는 자들은 둘 중 한 가지에 치중하나 조화로운 음양(陰陽)이 이치 때문에 마지막 경지에 도달할 수 없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허나 그것을 초월한 것은 바로 환전한 음(陰)과 양(陽)이 되는 것이다. 양(陽)을 완전히 포기하고 음(陰)의 길을 걸어라 그리하면 살리라] ‘음과 양 중 음의 길을 걸으라고.’ [음(陰)과 양(陽)은 하나이며 반대이다.] [음(陰)과 양(陽)은 결코 양립할 수 없다.] [음(陰)과 양(陽)중 하나가 없다면 곧 파멸하리라.] [양(陽)을 버리고 음(陰)을 취하라 그것이 양(陽)이니라.] [음(陰)과 양(陽)의 이치를 알면 둘은 하나이니.] 제 7 장 수련의 시작 또 다시 그녀의 머릿속에 울려 퍼지는 말을 들으며 그녀는 그 소리에 자신의 의지를 맡기고 그 뜻에 따랐다. 자신의 머릿속에 울려 퍼지는 말에 몸을 맡기고 몸속에 흐르는 음의 성향의 마나를 운행 했다. 사실 그녀는 모르고 있지만 그녀가 지금 듣고 있는 말은 빙존마신공(氷尊魔神功)이라는 천마교(天魔敎)의 무공 구결이었다. 천마교(天魔敎)의 12명에 장로(長老)들만이 익힐 수 있었던 마교십이공(魔敎十二功)중 음의 성향이 가장 강한 마공으로 선천적으로 음의 성향이 강한 여인들이 익히기에 좋은 무공이었다. 음(陰)의 성향이 강한 빙공(氷功)을 비전무공으로 삼은 문파 중 무림(武林)에서 가장 잘 알려진 문파는 바로 북해빙궁(北海氷宮)일 것이다. 북해빙궁(北海氷宮)에서는 빙백신장(氷白神掌)이라는 빙공(氷功)을 비전무공으로 삼고 있는데 북해빙궁(北海氷宮)의 빙백신장(氷白神掌)은 강한 냉기로 모든 것을 얼려버리는 무시 무시한 위력을 지닌 빙공(氷功)이다. 천마교의 빙존마신공(氷尊魔神功)은 북해빙궁(北海氷宮)의 빙백신장(氷白神掌)과 비슷한 면을 지닌 동시에 전혀 다른 면 또한 지니고 있는 무공이다. 빙백신장(氷白神掌)과 같이 모든 물체를 얼려버리는 위력을 가진 빙공(氷功)이긴 하지만 빙존마신공(氷尊魔神功)은 기본적으로 존재하는 내공자체가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북해빙궁(北海氷宮)의 빙백신장(氷白神掌)은 강한 음(陰)의 성질을 띠우고 있긴 하지만 미량의 양(陽)의 기운 또한 존재한다. 그러한 바탕을 지닌 빙백신장(氷白神掌)은 강한 위력을 동반하며 북해(北海)를 다스리는 절대자(絶對者)의 반열에 오를 수 있게 해주었지만 그것이 한계였다. 기본적인 음(陰)과 양(陽)의 조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무공인 빙백신장(氷白神掌)은 북해(北海)를 지배하는 것은 성공했지만 무림(武林)을 지배하지는 못했다. 또한 개인적으로도 북해빙궁(北海氷宮)의 인물이 무림(武林) 10대 고수의 반열에 오른 적은 많이 있지만 단 한번도 무림지존(武林至尊)이라는 명성을 얻은 적은 없었다. 하지만 빙존마신공(氷尊魔神功)은 기본적으로 빙백신장(氷白神掌)과는 다르다 음(陰)과 양(陽)의 조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무공인 빙백신장(氷白神掌)과 달리 그 단점을 보안한 빙존마신공(氷尊魔神功)은 필연적으로 빙공(氷功)이 가질 수 있는 약점을 완전히 보안하는데 성공했다. 그 해결책은 바로 양(陽)을 포기하는 것 이었다. 처음 빙존마신공(氷尊魔神功)을 창안한 마교(魔敎)의 7대 수석장로(首席長老) 수라마군(修羅魔君)은 엄청난 빙공(氷功)의 고수였지만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빙공(氷功)의 한계를 현재 까지 알려진 방법으로는 도저히 초월할 수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고 엄청난 모험을 감행했다. 그 모험은 바로 자신의 몸속에 있는 양(陽)의 기(氣)를 버리는 것이었다. 음(陰)과 양(陽)은 서로 필요 불가결의 관계로 둘 중 하나라도 빠진다면 그 생명체는 삶을 이어 갈수 없었다. 또한 기존의 무학을 버리고 새로운 무공을 창조한다는 것은 주화입마에 빠질 확률이 매우 높은 위험한 시도였다. 하지만 마교(魔敎)의 7대 수석장로(首席長老) 수라마군(修羅魔君)은 과감히 양(陽)의 기운을 버렸다. 그 결과는 놀랍게도 성공이었다. 어설픈 음(陰)의 기운과 양(陽)의 기운의 조화 보다는 순수한 음(陰)의 기운 만을 가지는 것이 오히려 더 완벽할 것이라는 수라마군(修羅魔君)의 생각이 멋지게 들어맞은 것이다. 순수한 음(陰)의 성향만을 지닌 빙공(氷功)의 위력은 상상을 초월했고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빙공(氷功)의 한계를 초월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동안의 자신이 익혀온 빙공(氷功)과 함께 순수한 음(陰)의 성향만을 지닐 수 있게 하는 내공심법(內功心法)을 창안하여 기존의 빙공(氷功)과 함께 개조하여 만든 무공이 바로 빙존마신공(氷尊魔神功)이었다. 빙존마신공(氷尊魔神功)의 창안으로 인해 마교(魔敎)에 12명의 장로(長老) 중 서열 9위 였었던 수라마군(修羅魔君)은 단숨에 마교(魔敎) 십이장로(十二長老)들의 수장인 수석장로(首席長老)의 자리에 까지 오르면서 살아생전 빙존(氷尊)이라 이름으로 불리며 빙공(氷功)에 있어서는 천하제일인(天下第一人)임을 과시했다. 지금 그 전설적인 빙공(氷功)인 빙존마신공(氷尊魔神功)이 무림에 존재하는 마교 인물이 아닌 라이노스 대륙에서 부활할 제 2 의 마교의 주춧돌이 될 아이리스의 몸에서 부활하고 있었다. “역시 도와준 것이 잘한 일인 것 같군 그래 안 그랬다면 아마 지금쯤 아이리스의 몸은 빙혼도(氷魂刀)의 냉기를 견디지 못하고 얼음조각으로 변했을 태니까 말이야.” -언제 봐도 대단하군요. 주인님이 사용하시는 마나정제 방법은 도무지 그 한계를 알 수 없습니다. - “훗, 마나정제 방법이라 내공심법(內功心法)을 말하는 건가.” 현성의 약간은 의아하다는 듯한 말에 이리엘은 너무도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했다. -제가 지금까지 수 천년의 시간을 살아왔지만 그 시간동안 드래곤이 아닌 유사인종이 마나를 체내에 정제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말은 처음 듣는 일입니다.- “드래곤이 아닌 유사인종이 마나를 체내에 정체 할 수 없다니 이곳의 인간들 중에서도 검기를 뿜어 대고 마법이라는 신비한 술법을 사용하는 자들이 있지만 그들 모두 마나를 사용하고 있지 않나 그런데 마나를 정제하는 내공심법(內功心法)이 없다면 불가능한일이 아닌가?” -그들은 주인님과 같이 내공심법(內功心法)이라는 특이한 방법으로 마나를 제어하는 방법을 알지 못합니다. 다만 검사의 경우는 검술을 수련하며 오랜 시간을 보내면서 점점 주위에 흐르는 마나를 느끼게 되고 인위적인 방법이 아닌 자연적인 수련의 한 단계로 마나를 몸속에 쌓아 갑니다. 또한 마법사의 경우는 인간들 사이에서도 매우 희귀합니다. 마법사의 기본조건은 선천적으로 마나를 느끼고 다룰 줄 아는 자여야 하는데 그런 인간들이 태어나는 확률은 거의 천명에 한명 꼴이고 또한 그런 낮은 확률을 안고 태어난 인간들도 자신의 재능을 모르고 평생을 평범한 인간의 삶으로 보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보통 마법사는 5〜6천명에 한명 꼴로 매우 극소수입니다.- 현성은 이리엘의 말에 무척이나 놀랐다. 내공심법(內功心法)이 없다니 그럼 이곳의 검사들은 모두 내공심법(內功心法)의 도움 없이 검기를 터득한단 말인가? 현성은 자신의 궁금증을 이리엘에게 물어보았다. “이곳의 검사들은 매우 뛰어난 존재인가 보군. 내공심법(內功心法)의 도움 없이도 검기를 뿜어 낼 수 있는 실력자들이라니 말이야.” -그런 것은 아닙니다. 주인님 이곳 라이노스 대륙에서 검기를 뿜어내는 경지 소드 세컨드(sword second)라고 부르며 검강을 뿜어낼 수 있는 경지의 검사를 소드 마스터(Sword Master)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그 숫자는 무척 적어서 모든 나라를 통틀어도 겨우 5명 정도만이 존재할 뿐입니다.- 현성은 이리엘의 말에 무척이나 놀랐다. 검강를 뿜어내는 실력의 검사가 대륙을 통틀어 겨우 5명이라니 무림 전체를 통틀어서는 말할 것도 없고 작은 지방의 한 중소 문파에도 검강을 뿜어내는 정도의 실력을 가진 사람은 부기지수로 널려있었다. 물론 무림에서도 검강을 사용할줄 아는 자는 고수로 대접받긴 했지만 무림의 명문 정파임을 자처하는 구방일파나 오대세가에서 그 정도 실력자는 수 십 명이나 널려있었다. 거기에 속성 내공심법(內功心法)을 소유하고 있는 사파나 마의 종주인 마교에 있는 숫자까지 합한다면 족히 수 백 명은 넘는 엄청난 숫자였다. 그런 실력자가 겨우 이 대륙에서는 5명이라니 현성은 도저히 이리엘의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아니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리엘에게 들은 바로 자신이 떨어진 라이노스 대륙은 자신 있었던 드넓은 중국 대륙의 세 네 배에 달하는 크기를 가지 거대한 대륙이었다. 인구 수 또한 엄청났다. 그런 거대한 대륙에 겨우 검강을 사용할 정도의 수준에 이른 인물이 5명 정도라니 말도 되지 않는 일이었다. “그, 그게 정말이냐 이리엘 ? 검강을 사용하는 경지의 인물이 겨우 5명이라니.” 도저히 믿기지 않는 표정을 지으며 말하는 현성에게 이리엘은 다시 한번 자신의 말이 사실임을 인식 시켜주는 수고를 해야 했다. -물론 사실입니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한 시대에 공존했던 소드 마스터(Sword Master)의 숫자는 평균 적으로 5명 정도이며 가장 많았던 적도 10명을 넘기지 못했습니다.- ************************************************************************************* 타이핑 者 : [KOR]TheYtsejaM (당나귀 호환 P2P 프루나) 프루나에서 제가 타이핑한 소설들과 그 외 제가 모은 소설들을 공유했습니다. 검색어 : [KOR]TheYtsejaM 또는 TheYtsejaM 로 검색하시면 제가 공유한 파일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소유자가 1이라도 관계없습니다. 저는 항상 접속해 있으니까요. 제가 접속해 있지 않을 때는(파일이 안 받아지고 있을 때는) 제가 집에 없거나 파일 받기 대기 중일 겁니다. 기다리시면 하루 안에 반드시 받으실 수 있으실 겁니다. 무협도 엄청나게 많이(약 1기가 정도) 텍스트파일로 가지고 있는데 너무 파일이 많아서 그거 다 편집하려니 짜증나서 일단은 판타지만 공유중입니다. 무협도 필요하시면 프루나에서 메시지 전송 기능으로 쪽지 보내십시오. ************************************************************************************* 제 7 장 수련의 시작 현성은 이 이상한 현상에 대해 이해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리엘의 말이니 분명히 사실일 것이고 과거 이리엘에게 확인한바 이 대륙의 역사는 수 천년 아니 수 십 만년이 넘는 긴 역사를 가지고 있는 대륙이었다. 그런데 이런 곳에의 무공수준이 겨우 이 정도라니 현성이 놀라는 것도 어느 정도는 이해가 가는 일이었다. 이러한 현성의 상태를 눈치 챘는지 이리엘이 현성이 가지고 있는 의문에 대한 여러 가지 해답을 내놓았다. 마법 현성이 있었던 무림이란 곳에는 없었던 마법이 이곳 라이노스 대륙에는 존재했다. 또한 마법의 위력은 현성에게 들은 무림 고수들의 능력을 충분히 상회하고도 남았다. 물론 근접공격에 대한 약점과 발동시간이 길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지만 만약 무림의 고수들과 라이노스 대륙의 전사와 마법사들이 대단위 전쟁을 벌인다면 승부를 장담하기 어려웠다. 개인적인 전투능력은 무림의 고수들이 훨씬 강할 것이지만 마법의 대부분이 대단위 공격마법인 점을 감안할 때 다수 대 다수의 전투에서는 마법사들이 훨씬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마법이라는 핸디켑을 추가할 때 라이노스 대륙의 검사들의 실력이 낮은 것은 어느 정도 이해가 가기도 했다. 오르지 무공을 닦는 길만이 존재하는 것과 마법이라는 또 하나의 길이 존재할 때 외길만 판 무림의 고수들이 검에 대한 경지가 높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 것인지도 모른다. 무림에서는 내공심법(內功心法)이라는 독보적인 경지를 만들어 누구나 쉽게 검술의 높은 경지를 육체적인 힘에 의존하지 않고 내적인 힘을 이용해 오를 수 있게 되었고 그 것은 기존의 전사들이 가지고 있던 장거리 공격의 한계나 파괴적이고 대단위적인 공격법이 없었던 검사들에게 있어서는 혁명적인 발견이었다. 반면 라이노스 대륙에서는 무공이 뛰어나게 발전하지 않아도 그 단점인 장거리 공격과 파괴적인 대단위 공격법등을 순수한 무공이 아닌 마법으로 대체하면서 전사의 단점을 마법사가 보안해주고 마법사의 단점을 전사가 보안해주는 중원의 무림과는 전혀 다른 전투 방법이 발전되어 왔던 것이다. 이러한 이유를 바탕으로 무림과 라이노스 대륙은 많은 점이 서로 달랐다. 기본적인 모험 파티를 이루는 것도 무림의 고수들은 거의 혼자서 다니는 것을 선호하며 설령 동행을 하더라도 전투 시에는 개인적인 전투에 더 능했다. 물론 무림에도 합격술등이 있긴 했지만 무림의 고수들은 합격진이 일신의 무공 약한 자들이 강한 자를 이기기 위해 만든 즉 실력 없는 다수가 강한 힘을 가진 한 사람을 공격하는 비겁한 짓으로 생각했기에 대부분은 합격진을 익히지 않았고 설령 익히고 있다고 해도 부끄러운 짓이라 생각하기에 사용하기를 꺼려왔다. 무림의 이러한 사정과 달리 라이노스 대륙에서는 전사와 마법사의 역할이 확실하게 구분되어있다. 전사나 마법사의 상대는 주로 인간보다 훨씬 강한 힘을 가진 몬스터나 도적들이고 또 가끔씩 나라끼리의 대단위 전쟁이 벌어질 때 전투를 벌였다. 자신보다 훨씬 강한 상대를 효과적으로 상대하는 방법은 바로 협공이었다. 전사들이 앞서 마법사들이나 성직자 또는 궁수들을 보호하고 전사들이 적들로부터 마법사나 성직자 궁수들을 보호하는 사이 마법사나 궁수들이 공격한고 성직자들은 후방지원을 한다. 이러한 방법이 바로 라이노스 대륙의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자신보다 훨씬 강한 상대를 손쉽게 상대하는 방법이었다. 이러한 이유로 주로 라이노스 대륙에서는 여행이나 모험을 떠날 때 파티를 이룬다. 가장 좋은 파티는 전사2〜3명에 마법사 한명 성직자 한명 레인저 한명 정도이다. 하지만 이러한 파티는 마법사나 성직자의 수가 매우 부족한 관계로 거의 이루기 힘들다. 주로 이루는 파티는 전사3〜4명과 레인저 한명 정도이다. 그리고 가끔 찍 아직 4서클을 마스터하지 못해 마법사의 칭호는 받지 못했지만 1서클이나 2서클을 또는 드물게 3서클을 마스터한 견습 마법사들과 함께 파티를 이루기도 한다. 어쩌면 서로의 환경과 문화가 전혀 다른 중원과 라이노스 대륙에서 같은 점을 찾을 수 없는 것은 오히려 당연한 일일수도 있는 것이다. ‘아, 내 몸속에 흐르는 음의 마나가 내 의지에 따라 움직이고 있어.’ 아이리스는 빙혼도의 시험을 받고 있는 도중 현성의 전음에 의해 자신의 머릿속에 울려 퍼진 빙존마신공의 구결에 따라 몸속에 흐르는 음의 성질에 마나를 운기 시켰고 그 결과 자신의 몸속에서 날뛰던 마나가 점점 자신의 뜻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다. ‘서, 성공했어. 내, 내가 내 몸속에 흐르는 마나를 제어 하는데 성공했다고 억, 으으으.’ 아이리스는 빙혼도가 자신의 몸속에 흘려보낸 음의 성질의 마나를 제어 하는 데 성공했다는 기쁨에 승리의 함성을 질렀지만 그 기쁨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감히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엄청난 고통이 아이리스의 몸을 또 다시 엄습해 왔기 때문이다. ‘아, 아아악.’ 지금 그녀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오르지 고통에 찬 비명을 내 지르는 것 뿐 이었다. 도저히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겨우 제어에 성공했다고 생각한 음의 마나가 더욱 더 난폭하게 날뛰며 자신의 몸 곳곳을 뒤집고 다니는 이유를 그녀는 도저히 알 수 없었다. 사실 그녀의 몸에 엄습해 오는 고통은 당연한 것이었다. 지금 그녀의 몸속을 돌아다니고 있는 음의 기운은 화이트 드래곤족의 로드였던 아리스크의 기운 중 일부이기 때문이다. 화이트 드래곤족 로드 아리스크는 빙혼도에 자신의 기운 중 일부를 봉인해 놓았다. 드래곤의 그것도 고룡 중에서도 화이트 드래곤족 최 연장자였던 아리스크의 강력한 마나는 아무리 그 일부라고는 해도 빙혼도가 감당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그 결과 아리스크는 자신의 기운을 빙혼도에 봉인시키기로 결정을 내렸다. 빙혼도가 자신의 강대한 기운을 모두 수용할 수는 없었지만 일부나마 장시간 봉인 시키는 것이 가능했던 것이다. 그 사실을 깨달은 아리스크는 자신의 기운 중 일부를 빙혼도에 봉인 시켜놓은 후 훗날 누군가가 빙혼도를 선택한다면 빙혼도 속에 봉인되어있던 자신의 기운을 주입시켜 그 대상에게 전해주려 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아리스크의 생각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너무도 강대한 힘을 봉인하고 있었던 빙혼도의 시험을 통과 할 수 있는 생명체가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미 자아를 가지고 있는 에고 소드(Ego Sword)였던 빙혼도는 시험 삼아 한 인간에게 자신이 봉인하고 있는 힘의 일부를 제어 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자신의 몸속에 봉인되어 있는 모든 힘을 인간의 연약한 육체가 수용할 수 없음을 안 빙혼도가 자신의 몸을 매개체로 힘의 사용을 간접적으로 도와준 것이다. 그 후 그 인간은 최소한 빙혼도를 지니고 있는 한은 무적이었다. 모든 힘은 아니지만 빙혼도가 견딜 수 있는 한도 내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대한 힘을 감히 인간들 중에서는 아무도 감당해 낼 수 없었던 것이다. 빙혼도의 힘을 일부나마 손에 넣은 그 인간은 최소한 인간들의 세계에서 무적으로 군림했다. 아무도 그의 행보를 막을 수는 없었다. 비록 그 인간이 자신의 힘을 아니 빙혼도의 힘을 너무 과신한 나머지 드래곤 슬레이어가 되겠다며 드래곤 레어에 들어간 후 죽임을 당하기는 했지만 말이다. 제 7 장 수련의 시작 그 후, 드래곤들은 빙혼도의 처분에 대해서 상당히 고민해야만 했다. 비록 그 힘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생명체가 존재하지 않는 다고는 하지만 지금처럼 빙혼도가 자신의 몸을 매개체로 힘을 빌려 준다면 그것은 드래곤들에게도 상당히 위협적인 무기임에는 분명했기 때문이다. 만약 그 인간이 들어간 드래곤의 레어가 성룡이 된지 얼마 되지 않은 1000살 미만의 어린 드래곤의 레어 였다면 어쩌면 그 인간은 정말로 드래곤 슬레이어가 되었을 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렇다고 파괴해 버리자니 이미 세상을 떠나고 없는 화이트 드래곤족 로드 아리스크의 유일한 유품인 빙혼도를 후손인 자신들이 함부로 파손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결국 드래곤들은 화이트 드래곤족 로드였던 아리스크의 유일한 유품인 빙혼도를 현재 존재하는 모든 드래곤들 중 최 연장자인 레드 드래곤족 최 고룡 카이라스에게 맡기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러한 이유로 카이라스가 보관 중이던 빙혼도를 아이리스가 선택한 것이다. 빙혼도 역시 과거에 자신이 아무런 시험 없이 힘을 빌려준 인간이 자신의 힘을 남용하는 것을 보고 앞으로는 어떠한 경우라도 자신의 시험을 모두 견디는 자에게 자신이 봉인하고 있는 모든 힘을 전해주기로 결정한 것이다. 설령 아무도 자신의 힘을 감당해 내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말이다. 아이리스는 과거에 빙혼도를 소유했던 인간과는 다르게 빙혼도가 봉인하고 있던 모든 힘을 자신의 몸에 구속 시켜야만 했다. 그러나 아이리스의 연약한 엘프의 육체로는 빙혼도가 봉인하고 있던 아리스크의 강대한 기운을 도저히 감당해 낼 수 없었던 것이다. 다행히도 아이리스가 화이트 드래곤족과 같은 속성인 음의 성질의 마나를 소유하고 있었던 덕에 서로 다른 성질의 마나가 체내에서 서로 반발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아이리스의 몸이 아리스크의 기운을 감당 할 수 없다는 사실에는 변화가 없었다. 그때 마침 도움이 된 것은 현성이 전해준 빙존마신공의 구결이었다. 인간이나 엘프등의 유사인종들은 많은 양의 마나를 소유 할 수 없는데 유독 드래곤만이 강대한 마나를 소유할 수 있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육체의 차이? 물론 그것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는 하지만 결정적인 이유는 될 수 없다. 드래곤이 다른 종족에 비해 월등히 많은 양의 마나를 소유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드래곤 하트 때문이다. 마나란 것은 본래 세계 곳곳에 자연스럽게 펼쳐져 있는 대자연의 기운을 이르는 말이다. 본래 대자연의 기운인 마나는 한곳에 귀속되지 않고 자유롭게 흘러 다닌다. 또한 마나는 장소에 따라서 어느 곳에는 화(火)의 성질이 강한 마나가 존재하기도 하고 또 어떤 곳은 빙(氷)의 성질이 강한 마나가 있는 존재하기도 한다. 하지만 인간을 비롯한 유사인종들은 오랜 수련을 통해서 자신의 몸속에 존재하는 대자연의 기운인 마나를 더욱 증가 시키는데 성공했고 결국 자신의 몸속에 존재하는 기본적인 마나를 이용에 주위에 흐르고 있는 대자연의 마나를 조종하는 대까지 성공했다. 그 결과 검사는 자신의 검에 대자연의 마나를 부여하는 방법으로 검기라는 독창적인 방향을 모색해 인간의 힘을 뛰어 넘는 초인의 경지에 이를 수 있었고 마법사는 주위에 있는 대자연의 마나를 임의로 조정해 강력한 파괴력과 치유력을 가진 많은 종류의 마법을 사용할 수 있었다. 자신의 몸속에 있는 대자연의 마나를 증폭시켜 사용하는 인간이나 유사인종들에게는 곳 한계가 다가왔다. 가장 큰 원인은 자신의 몸속에 존재하는 대자연의 마나를 증가 시키는 일이 무척이나 힘들다는데 있었다. 인간의 경우 오랜 수련을 통해 검이나 마법을 배운다고 해도 그중에서 진정으로 대자연의 마나를 느끼고 자신의 몸속에 있는 마나를 증가 시킬 수 있는 뛰어난 재능을 지닌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했고 대부분은 실패했다. 유사인종의 경우에는 인간보다는 쉬웠지만 그들에게도 그리 간단한 일은 아니었다. 또한 대자연의 마나를 느끼고 자신의 몸속으로 끌어 들이려 해도 대자연의 마나는 본래의 속성에 따라 어느 한 장소에 귀속되지 않고 계속 순회 하였다. 그러한 이유로 적은 양의 마나만을 소유하고 있는 인간과 유사인종들이었지만 대자연의 마나를 몸속에 구속 시키는 일이 전혀 불가능 한 것만은 아니었기에 오랜 시간에 걸쳐 수련한 인간이나 유사인종들은 자신의 육체가 수용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마나를 저장하는데 성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인간이나 유사인종은 이러한 단점으로 많은 양의 마나를 소유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특별히 마나를 저장하는 방법을 알지 못하는 인간이나 유사인종들은 그저 자신의 육체에만 의지하며 육체가 견딜 수 있는 한도 내에서 몸 곳곳에 소량의 마나를 저장시키고 있는 것이다. 드래곤은 다르다. 인간이나 유사인종과 달리 드래곤들은 드래곤 하트라는 드래곤 고유의 마나 저장고를 소유하고 있다. 드래곤들도 인간이나 유사인종들과 같은 방법으로 마나를 육체 곳곳에 저장할 수는 있지만 만약 그러한 이유 만이라면 드래곤은 절대 지금과 같이 중간계의 절대자로 군림할 수 없었을 것이다. 물론 그 정도만 하더라도 중간계에 존재하는 그 어떠한 생명체도 감히 대적할 생각을 하지 못하겠지만 이곳 중간계가 아닌 다른 차원의 존재들을 이길 수는 없었을 것이다. 강인한 드래곤의 육체에 저장된 마나는 인간이나 유사인종의 연약한 육체가 소유한 마나와는 질적으로 다른 엄청난 양이긴 하지만 다른 차원의 존재인 마족이나 신족들을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었을 것이다. 드래곤은 드래곤 하트라는 마나의 저장고를 통해 자연스럽게 마나를 모아간다. 드래곤 하트는 육체에 자연스럽게 존재하는 기본적인 마나와 달리 엄청난 양의 마나를 저장할 수 있다. 한 장소에 구속되지 않는 대자연의 마나를 드래곤 하트는 구속 시킬 수 있는 엄청난 힘이 있는 것이다. 또한 드래곤 하트는 드래곤들이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같이 성장해 점점 그 수용범위를 늘려 나가간다. 이러한 드래곤 하트는 드래곤들에게 있어서 엄청난 축복이다. 드래곤들은 다른 타 종족과 다르게 드래곤 하트라는 특수한 기관을 이용해 다른 종족은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엄청난 양의 마나를 소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타 종족들이 몸속에 지니고 있는 마나는 대부분 정재 되지 않은 마나이다. 비록 육체의 한계까지 마나를 저장하고 있기는 하지만 드래곤 하트 같이 마나를 따로 저장하고 정제할 수 있는 곳이 없는 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는 없었다. 드래곤은 드래곤 하트라는 마나의 저장고를 가지고 있고 또한 그 강대한 마나를 소유하고 있는 드래곤 하트의 힘을 견딜 수 있는 강인한 육체 또 한 가지고 있었다. 타 종족들이 만약 드래곤 하트를 소유한다고 해도 강대한 마나를 소유하고 있는 드래곤 하트의 힘을 이기지 못한 육체가 스스로 자멸해 버리고 말 것이다. 강대한 마나를 소유하고 있는 드래곤 하트와 그 힘을 능히 감당해 낼 수 있는 강인한 육체 이러한 이유로 드래곤은 중간계에서 절대 권력을 휘두르며 다른 차원의 존재에 침입을 막는 중간계의 수호자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아이리스는 인간은 아니지만 유사인종인 엘프다. 엘프는 비록 인간 보다는 많은 양의 마나를 소유할 수 있지만 드래곤의 강대한 마나를 감당해 내기에는 무리가 있었던 것이다. 제 7 장 수련의 시작 ‘빙존마신공(氷尊魔神功)’ 그러한 그녀에게 절대적으로 도움이 되었던 것이 바로 빙존마신공이다. 과거 현성은 레드 드래곤족 최 고룡 카이라스의 드래곤 하트를 흡수한바 있다. 하지만 현성은 강대한 마나를 수용하고 있는 드래곤 하트를 감당할 수 있는 육체를 가지고 있지 못한 관계로 자멸할 위기에 놓여있었다. 설상가상(雪上加霜)으로 몸속에 있는 드래곤 하트는 현성의 몸에 흡수 되는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마나만을 몸속에 남겨둔 체 소멸해 버리고 말았다. 강대한 마나는 지금 까지 자신을 구속 시키고 있었던 드래곤 하트가 소멸함과 동시에 날뛰기 시작했고 그 힘을 감당할 수 없었던 현성의 육체가 파멸의 위기에 놓여있었던 것이다. 그때 마침 이리엘의 도움으로 살아나긴 했지만 현성의 목숨을 살리고 드래곤 하트에 저장되어 있었던 마나까지 소유할 수 있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그런 것이 아니었다. 결정적으로 현성의 목숨을 살린 것은 바로 내공심법(內功心法)이었다. 드래곤 하트에 저장 되어 있던 강대한 마나를 현성의 육체는 감당할 수 없었지만 현성은 내공심법을 이용해 그 강대한 마나를 단전(丹田)에 저장 시킨 것이다. 구지 설명 한다면 드래곤 하트의 마나 저장 역할을 현성의 단전(丹田)이 대신 한다고나 할까? 현성은 드래곤 하트에서 흘러나온 강대한 마나를 단전에 저장 시키려는 목적으로 몸속에 마나를 일주천 시키기 시작했고 그 결과로 현성의 몸은 환골탈태(換骨奪胎) 할 수 있었다. 그 결과 현성은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강인한 초인의 육체를 소유할 수 있었고 본래는 전혀 소유할 수 없었던 드래곤 하트에 강대한 마나를 약간이나마 소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현성의 몸속에 남아있던 마나는 이리엘이 매직 이어링을 사용해 현성의 세맥 깊숙이 봉인시켜 버린 것이다. 지금의 아이리스 역시 과서 현성의 상태와 마찬 가지였다. 빙혼도에 봉인 되어있던 강대한 마나들이 아이리스의 몸속에 들어오면서 자신을 구속하고 있던 빙혼도의 제약에서 벗어나 그녀의 몸을 마음 것 유린하고 다닌 것이다. 인간 보다 강인한 육체를 가진 엘프였지만 드래곤의 기운을 감당해 내기에는 역부족이었던 아이리스에게 현성이 빙존마신공의 구결을 전해준 것이다. 비록 처음 격고 있는 일이었지만 빙존마신공의 구결에 몸을 맡긴 아이리스는 자신의 의지에 따라 몸속의 마나가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다음에 찾아왔다. 아이리스가 현성이 알려준 빙존마신공의 구결에 따라 빙혼도에서 흘러나온 강대한 마나를 조종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아이리스의 연약한 육체가 빙혼도에서 흘러나온 그 강대한 마나의 힘을 견딜 수 없었던 것이다. ‘으으, 다, 다틀 린 건가. 겨우, 겨우 살수 있는 방법이 생겼다고 생각했는데.’ 아이리스가 서서히 모든 것을 포기 하려 할 때 또 다시 아이리스의 귀에 정체불명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몸속에 흐르는 마나를 배꼽 아래 부분으로 모아라.] ‘또, 또야. 배꼽 아래로 마나를 모으라고.’ 아이리스는 고통스러운 와중에서도 다시 자신의 몸속에 흘러 다니는 음의 마나를 통재하기 시작했다. 지금 들려오는 정체불명의 말에 따르는 것이 자신이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알았기 때문에 말이다. 쉽지는 않았다. 이미 한번 그녀의 의지에서 벗어난 기운을 다시 정비하는 일은 무척이나 힘들었지만 그녀는 빙존마신공의 구결을 운기하며 서서히 음의 마나를 모으기 시작했다. 그녀가 빙존마신공의 구결을 알고 있음에도 단전에 마나를 저장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녀가 구결만 알고 있을 뿐 마나를 어떻게 몸에 일주천 시켜야지만 단전에 저장되는지 그 방법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저 구결의 뜻에 따라 음의 마나를 통제할 수 있을 뿐 갈 길을 알지 못했던 것이다. 그런 그녀의 귀에 마나를 저장시킬 수 있는 경로를 알려줘 내공을 단전에 저장시키려는 현성의 전음이 들린 것이다. 아이리스가 현성의 말에 따라 단전이 있는 위치인 배꼽 바로 아랫부분에 마나를 모으자 현성은 서서히 그녀가 스스로의 힘으로 마나를 일주천 시킬 수 있도록 그 경로를 알려주어야 했다. 하지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중원과는 달리 이곳 라이노스 대륙에는 단전이라든지 명문혈이라 든가 하는 혈도의 명칭이 아예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때문에 현성은 그녀가 이해 할 수 있는 단순한 신체 위치를 가르치는 말로 조심스럽게 그녀에의 몸 곳곳을 설명하며 혈도의 위치를 알려주어야 했다. 그녀가 서서히 현성의 말대로 음의 마나를 일주천 시키기 시작하자 그녀의 몸에 지금까지 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엄청난 고통이 밀려들어오기 시작했다. ‘너, 너무 아파 오, 온몸이 갈갈이 찢어지는 것 같아. 도, 도저히 더 이상은.’ [이 고통을 참고 마나를 운기 해야만 살수 있다.] ‘차, 참아야해 여기서 포기하면 모든 일이 끝장이야. 윽.’ 아이리스는 현성의 말에 따라 온몸이 찢기는 듯한 고통을 이겨내며 마나를 일주천 시키기 시작했다. 사실 그녀의 고통을 당연한 것이었다. 단 한번도 내공을 운기를 해본 적이 없었던 아이리스의 혈도와 세맥은 꽉 막혀 있었다. 처음으로 내공 심법을 배우는 사람은 조금씩 내공을 돌려가며 점점 막혀있던 혈도와 세맥을 뚫어가지만 아이리스는 처음부터 상상도 할 수 없는 많은 양의 마나가 한번도 뚫린 적이 없었던 그녀의 혈도와 세맥에 집중되자 강제적으로 혈도와 세맥이 타통되 면서 상상도 할 수 없는 엄청난 고통이 그녀의 몸을 엄습한 것이다. 현성 역시 마나의 폭주를 경험 한 적이 있었고 한번에 혈도와 세맥이 타통 되는 고통을 알기에 그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지만 여기서 무너지면 지금까지의 공든 탑이 무너지는 꼴이었다. ‘아아아.’ 음의 마나가 그녀의 몸을 일주천 한 후 다시 단전으로 돌아오자 그녀는 지금까지 자신의 몸에서 느껴지던 엄청난 고통이 모두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아니 고통이 아니라 지금까지 느끼지 못했던 편한 함이 그녀의 몸에 느껴졌다. 그와 동시에 그녀의 모습이 변해 같다. 그녀의 몸을 덥고 있던 얼음 조각들은 가루가 되어 바닥에 떨어졌고 그녀의 육체는 서서히 공중으로 떠오르며 서서히 변해 가고 있었다. 백금발의 아름다운 머리카락은 단 한 올도 남기지 않고 서서히 부스러져 사라졌고 그녀의 몸을 덥고 있던 백옥 같이 새 하얀 우유 빛 피부 또한 서서히 바스라 지며 새살과 새 머리카락이 자라나기 시작했다. 환골탈태(換骨奪胎) 그녀의 육체는 현성과 마찬 가지로 환골탈태하는 중이었다. 그녀의 몸속에서는 겉으로 보이는 육체적인 변화와 함께 임독양맥(任督兩脈)과 생사현관(生死玄關)이 모두 타통되고 있었다. “서, 성공이군. 설마 설마 하며 반신반의(半信半疑)했는데 성공하다니.” 현성도 설마 그녀가 환골탈태까지 성공할 줄을 몰랐는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녀는 이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갈 것이다. 그녀는 더 이상 과거처럼 나약한 육체를 지닌 보잘 것 없는 존재가 아니라 드래곤과 비등될 만큼의 강인한 육체와 마나를 손에 넣은 존재로 다시 태어나고 있었다. 물론 그 힘을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 내기 까지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겠지만 말이다. 제 7 장 수련의 시작 “놀랍니 않나 이리엘 ! 설마 이 정도로 손쉽게 성공할 줄은 몰랐어.” 현성에 기쁨이 넘치는 듯한 목소리로 이리엘에게 말하자 공허한 허공에서 이리엘의 대답이 들려왔다. -정말 대단 한 일입니다. 주인님 저도 설마 이렇게 까지 될 줄은 몰랐는데 말입니다.- 이리엘은 현성과 마찬가지로 감탄어린 목소리로 현성에게 대답했다. “좋아, 좋아 이리엘 나를 아이리스가 있는 곳으로 이동시키도록.” -예, 주인님 텔레포트.- 이리엘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현성의 몸이 그 자리에서 사라져 아이리스가 있는 무기고로 이동했다. 여러 가지 종류의 마법무구들이 잘 정렬되어 있는 무기고 한 가운데서 괴상한 모양의 곡도를 한손에 쥐고 쓰러져 있는 아름다운 한 여인의 모습이 현성의 눈에 들어왔다. 그 여인의 몸은 아무 것도 걸치지 않은 탄생 본연의 모습이었고 마치 갓 태어난 갓난아기와 같은 부드럽고 새하얀 우유 빛 피부와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백금발의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었다. 지금 그녀가 가지고 있는 유일한 물건은 괴상한 모양을 한 곡도였다. 약간은 짧은 듯한 길이에 얇은 검신을 가진 일반적인 도(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가진 곡도였다. “아름답군.” 현성이 본 아이리스는 정말로 아름다웠다. 과거에도 아름다웠지만 지금의 아이리스는 감히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정말 아름다웠다. 전에는 보더라도 그저 예쁘다. 아름답다는 느낌뿐이었지만 지금의 아이리스에게서는 약간의 신성함과 경외감마저 느껴지고 있었다. 자신과는 다른 이곳의 존재가 아닌 이질적이지만 너무나도 자연스러워 보이는 아름다움을 발산하고 있는 것이 바로 지금 아이리스의 모습이었다. “으, 으음.” 아이리스가 조금은 정신이 드는 모양인지 신음소리와 함께 눈까풀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이리스의 머릿속은 지금 텅 비어있었다. 지금 자신이 어디 있는 것인지도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도 기억나지 않았다. 다만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아니 느끼고 있는 감정은 기쁨이었다. 무언가를 이루어냈다는 성취해냈다는 기쁨이 말이다. 그런 그녀의 귀에 이상한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정말 놀랍군. 설마 내 힘을 모두 흡수할 수 있는 생명체가 이곳 중간계에 존재했었다니 수 천년의 기나긴 시간동안 그 누구도 나의 주인이되지는 못했었는데.] ‘무, 무슨 소리지 누, 누가 나에 말하는 거야?’ [나는 이제 그대를 나 빙혼도(氷魂刀)의 주인으로 인정한다. 나는 내가 소멸하는 그 날까지 그대에게 귀속될 것이며 이 맹약은 내가 소멸하거나 그대가 소멸하기 전까지는 그 누구도 깨뜨릴 수 없는 신성한 맹약이 될 것이다. 나와의 맹약을 받아들일 그대의 이름은 무엇인가] ‘아이리스. 숲의 일족의 아이리스.’ [아이리스, 나는 이제 그대에게 귀속되었다. 그대는 지금부터 과거와는 다른 엄청난 힘을 소유하게 될 것이다. 부디 다른 존재들과 같은 어리석을 과오를 범하지 않기를.....] ‘그, 그게 도대체 무슨 소린... 지...’ 빙혼도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그녀가 빙혼도를 가짐과 동시에 잊어 버렸던 육체의 느낌이 다시 그녀에게 돌아왔다. “으, 으음.” 몸을 움직여 보려했지만 눈까풀을 뜨는 것조차도 너무나도 힘들었다. 서서히 눈을 떠가는 그녀의 시야에 흐릿한 인형이 보였다. 점점 그녀의 시야가 밝아지면서 흐릿하게 보이던 인형의 모습이 뚜렷하게 보이자 그녀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카, 카이라스님.” 현성을 본 순간 아이리스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지금 까지 멍하니 있었던 생각이 정리되었고 자신이 이 자리에 누워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아이리스가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나 현성에게 고개를 숙였다. “저, 저 카이라스님.” 아이리스가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어 현성의 모습을 살펴보자 그녀의 시야에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자신을 처다 보고 있는 현성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왜 그런 얼굴을...” 조심스럽게 현성에게 의문을 표하던 아이리스의 몸에 문 듯 뭔가가 빠진 듯한 허전함이 느껴졌다. 자신의 몸이 시원하다는 느낌과 함께 자신의 몸을 내려다본 아이리스의 눈에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모습에 자신의 알몸이 보였다. “까, 까아아아악.” 간만에 여자다운 비명소리와 함께 자리에 주저 않아 자신의 알몸을 가리던 아이리스는 자신이 왜 이런 곳에서 발가벗고 있는지 의문이 들었지만 자신의 눈앞에 현성이 있다는 사실에 부끄러움을 느끼고 온몸이 새 빨갛게 달아올라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다. ‘부, 분명히 나는 카이라스님의 명령에 따라 이곳에서 무기를 고르던 중이었는데 내가 왜 알몸으로 카이라스님 앞에 있는 거지 서, 설마.’ 아이리스가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현성은 방금 전일이 생각났다. 갑자기 자신을 보고 벌떡 일어나 자신의 이름을 부른 아이리스 때문에 그 동안 아이리스의 환골탈태(換骨奪胎)했다는 대 대한 기쁨으로 있고 있었던 사실을 깨닫고는 얼굴을 불켰다. ‘이, 이런 그러고 보니 옷은 환골탈태할 때 같이 사라져 버렸지.’ 현성이 그런 생각으로 얼굴을 빨갛게 물들이고 있을 때 아이리스도 그 사실을 눈치 첸 것인지 비명을 지르며 주저 않아 버렸다. 거의 홍당무라고 할 만큼 빨갛게 달아오른 아이리스를 보며 현성은 이리엘을 시켜 새 옷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때 갑자기 아이리스가 다시 일어서서 현성에게 고개를 숙이고 떨리는 말했다. “저, 저 죄송합니다. 카이라스님 제, 제가 감히 이런 소란을 피우다니.” 갑작스러운 사과에 말이었지만 현성은 환골탈태하는데 피운 소란 정도야 그녀가 얻은 힘에 비하면 별로 대수러울 것 없다는 생각으로 편하게 말했다. “뭐가 죄송한 건데. 이 정도 소란이야 아무것도 아니지 네가 앞으로 잘하면 되니까 말이야.” 현성은 아이리스가 얻은 힘이 자신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믿었다. 인간이나 유사인종 중에는 아마 자신을 제외하고 아이리스보다 강한 존재는 없을 태니까 말이다. 이러한 현성의 말을 듣고 더욱 더 얼굴을 불키는 아이리스를 현성이 이상하다는 듯한 눈으로 바라보았지만 아이리스는 아랑곳 하지 않고 얼굴을 더욱 붉힌 채로 말을 이어 갔다. “서, 설마 이, 이런 곳에서 저를 원하실 줄은” 더듬거리며 입을 여는 아이리스를 바라보며 현성은 아이리스의 생각을 알아차리고는 갑가지 자신의 머리를 강타하는 듯한 느낌의 투통을 느꼈다. ‘도대체 엘프와 드래곤의 관계는 이 이상의 관계가 될 수 없는 건가 도대체 엘프들은 나를 뭘 로 생각하는 거야 그렇게 아니라고 말했건만.’ 이러한 현성의 머릿속 생각과는 상관없이 아이리스는 그런 현성의 태도에 더욱 더 놀랐는지 서둘러서 말을 이었다. “무, 물론 저, 저는 장소 같은 것은 상관없으니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카이라스님 그저 이정도 일에 소란을 피운 것이 죄송할 따름입니다.” 현성은 아이리스의 태도에 머리를 싸매며 고민하다가 더 이상 오해가 심해지기 전에 사실을 말하고 이리엘에게 부탁한 옷을 전해 주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모든 일이 다 현성의 생각처럼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꽈~~~~~~~~앙.” “아이리스 무슨 일이지.” “아이리스 언니 무슨 일이에요.” 아이리스의 비명소리를 듣고 달려온 모양인지 경쾌한 소리와 함께 무기고 문을 박차고 들어오며 힘차게 외친 2명의 여인 다이말로와 다나아세스는 무기고 안의 상황을 보는 즉시 그 자세로 굳어 버렸다. 뻘게진 얼굴로 알몸이 된 자신의 몸을 가릴 생각도 하지 못한 체 부끄러운 모습으로 서있는 아이리스. 그녀의 주위에 갈갈이 찢겨져 널려있는 아이리스의 것으로 추정되는 옷 조각. 얼음조각으로 변해 산산 조각 났던 아이리스의 옷이 시간이 흐른 지금 해동되어 본래 모습을 되찾은 것이다. 그리고 그 앞에 서있는 사람은 바로..... 현성이었다. “죄, 죄송합니다. 카이라스님 저희가 그만 실레를......” “저희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서로 한마디씩하며 굳어진 몸을 움직여 문밖으로 나서는 둘을 보며 현성은 충격으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제 7 장 수련의 시작 사실 그녀들의 태도는 어떻게 보면 정상적일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녀들이 이곳에 산 제물로 온지는 겨우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다. 단 하루 만에 현성의 말을 믿고 안심하면서 "아, 카이라스님은 우리를 잡아먹거나 성노로 쓰지 않으시겠구나.” 라는 마음 편한 생각을 하면서 히히낙낙 거리고 있을 엘프들은 아니었다. 또한 상황 또한 상당히 잘 맞아 떨어져 있어서 엘프들의 오해에 일조 할 수 있었다. 아이리스는 다른 엘프 둘과 달리 혼자 남아있는 엘프였다. 그리고 과거 현성도 경험했다 시피 환골탈태(換骨奪胎)하는 동안의 기억은 머릿속에 존재하지 않았다. 현성 또한 깨어나자마자 자신이 정신을 잃기 전으로 착각하지 않았는가. 아이리스는 자신이 깨어나자 눈앞에 나타난 현성을 보고 깜짝 놀랐다. 급한 와중에 현성에게 예의를 차리던 도중 자신의 몸에 아무 것도 걸쳐 있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곳 그녀의 눈에 띠인 것은 누군가가 찢어 버린 것으로 추정되는 자신의 옷 조각들 이었다. 아이리스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은 단 한가지 밖에 없었다. ‘강간’ 무슨 일로 자신이 기절 했는지 모르지만 현성은 자신을 범하려 했다는 지래 짐작만이 그녀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리고 자신이 비명을 지르며 반항했다는 생각에 놀라 다시 사죄의 말을 하고 있을 때 들여 닥친 것은 아이리스의 비명소리를 듣고 달려온 두 명의 엘프들이었다. 그녀들은 아이리스의 비명에 놀라서 무슨 위험한 일이 생겼나 하는 생각에 문을 박차고 들어갔지만 그 곳에서는 잘 익은 토마토 같이 새빨간 얼굴을 하고 있는 아이리스와 그녀의 것으로 추정되는 찢겨진 옷 조각들 그리고 아이리스 앞에 서있는 현성만이 존재하고 있을 따름이었다. 그 상황을 본 두 명의 엘프 역시 아이리스와 마찬 가지로 모든 생각을 지래 짐작으로 마친 후 현성의 일(?)을 방해 했다는 생각에 황급히 사죄의 말과 함께 문을 닫고 밖으로 나갔던 것이다. “아, 도대체 엘프라는 종족은 날 뭘 로 보고 있는 거야~~~~~~~!” 현성의 비명(?)이 있은 뒤 이리엘이 새로 만든 아이리스의 옷을 가지고 왔다. 물론 이미 모든 상황이 종료(?)된 후였지만 말이다. 아이리스는 고개를 푹 숙이고는 뻘게진 얼굴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백옥 같은 나신을 가릴 생각도 하지 못하고 그저 현성의 처분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었고 방금 나간 두 명의 엘프들에 생각은 안 봐도 뻔할 뻔 자였다. 현성 또한 남자인지라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라 해도 믿을 만큼 아니 그보다 더욱 아름다운 여인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자신의 눈앞에 있다는 사실에 욕정이 치밀어 올랐다. 전에 다이말로의 나신을 본적이 있었지만 그때는 다른 엘프들이 주위에 존재 했었고 현성 자신으로 서도 갑작스러운 엘프들의 행동에 당황해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이곳에는 아이리스와 자신만이 있을 뿐이었고 방해하는 사람도 없을뿐더러 아이리스가 반항할 염려도 없는 일이었다. 뻘게진 얼굴로 약간의 두려움을 가진 듯 조금 떨고 있는 듯한 아이리스의 모습은 남자의 보호본능을 자극하고 있었다. ‘음, 현성 정신 차려라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냐?’ 현성은 자신의 눈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아이리스의 백옥 같은 나신을 슬며시 훔쳐보고 있다다는 사실을 느끼면서 한편으로 마음속 깊은 곳에서 치밀어 오르는 욕정으로 인해 괜한 생각들이 떠오르자 자신을 채찍질하기 시작했다. ‘정신 차려라 현성 나에게는 죽어서도 잊지 못할 그녀가 있지 않은가! 내가 겨우 이것밖에 안되는 남자였단 말인가? 그녀를 잃은 지 얼마나 되었다고 다른 여인을 보며 흑심을 품는다는 말이냐?’ 현성은 불연 듯이 자신에 대한 자괴감이 밀려들었다. 그녀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자신의 목숨보다도 더 사랑한 그녀가 있는데 겨우 다른 여인의 나신을 보고 그녀를 잊고 다른 여인을 품을 생각을 하다니..... “무었을 하고 있느냐? 어서 옷을 입지 않고.” “에..예?” 갑작스러운 현성의 말에 당황한 것인지 아이리스는 현성의 말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되물어 보는 실수를 하고 말았다. “어서 이 옷을 입으라고.” 어서 옷을 입으라는 말 한 마디만 한 채 고개를 돌려 버리는 현성의 모습에 아이리스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처음 깨어 낳을 때 자신의 모습으로 보아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인지하고 현성의 부름을 기다리고 있던 아이리스의 귀에 전혀 생각지도 못한 뜻에 말이 전달된 까닭이었다. ‘도, 도대체 무슨 생각이시지 혹시 아까 다이말로와 다나가 들어왔기 때문인가? 만약에... 어머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현성이 자신을 안지 않은 이유가 혹시 다이말로와 다나왔기 때문이 아닐까? 하며 조심스럽게 짐작해 보던 아이리스는 자신도 모르게 그 둘이 오지 않았다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하는 상상을 하며 화들짝 놀라 재빨리 현성이 건네준 옷을 입기 시작했다. 아이리스에게 옷을 건네준 후 재빨리 고개를 돌려 버린 현성의 머릿속은 복잡하기 그지없었다. 아이리스의 아름다운 모습을 계속 보고 있다가는 자신 스스로도 자신이 어떤 행동을 할까 알 수 없었기에 그녀의 모습을 보지 않으려고 고개를 돌렸건만 무슨 조화인지 스륵 스륵거리는 옷 입는 소리가 이미 인간의 한계를 뛰어 넘어 극한으로 발달된 현성의 귀들 통해서 들려왔고 그 소리에 현성은 별에 별 상상이 다 들기 시작했다. ‘휴, 방금 전까지 나에게 한 결심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현성은 자신의 약한 의지력을 한탄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가장 혈기 왕성할 나이에 무공을 수련하느라 여자 근처에 가보지 못한 현성이었다. 가장 혈기 왕성한 나이의 청년에 눈앞에 자신이 원한다면 취할 수 있는 아름다운 여인이 나신으로 있다면 그것을 자재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의지력을 가지고 있는 셈이었다. “휴, 옷을 다 입었으면 지금 당장 다른 두 아이들과 함께 내 방으로 들어오도록 해라.” 현성이 이 한 마디를 남긴 후 이리엘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 버리자 넓은 무기고 안에 혼자 남은 아이리스는 갑자기 반전된 상황에 어리 둥절 하면서도 현성의 말에 따라 다른 두 아이들을 부르기 위해 옆방으로 건너 가려했다. [이봐 마스터 나를 두고 가면 어떻게.] 아마 자신을 부르는 듯한 이상한 소리가 머릿속으로 들려오지 않았다면 그녀는 아마 이미 옆방으로 건너가 있었을 것이다. “누, 누구세요? 절 부르신 분이 혹시 이리엘님이 신가요.” 이리엘과 같은 방식으로 의지로서 자신의 뜻을 전달하는 말이 머릿속으로 들려오자 아이리스는 혹시 이리엘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하지만 이리엘이 자신을 마스터라고 부를 이유가 없었다. 그녀가 알기로 레드 드래곤족 최 고룡 카이라스의 레어를 총괄함과 동시에 그분의 대리자이기도한 이리엘이 마스터라 부를 존재는 단 한 명뿐이었다. 그는 자신의 몸과 마음의 주인이었으며 광활한 카이라스 산맥의 주인이기도 했다. 그런 위대한 분의 대리자가 자신을 마스터라고 부를 이유는 없었다. [이리엘이라니 그게 누구지 난 처음 들어 보는 이름인 걸 그래.] “저, 누구시죠. 그리고 저보고 마스터라니요? 이곳에서 마스터라고 불리실 분은 단 한 분 뿐 인대요.” [이봐 마스터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나 빙혼도(氷魂刀)의 주인은 오직 한명뿐이다. 숲의 일족에 후예인 아이리스란 이름을 가진 여인. 바로 너 하나뿐이다.] 자신의 머릿속으로 들려오는 말을 들으며 아이리스는 빙혼도(氷魂刀)라는 이름이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아무리 생각해 봐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리고 자신이 이곳에서 알고 있는 존재는 단 4명뿐이었다. “저 누구시죠. 전 도저히 당신이 누군지 기억하지 못하겠는데요.” [방금 전에 만나고도 잃어버렸단 말이야. 아 내 마스터가 이런 존재라나 나의 앞날이 걱정스럽군 그래.] 아이리스를 시험할 때와는 전혀 다른 분위를 뿜어대는 빙혼도를 보며 아이리스는 도대체 누구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지만 도저히 기억나는 사람이 없었다. 제 7 장 수련의 시작 결국 보다 못한 빙혼도가 스스로 자신의 정체(?)를 밝혀야 했다. [네 손에 들고 있는 도말이다.] “어라, 이건 그 이상한 모양의 곡도.” 아이리스가 빙혼도에 말에 따라 자신의 오른손에 쥐어져 있는 괴상한 모양의 곡도를 바라보며 그제 서야 생각이 난 듯이 말했다. [이상한 모양의 곡도라니 난 대 화이트 드래곤족의 로드 아리스크가 만든 최강의 마법무구라고 그리고 나는 위대한 화이트 드래곤족 아리스크의 영혼에 일부를 가진 존재 일명 인간들이나 유사인종들이 에고 소드(Ego Sword)라고 부르는 최강의 마법무구란 말이다.] “그, 그런데 왜 저에게 마스터라고 서 설마 방금 전 일이 꿈이 아닌 현실.” [이제야 기억을 했나보군 꿈이라니 참 현재까지 유일무이 하게 최초로 빙혼도의 주인이 된 존재가 겨우 나의 시험을 꿈이라고 생각했단 말인가?] 아이리스는 사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빙혼도와 있었던 일이 기억나지 않았다. 하지만 빙혼도의 말을 들으며 자신이 이상한 모양의 곡도를 잡은 후의 일이 또렷하게 기억나자 방금 전 자신이 겪었던 일들이 실제 있었던 일이라는 사실을 알고 놀라워하는 것이었다. “그, 그럼 제가 당신의 주인이 된 건 가요?” [물론이다. 너는 현재까지 유일무이(唯一無二)하게 나 빙혼도의 진정한 주인으로 선택된 존재 나의 주인이 됨과 동시에 너에게는 육체가 견딜 수 있는 한도 네에서 가희 무한에 가까운 힘이 주어질 것 이며 그 힘은 이미 너에게 전달되었다.] 빙혼도에게 조심스럽게 자신이 빙혼도의 주인이된 것을 확인했으나 이어진 빙혼도의 대답으로 아이리스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힘이 이미 전달되었다니 그게 무슨 소리란 말인가 어리둥절한 아이리스를 바라보며 빙혼도가 자신의 몸속에 있는 마나의 양을 측정해 보라고 말하자 빙혼도의 말에 따라 자신의 몸 안에 존재하는 마나를 조심스럽게 움직여 보던 아이리스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가희 상상도 할 수 없는 엄청난 마나가 자신의 몸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 차렸기 때문이었다. 설마 자신의 몸속에 들어왔던 그 음의 마나를 자신이 모두 제어해 흡수하는데 성공했다는 말인가? 그녀는 너무도 놀라운 사실에 할말을 잃었다. “어, 어째서 제 몸에 이렇게 많은 양의 마나가 존재하는 거죠. 설령 당신이 저에게 순수한 화이트 드래곤의 마나를 전해 주었다고 해도 저의 육체는 그것을 감당할 수없을 탠대요.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요?” [그걸 나한테 물어보면 어떻게 하냐? 그건 오히려 내가 묻고 싶은 말이라고 지금까지 내가 전해주는 순수한 화이트 드래곤의 마나를 그렇게 완벽하게 제어하고 그것을 이용해서 자신의 육체를 강대한 마나를 견딜 수 있도록 변화 시킨 존재는 네가 처음이란 말이야.] 아이리스의 질문에 오히려 빙혼도가 더욱 궁금한 듯이 말하자 아이리스는 할말을 잃어 버렸다. 그리고 강대한 마나를 견딜 수 있도록 육체를 변화시키다니 곰곰이 생각해 보던 아이리스는 빙혼도의 마나를 받아들일 당시 자신의 귀에 들려왔던 정체불명의 목소리를 생각해냈다. “마, 맞아요. 그 이상한 목소리가 저에게 마나를 제어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저에게 강대한 마나를 저장시킬 수 있는 단전이란 곳을 알려 주었어요.” [단전? 네 배꼽 아랫부분에 위치한 자리 말인가? 하긴 내가 전해준 대부분의 마나가 그곳에 집중되어있더군. 마치 드래곤들의 드래곤 하트처럼 말이야.] “드, 드래곤 하트라구요?” 약간 어리둥절한 아이리스의 말에 빙혼도가 자세한 설명을 덧붙여 주었다. [그래, 드래곤이 아닌 타 종족은 자신의 육체에 일정량이상의 마나를 소유할 수 없다. 그것은 드래곤도 마찬가지지 하지만 드래곤들은 육체 이외에 드래곤 하트라는 특수한 기관을 이용해 마나를 저장해놓는다. 그러한 이유로 드래곤들은 타 종족과 비교조차 할 수 없을 만큼의 강대한 마나를 보유하고 있지.] “그, 그런 대요?” [네 몸속 배꼽아랫부분 그러니까 네가 단전이라고 말하는 부분이 마치 드래곤 하트처럼 육체가 감당할 수 있는 한도 이상의 마나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육체적으로도 네 몸에서 일어난 이상 현상에 의해서 드래곤과 비견될 정도로 강하게 변화하긴 했지만 그 정도로는 내가 소유한 마나의 100분에 1조차도 소유하지 못했을 걸. 정말 놀라운 방법이야. 드래곤도 아닌 타 종족이 드래곤과 비견되는 강인한 육체와 드래곤급에 엄청난 양의 마나를 소유할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한다니 말이야.] 아이리스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자신의 몸이 드래곤과 비견될 정도로 강해져 있다니 정말 놀랄 만한 일 이었다. 아이리스는 곳이어 자신의 몸을 강인하게 변화 시켜 주고 또한 드래곤 하트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장소를 알려준 존재가 누굴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하지만 그녀의 생각은 오래가지 않아서 범인(?)이 누구인지 알아 챌 수 있었다. ‘이 곳에서 나에게 그런 사실을 알려줄 수 있는 분은 단 한 분뿐이셔. 도대체 그분의 목적은 무엇일까? 무엇 때문에 우리를 이렇게 강하게 변화 시키시는 거지?’ 아이리스의 고민은 당연한 것이었다. 산 제물로 바쳐진 자신들을 이렇게 대우해 주는 이유가 무엇일까? 아이리스가 아무리 고민해 봐도 확실히 이상한 일이었다. 드래곤들은 자존심이 무척이나 강하고 자신들이 최고라고 생각을 가진 오만한 종족이었다. 또한 실제로 그럴 수 있는 강대한 힘을 가진 종족이기도 했다. 특히 자신의 보물에 관한 독점욕이 강해서 같은 동족끼리라도 자신의 보물을 주는 것을 꺼렸다. 그러한 드래곤이 그것도 드래곤족 중에서도 가장 난폭하고 잔인한 레드 드래곤이 자신의 소유가 된 엘프들에게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은 상태로 오히려 자신의 마법보고를 보여주며 마음에 드는 무기를 고르라고 하다니? 한번쯤 고민해 보지 않을 수 없는 일이었다. 또한 아이리스가 생각하기에 빙혼도 같은 뛰어난 무기가 존재한다는 사실로 보아서 이곳이 평범한 다른 드래곤들의 레어와 다르다고 생각했다. 물론 자신이 빙혼도를 선택한 것이 운이 좋은 것일 수도 있지만 몇 대 전에 죽은 화이트 드래곤족 로드의 유품이라면 평범한 드래곤의 레어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마법무구일 것이다. 이것 외에도 많은 의문이 존재했다. 자신은 애당초 빙혼도이 주인이 될만한 자격이 없었다. 아니 드래곤을 제외한 다른 종족들은 불가능하다는 말이 더 정확할 것이다. 비록 자신이 운이 좋게도 빙혼도와 같은 속성의 마나를 소유한 덕분에 외부의 마나를 받아들이면 일어나는 마나 반발이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연약한 자신의 육체로는 그 강대한 마나를 모두 소화해 낼 수 없었다. 결국 남은 것은 죽음뿐 하지만 아이리스는 그분의 도움으로 살아날 수 있었다. 그것도 과거와는 다른 엄청난 힘을 소유한 존재로서 말이다. ‘왜? 도대체 무슨 생각이 실까? 무엇 때문에 우리들에게 이런 기회를 주시는 거지 만약 다이말로와 다나가 빙혼도 정도의 무기를 손에 넣는 다면 상대가 제 아무리 드래곤이라고 해도 쉽게 생각할 수 없는 상대일 탠대.’ 갑자기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혹시 만약 만약에 정말로 그렇게 된다면 다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는 것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지만 그녀는 곳 그 생각을 머릿속에서 지워 버렸다. 자신의 몸은 이미 자신의 것이 아니다. 자신의 모든 것을 가지신 주인은 단 한 분뿐이다. 그분이 자신의 삶에 중심이 되어야 했다. 그 무엇이라도 그것을 막을 수는 없다. [무얼 그렇게 생각하지 방금 빨간 머리를 가진 녀석이 너보고 뭘 시키지 않았나?] “‘빨간 머리를 가진 녀석’이라니요. 말씀을 삼가 하세요. 그분은 저의 주인이십니다. 제가 당신의 마스터라면 당신 또한 그분을 하늘처럼 모셔야 합니다.” [뭐, 네 주인이라고? 하긴 엄청나게 강대한 마나를 소유한 존재이긴 했지 나 정도는 가볍게 소멸시킬 정도로 말이야. 하지만 나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지 말아라. 설령 네 주인이라 해도 내가 그의 말을 들어야 할 이유는 없다. 오직 나를 다룰 수 있는 존재는 단 한명뿐. 나 빙혼도의 주인이 될 수 있는 존재는 오직 너 뿐이다.] 제 7 장 수련의 시작 확고한 신념을 가진듯한 빙혼도의 대답에 아이리스는 한숨을 쉬며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좋아요. 당신에게 많은 것을 바라지는 않겠어요. 하지만 그분의 말을 저의 말 이라고 생각하고 따라줄 수는 있겠죠. 그리고 그분에게는 존대를 하도록 해주세요. 저에게는 상관없지만 그분에게 함부로 말하는 것은 용서할 수 없으니까요.” [알았다. 알았어. 참 처음으로 진정한 마스터를 만나게 되었는데. 어쩌다가 저렇게 자신의 주인에게 맹목적인 마스터를 만난 건지 몰라.] 아이리스는 빙혼도의 말을 무시하며 현성의 말대로 다이말로와 다나를 찾아 옆방의 무기고로 들어갔다. 하지만 그녀는 모르고 있었다. 자신의 마음이 서서히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처음 현성을 만나 몸의 요구 당한다고 생각했을 때 그녀의 머릿속에는 수치심과 두려움 그리고 카이라스 산맥의 엘프들을 위해 희생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수치심과 두려움은 마찬가지지만 왜인지 모를 두근거림과 곳 일어날 일에 대한 기대감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엉뚱한 상상을 하고 있었다. 심지어 다이말로와 다나가 들어와 일이 무산(?)되었을 때는 왜인지 모를 아쉬운 감정까지 들었다. 또한 자신이과 같이 다이말로와 다나가 자신과 같은 힘을 얻는 다면 다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을 때는 스스로에게 불경한 생각을 했다며 자신을 다그치며 자신의 몸과 마음의 주인이 누군지를 각인시켰다. 그녀가 처음 카이라스 산맥의 엘프들의 안전을 위해 이곳에 왔을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지만 그녀는 이러한 변화를 전혀 눈치 체지 못했다. 자기 자신은 물론 주변 사람 역시 눈치 체지 못할 정도로 미미한 변화 였으니까 말이다. [제령섭혼대법(制靈攝魂大法)] 남들이 보기에는 그저 다른 엘프들의 안전을 위해서 그러는 것이라고 아니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정도지만 그녀의 마음은 서서히 바뀔 것이다. 그녀에게 있어서 모든 세상의 중심은 현성이 될 것이고 현성의 말이 곳 법이며 진리가 되며 곳 그녀의 모든 것이 될 것이다. 보통 중원의 문파들이 알고 있는 제령섭혼대법(制靈攝魂大法)은 모든 자아를 상실하고 주인의 말에만 복종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을 껍데기일 뿐이다. 진정한 제령섭혼대법(制靈攝魂大法)은 마공이나 사공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미혹술과도 같았다. 제령섭혼대법(制靈攝魂大法)에 걸린 자는 시전자에게 무한한 호감을 가지게 된다. 그것도 타의 적이 아닌 자발적으로 말이다. 보통 일반적으로 부모와 자식 형과 아우 스승과 제자 왕과 신하 등의 관계는 처음부터 있었다기 보다는 살아오면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제 아무리 혈육이라도 태어나서 한번도 만나지 못한다면 서로가 부모와 자식이 라는 사실 조차도 모를 것이다. 또한 안 다해도 일반적인 부모와 자신의 관계가 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사람은 만들어진 존재가 아닌 만들어 가는 존재인 것이다. 부모와 자식 형과 아우 스승과 제자 왕과 신하 이 모든 것은 사람으로 태어나면서 만들어진 관계이다. 자식을 대신해 목숨을 버리는 부모 동생을 위해서 자기 자신을 희생하는 형 스승이 제자를 아끼고 사랑하며 신하는 왕에게 목숨을 다해 충성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처음부터 정해져 있던 것은 아니다. 서로가 서로를 오랜 시간 함께하며 만들어진 관계이다. 다만 제령섭혼대법(制靈攝魂大法)은 그러한 시간을 앞당기는 역할을 할 뿐이다. 제 아무리 나쁜 짓을 해도 자식을 버리는 부모는 없고 아무리 굶주려도 자신의 형제를 파는 일은 일어나지 않으며 제자를 위해 목숨을 버리는 스승과 자신의 주군이 아무리 큰 잘못을 지었다고 해도 모든 죄를 대신 받을 수 있는 충성스러운 신하 이런 관계는 쉽게 생겨나지 않는다 하지만 부모의 눈에는 자기 자식이 하는 일이 모두 예뻐 보이고 형은 철없는 동생의 투정에도 미소로 답해준다. 스승은 제자의 그릇된 일도 자신이 책임을 지며 신하는 자신의 주군에게 무안한 충성을 바친다. 하지만 이러한 모든 것이 시간에 따라 결정될까 그것은 아니다. 처음 보는 사람이라고 해도 상대가 자신의 잊혀진 혈육이거나 지인이라면 시간을 뛰어넘어 서로에 대한 정이 싹틀 것이다. 잊어버렸던 부모와의 만남과 헤어졌던 동생과의 만남 제자의 후손과 주군의 아들과의 만남 이들은 긴 시간을 뛰어넘어 서로를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존재가 될 것이다. 제령섭혼대법(制靈攝魂大法)은 대상자에게 그러한 계기를 만들어준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상대가 사랑하는 연인처럼 느껴지고 잊어버린 주군을 만난 것 같이 느껴질 것이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말이다. “다나~~~~ 안에 있지 들어간다.” 큰 소리로 둘의 이름을 부르며 무기고 안으로 들어간 아이리스는 스스로도 특별히 말을 하고 안으로 들어갈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지만 왠지 그렇게 하고 싶었다. 아니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였다. “아이리스 언니, 무슨 일이야 무슨 일.” “혹시,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하긴 상황을 바서도 그럴 것 같았지만...... 언니 어떻게 된 거야 설마 ......한건 아니겠지.” “.............” 문을 열자마자 득달 같이 달려들어서 아이리스의 품에 안긴 다나아세스는 그녀가 대답할 시간조차 주지 않고 끝임 없이 물어왔다. 자기가 질문하고 자기 스스로 대답하고는 무슨 상상을 한건지 마지막에 와서는 얼굴이 홍당무 같이 새 빨갛게 물들이고는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 다나를 보면서 아이리스는 그녀가 무슨 상상을 하고 있는지 곳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런 다나 옆에서는 언제 같은 방으로 이동했는지는 모르지만 침묵으로 일관하면서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빨리 말하라는 듯한 오라를 뿜고 있는 다이말로를 보면서 그녀는 난감해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 그녀도 이러한 분위기를 대충 예상하고 큰 소리로 그녀들의 이름을 부르며 아무렇지도 않은 척 들어왔지만 그녀들은 그 일을 눈감아 줄 생각이 없는지 호기심이 가득 담긴 눈초리로 그녀에게 방금 자신들이 본 것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고 있었다. “저, 저기 아, 아무 일도 없었어.” “............” “............” “저, 정말이야.” “............” “............” 아이리스의 해명에 그 둘은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불신이 가득 담긴 눈초리로 침묵의 시위를 시작했다. “지, 진짜라니까 아무 일도 없었어.” “............” “............” 아이리스의 눈물 어린 해명에도 불구하고 그 둘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난처해하고 있는 아이리스에게 돌아온 것은 다나의 매서운 증거(?)를 이용한 공격이었다. “좋아, 믿어줄게 언니 하지만 그곳에서 언니가 실오라기 하나 안걸 친 몸으로 서있었던 이유는 뭐야 그것도 카이라스님 앞에서 말이야.” 제 7 장 수련의 시작 다나가 마치 증거를 포착하고 그것에 대해 추궁하는 듯이 따지고 들어오는 듯한 말에 아이리스는 눈물 어린 해명을 해야했다. “저, 정말이야. 그 때 내 옷이 찢어져 있었던 이유는 말이야..... 이, 이유는.....” “어서 대답을 해봐 옷이 찢어져 있었던 이유가 뭐?” 아이리스는 다나의 변명을 해야 했지만 옷이 찢어진 이유를 설명할 수는 없었다. 왜냐하면 그녀조차도 그 이유를 모르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녀의 옷이 환골탈태(換骨奪胎)도 중 찢어졌다는 사실은 현성과 이리엘을 제외한다면 그 누구도 알지 못하는 사실이었다. “그것 봐 그런 밀실에서 단둘이 그것도 남여가 발가벗은 몸으로 뭘 하고 있었던 거야?” 어느 사이엔가 다나의 말속에 고룡 카이라스의 무기고는 밀실이 되어있었고 현성이 옷을 입고 있었다는 사실 또한 남녀라는 말과 함께 은폐되어 있었다. “무, 무슨 소리야 카이라스님은 옷을 입고 있으셨다고 그리고 밀실이라니 너희들도 쉽게 들어 올수 있는 곳이 어떻게 밀실이 될 수 있니?” 급한 아이리스의 답변에 다나의 의심은 더욱 더 짖어 졌는지 전보다 더욱 더 의심스러운 눈초리고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하지만, 언니가 아무 것도 걸치지 않은 알몸이었던 건 사실이잖아 그리고 우리가 들어오기 전까지는 단 둘이었고” “정말 아무 일도 없었다니까? 무슨 일이 있으려고 해도 너희들 때문에 있을 수가 없었다구~~~~~~~” 아이리스는 자신의 말을 믿어주지 않는 둘에게 화가 났는지 약간 흥분된 목소리로 속사포 같이 말을 내 뱉었지만 그건 그녀에게 있어 최대의 실수였다. “음.... 우리들 때문에 무슨 일이 있으려고 해도 있지 못했다. 그럼 우리가 방해했다는 소리네. 미안해 언니 방. 해. 해. 서.” “무, 무슨 소리야 방해라니. 어 엉뚱한 소리 좀 하지마, 다나.” 자신이 한 말을 후회하며 제 빨리 변명하는 아이리스를 바라보며 다나는 그녀로서는 상상도 못할 충격적인 말을 내뱉었다. “이제 서야 언니 옷이 찢어져 있었던 이유도 알겠어. 아무리 카이라스님이 자비로운 마음으로 혼자서 무기를 고르지 못해서 고민하고 있는 언니에게 다가오셨다지만 그리고 우리가 없었다지만 어떻게 혼자서 치사하게 카이라스님을 유혹할 수가 있어.” “..............” 이번에는 아이리스가 침묵할 차래였다. 너무도 충격적인 다나의 말에 그녀는 차마 할말을 잃었다. 하지만 그것은 본 둘은 그녀의 침묵을 다른 뜻으로 받아 들였는지 너무하다는 듯한 눈초리를 보내고 있었다. “너무해 언니 설마 했는데 진짜였다니 언니가 어떻게 그럴 수가.” “.............” 이어지는 다나의 말과 다이말로의 날카로운 눈초리에 아이리스는 변명을 해야 했지만 너무 충격이 큰 탓인지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흑흑흑, 언니가 우리를 배신했어. 어떻게 그럴 수가 믿었는데.” 다나가 갑자기 울먹이는 목소리로 배신을 했느니 어떻게 자신의 믿음을 배신할 수 있냐는 등의 말을 쏟아내자 아이리스는 차마 입을 열수가 없었다. 자신이 언제 그녀를 배신했고 또 언제부터 그녀가 자신을 믿었단 말인가 겨우 며칠 전에 처음만난사이였고 심지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서로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삶아왔던 처지에 말이다. 그런 그녀의 심정을 더한 충격을 준 것은 다나의 옆에서 고개를 끄덕이면서 동의 한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아이리스를 향해 마치 배신당한 여인(?)의 그것과 같은 날카로운 눈초리를 쏘아 보내고 있는 다이말로였다. 다나는 아직 나이가 어려서 그렇다고 치더라도 나이도 먹을 만큼 먹은 다이말로는 도대체 왜 그런단 말인가? 비록 침묵을 고수하고 있기는 했지만 그녀의 행동 하나 하나가 아이리스에게는 마치 다나의 말 못지않은 충격으로 다가 오고 있었다. “무, 무슨 헛소리들을 하고 있는 거야 카이라스님은 그저 내가 이번에 얻은 힘을 제대로 제어하지 못할 것 같으니까 도와주러 오신 것뿐이란 말이야.” “도와주러 오셨다니 언니 그게 무슨 말이야?” “그게 무슨 소리죠?” 아이리스의 한 마디에 다나는 물론이요 지금 것 침묵을 고수하고 있던 다이말로 역시 말문을 열었지만 아이리스로서는 전혀 달갑지 않은 질문들이었다. 자신이 왜 또 쓸 때 없는 말을 해서 둘의 호기심을 가중시켰는지 그저 자신의 입이 원망스러울 따름이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안심도 되었다. 자신이 얻은 힘에 대해 설명하면서 카이라스님이 오신이유를 같이 설명한다면 그녀들의 의심도 곳 풀릴 것이니까 말이다. “음..... 그러니까 너희들이 무기를 고르러 옆방에 건너간 다음에 일어난 일인데 말이야...........(이하 중략)” “그 말이 정말이야 언니.” “사실인가여.” 아이리스의 긴 설명이 끝난 뒤 이어지는 다나와 다이말로의 진실 여부를 따지는 질문에 그녀는 생각할 필요도 없다는 듯이 사실임을 밝히었다. “정말이라니까?” 정말이라는 그녀의 말을 믿기 힘들다는 눈초리로 처다 보는 둘을 보면서 아이리스는 답답함을 느끼고 있었지만 어느 정도 그녀들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녀가 빙혼도라는 화이트 드래곤족 로드의 유품을 손에 넣었고 그에 이어서 드래곤급의 마나를 소유하고 있다는 말에 엘프가 가진 육체의 한계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그녀들이었기에 솔직히 쉽게 믿기 어려운 일이었다. “증거를 보여주세요.” 아무리 믿기 어렵다고 해도 엘프가 진실만을 말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동시에 같은 엘프족이기도 한 아이리스에게 당당히 증거를 요구하는 다나를 보며 아이리스는 머리가 아파왔지만 자신의 말을 증명하기 위해서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자신의 단전에 갈무리 되어 있던 빙의 마나를 서서히 유동시키기 시작했다. 사실 갑자기 늘어난 마나를 쉽게 제어할 수는 없었지만 자신의 말을 증명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일이었기에 아이리스는 울며 겨자 먹기로 해야 했다. “우와, 대단해요 언니.” “미, 믿을 수 없어.” 다나는 갑작스럽게 아이리스에게서 느껴지는 거대한 빙의 마나에 힘을 느끼면서 연신 감탄사를 내뱉어 댔고 다이말로는 아예 넉이 나갔는지 믿을 수 없다는 말만 연발하고 있었다. 그런 그녀들을 바라보면서 아이리스는 갑자기 큰 실수를 한 것 같이 놀란 표정으로 호들갑을 떨며 다나와 다이말로에게 한 마디를 하고는 어디론가 불이 났게 달려가기 시작했다. 물론 그녀의 말을 들은 그 둘 역시 마찬가지였지만 말이다. 아이리스가 그녀들에게 한 말은 이렇다. “아, 맞아 카이라스님이 너희들을 데리고 카이라스님의 방으로 오라고 하셨는데 너희들 때문에 깜빡했잖아. 나 먼저 간다.” 그런 아이리스의 말을 듣고 그녀의 뒤를 쫓아가면서 말한 다나와 다이말로의 대답 이렇다. “꺄악, 그 말을 지금 하면 어떻게 해 언니 가치가~~~” “그런 중요한 사실을 이제야 말해 주시다니.” 이런 말들을 남기며 제 빨리 현성이 있는 방으로 달리던 그녀들은 알고 있을까 자신들이 서서히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처음 아이리스가 들어왔을 때 그녀들이 아이리스를 호기심과 부러움 질투가 섞인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었다는 사실을 어제 까지만 해도 그런 일이 있었다면 울면서 달려들어 위로의 말을 건네고 있었을 것이란 사실을 말이다. 제 7 장 수련의 시작 그녀들은 변해가고 있었다. 가족과 헤어졌다는 슬픔과 어쩔 수 없이 드래곤의 성노가 되어버린 자신들의 처지를 생각하며 울었던 그녀들은 서서히 변해 가고 있었다. 드래곤의 성노 자신의 순결을 생명처럼 생각하는 엘프족의 정조관념과 반려에 대한 약속이라는 자신의 순결을 드래곤에게 바치게 될 생각에 슬프게 울던 그녀들은 현성을 향한 두려움과 공포가 사랑과 흠모로 바뀌어 가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눈치 체지 못했다. 아이리스의 일에 부러움과 질투를 표현하면서 마치 그것이 당연하다는 듯이 자신도 그런 일이 있었으면 하고 바라고 있었다. 그녀들의 마음은 서서히 변해 가고 있었다. 과거와는 전혀 다른 자신들의 모습에도 그녀들 중 그 누구고 자신의 변화를 눈치 체지 못하고 마치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들이고 있었다.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이 말이다. [그녀들이 이곳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4분 후면 도착할 것으로 예정됩니다.] “그래, 생각보다 오래 걸리는군 그래 바로 여기로 올 줄 알았는데 말이야?” 현성의 약간은 의문이 담긴 듯한 말에 곳이어 이리엘의 화답이 들려왔다. 이리엘은 현성에게 그녀들이 무기고에서 벌였던 일을 함축하여 보여줌으로서 그녀들이 늦은 이유를 설명했다. “훗, 3명 중에서 그 수좌는 아이리스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닌 모양이야 저렇게 당하는 걸보니 말이야 지금 보니 셋 중에서 가장 강한 건 다나아세스 같군 그래.” 현성이 재미있다는 듯이 웃으며 그녀들이 무기고에서 벌였던 행동을 압축한 영상을 태연한 모습으로 보면서도 속으로는 감탄을 연발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바로 이리엘이 보여주는 영상 때문이었다. 이미 과거에 존재 했던 일을 다시 보여줄 수 있다니 그것도 현실과 조금도 다름이 없는 모습과 목소리 그리고 실제와 같은 실물 크기의 입체 영상이라는 사실에 현성은 놀라움을 금치 못할 수가 없었다. 지금 이리엘이 보여주는 영상은 그녀들의 행동을 마법으로 저장해 다시 보여주는 것에 불과 했다. 물론 실제와 같은 크기의 영상과 목소리 그리고 손가락의 움직임 하나하나 까지도 실제 눈앞에 있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는 엄청난 노력이 필요했고 설사 시전 대상이 9서클의 대마도사라고 하더라도 불가능한 일이었다. 메모리즈(memorize)마법으로 저장하고 이미지(imege)마법으로 복원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육안으로 보아서 실제인지 거짓인지 조차 구분할 수 없을 정도의 정교함과 360도 3면 어느 곳에서 보아도 완벽히 재연되고 있는 그녀들의 모습은 단순한 영상이 아니었다.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느껴진 것이다. 현성이 놀란 것도 그것 때문이었다. 이리엘은 과거 현성에게 드워프족들이 생활하는 마을의 모습을 영상으로 보여준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때와 지금을 엄연히 다른 일이었기에 현성이 놀라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 이리엘이 보여준 드워프족의 영상은 현상의 각막에 직접 쏘아진 것으로 지금 현성이 보던 것과는 별다른 차이가 없었지만 현성에게는 큰 차이가 있었다. 과거 드워프족의 모습은 현성 자신에게만 보이는 영상이었고 이리엘의 말에 따라 위치 조정 또한 가능했으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었기에 그리 놀라지 않았다. 마교의 무공 중에도 그러한 무공이 있었기 때문이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 벌어진 일을 바로 눈앞에서 보는 것처럼 보는 일은 많은 내공과 높은 무공을 요하기는 하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무림 10대 고수라 불릴 정도의 고수들이라면 능히 100리 밖에서 일어나는 일을 눈앞에 일처럼 볼 수 있었고 들을 수 있었다. 비록 그것이 자신에게만 국한 된 것이라고는 하지만 절대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기에 그러한 이유로 현성은 그때 그리 큰 놀라움을 표현하지 않은 것이었다. 자신도 마음만 먹는 다면 가능한 일이었으니까 말이다. 사실 드워프족의 마을은 무림 10대 고수라고 해도 자세히 살필 수 없을 만큼 먼 거리에 자리하고 있었지만 현성이 그런 사실을 알리 없었기에 현성은 그저 조금 뛰어난 무공일 것 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방금 이리엘이 보여준 영상은 달랐다. 가장 큰 장점은 현성 자신뿐만이 아니라 누구나 볼 수 있다는 사실이었고 과거에 있었던 일을 고스라니 재연한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현성이 놀란 가장 큰 이유는 따로 있었다. 진짜인지 가짜인지 도저히 육안으로는 구분할 수 없는 정교함 그리고 가짜라고는 도저히 믿겨지지 않을 정도의 생동감과 존재감은 단순히 멀리 있는 사실을 보는 것이 라기 보다는 하나의 분신술과 같았다. 현성의 눈에는 이리엘의 마법은 마치 또 다른 무공의 경지처럼 느껴졌다. 현성이 마교 교주의 독문 보법 천마군림보(天魔君臨步)를 극성으로 펼치면 일어나는 환영보(幻影步)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경지의 무공 같이 느껴졌던 것이다. 현성의 마음속에 서서히 마법에 대한 욕심이 일어나고 있는 시점이었다. 이미 과거에 마법 따위는 필요가 없으리라고 생각했던 현성이었지만 마법은 직접적인 힘의 대결뿐만이 아니라 전투시에 있어서 보조수단으로도 무척 유용한 수단이었다. “이리엘 전에 나에게 마법을 배우..” “꽈~~~~~~꽝.” “카, 카이라스님 늦어서 죄송합니다.” “아이리스 언니가 말을 안해져서 헥헥, 늦은 거예요.” “느, 늦어서 죄송합니다.” 현성이 막 이리엘에게 마법에 대해 물으려 한순간 현성의 질문은 3명의 방해자들에 의해서 막혀 버렸다. 무척이나 급하게 뛰어 온 듯이 이마 곳곳에는 땀방울이 송글 송글 맺혀 있었고 앵두 같이 조그만 입술 사이로는 연신 거친 숨을 토해내며 산소를 빨아들이고 있었다. 한눈에 보기에도 무척이나 힘들어 보이는 그녀들이었지만 늦어서 죄송하다는 말은 단 한명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빼먹지 않았다. 3명의 엘프들 중에서 유일하게 사죄의 말 대신 아이리스가 가르쳐 주지 않았다는 변명을 힘겹게 토해낸 다나아세스는 가장 긴 말을 한 덕인지 말하는 중간에도 헥헥 거리며 나중에는 가장 큰 한숨을 토해내며 자리에 주저 않아 버렸다. 현성이 자신의 방으로 오라고 말 한지 한참이 지난 후에서야 그곳으로 달려간 3명의 엘프들은 자신들이 너무 늦었다는 사실을 알고 젖 먹던 힘을 다해 현성이 있는 방으로 전력 질주했고 그 결과 도착한 후에는 거의 실신지경에 까지 이른 것이다. 가장 먼저 바닥에 주저앉아 버린 다나를 필두로 아이리스와 다이말로 역시 바닥에 주저앉아 버렸다. 이리엘이 예상한 4분의 시간보다 1분이나 더 먼저 도착한 3명의 엘프들은 그 후유증으로 바닥에 드러누워 몹시 힘겨운 숨을 내쉬어야 했다. 가장 먼저 기운을 되찾은 아이리스가 힘겹게 일어나는 것을 필두로 다른 2명의 엘프들 역시 자리에서 일어나자 그녀들의 대표로 아이리스가 나서 현성에게 보고(?)해야 했다. “카, 카이라스님 부르셨습니까?” 아이리스는 자신과 두 명의 엘프가 이곳에 도착하자마자 현성 앞에 드러누워 버린 생각이 들자 덜컥 겁이 났다. 자신의 주인이 자신의 명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종을 어떻게 처리 할지 벌써부터 걱정이 되는 아이리스였다. 모든 일이 자신의 탓 같았다. 다나와 다이말로의 공세에 그만 자신이 그곳에 갔던 이유를 망각하고 주인의 명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것이다. 아이리스의 옆에 있는 둘도 긴장한 듯이 현성을 감히 정면으로 처다 보지 못하고 머리만 조아리고 있었다. “괜찮으니 너무 걱정할 필요 없다 아이리스.” 제 7 장 수련의 시작 현성의 부드러운 말투에 놀란 아이리스가 슬며시 고개를 들어 현성을 바라보자 그녀의 눈에 얼굴 가득히 웃음꽃을 피우고 있는 현성의 모습이 들어왔다. 현성은 그런 그녀를 바라보면서 정이 가득 담긴 목소리로 말을 계속 이어갔다. “내가 너희들을 부른 이유는 바로 너 때문이니까 말이다.” 현성의 말에 깜짝 놀란 아이리스는 자신이 혹시 무슨 잘못을 한 것인가 하고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현성이 모두를 부른 이유가 자신 때문이라고 하자 자신이 혹 잘못한 일이었나 하는 생각에 덜컥 겁이 났기 때문이다. 이러한 그녀의 마음을 눈치 챈 듯이 현성이 웃으며 그녀에게 자신이 모두를 부른 이유를 설명했다. “내가 널 부른 이유는 바로 내가 이번에 새로이 얻은 힘 때문이다. 그러니 너무 걱정할 필요 없다.” 아 자신을 부른 이유가 자신이 얻은 새로운 힘 때문이라니 아이리스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상황에 따라서는 무척 큰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그리 큰 문제는 아니었다. 자신이 새로운 힘을 얻는데 가장 큰 도움을 준 존재가 바로 현성이었기 때문이다. 그러한 이유로 내심 기분이 좋아진 아이리스였다. 현성이 자신들을 부른 이유는 꾸중을 하기위해서가 아니라 칭찬하기 위해서였다. 그것도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자신을 말이다. 그런 아이리스의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현성은 계속 자신의 말을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내가 너희 모두를 부른 이유는 단 한 가지 이유 때문이다.” 현성의 한 마디에 모두가 집중하는 시점이었다. 그런 그녀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면서 현성은 그녀들에게 있어서 꾸중이라고도 볼 수 있는 약간 엄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 나갔다. 물론 그중에서 아이리스는 제외되었지만 말이다. “바로, 내가 말한 무기를 고르지 못 한점.” 현성의 한 마디에 아이리스를 제외한 두 명의 엘프들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 자신들이 주인의 명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것이다. 자신의 주인은 그녀들에게 자신에게 맞는 무기를 고르라는 명령 내렸고 그 지엄한 명을 아이리스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이행하지 못했다. 현성은 아이리스를 제외한 둘을 천천히 바라보면서 서서히 말을 이어나갔다. “물론, 너무 짧은 시간이었겠지. 하지만 너희들도 알다시피 아이리스는 이미 자신의 무기를 선택했고 그와 더불어 강대한 힘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현성의 말을 들으며 다나와 다이말로는 서서히 두려움과 자신에 대한 자괴감이 밀려오는 것을 느꼈다. 사실 현성은 두 명의 엘프가 무기를 찾는 것 보다는 무기를 구경하는 것에 더 열중 하는 것 같아서 약간의 징계의 필요성을 느낀 것이긴 했지만 기실 아이리스가 너무 빠르게 무구를 선택한 탓이지 결코 그녀들이 느린 것은 아니었다. 현성 또한 그녀들이 자신의 무기를 고르는 시점은 아무리 빨라도 일주일 이상 걸릴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이리스가 너무 쉽게 강력한 무구를 선택한 것과 더 불어 많고 많은 무구들 중에서 후보(?)조차도 뽑지 못한 그녀들을 보며 약간 서두르라는 뜻에서 그녀들을 꾸짖은 것이다. 현성의 생각은 이런 것이었지만 당하는 둘의 생각은 전혀 달랐다. 자신들이 주인의 명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해 주인님이 진노하신 것이다. 사실 현성이 그녀들에게 시전 한 제령섭혼대법(制靈攝魂大法)은 마교 내에서도 사용 한 예가 그리 많지 않았고 더욱이 첫 번째 방법이 아닌 두 번째 방법은 구결과 효과에 대해서만 나와 있을 뿐 실제로 사용되었다는 기록 또한 없는 거의 사장된 마공이었다. 그 이유는 엄청난 내공과 정신력을 요한다는 데 있었다. 첫 번째 방법은 기실 3갑자에 가까운 엄청난 내공을 동원해 사용하면서도 자아를 상실하는 통에 그리 많이 쓰이지 않았다. 시전 조건이 너무 까다로 왔던 것이다. 그러나 두 번째 방법은 그것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 몇 갑자의 내공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알려진 봐도 없을뿐더러 과거 내공수위가 6갑자에 이르렀던 태상교주 독고무학이 시전 도중 내공 부족으로 주화입마에 빠져 사망한 후로는 아무도 시전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은 방법이었다. 6갑자에 이르는 엄청난 공력을 가진 태상교주가 무공도 모르는 어린아이에게 제령섭혼대법(制靈攝魂大法)을 시전 하는 도중 주화입마로 사망했다는 것은 그것이 이미 사용하기 불가능한 무학이라는 이유가 정설처럼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그런 일을 현성은 성공시킬 수 있었다. 자신의 몸에는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엄청난 내공이 존재했고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절대적인 정신력이 있었다. 하지만 제령섭혼대법(制靈攝魂大法)은 현성이 시전 했음에도 그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었다. 과거에 예가 없을뿐더러 제령섭혼대법(制靈攝魂大法)이 만들어진 후 사실 성공한 사람은 자신이 처음일 것이라는 게 현성의 생각이었다. 현성의 생각이상으로 제령섭혼대법(制靈攝魂大法)은 엄청난 묘용이 있었다. 시실 제령섭혼대법(制靈攝魂大法)은 무공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정신계 마법에 가까웠다. 그것도 일반적인 정신계 마법이 아닌 이곳 라이노스 대륙을 통 털어 아니 이 세계에 존재하는 4개의 차원계를 모두 찾아보아도 제령섭혼대법(制靈攝魂大法)만한 정신계 마법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아무런 부작용 없이 무한에 가까운 충성을 받을 수 있다. 그것도 강제적이 아닌 자발적으로 생성되는 충성을 말이다. 제령섭혼대법(制靈攝魂大法)의 묘용은 생각보다 훨씬 커서 현성의 예측 보다는 훨씬 빠르게 그 효과가 나타나는 사공이었다. 현성에게는 그저 가벼운 꾸중이었지만 그녀들에게는 아무리 짧은 시간이었고 이행하기 힘든 명령일 지라도 주인의 명을 이행하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자괴감에 제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였다. “사실, 네가 손에 넣은 힘은 엄청난 것이다. 아이리스” 현성은 부드러운 말투에 아이리스는 하늘이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녀는 이곳에 온 뒤로 이어지는 현성의 칭찬에 너무도 행복했다. 다나와 다이말로에게는 지옥 같은 시간이었지만 아이리스에게는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 자신만이 유일하게 주인의 명을 이행한 것이다. 아이리스가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현성을 바라보자 현성 또한 기분 좋은 미소로 그녀를 맞아주었다. 사실 현성이 아이리스를 이렇게 칭찬할 필요는 없었다. 아이리스가 엄청난 힘을 손에 넣은 것은 사실이지만 현성이 이렇게 까지 칭찬하며 다른 둘과는 다르게 차별할 이유는 없었다. 아이리스가 빙혼도(氷魂刀)를 손에 넣을 수 있었던 일은 그저 다른 둘보다 운이 조금 좋았을 뿐이지 결코 아이리스가 그 둘보다 뛰어나서는 아니었다. 이런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현성은 아이리스를 칭찬해주었다. 이제부터 하나의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과거 한 조직의 후계자 자리에 있었던 현성은 하나의 조직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서열과 자신이 한일에 대한 공정한 분배라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었다. 현성이 생각하기에 3명 중 리더는 단연 아이리스였다. 죽음을 목전에 두고도 차분하게 대처하는 상황판단 능력과 담력 그리고 당황하는 둘을 다독여 결속력을 강화시키고 두려움을 희석시키는 능력과 어려운 상황에서도 다나를 달래주는 자상함까지 가춘 그녀의 모습은 누가 봐도 단연 지도자의 덕목이었다. 그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현성은 3명의 엘프들을 이끄는 지도자로 아이리스를 선택했다. 이미 암묵적으로 엘프들 사이에서도 그녀를 리더로 믿고 따르는 상황이었다. ************************************************************************************* 타이핑 者 : [KOR]TheYtsejaM (당나귀 호환 P2P 프루나) 프루나에서 제가 타이핑한 소설들과 그 외 제가 모은 소설들을 공유했습니다. 검색어 : [KOR]TheYtsejaM 또는 TheYtsejaM 로 검색하시면 제가 공유한 파일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소유자가 1이라도 관계없습니다. 저는 항상 접속해 있으니까요. 제가 접속해 있지 않을 때는(파일이 안 받아지고 있을 때는) 제가 집에 없거나 파일 받기 대기 중일 겁니다. 기다리시면 하루 안에 반드시 받으실 수 있으실 겁니다. 무협도 엄청나게 많이(약 1기가 정도) 텍스트파일로 가지고 있는데 너무 파일이 많아서 그거 다 편집하려니 짜증나서 일단은 판타지만 공유중입니다. 무협도 필요하시면 프루나에서 메시지 전송 기능으로 쪽지 보내십시오. ************************************************************************************* 제 7 장 수련의 시작 현성은 그런 아이리스에게 이번일로 하여금 자신감을 갖게 하고 은연중 그녀를 다른 둘보다 더 높은 위치에 자리 시키려는 현성의 마음이 작용한 것이다. 또한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그 일의 성공에 대한 칭찬을 해줌으로서 공적의 형평성을 부여하기 위해서 노력한 것이다. 만약 다른 둘이 아이리스와 같은 상황이 되었다면 현성이 이렇게 까지 칭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니 만약 나서기 좋아하는 다나가 이런 경우에 자리했다면 오히려 별일 아니라는 듯이 넘어 갔을 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앞으로는 너에게 네가 얻은 힘을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도록 하겠다. 아마 열심히 배우지 않으면 힘들 것이다.” 현성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던 아이리스는 현성의 말이 끝나가 무섭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리스만 남고 너희 둘은 다시 무기고로 돌아가 자신에게 맞는 무기를 찾아보도록 해라.” “예. 카이라스님.” “예.” 현성의 말에 조그마하게 대답하고는 힘없이 무기고로 돌아가는 둘을 바라보면서 현성은 그녀들에게 한 가지 사실을 수정시켜 주었다. “앞으로 내가 내리는 명에 대답할 대는 ‘예’라는 대답대신 ‘존명’이라는 말을 하도록 해라 알겠느냐?” “잘 알겠습니다.” “존명.” “예.” 잘 알겠다는 말로 대답한 아이리스와 방금한 말을 바로 사용하는 다이말로 자신이 한 말에 화들짝 놀라 입을 가리는 다나를 보면서 현성은 오랜만에 진정한 웃음을 지어 보일수가 있었다. ‘뭐, 앞으로 하나, 하나 배워나가면 되겠지.’ 다나와 다이말로가 무기고로 떠나 버리자 방에는 현성과 아이리스 둘만 남아있게 되었다. “아이리스 넌 분명 강한 힘을 얻었다. 하지만 아직 그 힘을 사용하는 방법을 알지 못할 것이다. 나는 지금부터 너에게 그 방법을 알려 주도록 하겠다.” 현성은 이 말을 시작으로 아이리스에게 하나, 하나 무공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을 시작했다. 본래 무공이란 5세 이하의 어린 나이부터 익히지 않으면 높은 경지 오르기 어려울 정도로 무적이나 심오한 것이다. 또한 몸의 성장이 아직 완전하지 않은 어린아이부터 무공을 배우는 것과 나이가 20살 이상이 되어 성장이 멈춘 상태에서 무공을 배우는 것은 무척 큰 차이를 가지고 있다.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몸도 무공을 익히기에 적합하지 않게 굳어가지만 몸속에 존재하는 혈도나 세맥 또한 마찬가지였다. 어린 나이부터 무공을 배웠다면 초식연마를 통해 자신의 몸이 무공을 익히기 적합하게 발달시키고 내공심법을 통해 아직 완전히 막히지 않은 혈맥을 뚫어 온몸에 기의 유동이 자유롭게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중원의 무학은 단순히 대자연에 존재하는 기를 단전에 저장만 하는 것이 아니다. 단전에 저장된 기를 운용하여 사용하는 기술이 더욱더 발달한 곳이 바로 중원이다. 단전에 저장된 기를 온몸으로 돌려 운용한다면 그 육체는 평소에 낼 수 있는 힘과 속도를 뛰어넘는 가희 초인적인 힘을 가지게 된다. 다리와 하반신에 기를 운용하면 경공과 보법이라는 무공으로 몸을 가볍게 만들고 먼 거리를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또한 팔이나 상반신에 기를 운용한다면 장법과 권법 등의 무공을 사용해 평소보다 훨씬 빠른 움직임과 파괴력을 같게 될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바로 내공이다. 하지만 단전에 있는 내공이 팔이나 다리들의 신체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잘 닦인 길이 필요하다. 그 길이 바로 온몸에 자리 잡고 있는 기혈들이다. 사람은 처음 태어났을 때 거의 모든 기혈들이 막혀있는 상태로 태어난다. 그런 기혈들은 사람이 성장함과 동시에 서서히 굳어 가는데 만약 어린 나이부터 무공을 익힌 사람이라면 막힌 기혈들이 완전히 굳기 전에 내공심법을 통해 막혀 있는 기혈에 진기를 유동시켜 막힌 기혈이 그대로 굳어가는 것을 방지하고 반대로 막혀있는 기혈을 뚫어 주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 완전히 성장함과 동시에 기혈이 완벽하게 막혀버린 후에는 이러한 차이가 점점 벌어져서 늦은 나이에 무공을 익힌 사람과 어린 나이에 무공을 익힌 사람은 그 차이를 좁히기 어려울 정도로 벌어지게 된다. 아이리스는 무공은커녕 검 한번 휘둘러 본적 없는 엘프였다. 하지만 현성은 그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현성이 처음 그녀들을 만났을 때 이미 그녀들의 몸이 무공을 익히기에 최고로 적합한 골격을 가추고 있다는 사실을 한눈에 알아보았기 때문이다. 또 아이리스의 환골탈태(換骨奪胎) 모습을 지켜보면서 자신과 다른 한 가지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바로 아이리스가 환골탈태(換骨奪胎)한 시간이 자신에 비해 너무 짧았던 것이다. 물론 소유하는 마나의 양이 다르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현성은 철이 들기 전부터 무공을 익혀온 몸이었다. 그에 비해서 아이리스는 내공심법이 무엇인지 조차 모르는 상태였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아이리스의 환골탈태(換骨奪胎)한 시간이 현성에 비해 10배 이상 차이가 났다. 현성은 며칠이나 걸려서 완성한 환골탈태(換骨奪胎)를 아이리스는 반나절도 안 걸려서 성공한 것이다. 현성은 그 이유가 임독양맥(任督兩脈)과 생사현관(生死玄關)에 있다고 생각했다. 무공을 익히는 사람들이 가장 간절하게 원하는 것이 바로 임독양맥(任督兩脈)과 생사현관(生死玄關)이 타통되는 것이다. 임독양맥(任督兩脈)과 생사현관(生死玄關)이 타통되었다는 것은 몸 안에 존재하는 모든 기혈이 뚫렸다는 말과 동일하다. 몸 안에 존재하는 모든 기혈이 뚫렸다는 것은 내공을 모으는 속도나 무공을 익히는 시간들을 엄청나게 단축시키는 결과를 가지고 온다. 그것은 환골탈태(換骨奪胎)또한 마찬가지였다. 현성이 본 바로 엘프라는 종족은 인간에 비해 무척이나 기의 활동이 원활한 종족이었다. 처음 보았을 때는 그저 무공을 익히기에 무척이나 최적의 육체라는 생각만을 가지고 있었지만 지금은 전혀 달랐다. 현성이 생각할 때 아이리스가 자신에 비해서 훨씬 빠른 속도로 환골탈태(換骨奪胎)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었다. 첫 번째는 임독양맥(任督兩脈)과 생사현관(生死玄關)이었다. 엘프는 기의 움직임이 인간에 비해 훨씬 원활한 만큼 임독양맥(任督兩脈)과 생사현관(生死玄關)이 인간과는 다르게 거의 뚫려있었다. 두 번째 이유는 육체에 차이였다. 환골탈태(換骨奪胎)는 현성과 아이리스에게 드래곤급의 마나를 견딜 수 있는 강인한 육체를 선물해 주기도 했지만 무공을 익히기에 가장 적합한 육체로 변화시켜주는 효과 또 한 가지고 있었다. 아이리스는 이미 무공을 익히기에 최적의 상태였기에 육체를 특별히 제 구성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제 7 장 수련의 시작 그저 드래곤급의 마나를 수용할 수 있게 강화시켜 준 것 뿐이랄까? 이러한 이유를 두고 생각해 봤을 때 아이리스는 무공을 익히기에 최적의 상태라고 할 수 있었다. 무공을 익히는데 있어 최적의 상태인 몸과 기의 움직임을 원활하게 할 수 있게 완전히 타통 된 혈맥 그리고 어떠한 무공을 배우더라도 그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엄청난 양의 내공 그 무엇을 보더라도 부족한 것이 없었다. 비록 다나와 다이말로가 환골탈태(換骨奪胎)를 하지는 못했지만 현성이 보기에 그녀들의 몸은 환골탈태(換骨奪胎)한 육체와 그리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또한 마교의 장로급 내공심법을 그녀들에게 익히게 한다면 그녀들은 거의 완벽하게 타통된 혈맥과 무공을 익히기에 좋은 최적의 육체에 힘입어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많은 양의 내공을 모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레드 드래곤족 최 고룡 카이라스의 레어에는 빙혼도(氷魂刀)에 맞먹는 사상 최강의 무기들이 존재했다. 그녀들이 어떤 무기를 선택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그녀들은 자신이 선택한 무기에 따라 자신의 특성에 맞는 강인한 힘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다. 현성은 일단 아이리스에게 무공에 관한 기본적인 원리와 몸 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 혈도들에게 대해서 설명해주었다. 아이리스는 혈도라는 개념에 대해서 완전한 문외한이었기에 설명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 혈도의 종류에는 사람의 생명을 빼앗을 수 있는 사혈과 소리를 못 내게 만드는 아혈 그리고 신체의 일부를 강제로 점거하는 수혈등이 있었다. 인간의 몸에는 많은 혈도가 존재하는데 각각의 쓰임세가 서로 다르고 그 위치 또한 달랐다. 무공을 익히는데 있어서 혈도의 위치를 알고 있다는 점은 적과의 대치에서도 무척 큰 힘을 발휘 하지만 내공심법(內功心法)으로 운기행공을 하는 데에도 무척 많은 도움이 된다. 현성의 걱정은 엘프들의 혈도가 인간의 혈도와 같은 위치에 존재하는가 하는 점이었지만 아이리스에게 빙존마신공(氷尊魔神功)을 가르쳐 주었을 때 아무런 문제없이 운기 하는 것을 보고 인간과 엘프의 혈도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리엘의 말로도 엘프는 인간과의 사이에서 후손을 남길 수 있을 정도라고 하니 어쩌면 당연한 일 일수도 있었다. 현성은 아이리스에게 혈도의 위치와 그 쓰임새를 알려준 후 암기하도록 명령했다. 현성이 아이리스가 빙존마신공(氷尊魔神功)을 운기 할 때 알려준 혈도의 위치는 그리 많지 않았고 또한 혈도의 위치만을 알뿐 그 쓰임새를 전혀 알지 못했기 아이리스는 혈도의 위치와 쓰임새를 암기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했다. 그 다음으로 현성이 생각한 것은 바로 초식이다. 무공을 익히는데 있어서 내공심법이 매우 중요한 것은 사실이었지만 초식 또한 무시할 수 없이 중요한 것이었다. 현성은 우선 아이리스에게 과거 마교의 수석장로(首席長老)였던 수라마군(修羅魔君)의 독문 장법인 빙수장법(氷手掌法)을 전수해줄 생각이었다. “휴, 다이말로 언니 어떻게 하지 카이라스님께서 우리에게 많이 실망하신 모양이야.” 다나의 풀이 죽은 목소리를 들으며 다이말로 또한 자신에게 실망한 주인의 모습을 생각해 보았다. 아이리스를 볼 때에는 환한 웃음으로 답해주셨건만 자신들의 보는 눈에는 실망감만이 가득 어려 있었다. “아이리스 언니도 참 대단하다. 어떻게 카이라스님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행동에 옮길 수가 있지” 다나는 다이말로가 자신의 말에 대답해 주든 말든 계속 떠들어 대고 있었고 그런 다나의 말을 들으며 다이말로는 자신도 빨리 아이리스와 같이 주인의 마음에 드는 힘을 손에 넣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먼저 갈게.” 계속해서 떠들어대는 다나아세스에게 먼저 간다는 말 한 마디만을 남긴 체 제 빨리 무기고를 향해 달려가 버린 다이말로를 보면서 다나는 그런 그녀의 등 뒤로 힘차게 말 한 마디를 내뱉은 뒤 다이말로를 따라 전력질주하기 시작했다. 그 한 마디는 바로.... “같이가~~~~~~~~” 였다. 다나보다 한발 먼저 무기고에 도착한 다이말로는 3개의 무기고 중 가장 큰 무기를 향해 제 빨리 달려들어서는 문을 닫고 여러 무기들 사이를 누비며 자신에게 맞는 무기를 하나 하나 고르기 시작했다. 그에 비해 뒤늦게 도착한 다나아세스는 다이말로가 들어간 무기고를 향해서 조그마하게 투덜거린 뒤 다른 무기고로 들어갔다. ‘정말 방대한 양이군 이 정도로 많은 무구들이 존재하고 있었을 줄이야.’ 다시 한번 드래곤 레어에 존재하는 무구들의 방대함에 놀란 다이말로였다. “음, 나에게 맞는 무기라 솔직히 나는 전사기 보다는 정령사에 더 가까운데.” 다이말로의 말은 사실이었다. 다이말로는 검을 잡아본 적도 없었고 마법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나마 잘하는 게 있다면 정령술이랄까? 다이말로는 전기의 상급정령을 소환할 수 있었는데 기실 전기의 정령은 소환하기 쉬운 정령이 아니었다. 정령들은 기본적으로 4대 정령왕을 중심으로 여러 갈래로 나뉘어져 있다. 세상을 구성하고 있는 4대 원소를 지배하는 정령왕들은 모두 4명이 존재한다. 파괴와 멸망 그리고 새로운 소생을 상징하는 모든 불길들을 지배하는 화염이 지배자 불에 정령왕 이프리트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의 원천이며 새로운 시작을 나타내는 생명수의 지배자 물의 정령왕 엘라임 드넓은 하늘의 제왕이며 모든 꿈과 희망을 상징하는 창공의 지배자 바람의 정령왕 실피드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들에게 풍요와 행복을 주는 동시에 멸망도 주관하는 대지의 지배자 땅의 정령왕 노아스 4대 정령왕이라고 불리우는 이들은 모든 정령들을 지배하고 군림하는 정령들의 지배자이다. 각, 정령왕들은 자신의 속성에 맞는 상 중 하급의 정령들을 지배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정령의 종류가 불의 정령과 물의 정령 바람에 정령 땅의 정령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정령들 중에는 4대 정령왕의 지배를 받으면서도 약간의 다른 자연의 속성을 가진 정령들이 존재한다. 바로 자연의 정령들이다. 자연의 정령들은 크게 5종류로 나뉘는데 첫 번째는 뇌전을 지배하는 전기의 정령 두 번째는 생명이 있는 모든 식물들을 지배하는 숲의 정령 세 번째는 추위와 냉기를 지배하는 얼음의 정령 네 번째는 낮을 주관하며 세상을 비추는 빛을 지배하는 빛의 정령 다섯 번째는 밤의 제왕이며 모든 어둠을 지배하는 어둠의 정령 자연의 정령들은 이 5대 정령 외에도 많은 수가 존재하지만 가장 대표적인 정령들이 바로 자연의 5대 정령들이었다. 마지막으로 존재하는 정령들은 바로 정신계 정령들이었다. 두려움과 공포를 지배하는 공포의 정령 증오와 분노를 지배하는 분노의 정령 슬픔과 고통을 지배하는 비애의 정령 행복과 사랑을 지배하는 기쁨의 정령 정령들 중에서 정령계에 존재하는 모든 정령들을 지배하는 4대 정령왕의 계열인 불의 정령과 물의 정령 바람의 정령 대지의 정령들은 모두 각자의 서열을 가지고 태어난다. 즉 하급정령 -> 중급정령 -> 상급정령 -> 최상급정령 -> 정령왕 순으로 말이다. 하지만 4대 원소의 정령들이 아닌 자연의 정령들과 정신계 정령들은 뚜렷하게 정해진 서열이 없다. 자연의 정령들과 정신계 정령들은 특별한 계급이 없고 정령 스스로의 성장과 소환주의 능력에 따라 그 힘이 결정된다. 그 예로 자연의 정령들과 정신계 정령들은 4대 정령왕의 절대적인 지배는 받지 않는다. 자신보다 높은 서열의 정령에게 복종하는 정령의 특성상 대분의 정령들은 정령왕의 지배를 받지만 자연의 정령이나 정신계 정령들 중에서는 무한대로 성장할 수 있는 그들의 특성을 잘살려 가희 정령왕급의 힘을 손에 넣은 정령들이 소수 존재했다. 그들의 숫자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고 정령계에서도 전체적으로 그리 큰 영향력을 발위하지는 않지만 자신의 직계 개열의 정령들에게는 가희 정령왕과 동급의 존재라고 말할 수 있었다. 제 7 장 수련의 시작 다이말로가 자연의 정령인 전기의 정령을 다룬다는 것은 사실 대단한 것이었다. 4대 원소의 정령들이 아닌 자연의 정령이나 정신계 정령은 엘프 중에서도 소환할 수 있는 존재 그리 많지 않았다. 드래곤이라면 또 모를까? 골드 드래곤은 전기의 정령을 소환하고 실버 드래곤은 바람의 정령을 소환하며 레드 드래곤은 불의 정령을 소환하고 화이트 드래곤은 얼음의 정령을 블랙 드래곤은 대지의 정령을 그린 드래곤은 숲의 정령을 블루 드래곤은 물의 정령을 말이다. 드래곤들은 자연의 정령들이라고 해도 가희 정령왕급의 강한 정령들을 소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드래곤들은 각각 같은 속성의 정령왕들과 피의 맹약으로 묶여진 상태였다. 신족과 마족을 견제하기 위해서 드래곤과 정령들은 서로 손을 잡아야 했고 그 결과 서로를 태초의 맹약으로 묵기에 이르렀다. 일반적인 전투력으로는 정령과 드래곤은 서로 비슷 비슷했다. 하지만 정령들이 중간계로 들어오기 위해서는 많은 힘을 소모해야했다. 정령왕이나 최상급정령 정도의 힘이라면 스스로 차원의 문을 열고 중간계로 들어올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힘의 소모가 너무도 컸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맹약에 의한 정령소환이었다. 드래곤들은 각자 자신의 속성에 맞는 정령들과 맹약을 맺음으로서 정령들이 중간계로 이동하는데 드는 힘의 소모를 거의 무한에 가까운 드래곤의 마나로 대처한 것이었다. 그 결과 정령들은 힘의 소모가 거의 없이도 중간계로의 소환이 가능했다. 그러나 아무리 정령을 소환하는 힘을 마나로 대처 했다고 해도 가희 드래곤급의 힘을 가진 정령들을 완전하게 소환하는데 드는 마나는 어마 어마 한 것이었다. 정령들은 그에 대한 해결책으로 잠깐의 짧은 시간동안 만이라도 자신들의 힘에 일부나마 사용할 수 있는 계약을 이용한 소환을 만들어냈다. 계약을 이용해 정령을 소환한다면 정령들은 본신의 힘에 비해 극히 미미한 힘에 불과 했지만 중간계를 자유로이 활보할 수 있었고 대 전쟁이 일어났을 때 말고는 자신들을 잘 소환하지 않는 드래곤들과 달리 계약을 통한다면 미약한 마나를 소유하고 있는 인간들이나 유사인종들이 자신들을 소환할 수 있었다. 계약에 의한 소환은 가희 드래곤과 대등한 힘을 가지고 있는 정령의 힘을 엄청나게 미화 시키지만 대신 인간이나 유사인종들이 자신의 마나를 담보로 짧은 시간이나마 소환할 수 있었기에 스스로의 힘으로 정령계를 벗어나기가 불가능한 하급이나 중급 그리고 상급정령들에게는 중간계를 구경할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가 되었다. 강대한 자신의 힘을 일부나마 빌려주는 대신 정령들은 아무런 힘의 소모 없이 중간계를 구경할 수 있었고 인간이나 여러 유사인종들은 정령들의 힘을 사용할 수 있었다. 많은 정령들이 계약을 맺기를 원함에도 불구하고 정령사의 숫자가 마법사보다도 더 적은 것은 인간들의 어리석을 생각 때문이었다. 정령을 소환하는 데는 마나 외에도 강한 친화력이 필요했다. 하지만 실상 친화력이라는 것은 그리 큰 것이 조건이 아니었다. 단순히 정령들과 친구가 되면 되는 것이었으니까 말이다. 어리석은 인간들은 정령을 단순히 정령사의 종이나 노예 정도로 생각한다. 실상 정령들 중 서열이 가장 낮은 하급정령이라고 하더라도 정령계에서는 2000살 정도의 나이를 먹은 드래곤과 대등한 힘을 소유하고 있다. 그런 존재를 인간들은 단순히 자신의 종이나 노예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경우는 아무리 기본적으로 정령과의 친화력이 높다고 해도 정령을 소환할 수 없다. 엘프들이 정령과의 친화력이 강한 이유도 그것 때문이었다. 상대방을 존중해주고 정중하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다. 정령사와 정령의 관계는 주인이 노예에게 명령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친구에게 힘을 빌려 달라고 부탁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실상 대부분의 정령사들은 정령에게 존대를 하는 경우가 많다. 드래곤들 경우에도 정령들 소환한 후 그들에게 부탁을 하는 것이지 명령을 내리는 것은 아니었다. 이러한 소환의 경우에 대부분응 하는 것은 바로 4대 정령들이었다. 뚜렷한 계급이 정해져 있고 스스로의 힘으로 중간계에 갈수 없는 상 중 하급의 정령들은 계약이라는 방법을 통해서 만이 중간계로 진출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확한 계급이 없고 끝임 없이 성장할 수 있는 자연의 정령과 정신계 정령들은 쉽게 소환에 응하지 않았다. 그런 자연의 정령과 정신계 정령을 소환할 수 있다는 것은 계약을 맺은 정령의 계열과 상당한 친화력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었다. 정령과의 친화력은 거의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경우가 많은데 보통은 1가지 계열 이상의 정령을 부리기가 힘들다. 친화력이라는 말을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자연을 느끼는 힘이랄까? 이 세상에는 여러 가지 기운들이 어우러져 있다. 불의 기운 물의 기운 바람의 기운 대지의 기운 뇌전의 기운 얼음의 기운 숲의 기운 빛의 기운 어둠의 기운 등 등.. 이 세계에는 이런 여러 가지 기운들이 골고루 퍼져 있지만 어떤 곳에는 불의 기운이 강한 곳이 있고 반대로 물의 기운이 강한 장소도 있다. 일반 사람들은 이 기운을 잘 느끼지 못 하지만 자연의 기운에 민감한 극소수의 인간들만이 이러한 기운을 느끼고 있으며 여러 가지 기운 중 특별히 한 가지 내지 두 가지의 기운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극소수의 사람들이 존재한다. 이러한 자들을 일반적으로 정령과의 친화력이 강하다고 말하는데 정령들은 이러한 자연의 기운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이 세계에 존재하는 4개의 차원계 중 모든 차원계의 모태가 되는 것은 바로 중간계이다. 빛의 성향이 강한 신계나 어둠의 성향이 강한 마계 그리고 대 자연의 성향을 가지고 있는 정령계 이 3차원계의 중심에는 바로 중간계가 존재했다. 신계도 아니고 마계도 아니며 정령계로 아니었지만 중간계는 3차원계에 존재하는 모든 성향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곳이기도 했다. 빛과 어둠 그리고 대 자연의 기운을 모두 가지고 있는 마나가 충만한 세계가 바로 중간계였다. 만약 중간계의 존재가 없었다면 신계와 마계 그리고 정령계 역시 예전에 멸망했을 것이다. 3차원계의 중심축이 되어주는 중간계가 존재하지 않는 다는 사실을 다른 차원계의 멸망과도 동일한 말이었기 때문이다. 그러한 차원의 붕괴를 막는 존재로 드래곤이 선택되었고 그들은 강대한 힘을 이용하여 신족과 마족을 견제하며 중간계를 수호해왔다. 그리고 중간계와 가장 근접하다 할 수 있는 정령계 역시 중간계를 수호하기 위해서 노력해왔다. 중간계는 3차원계의 거울이며 그림자였다. 중간계에 존재하는 빛과 어둠 그리고 자연의 힘에 따라서 3차원계의 힘 또한 시시각각으로 변했고 각 차원계는 중간계에서의 세력 확장을 위해서 끝임 없이 노력해왔다. 정령들 역시 중간계에 존재하는 대 자연의 기운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그리고 신족과 마족을 견제해 가면서 자신들의 세력을 넓히기 위해 끝임 없이 노력했다. 드래곤들의 도움을 받아 다른 두 차원계에 비해서 중간계로서의 진출이 비교적 쉬웠던 정령들이었지만 드래곤들의 소환은 너무도 적었고 신족과 마족이 전면전을 벌이지 않는 한 드래곤들의 힘만으로도 중간계의 조율이 가능했다. 그때 정령들이 눈을 돌린 것은 바로 신족과 마족들이 자신의 세력을 넓히기 위해서 힘을 부여해준 인간들이었다. 정령은 신족과 마족 같이 인간들에게 자신의 힘을 소환이라는 형태로 빌려주었지만 인간들 중 자신들의 기운인 대자연의 기운을 느끼는 인간은 극소수에 불과 했고 또한 오만했다. 그때 정령들의 눈에 띤 것은 인간과 유사인종인 엘프들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기운에 민감했으며 또한 인간들처럼 오만해 하지도 않았다. 제 7 장 수련의 시작 이에 정령들은 주로 엘프들이 소환하게 되었고 인간들 중에서 정령사는 마법사보다도 더 희귀한 존재가 되어버렸다. 그러한 엘프들이 주로 소환하는 것은 불의 정령과 물의 정령 그리고 바람의 정령 마지막으로 대지의 정령이었다. 4대 정령들은 엘프들의 소환에 자주 응했고 정령술은 엘프들과 떨어트릴 레야. 떨어뜨릴 수 없는 관계가 되고 말았던 것이다. 문제는 4대 정령을 제외한 자연계 정령과 정신계 정령들이었다. 뚜렷하게 정해진 계급이 없는 자연계 정령과 정신계 정령들은 정령계에서의 성장만을 꽤 할뿐 중간계로서이 진출을 서두르지 않았다. 이런 자연계 정령과 정신계 정령들은 원소계열의 4대 정령과는 다른 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전기계열의 정령들은 다수의 적을 상대할 때 무척이나 유용했고 얼음의 정령은 한곳에 집중되는 물리적 파괴력이 그 어떤 정령의 힘보다 강했다. 정신계 정령은 상대에게 불안과 공포를 선사할 수도 있고 상대의 마음에 기쁨과 평안을 줄 수도 있었으며 상대의 정신에 침입해 기억을 알아보거나 조작 등이 가능했다. 이러한 자연계 정령과 정신계 정령들은 소환에 응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는데 정신계 정령들의 경우는 드래곤들이라고 해도 소환이 쉽지 않았다. 자연계열의 정령들을 다루는 일은 엘프들 중에서도 무척 희귀한 케이스였다. 다이말로는 그러한 자연계 정령인 전기의 정령을 상급 까지 소환해 낼 수 있는 실력자였다. 특별한 계급이 없는 자연계 정령들이었지만 그 능력에 따라서 하급 중급 상급 최상급 정령왕급 등으로 나누어 불렸는데 다이말로는 상급 정령의 힘을 소유하고 있는 전기의 정령을 소환할 수 있었다. 비록 중간계에서는 약간의 힘밖에 사용할 수 없었지만 그것만으로도 그간 다이말로에게는 큰 힘이 되었다. 다이말로는 문득 자신이 처음 전기의 정령을 소환했을 때가 생각났다. 아무런 희망도 남아있지 않았던 그때 그녀에게 힘과 용기를 주었던 것이 바로 정령이었다. 부모님을 인간들의 손에 잃고 어린 동생의 손을 잡으며 카이라스 산맥 깊숙이 들어왔을 때 그녀의 머릿속에는 온통 강해져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자신이 조금만 더 강했더라면 부모님을 잃지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들었었고 또한 자신의 어린 남동생 다이로스를 지켜줘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던 것이다. 그런 그녀는 마법과 정령술등을 배우려 해보았지만 모두 소질이 없었다. 검이나 활을 배울 생각도해 보았지만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 그녀에게 필요한 것은 당장 강해지는 것이었지 오랜 시간을 두고 강해지는 것이 아니었다. 그녀는 이상하게도 일반 엘프들은 쉽게 배울 수 있는 마법을 오랜 시간을 두고 노력해도 전혀 배울 수 없었다. 그런 그녀가 눈을 돌린 것은 정령술이었지만 다른 엘프들이 가르쳐주는 불의 정령이나 물의 정령 그리고 바람의 정령 마지막으로 대지의 정령까지 아무런 정령도 소환하지 못했다. 그런 그녀에게 다가온 것은 바로 전기의 정령이었다. 자연계 속성의 정령인 전기의 정령은 엘프들로서도 쉽게 소환할 수 없는 존재였지만 다이말로의 소환에는 너무도 쉽게 응해주었다. 그것도 전기의 상급정령이 말이다. 상급정령을 소환할 마나가 완전하지 못한 다이말로였지만 중급정령을 소환 할 자격도 부족한 자신에게 와준 전기의 상급정령이 너무나도 고마웠다. 비록 마나가 부족해 그리 오랜 시간동안 함께 하지는 못했지만 그녀에게 있어 전기의 정령은 최고의 친구였고 삶의 동반자였다. “오랜만에 한번 만나볼까?” 불연 듯이 떠오른 생각에 다이말로는 자신과 계약을 맺어준 전기의 상급정령을 오래간 만에 소환해 보기로 했다. “나와 가장 가까운 나의 친구여 나의 앞에 그 모습을 드러내 다오.” 사실 정령을 소환하는데 있어서는 마음속으로의 간절한 염원이면 되었지만 다이말로는 스스로의 입을 열어 자신의 가장 절친한 친우를 불러냈다. “찌, 찌, 찌, 찍.” 아무 것도 존재 하지 않았던 허공 한 가운데서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은 온몸이 백색 광체로 뒤덮인 한 엘프였다. [오래 간만이군요. 나의 친우 다이말로여.] 몸에 어렸던 백광이 서서히 사라지면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다이말로와 마찬가지로 진한 청색 머리카락에 블루 블랙의 눈동자를 가진 엘프 여인이었다. “오랜 만이에요.” 다이말로는 오랜만에 만난 자신의 친우를 바라보며 씽긋 웃음을 지어 보였다. 마치 얼음 같이 차가운 얼굴에 미소를 보여주지 않던 다이말로의 웃는 얼굴은 그 어떤 표정보다도 아름다워 보였다. [무슨 일로 날 소환한거지요. 그리고 이곳은 엘프 마을이 아닌 것 같은 데요.] 의문스럽다는 표정의 그녀를 바라보며 다이말로는 약간 곤란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녀는 다이말로에게 많은 힘이 되어준 친구였다. 본래 정령들은 아무리 정신체라지만 자신의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친구인 전기의 정령은 뚜렷한 형체가 없는 푸른색 광구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자연계 속성인 그녀에게 것 모습은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는 슬프게 울며 힘을 원하던 다이말로를 만나 계약을 맺은 뒤 그녀와 비슷한 색의 머리카락과 눈동자를 지닌 엘프의 모습으로 변해 다가왔다. 겉모습을 바꾸는 일은 정령들에게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지만 다이말로는 항상 자신의 친구인 그녀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졌다. 슬픔에 잠겼던 자신에게 힘을 주려는 그녀의 마음도 고마웠지만 자신과 비슷한 모습으로 변한 그녀는 마치 자신의 어머니 같은 편안함을 다이말로에게 선사해주곤 했었다. 사실 다이말로의 능력은 잘해봐야 중급 정도의 정령을 소환 할 수 있는 실력뿐이었다. 전기의 상급정령인 그녀와 계약을 맺은 것은 순전히 그녀의 도움 덕이었다. 일반적으로 정령들은 능력이 떨어지는 소환주와 계약을 맺지 않는다. 자신들의 능력보다 실력이 떨어지는 소환주는 자신들을 오랜 시간 소환할 수도 없을뿐더러 사용할 수 있는 능력 또한 풍부한 마나를 가진 소환주에 비해 극히 미약했다. 비록 동질의 마나를 부여해줘 소환하더라도 서열이 높은 정령은 자신보다 낮은 서열의 정령에 비해 훨씬 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 즉 10이라는 양의 마나를 부여했을 때 하급정령이 10의 파괴력을 낸다면 중급정령은 같은 10이라는 양의 마나를 부여 받더라도 20이라는 파괴력을 낼 수 있는 것이다. 정령들은 보통 자신에게 맞는 소환주를 선택해 소환에 응했고 다이말로의 경우처럼 중급정령을 소환할 마나를 가진 그녀가 상급정령과 계약을 맺는 일은 무척 드문 일이었다. 자신의 소환주의 실력이 낮다면 정령들이 계약을 맺는 주목적인 중간계의 자유로운 방문에 대한 기회가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었다. 다이말로도 자신의 실력을 잘 알고 있었기에 그녀를 그렇게 자주 소환하지 못했다. 힘들고 어려웠던 시절 자신에게 힘이 되어준 친구였기에 희망도 없이 죽지 못해 사는 자신을 보며 가장 안타까워했던 이이기도 했다. 그런 그녀에게 자신의 사정을 쉽게 설명할 수도 없었다. 드래곤의 제물이 되어 드래곤의 레어에 잡혀왔다는 사실은 쉽게 할 수 있는 말이 아니었다. [왜 대답이 없나요? 다이말로 그리고 당신의 동생인 다이로스는 어디로 간거죠. 한시도 떨어져 있는 걸 본적이 없는데요.] 약간 의문이 섞여 있는 그녀의 말에 다이말로는 쉽게 대답을 해줄 수가 없었다. 자신을 누구보다 생각해 주는 그녀는 분명 사실을 이야기 한다면 매우 화를 낼 것이다. 비록 그녀가 스스로의 힘으로 중간계에 올수는 없지만 정령계에서는 6000살 ~ 7000살 정도의 나이를 먹은 에인션트급 드래곤의 힘을 가지고 있는 존재다. 제 7 장 수련의 시작 보통 정령들은 드래곤과 맺은 태초의 맹약에 의해서 드래곤의 일에 잘 끼어들지 않는다. 하지만 스스로의 자력으로 정령계를 벗어날 수 있는 최상급정령이나 정령왕과 계약을 맺은 경우에는 드래곤들로서도 함부로 할 수 없는 존재였다. 계약을 맺었다는 것은 서로 친구가 되었다는 뜻과 동일했다. 비록 드래곤들과의 맹약이 더욱 중요한 관계로 유사인종이나 인간을 소환주로 둔 정령들은 소환주와 드래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에는 서로 관여하지 않았지만 상대가 최상급 정령이거나 정령왕이라면 사정은 전혀 달랐다. 상 중 하급의 정령들의 경우 설령 빌려주고 싶다고 해도 중간계에서 직접적인 힘을 발휘 할 수도 없었기에 불가능했고 또한 태초의 맹약에 의해 드래곤들은 각 속성에 맞는 정령왕들을 소환 할 수도 있었다. 정령왕들은 인간이나 유사인종과의 계약보다는 드래곤과의 맹약이 더욱 중요한 관계로 모든 정령들에게 드래곤의 일에는 관여하지 말라는 명을 내린바 있었다. 때문에 엘프들은 드래곤과의 전투 시 정령들을 사용 할 수 없었다. 하지만 계약의 상대가 최상급 정령이거나 정령왕인 경우에는 드래곤도 쉽게 대할 수가 없었다. 비록 태초의 맹약이 더 중요하기는 하지만 계약을 맺었다는 것은 서로 친구가 되었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제 아무리 드래곤이라도 자력으로 중간계에 들어올 수 있는 최상급 정령이나 정령왕과 계약을 맺은 존재를 함부로 대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기 때문이다. 비록 소환주의 부탁을 받고 중간계에 모습을 드러내 드래곤과 싸울 수는 없는 노릇이었지만 자신이 인정한 소환주를 드래곤으로부터 지켜줄 능력은 되었다. 정령들이 태초에 맹약에 의해 드래곤의 일에 잘 간섭하지 않는 것처럼 드래곤들도 고위 정령들의 일에 함부로 간섭 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최상급 정령이나 정령왕과 계약을 맺은 존재는 드래곤으로서도 그 능력을 인정해 주고 존중해 주었다. 물론 드래곤이 아닌 인간이나 유사인종들이 최상급 정령이나 정령왕을 소환한 일은 전 차원계의 역사를 통 털어 봤을 때 극히 드문 일이긴 했지만 말이다. 그녀는 자신의 상황을 사실대로 이야기 한다면 무척 화를 낼 것이다. 그렇지만 자신의 친구인 전기의 정령이 에인션트급 레드 드래곤인 카이라스가 하는 일에 함부로 끼어들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것은 자신의 친구인 그녀에게 피해가 가는 일이었다. 보통 정령들은 계약주와의 관계를 소중하게 생각하지만 드래곤과의 관계만큼 중요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정령들이 인간이나 유사인종과 계약을 맺은 직접적인 이유는 바로 정령들의 중간계 진출이었다. 그러나 그 진출은 드래곤들의 도움이 있어야 가능했고 정령들과 드래곤은 태초의 맹약으로 묶여있는 사이였다. 정령왕들은 정령들이 자신이 친구로 인정한 존재와 드래곤과의 관계에서 중립을 지킬 것을 명했고 그것은 정령들에게 있어서는 절대적인 규율이었다. 자신의 친구인 그녀는 비록 정령계에 속한 몸이긴 했지만 정령왕의 절대적인 지배를 받지 않는 자연계 정령이었다. 또한 그녀가 유일하게 계약을 맺은 상대는 오직 다이말로 뿐이었다. 보통 중간계에서 자연계 정령과 계약을 맺는 존재는 드래곤들 뿐 이었지만 그녀는 자신 왜에 그 어떤 유사인종이나 드래곤과도 계약을 맺지 않았다. 만약 자신의 이야기를 그녀에게 한다면 그녀는 4대 정령왕의 명령보다는 자신을 구하는 길을 택할 것이다. 그렇지만 그녀가 아무리 도와주고 싶다고 해도 그녀는 정령계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급 정령이었고 설령 그녀가 정령계를 벗어날 수 있다고 해도 레드 드래곤족 고룡 카이라스에 상대는 될 수 없었다. 만약 그녀가 레드 드래곤족 고룡 카이라스에게 자신을 풀어달라고 요구한다 해도 카이라스에게는 자신을 풀어줄 그 어떠한 이유도 없었고 심한 경우 그녀가 정령왕들에 의해 소멸당할 수도 있었다. 사실 일반적으로 정령들이 자신의 계약주를 위해서 드래곤과 맞서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 대상이 최상급 정령이나 정령왕이 아닌 다음에야 말이다. 그렇지만 그녀는 다를 것이다. 그녀는 자신을 이 세상에 존재하는 그 누구보다도 아꼈다. 그녀는 자신을 위해서는 상대가 설령 중간계의 지배자 드래곤족의 최 고룡인 카이라스라고 해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 때문에 다이말로는 더욱 걱정스러웠다. 자신 때문에 그녀에게 피해가 갈까봐 그리고 더욱 가슴 아픈 일은 그녀 스스로도 자신이 이번 일에 아무런 도움도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더욱 힘들어 할 것이다. 다이말로에게 자신이 아무런 힘이 되어 줄 수 없다는 사실이 말이다. [무슨 일이 있는 건가요.] 그녀가 약간 수상한 낌새를 눈치 챈 듯하자 다이말로는 약간 당황했다. 표정을 잘 감추지 못하는 다이말로의 표정은 그녀에게 그대로 전달되었다. [무슨 일이 있군요. 여기가 어디죠. 설마 인간들에게 잡혀온 건가요.] 그녀는 다이말로의 과거를 모두 알고 있었기에 그녀가 얼마나 인간들을 증오하는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런 다이말로를 누구보다도 잘 아는 그녀는 설마 다이말로가 인간들에게 잡힌 것이 아닌가 하고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다이말로는 전에도 부모님의 복수를 하겠다며 종종 인간들의 마을로 내려간 적이 있었다. 만약 그때 그녀가 없었다면 다이말로는 예전에 죽었거나 자신의 자유를 속박 당한 상태로 인간의 잠자리 노예가 되어있을 터였다.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는 그녀는 설마 이번에도 다이말로가 인간들의 마을로 내려갔다가 사로잡힌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이곳 중간계에서는 아무리 그녀라고 해도 다이말로에게 그리 큰 도움을 줄 수가 없었다. 때문에 실력이 뛰어난 인간들에게 붙잡혔다면 그녀가 도와준다고 해도 탈출하기가 쉽지 않을 터였다. “그, 그런 건 아니니까 걱정 하지 말아요.” 다이말로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갑자기 그녀의 얼굴이 굳어졌다. [이, 이 기운의 주인이 누구죠. 서, 설마] 현성의 기운을 눈치 챘는지 그녀는 설마 아니겠지 하는 부정하는 눈빛으로 다이말로를 처다 보았다. 현성이 비록 고룡 카이라스의 드래곤 하트를 모두 흡수하지는 못했지만 현성이 사용할 수 없다고 해도 현성의 몸에 있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그렇기에 그녀가 느끼기에 현성의 기운은 고룡 카이라스가 생전에 가진 순수한 기운이었다. 그리고 현성의 기운을 느낌과 동시에 그녀는 다이말로가 처한 상황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녀는 과거에 다이말로에게 엘프들이 살아가는 카이라스 산맥의 주인에 대해서 설명을 들은 적이 있었다. 카이라스 산맥의 주인은 성질이 포악한 레드 드래곤으로 9000년을 넘게 살아온 고룡 중에서도 고룡이었다. 모든 드래곤들의 최 연장자이기도 한 카이라스는 성격이 무척 괴팍해서 설령 같은 드래곤이라고 해도 자신의 영역에 들어온다면 가만 두지 않는 다는 사실은 이미 드래곤이나 엘프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이야기였다. 자신의 영역에 자신이 허락 없이 들어온 자는 무슨 일이 있어도 피로 응징했고 심지어 침입자뿐만이 아니라 그가 속한 단체나 나라까지 멸망시키기로 유명한 드래곤이 바로 카이라스였다. 제 7 장 수련의 시작 본래, 드래곤들의 서열상 실질적으로 최 고룡인 카이라스는 모든 드래곤들의 수장인 드래곤 로드의 직책을 맞아야 하지만 귀찮다는 이유로 서열 2위인 실버 드래곤 엘리오센에게 드래곤 로드의 자리를 떠맡겼다. 그런 이유로 드래곤 로드인 엘리오센은 항상 카이라스의 눈치를 보아야했다. 비록, 카이라스가 드래곤 로드라는 직책을 엘리오센에게 떠맡기긴 했지만 서열상 모든 드래곤들의 수장은 카이라스였다. 카이라스가 인간들이나 유사인종들 사이에서는 광룡이나 마룡으로 유명했지만 드래곤들 사이에는 매우 뛰어나다는 평을 받는 드래곤이었다. 오랜 세월을 살아오면서 얻은 지혜와 힘은 감히 다른 드래곤들에게 비할 봐가 못되었다. 과거, 마족들이 대대적인 중간계의 진출을 노렸을 당시 카이라스는 뛰어난 통찰력과 강력한 힘으로 모든 드래곤들을 통솔하며 중간계에 침입한 마족들을 섬멸했다. 수많은 마족들을 섬멸하면서 드래곤들의 사망률이 10% 미만이었던 것은 카이라스의 뛰어난 통치력 때문이었다. 때문에 많은 드래곤들은 자신들의 실질적인 수장으로 레드 드래곤 고룡 카이라스를 생각하고 있었다. 현재 드래곤 로드의 직책에 있는 실버 드래곤 엘리오센은 나이가 겨우 8325살로 카이라스에 비하면 무려 1400살이나 어린 드래곤이였다. 카이라스는 드래곤들 중에서도 상당히 장수를 한편으로 거의 1만년에 가까운 삶을 누리다간 드래곤이었다. 더군다나 모든 드래곤들 중 가장 강한 힘을 가졌다고 알려진 레드 일족으로서 말이다. 실질적인 힘에 있어서도 현 드래곤 로드인 엘리오센을 훨씬 능가하는 카이라스에게 엘리오센이 눈치를 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지도 몰랐다. 이 모든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그녀는 다이말로가 고룡 카이라스의 레어에 있는 이유를 순식간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고룡 카이라스라면 설령 정령왕이 온다고 해도 함부로 할 수 없는 거물이었다. 실질적인 힘으로도 정령왕과 비슷했지만 모든 드래곤들의 실질적인 수장이라는 점에서 어쩌면 정령왕보다 더 상위에 존재한다고도 할 수 있었다. 4대 정령왕이 통치하고 그 외에도 몇 몇의 정령왕급 정령들이 존재하는 정령계의 정령왕 보다는 하나로 단합된 드래곤들의 지도자가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카이라스에게 겨우 상급 정령인 그녀가 다이말로의 자유를 요구한다고 해서 들어줄 확률은 지극히 미미했다. 정령왕이 부탁한다고 해도 될까 말까였다. 그런데 겨우 상급 정령에 불과한 그녀의 부탁을 카이라스가 들어줄지는 의문이었다. 자신 정도의 말은 가볍게 무시할 수 있는 힘과 권능을 가진 존재가 바로 드래곤족 최 고룡 카이라스였다. [아, 아니겠죠. 다이말로 대답을 해봐요.] 부정하고 싶은 것인지 아니면 사실을 인정할 수 없는 것인지 다이말로에게 대답을 재촉하는 그녀를 바라보며 다이말로는 서서히 고개를 끄덕였다. 고개를 끄덕임으로서 그녀의 생각이 맞았다는 사실을 확인 시켜 준 다이말로는 너무도 가슴이 아팠다. [오, 이런.] 그녀의 절망어린 한숨소리를 들으면서 다이말로는 자신 때문에 걱정하는 그녀가 너무도 안쓰럽게 느껴졌다. 자신이 그녀에게 많은 것을 의지 했듯이 그녀 또한 다이말로에게 많은 부분을 의지해 왔다. 그런 그녀에게 다이말로가 레드 드래곤족 최 고룡 카이라스의 산 제물이 되었다는 것은 정말 충격적인 사실이었다. “너,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전 아무렇지도 않으니까요.” 다이말로가 별일 아니라는 듯이 씽긋 웃으며 그녀에게 말하자 그녀는 감정이 격해졌는지 흥분된 목소리로 그녀에게 외쳤다. [그, 그게 어떻게 별일이 아닐 수가 있어요. 드래곤의 산 제물이 되었는데 드래곤의 산 제물로 바쳐진 엘프가 아직까지 살아있다는 것은 오직... 오, 오직.....] 그녀는 차마 다음에 이어질 말을 할 수가 없는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전 정말 괜찮아요. 그러니까 그렇게 걱정하지 마세요.” 다이말로는 자신을 걱정해주는 그녀를 바라보면서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꼈다. 정말로 자신이 힘들고 어려울 때 힘이 되어주는 고마운 친구였다. [미, 미안해요. 내가, 내가 당신에게 아무런 힘도 되어주지 못하다니.....] 자신이 다이말로에게 아무런 도움도 될 수 없다는 사실이 내내 마음에 걸리는 것인지 그녀는 끝내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그녀는 자신의 힘이 부족했기에 다이말로가 이런 지경에 빠져 있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힘이 조금만 더 강했더라면 다이말로를 지켜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그녀의 마음속을 가득 채워왔다. 사실 그녀는 상급 정령들 중에서는 상당히 강한 편이었다. 거의 상급 정령과 최상급 정령의 사이에 존재한다고 해도 될 정도로 말이다.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자연계 정령들 중에서도 그녀 정도의 힘을 손에 넣은 존재는 그리 많지 않았지만 그녀는 모든 것이 부족하게만 느껴졌다. 자신이 조금만 더 강했더라면 스스로의 힘으로 정령계를 벗어날 수 있는 최상급 정령의 힘만 손에 넣었다면 다이말로가 이렇게 쉽게 드래곤의 산 제물로 바쳐지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전 정말 괜찮아요. 정말이에요. 그러니까 그렇게 걱정하지 마세요.” 자신을 위로해 주는 다이말로의 말을 들으며 그녀는 정말 미안했다. 누구보다도 힘든 처지 임에도 자신을 위해서 그렇게 해맑은 웃음을 지어주다니. 드래곤의 산 제물로서 아직까지도 살아있다는 사실과 그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그녀는 자신에게 괜찮다는 위로의 말을 보내는 다이말로의 말에 정말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엘프들이 자신의 반려를 어떻게 생각하고 결정하는지 그리고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반려를 모셔야하는 엘프가 어떤 심정인지. 그런 다이말로의 고통을 생각하자 그녀는 정말로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졌다.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전 정말로 괜찮으니까요.” 다이말로는 자신 때문에 걱정하는 그녀를 바라보면서 정말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럴 줄 알았다면 소환하지 않는 편이 더 좋을 뻔했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사실 다이말로는 그녀의 생각처럼 드래곤의 성노로 있는 것도 아니었고 강제로 순결을 잃지도 않았다. 고룡 카이라스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자신들이 강해지는 것을 바라고 있을 뿐이지 자신을 성노나 식사꺼리로 생각하지는 않았다. 다이말로는 그러한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고 설사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자신은 이미 고룡 카이라스님의 소유물이었다. 주인이 행하시는 일을 감히 자신이 어찌할 수는 없는 일이었고 또한 거부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자신은 이미 그분에게 모든 것을 바쳤고 자신의 몸과 마음 또한 자신의 것이 아니었다. 그런 그녀에게 대해주는 주인의 태도는 오히려 과분할 지경이었다. [휴, 무슨 일로 절 소환하신거지요.] 잔득 기가 죽었는지 힘없는 목소리로 말하는 그녀의 말을 들으며 다이말로는 자신이 그녀를 소환한 이유에 대해서 하나, 하나 설명해주기 시작했다. 사실은 그저 오래 된 자신의 친우를 만나 이야기나 나누어보고 고민도 나누어볼 생각이었지만 그녀에게 사실대로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다이말로는 일단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해서 간약하게 설명을 해주었다. 고룡 카이라스가 자신과 함께 산 제물이 된 3명의 엘프들에게 자신의 레어에 있는 무기창고에서 하나씩의 무기를 고르도록 명했고 자신이 그 명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해 고민하던 중이었다고 말이다. [서, 설마요. 드래곤이 자신의 레어에 있는 무구들 중 하나를 고르라고 했을 리가 없는 데요. 그것도 고룡 중에 고룡인 카이라스의 레어를 말이에요.] 제 7 장 수련의 시작 그녀의 지적은 정확한 것이었다. 드래곤들이 자신의 레어를 공개하고 다른 이에게 레어에 있는 무구들을 고르게 했다는 것은 믿기 어려운 일이었다. 드래곤들이 자신의 레어를 남에게 공개하는 일은 설령 같은 드래곤에게 라고 해도 상당히 드문 일이었다. 그런데 단순한 공개도 아닌 무구 중에 하나를 고르라는 말을 한 것이다. 그것도 같은 드래곤도 아닌 유사인종인 엘프에게 말이다. 자신에게 산 제물로 바쳐진 엘프에게 자신의 레어에 있는 무구를 고르도록 했다는 것은 실로 엄청난 사건이었다. 그것도 다른 드래곤도 아닌 드래곤족 최 고룡 카이라스가 말이다. 일반적으로 드래곤들의 레어에는 많은 양의 보물과 엄청난 가치를 지닌 마법 무구나 마법 서적 등이 존재한다. 수 만 년 전에 존재했던 고대 마법이나 검술 그리고 많은 고대 무구들이 존재하는 곳. 유서 깊은 고대 유물들이 살아 숨쉬고 있는 살아있는 박물관이요 보물창고가 바로 드래곤의 레어였다. 일반 드래곤들의 레어도 그러할 진대 모든 드래곤들 중 가장 오랜 세월을 살아온 고룡 카이라스의 레어에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엄청난 가치의 보물들과 마법 무구들이 잠자고 있었다. 또한 고룡 카이라스의 레어에는 너무도 큰 힘을 가지고 있기에 드래곤들 스스로가 봉인을 결정 할 정도의 강력한 힘을 가진 고대 유물들이 존재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빙혼도(氷魂刀)였다. 설령 상대가 드래곤이라고 해도 쉽게 생각할 수 없는 강력한 힘을 지닌 무구. 자신들이 만들었지만 너무도 강한 힘을 가지고 있기에 드래곤들 스스로 봉인해버린 비운의 무구들이 잠들어 있는 곳이 바로 고룡 카이라스의 레어였다. 그런 카이라스의 레어에서 자신의 마음에 드는 무구를 고르라는 명령을 내렸다는 것은 실로 엄청난 일이었다. 만약 그녀들이 선택한 무구가 드래곤들조차도 두려워할 정도의 강력한 힘을 지닌 무구라면 그 강력한 힘 때문에 만들어진 이의 손에 봉인된 비운의 무구들이라면 그것은 실로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일이었다. “제 말은 정말이에요. 그리고 카이라스님은 생각보다 무척 자상하신 분이에요. 그러니까 제가 불행 할 거라는 생각은 하지 마세요.” [다, 다이말로.] 그녀는 다이말로의 말을 들으며 뭔가 조금은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고 생각했다. 지금 까지는 다이말로가 자신을 생각해 미소 짓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거짓을 말하지 못하는 진실의 눈을 가진 엘프가 자신에게 그러한 거짓말을 계속해서 할리는 없었다. 또한 지금 다이말로의 얼굴에 핀 미소는 자신의 마음을 걱정해 억지로 짓는 미소가 아닌 스스로의 마음에서 우러나는 진실 된 미소였다. ‘서, 설마 다이말로가 그를 선택한 것일까? 아니야!! 서, 설마 그럴 리가..’ 혼란스러웠다. 혼란스러워도 너무나 혼란스러웠다. 지금 다이말로의 모습은 자신이 생각하던 그런 모습이 아니었다. 이런 경우 그녀가 생각할 수 있는 결과는 단 하나였다. 엘프의 선택 엘프들은 한번 반려를 결정하면 설령 그 반려가 죽는다고 해도 죽은 자를 잊지 못하고 과거에 추억에 잠겨 평생을 보낼 정도로 일편단심인 종족이었다. 만약 자신이 선택 받지 못한다면 죽음으로서 그 슬픔을 달래고 자신이 사랑한 상대가 자신을 선택할 때까지 구애하는 종족이 바로 엘프였다. 엘프들은 자신이 선택한 상대가 같은 종족이 아니라고 해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이 사랑한 대상이 드래곤이건 인간이건 드워프건 그런 것은 상관하지 않았다. 이러한 것들을 종합해 볼 때 현재 다이말로의 행동은 마치 고룡 카이라스를 자신의 반려로 선택한 것 같았다. 이러한 확신을 내린 그녀는 내심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엘프의 선택은 아무나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종족보다도 까다롭고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엘프의 반려 선택이었다. 또한 강제로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상대의 순결을 힘으로 취했다고 해서 상대를 가질 수도 없었고 선택 받을 수도 없었다. 비록 다이말로가 고룡 카이라스의 산 제물로 바쳐지긴 했지만 만약 다이말로가 고룡 카이라스를 자신의 반려로 선택 했다면 그녀가 겪는 고통은 훨씬 줄어들 것이다. 자신이 사랑하지 않는 상대에게 복종하며 평생을 함께 보내는 것은 엘프에게 있어서 엄청난 고통이었으니까 말이다. 그녀는 어떻게든 다이말로의 도움이 되고 싶었다. 자신이 힘이 없었기에 그녀를 도와주지 못했지만 이제는 사정이 달랐다. 다이말로가 선택한 반려가 고룡 카이라스인 이상 다이말로의 마음은 그리 괴롭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상대는 엘프가 아닌 드래곤이었다. 다이말로가 그를 사랑한다고 해서 그가 다이말로를 사랑한다고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저 다이말로를 단순히 많고 많은 자신의 성노 중 하나로 생각할 것이다. 그녀는 어떻게든 다이말로를 도와주고 싶었다. 방금 전까지는 아무런 방법이 없었지만 이제는 달랐다. 다이말로가 자신을 소환한 이유를 알아냈으니 그에 따른 해결책도 환성 되었다. [다이말로 고룡 카이라스님의 명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무구를 골라야 한다고요.] 조용하지만 약간은 힘을 얻은 듯한 그녀의 말에 다이말로는 조그마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을 표시했다. ‘무슨 일로 갑자기 기운을 얻은 거지 그리고 카이라스님에게 존칭을 사용하다니’ 정령과 드래곤은 서로 대등한 관계로 서로 존대를 하지 않았다. 또한 그녀 정도의 힘을 가진 정령이라면 고룡이 아닌 다른 드래곤들에게는 존대를 들어도 될 만한 입장이었다. 처음에는 존대를 사용하지 않던 그녀가 갑자기 고룡 카이라스에게 님이라는 호칭을 붙이며 존대를 한 것이다. 사실 서열로 보았을 때 어쩌면 당연할 수도 있는 일이었지만 강요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다이말로는 모르지만 사실 그녀가 갑자기 고룡 카이라스에게 존대를 한 것은 다이말로를 생각해 어느 정도 예의를 차려준 것이었다. 특별하게 존대를 할 필요는 없지만 자신의 친구가 선택 했고 자신보다 강한 힘을 가진 존재였다. 자신의 친구인 다이말로의 입장 생각해서라도 그녀는 고룡 카이라스에게 존대를 쓰기로 결정했다. 자신의 친구가 선택한 반려이니까 말이다. “예, 맞아요. 분명히 카이라스님께서 그렇게 명령하셨어요.” [그렇다면 다행이군요. 제가 당신의 고민을 해결해 드릴 수 있으니까요.] 다이말로의 확답을 들은 뒤 뛸 듯이 기뻐하며 그녀를 바라보면서 다이말로는 약간 이상한 생각이 들었지만 자신의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다는 말에 무척이나 기뻐했다. “그게 무슨 소리에요. 저의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다니?” 약간 흥분한 듯한 다이말로의 어조를 느끼며 그녀는 다이말로에게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을 털어놓으며 그녀의 협조를 구했다. [이곳이 정말로 고룡 카이라스의 레어라면 분명히 있을 거예요. 맹약의 증표가 말이에요. 혹시 이곳에 창을 보관한 곳이 어디인지 아나요.] “매, 맹약의 증표요. 그게 먼 대요.” 맹약의 증표라는 말을 꺼낸 뒤 갑자기 창을 보관한 곳을 물어보는 그녀를 보며 다이말로는 맹약의 증표가 무엇인지 물어보았지만 그녀는 대답해 줄 시간이 없다는 듯이 급한 목소리로 다시 한번 그녀에게 창이 있는 곳을 물었다. “음.... 창이라면 아마 이곳에 있을 거예요.” 다행히 다이말로가 들어온 무기고에는 많은 종류의 창 또한 함께 존재했다. [이곳인가요.] 간략한 그녀의 물음에 다이말로는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궁금증이 들었지만 진지한 그녀의 말에 제 빨리 대답해 주어야 했다. “예, 이곳이 맞아요.” 제 7 장 수련의 시작 다이말로의 확신에 찬 목소리에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무기고에 전시되어있는 많은 창들을 하나 하나 살펴보기 시작했다. 다행이 다이말로는 아이리스가 있었던 무기고와 다나아세스가 있었던 무기고를 한번씩 구경한 경험이 있었기에 자신이 있는 무기고에 고룡 카이라스의 레어에 존재하는 모든 창들이 모여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겨우 이 것뿐인가요.] “예?” 겨우 라니 자신이 보기에 이곳에 있는 창만해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숫자였다. 그런데 겨우 이 것뿐이냐고 물어보다니. [잘 생각해 봐요. 다이말로 분명히 이곳에 있는 것 말고도 창을 보관한 곳이 어딘가에 있을 거예요. 분명히.] 확신에 찬 그녀의 목소리에 다이말로는 조금 놀랐다. 단 한번도 와본 적이 없는 고룡 카이라스의 레어에 무엇이 있는지 그녀가 어찌 알고 있다는 말인가. [어서 찾아 봐요. 분명히 존재할 거예요. 드래곤과 정령이 함께 만든 맹약의 증표가] “맹약의 증표라고요.”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는 듯한 다이말로의 말에 그녀는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을 다이말로에게 말해주기 시작했다. [상당히 오래된 일이에요. 드래곤과 정령들 중에서도 아는 이가 별로 없을 정도로 오래된 일이지요. 과거 마계와 신계의 존재들이 이곳 중간계에서 대혈투를 벌인 적이 있었지요. 신족과 마족 이 두 종족들의 힘이 너무 강한 나머지 중간계는 점점 황패해져 같고 멸망을 향해 치달았습니다. 강대한 힘을 지닌 두 종족이 벌이는 힘겨루기는 서로가 서로에게 엄청난 피해를 가지고 왔고 신계와 마계 그리고 중간계 모두의 멸망을 향해 치달리고 있었습니다. 그런 그들의 싸움을 중재한 것은 바로 드래곤이었지요. 태초부터 중간계를 수호해온 드래곤들도 처음에는 다른 차원계의 존재들이 벌이는 싸움에 함부로 간섭하지 못했지만 자신들의 삶의 터전인 중간계가 멸망할 정도가 되자 나설 수밖에 없었습니다. 드래곤들은 두 종족들에게 싸움의 중지를 요청 했지만 신족과 마족 둘 다 받아들이지 않았고 이대로 간다면 모두가 멸망한 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서로와 싸우는 것에만 열중하는 두 종족 덕에 중간계는 멸망직전 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이에 분노한 드래곤들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강제적인 힘으로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해서 신족과 마족에게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하지만 강대한 두 종족을 힘으로 굴복시키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드래곤들이 비록 중간계의 절대자로 군림하고 있기는 했지만 상대 또한 한 차원계를 지배하는 강인한 종족들 또한 드래곤은 그 수가 그리 많지 않아서 겨우 100여 마리만이 존재할 뿐이었습니다. 개인적인 힘에 있어서는 단연 앞서지만 너무도 적은 숫자와 그리고 가끔씩 등장하는 신족과 마족의 군주들의 힘은 에인션트 드래곤과도 대등할 정도였습니다. 드래곤들은 전쟁을 빠르게 종식시키길 원했지만 그것은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중간계에서 만큼은 자신이 가진 최상의 힘을 낼 수 있는 드래곤들이지만 마족과 신족은 본신의 1/3정도의 힘만을 사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드래곤들에 비해서 3배나 많은 숫자로 인해 서로간의 전력은 비슷한 실정이었습니다. 그러한 드래곤들에게 손은 내민 것은 바로 정령들이었습니다. 중간계가 멸망하면 그 운명을 함께 할 수밖에 없는 정령계에서도 중간계의 수호를 위해서 드래곤들을 돕고 나선 것이지요. 4개의 차원계에 주인들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는 정령들은 드래곤들과의 전투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비록 드래곤들을 도와 전쟁을 치룬 것은 스스로의 힘으로 정령계를 벗어날 수 있는 최 상급 정령과 정령왕들 뿐이었지만 그들의 도움으로 드래곤들은 신족과 마족을 누르고 다시금 중간계의 지배자로서 군림할 수 있었습니다. 그 전쟁으로 중간계에 침범했던 대부분의 신족과 마족들이 전멸했고 살아서 자신의 차원계로 돌아간 신족이나 마족의 수는 겨우 수십에 지나지 않았지요. 그렇지만 드래곤들의 피해도만만치 않았답니다. 본래 100마리 정도의 숫자가 존재하던 드래곤들은 이 전쟁으로 겨우 20~30마리의 드래곤만이 살아남는 거의 멸종에 가까운 타격을 입었지요. 골드 일족 실버 일족 레드 일족 블루 일족 그린 일족 화이트 일족 블랙 일족들이 각각 3마리에서 4마리 정도만 살아남았으니까요. 또한 다시 힘을 회복한 마족이나 신족들이 언제 다시 쳐들어올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으니까요. 계속되는 소모전은 4종족 모두에게 이로울 것이 없었으니까요. 이 전쟁으로 최 상급 정령들 또한 상당수가 소멸되는 큰 피해를 입었기에 정령계로서도 더 이상의 소모전은 위험했습니다. 그에 대한 대처 방법으로 만든 것이 바로 태초의 맹약이지요. 드래곤들은 정령계에 존재하지만 스스로의 힘으로 중간계에 올수 없는 상 중 하급의 정령들을 소환하는 방법과 최 상급 정령이나 정령왕들이 별다른 힘의 소모 없이 중간계로 소환하는 방법을 만들어냈습니다. 드래곤들의 마나를 매개로 정령왕이나 최상급 정령들이 거의 본신에 가까운 힘을 가지고 현신할 수 있었던 것이지요. 비록 정령력과 마나가 가장 비슷한 성질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엄연히 다른 개체로서 본신의 힘을 모두 가지고 현신했다고 해도 본래의 70% 정도의 힘만을 사용할 수 있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성과였습니다. 더군다나 과거와는 달리 상 중 하급의 정령들을 소환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신족과 마족에 비해 엄청난 숫자적 우위를 가져왔습니다. 드래곤들이 비록 엄청난 양의 마나를 소모해 정령들을 안전하게 소환하지만 중간계에서 힘을 소모하면 쉽게 보충할 수 없는 신족이나 마족 정령들과 달리 드래곤들은 빠른 시간 안에 손쉽게 소모한 힘을 다시 보충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로 신족과 마족은 감히 중간계를 침범하여 전쟁을 벌인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인간들을 통한 대리 전에 들어갔지요.] “그, 그런 일이 있었군요.” 몇 십 만 년 전인지도 모르는 오랜 된 비사를 들은 다이말로는 과거에 그런 엄청난 일이 있었다는 사실에 무척이나 놀라워했지만 그녀가 왜 자신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주는지 알 길이 없었다. [그때 드래곤들이 정령들과 태초의 맹약을 맺으면서 만든 증표가 있어요.] “즈, 증표요” 약간 떨리는 듯한 다이말로의 말에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어나갔다. [태초에 맹약을 증명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맹약의 증표 그것은 긴 창의 모습으로 만들어 졌는데 아마 현재는 드래곤족의 최 고룡인 카이라스가 보관하고 있을 거예요.] “이, 이곳에 말 인가요.” 다이말로의 말에 그녀는 긍정을 표시하며 말을 이어갔다. [그것이 바로 당신이 찾아야 할 물건이에요. 태초에 만들어진 최강의 무구이자 드래곤과 정령의 약속의 증표. 그것이 바로 당신이 찾아야할 무구죠.] “고, 고마워요. 정말 고마워요. 저에게 이런 도움을 주시다니” 그녀는 다이말로가 뛸 듯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자신도 기분 또한 좋아지는 것을 느꼈다. [다시 한번 잘 찾아보도록 하죠. 분명히 이곳 어딘가에 있을 태니까요.] “좋아요.” 다이말로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무기고 이곳 저곳을 뒤적이기 시작했다. 그녀의 말을 들어본 결과 자신이 찾을 무구는 아이리스의 빙혼도(氷魂刀) 못지않은 뛰어난 무구 같았다. 몇 십 만 년 전에 만들어진 드래곤과 정령에 맹약의 증표 그것은 결코 평범한 무구가 아닐 것이다. [다이말로 너무 서두르지 말아요. 그리고 정령의 기운을 느껴 보세요. 이곳에서 가장 강한 정령의 기운이 풍기는 곳을 찾아보세요. 아마 맹약의 증표는 그곳에 있을 거예요.] “저, 정령의 기운을 찾아보라고요. 알았어요.” 다이말로는 그녀의 말을 듣고 서서히 근처에 풍기는 정령을 기운을 느껴보기 시작했다. 그녀는 자신을 도와줄 수 없었다. 정령의 기운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존재 전기 정령인 그녀였지만 이곳 중간계에서는 그리 많은 힘을 쓸 수 없었다. 다이말로가 가진 마나의 힘으로는 이렇게 그녀를 소환하고 형상을 이루게 도와주는 것이 한계였다. 원한 다면 더 많은 능력을 사용할 수 있겠지만 그렇게 된다면 그녀를 소환할 수 있는 마나가 고갈되어 더 이상 그녀와 함께 있을 수 없을 터였다. 조용히 정령의 기운에 흐름을 느껴 보던 다이말로의 감각에 서서히 여러 가지 느낌에 정령의 기운들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가장 잘 느껴지는 것은 바로 자신의 옆에 있는 그녀였고 그 다음은 무기고 안에 있는 많고 많은 무기들이었다. ************************************************************************************* 타이핑 者 : [KOR]TheYtsejaM (당나귀 호환 P2P 프루나) 프루나에서 제가 타이핑한 소설들과 그 외 제가 모은 소설들을 공유했습니다. 검색어 : [KOR]TheYtsejaM 또는 TheYtsejaM 로 검색하시면 제가 공유한 파일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소유자가 1이라도 관계없습니다. 저는 항상 접속해 있으니까요. 제가 접속해 있지 않을 때는(파일이 안 받아지고 있을 때는) 제가 집에 없거나 파일 받기 대기 중일 겁니다. 기다리시면 하루 안에 반드시 받으실 수 있으실 겁니다. 무협도 엄청나게 많이(약 1기가 정도) 텍스트파일로 가지고 있는데 너무 파일이 많아서 그거 다 편집하려니 짜증나서 일단은 판타지만 공유중입니다. 무협도 필요하시면 프루나에서 메시지 전송 기능으로 쪽지 보내십시오. ************************************************************************************* 제 7 장 수련의 시작 무기고 안에 있는 무기들 중에서는 정령의 기운이 섞여있는 무구들이 많이 존재했다. 자신의 마나를 이용해 불의 정령을 소환할 수 있는 검이나 바람의 정령을 소환하는 망도 대지의 정령을 소환할 수 있는 부츠 등등.... 모두가 상당히 희귀하고 뛰어난 무구들이었지만 다이말로의 관심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 오직 드래곤과 정령들이 만든 맹약의 증표만이 필요할 따름이었다. ‘음, 어디 있는 거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 도저히 모르겠는데?’ 오랜 시간을 강대한 정령의 기운을 찾는데 소모한 다이말로의 감각에 무언가 미약하지만 순수한 정령의 기운이 느껴졌다. “찾은 것 같아요. 저곳에서 순수한 정령의 기운이 느껴져요.” [그런가요. 그럼 어서 가보도록 하죠.] 다이말로가 느낀 순수한 정령의 기운이 흘러나온 곳은 낡고 초라한 무기들이 진열되어 있는 무기고에 구석진 곳이었다. “이 곳 같은 데요.” [제가 보기에도 이곳 같군요. 설마 이런 곳에 있을 줄이야. 저도 직접 본적은 없지만 상당히 소중히 다루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한번 찾아보도록 해요. 아마 이 근처에 있는 것 같으니까요.” 다이말로와 그녀가 이 무기고 구석을 뒤진 지도 상당히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그녀가 말한 맹약의 증표는 나타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분명히 이곳 이었는데.” 다이말로의 힘없는 목소리에 그녀 역시 풀이 죽은 목소리로 화답해 주었다. [제가 느끼기에도 분명히 이곳인거 같은데 도대체 나타날 생각을 하지 않는 군요. 이곳에 맹약의 증표가 있는지 조차 의문이 들고 말이에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녀는 맹약의 증표가 이곳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듯한 표정 이었다. 비록 많은 힘을 쓸 수는 없었지만 이곳에서 가장 순수한 정령의 기운이 풍긴다는 사실 정도는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저, 혹시 이런 것은 아닐까요.” [뭐가 말인가요. 다이말로] 다이말로의 말에 그녀는 무척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다이말로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봉인 같은 게 되 있는 건 아닐까요. 순수하긴 하지만 너무 미약한 기운 만 느껴지고 있잖아요.” 다이말로의 말이 이곳 어딘가에 있을 맹약의 증표를 찾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한 그녀는 서둘러 이곳에 있는 마법에 의한 봉인이나 통로가 있는지 살펴보기 시작했다. 자신이 힘을 사용한다면 다이말로와 함께 있을 시간이 10 ~ 15분 정도뿐이겠지만 지금처럼 찾아서는 도저히 찾을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힘을 사용한 것이다. 자신의 힘을 이용해 마법에 의한 흔적을 찾던 그녀는 얼마 걸리지 않아 자신이 찾던 마법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이 마법을 해제해야겠어요. 다이말로 조금 힘들더라도 참아주세요.] “걱정 하지 말아요. 그동안 꽤 많은 양의 마나를 모아서 어느 정도는 버틸 수 있을 거예요.” 다이말로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그녀는 서서히 힘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순수한 전기의 힘만을 사용하는 것이 아닌 마법을 해제하는 일은 상당히 많은 힘을 소모하는 일이었다. “슈우우우우.” 이곳에 걸려있던 마법은 단순한 마나 봉인 마법이었다. 그것도 미양의 마나만을 봉인하여 그 기운을 연하게 만들어주는 하지만 그것은 엄청난 효과가 있었다. 마나와 함께 이곳에서 흘러나오던 정령의 기운 또한 엄청나게 증가한 것이었다. 이곳에 걸려있었던 마법은 단순히 무구들에게서 흘러나오는 강대한 기운을 막기 위한 마나 봉인작업이었던 것 이었다. 특정 지역에 걸려있던 이 마법이 해제 되자 그간 낡고 볼품없어 보이던 무구들이 엄청난 마나를 봉인하고 있는 마법 무구들로 탈바꿈했다. 이곳에 있던 볼품없어 보이던 무구들이 바로 이 무기고 안에 존재하는 무구들 중 최고의 힘을 봉인하고 있는 무구들이었던 것이다. 과거 카이라스가 너무 강한 힘을 발휘하여 그 존재감이 너무 강했던 관계로 단순한 봉인 마법을 시전을 해둔 것이었다. 그 곳에 있던 무구들 중에는 다이말로가 찾던 드래곤과 정령들의 태초에 맹약을 맺으며 만들어진 최강의 무구 맹약의 증표가 존재했다. “저, 그런데 이게 정말 최강의 무구가 맡는 건가요.” 다이말로의 의문 섞인 말은 어쩌면 당연한 것 일수도 있었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드래곤과 정령들이 서로의 맹약을 증명하기 위해서 만든 최강의 무구라고 했지만 자신이 느끼기에는 그저 순수한 정령을 기운을 가득 담고 있는 단순한 창일뿐이었다. 그것만으로도 대단한 것이기는 했지만 다이말로가 기대하던 정도의 강력한 무구는 아니었다. 아이리스의 빙혼도(氷魂刀)에서 느껴지는 강대한 기운과는 너무도 구분되는 단순히 순수한 정령의 기운만을 담고 있을 뿐 그 어떠한 힘도 느껴지지 않는 무구였다. [이것은 정말 최강의 무구에요. 아마 한 가지 조건이 필요하기는 하지만요.] “한 가지 조건이라고요. 도대체 그게 뭐죠.” 다이말로의 재촉하는 목소리를 들으며 그녀는 서서히 입을 열었다. [그건 바로 정령이지요.] “정령이요? 그게 대체 무슨 소리에요?” [다이말로 이 맹약의 증표는 드래곤과 정령이 맺은 태초의 맹약을 증거 하기 위해서 만들어 진 무구에요. 이 무구의 힘은 단 한 가지에요. 바로 이곳 중간계에서 정령들에게 정령계와 같은 조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지요.] “그, 그게 도대체 무슨 소린지.” 다이말로는 그녀가 하는 말을 도저히 이해할 수 가 없었다. 무구의 힘이 단 한 가지라니? 궁금해 하고 있는 다이말로를 바라보며 그녀는 그 궁금증을 해결해주었다. [쉽게 말해서 이곳 중간계에서 정령을 소환할 수 있다는 거예요. 아니 소환이라고 보기 보다는 현신이라고 보는 편이 더 좋겠군요. 최 상급 정령이나 정령왕이 아니라 하더라고 그 창의 힘을 빌린다면 정령들이 중간계로 진출할 수 있지요. 약간의 제약이 따르기는 하지만요.] “제, 제약이라고요. 도대체 그게 뭐죠.” 다이말로는 자신의 마음이 서서히 들떠가는 것을 느꼈다. 정령들을 본신에 힘을 거의 보유한 상태로 소환 아니 현신 시키는 것은 오르지 드래곤만이 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바로 정령이에요.] “정령이요?” 그녀는 다이말로의 의문을 느낀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이 알고 있는 것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맹약의 증표는 순수한 정령의 기운을 간직하고 있지요. 마치 정령계처럼 말이에요. 정령들이 자력으로 중간계로 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고 설령 그것이 가능하다 해도 상당히 많은 힘을 소모하게 되지요. 맹약의 증표는 한 정령을 자신에게 구속 시킬 수 있어요. 정령술이라는 불안정한 방법을 이용한 소환이 아니라. 본신의 힘을 모두 소유한 체로의 소환이지요. 한 정령을 맹약의 증표에 구속시킨 후 그 이름을 정해 주게 되면 그 정령은 정령계가 아닌 맹약의 증표에 종속 되게 되어있어요.] “그, 그게 무슨 소리에요.” 다이말로의 떨리는 목소리에 그녀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화답했다. [즉 맹약의 증표는 아무런 대가 없이 한 정령을 본신의 힘 그대로 자신에게 구속 시킬 수 있다는 것이지요. 맹약의 증표에 구속된 정령은 평생 그 곳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맹약의 증표에 종속되는 삶을 살게 되지만요.] “그럼 설마 정령이 가진 본래의 힘을 정령계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건가요.” [전부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가능한 일이지요. 맹약의 증표에 종속된 정령은 본신의 힘을 고스라니 가직고 있는 존재니까요. 물론 정령계와 중간계에 존재하는 힘이 다르긴 하지만 맹약의 증표를 이용하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거예요. 정령계와 다름없는 조건이기에 주변에 존재하는 마나나 정령력에 상관없이 본신의 힘을 사용할 수 있으니까요. 다만 자신의 주인을 매개체로 힘을 발휘하기에 스스로의 힘만으로도 낼 수 있는 힘은 본신에 1/3 정도일거예요.] 제 7 장 수련의 시작 “대, 대단하군요. 정령이 가진 힘을 아무 대가 없이 일부이기는 하지만 사용할 수 있다니.” 그녀의 말은 사실 대단한 것이었다. 비록 정령이 가진 본신에 1/3 만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드래곤들의 소환에 비하면 미약한 것이었지만 아무런 대가가 없다는 점에서 상당히 매력적인 조건이었다. 또한 1/3이라고 해도 그것은 드래곤들과 맞먹는 강력한 힘이었다. [그리 대단한 것은 아니에요. 스스로 낼 수 있는 힘이 1/3이라는 것이지 만약 맹약의 증표를 소유한 주인이 견딜 수만 있다면 정령계에서 가지고 있는 모든 힘을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니까요. 만약 드래곤들이 맹약의 증표를 사용한다면 그것에 구속된 정령은 정령계와 다름없는 힘의 사용이 가능하지요.] “정말 대단한 물건이군요. 만약 정령왕 같은 존재가 맹약의 창에 구속된다면 중간계에서도 에인션트 드래곤을 능가하는 힘을 사용할 수 있을 태니까요.” [만약 맹약의 증표의 주인이 그 힘을 견딜 수 있다면 가능한 일이겠지만 지금까지 맹약의 증표에 정령이 구속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답니다.] “왜 그렇지요. 맹약의 증표를 이용한다면 중간계에서 벌어지는 마족이나 신족과의 싸움에서도 정령계와 같은 힘을 사용할 수 있을 태니 훨씬 손쉽게 해결할 수 있을 탠데 말이에요.” 다이말로의 의문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몰랐다. 그런 물건이 있었다면 가끔씩 중간계로 침범하는 신족과 마족의 침략에 별다른 피해 없이 막을 수 있었을 지도 몰랐다. [그건 바로 맹약의 증표에 구속되고 싶어 하는 정령이 없었기 때문이지요. 정령으로서의 자유로움을 잃어버리고 단순히 맹약의 증표에 구속된 노예로 전락해 버리고 싶은 정령은 없을 태니까요.] “그럼 저에게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것이겠군요. 하지만 고마워요. 저 혼자였다면 그나마도 찾지 못했을 거예요.” 다이말로는 자신이 찾은 맹약의 증표가 현실적으로 자신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그녀에게 고마운 마음은 금할 길이 없었다. 자신을 위해서 열심히 노력해준 자신의 친구를 위해서 말이다. [어째서, 당신에게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거지요.] “그거야... 아무도 이 맹약의 증표에 구속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잖아요.” 너무도 당연한 질문을 한도고 생각한 다이말로는 이어지는 그녀의 대답에 소스라치게 놀라야했다. [지금 까지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은 분명하지만 지금 이 자리에는 있어요.] “그, 그게 무슨 말이에요. 서, 설마 말도 안돼요.” 그녀의 생각을 짐작한 다이말로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소리쳤지만 그녀의 대답을 계속해서 이어졌다. [뭐가 안 된다는 거지요. 다이말로.] “당연하잖아요. 설마 이것에 종속될 생각은 아니겠지요.” [맞아요.]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잖아요.” 다이말로의 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는지 아니면 아닌 척 하는 것인지 그녀는 묵묵 무 답 이었다. “당신 입으로 말했잖아요. 한번 구속되면 영원히 벗어날 수 없다고 그, 그런데.” [괜찮아요. 다이말로 내 이름을 지어 주겠어요. 나의 나만의 이름을 말이에요.] 그녀의 한 마디 이름을 지어달라는 말에 다이말로는 망연자실했다. 이름을 지어달라는 말은 그리 간단한 말이 아니었다. 일반적으로 전기의 정령을 부르는 통칭은 라이오너라는 이름으로 계급에 상관없이 모든 전기의 정령들을 부르는 통칭이다. 그간 다이말로는 그녀의 이름을 부르지 않았다. 이름에는 힘과 구속력이 있다. 드래곤들의 언령과 용언에도 힘이 깃들어 있듯이 모든 생명체의 이름과 말에는 힘과 구속력이 있다. 마법도 말과 이름으로 구동된다. 그녀가 이름을 지어달라는 것은 전기의 정령 라이오너로서가 아닌 맹약의 증표에 구속된 존재로서의 이름을 말하는 것이다. “어째서 이러는 거죠. 비록 중간계에 스스로의 힘으로 올수는 없지만 당신은 정령계에서 상당히 강한 힘을 가진 존재잖아요.” [그곳에는 나와 함께 해줄 존재가 없어요. 저는 상당히 오랜 시간을 살아오면서 성장을 거듭한 자연계 정령이에요. 처음에는 미약한 존재였지만 점점 강해져 지금은 상급 정령을 능가하는 힘을 손에 넣었지요.] 그녀의 조용한 어투에는 외로움이라는 감정이 물신 배여 있었다. [친구가 없지요. 비록 강한 힘은 손에 넣었지만 나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게 해주는 친구가 없었어요. 다른 정령들은 중간계를 탐험하거나 아니면 자신 스스로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일만에 열중했지요.] “쓸쓸했겠군요.” [그래요. 그러던 중 당신을 만났지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말 즐거웠어요. 하루 종일 언제 날 불러 줄까 하는 생각만 할 정도였으니까요. 일반적인 정령들은 소환주로 그리 깊은 관계를 맺지 않아요. 그저 소환주를 자신에게 중간계를 소개 시켜주는 안내자 정도로 생각할 뿐이지요. 그들의 관심은 오직 중간계의 탐험과 자신의 성장뿐이었어요. 정해진 수순처럼 그런 것에만 집착하지요.] 조용히 그녀의 말을 듣고 있던 다이말로는 자신의 마음에 그녀의 외로움이 느껴지는 듯했다. 자신과 너무도 비슷했다. 그녀가 마치 자신의 거울처럼 느껴졌다. 자신과 같은 외로운 고독감을 그녀도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당신에 힘이 되어 주고 싶어요. 그리고 영원히 당신과 함께 하고 싶어요. 저에게 이름을 지어주세요. 그 누구와도 공유 할 수 없는 나만의 이름을 말이에요.] “라이나.” 조용한 다이말로의 한 마디에 그녀는 기쁜 듯이 환한 웃음을 지으며 그녀에게 화답했다. [태초에 맺어진 두 종족의 언약에 증표.] [오랜 시간 잠들었던 그 이름.] [주인 없이 떠돌던 그대에게] [나 라이나 그대와 영원히 함께 할 것을] [태초의 맹약이 증명할 것이다.] 그녀의 아니 이제 라이나의 말이 끝나자 다이말로의 눈앞에 거대한 존재감을 가진 그 무언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과거의 미약한 존재감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 엄청난 기운을 뿜어대고 있는 라이나는 서서히 맹약의 증표 속으로 흡수되기 시작했다. “파지지지직.” 금빛 뇌전을 발하며 금광에 휩싸인 맹약의 증표를 보며 다이말로는 서서히 손을 뻗어 맹약의 증표를 아니 이제는 새로운 이름을 가진 맹약의 창 라이나를 잡았다. [나 라이나 당신을 나의 영원한 주인으로 인정합니다.] 전과는 다르게 자신의 몸을 울리며 들려오는 라이나의 목소리를 들으며 다이말로는 기쁜 목소리로 그녀의 말에 화답해주었다. “나 다이말로 당신을 나의 영원한 친우로서 대할 것을 맹세합니다.” [이것으로 다이말로와 저는 영원히 함께할 수밖에 없는 종속적인 관계가 되었어요. 부디 지금 한 맹세를 영원히 잃어버리지 않기를.......] 조용한 라이나의 독백에 다이말로는 걱정하지 말라는 듯이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를 부여잡았다. “걱정하지 말아요. 당신은 나의 영원한 친구니까요.” ‘다이말로 나의 영원한 친우여. 부디 내가 그대에게 힘이 될 수 있기를.......’ 제 7 장 수련의 시작 “이로서 두 명인가?” [그런 것 같습니다. 주인님.] 조용히 들려오는 독백에 화답해온 목소리의 주인은 바로 이리엘이었다. 현성은 갑자기 느껴지는 거대한 존재감에 황급히 이리엘을 불렀고 이리엘은 다이말로에게 벌이진 모든 일들을 현성에게 알려준 것이었다. “다이말로는 정말로 좋은 친구를 둔 것 같군. 나에게도 그런 존재들이 있었건만.” 현성은 중원에 있는 자신의 심복들을 생각했다. 아마 무영은 자신이 주화입마에 빠져 사부님과 수령 낭자를 살해하고 도주하였다고 소문을 냈을 것이다. 자신이 폐관수련을 마치고 나왔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했으니까 말이다. 마교의 간부급인 서열 999위 안에 들어있던 인물들은 무영에 말만 믿고 서둘러 무영을 마교의 제 24대 교주로 취임시켰을 것이다. 교주의 위는 한시라도 비워둬서는 안되는 자리였으니까 말이다. 자신의 심복들은 어찌되었을까? 모두 죽었을까? 아니면 무영이 말을 믿고 무영에게 충성을 다하고 있을까? 진한 향수가 현성의 뇌리를 파고들었다. ‘이미, 지나간 일 지금은 현재의 일만을 생각하나 무영 그놈에 대한 일은 내 다시 중원으로 돌아가는 날 치루 어질 것이다.’ “이리엘 이제 다나아세스 하나만 남을 것인가 내일은 다이말로에게도 무공에 대해서 알려줘야겠군. 그래.” [예 주인님. 그녀에게는 어떤 무공을 전하실 생각이신지요.] 이리엘의 조용한 물음에 현성은 생각해 둔 것이 있다는 듯이 유슈 같이 말을 이었다. “천뢰교의 내공심법과 마교십이공(魔敎十二功) 중 하나인 창수마공(槍手魔功)을 전해줄 생각이다.” [천뢰교라면.] 현성과 많은 이야기를 나눈 이리엘은 천뢰교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 천뇌교란 내공 중에서 뇌에 속하는 기운을 주로 하는 내공심법을 가진 문파로서 상당히 깊은 역사를 가지고 있는 문파였지만 과거 마교에게 흡수된 비운의 문파였다. 또한 마교십이공(魔敎十二功) 중 하나인 창수마공(槍手魔功)은 창과 손을 함께 사용하는 무술로 권각술과 함께 창을 사용하는 무공이었다. 접근전에 불리한 창법의 단점을 보안한 창수마공(槍手魔功)은 마교 장로들만이 익힐 수 있는 뛰어난 창법 중에 하나였다. “다나아세스 이제 그녀 하나만 남은 건가 후후후. 그녀는 또 어떤 것을 선택하게 될지 무적 기대가 되는군.” ‘나 혼자 남았어.’ 다이말로가 라이나를 얻은 후 엘프 3명의 일과는 판이하게 바뀌었다. 아이리스와 다이말로는 하루 종일 현성과 함께하며 무공에 대한 이론과 혈도의 위치 내공심법과 도법(刀法) 창법(槍法) 권법(拳法) 각법(脚法) 장법(掌法) 지법(指法) 수법(手法) 신법(身法) 보법(步法) 같은 무공수련에 들어간 반면 다나아세스는 혼자서 하루 종일 무기고에 앉아 자신에게 맞는 무기나 고르고 있었다. “오늘로 벌써 3일째야.” 조용히 중얼거린 다나는 지금쯤 현성과 함께 즐거운(?) 무공수련을 하고 있을 아이리스와 다이말로를 생각하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아이리스와 다이말로는 단 하루 만에 자신에게 맞는 뛰어난 무구를 찾아냈다. 그러나 자신은 오늘로 3일이나 지났건만 아무런 무구도 찾아내지 못했다. 그런 그녀에게 아이리스와 다이말로는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하루 종일 현성의 사랑(?)어린 지도를 받으며 자신이 보기에도 과거와는 비교조차 되지 않을 만큼 강해진 그녀들을 보면서 묘한 질투심과 부러움이 이는 것을 막을 수가 없었다. 자신은 하루 종일 어두침침한(?) 감옥(?)안에서 외로이 보내고 있었지만 아이리스와 다이말로는 현성과 함께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었다. “나도 빨리 카이라스님의 마음에 드는 무구를 찾아야 할 탠데.” 아이리스와 다이말로에게는 잘 나타나는 무구들이 왜 자신에게는 나타나지 않는지 조용히 한탄하고 있는 다나아세스였다. 자신도 어서 이곳에 숨어있는 최강의 무구를 찾아 현성과 함께하고 싶었지만 아무리 눈을 뜨고 찾아봐도 자신에 마음에 드는 무구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녀는 어느 정도 수준의 무구 보다는 아이리스와 다이말로의 무구를 능가하는 최강의 무구를 가지고 싶었다. 그래서 현성의 사랑을 독차지 하고 싶었다. 머릿속에는 자신을 칭찬하는 현성의 모습이 환하게 그려졌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했다. 실제로 아이리스와 다이말로는 난생 처음 배워보는 괴상망측한 무공수련에 무척 고생하고 있었지만 다나아세스의 눈에는 현성과 함께 하루 종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혹시, 이미 이곳에 있는 최강의 무구들을 아이리스 언니와 다이말로 언니가 가지고 간 것 아니야?” 지금에 와서는 심지어 아이리스와 다이말로가 자신이 선택해야할 모든 무구들을 가지고 가버린 것 같이 느껴졌다. “휴, 빙혼도(氷魂刀) 맹약의 증표 라이나 왜 나한테는 그런 무구들이 안 보이는 거야.” 하루 이틀 시간은 흘러가지만 아이리스나 다이말로 같이 하루가 다르게 강해지는 것과 자신처럼 하루 종일 어두침침한 무기고에서 무구나 고르고 있는 것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었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야!! 더 찾아 봐야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다나아세스는 열심히 무기고 이곳 저곳을 뒤적였지만 자신의 마음에 드는 무구는 쉽게 나오지 않았다. 사실 그녀가 아이리스나 다이말로를 부러워하고 있지만 만약 빙혼도를 선택한 것이 자신이 있었다면 이미 예전에 빙혼도의 냉기에 얼어서 죽었거나 마나의 내부 반발로 죽었을 것이다. 다이말로의 맹약의 증표 라이나. 그 역시 다이말로가 아닌 다나아세스가 있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녀가 부리는 바람의 정령은 죽어도 그녀를 위해서 자신이 맹약의 증표에 봉인되지는 않았을 것이니까 말이다. 다나아세스는 이러한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자신이 아이리스의 빙혼도나 다이말로의 맹약의 증표 라이나를 먼저 고르지 못한 것에 대해서 분해하고 있었다. 만약 자신이 그것을 선택했더라면 지금쯤 현성과 함께 하루 종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실상 그녀들은 지금 때 아닌 고생을 하고 있었다. 하루 종일 빈틈없이 꽉 짜인 스케줄 표에 따라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오르지 수련 수련 수련의 반복이었다. 현성은 비록 뛰어난 재질과 상승무공을 배우기에 충분한 내공을 가지고 있는 그녀들이지만 무공이라는 것을 처음 배우는 만큼 확실하게 기초부터 가르치고 있었다. 또한 늦은 나이(?)에 시작한 만큼 더욱더 많은 시간을 수련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녀들을 하루 종일 힘들게 무공을 수련하고 잠은 내공심법으로 대신할 정도로 혹독한 훈련을 하고 있었다. 그녀들은 매일 무기고에서 무기를 고른다는 핑계로 빈둥거리는 다나아세스를 부러워했지만 그러한 실상을 전혀 모르는 다나아세스는 그저 자신도 하루 빨리 최강의 무구를 선택해 그 주인이 된 후 아이리스나 다이말로처럼 하루 종일 현성에게 무공을 배울 날만을 기대하고 있었다. 제 7 장 수련의 시작 “역시, 지금 까지 아무리 찾아도 나오지 않던 무구가 갑자기 지금 내 앞에 나타날 이유가 없잖아.” 아무리 뒤져 보아도 자신이 원하는 물건이 나오지 않자 다나아세스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휴~~~~우, 어디 있는 거야.” 매일 반복되는 한탄 속에서 그녀는 이번에는 다른 무기고를 들어가 보기로 했다. 지난 3일간 하루에 한 번씩 무기고를 바꿔가며 찾았지만 그간 아무런 성과도 없었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왠지 좋은 느낌이 들었다. “음, 내가 첫 번째 날에 자세히 찾아보지 않았기 때문에 보지 못한 무기가 분명히 숨어있을 거야.” 스스로 다짐하며 힘차게 첫 번째 무기고로 들어선 다나아세스는 3일전과 다름없는 무기고의 모습에 혹시나 했던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는 사실을 눈치 챌 수 있었다. “그 동안 새로운 무기는 들어오지 않은 모양이지.” 자신이 없던 3일 동안 혹시 이곳에 엄청난 무구가 새로 들어오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했던 다나아세스는 자신의 바람이 빗나가자 약간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괜찮아. 자 다시 한번 찾아보자고.” 다시 무기고 이곳저곳을 뒤적여 보던 그녀의 눈에 곳 실망감이 어렸다. 자신이 전에 왔을 때와 똑같이 아무런 변화가 없는 무기고 혹시 하던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다 낡아 빠진 무기들뿐이잖아.” 그녀가 있는 무기고에는 엘프들이라고 해도 감히 구경조차 하기 힘든 엄청난 마법무구들이 존재했지만 그녀의 눈에 들어오는 무구는 아무것도 없었다. 아직 까지 어느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는지 잘 모르는 무구들은 모두 낡고 초라한 모습이었고 그런 겉모습에 다나아세스는 아이리스의 빙혼도나 다이말로의 라이나와 같이 강한 힘을 가진 무기들을 상상할 수 없었다. 그나마 자신이 원하는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을 무구는 바로 이 낡고 초라해 보이는 무구들이 유일했다. “다시 한번 잘 찾아보지 뭐.” 낡고 초라한 무기들을 이리 저리 살펴보며 다나아세스는 또 다시 실망을 금치 못했다. 자신의 마음에 드는 무기가 아무리 찾아보아도 없었던 것이다. “덜컹.” “다나, 아직 두 이곳에 있니 식사해야지.” 덜컹거리는 문 여는 소리와 함께 아이리스가 들이 닥쳤다. 식사 하라는 말을 하러 온 것을 보니 오늘 오전 수련과 오후 수련이 대충 끝난 모양이었다. “알았어요. 아이리스 언니.” 자신의 말에 풀이 죽은 목소리로 화답하는 다나를 보며 아이리스는 마음이 아팠다. 오늘로 3일째 그녀만이 주인의 명을 이행하지 못한 것이다. “다나, 너무 실망할 필요 없어 분명히 내일은 찾을 수 있을 거야.” 식사하러 가는 길에 아이리스가 조그만 목소리로 위로의 말을 건네자 다나는 그것이 싫었는지 이죽거리는 말로 대답해 왔다. “언니는 하루 만에 그것도 제~~~일 먼저 무구를 찾은 똑똑한 엘프니까, 그렇지만 저는 언니처럼 똑똑하지 못해서 최강의 무구를 찾을 수가 없네요.” 다나아세스의 투정어린 말에 아이리스는 빙긋 웃으며 그녀를 너무도 귀엽다는 듯이 처다 보았다. “다나 누가 너에게 최강의 무구를 찾으라고 했니?” “그거야 당연히 카이라스님이죠.” 너무도 당연한 질문에 어이가 없다는 듯이 대답하는 다나를 보며 아이리스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내가 기억하기로 카이라스님은 분명 최강의 무구가 아닌 자신에 마음에 드는 무구를 고르라고 말씀하신 것 같은데. 내가 잘못 들은 건가?” “하, 하지만 언니들은 모두 최강의 무구를 선택했고 카이라스님께서 그런 언니들을 무척 칭찬해 주셨잖아요.” 다나의 조금은 놀란 듯한 대답에 아이리스는 얼굴 가득히 환한 미소를 지으며 화답해주었다. “나는 그저 빙혼도(氷魂刀)를 선택할 당시에 내게 맞는 얼음의 속성을 가진 무구였기에 선택한 것뿐이야. 다이말로는 그저 자신에게 잘 맞는 정령의 힘이 담긴 무기를 고른 것뿐이고.” 다나의 표정에 조금씩 의문점들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다나, 나 나, 다이말로는 그저 강한 무기를 고르기 위해서 빙혼도나 라이나를 선택한게 아니야. 그저 자신에게 맞는 무기를 고른 것뿐이지.” “하지만, 언니들이 선택한 무구는 모두 최강의 무구였잖아요. 그러니까 당연히 저도...” “그럴 필요는 없어.” 다나의 말을 끊으며 단호하게 외친 아이리스의 말에 다나는 자신의 생각이 약간 잘못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분명 자신의 주인은 자신에게 맞는 무기를 선택하라고만 했을 뿐이지 최강의 무구를 선택하라고 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자신이 아이리스나 다이말로의 무구를 보고 자신도 그에 못지않은 최강의 무구를 선택해야 한다는 착각에 빠져있었을 뿐. “네가 지금 까지 무구를 선택하지 못한 것은 네 스스로 최강의 무구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 빠졌기 때문이야. 내가 생각하기에는 다나 네가 최강의 무구보다는 너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무기를 찾아보는 게 좋을 것 같아.” 아이리스의 말에 다나가 고개를 숙이고 조그마한 목소리로 중얼거린 단 한 마디를 아이리스는 놓치지 않고 들었다. “진작 알려줬으면 좋았잖아요.” 마지막까지 이죽거리는 다나의 말이었지만 그 말에는 아이리스에 대한 고마움이 가득 담겨 있었다. 다음날 다나는 자신에게 맞는 무구를 가지고 현성의 앞으로 나올 수 있었다. 아이리스의 빙혼도나 다이말로의 라이나처럼 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 무기 같지는 않았지만 다나에게는 가장 잘 어울리는 무기였다. “활?” 현성의 한 마디에 다나가 선택한 무기의 정체가 드러났다. 그녀가 고른 것은 조그마한 활이었다. 그것도 아주 조그만 단궁이 말이다. 본래 엘프란 활을 잘 쏘는 종족으로 유명했다. 인간들이나 여러 유사인종들 사이에서 엘프의 활솜씨는 같은 유사인종의 켄라로스족과 함께 최고의 실력자임을 인정받고 있었다. 다나 역시 일반적인 엘프와 같이 활을 잘 쏘았고 또한 활을 무척 좋아했다.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무구를 선택하라는 아이리스의 충고를 듣고 선택한 것은 바로 이 작은 활 이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무척이나 낡은 활이었지만 다나가 보기에는 탄력성이 무척 강한 재질로 만들어진 보기 드문 명품이었다. 현성은 다나가 선택해 온 무기에 약간의 난감함을 감출수가 없었다. 현성은 마교의 정통 후계자로 많은 수에 무구를 다룬 경험이었었다. 가장 많이 다루어본 무기는 역시 검이었지만 도나 창 호조 등의 여러 무기 또한 상당히 많이 다루어 본 경험이 있었고 또 마교 내에 존재하는 많은 무공 구결과 초식 또한 잘 알고 있었다. 거의 모든 무기의 사용법을 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무공에 관해서는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천재성을 가진 현성이었지만 한 가지 예외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활이었다. 일반적인 무림인들은 활이나 암기가 비겁하다 하여 잘 사용하지 않았다. 그나마 암기는 정파에서는 사천당문이 버티고 있었고 사파나 마교 안에서는 암기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곳이 있었지만 활을 달랐다. 활은 주로 나라에 관군들이 화약과 함께 주로 사용하는 무기였다. 모든 무림인들의 힘을 단합 한다면 그 숫자가 황군과 맞먹을 정도였지만 그들이 감히 반역을 생각하지 못하는 이유는 나라에서 관리하는 강궁과 화약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제 7 장 수련의 시작 드넓은 대륙을 다스리기 위해서 황제는 많은 수의 군을 거느리고 있었다. 황궁에서는 대규모 전쟁이 있을 때에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화약과 강궁의 사용을 엄금했는데 황궁이 소유한 강궁이나 화약의 위력은 제 아무리 무림고수라도 상대하기 힘들 정도의 엄청난 위력이었다. 강궁 하나가 무림 고수의 호신강기를 뚫을 수 있을 정도의 파괴력을 가지고 있을 정도이니 화약의 위력은 말로 할 필요도 없었다. 황궁에서는 두 가지 무기를 일반인들이 사용하는 것을 국법으로 금했다. 황제가 국법으로 정한 일이라면 제 아무리 황실과 무림이 서로를 묵인한다는 불문율이 있더라도 쉽게 무시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황실과 정면으로 맞선다는 것은 황실의 힘에 상징인 금의위나 동창을 정면으로 상대해야한다는 사실과 함께 200만에 가까운 황군을 상대해야 한다는 말이었다. 동창이나 금의위에 무공 수준은 무림의 명문 정파의 최고봉인 구대세가와 맞먹을 정도였고 철갑과 군마로 무장한 황군 또한 무시할 수 없는 힘이었다. 이에 화약과 강궁은 무림에서도 사용이 금지 된 무기였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활은 그저 사냥을 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위력과 사거리가 황궁에서 사용하는 강궁에 비해 형편없이 약했다. 마교 또한 강궁과 화약의 사용은 엄금해왔다. 잘못하여 반역도로 몰린다면 제 아무리 10만의 마교인들이라 해도 살아남을 수가 없었다. 그에 따라 활에 관한 무공은 거의 사장되었고 과거에 시행 되었다던 내기를 실어 화살을 자유로이 날리는 이기어시 같은 상승 무공 또한 사라졌다. 한 마디로 현성은 활에 관련된 무공을 전혀 모른다는 말이었다. ‘하필이면 이런 무기를 골라가지고 와가지고는... 이리엘 뭔가 방법이 없겠나.’ 조용히 이리엘에게 도움을 청한 현성은 이리엘의 대답을 기다렸다. [본래, 엘프는 활을 잘 쏘기로 유명한 종족입니다. 저 활 또한 엘프가 만든 것이지요. 그것도 모든 엘프들이 시조라는 하이 엘프가 말입니다.] ‘그래, 그럼 혼자서 배울 수도 있다는 건가’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래서는 아이리스나 다이말로 같은 힘을 가지긴 힘들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는 그녀의 활에 영혼구(靈魂毬)를 심어 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되는 군요.] 영혼구(靈魂毬) 이리엘이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 현성은 잘 알고 있었다. 영혼구란 살아생전에 자신의 영혼과 함께 살아있을 당시 소유했던 모든 힘을 봉인해 놓은 구슬을 가르치는 말이다. 악령이 있는 경우는 소유주에게 빙의 하여 큰 파장을 부러 올수 있는 위험한 무구였다. ‘어떤 영혼구를 말하는 거지?’ 봉인구의 위험성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현성의 말에 이리엘은 전혀 걱정할 것 없다는 듯이 말했다. [바로 엘프들의 시조 중에 시조인 하이 엘프 아로하사의 봉인구입니다.] ‘아로하사.’ 현성이 처음 들어본 이름인 듯 의문을 표하자 이에 이리엘이 자세한 설명을 덧붙치기 시작했다. [과거 태초라 명명 되었던 시대에 살았던 하이 엘프의 영혼으로 한때 모든 하이 엘프의 수장이기도 했던 존재입니다. 강력한 힘과 뛰어난 활솜씨를 가진 존재로 드래곤들 사이에서도 상당히 유명한 엘프였습니다.] ‘그런 엘프의 영혼이 왜 이런 곳에 봉인되어있는 거지?’ 현성의 물음에 이리엘은 자신도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아니 현존하는 드래곤들 중 그 이유를 알고 있는 존재는 없을 것이라고 아로하사는 라이노스 대륙에 현존하는 드래곤들이 태어나기도 전에 살았던 존재였다. 그의 힘이나 지도력에 관해서는 많이 알려져 있지만 그가 왜 이런 곳에 영혼구로서 봉인되었는지는 알려진 봐가 없었다. ‘그가 가진 힘은 어느 정도지.’ [잘은 알려진 봐가 없지만 상당히 강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이 엘프라는 종족은 자신의 후손인 엘프 보다 훨씬 강한 종족입니다. 하지만 직접적인 전투 능력 보다는 정령왕을 소환 할 수 있을 정도의 강력한 친화력과 마나를 가진 존재로서 강하다는 것입니다.] ‘음, 정령의 도움이 없다면 어느 정도지.’ [갓, 성룡이된 드래곤 한 마리에게도 약간 못 미치는 힘이지만 모든 하이 엘프들의 수장이었던 아로하사라면 대충 갓, 성룡이된 어린 드래곤 정도라고 추측됩니다.] ‘그럼, 그걸로 하는 것이 좋겠군.’ “다나, 너에게 한 가지 선물을 주도록 하마.” “예?” 현성이 갑작스럽게 선물을 준다고 말하자. 다나는 조금 놀란 듯이 의문스러운 표정으로 현성을 처다 보았다. ‘도대체 무슨 선물을 주신다는 거지.’ “이리엘” 현성이 이리엘의 이름을 부르자 이리엘은 미리 준비하고 있던 아로하사의 영혼구를 현성의 손으로 전송시켰다. “이, 이것은...” 현성의 손에 전송되어온 백색 구슬을 보며 의문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다나를 바라보면서 자신의 손에 있는 물체의 정체를 알려주었다. “이것은 영혼구다.” “여, 영혼구.” 다나는 현성의 말이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는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아이리스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지 무척이나 놀라운 목소리로 영혼구라는 말만 반복했다. 아이리스는 영혼구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수 많은 마법사들이 시도 했지만 성공하지 못한 것이 바로 영혼구였다. 고대에 만들어 졌다는 기록만이 있을 뿐..... “저... 카이라스님 도대체 누구의 영혼구인지...” 아이리스의 떨리는 목소리.... 봉인구의 주인이 누군가에 따라서 다나가 가지는 무기의 힘이 결정될 것이다. “아, 그렇군. 너희 엘프들의 시조였던 하이 엘프들의 수장 아로하사라는 이름을 가진 하이 엘프의 영혼구라더군.” “하, 하이 엘프” “서, 설마” “아로하사님” 아이리스와 다이말로 다나 순으로 모두 놀랍다는 듯이 한 마디씩 말했지만 가장 충격을 받은 것은 곳 이 봉인구의 주인이 될 다나같았다. 아이리스와 다이말로는 하이 엘프라는 자신들의 시조에 대해서 말로만 들었을 뿐. 실재로 본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다만 하이 엘프의 피를 가장 강하게 이어받은 후손인 엘프 로드 아리이드와 그의 손녀 다나만을 보았을 뿐. “아로하사님 이라고요.” 아로하사라는 이름에 대해서 아이리스와 다이말로는 모르고 있지만 다나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바로 자신의 시조였으니까 말이다. 다나는 비록 인간과 혼혈인 하프 엘프이기는 하지만 일반 엘프와 똑같은 성장을 했고 겉모습 또한 순수한 엘프와 전혀 다르지 않았다. 그녀가 인간과의 혼혈임에도 불구하고 순수한 엘프의 모습을 가지고 있을 수 있는 이유는 단 하나 바로 그녀가 모든 엘프들이 시조인 하이 엘프의 후손이기 때문이었다. 그런 그녀는 자신의 시조가 누구인지 잘 알고 있었다. 비록 실제로 만나본적은 없지만 자신의 시조이자 하이 엘프들 사이에서도 가장 뛰어난 힘을 가지고 있었던 존재. 하이 엘프 로드 아로하사. “그것을 너에게 주마” 제 7 장 수련의 시작 “카이라스님이 설마 영혼구를 주실 줄이야. 그것도 아로하사님의 영혼구를 말이야.” 아이리스의 물음에 다이말로와 다나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표했다. 처음 다나와 다이말로는 영혼구가 무엇인지 모르는 상태였지만 현성의 방에서 빠져 나온 뒤 이어진 아이리스의 설명에 영혼구가 어떤 물건인지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는 상태였다. 자신들의 시조인 하이 엘프의 영혼과 힘이 봉인되어있는 영혼구 그것은 타종족에게는 몰라도 엘프들에게는 상당히 의미가 깊은 일이었다. 하이 엘프는 엘프들에게 있어서 신앙적인 의미 또한 함께 가지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이 영혼구에 있는 분을 어떻게 이 활로 이동시킬 수가 있죠.” 다나의 호기심이 가득 담긴 질문이었다. 사실 그녀는 자신이 앞으로 갖게 될 자신의 무구에 새로운 힘이 생긴다는 사실에 매우 기뻐하고 있었다.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사실 아이리스나 다이말로의 무구에 비해서 자신의 무구는 아무런 힘도 가지지 못한 평범한 무구라는 사실에 약간의 실망감을 가지고 있었던 것 또한 사실이었다. 자신들의 시조 아니 다나에게는 더욱도 특별한 의미로 다가올 하이 엘프 아로하사의 힘과 영혼이 담긴 영혼구. “음.. 그건 네가 직접해야해. 우선 내가 주인이 될 무구니까 말이야.” “어떻게 하는 건데요?” 아이리스가 다나에게 영혼구를 자신의 무구와 하나로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자 다나는 단 한마디로 놓치지 않겠다는 듯이 두 귀를 쫑긋 세우고 아이리스의 말에 집중했다. “생각 보다는 간단하네요.” “응, 그럴 거야 한번 해봐.” 아이리스의 설명을 모두 들은 다나는 한번 시도해 보라는 아이리스의 말에 한손에는 영혼구를 그리고 나머지 한손에는 자신이 선택한 활을 든 상태로 서서히 주위의 마나를 느끼기 시작했다. 마나가 어느 정도 느껴지자 다나는 서서히 주위의 마나를 모아 영혼구 안으로 주입하기 시작했다. [누구냐? 나의 긴 잠을 깨우는 존재가....] 다나의 머릿속에 들려오는 인자한 목소리.... 필시 이 목소리의 주인은 과거 모든 하이 엘프들의 수장이었던 아로하사 일 것이다. ‘제 이름은 다나아세스라고 합니다. 위대한 저희들의 시조시여.’ [누구지? 우리 하이 엘프들과 비슷한 기운이 느껴지긴 하지만 하이 엘프족은 아닌 것 같은데 말이야.] ‘아로하사님은 아마 모르실 것입니다. 저희는 하이 엘프의 먼 후손으로 현재 엘프라고 불리고 있는 종족입니다.’ [엘프?] 아로하사의 약간은 의문이 담긴 말에 다나는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은 소신 것 대답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이 아로하사의 먼 후손이라는 사실도 말이다. [엘프라는 종족이 우리 하이 엘프들의 후손이라니.... 그럼 현재 하이 엘프는 이 땅에 존재하지 않는 것인가?] ‘현재 까지 알려진 바로는 그렇습니다. 다만 지금 까지 남아있는 것은 하이 엘프의 피를 가장 진하게 이어온 저나 저의 할아버지이신 엘프 로드 아리이드님 뿐입니다. 현재는 하이 엘프의 피를 가장 진하게 가지고 있는 몇 몇 엘프들을 그 직계 후손으로 인정하고 뿐 현존하는 하이 엘프는 없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음...] 오랜 시간 동안 고민하는 것 같아 보이는 목소리로 무언가를 중얼거리던 아로하사가 갑작스럽게 다나에게 물었다. [네가 어떻게 이곳에 있는 것이지 이곳은 설사 하이 엘프라고 해도 들어올 수 없는 곳 일터인데.] ‘이곳이라 하심은?’ [분명 이곳은 드래곤족들이 소유하고 있는 땅 일터. 그것도 일반적인 드래곤이 아닌 드래곤족의 최 고룡 정도는 되는 존재가 소유하고 있는 곳이겠지.] 아로하사가 어떻게 영혼구에 봉인 되었는지는 잘 모르지만 그는 자신이 있는 곳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 듯 했다. 다나는 자신이 있는 곳이 드래곤족 최 고룡 카이라스의 레어라는 것과 자신들이 드래곤이 노여움을 풀기위해서 바쳐진 산 제물이라는 사실을 아로하사에게 알려주었다. 더불어 자신이 아로하사의 영혼구를 가지고 있는 이유도 말이다. [산 제물이라....] 근심이 가득 담긴 어투로 중얼거린 아로하사는 조용히 자신의 말을 이었다. [우리 하이 엘프족의 후손들이 겨우 그런 존재로 전락했단 말인가? 드래곤의 노여움을 풀기위해서 자신의 동족을 산 제물로 바칠 정도로....] 최소한 아로하사가 살아있을 당시에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아로하사만 해도 바람의 정령왕과 불의 정령왕을 소환 할 수 있는 실력자였고 일반적으로 어느 정도의 나이를 가진 하이 엘프라면 최소한 최상급 정령 정도는 소환할 힘을 가지고 있었다. 하이 엘프족은 분명 드래곤에 비하면 너무 나도 나약한 종족이었지만 최소한 드래곤에게 자존심을 버리면서 까지 복종하는 존재는 아니었다. 그런 긍지를 가지고 있던 자신의 후손이 그것도 자신이 피를 이어받은 후손이 드래곤의 노여움을 풀기 위해 산 제물로 바쳐졌다니... 그저 허탈할 따름이었다. 자신이 무엇 때문에 이곳에 봉인 되었는가 모두가 자신의 일족에 안전을 위해서가 아니었는가? 태초의 맹약이 맺어질 당시 현존했던 하이 엘프족의 로드 아로하사는 과거 모든 하이 엘프족을 대리고 신계와 마계의 존재들과 싸웠다. 비록 중간계에 수호자인 드래곤과 정령계를 지배하는 정령들에 비하면 미약한 힘이었지만 하이 엘프들이 10명 이상이 모이면 비교적 힘이 약한 하급 마족이나 신족 정도는 손쉽게 상대할 수 있었다. 드래곤을 제외하고 중간계의 존재들 중 가장 강한 힘을 소유했던 종족들을 고대 종족이라고 불렸고 그 중에 한 종족이 바로 하이 엘프였다. 자신은 드래곤들과의 맹약에 따라 영혼구에 봉인되었다. 그 맹약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 그런데 드래곤족의 최 고룡이 나를 너에게 주었다고.] ‘예.’ [차라리 잘된 일이로 구나. 그런 일에 사용될 바에야. 나의 후손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낮겠지.] 잘되었다는 어투로 ‘그런 일에 사용될 바에야.’라고 말한 아로하사의 말이 마음에 걸렸지만 다나에게는 그런 말보다는 그가 자신에게 도움을 준다는 사실에 너무 나도 기뻤기에 아로하사의 마지막 말을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정말 감사합니다.’ [무엇을 말이냐? 오히려 내가 더 고맙구나. 오랜 시간을 그곳에서 보내느라 답답했는데 이제는 새로운 삶을 살아 갈수 있게 되었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계약의 일환이기도 하고 말이다.] ‘계약이요?’ [별일 아니니 신경 쓰지 말거라. 참 내가 어떻게 널 도와줘야 하는 게냐?] 궁금한 듯이 물어보는 다나의 말에 아무 것도 아니라며 자신이 머무르게 될 새로운 육체에 대해 물어보는 아로하사에게 의문이 생겼지만 다나는 그리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지금은 무척이나 중요한 시점이었다. 영혼구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그 속에 잠들어 있는 영혼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 그 힘을 사용할 수도 다른 무기에 빙의 시킬 수도 없다. 심한 경우에는 반대로 자신의 몸을 영혼구 속의 악령에게 빼앗기는 경우도 있었다. 아로하사가 그럴 이유는 없었지만 자신의 부탁에 따라서 자신이 원하는 무구에 빙의 되어 준다는 말을 들은 다나는 아로하사의 마지막 말에 그리 큰 신경을 쏟을 수 없었다. ‘이 무구에요. 하이 엘프족이 사용하던 무구라고 하던데요.’ [신궁 아로미아로구나. 정말 좋은 무기를 골랐어. 허허허.] 갑작스럽게 쏟아지는 아로하사의 칭찬과 신궁이라는 말에 다나는 그 이유를 아로하사에게 묻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 그게 무슨 뜻이신지?’ [신궁 아로미아는 우리 하이 엘프족의 보물이지.] 제 7 장 수련의 시작 이어지는 아로하사의 설명에 따르면 다나는 정말 큰 횡제를 한 것이었다. 하이 엘프족의 보물 결코 평범한 물건이 아니었다. 전 차원계에 현존하는 그 어떠한 활보다도 뛰어난 활이 바로 신궁 아로미아였다. 하이 엘프족이 목숨보다도 소중히 하는 보물... 바로 이 신궁 아로미아. 그들의 존재 가치이자 모든 하이 엘프족의 로드에게만 주어지는 신물이 바로 신궁 아로미아였다. 모든 하이 엘프의 복종과 신뢰를 얻어낸 자만이 소유할 수 있는 물건... ‘대, 대단한 무구였네요.’ [넌 이것을 알아보지 못하고 선택한 것이냐?] ‘예?’ 아로하사는 다나가 아로미아에 대한 설명을 듣고 놀라자 설마 정말로 모르고 있었느냐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네가 하이 엘프의 직계 후손이라면 알아볼 수 있을 터인데... 모든 하이 엘프족의 로드임을 증명하는 이 활 아로미아를 말이다.] ‘저, 정말 몰랐는데.’ 다나로서는 정말 모르는 일이었다. 물론 현성은 이리엘에게 설명을 들어 알고 있었지만 다나는 전혀 모르는 일이었다. 아로하사는 실용적인 의미보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더 큰 무구였다. 특히 하이 엘프족의 후손인 엘프족에게는 말이다. 현성은 그러한 사실을 말할 만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에 말하지 않은 것뿐이었지만 말이다. [몰랐다면 넌 정말 행운아로 구나.] ‘예?’ [이것의 주인은 모든 하이 엘프족을 통솔할 수 있는 존재여야만 한다. 아니 지금은 엘프족이겠구나. 너는 이 신궁 아로미아의 주인이 됨과 동시에 모든 엘프들의 지도자가 된 것이기도 하다.] ‘모, 모든 엘프족의 지도자라고요?’ 갑작스러운 아로하사의 말에 놀란 다나는 할 말을 잃었다. 모든 엘프족의 지도자라니 자신의 할아버지라면 모르지만 자신에게는 불가능한 이야기였다. ‘저, 전 할 수 없어요. 제가 어떻게 그럴 수가 있단 말이에요.’ [할 수 없다고 해도 넌 되어야만 한다. 이미 네가 나와 아로미아를 선택한 이상 너에게는 모든 엘프족을 이끌어야할 책임이 있다. 너는 기억해라 우리 위대한 선조들이 가지고 있었던 무한한 지혜와 힘의 역사를....] 다나의 자신감 없는 목소리에 아로하사는 지금까지와 같이 자상하고 인자한 목소리가 아닌 단호하고 강인한 어조로 다나에게 말했다. 아로하사의 목소리에는 하이 엘프족에 대한 무한한 자긍심과 존경심이 배여 있었다. [너는 모르겠지만 우리 하이 엘프족은 과거 드래곤족의 노예가 아니었다. 대등한 존재로서 그들의 인정을 받으며 우리가 살고 있는 중간계를 지키기 위해 타 차원계의 존재들과 맞서 싸운 위대한 역사를 가진 종족이다.] ‘그, 그럴 수가.’ 그녀 역시 타 차원계의 존재인 마족과 신족에 대해서 알고 있었지만 그녀가 가지고 있는 것은 두려움뿐이었다. 드래곤과 맞먹는 힘을 가진 존재들..... 중간계를 지배하기 위해서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존재들..... 자신들로서는 감히 상대할 수 없는 존재들... 자신들의 조상이 그러한 존재들과 이곳 중간계를 지키기 위해서 싸워왔었다니. 드래곤의 인정을 받으며 자신의 삶에 터전을 지키기 위해서 싸우는 존재 그들이 바로 하이 엘프였다. 아니 엘프족이었다. [너는 항상 자부심을 가져라. 너는 위대한 하이 엘프족의 후손이다. 알겠느냐!!] ‘예.’ “퓨~~슈~~~우~~우~~우~~~웅.” 아이리스와 다이말로는 영혼구 속에 잠들어 있는 영혼과 이야기를 나누던 다나의 손에서 갑자기 밝은 빛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잘 구분이 가지 않았다. 그런 그녀들의 눈에 다나의 손에 들린 무구가 서서히 하늘로 떠오르며 하나로 합쳐지는 것이 보였다. 아로하사의 영혼과와 완전하게 하나가 된 신궁 아로미아는 서서 빛을 발하며 다시금 다나의 손으로 되돌아왔다. “다, 다나.” 아이리스의 조심스러운 외침을 들었는지 다나는 서서히 눈을 뜨면서 밝은 얼굴로 아이리스를 바라보았다. “걱정하지마 언니.” “다, 다나.” 기쁨에 가득 찬 다나의 목소리를 들은 아이리스는 다나가 영혼구의 인정을 받는데 성공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서, 성공했구나.” “응.” 다나의 힘찬 목소리에 축하의 말을 건네는 아이리스와 다이말로를 바라보면서 다나는 한 가지 결심을 했다. 위대한 하이 엘프의 후손임을 스스로가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지금의 엘프들이 가지고 있는 보잘 것 없는 위치를 과거의 하이 엘프의 자리로 다시 되돌려 놓겠다고 말이다. “언니 기억나?” “뭐가?” 갑작스러운 다나의 질문에 무슨 뜻이냐는 어투로 되물어 보는 아이리스를 보며 다나는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바를 정확하게 말했다. “우리가 이곳에 와서 처음 무구들을 선택했을 때 말이야. 그러고 보니 벌써 일주일 전에 일이네.” “훗~~” “뭐, 뭐가 웃겨.” 아이리스의 조그마한 웃음에 다나가 그 이유를 따지고 들자 다이말로가 아이리스 대신 그 이유를 설명해주었다. “당연한거지. 제일 늦게 무구를 선택한 주제에 무슨 벌써 일주일 전 일이야.” “뭐, 다이말로 언니 무슨 뜻이야!!” “어, 벌써 식사 시간이 다된 것 같네 다이말로 어서 식사하러가자.” “언니들~~~~!!!” 다이말로와 아이리스의 죽이 척척 맞아 들어가는 말에 다나는 혼자서 그 둘을 저주하며 외로이 온천에서 빠져나올 수밖에 없었다. 빠져나오지 않기에는 아이리스의 마지막 말이 너무도 마음에 걸렸기에... “어서 점심을 먹고 오후 수련을 시작해야 하는데... 늦으면 아마 카이라스님께서 수련을 두 배로 시키실걸.” 이걸로 마지막이요. 하하하 '폭주모드' (내가 미쳤지 ㅠ.ㅜ) 수련의 시작은 끝. END 내일부터는 제 8 장 모험의 시작이 방영(?)되오니 많은 시청 바랍니다. (내가 먼 소리를 하는 건지?) 앞으로 종종 폭주하겠소이다. 그럼 즐독들 하시오 ^^ 제 8 장 모험의 시작 “오늘이 최종 시험일이다. 모두 최선을 다하도록.” “존명!!” “존명!!” “존명!!” 고요한 숲 한 가운데서 들려오는 이야기. 지성체의 흔적이라고는 도저히 찾아 볼 수 없는 울창한 숲 속에서 조그마하게 들려오는 목소리와 그 목소리에 화답하며 ‘존명’ 이라는 단어를 큰 소리로 외치는 고함 소리. 그 소리가 들리는 근원지에는 한 사내와 4명의 여인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 사내는 온통 붉은 색으로 치장된 괴상한 복장을 하고 있었고 그 복장에 걸맞게 붉은 머리카락에 붉은 눈동자를 가진 마치 붉은 색으로 몸 전체를 치장한 듯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 사내는 의자에 앉아 3명의 여인들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의 몸에서는 왜인지 모를 위압감과 기품이 느껴지곤 했다. 4명의 여인들은 모두 빼어난 미인들이었는데 그 중 검은 색 머리카락을 가진 한 여인은 다른 여인들과는 달리 붉은 머리카락의 사내 바로 옆에 자리하고 있었다. 그 여인은 검은 머릿결에 검은 눈동자를 가지고 있었는데 입고 있는 옷 역시 검은 색의 일색 마치 암흑이 전신을 감사고 듯한 모습이었다. 그녀에 비해 다른 3명의 여인들은 조금 다른 모습이었다. 전체적으로 무척이나 밝은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고 모두 인간에 비하면 훨씬 긴 귀를 가지고 있었다. 또한 자신의 앞에 서있는 두 남녀와는 다르게 머리카락의 색깔과 눈동자의 색깔이 전혀 일치 하지 않았고 여유 있는 듯한 분위기를 가진 둘과는 달리 무척이나 긴장한 듯한 모습이었다. “그럼, 시작해 보도록 해라.” 붉은 머리카락의 사내가 조용한 목소리로 입을 열자 은빛 눈동자에 백금발의 머리카락을 가진 여인이 앞으로 나와 괴상한 모습의 곡도를 빼어들었다. 이상한 모습을 가진 곡도는 도집에서 빠져나오자마자 살을 엘 듯 한 냉기를 뿜어 대기 시작했다. 그 곡도의 주위에 있던 풀과 나무에 서리가 끼기 시작했고 그 영역은 서서히 넓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 한기의 영향을 받는 인물은 아무도 없는 듯이 모두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다. 주위를 모두 얼려 버릴 듯한 냉기를 뿜어대던 곡도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백금발의 여인에 손길을 따라 부드럽게 움직이던 괴상한 모양의 곡도에서 서서히 은근한 백광이 서리기 시작했다. 괴상한 모양의 곡도를 덮고 있는 백광은 은백색의 도신 빛과 매우 잘 어우러져 아름다운 빛을 발하고 있었다. 그러나 도신을 따라 아름답게 빛나고 있는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빛을 발하고 있는 그 아름다운 모습의 곡도가 일으키는 일은 결코 아름답지 못했다. 그녀의 손길에 따라 도가 움직였고 또 그에 따라 주위의 환경이 변화했다. 그 자그마한 손에 움직임에 따라 땅이 갈라지고 대기가 진동했다. 도에 서린 한기는 더욱 그 강도를 더해 가기 시작했고 그에 비례해 도신에서 일어나던 은은한 은광 또한 더욱더 강해졌다. 그녀의 도에 닫는 것은 모두 파괴되었다. 바위가 갈라지고 땅이 진동하며, 대기에 퍼진 부드러운 대자연의 흐름이 그녀의 손길에 따라 파괴적으로 변했다. 아름다운 모습의 여인과 그녀의 손에 들려있는 도에서 발하고 있는 빛은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너무나 아름답고 자연스러워 마치 한 폭의 그림을 감상하는 것 같았지만 그런 자연스러운 모습과는 정 반대로 그 결과는 너무도 참혹했다. 그녀의 움직임이 서서히 느려지기 시작하더니 결국에는 완전히 멈추었다. 한번의 도무를 마친 그녀는 붉은 머리카락의 사내를 조심스러운 눈으로 처다 보았다. 그 사내의 눈에서 만족한 빛이 떠오르자 백금발의 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두 손을 모아 포권을 한 뒤 자신의 자리로 되돌아 같다. ‘아이리스 정말 강해졌군. 과거와는 비교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 그렇지 않나?’ [그렇습니다. 주인님 정말 엄청난 성장입니다. 이곳에 처음 온 5년 전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 말입니다.] ‘벌써, 5년이나 되었나. 내가 이곳으로 온지가 벌써 그렇게 긴 시간이 흐르다니 세월 참 빠르군.’ 그 붉은 머리카락의 사내는 현성이었다. 또한 지금 도무를 마치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간 여인은 바로 아이리스였다. 벌써 그녀들이 이곳으로 온지도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렸다. 현성이 생각하기에 그녀들은 정말 5년 전과는 몰라보게 강해져 있었다. 자신의 옆에 자리하고 있는 로이나스 또한 5년의 세월 동안 엄청난 변화가 있었다. 현성의 오랜 가르침으로 5년이 지난 지금은 스스로의 이성과 자아를 거의 되찾은 상태였다. 이리엘이 오랜 시간을 두고 정밀히 살펴본 결과 그녀는 선천적이나 후천적으로 지능이 딸리는 백치가 아닌 단순한 기억 상실증이었다. 이유는 자세히 모르나 상당히 큰 충격을 받아 기억을 잃어버리고 그와 동시에 자신의 힘을 거의 대부분 소진한 상태로 카이라스 산맥에 도착한 것이다. 수 백 년의 세월 동안 카이라스의 레어에서 긴 동면을 취한 로이나스는 과거에 소진한 힘을 거의 되찾을 수 있었지만 완전히 자신의 힘을 회복하지 못한 관계로 동면 중에 있다가 현성의 강한 살기에 반응해, 본능적으로 자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동면에서 깨어나 현성을 공격했던 것 이었다. 로이나스는 지난 5년의 세월 동안 자신이 소진했던 힘을 완전히 회복했다. 또한 갓난아기와 같이 아무런 지식도 없었던 그녀의 머릿속에는 평범한 인간을 능가하는 상당히 많은 지식을 쌓았다. 이리엘은 언어주입 마법에 이어 백치 상태인 그녀의 머릿속에 새로운 자아까지도 심어줄 생각이었지만 현성은 자신 스스로가 갓난아기를 기르는 기분으로 모든 것을 하나, 하나 자신의 손으로 직접 가르쳐나갔다. 그 결과 로이나스는 현성이 가지고 있었던 무공에 관한 지식의 대부분을 비록 이론뿐이라고는 하지만 완벽하게 마스터 할 수 있었다. 그녀와 마찬가지로 아이리스와 다이말로, 다나아세스 또한 5년 전에 비해서 상당히 변해있었다. 현성은 그녀들에게 무구를 통해서 드래곤급의 강력한 힘을 주었다. 하지만 그녀들은 그 힘을 제대로 사용 할 방법을 전혀 알지 못했고 현성은 그런 그녀들에게 마교의 무공을 자신들의 특성에 맞게 가르쳐 주었다. 빙혼도(氷魂刀)를 선택한 아이리스에게는 과거 마교의 수석장로(首席長老)였던 수라마군(修羅魔君)의 독문내공심법 빙존마신공(氷尊魔神功)을 전해 주었고 그와 함께 수라마군(修羅魔君)의 독문 장법이었던 빙수장법(氷手掌法)까지도 함께 전수해 주었다. 그녀의 성향에 가장 알맞은 내공심법과 장법을 전수 해준 현성은 마지막으로 그녀가 빙혼도(氷魂刀)를 가지고 사용할 수 있는 한상도법(寒霜刀法)을 전수해 주었다. 한상도법(寒霜刀法)은 익히기가 무척이나 난해한 무공이었지만 지금의 아이리스는 단 5년이란 짧은 시간 안에 한상도법(寒霜刀法)을 9성까지 익힌 상태였다. 마법도 마찬가지지만 무공 또한 무조건 많은 양의 마나를 소유했다고 해서 갑자기 고수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과거 현성은 이리엘에게 마법사들이 검기나 검강을 시전 할 수 있을 정도의 마나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어째서 검을 배우지 않느냐고 물은 적이 있었다. 현성은 지금도 그 일을 생각하면 웃음이 나왔다. 과거 현성이 무공을 배울 때는 어느 정도 경지에 이르러 높은 내공을 소유해야만 검기와 검강을 시전 할 수 있었고 그 이상의 내공을 가지고 있다면 전설의 경지인 이기어검술(理氣御劍術)이나 심검(心劍)을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현성의 착각에 불과 했다. 고수들은 많은 양의 내공을 소유했기에 검기나 검강을 시전 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니라 무공에 대한 깨달음이 있었기에 검기나 검강을 시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오늘도 연참신공을 흐흐흐 3연참 정도 할 예정 입니다. 그럼 즐독들 ^^ 제 8 장 모험의 시작 다만 내공은 깨달음에 따른 부수적인 요소일 뿐이었고 내공이 많다는 것은 같은 경지에 이른 다른 이에 비해 더욱 강하고 위력적인 힘을 발위 할 수 있을 뿐 더 높은 경지로 가는 지침서는 되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무공을 배울 때는 그에 대한 수련으로 깨달음을 얻고 그와 함께 내공이 따라온다. 이 두 가지는 결코 떨어트릴 수 없는 관계였지만 현성은 내공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고 일반적인 무림인들 역시 많은 양의 내공을 보유한 자는 검기나 검강을 시전 할 실력을 가지고 있었기에 내공이 많다면 그에 따라서 검에 대한 경지가 다르다고 생각했다. 그런 이유로 이리엘에게 마법사들이 그 정도의 마나를 소유했다면 검기를 사용 할 수 있지 않느냐고 물어 보았던 것이다. 완전히 순서가 뒤 바뀐 것이다. 본래 깨달음이 있고 그 다음이 내공이었지만 일반적으로 중원에서는 둘이 거의 동시에 성장하기에 반대로 내공이 있다면 당연히 깨달음도 따라 온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현성은 스스로의 의지는 아니었지만 갑작스럽게 균형을 이루고 있던 깨달음의 경지와 내공의 경지가 서로 엄청난 차이를 가지고 벌어져 버렸다. 현성은 내공이 증가함으로 해서 과거에 사용했던 무공을 더욱더 파괴적이고 오랜 시간 사용 할 수 있었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했다. 일반적인 예로 같은 양의 내공을 사용해서 검기를 쓰는 것과 검강을 쓰는 것은 효율적인 면에서 훨씬 뒤떨어졌다. 검강을 시전 할 수 있을 정도의 내공을 검기에 주입한다는 것은 다른 검기에 비해서는 분명 더 강하겠지만 같은 내공을 가지고 시전 하는 검강에 비하면 너무나도 약할 수밖에 없었다. 9서클 마법을 시전 할 정도의 마나를 4서클 마법을 사용 할 때 주입한 격이랄까? 현성은 자신이 소유한 엄청난 양의 마나를 검강이라는 형태로 밖에 표현 할 수 없었다. 만약 현성이 검강 보다 더 높은 경지인 이기어검술(理氣御劍術)이나 심검(心劍)의 깨달음을 가지고 자신의 가진 마나를 검강의 형태가 아닌 이기어검술(理氣御劍術)이나 심검(心劍)의 형태로 사용한다면 같은 양의 마나를 사용한다고 해도 그 위력이 판이하게 다를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현성을 비롯한 3명의 엘프들은 힘의 활용이 무척 부족하다고 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현성이 사용하는 검강의 위력이 결코 약하다는 것은 아니었다. 현성이 사용하는 검강만 하더라도 중간계에서 가장 단단한 금속 물질인 드래곤 본이나 오리하르콘, 미스릴등은 가볍게 자를 수 있을 정도의 힘이 있었다. 하지만 현성이 원한 힘은 그 정도가 아니었다. 물론 검강을 사용한다면 드래곤 본이나 오리하르콘, 미스릴과 같은 금속을 가볍게 자를 수 있겠지만 드래곤급의 마나를 가진 존재가 시전하는 9서클 궁극의 방어마법을 뚫는 일은 현성의 검강으로도 쉽게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었다. 현성은 자신과 동급의 마나를 가지고 있는 존재를 상대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강대한 힘을 원했다. 현성의 몸속에 잠자고 있는 마나의 양은 실로 엄청난 것이었다. 하지만 현성이 직접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양의 마나는 몸속에 잠들어있는 전체적인 힘에 비해 무척 미미했다. 그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던 현성은 자신의 몸속에 잠자고 있는 마나를 완전하게 사용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깨달음이라는 사실을 알아 차렸다. 무공에 대한 몇 번의 깨달음이 더 있다면 현성은 환골탈태(換骨奪胎)와 함께 자신의 몸속에 잠들어 있는 드래곤 하트의 마나를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 현성은 과거 중원 최고의 무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뛰어난 무공인, 대 천마교의 교주들만이 익히는 독문 무공 역천기공(逆天氣功) 마신무(魔神武)를 대성한 존재였다. 그러나 현성이 대성했다고 생각했던 역천기공(逆天氣功) 마신무(魔神武)는 결코 대성한 것이 아니었다. 그저 것 모습을 흉내 낸 것이었을 뿐. ‘탈마(脫魔)의 경지’ 그것은 모든 마인들이 꿈꾸는 전설의 경지였다. 마의 끝을 상징하는 탈마(脫魔)의 경지, 전설로만 내려오는 경지지만 탈마(脫魔)의 경지에 이른 자는 불노불사(不老不死)하며 그 신위가 신을 능가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한다. 일반 무림인들이 생각하는 생사경(生死境) 정도의 경지랄까? 현성이 익힌 역천기공(逆天氣功) 마신무(魔神武)는 그러한 탈마(脫魔)의 경지를 목표로 하는 수련이었고 현성은 그것을 대성했다. 그렇지만 현성은 역천기공(逆天氣功) 마신무(魔神武)를 대성했음에도 탈마(脫魔)의 경지에 이르지 못했다 아니 그 보다 아랫단계인 극마(極魔)의 단계에도 이르지 못했다. 현성은 그 이유가 내공에 있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이룬 경지는 탈마의 경지지만 내공이 부족하여 이루지 못한 것이라고... 그러나 현성이 이곳 라이노스 대륙에 와서 레드 드래곤족 최 고룡 칸 카이라스의 드래곤 하트를 얻은 뒤로 거의 무한에 가까운 내공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현성은 엄청난 내공을 얻었음에도 탈마의 경지에 이르지 못했다. 현성이 드래곤 하트를 얻은 후 성장은 겨우 극마의 경지에 근접한 수준이 된 것 정도였다. 현성은 그녀들을 가르치며 자신이 왜 이런 지경에 빠진 것인가 무척이나 고민했다. 그 결과는 얻은 것은 단 한 가지.. 바로 자신이 대성 했다고 생각했던 역천기공(逆天氣功) 마신무(魔神武)는 그저 겉모습만 흉내 낸 어설픈 경지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 속에 감추어진 진정한 무리를 알지 못하고 그저 눈에 보이는 것만을 보고 역천기공(逆天氣功) 마신무(魔神武)를 대성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현성은 자신의 몸속에 잠자고 있는 드래곤 하트의 마나를 현재로서는 도저히 사용할 수 없었다. 현재 자신에게 주어진 그 일부의 마나조차도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지 못하고 있는 자신에게 그 이상은 너무도 과분한 것이었다. 현성은 그녀들에게 무공을 가르침과 동시에 자신 스스로의 수련을 계속해 갔다. 현성은 일단 역천기공(逆天氣功) 마신무(魔神武)의 진정한 무리를 깨닫고자 노력했다. 그와 함께 자신에게 주어진 엄청난 공력을 완전하게 운용하는 수련 또한 게을리 하지 않았다. 과거에 비해 엄청나게 늘어난 내공을 완전하게 자신의 의지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과거 현성이 드래곤 하트의 엄청난 내공을 완전하게 제어하지 못해 스스로 자멸할 위기가 오지 않았던가? 현성은 그녀들을 수련시키는 5년 동안 자신도 함께 수련했다. 그 결과 현성이 이룬 경지는 극마(極魔)의 경지, 자신이 원하던 탈마(脫魔)의 경지는 아니었지만 현성은 현재 자신이 이룬 경지에 만족했다. 탈마(脫魔)의 경지에는 못 미치지만 극마(極魔)의 경지 또한 전설에나 나오는 지고한 경지였다. 몸 안에 있는 마기(魔氣)를 완전하게 갈무리 할 수 있고 또한 스스로 마기(魔氣)를 분출하여 상대를 죽일 수 있는 경지, 손가락 하나로 태산을 무너뜨리는 힘을 가진 경지가 바로 극마(魔氣)의 경지였다. 또한 역천기공(逆天氣功) 마신무(魔神武)에 대한 깨달음 또한 많이 전진한 상태였다. 현성은 이곳 라이노스 대륙에 처음 도착했을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강해진 상태였다. ********************************************************************************************* 3연참 취소입니다. 오늘 필오는데로 올리도록하지요. 하하하하 즐독들.... ************************************************************************************* 타이핑 者 : [KOR]TheYtsejaM (당나귀 호환 P2P 프루나) 프루나에서 제가 타이핑한 소설들과 그 외 제가 모은 소설들을 공유했습니다. 검색어 : [KOR]TheYtsejaM 또는 TheYtsejaM 로 검색하시면 제가 공유한 파일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소유자가 1이라도 관계없습니다. 저는 항상 접속해 있으니까요. 제가 접속해 있지 않을 때는(파일이 안 받아지고 있을 때는) 제가 집에 없거나 파일 받기 대기 중일 겁니다. 기다리시면 하루 안에 반드시 받으실 수 있으실 겁니다. 무협도 엄청나게 많이(약 1기가 정도) 텍스트파일로 가지고 있는데 너무 파일이 많아서 그거 다 편집하려니 짜증나서 일단은 판타지만 공유중입니다. 무협도 필요하시면 프루나에서 메시지 전송 기능으로 쪽지 보내십시오. ************************************************************************************* 제 8 장 모험의 시작 현성이 처음 그녀들을 만날 때, 현성이 내공을 끌어 올리는 모습을 무공도 모르는 엘프들이 알아 볼 수 있었다. 그 이유는 현성이 스스로 갑작스럽게 늘어난 내공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설령 상대가 드래곤이라고 해도 자신이 스스로의 기운을 감춘다면 자신의 경지를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스스로의 기운을 다루는 일에 능숙해져있었다. 아이리스는 현성이 전수해준 빙존마신공(氷尊魔神功), 빙수장법(氷手掌法), 한상도법(寒霜刀法)을 모두 9성 가까이 익힌 상태였다. 현재 그녀의 경지는 라이노스 대륙에서 소드 마스터(Sword Master)라 부르는 경지 즉 검강을 시전 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이었다.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 제 아무리 내공이 뒷받침해 준다고 해도 단 5년의 짧은 시간 안에 소드 마스터(Sword Master)의 경지에 이른 다는 것은 그녀의 뛰어난 자질과 오성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현성은 5년간의 수련으로 극마(魔氣)의 경지와 함께 전설이라는 이기어검술(理氣御劍術)을 시전 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다. 비록 아이리스가 이룬 경지가 현성의 경지에 비하면 많이 뒤처지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분명 놀라운 성장임은 분명했다. 또한 아이리스는 소드 마스터(Sword Master)의 경지와 함께 9 서클 마스터의 칭호 또한 함께 얻었다. 본래가 전사라기보다는 마법사에 가까웠던 그녀는 무공 수련과 함께 마법 수련을 병행했고 그 결과 5년이 지난 지금 그녀의 마법 실력은 9 서클 마스터라는 지고한 경지에 올라와있었다. 현성 또한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현성은 본래 마법에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 그 이유는 자신이 익힌 무공, 역천기공(逆天氣功) 마신무(魔神武)의 힘을 믿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현성은 얼마 안가 그 생각을 수정해야 했다. 마법의 편리성은 정말 엄청난 것이었다. 경공술을 최고로 발휘한다고 해도 4 ~ 5일은 걸릴 먼 거리를 단 1초도 안되는 순간에 이동하는가 하면 전설의 경지인 허공답보(虛空踏步) 정도는 되어야 가능한 일을 마법으로는 너무도 쉽게 이루어냈다. 또한 마법은 수비와 치료에도 탁월한 효과를 보였다. 호신강기(護身剛氣)나 검막을 시전한 정도의 방어 효과를 가진 방어 마법을 자신이 아닌 타인이나 일정한 장소에 부여할 수 있다는 것은 오직 시전자만을 보호할 수 있는 호신강기(護身剛氣)나 검막에 비해 엄청나게 발전한 형태였다. 치유계열의 마법은 말이 필요 없었다. 물론 무공에서도 사령혈지술과 같이 머리만 다치지 않으면 신체 어느 부위라도 재생이 가능한 사공이 있기는 했지만 그것은 배교에서도 무척이나 기밀에 속하는 전설의 무공이었다. 마교 교주의 후계자였던 현성이 배울 수 없는 무공이었다고나 할까? 현성은 마법의 효율성을 매우 높게 평가했다. 그 후 무공 수련과 함께 5년간 마법을 배운 현성은 쉽게 배울 수 있을 것이라는 이리엘의 말만을 믿었다가 무척이나 후회해야 했다. 마법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니었다. 과거 이리엘은 현성에게 언령(言靈)과 용언(龍言)만으로도 마법을 배울 수 있다고 했다. 이런 이리엘의 말은 겉보기에는 무척 쉬워보였지만 진실은 결코 그렇게 쉽지 않았다. 진실 된 언령(言靈)과 용언(龍言)은 드래곤들도 고룡은 되어야 사용할 수 있는 고유 권능이었다. 현성은 애매모호하게도 가지고 있는 마나는 고룡급이었지만 사용할 수 있는 마나는 웝급 정도였다. 그 결과 현성은 언령(言靈)과 용언(龍言)을 사용할 수는 있었지만 무척이나 부담이 되는 일이었다. 언령(言靈)과 용언(龍言)은 자신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힘을 실어 시전 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모든 드래곤, 아니 인간의 마법사라고 해도 사용할 수 있는 것이었다. 기본 방어 마법인 실드(shield)는 방패라는 뜻을 가진 언어 즉, 드래곤이나 6 서클 이상의 마법사는 시동어 만으로도 마법을 시전 할 수 있다. 간단하게 보면 말 한 마디로 마법을 시전 한 것이다. 마치 언령(言靈)과 용언(龍言)과 같이 말이다. 그러나 그 둘은 엄연히 다른 것, 언령(言靈)과 용언(龍言)은 고대 언어로 시전 된다. 멸 [滅]과 같은 짧은 고대 언어로 말이다. 일반 마법과 언령(言靈), 용언(龍言)의 차이는 바로 그것이었다. 현성은 처음 이리엘이 말한 대로 언령(言靈)과 용언(龍言) 마법을 배우기로 했다. 그러나 배우기는 쉬워도 사용하기는 힘든 마법이었다. 일반 마법과 달리 복잡한 마법 수식어나 긴 시동어와 달리 간단하게 의지를 담아 왜치면 되는 것이 언령(言靈)과 용언(龍言)이었지만 그것은 너무도 큰 힘을 가지고 있었다. 위력이 강한 만큼 그에 들어가는 마나도 엄청났고 또한 상당한 정신력을 요하는 것이 바로 언령(言靈)과 용언(龍言)마법이었다. 구지 비유하자만 사과 하나 잘라 먹기 위해서 과도에 검강을 시전 한 격이랄까? 위력도 강하고 발동 시간도 무척 짧지만 언령(言靈)과 용언(龍言)은 엄청난 정신력과 많은 양의 마나를 소모하는 일이었다. 현성은 언령(言靈)과 용언(龍言)의 위력을 축소시키고 그에 들어가는 정신력과 마나를 적게 소모시키기 위해서 노력해 봤지만 자신의 정신력으로는 무리였다. 언령(言靈)과 용언(龍言)마법을 일반 마법처럼 자유롭게 제어 할 수 있을 정도의 정신력과 방대한 마나를 가진 존재는 드래곤들 중에서도 고룡 정도는 되어야 했다. 현성은 직접 시도해 본 후에야 드래곤들의 용언(龍言)이 고룡들의 고유 권능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 후 현성이 도전한 것은 아이리스와 같은 일반적인 마법이었다. 그러나 복잡한 마법수식은 과거 무림에서 천년에 한번 날까 말까한 기재라는 소리를 들었던 현성의 머리를 의심할 정도로 복잡한 것이었다. 현성이 9 서클 마스터의 경지에 오른 것은 겨우 며칠 전이었다. 아이리스보다 늦게 마법을 배우기는 했지만 현재는 거의 비슷한 경지에 오른 것이다. 아마 현성이 가진 드래곤 하트의 마나와 뛰어난 오성이 없었다면 현성이 아무리 노력했다고 해도 5년이란 짧은 시간 안에 9 서클을 마스터하는 일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모두 강해졌다. 도저히 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강해졌어.’ 아이리스가 자신의 자리로 돌아간 뒤 나온 엘프는 다이말로였다. 그녀 또한 전과는 다르게 무척 강해져 있었다. 다이말로가 휘두르고 있는 라이나는 겉으로 보기에는 그저 단순한 창이었지만 지금 라이나의 전신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강렬한 전류가 흐르고 있었다. 라이나가 뿜어내고 있는 강렬한 전류는 다이말로에게서 나온 것이 아닌 라이나 본신의 힘이었다. 지난 5년간 다이말로는 천뢰교의 내공심법과 마교십이공(魔敎十二功) 중 하나인 창수마공(槍手魔功)을 수련했다. 대자연의 기를 잘 받아들이는 엘프의 육체에 힘입어 다이말로는 5년이라는 짧은 시간안에 약 1갑자에 달하는 내공을 얻을 수가 있었다. 실로 엄청난 성장이었다. 그렇지만 현성이나 아이리스에 비하면 너무도 미미한 성과였다. 그렇지만 그녀에게는 그 정도의 내공이면 족했다. 비록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라이나가 가지고 있는 방대한 양의 힘을 고스란히 자신이 사용할 수 있었다. 창수마공(槍手魔功)을 8성 가량 익힌 다이말로였지만 순간적인 단 한번의 파괴력에 있어서는 아이리스의 한상도법(寒霜刀法)을 능가하는 파괴력을 가지고 있었다. 일부이긴 하지만 순간적으로 라이나의 정령력을 흡수해서 사용하는 다이말로의 창수마공(槍手魔功)과 라이나 자체가 가지고 있는 엄청난 힘을 생각한다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어마 어마한 실력자로 성장한 것이었다. 또한 다이말로는 일 대 다수의 전투에서 유용한 광범위 공격을 너무나도 쉽게 사용할 수 있었다. 라이나가 소유하고 있는 고유의 속성에 따라 순간적으로 집중된 파괴력은 강철도 가루로 만들 정도였고 힘은 들겠지만 마음만 먹는 다면 엄청난 광범위 공격도 가능했다. ‘부드럽군.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공격이라...’ 창수마공(槍手魔功)의 이름처럼 창술과 함께 손을 이용한 공격까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그녀의 움직임은 더없이 완벽해 보였다. 음... 어디까지 올려야 되나 결정이 잘 안되내요. ㅠ.ㅜ 한편 분량 밖에 못쎴는뎅 벌써 3편이나 올렸다. 하루 종일 컴터 앞에서 분투해야 할 듯 ㅠ.ㅜ 제 8 장 모험의 시작 조그마한 나뭇잎 하나가 그녀에게 다가 갔지만, 그녀의 근처에 가기도 전에 새까만 재로 변해 버렸다. 그녀의 주위를 보이지 않게 둘러싸고 있는 자연스러운 전류의 막은 그 누구의 접근도 허용하지 않았다. 겉으로 보기에는 너무도 조용하지만 움직임이었지만 그 실상은 엄청난 힘들이 어우러져있는 힘의 소용돌이를 일으키는 움직임이었다. 다이말로의 움직임이 서서히 멈추어갔다. 빠르게 움직이던 그녀의 몸놀림은 서서히 느려졌고 바쁘게 오가던 손과 창도 점점 그 속도를 늦춰갔다. 이어 그녀의 몸놀림이 완전히 정지하자 그녀의 몸을 둘러싸고 있던 보이지 않는 전류의 힘 또한 서서히 사라졌다. “많이 강해졌구나. 다이말로.” 현성의 칭찬에 아무런 표정변화가 없던 그녀의 얼굴이 붉어졌다. 이어 ‘존명’ 짤막한 대답과 포권을 한 후, 자신의 자리로 돌아간 다이말로를 대신해 지금 까지 가만히 앉아 있었던 다나가 서서히 무대의 중앙으로 움직였다. 다나아세스의 무공수련은 주로 보법과 경공술 그리고 내공수련을 중점으로 이루어졌다. 그녀의 무기인 신궁 아로미아를 이용한 수련은 현성이 아닌 전 하이 엘프족 로드 아로하사가 가르쳤기에 다나아세스는 그간 현성과 아로하사 사이를 번갈아 가며 수련을 해야 했다. 아로하사는 다나에게 활 쏘는 방법뿐만 아니라 과거 하이 엘프족이 가지고 있었던 지식과 자부심, 또 한 종족의 수장으로서의 나아갈 길 등을 중점적으로 가르쳤다. 현성도 이에 대해서 아무런 문제도 재기 하지 않았다. 오히려 가장 말발장이며 조심성 없는 그녀의 행동에 아로하사의 교육이 먹혀들기를 발했다. 현성이 보기에는 별 차이가 없어보였지만 다나는 이미 과거 하이 엘프족의 모든 지식을 습득한 상태였다. 다나는 과거 하이 엘프족 고유의 궁술을 배웠는데 아로하사는 그녀에게 무형시(無形矢)를 가르쳤다. 무형시(無形矢)란 화살의 촉 대신 무형의 기운을 쏘아 보내는 기술을 말하는 것이다. 소리도 없고, 형태도 없는 무형(無形)의 화살 그것이 바로 무형시(無形矢)였다. 현성은 마치 무형시(無形矢)가 심검(心劍)과 같이 보였지만 그것은 아니었다. 순수한 마나가 압축된 집합체로서 강한 파괴력을 가지고 있는 심검(心劍)과 달리 무형시(無形矢)는 그리 큰 파괴력을 지니지 않았고 또한 소비되는 마나 또한 매우 적었다. 대신 그 빠르기와 정확성은 가희 놀라울 정도였다. 눈에 보이지도 않고 소리로 들리지도 않는 무형시(無形矢)를 피할 수 있는 존재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마나를 느끼고 능숙하게 다룰 줄 아는 자라면 무형시(無形矢)를 느낄 수는 있으나 그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피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했다. 현성은 처음에 빙혼도나 라이나, 아로하사에게 자신의 정체가 들어나지 않을 까 걱정했다. 기실 들어난다고 해도 큰일 날 것은 없었지만 앞으로 자신이 하려는 일에는 방해만 될 것이 뻔했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을 알아보지 못했다. 이리엘의 말에 따르면 그들은 현성에게서 느껴지는 순수한 마나만을 파악했기에 현성의 정체를 전혀 알아차리지 못한 것이다. 또한 현성은 그들과 결코 오랜 시간을 보내지 않았다. 주로 혼자 수련을 하거나 그녀들의 수련을 도와 줄때도 단순히 지도만 했을 뿐, 그들과 대화를 나누거나 서로에 대해 알려고 하는 행동은 전혀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현성의 눈앞에 선 다나의 발이 서서히 빠르게 이동하기 시작했다. 현성은 그녀에게 천마잠형술과 천마군림보를 전수해주었다. 마교에서도 교주만이 익힐 수 있는 독문 보법이었지만 현성은 그리 신경 쓰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들이 강해 질수 있도록 여러 가지 배려를 해주었다. 각각 자신의 특성에 맞는 무공을 전수해 주었고 다나에게는 그 무공이 비록 마교 교주의 독문 무공의 일부였지만 그녀에게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되기에 천마잠형술과 천마군림보, 이 두 가지 무공을 전수해주었다. 현성은 그런 것을 하나도 아깝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이미 그녀들은 자신의 완전한 노예가 되어있었으니까 말이다. 다나의 발이 서서히 빨라지기 시작하더니 종국에는 하나였던 그녀의 신형이 둘로 나뉘어 졌다. 하나였던 신영은 둘로, 둘이었던 신영은 넷으로, 넷이었던 신영은 여덟로 늘어나더니 그 후에는 더 이상 늘어나지 않았다. ‘천마군림보’ 완전하게 대성한다면 자신의 신영을 열여덟로 나눌 수 있는 신비로운 보법 천마군림보. 상대의 눈을 현혹 시키는 환술과는 다르게 천마군림보에 의해서 생긴 환영은 진짜인 동시에 가짜였다. 그 실체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가지고 있지 않은 환영.... 여덟 명으로 나누어진 다나의 신영은 각기 다른 행동을 취하며 빠르게 이동했다. 종국에는 하나의 목표를 둘러 싼 형국이 된 그녀의 신영들은 동시에 신궁 아로하사를 뽑아 들며 보이지 않는 화살 무형시(無形矢)를 날리기 시작했다. 무형시를 날리는 순간, 순간에도 빠르게 이동하는 그녀의 신영은 좀처럼 눈에 잡히지 않았다. 빠른 속도로 이동하며 무형시(無形矢)를 날리던 다나의 신영이 서서히 다시 하나로 모아지기 시작했다. 종국에는 완전히 하나의 신영으로 돌아온 다나의 모습이 이제는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인비저빌러티(Invisibility) 마법을 사용한 것도 아니었고, 아무리 살펴봐도 주위에 마법을 사용한 마나의 흔적이 전혀 남아 있지 않았다. 아무런 흔적도 없이 사라졌던 그녀의 신영은 어느 순간 본래 자리하고 있었던 장소에 다시 나타났다. ‘천마잠형술’ 본신의 기척을 완전히 지워 버리며 시각적으로도 보이지 않게 만드는 잠형술.... 설령 상대가 자신의 눈앞에 존재한다고 해도 그 기척을 알아차리고 반응할 수 있는 존재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다나아세스는 현성이 가르쳐준 두 가지 무공을 완벽하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신궁 아로미아와 접목 시키는데 성공했다. 천마군림보는 9성, 천마잠형술은 12성으로 대성한 다나는 현성의 예상과 다르게 3명의 엘프들 중 가장 빠른 무공성취를 보이고 있는 존재였다. 천마군림보를 12성 대성한다면 다나는 천마군림보와 천마잠형술, 이 두 가지 무공을 하나로 역어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을 터였다. 현성은 그녀들의 무공 성취를 바라보면서 정말 놀라운 생각이 들었다. 무공이라고는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단 5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그 난해한 무공들을 완벽하게 익히다니... 성취에 있어서는 다나가 가장 앞서고 있었으나 천마군림보와 천마잠형술, 단 2가지 무공을 배우는 다나에 비해서 기본적으로 보법과 잠형술을 배우고 그와 함께 자신의 독문 무공을 배우는 그녀들의 성취는 결코 낮은 것이 아니었다. 다나 역시 자신의 재주를 모두 선보이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오늘은 마지막 시험이 있는 날.... 지난 5년간의 수련 과정을 보며 현성은 그녀들의 성취 과정을 계산해 본 결과 5년이 지난 지금 최종적인 시험을 통해 그녀들의 실력을 정확하게 알아본 것이다. “정말 놀랍게 성장했구나.....” 음.... 로이나스와 엘프들은 배신걱정 무 (제령섭혼대법(制靈攝魂大法)을 믿는 거죠.) 앞으로는 쓰는 글에는 쓸때없는 설명을 뺄 예정입니다. 스토리 진행상 필요한 것을 빼면 말이죠. 기본적으로 알것이라고 생각되는 내용은 빼도록하겠습니다. 무공 설명도 간단 간단하게 할 생각이고요. 처녀작이라 많이 부족하지만 앞으로 하나 하나 고쳐나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럼 즐독들 ^^ 제 8 장 모험의 시작 현성이 그녀들을 칭찬하며 조그마하게 말꼬리를 흐리자, 현성의 칭찬에 밝게 피어 있던 그녀들의 얼굴에 약간의 긴장감이 어렸다. “내일이다.” 조용한 한 마디, 현성의 조용한 말 한 마디에 그녀들의 표정이 활짝 펴지며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현성에게 포권을 취했다. “존명.” “존명.” “존명.” 존명이라는 짤막한 구호와 함께 날아갈듯이 자신의 처소로 뛰어가는 그녀들을 보고 있던 현성의 얼굴에 조그마한 미소가 어렸다. 현성은 그간 그녀들에게 무공만 가르친 것이 아니었다. 그녀들에게 자신의 목적과 앞으로 해나가야 할 일들을 알려주었고 현성이 가지고 있는 계획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하는 그녀들은 수련에 박차를 가했다. 그리고 드디어 그날이 온 것이다. 이미 그녀들의 중심에는 현성이 자리 잡고 있었다. 자신의 몸과 마음의 진정한 주인인 현성의 꿈과 목표는 이미 그녀들의 모든 것이 되어있었다. 이제 기다림의 시간이 끝나고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희망의 문이 열리는 것이다. “가자.” 현성의 짤막한 외침에 지금까지 가만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로이나스가 조용히 현성의 뒤를 따랐다. “크~~워워워워.” 온 산맥에 울려 퍼지는 맹수의 포효 소리와 함께 어디선 비명에 가까운 처절한 고함 소리들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막아라!!” “마을로 들어가게 해서는 안 된다!!” 그 처절한 목소리의 한 가운데는 서있는 존재들은 뾰족한 귀와 아름다운 외모 그리고 대자연의 조화로움을 가지고 있는 숲의 일족 엘프들과 몬스터라고 부르는 것이 약과일 정도로 괴상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 괴수들이 서로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었다. “모두 공격해!!” 빨간 머리에 청년 엘프가 큰 소리로 외치며 미리 만들어 놓은 마법을 흉측한 모습의 괴수들에게 쏘아 보냈다. “파이어 월(Fire wall)!!” “파이어 볼(Fire Ball)!!“ “매직 애로우(Magic arrow)!!” “파이어 스톰(Fire storm)!!” “아이스 미사일(Ice Missile)!!” “슈~~우우우우.” 수많은 엘프들의 마법 공격과 함께 날아드는 수 백 개의 화살들 그러나 하늘을 덮을 듯이 쏟아지는 엘프들의 엄청난 공격은 괴상한 모양의 괴수들에게 아무런 타격도 주지 못했다. 단단한 가죽에 막혀 힘없이 땅으로 떨어지는 화살들과 4 서클 이하의 마법은 아예 통하지도 않는 강인한 육체를 지닌 무시, 무시한 위력의 괴수들에게 많은 수의 엘프 들이 하나, 하나 죽어나가고 있었다. “대기를 가르는 바람의 칼날이여, 나의 적을 무찔러 다오. 원드 커터(Wind Cutter)!!” “쿠~~오오오오오!!” “까~~아아아악.” 힘들게 완성한 주문을 괴수에게 쏘아 보내던 한 여성 엘프는 마법이 완성됨과 동시에 죽음을 맞이해야 했다. 자신의 마법을 아무렇지도 않게 맞으며 뚫고 들어와 공격을 가하는 괴수의 날카로운 손톱에 아직은 앳되어 보이던 엘프 여성의 몸이 갈갈히 찢겨졌다. “이, 이럴 수는 없어. 막아라!!” 마법이 통하지 않자 검을 들고 돌격하는 몇몇 엘프들과 정령을 소환해 괴수들을 막고 있는 엘프들 누가 보아도 엘프들의 완패였다. “어서 5 서클 이상의 마법사분들을 모시고 와라!!” “조금만 버티면 된다. 막아라!!” 앞에서 검을 들고 괴수들과 대치하던 엘프들은 이미 잘다져진 고기 조각이 되어 있었고 괴수들의 진입을 막기 위해 활을 쏘던 엘프들은 활 대신 검을 들고 괴수들과 맞서 싸웠다. 그렇지만 말 그대로 시간 문제였다. 이미 괴수들의 발아래 형체도 알아 볼 수 없을 만큼 갈갈히 찢겨진 엘프들의 숫자만 수백이 넘어가고 있었다. 약 50여 마리의 괴수들을 막기 위해서 수백의 엘프들이 죽었지만 50여 마리의 괴수들 중 완전히 죽은 괴수는 단 3마리 뿐 이었다. 트롤을 능가하는 재생력과 오우거 보다 질긴 가죽, 싸이클롭스를 능가하는 강력한 힘. 크기만 해도 7 미터에서 10 미터에 육박하는 괴수들의 위력은 정말 엄청났다. 강력한 마법 저항력과 머리만 부서지지 않으면 아무리 큰 상처라도 1분 안에 치유되는 재생력, 거대한 나무를 뿌리째로 뽑아 휘두르는 괴력은 도저히 엘프들이 상대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웨이트 그래버티(Weight Gravity)!!” “꽈~~과과과광!!” 엄청난 굉음과 함께 무적처럼 날뛰던 50여 마리의 괴수들이 일제히 바닥으로 처박혔다. 마치 위에서 무언가가 누르는 것 같이 괴수들은 쉽사리 일어서지 못했다. “유황불이 들끓는 지옥에서 생성된 모든 것을 소멸시키는 죽음의 불꽃이여, 바람과 함께 타오르는 화염이여, 내 의지에 따라 내 앞을 가로막는 모든 것을 불태울지어다. 헬 파이어(Hell Fire)!!” “쿠~~오오오오오.” “와~아아아아!!” “장로님들이 오셨어.” “이젠 살았어.” “흑흑흑.” 엘프들을 괴롭히던 괴수들은 갑작스럽게 시전 된 8 서클 마법 웨이트 그래버티(Weight Gravity)와 9 서클 마법 헬 파이어(Hell Fire)의 합동 공격에 거의 대부분이 전멸해 버렸다. 하지만 모두 죽은 것은 아닌 듯 무리에서 떨어져 있던 3 ~ 4 마리의 괴수들은 동료들의 죽음을 보더니 숲 속으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적들을 거의 전멸 시키고 소수만이 달아나고 있었지만 그 누구도 추적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아무도 막지 못하던 괴수들을 처리한 것은 7 서클 마스터와 8 서클 그리고 9 서클 마스터로 이루어진 엘프 장로들이었다. 그런 그들도 도망친 괴수들을 처리할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다. 너무도 지쳐 있었기에...... 오늘로서 벌써 4번 째였다. 아무리 대마도사라고 해도, 8 서클이나 9 서클의 고위급 마법을 하루 3번 정도 시전하면 몸속에 있는 대분의 마나가 바닥나 버리고 만다. 벌써 4번 째 거의 몸속에 있는 마나가 바닥난 상태였다. “또 인가..” “사드리야 장로님 너무 상심하지 마십시오. 어쩔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주위에 다른 엘프들이 위로에도 사드리야 장로는 상심한 마음을 가눌 수가 없었다. 도대체 무엇이 잘못되었단 말인가? 300여 가구가 사는 이 엘프 마을에 죽은 엘프만 벌써 400명에 육박하고 있다. 전투를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엘프들이 사망한 것이다. 이런 일은 카이라스 산맥 곳곳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일이었다. 지금으로부터 5년 전의 일이었다. 이런 악몽이 시작된 것은.... 오늘은 이걸로 쫑!! 이 아니라 6시에 마지막 한편을 올리는 것을 오늘 연재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재고 분량 한편 정도 분량만 남아있는 상태고 그것도 6시에 올리면 다 떨어지는 관계로 내일 부터는 정말 하루 한편씩만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즐독들 ^^ (크~~~윽 연참신공이 깨지다니!! 한 몇달간 수련하면 다시 대성할 듯하오. 기다려 주시오~~) 제 8 장 모험의 시작 카이라스 산맥의 최대 위기, 레드 드래곤족 최 고룡 칸 카이라스가 카이라스 산맥의 모든 생명력과 마나를 빨아들일 때 엘프들은 3명의 산 제물을 통해서 그 대 재앙을 막을 수 있었다. 그러나 진정한 재앙을 그 다음 날 일어났다. 난생 처음 보는 괴수들이 카이라스 산맥에 서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7 미터에서 10 미터에 육박하는 체구에 고위 마법이 아니면 통하지 않는 마법 저항력 그리고 엄청난 힘. 괴수들은 여러 종류가 있었다. 날개가 달려 하늘을 날아다니는 괴수나, 지상에서 짐승처럼 4발로 걸어 다니는 괴수들도 있었다. 처음에는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 숫자가 무척이나 적었고 7 서클이나 8 서클의 마도사가 나선다면 괴수들을 손쉽게 처리할 수 있었으니까 말이다. 엘프들은 그 괴수들이 인간들이 만든 키메라라고 생각했다. 여러 몬스터들의 장점만을 부각시켜 만든 괴수들은 키메라 뿐 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키메라가 아니었다. 키메라는 수명이 짧고 번식이 불가능한 생명체였다. 그러나 그 괴수들은 아니었다. 괴상한 모습의 괴수들은 거의 모든 종의 몬스터와 교배가 가능했고 그 숫자를 기하급수 적으로 늘려 나갔다. 본래 무리를 짓지 않는 대형 몬스터들과 달리 그 괴수들은 적게는 수십에서 많게는 수백까지 무리를 지어 생활했다. 흉폭 한 몬스터라는 싸이클롭스나 오우거, 미노타우르스, 와이번, 그리폰등은 이미 그 괴수들의 먹이 감으로 전락한지 오래 전이었다. 카이라스 산맥에 사는 유사인종들 중에서 현재 강한 세력을 유지하며 생존해 있는 종족은 엘프와 드워프, 요정족 뿐이었다. 비교적 호전적인 성격의 수인족, 호인족, 견인족, 묘인족, 그레이트 오크, 프라그맨, 리자드맨, 켄타로스족등은 괴수들과의 대규모 전쟁을 벌였고 그 결과 거의 멸종에 가까운 타격을 입었다. 머리가 파괴되지 않으면 아무리 큰 상처라도 순식간에 재생하는 괴수들 앞에서 육체적인 공격은 거의 무의미 했다. 엘프와 드워프, 요정족들을 제외한 나머지 종족들은 소수만이 남아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 거의 전멸된 거나 다름없는 상황이었다. 드워프족들은 그들을 피해 깊은 광산 속으로 숨어 방어진을 구축했고 요정족들은 나무 기동이나 땅속에 숨어 지냈다. 엘프들은 드워프족처럼 광산에 숨을 수도, 조그마한 요정족처럼 평생을 숨어서 지낼 수도 없었다. 엘프들은 괴수들을 막기 위한 방편으로 마법과 정령술 선택했다. 비록 하급 마법과 정령술은 그 괴수들에게 아무런 피해도 주지 못하지만 7 서클 정도의 고위 마법사나 상급 정령이라면 그 괴수들 상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엘프족들은 카이라스 산맥에 사는 70만의 엘프들 중 모든 고위 마법사들과 정령사들을 모두 모은 다음 괴수들이 쳐들어온 곳에 텔레포트 (Telephote) 마법진을 통해 파견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괴수들의 숫자가 너무 많았다. 하루에도 고위 마법을 3 ~ 4번은 시전 하는 대마도사들의 마나를 아끼기 위해서 공간이동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5서클 이상의 엘프들 또한 대마도사들의 이동을 위해서 사용되었다. 그 결과 엘프 마을에는 5서클 이하의 마법사와 하급 정령사나 궁수들만이 남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빠른 대처로 별 문제가 없었지만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괴수들의 숫자에 따라 이동해 가는 마도사들의 움직임 또한 바빠졌고 먼 거리 위치해 있는 경우 결국 도착한 후에는 이미 대부분의 엘프들이 전멸한 상태였던 것이다. “이대로는 안돼!!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도 다른 유사인종들의 전철을 밞게 될 거야!!” “가자 로드님을 만나 뵈어야겠다.” “언니 내일이면 출발이다 그치.” “그래 다나 그렇게도 좋으니?” 밝게 웃으며 아이리스에게 너무나 당연한 말을 하는 다나를 보면서 아이리스 역시 기분이 좋은지 빙긋 미소를 지었다. “얼른 이곳을 떠나고 싶어, 언니는 그런 생각 안 들어?” “어차피 내일이면 떠날 거잖아.” “그래도 엄연히 다른 거지 이 곳에서 5년이나 있었다고 지겨울 정도로 말이야! 단 한 번도 이 레어 주변을 벗어나 본적이 없다고.” 다나는 내일이 기대 되는지 설레는 마음을 전혀 감추지 못했다. 말은 안하지만 아이리스와 다이말로 역시 다나와 같은 심정이었다. 또한 가족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약간의 기대감... 안 되는 걸 알면서도 혹시나 하고 기대대는 마음... 그녀들은 아마 오늘 저녁 도저히 잠을 이루지 못할 것이다. “이곳을 떠날 준비는 완벽하게 갖추었다. 이리엘.” [예, 주인님.] “너도 대충 그녀들의 생각은 알고 있겠지?” [................] 조용한 현성의 질문에 이리엘은 대답이 없었다. 하지만 현성도 대답을 바라고 한 말은 아니었는지 다시 조용히 말을 이었다. “기대가 되는군. 내일이 말이야.” [엘프들은 어떻게 사용하실 생각이십니까?] 이리엘의 조용한 질문에 현성은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했다. “사용할 생각은 없어.” 현성은 처음에 엘프들이나 유사인종들을 이용해 마교를 부활시킬 생각이었지만 그 생각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아이리스와 다이말로, 다나는 이미 완벽한 자신의 수족이 되었지만 다른 유사인종이나 엘프들은 아니었다. 자신이 드래곤이 아니라는 사실이 알려진다면 그들은 자신에게 등을 돌릴 것이다. 또한 현성은 이곳 라이노스 대륙에서 마교를 자신 스스로의 힘으로 만들고 싶었다. 드래곤의 힘으로 강제적으로 복종시키는 것이 아닌 스스로 우러나오는 복종을 말이다. 자신이 하나, 하나 만들어 가야한다. 드래곤의 이름을 빌린다면 빠른 시간 안에 세력을 모을 수는 있겠으나 진정한 자신의 세력을 모을 수는 없었다. “유사인종이건, 인간이건 상관없다. 오르지 나의 힘으로 종속시킬 수 있는 존재를 원할 뿐이다.” 현성은 진정한 의미의 마교를 원했다. 한 생명체의 진정한 믿음과 복종을 끌어내는 것은 강제적인 힘으로는 결코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오르지 자신의 능력에 따라 좌우 될 뿐이었다. 현성은 엘프들이나 유사인종에게 드래곤의 이름을 빌어 그들을 속복시킬 생각은 전혀 없었다. 다만 현성이라는 한 존재 앞에 진심으로 복종하길 원할 뿐... 오늘은 이것이 마지막글 입니다. 그리고 내일부터는 연재 시간을 앞당겨서 오전 10시로 잡을까합니다. (일요일은 12시) 그리고 마침표, 쉼표, 느낌표, 물음표등등 대대적인 수정을 해야할 듯. ㅠ.ㅜ 전에 쉼표만 대충 한번 했는데 너무 대충해서 그런가 새로운 지적이 들어왔습니다. 좀더 반성해야 할 듯. 비평은 환영입니다. 그리고 리플에서 하는 비평도 좋지만 정식 비평란이 있으니 비평은 그곳에다가 올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럼 즐독들 ^^ 제 8 장 모험의 시작 “모두 모인 것 같구려.” “예, 아리이드님.” 거대한 나무 탁자를 둘러싸고 앉아있는 존재들... “이번 모임은 사드리야 장로에 의해서 소집된 것이요. 사드리야 장로 모두를 불러 모은 이유를 말씀 하시지요.” 기운 없는 목소리... “이대로는 안 됩니다!! 지금처럼 가다가는 카이라스 산맥에 사는 모든 엘프들이 저 괴수들의 먹이 감으로 전락할 것입니다. 뭔가 대책을 새워야 합니다.” 그들은 바로 카이라스 산맥에 살고 있는 엘프들의 지도자들 이였다. “휴, 나도 그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요. 그러나 해결책이 없질 안소.” 희망이 없다는 듯이 기운 빠진 목소리였다. 엘프 로드 아리이드 그는 너무나도 치쳐있었다. 과거 5년 전 드래곤의 산 제물로 자신의 단 하나뿐인 혈육 다나아세스를 보내고 나서 그 아픔이 모두 가시기도 전에 괴상한 모습의 괴수들이 날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저 단순한 인간들이 만든 키메라라고 생각했지만 키메라 치고는 너무 나도 강했다. 또한 처음에는 한달에 한번 볼까 말까했던 괴수들이 이제는 번식하여 엘프들을 잡아먹기 위해 마을을 습격해 올 정도로 그 숫자가 증가했다. 지난 5년간 그들을 막기 위해서 그 누구보다도 노력해 온 엘프 로드 아리이드 그는 너무도 지쳤다. 의망이 없었다. 눈앞에 보이는 것은 오로지 절망뿐. 지난 5년간 엘프들의 숫자는 눈에 띠게 줄어들었다. 70만을 해아 리던 엘프족들이 지금은 40만이 될까 말까한 숫자로 줄어든 것이다. 이 곳 카이라스 산맥에 서식하고 있는 괴수의 숫자는 점점 불어나 거의 20만 마리를 해아 리고 있었다. 단독으로 돌아다니지 않고 집단생활을 하는 괴수들에게 천적은 존재하지 않았다. 카이라스 숲에 살아가던 유사인종들은 거의 전멸하다시피 하여 그 숫자가 줄어들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엘프 일족 또한 그렇게 될 것이다. 결계도 쳐보았고, 대마도사들을 모아 대규모 접전을 벌여 보기도 했지만 괴수들에게는 소용없었다. 강력한 마법 저항력을 가진 괴수들은 힘으로 결계를 뚫고 들어올 정도였고 만약 자신보다 강한 적이 나타나면 달아날 줄 아는 높은 지능을 가진 괴수들을 상대하는 방법은 없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대규모로 뭉친 괴수들끼리 서로의 영역 다툼을 벌여 더 이상 괴수의 숫자가 늘어나지 않는 다는 것 정도가 좋은 소식이라면 좋은 소식이었다.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전혀 상대할 수 없고 오로지 7 서클 이상의 고위 마법과 상급 정령 정도 되는 존재의 공격에만 타격을 받는 괴수들. 그것도 일격에 죽이지 않으면 그 끈질긴 재생력으로 순식간에 다시 되살아나는 생명력을 가진 것이 바로 괴수들이었다. “없으면 만들어야지요!!” 사드리야 장로의 힘 있는 외침에도 아무런 반응이 없는 장로들... 그들 역시 너무나도 지쳐있었다. 어디서 나타난 괴수인지는 모르나 그 무시, 무시한 힘만은 모두가 잘 알고 있었다. “아직 한 가지 방법이 남아있습니다.” “그, 그것이 무엇이요. 사드리야 장로!!” 사드리야 장로의 한 가지 방법이 있다는 말에 지금 까지 힘없이 앉아있던 아리이드가 눈을 번득이며 물었다. “이미 과거에도 한번 나왔던 의견이긴 합니다만 이제 더 이상 그 방법 말고는 희망이 없습니다.” “설마 또 산 제물 이야기요. 사드리야 장로!” 약간의 분노까지 녹아들어있는 아리이드의 어투에도 사드리야는 꿋꿋하게 자신의 말을 이어나갔다. “더 이상은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아니 되오.” “로, 로드!” “아니 된다고 하지 않았소!! 들어준다는 보장도 없는 산 제물로 또 누굴 보내자는 말이요.” “로드, 또 그 생각이십니까? 이 괴수들의 출현은 아마도 카이라스님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일일 것입니다. 제발 냉정하게 현재의 상황을 살펴봐 주십시요.” “으, 음....” 과거 엘프들 사이에서는 고룡 카이라스에게 산 제물을 보내어 그의 힘을 빌려보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아리이드의 반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일이었다. 또한 엘프들도 전체적으로 가능성이 적은 일이었기에 아리이드의 뜻에 따라 무마되었던 일이었다. “사드리야 장로의 이야기라도 따르시지요. 어차피 이렇게 가다가는 더 많은 희생만이 찾아올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로드 저희도 슬픈 일이긴 하지만 어쩔 방도가 없지 않습니까?” 다른 장로들도 사드리야의 의견에 찬성하고 나섰다. 이대로 가다가는 엘프족들이 멸망할 판이었으니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시도나마 해보자는 것이었다. “들어준다는 보장이 없지 않소.” “로드, 설령 들어주지 않는다고 해도 우리는 그리 하는 것만이 유일한 희망입니다. 또한 5년 전의 예를 봐서도 들어주실 것 같은......” 계속해서 로드를 설득해 나가던 사드리야 장로는 마지막에 와서 말꼬리를 흐렸다. 5년 전의 일로 아리이드가 얼마나 큰 충격을 받았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어허....” “로드.” “로드.” “로드.” “더, 더 이상은....” “알겠네.” “감사합니다. 로드.” 아리이드의 허락이 떨어지자 사드리야를 위시한 다른 엘프들이 이 소식을 전하기 위해 모두 흩어졌다. 텅 빈 방에 혼자 남은 아리이드는 자기 자신이 너무나도 원망스러웠다. 정말 엘프 일족이 살아남는 방법이 그것뿐일까 하는 원망도 들었지만 도저히 다른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다. “모두 준비는 다 되겠지.” “존명.” “존명.” “존명.” 레드 드래곤족 최 고룡 카이라스의 레어에서 울려 퍼지는 말소리... “이리엘, 내가 돌아올 동안 이곳을 잘 지키고 있어야 한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주인님 상대가 설령 드래곤이라고 해도 주인님의 허락 없이 이곳에 들어올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래.” [언제든지 제가 필요하시면 저를 찾으십시오. 주인님과는 매직 이어링으로 연결되어 있기에 아무리 먼 거리에 있다고 해도 서로 통신이 가능합니다.] “알았다. 이리엘.” 두런두런 이어지는 말소리의 주인공은 현성과 이리엘 그리고 엘프들이었다. 드디어 하루가 지났다. 오늘이 바로 현성과 엘프들이 세상으로 나가는 날인 것이다. “가자.” “존명.” “존명.” “존명.” 타는 듯한 붉은 머리카락과 붉은 눈동자를 지닌 현성과 칠흑 같이 검은 머리카락과 눈동자를 지닌 로이나스, 그리고 그 뒤로 은빛 눈동자에 밸 금발의 머리카락을 가진 아이리스, 청색 눈동자에 블루 블랙의 머리색을 가진 다이말로, 마지막으로 초록색 눈동자에 푸른색 머리카락을 가진 다나아세스. 그들이 가는 모습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이 느껴질 정도로 아름다웠다. 10시에 올릴려고 했는데 사정상 제가 외출해야 하는 관계로 미리 올립니다. 그리고 이번에 많은 지적들이 나왔는데요. 독자분들이 지적해주시는 부분들이 앞으로 써지는 글에 얼마나 반영되었는 가를 보아주시기 바랍니다. ^^ 나름데로는 많이 노력하고 있거든요. 몇 몇 분들이 지루하다는 리플을 남겨주시고 가셨습니다. 설명이 많다고요. 다시 한번 말씀 드리지만 앞으로 올릴 글에는 전체적인 설명을 줄일 생각입니다. 또한 앞에서 세계관 종족관등을 대충 설명했기에 더 설명할 것도 없지만요. 또 몇일간 연참했던 글들은 제가 그간 모아놓은 재고 분량일뿐 입니다. '설정만 있는 글이니 쉽게 쎴겠지'라는 생각은 같지 않아주셨으면 합니다. 나름데로 노력해서 쓴글이거든요. ^^ 그리고 궁금한 점이있으시다면 전편에서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대부분의 의문 점은 전편을 자세히 정독하셨다면 알수 있는 내용들입니다. 정 궁금하신 것이 있다면 리플로 말씀해 주시면 다음날 답변을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그럼 즐독들 ^^ 제 8 장 모험의 시작 “아이리스.” “예?” 갑작스러운 현성의 부름에 약간 당황한 아이리스 의문을 표하자 현성은 곧 자신이 그녀를 부른 이유를 성명해 주었다. “카이라스 산맥을 내려가다가 보면 다른 엘프들을 만날 수도 있다. 그때는 어떻게 설명할 생각이지?” “예? 저, 그건....” “아마 생각해둔 적이 없는 모양이구나.” “예.” 현성의 한 마디에 아이리스는 고개를 숙이고 얼굴을 붉혔다. 자신들의 주인은 이미 그녀들의 생각을 다 알고 있었던 것이다. “내 새로운 이름은 현성이다.” “예? 하안스요?” “현성이라고, 현성.” “아, 예. 한스.” ‘안되는 건가.’ 현성이 손쉽게 이 세계 말을 배운 것과는 다르게 그녀들은 중원의 발음을 정확히 부르지 못했다. “휴, 됐다. 한스다. 한스.” “예, 한스. 잘 알겠습니다.” 고개를 끄덕이며 한스, 한스 하고 되새기는 그녀들을 바라보며 현성은 한숨을 내쉬었다. “일단 너희는 드래곤의 레어에 산 제물로 바쳐졌지만 고룡 카이라스가 동면에 들어간 뒤였기에 다시 되돌아오던 중 몬스터를 만나 크게 다친 상태로 죽을 뻔한 것을 지나가던 내가 구해준 것으로 하자.” “예.” “예.” “예.”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는 그녀들을 보며 현성은 그간 생각해 놓은 자신의 정체(?)를 엘프들에게 하나, 하나 설명하기 시작했다. 대충 현성의 설정은 이러했다. 산 제물로 바쳐진 그녀들이 고룡 카이라스를 만나러왔지만 이마 카이라스는 동면에 들어간 후였기에 어쩔 수 없이 다시 되돌아오던 중 몬스터의 습격을 받아 큰 부상을 입고 죽을 위기해 처해 있는 것을 우연히 지나가던(드래곤 레어를 우연히 지나갈 사람이 있을까?) 현성이 발견하고 구해 주었고 치료를 위해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그녀들을 치료를 해준 다음 그녀들은 자신의 제자로 삼아 무공을 가르쳐 주었다는 설정이었다. 상당히 엉성한 부분이 많았지만 현성이 생각하기에 그 정도 방법 말고는 달리 생각나는 것이 없었다. “저, 카이라스님..” “앞으로는 한스라고 불러.” “조, 존명.” “그런데 무슨 좋은 생각이라도 있는 거냐. 다나?” 현성의 매우 궁금하다는 물음에 다나는 얼굴을 붉히며 조심스럽게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저, 저기 일단 저희가 5년 동안 이곳으로 돌아오지 않은 이유를 설명하라면 특별히 핑계 될 것이 없는 데요.” “그건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야. 뭔가 좋은 생각이 있는 거니?” 현성의 빨리 말해 보라는 재촉에 다나는 조그마한 목소리로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저기 한 가지 좋은 방법이 있어서요.” “그게 뭔지 어서 말해보렴 다나.” 현성은 다나가 생각해 낸 해결책이 무척 궁금했던 것인지 그녀를 독촉했다. “저, 에, 엘프의 선택이라고 핑계를 대면....” “엘프의 선택?” 현성도 엘프의 선택이 무엇인지는 알고 있었다. 평생에 단 한번 결정하는 자신의 반려를 고르는 선택... “엘프의 선택이라니 그게 무슨 상관이야?” “저, 카아라.. 아니, 한스님 엘프들이 자신의 반려를 선택했을 때는 상대가 자신을 받아 줄때까지 자신의 집을 떠나 그 상대 곁에 머물며 수 십 년 동안 다른 곳에서 생활하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래?” “예, 즉 5년이라는 시간은 무척이나 짧은 시간이라고 할 수 있죠.” “음, 그래.” 사실 현성은 그녀들이 다른 엘프들을 만났을 때를 대비해 그녀들의 입장을 배려하기 위해서 핑계를 만드는 것이 아닌 다른 엘프들이 자신을 드래곤으로 오해할 소지가 다분함으로 이런 핑계를 만든 것이다. 다만 자신은 이곳에서 철저한 한 명의 인간이 되어야 했기에 그런 이유를 만든 것일 뿐이다. 그런 이유로 현성은 다나의 주장이 매우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그것도 좋은 생각인 것 같군 그래, 그래도 엘프의 선택은 한명에게만 종속되는 것이 아닌가? 선택 받지 못한 존재는 스스로 자결한다고 알고 있는데?” 현성의 한 가지 의문에 다나는 아무런 문제도 없다는 어조로 그 이유를 설명했다. “물론 그렇지만 그것은 상대가 한명을 선택한 경우입니다. 한스님이 저희들 중 아무도 선택하지 않았다면 기회는 저희 모두에게 있는 것이니 만큼 자결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는 것이죠.” “좋아 그럼 그렇게 하도록 하지.” “예, 한스님.” 얼굴이 홍당무 같이 빨개진 다나가 고개를 숙이고 조그마한 목소리로 대답하자 현성은 별일 아니라는 듯이 다시 카이라스 산맥을 내려가기 시작했고 그 뒤에는 다나와 같이 얼굴이 빨갛게 물든 아이리스와 다이말로가 뒤따랐다. “아이리스, 5년 전에는 네가 가더니 이번에는 내가 가는 구나 나중에 우린 다시 만날 수 있을 거야.” “라이나, 또 그 일을 생각하는 거니?” “아디스 언니.” “언제 그분이 오실까?” “어, 언니. 흑흑.” 카이라스 산맥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레드 드래곤족 최 고룡 칸 카이라스의 레어 근처에서 들려오는 자그마한 목소리들... 그 목소리의 주인공들은 바로 숲의 종족이라는 엘프들이었다. 3명의 엘프들이 자리 잡고 있는 장소는 자그마한 공터였다. 온 산맥을 휘졌고 다니는 괴수들조차도 감히 접근하지 못하는 성역에 자리 잡은 조그마한 공터 이상하게도 5년 전의 사건 이후 고룡 카이라스의 레어를 둘러싸고 있던 결계의 범위가 광범위하게 늘어났다. 그 결과 엘프들은 고룡 카이라스의 레어와는 조금 떨어진 장소에 자리하고 있었지만 그 근처에도 괴수들의 흔적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이곳에 있는 3명의 엘프들은 이번에 새롭게 산 제물로 바쳐진 엘프들이었다. “두 분 모두 너무 슬퍼하지 말아요. 우리의 희생으로 모든 일족이 살아날 수만 있다면 저는 목숨이 아깝지 않으니까요.” “과연 사드리야 장로님의 손녀 되시는 분다운 말씀이시군요. 저 역시 목숨은 아깝지 않습니다. 다나... 그 불상한 아이의 뒤를 제가 밞게 될지는 몰랐지만 후회 하지는 않아요. 다만 저희의 희생이 모든 엘프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을지 과연 고룡 카이라스님이 저희를 받으시고 우리 일족을 구원해 주실지 그것이 걱정일 다름이지요.” 하늘색 머리카락을 가진 아디스라는 이름을 가진 엘프의 화답에 이번 산 제물을 강력하게 주장한 사드리야 장로의 손녀이자 이번 산 제물로 뽑혀온 세라스가 슬픈 어조로 화답했다. “저희 할아버지께서 강력하게 주장하신 것이지만 전 할아버지를 원망하지 않아요. 할아버지는 항상 일족의 미래를 누구보다도 걱정하셨던 분이고 또 최선의 해결책을 만들어내신 분이니까요.” 라이나는 다이말로의 무기 라이나가 아닌 엘프 라이나 입니다. (같은 이름 ㅡㅡ++) 또 세라스를 빼면 전에 한번씩 등장했던 인물들이죠. 한번씩 찾아보시길.. 그럼 즐독들 ^^ (오늘도 사정상 8시에 집을 나가게 되서 ㅠ.ㅜ 지금 올립니다.) 제 8 장 모험의 시작 “저나 세라스는 상관없지만 아직 어린 라이나는...” 아디스의 걱정스러운 목소리에 초록색 머리카락을 가진 아름다운 소녀 라이나는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이 힘차게 대답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저번에 산 제물로 갔던 제 친구 아이리스도 있고 또 저보다 더 어린 엘프들이 과거 산 제물로 바쳐 졌는데 제가 불상하다니요. 오히려 새로운 삶을 이어가려던 언니들이 더 안 된 거죠.” 어린 라이나의 위로에 얼굴 가득 미소 짓고 있던 그녀들은 라이나의 마지막 말에 미소 짓고 있었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 사실 아디스와 세라스는 혼인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예비 신부들이었다. 규정에 따라 아직 정식으로 혼례를 치루지 않아 순결한 처녀인 그녀들도 산 제물을 뽑는 범위에 포함되었다. 과거 5년 전에는 140살이 넘어 성인으로 인정된 엘프부터 230살까지의 미혼 엘프들이 제물의 범위였지만 전체적으로 엘프들의 숫자가 크게 줄은 시점에서 미래에 엘프들의 희망이 될 어린 엘프들을 산 제물로 할 수는 없다는 의견에 따라 200살 이상의 미혼 엘프는 모두 산 제물의 범위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어쩔 수 없는 일이죠. 안 그래요. 세라스?” “훗, 이미 결정된 일을 후회해 봤자 별수 없겠죠. 다만 그이가 절 잊고 새로운 삶을 살아갔으면 하는 바램 뿐.” “저도 오로지. 그 바램뿐이군요.” 그 일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으면서도 그렇게 바라고 있는 그녀들을 바라보며 라이나는 정말 너무도 슬펐다. “저 한스님. 이대로 인간들의 나라로 떠나실 건가요?” 조용한 정적을 깨는 듯한 아이리스의 물음에 고개를 저었다. “일단 엘프들의 마을에 한번 들러볼 생각이다. 한번 믿음을 주면 배신하지 않고, 절대 거짓을 말하지 않는다는 숲의 일족을 한번 만나볼 생각이거든.” “한스님. 저희들도 엘. 프. 라고요. 5년이나 같이 있었던 저. 희. 도. 한번 믿음을 주면 배신하지 않고, 절대 거짓을 말하지 않는다는 숲의 일족 엘. 프. 라고요.” 현성의 말에 다나가 자신들 또한 엘프라는 사실을 강하게 어필했다. “아이리스나 다이말로라면 몰라도 넌 전혀 순결하고 정식한 숲의 일족 같지가 않구나.” “힝, 카이라스님 진심이세요.” “한. 스. 님.” “아, 예 한스님.” 다나가 현성은 카이라스라고 부르자 현성은 그녀에게 이제 자신의 이름이 한스라는 사실을 강하게 인식시켜 주었다. 이곳에서는 자신들만이 있기에 상관없지만 앞으로는 다르다. 그녀들이 다른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자신을 카이라스라고 부른다면 엄청난 오해를 사게 될 것이니 말이다. 일단 현성은 엘프들을 만나볼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현성이 건설하기로 마음먹은 제 2의 마교에 구성인원은 인간이건 유사인종이건 크게 상관이 없었다. 다만 자신에게 얼마나 복종할 것인가를 볼뿐. 오히려 어떻게 보면 한번 충성을 바치면 영원히 배신을 모르는 유사인종들이 현성의 입장에서는 인간들 보다 더 믿음이 갈수도 있었다. 서서히 이리엘이 만들어 놓은 결계 밖으로 이동하는 현성의 감각에 지성체로 판단되는 생명체의 기척이 느껴졌다. 과거 이리엘이 현성과 엘프들의 수련을 위해서 만들어 놓은 결계는 고룡 카이라스가 살아있을 당시 보다 엄청나게 늘어난 상태였다. 또한 고룡 카이라스의 레어가 있는 곳을 기억하는 유사인종들과 몬스터들이 이곳에 접근할 이유도 없었다. 비록 가디언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리엘이라는 최강의 파수꾼이 만들어 놓은 결계는 설령 드래곤이 온다고 해도 쉽게 뚫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또한 강제적으로 결계를 뚫으려 한다면 이리엘이 만들어 놓은 방어 장치에 의해 고혼(?)이 되어 버릴 것이다. “주인님, 생명체의 기척이 느껴집니다.” “이미 알고 있다. 로이나스” “예.” 조용히 침묵을 지키고 있던 로이나스의 입이 열렸다. 로이나스는 현성에 의해 많은 것을 보고 배웠지만 엘프들과는 다르게 무척 무뚝뚝했다. 다나가 얼음공주라고 놀리는 경우까지 있을 정도로 말이다. 현성을 무척 생각하고 위하는 것은 다른 엘프들과 다름이 없지만 평소에 보여주는 행동은 너무나 조용해서 존재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다만 이렇게 현성의 신변에 위험이 생기거나, 현성의 명에 따라 움직이는 경우에는 다르지만 말이다. “이미 너희들도 느꼈겠지 누군 것 같으냐?” “몬스터가 아닐까요?” “다나 몬스터가 이곳에 접근할리는 없어 이곳이 어딘데.” 현성의 물음에 성질 급한 다나가 냉큼 대답했지만 아이리스의 잔소리만 들었을 뿐이었다. “제가 미리 가서 보고 올까요?” “그게 좋겠구나. 다이말로 가서 누구인지 상대가 모르게 살펴보고 오너라.” “존명.” 다이말로가 기척의 주인들을 알아보기 위해 경공을 사용해서 빠른 속도로 이동하자 다나가 입을 삐죽 내밀며 불만을 토해냈다. “그런 건 제가 더 잘할 수 있는데. 제가 가장 빠르잖아요.” 천마군림보는 신영을 늘리는 것 말고도 가장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뛰어난 경공술이기도 했다. 기실 정찰의 임무라면 다이말로 보다는 천마군림보와 천마잠형술을 익힌 다나가 더 완벽하게 수행해 낼 수 있을 터였지만 지금은 그렇게 까지 신경 쓸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왔느냐. 그래 정체가 뭐지?” “엘프였습니다.” 돌아온 다이말로의 짥막 한 보고에 현성은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을 요하는 눈짓을 보냈다. “3명 모두 젊은 나이의 여성 엘프들인 것으로 봐서는 산 제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산 제물?” 현성은 기가 찼다. 도대체 또 무슨 이유로 산 제물을 보냈다는 말인가.... “일단 결계를 직접적으로 빠져나가는 것은 피해야겠군 그래.” “저... 그들을 만나실 생각이신가요?” 조심스러운 아이리스의 물음에 현성은 고개를 끄덕임으로 대답했다. 사실 엘프들은 지금 이 질문의 대답이 무척이나 신경 쓰이는 상황이었다. 비록 현성의 완벽한 수족이 되었기는 하지만 그녀들은 제령섭혼대법에 의해서 현성의 수족이 되었기에 그녀들의 삶의 중심에 현성이 끼어든 것을 제외한다면 과거와 그리 다를 봐가 없었다. 그렇기에 이번에 자신의 가족과의 만남은 은연중에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현성 역시 그녀들의 그런 마음을 잘 알고 있었다. 특별히 그것을 막을 생각은 없었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을 확인해 보기 위해서라도 엘프들과의 접촉은 꼭 필요한 과제였다. “가자.” “존명.” “존명.” “존명.” “존명.” 현성의 명에 따라 빠른 속도로 이동한 로이나스, 아이리스, 다이말로, 다나는 이리엘이 쳐놓은 결계의 가장 외각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엘프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서 결계를 빠져나온 현성 일행은 천천히 다이말로가 발견한 엘프들이 있는 곳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왜 이렇게 안 오시는 거죠. 이정도면 우리가 온 것을 카이라스님도 알고 있으실 탠대요.” “조금만 더 기다려 보도록 하죠.” 약간은 치진 듯한 아디스의 목소리에 세라스가 조금만 더 기다려 보자는 어투로 대답해 왔다. “카이라스님이 왜 오시는 않는지는 모르지만 이 기다림이 지금은 너무 힘드네요.” 라아나의 지친 듯한 어조에 그녀들도 동감이라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사실 천년에 가까운 삶을 살아가는 엘프들이 하루 정도의 짧은 시간을 기다리고 지친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이야기였지만 지금 그녀들은 너무도 치쳐있었다. 곧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와 자신들의 희생으로 엘프들이 얻게 될 이득을 생각하자 그녀들의 머릿속은 너무도 복잡했다. 차라리 빨리 카이라스가 와서 자신들을 죽여주기를 바랄 정도로 말이다. “누가 오는 것 같아요 아디스. 혹시 카이라스님이.” “기척을 보니 여러 명인 것 같아요. 카이라스님은 아닌 것 같은데. 혹시..” “괴, 괴수들이 아닐까요.” 조심스럽게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라이나를 바라보며 아디스와 세라스 역시 긴장을 감추지 못하고 자신들을 향해서 다가오는 존재에 대해서 귀를 기울였다. 비록 고룡 카이라스의 레어에 괴수들이 접근하지는 않지만 혹시 모르는 일이었다. “부스럭.” 제 8 장 모험의 시작 자신들을 향해서 다가오고 있는 인기척이 가까워짐에 따라 엘프들의 긴장감은 점점 풀어졌다. 신장이 7 미터에서 10 미터에 가까운 괴수들이 이정도로 가까운 거리에서 보이지 않을 리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 괴수는 아니더라도 트롤이나 오크 같은 몬스터일 가능성도 있었다. 많은 숫자라면 자신들 같은 전투력이 낮은 어린 엘프들은 몬스터의 저녁식사가 될 수도 있었다. 터벅, 터벅 걸어오는 소리가 들릴 때 마다 엘프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다. 마침내 그 모습이 시야에 보일 정도가 되자 그녀들은 완전히 안심했다. 이곳으로 오고 있는 상대는 자신과 같은 엘프들이었다. “다, 다행이군요.” “그래요. 하지만 무슨 일 일까요? 설마 산 제물 계획이 연기되거나 바뀐 것은 아닐 것 같은데.” 멀리서 흐릿하게 보이는 인형들이 자신의 동족인 엘프라는 사실을 알아차린 그녀들은 완전히 긴장의 끈을 놓아버렸다. “저.. 언니들 인간들도 있는 것 같은데요.” “뭐?” “설마!!” 점점 자신들에게 다가오는 상대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자 그녀들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저 로드님이나 장로님들이 보낸 엘프들일 거라고 생각 했지만 인간이 함께 있다면 그럴 가능성은 없었다. 점점 가까워지는 거리에 따라서 그녀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놀라고 있었다. “서, 설마 아.. 이.. 이.. 스..” “마, 말도 안돼! 다나!!” “저 엘프들은 5년 전에 산 제물로 바쳐졌던.... 그런데 어떻게 아직까지 살아있을 수가...” 놀라는 그녀들을 뒤로하고 현성 일행 중에서도 감탄사가 연달아 터져 나왔다. “설마.. 라이나!!” “아디스 언니?” “세라스 그녀가 왜 이곳에 있는 거지?” 모두가 놀라고 있는 가운데 라이나가 빠른 속도로 다가와 울음을 터트리며 아이리스의 품에 안겼다. “아, 아이리스 어떻게 된 거야. 이게 흑흑흑 난, 난 네가 죽은 줄만 알았다고.” 현성의 앞에서 어쩔 줄 모르는 아이리스와 금방이라도 달려가고 싶지만 현성 때문에 기다리고 있는 다이말로와 다나를 보며 현성은 마음대로 하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아디스 언니!!” “세라스 당신이 어떻게 여기 당신은 우리 다이로스를 돌봐주기로 하지 않았었나요?” 다이말로는 멀리서 봤던 뒷모습의 주인공이 자신이 잘 알고 있던 상대라는 것을 알자 흥분해서 물었다. 세라스는 과거 다이말로가 산 제물로 바쳐질 당시 혼자가 된 그녀의 동생, 다이로스를 돌봐주기로 약속했던 엘프였다. 사드리야 장로의 주장으로 이루어졌던 만큼 그 일의 뒷수습도 사드리야 장로가 떠맞았기 때문이었다. 또한 아이리스는 자신의 절친한 친구이자 자신이 이곳 카이라스 산맥에서 살게 도와준 로이나를 만나 어쩔 줄 몰라 했고 다나 또한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순식간에 이산가족 상봉(?)같은 상황이 되어버리자 현성은 약관 당황했지만 차라리 잘되었다고 생각했다. 평소에 알고 지내던 사이의 엘프들이라면 그녀들의 말을 의심 없이 믿어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한참 동안의 이산가족 상봉(?)이 끝나고 현성과 로이나스가 있음을 알아차린 엘프들은 현성과 로이나스의 신분과 함께 그녀들이 어떻게 이곳에 있는지 그 이유를 물었다. “저분들은 누구지요? 그리고 당신들이 어떻게 지금 까지 살아있을 수가 있는 거죠?” 엘프들은 그때의 상황을 궁금해 했지만 현성을 레드 드래곤 카이라스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 이유는 현성이 엘프들을 발견한 후 마법으로 자신의 머리카락과 눈동자 색을 본래의 검은 색으로 바꿔버렸기 때문이었다. "저 그러니까 이분들은......" 아이리스의 설명을 시작으로 그간 그녀들이 지내온 가짜 상황을 들어온 세라스 일행은 처음에는 고룡 카이라스가 이미 동면에 들어갔다는 사실에 크게 놀랐고 다음은 그녀들이 현성을 자신의 반려로 선택했다는 대목에서 또 한번 놀랐다. 특히 누구보다도 인간을 증오하는 다이말로가 인간을 자신의 반려로 선택했다는 것은 충격적인 사실이었으니까 말이다. 현성과 로이나스는 다른 대륙에서 온 남매 사이라고 설명했는데 비슷한 이목구비와 같은 색깔의 머리카락과 눈동자를 보고 그녀의 말을 믿는 눈치였다. 또 한 가지 의심한 것은 6 서클 마법사인 아이리스와 상급정령을 소환할 수 있는 실력을 가진 다이말로가 있는데도 몬스터에게 큰 부상을 입었다는 점이었지만 그것은 그녀들 스스로가 아이리스일행이 괴수의 습격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버렸다. 거의 무적에 가까운 괴수들의 힘은 제 아무리 아이리스와 다이말로라도 힘에 부쳤을 태니까 말이다. “그럼 저희가 이곳에 온 이유도 무의미해지는 군요.” “그렇게 되었네요. 저희들로서는 다행한 일이지만 일족 전체로 보면 유일한 희망이 사라지는 셈이군요.” 그녀들의 어투에는 안도와 아쉬움 그리고 절망감이 묻어나 있었다. “일단 다시 마을로 되돌아가는 것이 좋겠군요. 그리고 다나가 돌아온 것을 알면 로드께서도 무척이나 기뻐하실 거예요.” “그건 안 될 말이에요.” 아디스가 현성 일행과 함께 엘프 마을로 떠나려 했지만 갑작스럽게 세리스가 반대를 하고 나섰다. “안된다니 그게 무슨 소리에요? 오래간만에 돌아온 이들이에요!! 그것도 모든 일족의 안전을 위해서 희생될 뻔했던 이들이라고요!! 그런데 안 된다니요!!” 아디스의 강력한 반발에 세라스는 자신의 의견을 정확하게 밝혔다. “저도 저 셋이 다시 들어오는 것은 찬성이에요. 하지만 저 둘은 인간이에요. 과거 인간들이 저희들 어떻게 대했는지는 잘 알고 있잖아요. 또한 지금도 인간들은 우리의 적이에요. 그런 인간들을 우리들의 마을에 들어오는 것은 반대에요.” 세라스의 강력한 반발에 아디스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현실적으로 카이라스 산맥에 살고 있는 대부분의 엘프들은 인간들을 자신들의 적으로 간주하고 있었고 과거 인간들에게 사로잡혔거나 사로잡힐 뻔했던 엘프들도 상당수 존재했다. 당장 예를 들어도 아디스 자신조차도 과거 인간들에게 잡혀 노예로 팔려갈 뻔한 적이 있지 않은가.... “하, 하지만 저 사람들은 아이리스나 다이말로 그리고 다나의 은인이에요. 우리 일족에게 그것도 일족 모두를 위해 희생양이 되었던 그녀들의 은인이자, 그녀들의 선택을 받은 존재라고요. 그런 인간들을 믿을 수가 없다니요.” 세라스의 반발에 아무 말도 못하던 아디스를 대신해 라이나가 세라스를 설득해 나갔다. “저도 과거 인간들에게 잡혀서 노예로 팔려갈 뻔한 적이 있었지만 저는 아이리스를 구해준 인간들이 우리에게 해를 끼칠 이유가 없잖아요. 만약 나쁜 마음을 먹었다면 저희가 아이리스나 다이말로를 볼 수 없었을 거예요.” “라이나의 말이 맞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모두의 안전이 걸려있는 문제를 우리가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는 없는 일이잖아요.” 세라스는 쉽게 허락할 생각이 없는지 라이나의 강력한 주장에도 불구하고 현성 일행을 마을로 들일 수 없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라이나 말이 맞아요. 세라스, 인간을 누구보다도 싫어하는 다이말로가 자신의 반려로 선택한 인간이라면 충분히 믿을 수 있는 인간이에요.” “휴... 어쩔 수 없군요. 그리고 다이말로가 선택한 상대라면...” 쉽게 허락해 줄 것 같지 않았던 세라스는 의외로 아디스의 말 한마디에 쉽게 넘어갔다. 그녀 또한 다이말로의 일을 잘 알고 있기에 다이말로가 선택한 반려라면 믿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음. 드디어 결정이 난 모양이군. 그런데 무슨 일로 또 다시 산 제물을 바친 것이지?’ 현성은 지루하게 이어지던 엘프들의 투닥거림이 끝나자 엘프들이 무슨 이유로 또 다시 드래곤에게 산 제물을 바친 것인지 그 이유가 궁금해졌다. “저 실례지만 무슨 이유로 또 다시 드래곤에게 산 제물을 바치는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까요?” “예? 아, 처음에는 실례가 많았습니다. 용서해 주시길.... 그리고 저희가 다시 드래곤에게 산 제물을 바치게 된 이유는.....” 세라스는 일단 엘프족의 손님으로 모시기로 결정한 현성에게 자신의 행동에 대한 사과를 한 뒤 현성의 궁금증을 풀어주었다. 제 8 장 모험의 시작 현성은 세라스의 설명 중 5년 전이라는 사실과 함께 그날이 자신의 폭주에 의해 고룡 카이라스가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던 최강의 키메라들이 풀려난 날임을 다시 상기할 수 있었다. ‘하하하, 그 괴수들이 설마 나 때문에 생긴 것인가? 하긴 고룡 카이라스의 역작인 만큼 일반 키메라와는 차원이 다른 힘을 가지고 있었겠지... 그런 벌써 그 수가 20만 마리나 된단 말이야 엄청난 번식력이로군. 단 5년 만에 그렇게 숫자를 늘리다니..’ 현성은 엘프들이 말하는 2번의 대 재앙이 모두 자신 때문에 생긴 것임을 알아차리자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자신은 아무것도 모르고 수련에 열중해 있는 동안 엘프를 비롯한 여러 유사인종들은 자신의 실수에 의해서 거의 멸종 직전 까지 몰려 있었던 것이다. 특별한 죄책감은 들지 않았지만 왜인지 모르게 찝찝한 감정만은 지울 수가 없었다. ‘약육강식’ 기본적인 생존경쟁에 있어서 엘프들이 패한 것이다. 물론 그 상대가 너무도 강력한 키메라였기는 했지만 말이다. 현성은 자신의 사상에 따라 그들의 일이 단순한 힘의 논리에 의해서 좌우 된 것이기에 그리 신경 쓰지는 않았지만 측은한 감정이 드는 것은 막을 수가 없었다. 현성의 기억으로 고룡 카이라스가 만든 키메라는 최소한 소드 세컨드(sword second) 정도의 검술 실력자나 7 서클의 마도사가 아니라면 혼자서는 상대할 수 없는 강력한 생명체였다. ‘어쩔 수 없지 뭐. 고의로 한 것도 아닌데. 그들이 멸족의 위기에 처한 것은 힘의 논리에 의해 도태된 힘없는 그들이 탓이지. 내 탓이 아니잖아.’ “우리 다이로스는 무사한가요?” 현성이 이런 저런 생각에 빠져있을 때 엘프들은 괴수들의 출현으로 엘프족들의 수가 1/3 가량 줄어들었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자신의 친지들에 안부를 물었다. “모두 무사해요. 그러니 걱정할 필요 없어요. 특별히 일족을 위해 희생된 이들의 가족이기에 더 안전하게 보호 받았으니까 말이에요.” 세라스의 말처럼 그녀들의 가족들은 다른 엘프들에 비하면 비교적 안전한 편이었다. 모든 일족을 대표해 희생양이 된 그녀들의 가족들은 모든 엘프족들의 특별한 보호를 받았으니까 말이다. “일단 어서 마을로 이동하는 것이 좋겠어요. 고룡 카이라스가 동면에 접어들었다는 사실과 5년 전에 이미 죽었다고 알려진 당신들이 살아있다는 소식을 장로님과 로드께 고해야 하니까요.” 세라스의 재촉에 현성 일행과 아디스 일행은 빠른 속도로 엘프 마을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사실 현성 일행은 세라스가 엘프 마을로의 이동을 서두르는 이유가 단순히 새로운 소식을 빠르게 알리기 위해서 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세라스가 그런 주장을 한 이유는 괴수들의 출현 때문이었다. 고룡 카이라스를 기다리고 있느라 어느새 주위는 어둑어둑해진 후였다. 실상 괴수들이 밤, 낮을 가리지는 않지만 괴수들의 활동이 활발해지는 밤에 이동은 매우 위험한 일이었다. 일행의 전력이라고 해봐야 겨우 괴수 한 마리를 처치할 수 있을 정도밖에 되지 않았고 무리를 지어다는 괴수들의 습성 상 만약 괴수들에게 발각된다면 자신들은 현재 매우 위험한 상황에 빠질 것이 자명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것은 세라스가 현성 일행의 전력을 무시하고 내린 생각이기도 했지만 말이다. “저, 조금 더 빠르게 이동할 수 있을 까요? 지금은 너무 느려서요.” 세라스의 물음에 현성은 상관없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현성에게 이 정도 속도의 이동은 너무나도 느린 것이었다. 세라스는 인간인 현성과 로이나스를 배려해 일부러 천천히 달려가고 있었지만 생각 보다 잘 따라고 오고 있는 둘을 보며 속도를 좀더 올리고 결정한 것이다. “미안하지만 인간의 체력으로는 따라오기 힘들지도 몰라요. 하지만 조금 있으면 괴수들의 활동이 활발해 질 거예요. 저희가 이곳에 올 때는 다른 엘프들의 도움을 받았지만 지금은 그럴수가 없거든요. 그럼.” 현성과 로이나스에게 사과의 말을 남긴 세라스는 점점 속도를 높여 가며 빠른 속도로 숲을 이동하기 시작했다. 사실 현성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우스운 말이었지만 지금은 그대로 따라주기로 했다. 이런 현성의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세라스는 별로 힘들지 않게 자신들의 뒤를 따라오는 현성과 로이나스를 보며 더욱더 이동 속도를 높였다. “쿠오오오오오.” 어디선가 갑작스럽게 들려오는 괴성과 함께 3개의 머리와 4개의 발이 달린 괴수 한 마리가 앞서가던 세라스를 갑작스럽게 덮쳐왔다. 갑작스러운 기습에도 침착하게 몸을 피한 세라스는 더욱더 이동 속도를 높이며 일행에게 소리쳤다. “괴수들에게 발각되었어요. 전력으로 달려요. 현재 우리 힘으로는 상대할 수 없을 거예요.” 그 한 마디를 남기고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세라스를 바라보며 현성은 자그마한 미소를 지었다. 사실 현성 일행은 괴수의 접근을 미리 알고 있는 상태였다. 자신들을 둘러싸는 형태로 접근하고 있는 괴수들의 숫자는 적게 잡아도 100마리는 넘어 보였다. 현성은 이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엘프들에게 그 사실을 알리지 못하게 입막음 한 뒤 아무 말 없이 세라스의 뒤를 따랐다. 사실 방금 세라스를 덮쳤던 괴수는 미끼에 지나지 않았다. 눈에 보이는 1마리의 괴수는 세라스 일행을 100마리의 괴수가 있는 곳으로 몰고 가고 있는 중이었다. ‘재미있게 되겠군. 그리고 그녀들에게는 첫 실전 연습인 셈인가?’ 현성의 장난스러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현재 세라스의 머릿속에는 모든 일행들을 안전하게 이끌고 무사히 자신의 마을로 이동한다는 생각뿐이었다. “조, 조금만 더 힘을 내면 되요. 헉, 헉.” 괴수들을 따돌리기 위한 빠른 이동에 엘프인 그녀도 조금 지쳤는지 거친 숨을 쉬며 힘겹게 말을 이어나갔다. ‘슬슬 나올 때가 되었군. 아니 지금인가.’ “크오오오오.” “크아아아앙.” “카아아아오.” “마, 말도 안돼. 서, 설마.” 자신들이 완전하게 포위된 것을 눈치 챈 세라스는 깊은 절망감에 휩싸였다. 대충보아도 100여 마리가 넘어 보이는 괴수들 이 정도 숫자라면 9 서클 마스터가 온다고 해도 쉽게 이길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 이럴 수가 어, 어떻게 하죠. 언니?” “라, 라이나.” 다잡은 먹이 감을 감상하는 것처럼 세라스 일행의 주위를 맴돌고 있는 괴수들을 바라보며 라이나와 세라스는 완전히 삶의 희망을 잃어버렸다. “정신 차려 세라스!! 라이나!!” “모, 모두 끝났어.” “아무 것도 하지 않고 포기하는 건가요. 세라스!! 당신은 자랑스러운 엘프족의 후손이에요. 정신 차리세요.” 아디스의 힘 있는 외침에 세라스는 조금 정신이 들었는지 자리에서 일어나 아디스 옆에 나란히 섰다. “여러분에게는 정말 죄송한 상황이군요. 거의 불가능한 말이겠지만 저희가 저 괴수들을 막고 있는 동안 달아나주세요.” “아, 아디스 언니 어떻게 그런 말을 흑흑흑.” “라이나 정신 차려 네가 이분들을 우리 마을 까지 안내해 드려 내가 최대한 괴수들의 시선을 끌어 볼태니까 말이야!!” 아디스는 그 말을 마지막으로 바람의 중급 정령을 소환한 채로 괴수들에게 돌격해 갔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던 세라스도 제 빨리 불의 중급 정령을 소환한 상태로 괴수들에게 돌격해 갔다. ************************************************************************************* 타이핑 者 : [KOR]TheYtsejaM (당나귀 호환 P2P 프루나) 프루나에서 제가 타이핑한 소설들과 그 외 제가 모은 소설들을 공유했습니다. 검색어 : [KOR]TheYtsejaM 또는 TheYtsejaM 로 검색하시면 제가 공유한 파일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소유자가 1이라도 관계없습니다. 저는 항상 접속해 있으니까요. 제가 접속해 있지 않을 때는(파일이 안 받아지고 있을 때는) 제가 집에 없거나 파일 받기 대기 중일 겁니다. 기다리시면 하루 안에 반드시 받으실 수 있으실 겁니다. 무협도 엄청나게 많이(약 1기가 정도) 텍스트파일로 가지고 있는데 너무 파일이 많아서 그거 다 편집하려니 짜증나서 일단은 판타지만 공유중입니다. 무협도 필요하시면 프루나에서 메시지 전송 기능으로 쪽지 보내십시오. ************************************************************************************* 제 8 장 모험의 시작 “아이리스 어떻게 해 죽을 거야!! 언니들이 죽을 거라고 흑흑흑.” “라, 라이나.” 아이리스는 슬퍼하는 친구의 모습을 보자 당장이라도 달려 나가 자신의 친구를 괴롭히고 있는 괴수들을 모조리 도륙해 버리고 싶었지만 현성의 명이 있는지라 감히 그렇게 하지는 못하고 그저 울고 있는 라이나를 달래줄 뿐이었다. 아디스와 세라스는 현성 일행이 달아날 시간을 벌어줄 요량으로 가장 화려한 불과 바람의 정령술을 펼쳤다. 불과 바람의 정령을 이용해 펼치는 화염풍은 괴수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아디스와 세라스의 바람과는 다르게 일행을 안내해줄 라이나는 패닉 상태에 빠져있었고 현성 일행 또한 달아날 생각이 전혀 없어보였다. “크아아아아아.” “크윽!!” “아디스, 괜찮아요?” “거, 걱정하지 말이요. 그저 스친 것뿐이에요.” 이미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된 아디스와 세라스는 마치 돌석상이 된 것 같이 꼼짝도 하지 않는 현성 일행을 바라보며 절망감에 물들었다. 자신들이 시선을 끄는 사이 달아나길 발했던 현성 일행은 움직이지 않았고 자신들의 몸에는 상처가 하나씩, 하나씩 늘어나고 있었다. ‘마, 마나가 모두 고갈되었어.’ “하하하, 끝장이군요. 아디스.” 아디스와 마찬가지로 모든 마나가 고갈된 세라스는 절망적인 상황을 비관하며 자신을 덮쳐오는 괴수들의 모습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크아아아앙!!” “꽈과과과과광.” 괴성을 지르며 자신의 몸을 덮쳐오는 괴수의 날카로운 발톱을 바라보며 두 눈을 감아버린 아디스와 세라스는 자신의 몸을 덮쳐올 고통대신 들려오는 광음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뭐, 뭐지 무슨 일이?” “설마 장로님들이.” 누군가가 자신들의 앞을 가로 막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두 여인은 자신들의 눈앞을 가린 먼지 때문에 자신들을 지켜준 상대가 누군지 쉽사리 알아차리지 못했다. “아, 아이리스?” 시야를 가리고 있던 먼지 구름이 사라지며 나타난 인형은 바로 아이리스였다. “어, 어떻게?” “괜찮나요?” “예? 아, 예.” “부상이 심하시군요.” “전 괜찮아요. 그런데 어떻게 된 일이죠 이게?” 세라스는 갑작스러운 아이리스의 출현에 당황해 했다. 자신들의 목숨을 구해준 것이 그녀였다니? “이제 걱정할 것 없어요. 그분께서 허락하셨거든요.” “예? 그, 그분이라뇨?” “일단 상처부터 치료하도록 하죠. 모든 것은 소생시키는 치유의 손길. 리커버리.” 세라스는 갑작스럽게 아이리스가 9 서클 치유 주문인 리커버리를 사용하자 몹시 당황했다. “어, 어떻게?” “일단 쉬고 있으세요. 적의 공격에서 나를 보호해 주는 보호의 손길. 필드 더 매직 디펜스(Field the Magic Defense)” 아이리스의 주문영창과 함께 나타난 9 서클 방어마법 필드 더 매직 디펜스(Field the Magic Defense)를 보며 놀랄 사이도 없이 그녀들의 눈에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가 시작했다. “쿠오오오.” “키이이익.” ‘도륙.’ 이 한 단어 말고는 생각나는 단어가 없었다. 아이리스의 빙혼도는 그야 말로 괴수들을 학살하고 있었다. 백색 은광을 뿜어대고 괴수들을 살육하는 아이리스의 모습은 마치 하늘에서 강림한 전신(戰神) 같았다. 아이리스의 빙혼도에는 괴수들의 무시, 무시한 힘도 뛰어난 재생 능력도 통하지 않았다. 그녀의 도를 막는 것은 모두 얼음 가루로 변해 버렸다. 괴수들의 뛰어난 재생력도 모든 것을 얼려 버리는 아이리스의 빙혼도 앞에서는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스치기만 해도 모두 얼음 덩어리로 변해 버리는 아이리스의 빙혼도 얼음 조각이 되어버린 괴수들은 그녀의 작은 움직임 하나, 하나에 얼음 가루로 변해 대지에 휘날렸다. “키이이이익.” 한 괴수의 길 다란 울음소리에 따라 모든 괴수들이 후퇴하기 시작했다. 단 몇 초였지만 아이리스에게 도륙당한 괴수는 이미 수 십 마리를 넘어가고 있었다. “다이말로, 다나 처리해라.” “존명!!” “존명!!” “슈우우우욱.” 현성의 명에 따라 지금 것 가만히 자리를 지키고 있던 다이말로와 다나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간 아이리스 혼자서만 활약한 것이 아쉬웠는지 그녀들을 환상적인 움직임으로 괴수들을 도륙해 나가기 시작했다. 다이말로가 휘두르는 라이나의 움직임에 따라 펼쳐지는 뇌전막은 괴수들의 퇴로를 차단했고 도망갈 길을 잃어버린 괴수들을 다나의 무형시가 처치했다. 다이말로가 한번 움직일 때마다. 그 주위에 있는 괴수들은 모두 까맣게 탄 숯덩이로 변해 버렸다. 재가 되어 날리는 괴수들의 모습과 다나의 무형시에 머리를 관통당해 죽어가는 괴수들의 모습을 보며 세라스 일행을 경악했다. 저 괴수들이 어떤 존재인가 그간 카이라스 산맥을 공포로 몰고 간 장본인이었고 그와 동시에 수많은 일족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공포의 존재들이 아닌가? 그런 괴수들을 너무도 쉽게 처리하는 그녀들의 모습을 보면서 세라스 일행은 놀라 벌어진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아이리스에 의해 얼음 가루로 변해 휘날리고 있는 괴수들..... 다이말로에 의해 까맣게 탄 숯덩이로 변해 버린 괴수들..... 다나아세스의 활에 맞아 자신이 죽은 이유조차도 모르고 죽어간 괴수들..... 단 5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전멸해버린 괴수들을 바라보며 세라스와 아디스는 그 동안 괴수들을 상대로 고전했던 자신들의 행동이 부끄러워질 지경이었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가장 놀란 엘프를 뽑으라면 단연 라이나였다. 그녀는 경악했다. 겨우 5년이라는 짧은 시간 만에 자신의 친구는 놀랄 만큼 강해져있었다. “크아아아아!!” 마지막 남은 한 마리의 괴수가 다나의 무형시에 쓰러지자 그 넓은 숲 한 가운데 남은 것은 수많은 괴수들의 시체(?)와 세라스와 현성 일행뿐이었다. “어, 어떻게 저럴 수가..” 할말을 잃어버린 엘프들을 바라보며 현성은 느긋하게 아이리스들의 보고를 들었다. “명하신 대로 모든 괴수들을 처단했습니다.” “잘했다. 모두들 아주 잘해 주었어.” 그녀들의 얼굴은 현성의 칭찬과 함께 활짝 펴졌다. 사실 자신들의 첫 번째 실전을 현성이 어떻게 평가할까 무척이나 걱정되었던 엘프들이었지만 현성의 칭찬 한 마디에 그런 걱정은 단숨에 날아가 버리고 오직 머릿속에는 기쁜 마음만이 가득했다. 현성은 현성대로 무척 만족한 상태였다. 의래 실전에서는 당황하거나 실수하기 마련이거늘 그녀들은 현성에게 배운 바를 충실히 발휘해 30배가 넘는 적들을 너무나 쉽게 도륙해갔다. 엘프들끼리의 대련이나, 로이나스와 함께한 대련에서 그녀들은 오직 일 대 일의 전투만 수련했을 뿐 일 대 다수의 전투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당황할 만도 하건만 그녀들은 침착하게 많은 수의 적들을 하나, 하나 도륙해갔다. 현성이 그녀들에게 일 대 다수의 접전에 대한 전투 방법을 알려준 적은 있었지만 연습만 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첫 번째 실전에서 이렇게 완벽한 움직임을 보이다니.... 현성은 생각보다 뛰어난 그녀들의 재능에 흐뭇한 마음이 드는 것을 감출 수 없었다. “저,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요. 아이리스? 어떻게 이런 엄청난 실력을!!” 세라스가 아이리스와 다이말로, 다나를 경악에 가까운 눈으로 쳐다보며 물어보자 아이리스는 그녀의 물음에 손쉬운 해답을 말해주었다. “한스님에게 지난 5년간 무술을 배웠다고 말했잖아요. 설마 방금 한 말을 벌써 잃어버린 건가요?” “서, 설마 말도 안돼. 어떻게 5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이렇게 강해질 수가 있죠? 그리고 방금 전에 보여준 마법은 분명 9 서클 마법인 리커버리와 필드 더 매직 디펜스(Field the Magic Defense) 설마 아이리스 당신 9 서클 마법을 마스터 한 것인가요?” “그런데요.” 너무 나도 쉽게 대답해 버리는 아이리스의 말을 세라스는 도저히 믿을 수 없었지만 자신의 눈으로 직접 본 일을 의심할 수도 없었다. “아이리스 당신은 검이라고는 단 한번도 잡아본 적이 없었잖아요. 그건 다이말로나 다나 역시 마찬가지예요. 그런데 그런 엄청난 실력이란 마치 말로만 듣던 소드 마스터(Sword Master) 같았어요.” “세라스 언니 말이 맞아, 아이리스 그리고 9 서클 마스터라는 마법 실력에 그 정도 검술 솜씨라니, 정말 대단해!!” 너무 놀라서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세라스나 아디스와는 다르게 라이나는 자신의 친구 아이리스를 존경 어린 눈동자로 쳐다보고 있었다. “정말 믿을 수 없게 강해졌구나, 다나.” “히히히, 아디스 언니 이 정도에 놀라면 너무 섭섭하지 한스님이나 로이나스에 비하면 난 아직도 멀었는걸 뭐.” 처음에는 약간 놀랐었지만 시간이 조금 흐른 지금 굳어버릴 몸을 풀고 단, 5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놀랍게 변해버린 다나를 칭찬해 주던 아디스는 다나의 마지막 말에 완전히 굳어버렸다. 아니, 아디스 뿐만 아니라 현성 일행을 제외한 세라스나 라이나 역시 마치 돌 부석이 된 것 같이 꼼짝도 하지 않았다. “정말 인가요!!” “미, 믿을 수 없군요.” “대단해요!!” 갑작스럽게 해동된 세라스, 아디스, 라이나는 동시에 현성을 처다 보며 한 마디씩 말을 내뱉었다. 그녀들의 말과 눈동자를 각기 다른 뜻을 의미한 상태로 현성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세라스는 다나의 말이 진실인가를 가늠해 보는 눈초리였고 아디스는 놀랍다는 표정과 함께 약간의 경외감이 섞인 표정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라이나의 눈에는 무한한 존경과 감탄이 어려 있었다. 처음 그녀들이 현성에게 5년간 무술을 배웠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그저 단순히 자신의 반려와 함께 있기 위한 핑계인줄만 알았다. 그러나 그런 그녀들의 생각은 엄청난 착각이었다. 단 5년간 배웠다는 그녀들의 실력을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고 그런 엄청난 실력을 가진 그녀들의 대답은 자신들의 실력이 현성이나 로이나스에 비해서 많이 부족하다는 말이었다. “아이리스, 지난 5년간 있었던 일을 좀더 자세히 알 수 있을 까요?” “예!? 아저....” [상관없다. 네가 꾸며서 적당히 대답하도록 해라.] 현성의 허락이 없어서 머뭇거리고 있던 아이리스는 자신의 머릿속으로 들려오는 현성의 전음에 세라스에게 자신이 5년간 겪었던 이야기들을 약간 꾸며서 들려주기 시작했다. 아이리스는 자신의 이야기 속에서 현성과 로이나스를 아주 먼 대륙에서 우연하게 건너온 실력자들로 설명했고 그녀들의 실력이 강해진 것은 먼 대륙에서 있는 특이한 마나 정제 방법을 배웠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마지막으로 현성의 실력이 자신들 모두를 압도할 수 있을 정도라는 말까지 말이다. 아이리스의 마지막 말을 끝으로 세라스 일행은 현성을 이전과는 너무도 다른 시선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처음에는 그저 아이리스 일행의 생명을 구해주고 그 후 그녀들의 선택을 받은 단순히 운이 좋은 인간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세라스와 아디스의 눈에는 약간의 두려움과 존경심 그리고 무언가를 바라는 듯한 의지가 섞여 있었고 라이나의 눈에는 마치 자신의 우상을 보는 듯한 무한한 존경심과 부러움이 담겨 있었다. “저 그런데 아이리스?” “어, 왜 라이나 뭐 궁금한 거라도 있니?” 아이리스는 다른 엘프들이 자신의 주인인 현성을 존경 어린 눈초리로 쳐다보자 약간의 뿌듯한 감정과 함께 왜인지 모를 자부심이 샘솟는 것을 느꼈다. 그러던 와중 그녀들 중에서 현성을 가장 존경스러운 눈초리로 쳐다보던 라이나가 아이리스에게 질문을 던지자 그녀의 질문에 대한 아이리스의 대답은 너무나도 부드러웠다. “그럼 지금 아이리스가 입고 있는 옷이 바로 다른 대륙에서 만들어진 옷이야?” “어!? 아, 맞아.” 지금 현성을 비롯한 로이나스, 아이리스, 다이말로, 다나가 입고 있는 옷은 이곳 라이노스 대륙에서는 도저히 찾아볼 수 없는 중원 고유의 복장이었다. 처음에는 그리 신경 쓰지 않은 부분이었지만 현재 라이나의 눈 속에는 무언가를 갈망하는 듯한 눈빛이 섞여 있었다. “저, 저기 아이리스..” “왜?” “아니, 저기 혹시 남는 옷이 한 벌 있으면 나주면 안돼?” “뭐? 이 옷?” “응, 아리이스 부탁이야!!” “아, 저, 저기 그건 곤란한데.” “제발 아이리스 부탁이야 한 벌만 줘.” “저, 저기.” 라이나가 아이리스를 조르며 아이리스의 옷을 달라고 때를 쓰는 동안 세라스와 아디스의 머릿속을 빠른 속도로 회전하기 시작했다. ‘아리스의 말이 사실이라면 우리에게 저 이방인이 꼭 필요해. 만약 우리 일족 모두가 저 이방인의 마나 정제 방법을 배운다면 더 이상 괴수들 때문에 공포에 떨 이유가 없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저 이방인의 마나 정제 방법을 배워야해.’ ‘만약 우리가 아이리스처럼 강해질 수만 있다면 더 이상 괴수들의 공격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대충 비슷한 결론을 도출해낸 세라스와 아디스는 무슨 일이 있어도 현성의 내공심법을 배워야겠다고 마음속 깊이 다짐했다. “이제 그만 다시 출발하도록 하죠. 언제 까지 이곳에서 있을 건가요?” “예, 이만 출발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저를 따라 오십시요.” 어서 출발하자는 현성의 말에 세라스의 태도는 눈에 띨 정도로 바뀌어 있었다. 그간 반 존대 식으로 이어졌던 말은 완전한 존대어로 바뀌었고 그녀의 행동 또한 현성을 처음 만날 때와는 다르게 너무도 공손하게 바뀌어 있었다. 현성의 말에 따라 빠른 속도로 자신의 마을로 이동하던 세라스의 머릿속은 복잡하기 그지없었다. 아이리스가 설명해 준 바에 의하면 현성의 실력을 실로 엄청난 것이었다. 사실 처음에는 그저 단순한 호신술 정도로 생각했지만 현성에게 5년간 무술을 배웠다던 그녀들의 실력은 가히 전설에서나 등장하는 그랜드 소드 마스터(Grand Sword Master)같았다. 그런 그녀들의 실력을 가볍게 뛰어넘는 다는 현성의 실력은 감히 짐작조차 가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는 단 한 가지 사실만은 정확히 알고 있었다. 바로 현성에게 무술을 배워야 한다는 것. 현성이 가르쳐준 무술에는 마나를 정제하는 방법과 실질적으로 무구를 다루는 법 두 가지 같았다. 지금 세라스에게는 바로 그 두 가지 방법이 필요했다. 아니 세라스 뿐만 아니라 카이라스 산맥에 생존하는 모든 엘프족들에게 말이다. 현성에게 무술을 배우는 문제는 카이라스 산맥에 살고 있는 모든 엘프들의 유일한 생존 방법이었다. 유일한 해결책이었던 고룡 카이라스의 도움은 그가 동면에 들어가면서 막혀 버렸다. 그런 엘프들에게 남은 희망은 오직 현성의 무술 뿐이라고 세라스는 굳게 믿고 있었다. “이제 거의 도착했습니다. 아, 저기 보이는 군요.” 한참을 달린 끝에 도달한 엘프들의 마을은 무척이나 평화로워 보였다. 5년간 이루어진 괴수들의 습격으로 무척이나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생각했던 현성의 예상에서 벗어나 엘프 마을은 너무도 평화스러워 보이는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다. 괴수들의 습격 속에서도 엘프 본연의 특징을 잘 보여 주고 있는 그들이었지만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는 다르게 사실 엘프들은 무척 불안에 떨고 있는 상태였다. 하루가 멀다 하고 이어지는 괴수들의 습격과 한번의 습격이 있을 때마다 이어지는 엘프들의 사망 소식은 그들을 공포에 떨게 하기에 충분했다. 다만 현성이 예상한 것과 다르게 인간들처럼의 대소동이 일어나지 않았을 뿐이었다. 만약 인간들의 마을을 괴수들이 침입했다면 이미 인간들은 큰 혼란에 빠져 있을 터였다. “누구냐?” 마을 입구에 다가가자 활과 검을 든 엘프들이 현성 일행의 앞을 가로 막았다. 일반적으로 마을에 보초를 세워두지 않는 엘프족이었지만 오랜 시간 동안 이어진 괴수들의 습격으로 이제 보초를 세우는 것은 엘프 마을에서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이 되어있었다. “인간이다!!” “어떻게 인간들이 이곳을 찾아온 거지?” “아니? 세라스 네가 어떻게 이곳이 있는 거냐?” 조심스레 무기를 겨누며 현성 일행을 경계하던 엘프들은 현성과 함께 있는 세라스를 보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오늘 아침 그녀가 레드 드래곤족 고룡 카이라스의 산 제물로 바쳐 졌다는 사실은 모든 엘프족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그런 그녀가 지금 이 자리에 인간들과 함께 나타난 것이다. “오하스, 이분들은 적이 아니에요 그러니 경계할 것 없어요.” “적!! 적이 아니라고?” “인간들은 믿을 수 없어! 그런 인간들을 이곳 까지 안내해 오다니 지금 제 정신이야 세라스?” “오하스, 라무이 진정하세요. 이분들은 저희의 은인이에요.” 입구를 지키고 있던 오하스와 라무이가 세라스를 질책하자 세라스는 현성 일행을 자신의 은인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그들의 반응은 냉담할 뿐이었다. “믿을 수 없다.” “세라스... 넌 지금 인간에게 속고 있는 거야! 그리고 넌 이 자리에 있어서는 안 되는 인물이다. 그 사실을 알고 있느냐?” 인간들과 함께 온 세라스를 질책하는 동시에 산 제물로 바쳐진 그녀들이 이곳에 있는 이유를 질책하던 엘프들은 이어지는 세라스의 말에 온몸이 굳어 버리는 것을 느꼈다. “레드 드래곤족 최 고룡 카이라스님은 이미 수면기에 들어가셨어요. 지금은 동면 중 이십니다.” “이 이럴 수가...” “우리 일족은 이제 멸망할 수밖에 없는 것인가...” “서, 설마 진담은 아니겠지 세라스?” 세라스의 말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고 부정하는 엘프들의 마음속에는 깊은 절망감이 자리 잡았다. 사실 산 제물을 바치기로 결정한 것은 장로들의 뜻이었지만 그 의견은 모든 엘프들의 동의가 없었다면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었다. 모든 엘프들이 그 의견에 동의한 만큼 그들은 산 제물에 모든 희망을 걸고 있었다. 과거 5년 전에 있었던 대 재앙을 고룡 카이라스가 산 제물을 받고 해결해 준 것처럼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던 것이다. “또 한 가지 놀라운 소식이 있어요. 5년 전에 산 제물로 바쳐졌던 그녀들은 아직 까지 살아있었어요.” “뭐!?” “과거 5년 전의 재앙이 있었을 때 우리 엘프들의 산 제물을 받은 고룡 카이라스님이 해결해 주신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야 그런데 살아있다니? 설마 그녀들이 고룡 카이라스님의 성노가 되어 지금 까지 살아 있다가 수면기에 접어들어 풀려나기라도 했단 말이야?” 엘프들은 세라스의 말을 쉽게 믿으려 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처음 하는 말부터 지금까지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말만 늘어놓는 그녀가 제 정신인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그러한 그들의 눈초리를 알아차린 것인지 세라스는 조용히 자신의 뒤에 있던 아이리스와 다이말로, 다나등을 불렀다. “어, 어떻게...” “정말 살아있었다니...” “도저히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가 없군.” 그녀들의 모습을 본 엘프들은 기절할 정도로 놀랐다. 지금 것 드래곤의 산 제물로 바쳐져서 살아서 나왔다는 예는 단 한번도 없었다. “이곳에서 많은 이야기를 해줄 수는 없지만 로드님과 장로님들을 이곳으로 불러주세요.” “그, 그렇게 하도록 하지.” 보초를 서고 있던 엘프 하나가 빠른 속도로 엘프 마을의 중심부를 향해 달려가자 세라스는 공손한 어투로 현성에게 머리를 숙이며 사과했다. “정말 죄송합니다. 한스님, 저희 마을에 들어가는 것은 로드님과 장로님의 허락이 필요하기에 약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실 수 있겠습니까?” “예, 그렇게 어려운 부탁도 아니니 잠시 이곳에서 기다리도록 하죠.” 세라스의 공손한 태도에 현성은 별일 아니라는 듯이 편안한 어조로 긍정의 뜻을 표하는 대답을 해주었다. 사실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었고 이곳에서 엘프족들의 수뇌를 기다리는 동안 일반적인 엘프족들의 생활을 면밀히 살펴 볼 수 있는 기회였기에 그리 지루하지도 않았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방금 전 일어난 저희 일족들의 무례도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주시길...” 이어지는 세라스의 사과에 현성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현성도 세라스의 내심을 정확히 알지는 못했지만 자신에게 뭔가를 부탁할 것이 있기에 이렇게 공손하게 대한 다는 사실 하나 만큼은 잘 알고 있었다. 다만 그 부탁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 못할 뿐... 세라스의 입장에서는 현성에게 무공을 배울 생각을 가지고 있기에 그에게 공손히 대하는 것이었다. 실수로 현성의 비위에 거슬려 일이 틀어지기라도 한다면 세라스로서는 큰 낭패였으니까 말이다. 또한 현성이 가진 실력을 대충이나마 짐작하고 있는 세라스는 만약 이곳의 엘프들과 현성 사이에 마찰이 일어날 경우 생길 수 있는 끔찍한 사고에 대한 위험성 또한 잘 알고 있었다. 9 서클을 마스터한 마법 실력과 그랜드 소드 마스터(Grand Sword Master)라고 짐작되는 검술 실력을 가지고 있는 현성을 적으로 돌리게 된다면 엘프들로 서는 큰 낭패를 보는 셈이었다. 또한 세라스가 보기에 존재감 없이 항상 현성의 뒤만 조용히 따르고 있는 로이나스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실력자였다. 아이리스와 다이말로, 다나 역시 변수였다. 비록 그녀들 또한 엘프 일족이긴 했으나 지금까지 세라스가 보아온 그녀들의 태도로 보아서는 일족보다도 자신이 선택한 반려인 현성의 편에 설 가능성이 높았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일족을 선택하거나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겠지만 세라스의 눈에 그녀들은 행동은 거의 현성의 명에 따라서 결정되고 있었다. 모든 것을 종합해 볼 때 현성을 적으로 돌려서 득이 될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오히려 반대로 현성을 구슬려 자신들의 뜻에 따라 움직일 수만 있다면 괴수들의 습격으로 공포에 떨고 있는 엘프 일족들에게 엄청난 힘이 될 것이 자명했다. 그에 세라스는 자신들이 들어줄 수 있는 한 현성의 모든 요구를 수용할 생각이었다. 현성에게 그의 무공을 전수 받기 전까지는 말이다. 이러한 세라스의 행동에 놀란 존재들이 있었으니 바로 보초를 서고 있던 엘프들이었다. 동년배들 사이에서는 무언의 리더로 통할 만큼 그 실력을 인정받은 세라스가 한낮 인간에게 고개를 숙이고 존대를 하다니...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아, 오시는 것 같군요.” 보초병 엘프에게 무슨 소리를 들었는지는 모르지만 하얀 수염을 휘날리며 뛰어오는 엘프 로드와 장로들의 모습은 무척이나 화급해 보였다. 마법을 사용하거나 정령을 소환해 이동해도 될 것을 저렇게 급하게 뛰어오는 것을 보니 그럴 정신도 없었던 모양이었다. 현성 일행에게 가장 먼저 도착한 사람은 사드리야 장로였다. 그는 도착하자 눈앞에 보이는 자신의 손녀를 바라보며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세, 세라스 이게 어찌된 일이냐?” 분명 이곳에 존재하고 있어서는 안 되는 자신의 손녀가 자신의 눈앞에 서있는 것을 보고 있는 사드리야 장로는 떨리는 목소리로 그녀에게 물었다. “이곳에서 모두 이야기 할 수는 없겠군요. 장로님.” 개인적으로는 자신의 할아버지였지만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항상 그를 장로님이라고 부르는 세라스였다. “그러면, 고룡 카이라스님이 현재 동면 중이라는 것은 사실이냐?” 그들이 급하게 달려온 이유는 고룡 카이라스의 동면 여부를 물어보기 위해서인 듯 했다. 세라스는 비록 할아버지의 질문이었지만 많은 엘프들이 보고 있는 관계로 쉽게 대답할 수가 없었다. 방금 전에는 보초를 서고 있던 엘프들 만이 주위에 있었지만 지금은 어떻게 알고 왔는지 많은 수의 엘프들이 이곳에 모여 있었던 것이다. 그들이 만약 고룡 카이라스가 수면기에 접어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보초를 서고 있던 엘프들과 같이 엄청난 좌절감에 빠지고 말 것이다. “그 말에 대답해보 거라 어차피 모두 알게 될 일이다.” 그녀가 망설이는 이유를 알아차린 듯이 엘프 로드 아디이드가 그녀에게 해답을 재촉하자 세라스는 감히 거절하지 못하고 입을 열 수 밖에 없었다. “자세한 설명을 이곳에서 드릴 수는 없지만 고룡 카이라스님이 이미 5년 전에 수면기에 접어들어 현재 동면 중이라는 말은 사실입니다.” “오, 이럴 수가!!” “우리는 이제 어찌 한단 말인가!!” “모, 모두 죽을 거야 흑흑흑.” “조용, 모두 조용히들 하시오!!” “어,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로드 저희를 살려주세요.” 패닉 상태에 빠진 엘프들을 진정시키기 위해서 입을 열었던 아디이드에게 앞으로 일에 대한 해결책을 요구했다. 그는 훌륭한 지도였고 위대한 자신들의 로드였다. 그간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아디이드의 뛰어난 지도력으로 많은 위기를 넘겨 갈수가 있었다. 엘프 로드 아디이드는 카이라스 산맥에 살고 있는 모든 엘프족들의 희망이자 위대한 하이 엘프의 피를 가장 진하게 이어져 있는 존재였다. 그러나 위대한 지도자였던 그도 지금의 상황에서는 특별한 해결책이 존재하지 않았다. “모두 진정들 해주세요. 비록 카이라스님을 만나지는 못했지만 다른 해결책 또한 찾아 왔으니까요.” “다른 해결책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지?” “세라스 어서 말해 줘요?” “조용, 모두 조용히 해주세요. 일단 먼저 소개할 엘프들이 있어요.” 많은 엘프들의 동요를 막기 위해서 해결책이 있다는 말을 했지만 실제 그 해결책이 자신들에게 득이 될지 독이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바로 이들이죠.” “도대체 누구기에.......” “아이리스!!” “다이말로!!” “오, 내 사랑스러운 손녀 다나야!!” 세라스의 손짓에 아이리스, 다이말로, 다나에게 모든 엘프족들의 시선이 집중 되었고 그녀들을 알아보기 시작한 엘프들은 경악성을 연발했다. 도저히 살아 있을 수 없는 존재들이 이 자리에 있는 것이다. 특히 아디이드는 눈물을 흘리며 잃어버렸던 자신의 손녀를 맞았다. “누, 누나!!” “다, 다이말로!!” 눈물을 흘리며 다이말로에게 달려오는 다이로스를 바라보며 다이말로 역시 눈물을 흘리며 맞았다. 평소에는 냉정하고 딱딱하게만 느껴지던 그녀가 오늘은 너무도 약해보였다. “그녀들이 어떻게 이곳에 있는 것이냐 세라스?” 손녀를 다시 만난 기쁨에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 아디이드를 대신하여 사드리야 장로가 세라스에게 그녀들이 이곳에 있는 존재 여부를 물었다. “5년 전 그녀들이 산 제물로 갔을 때는 이미 고룡 카이라스님이 수면기에 들어가신 후였습니다.” “이, 이럴 수가!” “그럼 그때의 기적은 어떻게 된 일이지.”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만 일어나는군.”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말과 함께 엘프들의 머릿속에 큰 혼란이 생겼다. 5년 전의 재앙에 관해서 말이다. “그럼 그녀들이 왜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지 않았지?” “그녀들이 자신의 반려를 선택했기 때문입니다. 자세한 이야기를 이곳에서 할 수는 없으니 일단 들어가도록 하죠.” 세라스는 자신의 생각과는 다르게 일이 커지자 약간 당황했다. 자신의 생각은 그저 현성과 로이나스를 엘프 마을로 데리고 간 후 로드와 장로님들과 함께 현성의 일을 이야기 하고 상의할 생각이었지만 이미 많은 엘프들이 고룡 카이라스의 일과 아이리스들의 일을 알아버린 것이다. “저 인간들은?” “저 인간이 바로 그녀들이 선택한 반려입니다. 일단 자세한 이야기는 들어가서 하도록 하는 것이...” “알겠다.” 세라스의 의도를 짐작한 사드리야 장로는 제 빨리 현성 일행에게 텔레포트 (Teleport)마법을 사용해 엘프 장로들의 회의실로 이동시켰다. 사드리야 장로의 마법으로 인해서 장로 회의실로 이동하게 된 현성 일행과 장로들은 그녀들이 돌아온 자세한 상황에 대해서 세라스에게 그 이유를 물어 보았다. 세라스의 말에 의해서 그녀들이 그간 드래곤이 레어에 있었던 것이 아닌 한 인간을 따라 생활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장로들은 경악했다. 세라스의 말대로라면 그들이 생각했던 5년 전의 대 재앙이 멈춘 것은 단순한 우연이었을 뿐이다. 또한 엘프 3명이 동시에 한명의 반려를 선택했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것도 인간을 말이다. 일부일처제를 고수하는 엘프들의 사상에 따라 이런 일은 매우 드문 예였다. 지난 5년간 그녀들은 자신이 선택한 반려를 따라 다른 곳에 있었고 5년 만에 다시 돌아 온 것이라는 사실에 누구보다도 놀란 것은 바로 그녀의 가족들이었다. 바로 다이말로의 동생 다이로스와 다나아세스의 할아버지인 아디이드 말이다. 특히 인간에게 부모님을 잃은 다이로스는 자신의 누나가 선택한 반려가 인간이라는 사실에 놀랐고 아디이드는 몸속에 절반은 인간에 피가 흐르고 있는 자신의 손녀가 내린 선택에 약간 당황했다. 자신의 아들과 같은 선택을 하다니.... 일단 엘프 장로들은 현성 일행을 손님으로 대접하기로 했다. 엘프 로드인 아디이드의 주장이 그러했고 또한 그녀들을 구해준 은인이라는 점에서 다른 장로들도 반대하지 않았다. “일단은 제가 묵고 있는 집으로 가도록하지요.” 아디이드는 자신의 집으로 현성 일행을 안내했고 현성과 로이나스 그리고 3명의 엘프들까지 아디이드의 집으로 향했다. 아이리스나 다이말로는 자신의 집이 있었지만 현성과 함께 가기를 원했고 그 덕분에 아이리스와 다이말로를 따르는 라이나와 다이로스까지 함께 아디이드의 집에서 신세를 지게 되었다. 그러나 아디이드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현성 일행을 진정 귀빈으로 대접했다. 사실 현재 아디이드의 기분은 세상을 다 얻은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5년 전 죽었다고 생각했던 자신의 손녀 다나가 살아 돌아왔다. 비록 그때는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지만 아디이드는 다나를 볼 때 마다 항상 미안한 마음뿐이었다. 그런 다나의 생명을 구해 주었고 또한 자신의 손녀가 선택한 반려였다. 아디이드는 현성과 로이나스를 매우 좋게 보고 있었다. 아디이드가 생각하기에 다이말로나 아이리스의 선택을 받은 것으로 보아 심성이 나쁜 인간 같지는 않았다. 만약 그러했다면 제 아무리 그녀들의 생명을 구해 주었다고 해도 그녀들의 선택을 받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이런 아디이드의 현성 일행에 대한 우호적인 태도는 인간이 엘프의 마을에 들어 온 것에 대한 장로들의 반론을 원천 봉쇄하는 일이었다. 장로들 또한 그녀들의 선택을 받았다는 것이 어떤 의미 인지 알고 있었기에 아디이드의 뜻에 반발하면서 까지 현성 일행의 엘프 마을 출입을 반대 하지 않았다. 아디이드가 현성 일행을 자신의 집으로 안내하러 간 사이 새로이 산 제물이 되었던 그녀들에 대한 사드리야 장로의 추궁이 시작되었다. 사드리야 장로는 그녀들 중 자신의 손녀가 있었지만 상관치 않았다. 그에게는 그녀의 생환 보다 자칫 엘프 일족에게 큰 화가 될 수도 있는 인간들을 불러들인 일에 대한 추궁이 더욱 중요했다. “어찌하여 인간들을 이곳으로 안내한 것이냐? 물론 믿을 만한 존재이긴 하겠으나 본래 인간은 간사여 본 마음이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종족이다. 또한 아디이드님이 저렇게 그 인간들을 믿고 있으시니 내 쫓을 수도 없지 않느냐?” “그를 데리고 온 일에 대한 책임은 제가 질 것입니다. 그러나 그 인간은 우리에게 득이 될 수도 있고 독이 될 수도 있는 존재입니다.” 세라스이 말에 사드리야 장로는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자신이 손녀는 일족에게 해가 될만한 일을 할 어리석은 아이가 아니었다. “그들을 데리고 온 이유가 있는 것이냐?” “예, 그렇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밝힐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 일단 로드께서 돌아오시고 난후 나눌 이야기입니다. 그보다 지금 급한 일은 혼란에 빠진 엘프 일족들을 진정 시키는 일입니다.” “음. 그렇겠지 그럼 그 이야기는 내일 다시 나누기로 하자꾸나.” “예.” 사드리야 장로는 자신의 손녀가 하는 말처럼 지금 급한 일이 인간들이 이곳에 들어온 사실에 대한 문제 해결이 아니라 혼란에 빠진 일족들을 다독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장로들이 모든 일족들을 진정시키기 위해서 자리를 떠나가 텅 빈 회의장에는 세라스와 아디스 그녀들만이 남았다. “세라스, 언제 그 일을 말씀들일 생각이세요?” “내일 아침 정식으로 회의가 열리면 그때 알릴 생각입니다. 저 또한 아디스의 생각과 별반 다르지 않으니까요.” 서로의 생각을 짐작하고 있는 듯한 세라스의 말에 아디스는 걱정이 되는지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 “저, 그 인간이 우리의 부탁을 과연 들어줄 까요?” “안되면 되게 해야죠. 그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그 인간의 힘을 얻어야 해요.” 굳은 의지가 느껴지는 세라스의 말에 아디스는 더욱 더 걱정이 되었다. 자신들은 그 인가에게 줄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우리 일족이 그에게 과연 무엇을 줄 수 있을 까요. 인간들이 좋아하는 재물, 권력 우리는 그 인간이 좋아 할만한 것을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아요.” 사실 그랬다. 엘프 일족에게 돈이라는 개념은 전혀 없었고 돈이 될만한 물건도 없었다. 그들이 알고 있는 카이라스 산맥에 있는 금광이나, 철광 또는 보석이 매장 되어있는 광석은 모두 드워프족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엘프들과는 다르게 약간이나마 인간들과의 교류가 있고 돈의 가치를 알고 있는 드워프 일족은 소위 인간들이 원하는 돈이 될만한 장소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우리가 그에게 줄 것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잖아요. 그리고 그녀들은 그 인간에게 무공을 배울 수 있었어요. 그녀들이 과연 그에게 무엇을 지불했을 까요?” “서, 설마 세라스...” “저도 그 인간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몰라요. 하지만 제가 보기에 그녀들은 일족도 중요하지만 그 인간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았어요. 그 걸로 미루어봐서 아마 그녀들은 그 인간에게 모든 것을 바친 것이겠죠.” “설마 우리 일족보고 그 인간의 밑으로 들어가라는 소리는 아니겠죠? 아무도 찬성할 리가 없잖아요.” 아디스의 말도 안 된다는 소리에 세라스도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리스 일행이 강한 힘을 얻기는 했지만 그녀들은 그 대가로 자신들의 모든 것을 지불한 것 같았다. 아직 그 인간이 선택하지는 않았지만 그를 대하는 그녀들의 태도는 자신이 선택한 반려를 대하는 태도라기보다는 흡사 선택 받은 반려를 대하는 것 같았다. “인간은 우리 엘프들과 다르게 자신의 반려를 단 한명만 원하는 종족이 아니에요. 특히 인간의 남성들은 많은 여인들을 거느리길 원하죠. 제가 보기에 그녀들은 엘프의 사상에 따라 그 인간의 반려가 된 것이 아니라 인간의 관습에 따라 그 인간의 반려가 된 것 같았어요.” “그래서 어쩌자는 말이죠? 아무런 해결책이 없잖아요. 그녀들이 인간의 관습이건 엘프의 관습이건 자신이 선택한 반려와 맺어 졌으니 그에게 힘을 얻은 것이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죠?” “아디스, 산 제물은 드래곤에게만 바칠 수 있는 것이 아니에요. 또 드래곤만이 순결한 처녀를 받고 다른 종족의 부탁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고요.” “세라스, 지금 제 정신이에요?” 아디스는 지금 세라스가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것인지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저 그 대상이 드래곤에서 인간으로 바뀌었을 뿐이에요. 또한 그 인간을 잘 구수를 수만 있다면 드래곤보다 더 큰 도움이 될 수도 있겠죠. 물론 그 인간이 우리의 조건을 받아들인 다는 전제하에 말이에요.” 아디스는 할말을 잃었다. 세라스의 생각은 자신들의 몸을 그 인간의 노예로 주고 그 대가로 그 힘을 얻는 다는 것이었다. 마치 드래곤에게 산 제물을 바치고 그 힘을 얻는 것 처럼... “드래곤보다는 인간이 더 다루기 쉬운 존재에요. 또한 제가 보기에 그 인간은 드래곤이 아니면 상대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요.” “말도 안돼요!!” “그럼 우리가 그 인간에게 줄 것이 무엇이 있죠?” “..............” “너무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아요. 이건 단순히 저의 생각일 뿐이니까요. 부탁을 해서 들어주지 않는다면 조건을 내걸고 그 인간이 원하는 것을 최대한 들어줄 생각이에요. 그것이 설령 저 자신이라고 해도 말이죠.” 세라스는 협상의 조건으로 자신의 몸을 내걸었다. 사실 그 인간이 무엇을 원할지는 모르지만 인간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이라고 생각되는 세 가지는 재물, 권력, 여자였다. 그리고 그중 엘프들이 줄 수 있는 것은 단 하나 뿐이었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들이 그 인간의 산 제물로 가게 된다면 나중에 일어날 일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도 있겠죠.’ ************************************************************************************* 타이핑 者 : [KOR]TheYtsejaM (당나귀 호환 P2P 프루나) 프루나에서 제가 타이핑한 소설들과 그 외 제가 모은 소설들을 공유했습니다. 검색어 : [KOR]TheYtsejaM 또는 TheYtsejaM 로 검색하시면 제가 공유한 파일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소유자가 1이라도 관계없습니다. 저는 항상 접속해 있으니까요. 제가 접속해 있지 않을 때는(파일이 안 받아지고 있을 때는) 제가 집에 없거나 파일 받기 대기 중일 겁니다. 기다리시면 하루 안에 반드시 받으실 수 있으실 겁니다. 무협도 엄청나게 많이(약 1기가 정도) 텍스트파일로 가지고 있는데 너무 파일이 많아서 그거 다 편집하려니 짜증나서 일단은 판타지만 공유중입니다. 무협도 필요하시면 프루나에서 메시지 전송 기능으로 쪽지 보내십시오. ************************************************************************************* “다나야! 그간 어떻게 지냈느냐?” 자신의 집으로 현성 일행을 안내한 엘프 로드 아디이드는 그간 다나가 겪었던 일에 대한 안부부터 물었다. 다나는 아디이드와 그리고 다이말로는 자신의 동생 다이로스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현성은 라이나의 맹공격을 받고 있었다. 아이리스의 절친한 친구이자 그녀의 가족이기도한 라이나는 현성에게 끈질기게 달라붙었다. 어떻게 그렇게 강해질 수 있냐는 둥, 정말로 다른 대륙에서 왔냐는 둥, 다른 대륙에서 왔으면 그곳은 어떠냐는 둥 등의 질문이 끊임없이 쏟아졌다. 현성에게 아무런 두려움도 없는지 반짝이는 눈동자를 무기로 현성을 공격해 오는 그녀를 보며 현성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24년 평생을 무공 수련만 하고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현성에게 이런 난처한 경우는 난생 처음이었다. 과거 중원에서의 여인들은 자신을 두려워하거나 흠모의 눈으로 바라보면서도 감히 접근 하지 못했다. 또한 이곳에서 만난 그녀들은 완전히 현성의 명에 순종했고, 현성이 드래곤이라는 오해 때문에 상당한 공포감 까지 가지고 있었다. 그런 현성은 지금 자신의 눈앞에서 끊임없이 떠들고 있는 라이나를 보며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의미로 공포에 떨 수밖에 없었다. ‘휴, 다나 보다도 더한 수다쟁이가 있었다니.’ 또한 간간히 느껴지는 부담스러운 존경의 눈빛까지.... 생각 같아서는 호통이라도 쳐서 혼내겠지만 조금이라도 그녀의 말을 들어 주지 않으면 금방이라도 눈물을 터트릴 것 같이 그렁그렁한 눈초리로 현성을 위협(?)했다. 현성은 다른 일에는 몰라도 이런 쪽에는 문외환이나 마찬가지였다. 과거 마교 교주의 후계자 자리에 오르며 다른 사형들과 처절한 암투를 벌이기도 했고 죽을 고비도 많이 넘겼던 그였지만 이런 쪽에 대해서는 아무런 경험도 없었다. “저, 라이나 한스님이 조금 피곤하신 것 같은데 이만 하지 그러니?” “응? 아직 물어 볼게 많이 남았는데.” 무려 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끊임없이 질문을 퍼부었던 그녀가 아직 물어볼 말이 많이 남았다고 말하자 현성은 현기증이 느껴질 정도였다. “허허허 이거 내가 손님들을 불러 놓고 말이 너무 많았구려. 이만 침실로 안내를 해드리지요.” 아이리스의 말에 자신의 손녀와 정신없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아디이드는 어느 정도 정신이 들었는지 그들을 잠자리로 안내했다. 그는 정말 지금 이 순간이 꿈이라면 영원히 깨지 않기를 기도했다. 그리고 다시 한번 다짐했다. 그녀와 두 번 다시 해어지지 않겠다고..... “로드 어서 오십시오. 아주 기분이 좋아보십니다.” “오, 사드리야 장로 내 아직도 어제 일만 생각하면 가슴이 뛴다오. 허허허.” 평소답지 않게 회의장에 가장 늦게 도착한 아디이드를 보며 장로들은 그의 기쁨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항상 일족의 안전만을 생각하며 회의장에 가장 먼저 자리하고 있던 그가 가장 늦게 도착한 것 이었다. 또한 얼굴에서 미소도 떠나지 않았다. 그러나 아무도 뭐라 할 엘프는 없었다. 그의 기쁨을 모두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오늘 회의는 정말 중요한 의미를 띠고 있습니다. 먼저 장로들의 회의에 제 손녀인 세라스를 참석 시킨 것에 대해서는 사과드립니다.” “음.. 사드리야 장로 무슨 일이 있는 것이요?” 평소의 행동으로 보아 아무런 이유도 없이 이런 일을 벌일 사드리야 장로가 아니었기에 장로들의 회의에 세라스를 데리고 온 것은 무슨 중대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바로 어제 온 인간들과 아이리스, 다이말로, 다나아세스에 관한 일입니다.” “흐음, 설마 그 인간들을 추방하자는 것이요. 그들이 이곳에서 무얼 할 수 있겠소이까? 또한 그녀들의 반려로 선택 받은 인간이 나쁜 마음을 먹을 이유는 없지 않소?” 회의를 연 이유가 인간들의 추방 때문이라고 생각되자 아디이드가 언짢은 표정을 지으며 반대 의견을 내놓았다. 그 인간들이 이곳을 떠나게 된다면 자신의 손녀도 떠나게 될 것이고 또한 그녀들의 은인인 인간들을 추방할 만한 큰 이유도 없는 일이었다. 오히려 그런 사실을 다 알고 있으면서도 이런 의견을 내놓는 사드리야 장로가 야속해질 지경이었다. “로드 그런 뜻은 아니니 너무 언짢게 생각하지 마십시오. 제가 드릴 말이 인간들과 관련되어 있기는 하지만 그들을 추방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 무엇이요?” 인간을 추방하자는 의견이 아니라는 말에 엘프 로드 아디이드와 다른 장로들은 그럼 도대체 무슨 이유로 그 인간들의 이야기를 꺼낸 것인지 그 이유가 궁금해 졌다. “저, 그 이유는 제가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궁금해 하고 있는 엘프 로드와 장로들 앞에 나선 세라스는 어제 자신의 할아버지에게만 이야기했던 현성 일행과 괴수들의 접전을 로드와 장로들에게 털어 놓았다. “그, 그 말이 정말 사실이란 말이냐?” “예, 로드.” “그 아이들이 그렇게 강해졌다니 도저히 믿을 수가 없구나, 100여 마리가 넘는 괴수들을 3명이 단 5분도 안되는 짧은 시간 안에 해치웠다니...” “더 놀라운 사실은 그 인간들이 그녀들보다도 훨씬 강하다는 사실이죠.” “음...” 그녀의 말에 엘프 로드 아디이드와 장로들은 그 인간들이 이곳에 온 일을 그저 단순한 손님이라고 생각할 만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 인간들은 강합니다. 만약 저희가 그 힘을 얻을 수만 있다면 그녀들과 같이 다른 대륙의 마나 정제 방법만 얻을 수 있다면 저희 일족은 괴수들의 공격에서 살아날 수 있습니다.” “허허, 좋은 생각이긴 하다만.... 로드 과연 그 인간들이 저희를 도와 줄 것인지 의문입니다.” “제 생각 또한 그렇습니다. 쉽게 가르쳐 주지는 않을 것입니다.” “맞습니다. 쉽게 가르쳐 주지는 않겠지요. 하지만 우리는 무슨 일이 있어도 그 인간의 힘을 얻어야만 합니다. 또한 방도 역시 마련 되어있습니다.” “사드리야 장로 그것이 대체 무엇이요?” “그런 방도를 가지고 있다니 역시 사드리야 장로답소이다.” “어서 말을 해 보시지요.” “일단 인간들이 좋아하는 것은 재물과 권력 그리고 성적인 괘락입니다. 이중에서 우리가 줄 수 있는 것은 단 하나 뿐이죠.” “장로 지금 우리 엘프족들을 인간의 성 노리개로 주자는 말씀이시오?” "아닙니다. 아리디스 장로님." 노기가 서린 다른 장로들의 반발에 사드리야 장로는 황급히 변명해야 했다. 엘프 또한 자신의 종족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종족이다. 드래곤에게 숙이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인간들에게 까지 그런 수모를 겪고 싶지는 않았던 것이다. “진정하시고 제 말을 끝 까지 들어 보십시오. 지금 이대로 가다가 남은 것은 우리 일족이 멸족뿐이고 유인한 해결책인 인간의 힘을 얻어야 하지만 우리는 그에게 줄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 일족이 인간의 밑으로 들어가라는 말씀이오!!” “아닙니다. 다만 소수의 희생은 필요하겠지요. 어제 산 제물로 고룡 카이라스님께 바쳐졌던 그녀들을 그 인간에게 주는 것이죠. 이 일에 대해서는 세라스와 아디스 또한 동의한 내용이고 라이나 그 아이도 반대 할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허나 우리 일족이 인간에게 그런 수모를 겪어야 한단 말이오.” “어쩔 수 없는 희생입니다. 그리고 모든 일족에게는 비밀로 해야겠지요. 본인들도 동의한 내용입니다.” “그러나 그 인간이 겨우 그 정도로 우리의 요구를 들어 줄까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라면 최대한도와 주어야 지요. 그 인간의 힘을 얻기 위해서는 말입니다.” “음.. 그럼 한번 말이나 해 보도록 합시다.” ‘그녀들을 그 인간의 성노로 주는 것은 모든 일족의 앞날을 위해서입니다. 만약 그 인간이........ 용서 하십시오 로드, 당신에게 두 번이나 죄를 짓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일족의 미래를 위한 선택이라는 것을 알아주시길.....’ 모든 장로들이 회의장을 떠난 뒤 텅 빈 그곳에 있는 두 엘프 사드리야 장로와 그의 손녀인 세라스. “너에게도 할애비로서 못할 짓을 시키는 구나.” “아닙니다. 모두가 일족의 미래를 위해서 결정한 일인 것을요.” “미안하구나, 내 너에게 정말로 미안하구나....” “그럼 저에게 무공을 가르쳐 달라는 말씀이십니까?” “그렇소이다. 만약 그 대가로 원하는 것이 있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보답을 해드리 도록 하겠소이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엘프 로드 아디이드와 장로들과의 미팅을 하게 된 현성은 그들의 요구에 약간 당황했다. 그저 단순하게 괴수 퇴치 정도를 요구할 줄 알았지 설마 무공을 가르쳐 달라고 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 “허나, 그것은 저희 대륙에서도 자신과 혈연관계가 아닌 사람에게 전해 줄 수 없는 것이 법도라서 어렵겠습니다.” “어허.” 쉽지 않을 줄은 알았지만 처음부터 조건을 말하지도 않고 안 된다는 말만하는 현성을 보며 엘프들은 일이 쉽지 않은 것을 느꼈다. “어허, 우리에게 원하는 것이 없다는 것이요? 우리가 들어줄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들어준다고 하지 않았소.” ‘쿡쿡, 급하긴 급했던 모양이군. 하지만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 내가 숙이고 들어갈 필요는 없겠지.’ 아무 것도 아쉬울 것이 없는 현성의 입장과 다르게 당장 급한 쪽은 엘프들이었다. 현성의 태도는 어떠한 일이 없어도 가르쳐주지 않는다는 강경한 태도였고 엘프들은 무슨 조건이라도 내 밀줄 알았던 현성의 무조건 적인 거절에 어떻게든 돌파구를 마련해야 했다. "이만 하도록 하죠. 저의 입장은 변함이 없습니다. 그럼." 현성이 안 된다는 말을 끝으로 자리를 떠나자 엘프들은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무슨 요구조건이라도 있어야지 무조건 안 된다니 허허.” “방법은 있습니다.” “그게 무엇이요? 아리디스 장로?” “혈연관계에 있는 사람에게는 알려준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 혈연관계에 있는 사람이 우리에게 알려준다면 해결되겠지요.” “오, 그렇구려.” “아이리스나 다이말로, 다나라면 우리에게 이 다른 대륙의 마나 정제 방법을 알려 줄 것입니다.” “어서 가보도록 하십시다.” “사드리야 장로가 괜한 말을 했던 모양이요. 허허 이런 쉬운 방법이 있었는데 말입니다.” 아리디스 장로의 말에 엘프들은 이외로 일이 쉽게 해결될 수 있다고 느꼈다. 그녀들이라면 분명 알려줄 것 이다. 자신의 반려도 중요하지만 일족의 미래가 더 중대한 것이기에..... 세라스와 사드리야 장로도 그러한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녀들의 태도로 보아 그녀들은 현성과 일족 중 하나를 고르라면 주저 없이 현성을 고를 정도로 그에게 빠져있었다. 그런 그녀들이 자신들에게 현성의 허락도 없이 함부로 그의 무공을 전해 주지는 않을 것이다. “죄송하지만 불가능한 이야기입니다. 로드님.” “안됩니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에요 할아버지!!” “어허, 안된다는 말이냐?” 말을 끝내기가 무섭게 이어지는 그녀들의 대답에 아디이드는 정신이 멍할 지경이었다. 설마 이렇게 거절당할 줄은 몰랐을 뿐더러 설마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거절할 줄은 몰랐다. 일족의 미래가 걸린 일을 그녀들은 너무도 쉽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저희들이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아디이드님 그럼.” “저도 이만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할아버지 미워!!” “으흠...” 각각 한 마디씩을 남긴 후에 자리를 떠난 그녀들을 바라보며 아디이드는 긴 한숨만 내쉬었다. 사드리야 장로가 그런 말을 한 이유는 아마도 그녀들이 거절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다시 한번 그를 만나 보아야 하는 건가. 휴....” 답답한 마음으로 긴 한숨을 내쉰 아디이드는 사드리야 장로를 만나기 위해 회의실로 이동했다. 이럴 때 주로 문제의 해결책을 말해 주는 엘프는 바로 사드리야 장로였다. “음... 그러니까 너희들에게도 엘프 로드가 왔었단 말이지?” “예, 한스님.” “쿡쿡쿡, 급하긴 급했던 모양이군.” “저... 어쩌실 생각이신지?” 사실 거절하긴 했지만 그녀들의 마음도 편치는 않았다. 주인의 허락만 떨어진다면 당장이라도 자신의 일족들을 도와주고 싶은 것이 그녀들의 심정이었다. “일단 너희들의 모든 무공을 나에게 배운 것이다. 특히 다나 너의 무형시까지도 말이다. 알겠느냐?” “예.” 현성의 머릿속에 재미있는 생각이 떠올랐다. 카이라스 산맥에 살고 있는 엘프족들을 자신의 수족으로 만들기 위한 좋은 생각이 말이다. “음... 사드리야 장로 그녀들이 그의 편을 들것을 알고 있으셨소?” “예, 세라스에게 들어본 결과는 그렇더군요.” “으흠... 해결책이 없구려, 어찌해야 하는지 참.” 현성은 그들에게 아무 것도 요구하지 않고 안 된다는 뜻만 전했다. 재물이나 여자를 원할 것이라는 엘프들의 생각이 완전히 빗나간 것이다. “제가 한번 가볼게요. 그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그래 세라스 네가 한번 가보도록 해라.” 세라스가 현성의 생각을 알아보겠다며 자리를 떠난 뒤 사드리야 장로도 복잡하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쉽게 알려주지 않을 것이라고는 생각했지만 설마 그 인간이 아무 것도 요구하지 않고 안 된다고만 할 줄이야. “세라스가 과연 잘할 수 있을 까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인간들이 색을 탐하는 것은 사실이니 뭔가 알아 낼 수는 있겠지요.” ‘엘프’ 그들은 인간에 대해 너무도 무지했다. 기실 이 중에서도 실제 인간을 만나본 엘프는 극소수였고 그들이 만난 인간들은 모두 여성 엘프를 성적 대상으로만 생각하는 짐승만도 못한 존재들이었다. 그들이 생각하는 인간은 욕심이 많고 색을 밝히는 본능에 충실한 종족이었다. 그들은 현성이 그녀들을 구해주긴 했지만 그 또한 인간임으로 그러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성은 물욕도 없었고 색욕도 없는 진정한 무인이었다. 오직 원하는 것은 마교의 부활과 약혼녀를 죽인 사제 무영에 대한 복수뿐...... “저, 안에 있으신가요?” “예, 들어오십시요.” 엘프들과의 협상에 대해 머리를 굴리고 있던 현성은 자신을 찾아온 세라스를 반갑게 맞았다. ‘분명 장로들이 보낸 것이겠지.’ “저, 술을 가지고 왔어요. 인간들은 구하기 힘든 우리 엘프족의 술인데 상당히 귀한 것이랍니다.” “하하하 예, 고맙게 잘 마시겠습니다.” 현성이 웃으며 술병을 받아 들려 하자 세라스가 그 손을 막았다. “은인에게 제가 한잔 올리고 싶군요.” “은인이라니요? 5년 전 그녀들을 구해준 것에 대한 감사는 이미 넘치도록 받았는걸요.” 현성이 은인이라는 소리에 세라스의 술시중을 거절하자 세라스는 그에 대한 핑계를 늘어놓았다. “한스님이 여기 오시기전 도와주시지 않았다면 저는 이미 괴수들의 밥이 되었을 것을요. 그러니 당연히 생명의 은인 이지요.” “그것은 아이리스와 다이말로, 다나가 구해준 것이지요. 감사 인사라면 이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귀한 것을 어찌 지금 마시겠습니까? 나중에 두고두고 아껴 먹을 생각입니다. 그러니 이만 나가 보시지요.” 현성의 계속되는 거절에 세라스는 애가 타들어갔다. 인간들이 구하기 힘든 엘프주를 들고 현성을 찾아온 것은 술을 따라주며 그의 생각을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현성이 술시중을 거절하고 나중에 엘프주를 마신다고 하자 세라스로 서는 정말 애가 타들어가는 일이었다. “그녀들을 가르쳐 저주시고, 그녀들이 우리를 도울 수 있는 힘을 주신 것이 바로 한스님이 아니십니까? 그러니 당연히 저의 생명에 은인이시지요. 이렇게 계속 거절하시면 제가 곤란하답니다.” 어떻게 해서든지 현성을 설득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세라스를 바라보며 현성은 마음속으로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이미 이 게임은 자신이 이긴 것이다. 상대는 자신의 속내를 전혀 모르지만 자신은 훤히 알고 있다. 이러한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협상은 공정할 수가 없는 것이다. “허허 이러면 이거 제가 거절할 수는 없겠군요. 숲의 요정이신 엘프님의 성의를 거절하는 것도 결례이니 말입니다.” 현성은 적당한 시점에서 그녀의 뜻에 넘어가 주었고 세라스는 한숨을 쉬며 현성에게 가다가 술을 따랐다. “한스님은 정말 대단하신 분이시군요. 이렇게 젊어 보이시는 나이에 그런 대단한 실력을 가지고 있으시다니요.” 현성의 옆에 다소곳이 앉아 술을 따르며 현성의 칭찬만 늘어놓는 세라스를 바라보며 현성은 그녀가 이곳에 온 목적을 확신할 수 있었다. “하하하 술이 맛있기는 하되 너무 독하군요. 벌써 취기가 오르는 것 같습니다.” “예, 엘프주는 인간들 세상에서 구하기 힘든 명주지만 석 잔을 마시면 삼일동안 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독한 술이지요.” 눈으로 보기에는 화기애애한 대화였지만 둘의 마음 속 생각은 전혀 달랐다. ‘그런데 무려 두병이 넘는 양을 마시고서 이제 겨우 취기가 오른다니....’ ‘술 따위로 나를 취하게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 모양이군. 술을 계속 권하며 나의 칭찬만 늘어놓다가 마지막에 나의 생각을 떠보려는 심산인가?’ 현성이 적당히 취기에 오른 척하자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 세라스는 조심스레 현성에게 그간 궁금했던 점을 조심스레 물어왔다. “한스님은 가지고 싶으신 것이 없나요?” “가지고 싶은 것이라니요?” “보통 인간들은 재물이나 권력 그리고 여인들을 좋아하지 않나요?” 세라스의 조심스러운 질문에 현성은 그녀가 자신이 원하는 조건을 알아보고자 온 것임을 확실하게 알아차릴 수 있었다. “저는 재물과 권력에 그리 관심이 가지 않더군요. 또한 이미 아름다운 예비 신부가 3명이나 있는데 여인이라니요. 당치도 않습니다.” 세라스는 현성의 대답에 속이 답답해 졌다. 돈과 권력을 좋아하지 않는 인간이라니 또한 저 한스라는 인간은 그녀들로 만족한단 말인가? 그녀가 알기로 인간은 열명이 넘는 여인들을 거느리고도 만족하지 못하는 족속이었다. “저, 그렇지만 보통은 인간의 남성들은 많은 수의 여인들을 원하지 않나요?” “본래 인간의 몸에는 음양의 이치가 있어, 남녀는 서로 하나씩 그 짝을 찾아 한 평생 함께 사는 것이 하는 것이 자연의 섭리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미 그 섭리를 어기고 두 명의 여인을 더 취했으니 오히려 과분할 따름이지요.” 현성의 대답에 세라스는 현재 자신의 눈앞에 있는 인간이 지금 것 자신이 알고 있던 일반적인 인간들과는 상당히 많이 다른 인간이라고 생각했다. ‘그럼 원하는 것이 없다는 말인가? 정말 아무런 방법도 없다는 말인가?’ 세라스는 이 인간이 원하는 것을 도저히 알아차릴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세라스는 어쩔 수 없이 낮에 있었던 장로들의 질문에 대한 현성의 생각을 물어 보았다. “저, 아침에 있었던 장로님들의 말을 어떻게 생각하시는 지요. 아 저는 한스님이 거절하신다고 해도 그리 신경 쓰지 않습니다. 오히려 저희 장로님들께서 은인에게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한 것이지요.” “하하하 저도 엘프 일족의 딱한 사정을 알기에 도와 드리고 싶지만 그것이 제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니어서요.” 현성의 애매모호한 대답에 세라스는 속이 탔다. 도와주고 싶지만 도와 줄 수 없다니 그게 무슨 소린가? “도와주고 싶지만 도와 줄 수 없다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제가 본래 있던 고향에서 배운 무공은 다른 이에게 전해 줄때 반드시 스승님의 허락이 필요 합니다. 그런데 제 사부님이 돌아 가시기전 저의 혈육 말고는 무공을 가르쳐 주지 말라고 했으니 어쩌겠습니까?” “저 그렇지만...” “제자 된 도리로 당연히 사부님이 유언을 지켜야지요.” “그럼 그녀들에게 무공을 전수해 주신 것은 그녀들이 한스님의 반려이기 때문인가요?” 세라스의 마지막 희망 같은 말에 현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이미 저와는 한 가족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당연히 알려 주어도 상관이 없겠지요.” “예.” “취기가 너무 올라서 잠시 쉬어야겠습니다.” “제가 너무 실례를 했군요. 그럼 저는 이만 물러나 보겠습니다.” 현성에게 공손히 고개를 숙이며 물러나는 세라스의 뒷모습을 보며 현성은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음, 날 떠보려는 수작인 것 같은데 어림도 없지. 후후후 이제 엘프들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군 그래.” “원하는 것이 없다고 했느냐?” “예, 장로님.” “어허...” “큰일입니다 로드.” 넓은 탁자를 빙 둘러 싸고 앉아있던 엘프 로드 및 장로들은 세라스가 가지고 온 소식에 걱정이 태산 같았다. 현성은 지금 것 그들이 보아온 인간들과는 판이하게 틀렸다. 재물과 권력 그리고 여색을 탐하지 않는 인간이라니..... ‘허허허, 걱정이 되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안심도 되는군. 역시 내 손녀가 고른 반려가 보통 인간들과 같을 리는 없지. 암.’ 아디이드는 엘프 로드라는 임장에서는 좋지 않은 소식이었지만 한 소녀의 할아버지로 서는 기쁜 소식이었다. “무언가 해결책이 필요합니다. 로드!” “맞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일족들은 괴수들과 맡서 싸우며 죽어나가고 있을 것입니다.” “해결책은 있습니다.” “뭐라고 그것이 무엇이냐?” 장로들이 기다리던 대답은 엉뚱하게도 세라스의 입에서 흘러 나왔다. “혈연을 맺은 자에게만 전해 준다 했으니 그녀들이 무공을 알고 있겠지만, 그녀들은 우리 일족에게 무공을 가르쳐 주지 않았습니다.”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 아니냐?” “만약 그녀들 왜에 그 인간과 혈연을 맺은 자가 우리에게 그 무공을 가르쳐 주면 되겠지요.” “그게 무슨 소리냐?” 세라스의 말에 점점 어리둥절해 하고 있는 장로들을 보며 세라스는 조용히 입을 열어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그 인간은 더 이상의 여인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만약 다른 여인을 취하게 된다면 그녀도 자신의 가족이 되니 무공을 가르쳐 주겠지요.” “그럼?” “예, 그리고 그와 관계를 맺은 엘프가 다시 저희 일족에게 그의 무공을 전수해 주면되는 것이죠.” 세라스에 말에 모두 놀랐다. 지금으로 서는 가장 높은 가능성을 가진 방법 같았지만 두 가지 문제가 있었다. “누가 그 인간을 선택하려 하겠느냐? 또한 네 말대로 모든 일이 성사된다 해도 그 인간이 자신의 무공을 허락도 없이 전수한 것을 가지고 우리를 적으로 돌린다면 어쩔 샘이냐?” 사실 그것이 문제였다. 자신의 반려를 쉽게 선택하지 않는 엘프족 중 누가 그런 일을 한다는 말인가? 사랑하지 않는 인간과 관계를 맺은 후 또 그 인간에게 버림 받을 짓을 하면서 까지 일족을 위해 희생해야 하는 일이었다. 또한 그 인간의 뒤처리 또한 문제였다. 자신의 허락도 없이 일족에게 무공을 전수한 것을 알아차린다면 분명 그가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많은 수의 고위 마도사가 있는 엘프 일족이 지지는 않겠지만 자신들에게 반감을 가진 강력한 적이 있다는 사실은 무척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잊으셨나요. 처음 우리가 그 인간과 협상하려 했던 조건을요. 그리고 나중에 일은 그 때 가서 생각해도 늦지 않습니다.” “세라스, 네가 일족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겠다는 말이냐?” 사드리야 장로의 조심스러운 질문에 세라스는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저 혼자로는 성사여부가 확실치 않으니 본래 산 제물로 바쳐질 예정이었던 아디스와 라이나도 함께 해야겠죠.” 세라스의 단호한 어조에 장로들은 일족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할 마음을 가진 세라스의 말에 장로들은 찬성할 수밖에 없었다. “아디스는 일족을 위해서라면 분명히 제 뜻에 따라 줄 거예요. 라이나는 그 인간에게 약간 마음이 있는 것 같으니 잘된 일일 수도 있고요.” ‘또 제가 그 인간의 반려로 선정될 수 있다면 두 번째 문제 또한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한스님, 세라스가 이곳에 왜 왔던 것이죠?” 세라스가 자리를 뜬 후 득달같이 달려든 3명의 엘프들을 바라보며 현성은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나에게 엘프주를 선물로 주고 같더구나. 다나야.” “엘프주라고요?” “그래 상당히 맛이 좋더구나.” 현성은 앞으로 자신의 계획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다나를 바라보며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아이리스, 네 혼자 힘으로 카이라스 산맥에 살고 있는 모든 엘프족들을 보호할 수 있는 결계를 만들 수 있겠니?” “예?! 힘들긴 하겠지만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제가 가지고 있는 마나를 모두 사용한 다면요.” 아이리스의 대답에 현성은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현재 현성은 엘프족들의 청을 단호하게 거절한 상태였다. 상대를 구슬리기 위해서는 적당한 채찍과 당근이 필요한 법이었다. “엘프 일족이 사는 마을에 대 규모 마법 결계를 만들어라 그리고 이것을 빌려 주마.” 현성이 아이리스에게 넘겨준 것은 검은 빛을 띠고 있는 돌멩이들 이었다. “저, 마나석은 왜?” 현성이 필요도 없는 마나석을 넘겨주자 아이리스는 의아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비록 마나석이 있다면 결계 설치에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저장된 마나가 소모 되면 무용지물이 되어버리는 것이 바로 마나석으로 이런 대 규모 결계를 만드는 데는 적합하지 않았다. “아이리스, 엘프들이 사는 곳에 결계를 만들되 그에 소모 되는 마나는 이 마나석을 사용하도록 해라.” “예? 하지만 이 마나석을 사용한다면 길어야 한달에서 두 달 정도 밖에 결계를 유지할 수 없을 탠대요.” “그것이면 되었다. 결계를 만드는 것에도 엘프 로드나 장로들의 도움을 받도록 해라 알겠느냐?” “존명!” 아이리스는 왜 이런 번거로운 일을 하는지 의문이 생겼지만 그것은 자신이 신경쓸만한 일이 아니었다. 자신은 오르지 내려진 명만 제대로 수행하면 되는 것이다. ‘이걸로 기한은 대략 한달 정도가 된 건가.’ 현성의 명에 따라 엘프 로드와 장로들을 만나러 가는 아이리스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현성의 얼굴에 자그마한 미소가 번졌다. “로드 안에 있으신 지요.” “들어오시오.” 장로들과 현성의 일에 대해 의논하고 있던 아디이드는 갑작스런 아이리스의 방문에 당황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이리스를 불러 들였다. “그래 이곳에는 어쩐 일이냐? 아이리스.” 아디이드는 혹시 현성의 마음이 바뀌어 아이리스를 자신들에게 보낸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보았지만 아이리스의 대답을 들어보니 그건 아닌 듯 했다. “결계에 대한 이야기를 드리고 싶어서 왔습니다.” “결계?” “예, 카이라스 산맥에 살고 있는 모든 엘프족들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대 마법 결계 말입니다.” “허허허허, 이것 참.” 약간은 어이없다는 듯한 미소가 걸려있는 아디이드의 입에서 조그마한 웃음소리가 흘러 나왔다. 사실 그들도 생각해 본적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아디이드 그 또한 9 서클을 마스터한 대 마도사가 아니던가? 그러나 불가능한 일이었다. 숫자가 줄어들었다고 해도 40만 가까운 숫자의 엘프들이 살고 있는 넓은 땅에 결계를 만든 다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었다. “한스님께서 로드님과 장로님들의 도움을 받아 결계를 설치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을 가지고 말입니다.” 아이리스가 자신이 가지고 온 마나석 수 십 개를 바닥에 쏟아보였다. “마, 마나석.” “이렇게 강한 마나가 느껴지는 마나석이라니!” “최 상등품도 이 정도는 아닐 것인데.” 마나석이란 그렇게 쉽게 구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었다. 자연적으로 마나를 저장할 수 있는 마나석은 그 희소가치가 매우 높은 관계로 돈이나 권력이 있다고 구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었다. 마나석은 마나를 소비한 후 그만큼의 마나를 채워주어야 한다는 점에서 결계를 만들기에 적합하지 않지만 마법사들에게 있어서는 엄청난 보물이었다. 마나석에 미리 마나를 저장해 논다면 마법사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마나가 떨어진 상태에서도 마법을 사용할 수 있었다. 마나석은 저장할 수 있는 마나량에 따라 그 등급이 결정 되는 데 지금 아이리스가 장로들에게 보여 준 것은 최 상등품을 능가하는 마나를 머금고 있었다. “과거 우연한 기회에 한스님이 던젼에서 발견하셨다고 하시더군요. 대략 9 서클 마스터 정도의 마나를 머금고 있는 마나석입니다.” “이, 이렇게 귀한 것을 우리에게 주신단 말이오.” 아디이드가 놀랍다는 듯이 말했다. 이 정도 숫자의 마나석이라면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의 가보치를 지니고 있는 물건이었다. “이, 이 정도 마나석이라면 그 가격을 말로 따질 수 없는 물건일 터인데.” 이 마나석을 한 개라도 판다면 말 그대로 평생 아니 몇 대를 놀고먹어도 남을 정도의 금액일 것이다. 이런 물건을 자신들에게 주다니? 도저히 자신들이 알고 있는 인간과는 너무나도 다른 인물이었다. “한스님은 물욕이 없으신 분입니다. 저희 일족에게 도움을 주고 싶으시지만 차마 무공은 가르쳐 드릴 수 없고 해서 이런 방법을 생각하신 것 같습니다.” “아, 아니오. 이거 이 늙은이가 부끄럽구려. 내 낮에 괜한 말을 꺼내서 걱정을 하신 듯하니... 고맙다고 전해 주시구려.” 아디이드의 말은 어느 사이에 하대에서 존대로 바뀌어 있었다. 아이리스는 더 이상 자신이 다스리고 있는 엘프 일족이 아니라 현성이라는 인물이 보낸 그의 대리인이었다. “아닙니다. 로드 한스님께서는 오히려 더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을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게신 듯 했습니다.” 아이리스는 현성이 시키지도 않은 말을 하며 아디이드에게 용서를 구했고 아디이드는 현성이라는 인물을 완벽하게 신뢰했다. ‘역시 내 손녀가 고른 인물이 보통 인간들과 같을 리가 없지. 별 다른 인연도 없는 우리를 위해서 이렇게 귀한 것을 내놓다니...’ 아디이드는 현성의 배려에 감동했고 그런 인물을 속이려한 자신의 행동이 부끄러워질 따름 이었다. “저는 먼저 결계를 설치하러 이동하겠습니다. 그럼 이만...” 아이리스가 공손히 고개를 숙여 인사한 후 회의실을 빠져 나가자 아디이드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아까 전에 나누었던 이야기는 없었던 것으로 합시다. 아무리 생각을 해보아도 그런 일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오.” “로드 안 됩니다.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결계가 있다고 해도 길어야 한달에서 두 달 정도를 버틸 수 있을 따름입니다. 우리는 무슨 일이 있어도 그 안에 그 인간의 마나 정제 방법을,” “조용히 하시오. 사드리야 장로!!!” 아디이드의 노기 어린 호통에 말이 끈긴 사드리야 장로는 어떻게 든 아디이드를 설득해 보려 했지만 허사였다. “우리 일족은 은원이 확실한 종족이요. 어찌 일족의 은인에게 그런 배은망덕한 일을 한단 말이오. 있을 수 없는 일이오!” “맞습니다. 로드, 그 인간들은 진실로 욕심이 없는 진실 된 자들입니다. 또한 저희 일족을 위해 이렇게 노력해 주는데 어찌 저희가 그 은혜를 갚을 생각은 못할망정 다른 뜻을 품는 다는 말씀입니까?” 엘프 로드 아디이드에 이어 다른 장로들까지 그 의견에 찬성하고 나오자 사드리야 장로는 눈앞이 깜깜해 지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로드 현실을 생각하셔야 합니다. 당장이야 별다른 일이 없겠지만 결계가 사라지는 두 달 후를 생각하셔야지요.” “닥치시오!! 사드리야 장로, 그대는 우리 일족의 명예를 더럽힐 참이오. 우리가 은혜를 입었으면 목숨을 걸고서라도 그 은혜를 갚아야 하거늘 도리어 그에게 해가될 일을 꾸미다니요!! 로드 더 이상 들어볼 것도 없습니다. 사드리야 장로의 말에 따른 다면 우리 일족은 살아있다 해도 산 것이 아닐 것입니다.” 아리디스 장로가 사드리야 장로의 의견을 묵살하고 나서자 엘프 로드 아디이드와 다른 장로들 또한 그에 동감한다는 표정이었다. 사드리야 장로의 말처럼 삶을 연명 한다면 살아도 산 것이 아니었다. 위대한 하이 엘프의 후손으로서 은혜를 원수로 갚는 일을 해서 엘프족의 긍지를 버리느니 차라니 죽는 것이 더 나았다. “로, 로드 제발..” 사드리야 장로의 마지막 청에 아디이드는 싸늘한 한 마디만을 남기고 장로들과 함께 자리를 떠났다. “사드리야 장로, 일족의 미래도 좋지만 그 긍지를 저버린다면 살아도 산 것이 나니네.” “허허허, 이 일을 어찌할꼬......” 홀로 남은 회의장에는 사드리야 장로의 한탄 소리만 새어 나왔다. 아이리스가 기다리고 있는 장소로 이동 중이던 아디이드나 장로들의 마음도 편치는 않았다. 그러나 아무리 일족의 미래를 위한다고 해도 엘프족의 긍지를 저버리는 일을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방금 전 까지 현성은 엘프 일족의 손님이긴 했지만 자신들의 적인 인간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지금은 엘프 일족의 생명을 지켜준 은인인 것이다. 하루에도 수 백 명씩 죽어나가는 엘프들을 안전하게 보호 할 수 있는 결계를 만들어 준다는 것은 이미 수 천, 수 만 에 달하는 엘프들에 목숨을 구해주는 것과 같았다. 비록 시간이 짧기는 하나 잠시 여유가 생긴 이상 그 후에 일에 대한 해결책은 남은 시간 동안 천천히 생각해 볼 참이었다. “어서 오십시오. 로드.” “허허허, 이거 제가 너무 늦은 모양입니다.” “말씀을 낮추어 주시지요. 로드 저는 감히 로드의 존대를 들을 만한 엘프가 아닙니다.” 아디이드의 계속되는 존대에 당황한 아이리스가 정중히 그 존대를 사양하는 말을 권했지만 아디이드는 고개를 저었다. “저는 모든 일족을 대표해 은인의 대리인에게 그 예의를 다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괘념치 마십시요.” 아이리스 역시 엘프족였기에 아디이드가 하는 말을 이해 할 수 있었다. 자신은 이 자리에 엘프족의 일원으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현성의 대리인으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더 이상 존대를 사양하는 것은 아디이드의 성의를 무시함과 동시에 자신의 주인에 명예를 깎아 내리는 일이었다. “그럼 결계를 준비하기 위한 마법진을 그리도록 하겠습니다. 마스터는 불민하지만 제가 맡도록 하겠습니다.” “그리 하시지요.” 아이리스의 말을 마지막으로 장로와 로드 또한 그녀의 뒤에 자리를 잡았다. 카이라스 산맥에 살고 있는 엘프 일족들의 생활 터전은 모두 이곳을 중심으로 모여 있는 형태였다. 엘프들이 살고 있는 땅 전체에 결계를 치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마나가 필요했다. 그간 엘프 로드인 아디이드와 장로들이 결계를 치지 않은 것은 마나 부족이었다. 결계를 설치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했던 탓이었다. 이제 그 부족한 마나를 마나석이 대신해 줄 것이고 비록 한 달에서 두 달 정도의 짧은 시간이지만 엘프 일족은 생명의 위협 없이 삶을 영위에 나갈 수 있을 터였다. ‘대기의 마나를 흡수하는 결계를 만든다면 영원히 유지될 터인데. 어째서 카이라스님은 이런 유한한 결계를 만드신 건지.’ 아이리스는 현성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엘프 일족의 안전을 위해서라면 대기의 마나를 흡수하는 고대 마법진을 설치하는 것이 더 낳았다. 비록 시전하는데 있어 많은 양의 마나가 소모되지만 아이리스라면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마법진이었다. 그런데 마나석을 이용한 마법진을 만들다니...... 엘프족으로서는 그것도 9 서클 마스터 여럿이 모여서 사용해야 할 만큼 엄청난 대 마법진이었지만 말이다. 그녀는 곳 자신의 머릿속에 떠오른 의문을 지워 버렸다. 자신의 임무는 주인의 명을 이행하는 것이지 그것을 파해 치는 것이 아니었다. 아이리스는 라인 마법을 이용한 대규모 방어 마법진을 그리기에 들어갔다. 본래 대규모 마법진을 그릴 때 리더는 실력이 가장 뛰어난 마법사가 맡아야 했고 아이리스는 그것을 자처했다. 아이리스의 손길에 따라 대규모 마나가 이동하며 하늘과 대지를 뒤덮는 거대한 마법진이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현성의 명에 따라 로드와 장로들의 마나를 자신의 마나를 함께 사용해 대규모 마법진 만들기에 들어간 아이리스는 서서히 줄어드는 장로들의 마나를 느낄 수 있었다. 같은 9 서클 마스터라고 해도 아이리스와 장로들 사이에는 엄연한 실력 차이가 존재했다. 결국 마법진이 완성 되었을 때까지 남아있었던 엘프는 아이리스와 아디이드 뿐이었다. “필드 더 매직 디펜스(Field the Magic Defense)!!” 아이리스가 마지막으로 시동어를 외치며 마법을 실행 시키자 아이리스가 미리 가져다 놓은 마나석들이 마법진을 유지 시켰다. “와아아아아아!!” “역시, 로드님이셔!!” “이제 살았다.” “더 이상 괴수들의 습격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아디이드님 만세!!” “위대한 하이 엘프족의 후예시여!!” “엘프 로드 아디이드님 만세!!” 어느새 만들어진 마법진을 알아본 엘프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위대한 자신들의 로드 아디이드의 이름을 외쳤다. 카이라스 산맥이 흔들릴 정도로 큰 함성을 지르며 아디이드의 이름을 부르는 엘프들을 본 아디이드는 기쁨과 동시에 쑥스러운 감정 또한 들었다. “이거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감사 인사를 받아야 할 엘프는 이쪽에 있는데.” “아닙니다. 아디이드님, 아디이드님이 없었다면 저 역시 버티기 힘들었을 것을요.” “내 모든 일족을 대신해 진심으로 한스님께 감사드리오.” “아닙니다. 그분께서 원해서 한 일인데요.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럼 안녕히 가십시오. 한스님에게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해 주시요.” “예, 그럼 이만...” 아이리스가 자리를 떠난 뒤 아디이드는 자리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전신의 마나가 고갈되어 서있을 힘도 없었던 것이다. “정말 대단하구나. 나보다 더한 마나를 소모하였을 터인데 전혀 지쳐 보이지가 않으니......” “정말 대단하십니다. 로드.” “아니오. 아리디스 장로 저 아이가 이리도 성장하다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오. 대 마법진의 마스터를 맡고도 전혀 지쳐 보이지 않으니...” 아리드스 장로는 아이리스의 엄청난 마법 실력에 약간 침울해진 아디이드를 바라보며 한 마디를 던졌다. “로드, 손녀 분께서도 마법은 배우지 않았지만 아이리스 못지않게 강하다 했으니 기뻐하실 일이 아닙니까?” “허허허, 그런가? 아리드스 장로는 어서 모든 엘프 일족을 소집해 주시오.” “예.” 아리드스 장로가 모든 일족을 소집하기 위해 자리를 떠나자 아디이드의 얼굴에 자그마한 미소가 떠올랐다. 처음에는 겨우 200살도 안된 그녀가 자신을 능가하는 마법 실력을 가졌다는 사실에 약간 의기소침했지만 자신의 손녀 역시 그 정도 실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자 절로 기분이 좋아진 것이다. 수 백 년의 세월 동안 오르지 일족의 미래만을 위해서 살아왔던 그에게 이런 개인적인 행복이 얼마 만에 찾아오는 것인지..... 현성은 마을에 대규모 방어마법 결계를 설치하고 온 아이리스로부터 뜻 밖에 소식을 들었다. 엘프 로드와 장로들이 자신을 은인으로 대접한다는 것. 현성으로 서는 그저 엘프들을 구슬리기 위한 일환으로 유효기간이 있는 결계를 설치해준 것뿐이었지만 그들의 입장에서는 하루에도 수 백 명씩 죽어나가는 일족의 희생을 막아주는 고마운 일이었던 것이다. 더군다나 자신들은 현성에게 큰 실례되는 무리한 부탁을 해왔지만 현성은 그런 그들의 입장을 이해해 주고 오히려 도움까지 준 것이 아닌가? 엘프는 은원이 확실한 종족이었다. 그들이 현성 일행을 경계했고 속임수를 써서 이용하려 했던 것은 인간을 일족의 원수로 생각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자신들의 일족을 구해준 은인이었다. 엘프 로드와 장로들은 현성과 로이나스를 보통 인간들과 다른 특별한 존재로 생각한 것이다. 현성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보면 무척 사소한 일이기도 했지만 엘프족들은 은인을 배신하지 않는다. 지금의 현성은 엘프들의 신뢰라는 중요한 요소를 얻은 것이다. “그런데 한스님, 왜 그런 결계를 만드신 거예요? 대기의 마나를 흡수하는 결계를 만든다면 영원히 지속될 것 같은데요.” 다나의 궁금증이 가득실린 질문에 현성은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애매모호한 대답을 해주었다. “그건 두고 보면 알 것이다 또한 앞으로는 다나 너의 역할이 중요할 것이다. 알겠느냐?” “존명!!” 다나는 현성이 앞으로 자신에게 무언가 중요한 일을 맞길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절로 기분이 좋아졌다. 지금 까지 중요한 일은 아이리스가 도맡아서 했고 현성의 개인적인 시중은 다이말로가 주로 들었다. 다나는 이번이 현성에게 점수를 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했다. “털컹!!” 아이리스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현성은 갑작스럽게 달려 들어온 세라스를 바라보며 또 무슨 일로 온 것인지 궁금증을 가졌다. “저, 로드께서 잠깐 나와 보시라는 데요.” “나를?” “예, 또 로이나스님과 아이리스, 다이말로 그리고 다나 까지요.” “무슨 일이지?” 로드가 자신을 부른 이유가 무엇일가 생각하면서 세라스의 뒤를 따라가던 현성은 그 이유가 그저 감사 인사를 하기 위해서라고 치부해 버렸다. “어서 오십시요.” 현성은 공손한 자세로 자신을 맞아들이는 아디이드 보다 넓은 숲에 빽빽하게 들어서 있는 엄청난 숫자의 엘프들을 보고 더욱 놀랐다. “예, 안녕하십니까? 로드 그런데 저 무슨 일로?” “우리 일족의 은인에게 감사 인사를 하려는 것이지요.” “은인이라니요 당치도 않습니다.” “아닙니다. 그럼 저를 따라 오시지요.” 아디이드는 모든 일족이 모여진 가운데 현성과 로이나스 그리고 아이리스, 다이말로, 다나를 소개하고 그들이 일족의 은인이라는 사실을 공표했다. 아디이드는 그간 현성 일행이 자신들에게 준 도움을 모든 엘프족들에게 말한 후 자신들의 과실을 사과했다. 일반적으로 자신의 치부를 감추려하는 인간들과는 달리 로드와 장로들은 모든 엘프 일족과 현성에게 자신들이 하려 했던 일을 고하고 사죄를 구한 것이다. 이 일이 있은 후 모든 엘프들은 현성을 일족의 은인으로 대접했다. 인간들을 적으로 간주하는 엘프족이었지만 현성과 로이나스를 믿고 그들을 예외로 둔 것이다. ‘이리되어서는 안 되는 일이거늘...’ 이러한 광경을 보고 가장 걱정하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사드리야 장로였다. 엘프족의 미래는 엘프족의 손으로 개척해 나가야했다. 인간의 도움을 받았다. 또한 그것을 모든 일족이 알아 버렸다. 이대로는 위험했다. 마치 모든 일족이 저 인간의 손에 들어갈 것만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세라스.” “예.” “이제 믿을 것은 너밖에 없구나.” 사드리야 장로의 말이 무슨 뜻인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세라스였지만 성공할 자신이 없었다. “이미 로드님과 다른 장로분들께서 그 인간과 모든 일족에게 저희들의 계획을 밝혔습니다. 그런데 과연 성공할 수 있을 까요.” “안된다면 되게 해야지.” “저도 그것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그 인간에게 접근한다 해도 이미 저의 생각을 알고 있을 텐데...” 세라스의 부정적인 말에도 사드리야 장로는 전혀 아랑 곳 하지 않았다. “세라스 너도 알고 있겠지만 이대로는 위험하다. 길어야 두 달 그 정도 시간이 흐르면 결계가 사라진다. 또한 아이리스의 마법 실력이 로드를 능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미 모든 일족들이 알고 있는 상태다. 로드가 아무리 9 서클 마스터라고 해도 하루에 쓸 수 있는 9 서클 마법의 횟수는 겨우 5번. 아이리스가 결계를 만드는 중심에 서고도 멀쩡했다면 아무리 허세라고 해도 그 마나의 양이 결코 작을 리가 없을 것이다.” “또 그 한스라는 인간과 로이나스라는 인간은 더욱 강하겠지요.” “그럴 것이다. 문제는 그런 강자들이 인간이라는 것. 그 인간들이 믿을 만한 존재라고 해도 위험하다. 인간의 수명은 길어야 100년도 되지 않는다. 그 인간들의 후손까지 그들과 같으리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사드리야 장로는 몇 백 년 후의 미래 또한 생각하고 있었다. 현성과 로이나스가 죽은 후의 일을 말이다. “한스라는 인간이 우리 엘프 일족을 반려로 생각하고 있긴 하지만 아직 결정한 것은 아니다 또한 그의 여동생이라는 로이나스라는 인간도 있지.” “그래도 그 인간들이 아무에게나 무공을 전수해주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세라스는 자신의 할아버지인 사드리야 장로의 걱정을 어느 정도 이해하면서도 부정적으로 생각했다. 이미 로드와 다른 장로들은 그 인간의 편에 있고 또한 자신들의 계획 또한 모두 알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자신의 작전이 성공할 확률은 너무도 적었고 자신의 할아버지는 너무 많은 것을 걱정하는 것 같았다. “인간은 번식 이 빠른 종족이다. 또한 그 인간들이 죽은 후 그 후손들이 나쁜 마음을 먹는 다면 어찌할 것이냐? 자신들의 영달을 위해서 선대의 명을 거역할 수도 있는 일. 그런 위험이 있는 싹은 처음부터 잘라 버려야한다. 또한 그 인간이 우리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는 다고해도 당장 괴수들과의 전투에서 그들의 무공이 필요하다. 지난 5년간 피나는 수련을 거듭해 전보다 훨씬 강력해진 우리 일족이지만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 사드리야 장로의 생각은 너무 앞서 가는 것일 지도 몰랐다. 또한 너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인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는 만약에 있을 지도 모르는 아니 어쩌면 일어나지 않을지도 모르는 일에 대해서 걱정하고 있었고 행동하려 했지만 그런 자신의 행동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모든 것은 일족의 미래를 위한일. 설사 천만분에 일의 확률이라도 그런 조짐이 있다면 혼신을 다해 막아야했다. “예전부터 나의 말을 따랐다면 좋았을 것을...” 강한 힘을 가지고도 사용하지 못하는 일족들을 보며 과거 사드리야 장로는 엘프들도 군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낸 적이 있었다. 지금 까지 엘프들의 전투 병력은 극히 적었다. 스스로 강해지기 위해서 노려하는 일족은 극히 적었고 대부분은 자신이 가진 힘을 사용하려 하지 않았다. 그것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인간들의 침입을 막기 위한 주장이었지만 다른 장로들의 뜻에 의해서 묵살되었다. 가장 큰 이유는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 어느 간 큰 인간들이 감히 드래곤의 그것도 고룡 중의 고룡인 카이라스의 영토에 침범하여 엘프 사냥을 벌이겠는가? 인간들에게 노예로 잡혀 갔던 일족은 대부분 카이라스 산맥을 벗어나 다른 곳을 여행하다가 사로잡힌 경우였다. 또한 엘프 일족의 우두머리는 군림하는 자가 아닌 보살피는 자였다. 모든 일족의 뜻을 거스르고 장로들의 의견대로 모든 것을 경정 할 수는 없었다. 물론 모든 장로와 로드가 동의했다면 일족들 또한 그 일에 동참했을 것이다. 모든 일족은 그들을 믿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사드리야 장로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그 일에 동의하지 않았다. 인간들과의 전쟁을 벌일 것이 아니라면 그럴 필요가 없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과거에 묵살되었던 그의 주장은 괴수들의 침범이 시작된 후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시간이 너무 짧았다. 최소한 20 ~ 30년 정도는 수련을 해야 했다. 그 정도의 시간이 있다면 엘프 일족은 지금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강해질 것이다. 더 이상 괴수들의 침입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그 때문에 그 인간들의 힘이 필요한 것이다. 시간을 벌기 위해서 그리고 우리 일족이 더 강해지기 위해서.’ 엘프의 수련법을 통해서는 5년 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은 그리 많은 성장을 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 인간의 수련법은 5년 이라는 시간 동안 엄청난 성장을 했다. 과거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만큼...... “세라스 너무 서두르지 말도록 해라 그러나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 일족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 인간의 힘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예, 할아버지.” 사드리야의 생각을 짐작한 세라스도 더 이상 반대하지는 않았다. 그 인간의 힘이 필요하다는 사실 만은 자신이 생각해도 꼭 필요한 일이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할아버지 그 일이 실패한다면 우리 일족은 지금 보다 더한 위기 빠질 지도 몰라요.’ 그녀도 일족의 안전을 중요하게 생각하긴 했지만 만약 자신들의 작전이 실패 한다면 두 달 후에는 괴수들과는 차원이 다른 더욱 강력한 적을 만들 수도 있었다. “의외의 성과이긴 하지만 나쁘진 않은 것 같군 그래.” 그저 단순히 장로들을 구슬리기 해서 한일 때문에 모든 엘프족들의 은인으로 대접 밖에 된 현성이었지만 그리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 또한 이번 일로 엘프들의 진실 된 마음을 알게 되어 더욱 기뻤다. 엘프는 정말 진실의 종족이라 불릴만한 존재들이었다. 로드와 장로들은 모든 일족의 안전을 위해 현성을 이용하려 했지만 현성을 진정으로 신뢰하고 믿음을 주자 모든 것을 털어 놓았다. 그것이 설마 일족이 멸망으로 달려가는 일이라고 해도 말이다. 엘프는 자신의 정체성이 확실한 종족이었다. 엘프로서의 자긍심을 버리느니 죽음을 선택할 정도로 말이다. “엘프들은 정말 진실 된 종족인 것 같군. 그럼 남은 두 달의 시간 동안 서서히 그들을 장악해 가면 되는 건가. 다나가 잘해 주어야 하는데 말이야.” “하하하하.” “나잡아 봐라~~~” “거기서~~~~” “얘들아 조심해야지.” 긴 귀를 가진 한 무리의 아이들 숲 속을 뛰어다니고 나무 위로 올라가는 등의 장난을 치며 놀고 있었고 그런 아이들을 바라보던 한 여성은 아이들의 안전이 걱정되는지 조심하라는 말을 했지만 그리 신경 쓰지 않는 듯 했다. 평화로워 보이는 모습이었다. 아이들은 모두 개구쟁이가 되어 숲 속을 헤집고 다녔고 그들의 보호자로 보이는 여성은 웃는 얼굴로 그런 아이들이 모습을 바라본다. “자 모두 이제 이해를 했겠죠. 그러니까 마법의 서클을 높이기 위해서는 공식이 가장 중요한데 그것은 ..........” 그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넓은 공터에서는 복잡한 마법 수식을 라인 마법으로 그린 후 설명에 열을 올리고 있는 엘프 청년과 그것을 귀담아 듣고 있는 많은 엘프들은 마법 공식 암기하기 위해서 열심히 두뇌를 회전시켰다. 또 한 무리의 엘프들은 한 손에 검을 들고 검술 연마를 하고 있었다. 전과 다른 점이라면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닌 여럿이 동시에 마치 하나의 진을 이루는 것과 같은 형태로 움직인다는 사실 뿐. 무척 평화스러워 보이는 모습. 이 모습은 카이라스 산맥에 살고 있는 엘프족들의 평범한 일상이었다. 아이리스가 마나석을 이용해 모든 엘프 일족의 마을에 대규모 결계를 설치한 후 2 주라는 시간이 흘렸다. 그간 엘프족들은 5년 만에 찾아온 꿀 같은 평화를 무척 고맙게 느껴졌다. 비록 2 주이라는 짧은 시간이긴 했지만 그 동안 엘프족들은 무척이 행복했다. 5년간 죽음의 공포를 느끼며 살기 위해서 싸워왔다. 아이들은 숲에서 마음 것 뛰어 놀지도 못했고 새로이 시작된 마법과 정령술 수업은 가르칠 시간조차 없었다. 엘프라는 긴 수명을 가진 종족에게 5년 이라는 시간은 무척 짧게 느껴질 수도 있었지만 지난 5년의 시간은 모든 엘프족들에게 무척이나 길게 느껴졌다. 그와 반대로 지금의 평화로운 시간은 너무도 짧게 느껴졌다. 모든 일족은 현성 일행을 진정한 은인으로 생각했다. 어떻게 보면 죽을 시간이 겨우 두 달 후로 미루어진 것뿐이지만 지금의 엘프족들에게 그 두 달의 시간은 엄청난 차이였다. 5년 만에 평화를 찾은 엘프족들은 강해지기 위해서 노력했다. 물론 두 달이라는 시간 동안 노력한다고 해도 달라지지는 않겠지만 그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휴, 지금은 안심이지만 걱정이 크구려.” “그래도 두 달이라는 시간을 번 것이 어디입니까 지금은 모든 일족이 안정을 되찾았습니다. 그것으로 만족해야지요.” "그렇습니다. 그 동안에는 조직적으로 대항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한스님이 가르쳐 주신 합격진이라는 방법으로 일족 20명가량이 모인다면 괴수 한 마리를 상대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해지지 않았습니까?" 현성은 엘프 일족에게 무공 대신 중원 고유의 합격진을 가르쳐 주었다. 엘프들에게 가르쳐 준 것은 10명씩 한조를 이루어 강한 적을 상대하는 합격진이었다. 그 결과 20명 정도의 엘프가 한조를 이룬다면 괴수 한 마리 정도는 아무런 피해 없이 처치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이것으로는 부족했다. 괴수들의 영역 다툼도 점점 안정되 어가기 시작했고 무리의 숫자 또한 점점 늘어났다. “해결책이 있어야 하거늘....” 그들의 평온한 생활을 누리면서도 시간이 흘러 뒤 결계가 사라진 후 벌어질 괴수들의 침입에 대한 걱정이 태산 같았다. “오늘도 평화로운 하루가 지나가고 있군 그래.” 현성의 조용한 독백을 들었는지 현성의 곁에 있던 그녀들 또한 그 말에 동의하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엘프족으로 써는 정말 오랜 만에 느껴보는 평화였다. “저, 한스님 그런데 정말 엘프족들을 이대로 버리실 생각이신가요?” “무슨 소리냐 아이라스 엘프족들을 버리다니?” 아이리스의 조심스러운 물음에 현성은 궁금증이 동했는지 아이리스의 말에 대답은 해주지 않고 반대로 질문을 던졌다. “이대로 가면 결계가 사라진 후 몇 년 뒤면 엘프 일족들은 지금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그 숫자가 줄어들어 결국에는 멸족될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이대로 저희 일족을 버리실 생각이십니까?” “네가 상관할 만한 문제가 아니다. 아이리스.” 현성의 냉정한 대답에 아이리스는 속이 타들어가는 것 같았다. 그녀 역시 엘프족이었고 자신의 일족이 멸망하는 것을 원하지는 않았다. 주인이 생각하는 일을 종인 자신이 상관할 일은 아니었지만 그녀는 도대체 현성의 속마음을 알 수가 없었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다이말로와 다나의 뜻 역시 아이리스 생각과 다르지 않았다. 그녀들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현성은 그저 태평하게 시간만 보내고 있을 따름이었다. 합격진을 가르쳐 주긴 했지만 괴수들의 대규모 습격이 있을 시에는 그것은 그리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그녀들의 속이 타들어 가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현성은 천하태평이었다. 그녀들 중 특히 가장 많은 고민을 한 것은 바로 다나였다. 그녀의 할아버지는 모든 일족의 로드였다. 그런 할아버지의 괴로운 마음을 생각하니 다나는 자신이 이대로 있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무언가를 해야 하는데....’ 시간이 흘러 어느새 해가 지고 카이라스 산맥에 어둠의 그림자가 들이 닥쳤음에도 엘프 일족들이 살고 있는 마을 한 가운데서는 여전히 밝은 빛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큰일이구려. 매일 이렇게 모여 있지만 해결책이 없으니....” “어쩔 도리가 없지 않습니까?” “그렇겠지요.” “로드, 그런데 언제까지 사드리야 장로를 부르지 않고 회의를 계속하실 생각이십니까?” 한 마디, 뚜렷한 해결책이 없어 걱정이 담긴 한숨만 토해내던 그들의 음성이 단 한마디에 조용해졌다. “다리에스 장로, 그 이야기를 또 왜 꺼내는 것이요.” “로드의 말씀이 맞소. 그 이야기는 이제 그만 하자고 하지 않았소.” 다른 엘프들의 질타에도 다리에스 장로는 계속 말을 이어나 갔다. “그러나 그는 우리 일족의 장로들 중 하나입니다. 또한 그는 자신의 의견을 말한 것뿐인데 회의에서 언제 까지 이렇게 제외를 시키실 생각이십니까?” “그건 그가 계속 해서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하기 때문이 아니오!!” 아리드스 장로의 말대로 사드리야 장로는 2주전 결계가 처음 세워진 후 열린 회의에서 현성의 마나 정제 방법을 어떻게든지 얻어야 한다는 주장을 계속해서 펼쳐왔다. 그러나 이미 현성을 은인으로 대접하기로 마음먹을 엘프족들에게 그 의견은 받아들여질 수 없었고 결국 3일째 되는 날 사드리야 장로는 아디이드에게 근신 처분을 받고 회의에 참석할 수 없는 신세가 되고 말았던 것이다. “그 일은 더 논하지 맙시다. 이미 결정한 일을 번복할 수도 없는 일이거늘... 또한 다시 회의에 참여시킨다고 해도 그것을 계속해서 주장할 것이 뻔하니 그를 다시 회의에 참여시키는 것은 결계가 사라진 후에 결정하도록 합시다.” “..........” 아디이드의 말에 다리에스 장로는 따를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생각한다고 해도 그 방법이 현재로서는 최선의 방도였으니까 말이다. “똑똑똑.” 문밖에서 들려오는 노크 소리에 장로들이 시선이 일제히 문 쪽으로 향했다. 이 늦은 시간 이곳을 방문할 존재는 한정되어 있었고 가장 유력한 후보가 바로 현성이었으니까 말이다. “누구십니까?” “저에요. 할아버지.” “오오오, 다나로구나 어서 들어오너라.” 문을 열고 들어온 인형은 다나 혼자였다. “그래, 무슨 일이냐? 혹 그분이 보내신 것이냐?” 아디이드는 다나의 방문에 무척 기뻤지만 그녀가 방문한 이유를 알아야했다. 자신의 손녀로서 이 자리에 온 것인지 아니면 현성이라는 인물의 대리인으로서 온 것인지 말이다. “아니에요.” “그래, 잠시만 기다려 보거라 조금 있으면 회의가 끝나니 그때 까지만 기다리면 될 것이다.” 아디이드는 자신의 손녀가 개인적으로 자신을 만나러 온 것임을 알고 무척 기뻐하며 회의를 빠르게 마치려했다. 5년 만에 손녀를 다시 만났음에도 단 둘이 있을 시간을 그리 많이 같지 못한 아디이드에게 최대의 행복은 바로 이런 때였다. “아니에요. 할아버지 이 이야기는 장로님들도 함께 들으셔야 해요.” “무슨 이야기기에 그러는 것이냐?” 아디이드의 물음에 다나는 하나씩, 하나씩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놓기 시작했다. “2주 후 한스님과 저희는 이곳을 떠나요.” “뭐, 뭐라고 그, 그게 정말이냐?” 다시 다나와 해어져야 한다는 사실이 큰 충격이었는지 아디이드는 말까지 더듬으며 되물었다. “예, 정말입니다. 실은 그 일로 이곳에 온 것이고요.” 그녀도 할아버지와 해어지기 싫었는지 슬픈 표정을 지며 자신의 할아버지에게 자신이 이곳에 온 목적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2주 후에 그 분이 이곳을 떠나는 이유는 바로 이곳에 천마교(天魔敎)라는 단체를 세우기 위해서예요.” “천마교(天魔敎)? 그게 무슨 뜻이냐?” 아디이드는 난생 처음 들어보는 고대 문자가 나오자 그것이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오랜 세월을 살아온 그였지만 태초에 만들어졌던 고대 문자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던 것이다. “힘을 숭상하는 고대 제국의 이름인데 그분은 그 나라의 유일한 후손이십니다. 저나 아이리스, 다이말로 언니가 배운 것은 바로 그 고대 제국의 무공이지요.” 현성이 고룡 카이라스의 레어를 나올 때 생각해 놓은 진정한 정체는 바로 이것이었다. 또한 그 정체는 그녀들에게만 알려준 것이었다. “천마교라.... 내 그런 나라의 이름은 들어본 적이 없거늘....” 아디이드가 알고 있는 인간의 나라 중에서 그런 특이한 이름을 가진 나라는 존재하지 않았다. “이미 예전에 멸망한 나라입니다. 반역이 일어나 자멸한 제국인데 그분은 그 제국의 유일한 황태자시지요. 그 마나 정제 방법과 무공은 바로 그 제국의 황손들에게만 전수되는 비전 중에 비전입니다.” “그, 그럴 수가!!” “이거 우리가 그분에게 엄청난 실례를 범한 것 같습니다. 황손들에게만 전해지는 비전을 탐내다니요. 허허.” 엘프족들 중 인간의 나라에서 황족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 모르는 엘프는 없었다. 그런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되자 엘프들은 현성이 자신들에게 비법을 가르쳐 주지 않았던 이유가 백분 이해되었다. 또한 자신의 혈육에게만 전해 주어야 한다는 말까지도 말이다. “그, 그런데 그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주는 이유가 무엇이냐? 한스님이 말씀해주지 않을 것으로 보아 밝히고 싶지 않으셨던 것 같은데.” “그 이유는 처음 말했듯이 저희가 2주 후면 이곳을 떠나기 때문입니다. 한스님은 과거 멸망했던 천마교 제국을 다시 부활시키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신 분입니다. 그런데 우리 일족의 어려움을 아시고 저희들을 생각해 제국 부활의 자금이었던 마나석까지 쓰시며 이 정도 도움을 주신 것이지요.” “그, 그럴 수가.” 놀라는 엘프들의 감탄을 뒤로하고 다나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 나갔다. “그러나 더 이상은 시간을 오래 지체하지 못하시고 떠나시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대로 한스님이 떠나시면 저희 엘프족은 결계가 사라지는 즉시 멸족하겠지요?” “그, 그럴 것 같구나.” 모든 사실을 알고 있는 듯이 말하는 다나는 슬픈 어조로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러기에 제가 온 것입니다. 그분 몰래 저희 일족에게 그분의 무공을 전수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뭐, 뭐라고!!!” “그, 그게 무슨 소리냐?” “다, 다나야!!” 놀란 장로들과 아디이드의 말에 아랑곳 하지 않고 말을 이어나갔다. “저 또한 엘프 일족 중 한 명이며 동시에 위해한 하이 엘프족이 후손입니다. 처음에는 저도 많은 고민을 했지만 오늘 한스님이 2주후 이곳을 떠날 것이라는 말씀을 하시니 확실하게 마음을 결정할 수 있었어요.” “다, 다나야...” 아디이드의 간절한 물음에도 불구하고 다나는 결심을 굳힌 듯이 단호한 목소리로 자신이 내린 결정을 말했다. “저는 일족을 선택하겠어요. 전, 전 위대한 하이 엘프족의 후손이니까요. 설혹 다른 일족들이 저를 좋게 보지 않는 다고해도 전 일족을 버릴 수 없어요.” “다, 다나야. 네, 네가 흑흑흑.” 아디이드는 더 이상 눈물을 참을 수 없는지 울음을 터트렸고 다른 장로들 또한 눈가를 훔쳤다. 그들 역시 다나가 하프 엘프라는 이유로 다른 엘프들의 따돌림과 멸시를 받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일족은 그녀를 외면했지만 그녀는 최후의 순간 모든 것을 포기하고 일족을 선택했던 것이다. “그러나 다나 네가 말한 대로라면 그 무공은 절대 전수해 주어서는 안 되는 것이 아니냐?” “그렀습니다. 로드 만약 일이 잘못되기라도 하면 큰일이 아닙니까?” “그도 그렇구려.” “맞습니다. 황족의 비술을 우리에게 공개한 사실이 알려진다면...” 자신의 할아버지 아디이드와 장로들의 걱정에도 다나는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한 어조로 꿋꿋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결코 일족에게는 피해 가지 않을 겁니다. 그분이 만약 그 사실을 알아차리신다고 해도 일족에게 피해가 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다나의 이러한 대답에 몇 몇 장로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엘프 로드 아디이드는 그럴 수가 없었다. “다나야!! 그 말은 너에게 더 큰 피해 온다는 말이 아니냐? 만약 그 일로인해서 버림 받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하는 것이냐!!” 아디이드는 자신의 손녀가 걱정되어 견딜 수가 없었다. 만약 자신의 반려에게 버림을 받는 다면 엘프에게 있어서 그것은 살아도 산 것이 아닌 것이다. “그런 걱정은 없을 거예요. 만약 그분이 이 사실을 아신다면 그분에게 버림받기에 앞서서 그녀들이 저를 용서하지 않을 거예요.” “그, 그럴 수가....” “그리고 그분께서도 저의 목숨을 원하시겠죠.” 계속해서 이어지는 다나의 말을 들으며 아디이드와 장로들은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 진정 일족을 위해 모든 것을 내 던진 것이 아닌가? “금방 들통 나지는 않을 거예요. 제가 떠나기 전까지 매일 밤 이곳에 와서 무공을 가르쳐 드릴게요. 대신 마나 정제 방법은 저희가 익힌 것 같이 빠른 시간 안에 강해질 수 있는 방법을 알려 드릴수가 없어요.” 다나의 속성 마나 정제 방법을 전해 줄 수 없다는 말에 엘프들은 약간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아이리스나 다이말로, 다나 처럼 빠른 시간 안에 강해질 수 있는 내공 심법이었다. 물론 드래곤 급의 마나를 가진 그녀들을 따라갈 정도의 내공을 모으려면 평생을 연공하다고 해도 무리겠지만 말이다. “만약 제가 배운 마나 정제 방법을 알려드린다면 그분께서 우리 일족을 그냥 용서하지 않으실 거예요. 그러니 아쉬워도 어쩔 수 없는 일이지요.” 다나의 말에 모두들 이제야 그 이유를 안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지금까지 그들에게 보여준 행동에 비해서 자신들의 이기적인 모습을 생각하자 그들은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 없을 지경이었다. “아마 제가 알려드린 마나 정제 방법으로 마나를 정제 한다면 지금 보다 족히 2배에서 3배 정도의 마나를 순식간에 모으실 수 있을 거예요. 그러니 괴수들의 침입을 막는 데는 그리 큰 어려움이 없을 거예요. 또한 제가 알려드리는 무공 또한 함께 배운다면 더 이상 괴수들의 침입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될 거예요.” “다, 다나야.” “지금부터 제가 알려드리는 말을 모든 일족에게 전해 주세요. 시간이 없습니다.” “그, 그래.” 다나가 불러주는 내공 심법의 구결과 혈도의 위치 등을 받아 적는 아디이드나 장로들이 눈에서는 쉴새없이 눈물이 흘러 나왔다. “최대한 비밀리에 모든 일족들에게 전하세요. 또한 본격적인 연공은 저희가 떠난 2주 후에 시작하도록 하세요. 언젠간, 언젠가는 들통 나겠지만 그때까지라도 그분 곁에 있고 싶거든요.” 다나의 마지막 말을 들은 아디이드와 장로들은 그저 눈물만 뚝뚝 흘리고 있을 뿐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할아버지.” “그, 그래 내 분명 그리 하마.” 눈물범벅이 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는 아디이드를 보는 다나의 눈에도 눈물이 고였다. “그럼 저는 이만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일은 제가 단독으로 벌인 일입니다. 일족들은 그저 제가 전해 주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연공한 것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일족의 명예 또한 지킬 수 있을 것입니다. 무슨 뜻인지 아시겠지요.” “그, 그래.” 다나가 한 마디, 한 마디 입을 열 때마다. 아디이드와 장로들은 감정이 북받쳐 올라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아디이드만이 겨우, 겨우 그에 대한 대답만 해줄 뿐. “그럼 내일 저녁 다시 이곳으로 오겠습니다.” “그래.” 떠나가는 다나의 뒷모습을 보며 아디이드는 나이도 잊었는지 바닥에 주저앉아 큰 소리로 울음을 터트렸다. 그 일이 있은 후 다나는 매일 밤 로드와 장로들을 찾아와 무공을 가르쳐 주었다. 다나가 그들에게 가르쳐 준 것은 바로 하이 엘프 아로하사의 궁술이었다. 기실 아로하사가 알고 있는 궁술들은 중원의 궁술과 무척 비슷했다. 화살에 마나를 실어 보내는 하이 엘프족 특유의 궁술은 과거 중원에서 사장되었던 궁술들과 무척 비슷했다. 그러나 궁술 하나만을 놓고 본다면 엘프족의 궁술이 중원의 궁술 보다 단연 앞선다고 볼 수 있었다. 중원에서는 거의 전설의 경지인 이기어시를 능가하는 궁술을 과거 하이 엘프들은 너무나도 쉽게 사용할 수 있었다. 하이 엘프족들의 궁술은 활이라는 무기의 한계를 극복했다. 본래 활은 멀리서 공격하는 장거리 무기지만 거리가 멀어질수록 그 정확도와 파괴력이 엄청나게 떨어지는 단점을 안고 있는 무기다. 그것은 화살에 마나를 불어 넣는다고 해도 마찬가지였다. 화살에 담겨진 파괴력은 높아지지만 사정거리와 속도는 늘어나지 않는다. 또한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른 고수라면 손쉽게 막아 낼 수 있는 기술이었다. 하이 엘프족은 그 한계를 극복했다. 그것이 바로 하이 엘프족이 신계나 마계의 존재들과 싸울 수 있었던 이유였다. 내공 심법과 함께 다나에게 하이 엘프족의 궁술을 전수 받는 엘프족들의 실력은 나날이 성장해갔다. 엘프족에게 전수 해준 내공 심법은 마나 증진 속도가 그리 빠르지는 않았지만 기존에 몸에 지니고 있었던 마나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기에 실질적으로는 전보다 2배 이상 강해져 있었고 다나에게 전수 받은 궁술로 짧은 시간 안에 엘프족들은 괴수들과 대등 하게 싸울 만큼 급 성장해갔다. 다나가 장로들에게 무공을 전수 하면 장로들은 그것을 카이라스 산맥에 살고 있는 모든 엘프 일족에게 전달했다. 이런 식으로 퍼진 다나의 무공은 전 일족에게 전달되었고 그와 함께 일족을 위해서 모든 것을 희생한 다나의 이야기 또한 함께 전해 졌다. 오직 이 사실을 모르는 것은 단 두 엘프뿐. “세라스, 더 이상 방법이 없다. 이제 3일 후면 그 인간들이 이곳을 떠난다. 너도 그 사실은 알고 있겠지.” “예.” 아디이드에 의해서 근신 처분을 받은 사드리야 장로는 근 한 달간 집밖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런 사드리야 장로를 돌보아 준 것은 손녀인 세라스 뿐이었다. 다른 엘프족들과의 접촉을 금지 당하고 근신 처분을 받은 사드리야 장로가 만날 수 있는 유일한 엘프는 자신의 손녀인 세라스뿐이었고 그녀를 통해서 인간들이 3일 후 이곳을 벗어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지난 한 달간 세라스는 여러 방면으로 현성을 유혹해 보았지만 단 한번도 성공 하지 못했다. 이제는 시간이 없었다. 3일 후면 현성이 이곳을 떠나는 것이다. “너에게는 정말 못할 짓이지만 이 방법 밖에는 없더구나, 받아라.” “이, 이것은?” 사드리야 장로는 품속에서 자그마한 병을 꺼내 세라스에게 전해 주었다. “미혼약이다.” “예!?” 그녀 역시 미혼약의 뜻은 알고 있었지만 놀라운 마음에 되물을 수밖에 없었다. 미혼약이라니? “이제 남은 방법은 이것뿐이다.” 단호한 사드리야 장로의 말에 세라스는 너무도 놀라서 자신이 들고 있던 미혼약을 떨어뜨릴 뻔 했다. “하, 하지만 약의 기운에 의해서 한 일에 대해서 그 인간이 책임을 지려 할까요?” “그리하지 않을 수도 있지.” 사드리야 장로의 대답에 세라스는 이 질문을 하는 저의가 의심스러울 따름이었다. 가능성도 없는 일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 수는 없는 일이었다. “이 약은 일반 미혼약이 아니다.” “예?” “너도 들어는 보았을 것이다. 다크 엘프족의 비약 밀리샤를 말이다.” “지, 지금 뭐, 뭐라고 말씀하신 거죠? 다크 엘프족의 비약 밀리샤라니요. 어떻게 그런 물건이 이곳에?” 사드리야 장로의 말에 소스라치게 놀란 세라스는 자신의 손에 들려있는 약병을 두려운 눈으로 처다 보았다. 사드리야 장로가 꺼낸 다크 엘프족의 이야기는 엘프족에게 있어 금기 중 금기였다. 마계의 존재인 마족과 계약을 통해 그 힘을 이어받은 존재는 인간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강한 힘을 얻기 위해서 마족과 계약해 그에 종속되는 삶을 사는 엘프를 다크 엘프라고 부른다. 마족과 같이 무한한 삶을 살며 그 힘이 그들의 시조인 하이 엘프를 능가할 정도라고 알리어져있는 종족이 바로 다크 엘프였다. 엘프족에게 있어서는 위대한 하이 엘프족의 후손으로서의 그 긍지를 져버리고 마족의 노예가 된 배신자들이었다. 다크 엘프의 이야기는 엘프족들에게 금기 중 금기에 해당 되는 이야기였다. 엘프족으로서의 긍지를 저버리고 마족의 노예가 된 다크 엘프는 엘프족의 가장 큰 치부였다. 그런 다크 엘프의 이야기를 사드리야 장로가 입에 담은 것이다. “다, 다크 엘프족의 미약 밀리샤라면 그, 그 저주 받은 마약이 아닙니까? 그런 것을 어떻게 할아버지께서?” 다크 엘프족의 저주 받은 마약 밀리샤, 그것은 상대를 자신의 노예로 만드는 비술이었다. 밀리샤를 먹은 존재는 남녀를 불문하고 강한 성욕을 느낀다. 그리고 밀리샤를 마신 존재는 그 후 처음 관계를 맺은 상대에게 절대 복종하며 그의 노예가 된다. 처음 관계를 맺은 상대를 끊임 없이 원하게 되고 결국에는 상대의 말에 따라 행동하는 인형이 되어 버리는 저주 받은 마약이 바로 밀리샤였다. 결국에는 시전자까지 파멸에 이르게 만드는 그 누구도 행복해 질수 없는 마약 밀리샤. 그런 물건이 자신의 할아버지가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녀의 믿기 어렵다는 반응도 사드리야 장로는 그저 담담한 표정이었다. 이미 이 정도 반응은 예상한 일이 아니던가? “꽤 오래전 이야기지 이것을 얻게 된 것은.......” 이어지는 사드리야 장로의 이야기는 세라스가 지금 까지 단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충격적인 이야기였다. 세라스는 지금 까지 단 한번도 부모님의 얼굴을 보지 못했다. 태어나서 지금 까지 그를 길러준 엘프는 바로 자신이 할아버지인 사드리야였다. 세라스는 지금 까지 자신의 부모님은 자신을 낳은 지 얼마 안돼 인간의 손에 돌아가셨다고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어지는 사드리야 장로의 말은 그녀의 정체성에 크나 큰 혼란을 가져다주기에 충분했다. 그녀의 부모님이 인간들의 손에 돌아가셨다는 말은 절반은 맞지만 절반은 틀린 이야기였다. 그녀의 아버지는 카이라스 산맥 출신으로 성인이 된 후 여행을 떠났고 그곳에서 그녀의 어머니를 만나 사랑에 빠졌다. 다라노스 숲이라는 이름을 가진 자그마한 숲 속에 위치한 엘프족 출신이었던 그녀의 어머니는 세라스를 낳은 후 시부모님을 뵙기 위해 카이라스 산맥으로 떠났다. 그러나 그것은 불행의 시작이었다. 다라노스 숲에서 카이라스 산맥까지 이동하려면 인간들의 나라를 지나야 했고 갓 태어난 세라스를 대리고 이동하기에는 너무도 먼 거리였다. 당연히 이동 속도는 느려질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 그녀의 부모님은 인간의 노예 상인에게 발각되고 말았다. 그 일로 그녀의 어머니는 인간들에게 사로잡혀 남편이 보는 앞에서 능욕을 당하고 자살했다. 그녀의 아버지는 분노했다. 그러나 그에게는 힘이 없었다. 자신의 반려조차 지키지 못하는 나약한 자신을 저주했고, 딸의 생명조차 지켜줄 수 없는 힘없는 아버지인 자기 자신을 저주했다. 그리고 그 결과 그는 힘을 얻었다. 엘프족로서는 죽음을 선택할 지라도 선택해서는 안돼는 파멸의 힘을 말이다. 마족과의 계약을 통해서 얻은 힘으로 그는 자신의 아내를 죽인 인간의 도시를 멸망시킬 수 있었다. 그녀의 아버지는 아내의 복수를 위해 엘프족으로서의 긍지를 버리고 마족의 노예인 다크 엘프로서 다시 태어난 것이다. 이미 다크 엘프가 되어버린 그녀의 아버지였지만 자신의 사랑하는 딸만은 평범하게 자라길 발했고 그 결과 사드리야가 그녀를 기르게 된 것이었다. 그리고 그 때부터였다. 사드리야가 일족의 안전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게 된 것은 적은 희생이 있더라도 모든 엘프족들을 안전하게 지켜야 했다. 두 번 다시 자신의 아들과 같은 어리석은 선택을 하는 엘프가 나오지 않도록 말이다. 그 후 사드리야 장로의 중심은 일족의 모두의 안전이 되었다. “그, 그럼 저의 아버지가 아직, 아직 살아 게시다는 말이에요?” 조금씩 떨려오는 세라스의 목소리에 사드리야 장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날 이후 단 한번도 만나 보지 못했지만 분명 살아있을 것이다. 다크 엘프는 무한의 삶을 사는 존재니까 말이다.” “하, 하하하.” 자리에 주저앉아 소리 없이 눈물을 흘리는 그녀를 바라보며 사드리야는 그녀가 받은 마음의 충격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자신의 품에서 자라며 누구보다 일족의 안전을 중요시하고 자신이 엘프족이라는 사실에 자긍심을 가지고 살아가던 자신의 손녀가 아니던가? “그, 그럼 이것도?” “그래, 그때 받은 것이지. 이것 말고도 몇 가지가 더 있었지만 모두 다른 곳에 봉인해 두었다. 설마 이것을 쓸 일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건만.” 사드리야 장로는 이런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설마, 설마 하며 남겨 두었던 물건을 세라스가 사용하게 될 줄이야. 그러나 사드리야 장로는 후회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라도 희생할 준비가 되어있었다. ‘비록 세라스를 잘 키워달라던 녀석의 말은 지켜 주지 못하겠지만 모든 일족의 안전을 책임 질수는 있겠지.’ “아, 아버지가 사, 살아있으셨군요. 흑흑흑.” 그녀는 자신의 아버지가 다크 엘프라는 사실 보다는 이미 돌아가셨다고 알던 자신의 아버지가 살아있다는 사실이 더욱 기쁜 듯 했다. “네 아비의 일은 잊어버리도록 해라. 나 또한 잊을 것이다.” “흑흑흑.” “네 아비가 다크 엘프가 되었다는 사실은 나를 제외 하고는 아는 엘프가 없다. 그저 인간들의 습격을 받고 모두 죽었다고만 알고 있지.” 사드리야 장로의 말에 세라스는 고개를 들어 사드리야 장로를 쳐다보았다. 그녀의 맑은 눈동자에서는 쉴새없이 눈물이 흘러 내렸다. “어차피 일족에게 있어서 죄인 된 몸이다. 또한 일족의 규율,” “제가 하겠어요. 지금 가죠.” 사드리야 장로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자리에서 일어나 현성의 처소로 향하는 그녀의 눈동자에서는 끊임 없이 눈물이 흘러내려 그녀의 얼굴을 덮었다. “미안하구나. 그러나, 그러나 이것만은 알아다오. 그 아이가 마족과의 계약을 한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어린 너를 지키기 위해서였다는 사실을 말이다.” 사드리야 장로의 마지막 말을 들었는지 아니면 듣지 못했는지 세라스는 아무런 변함없는 자세로 현성의 처소로 향해 갔다. 사드리야 장로는 잔인하게도 일부로 그 사실을 알려준 것이다. 세라스는 자신에게 많은 것을 배웠고 그 중에서 엘프족의 규율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다. 다크 엘프, 그 저주 받은 존재와 관련된 것은 그 무엇을 막론하고 일족의 규율에 따라 척살한다. 세라스는 아버지가 살아있다는 사실에 대한 충격이 체 가시기도 전에 자신이 일족의 긍지를 버리고 마족의 노예가 되어버린 다크 엘프의 후손이라는 사실을 알아 버렸다. 과거에 이런 일이 있었다면 자신이 앞서 그 처벌을 논했을 것이다. 그녀는 지금 까지 자신이 가지고 있었던 엘프족으로서의 긍지와 삶의 의지를 잃어버렸다. 마지막으로 일족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은 단 한 가지 뿐이었을 것이다. ‘그 인간을 너의 노예로 만들어 버리도록 해라 그것이 우리 일족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이다.’ 이미 다나에 의해서 모든 일족이 무공을 전수 받았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는 사드리야 장로와 세라스는 비장한 각오로 이번 일에 임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단 한 가지 뿐이야.” 세라스는 눈물을 닦은 후 몸가짐을 단정히 했다. 그 동안 현성을 유혹하기 위해서 많은 시도를 해 보았지만 그 결과는 항상 실패였다. 그나마 정갈한 몸가짐을 하고 있을 때 그 인간의 시선이 가장 부드러워진다는 사실을 그녀는 기억하고 있었다. ‘어차피 다크 엘프의 후손은 사라지는 것이 났다. 아직은 할일이 남아 있어서 죽을 수는 없지만 이 일이 마무리 되고 우리 일족이 안전하게 된다면 내 스스로 죽음을 택할 것이 일족을 위한 길이다.’ “세라스!!” “누구? 아티로스!!” 세라스는 누군가가 자기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뒤를 돌아다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연한 녹색 머리카락에 은빛 눈동자를 가진 아티로스라는 이름을 가진 엘프 청년 하나가 그녀를 부른 것이다. 아티로스, 사랑하는 자신의 약혼자. “세라스, 또 한스님에게 가는 거야?” “당신이 상관할 바가 아니잖아요?” 투명한 어조로 대답하는 세라스는 아티로스라는 엘프를 바라보며 애써 냉정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이미 부부가 되어있을 둘은 세라스가 고룡 카이라스의 산 제물로 바쳐지면서 강제적으로 헤어지게 되었다. 그 후 현성을 만난 뒤로 세라스는 애써 아티로스를 피했다. 자신은 일족의 미래를 위해서 현성이라는 인간을 유혹 해야 했고 아티로스가 빨리 자신을 잊길 발했다. “세라스, 네가 널 얼마나 찾아 다녔는지 알아 더 이상 네가 한스님을 유혹하려고 힘쓸 필요 없어 왜냐 하면 다나가 말이야,” “누가 누구를 유혹 했다는 거죠?” 다나가 일족을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고 무공을 전수해주었다는 말을 하려던 아티로스는 중간에 자신의 말을 자른 세라스가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분노한 듯 대답하자 자신이 할 말을 잃어버렸다. “난 일족을 위해서 한스님을 선택한 것이 아니에요. 나의 선택이죠. 난 당신처럼 약해 빠진 남자보다는 강한 힘을 가진 한스님을 진심으로 사랑했기에 그를 원하는 것 뿐이에요.” 냉정한 세라스의 말에 아티로스는 차마 말을 잊지 못하고 더듬 더듬 되물었다. “그게, 그게 정말이야 세라스? 네가 진심이로 한스님을 선택했다는 말이?” “몇 번을 이야기해야 하는 거죠. 난 나를 지켜 줄 힘을 가진 한스님을 내 진심으로 선택한 것 뿐이에요. 아마 예전에 당신을 사랑했다고 느꼈던 건 나의 착각이었나 봐요.” “세, 세라스.” “당신도 그런 걸지 모르죠. 이만 떠나주세요. 그리고 당신에게 맞는 진실한 반려를 다시 찾아보세요. 약하디 약한 당신을 사랑해줄 그런 여자를 말이에요.” 아티로스는 할 말을 잃었다. 그녀가 다시 마을로 다시 귀환했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기뻐했는가? 그러나 그녀는 자신을 만나주지 않았다. 그 이유를 궁금해 하던 그에게 해답이 찾아왔다. 세라스가 한스이라는 인간이 가진 힘을 얻기 위해서 스스로를 희생하려 했다고... 로드와 장로가 그 일을 취소하고 현성에게 정중히 사과를 구할 때 아티로스는 이제 곳 세라스가 자신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자신의 착각이었다. 그녀는 자신을 피해 다니며 한스라는 인간에게 붙어 다니기만 했다. 자신을 피했기에 다나가 일족에게 무공을 전해 주었다는 소식도 전해 줄 수 없었다. 드디어, 드디어 만나서 이 이야기를 해줄 수 있게 되었는데... 그녀는 진심으로 그를 사랑했던 것이다. 일족을 위해서가 아닌 자신의 마음으로 한 선택이었다. 믿을 수 없었다. 아니 믿고 싶지 않았다. 그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세, 세라스 지금 장난 하는 거지 진심으로 한스님을 선택한건 아니겠지?” “..........” 아무런 대답이 없는 세라스를 바라보며 그는 거칠게 그녀의 몸을 흔들었다. 그리고 너무도 간절하게 너무도 애절하게 물었다. 진심이냐고 방금 한 말이 진심이냐고 말이다. “말해봐!!! 말해 보란 말이야!!!” “쫘아아아악!” 대답이 없는 그녀를 붙잡고 고함을 지르던 아티로스는 갑자기 울려 퍼지는 소리와 함께 자신의 빰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세, 세라스....” 그녀가 자신이 빰을 때렸단 말인가? 진정, 진정 그랬단 말인가? “더럽군요. 한때 당신을 사랑했다고 느낀 내가 어리석게 느껴져요. 그렇게 나를 같고 싶은 가요? 힘으로 나의 몸을 더럽힌다고 해도 나의 마음은 변하지 않아요.” “세, 세라스 나는 그런 뜻이...” “그럼 지금 당신이 한 행동은 뭐죠. 당신 같은 파렴치한은 보고 싶지 않군요. 당장 내 눈앞에서 사라져요.” “세, 세라스?” “정말 당신이 이렇게 나온다면 난 한 가지 선택을 할 수밖에 없어요.” 그 말을 마침과 동시에 조그마한 소도를 뽑아 자신의 가슴을 향해 겨눈 세라스를 보며 아티로스는 할말을 잃었다. “알았어... 내가, 내가 가지 하지만 이것만은 알아줘 난 당신을 진정으로 사랑했고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걸 말이야. 기다려 줄께 아직 한스님이 너를 선택하신 것은 아니니 나에게도 기회가 있겠지. 언제 까지나 기다려 줄게 내 생명이 다하는 그날까지....” “기다릴 필요도 없어요. 당신 같은 나약한 엘프를 선택할 내가 아니니까요.” “알겠어, 나도 강요하진 않아 그냥, 그냥 내 생각이 그렇다는 것만 알아주었으면 좋겠어. 사랑해 세라스. 그럼 안녕....” 아티로스는 자신의 빰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닦을 생각도 없는지 슬픈 표정을 지으며 그녀에게서 서서히 멀어져 갔다. 점점 자신의 시야에서 멀어져 가는 아티로스를 보며 냉정하고 독기있는 표정을 짓고 있었던 세라스의 얼굴에 자그마한 이슬이 흘러 내렸다. 아티로스를 떠나보낼 때 그대로의 표정을 짓고 있는 그녀의 얼굴, 하지만 맑고 투명한 그녀의 눈동자에서는 작고 투명한 물방울이 끊임 없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미안, 미안해요. 나의 사랑. 제발, 날 잊어 주세요. 난 당신을 사랑할 만한 조건도 갖추지 못한 여자에요. 일족의 배신자인 다크 엘프의 후예.... 이러한 멍에를 가진 나는 당신을 사랑할 자격도 없는 여자에요.’ 아티로스가 자신을 사랑하면 그에게 까지 피해가 미칠 것이다. 자신같이 부족한 여자는 그의 반려가 될 자격이, 아니 그의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다. ‘부디 나를 잊고 새로운 사랑을 찾아보세요. 당신과 당신의 가족이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 일족의 안전은 제가 지킬 태니까요. 나를 사랑한다면 당신 까지 불행해 질것이니까요.’ 아티로스가 떠난 자리를 바라보며 소리 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던 세라스는 다시 정신을 차렸다.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는 것이다. 눈물을 닦으며 자리에서 일어난 세라스는 미리 준비해 놓은 엘프주에 다크 엘프족의 미약 밀리샤를 섞어 넣었다. 이제 모든 준비가 끝난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이러한 자신의 행동을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꿈에도 알지 못했다. “똑똑똑.” “누구십니까?” “한스님, 저 세라스입니다.” “아, 들어오세요.” 혼자서 차를 즐기고 있던 현성의 방에 찾아온 세라스의 손에는 오늘도 역시 엘프주가 들어있는 술병이 들려 있었다. “하하하, 오늘도 엘프주를 가지고 오셨습니까?” “예, 며칠 뒤에 이 곳을 떠나신 다기에 마지막으로 술 한 잔 올리려고 찾아 왔습니다.” 세라스의 말에는 정말로 현성이 떠나서 섭섭하다는 듯한 여운이 깃들어 있었고 그녀의 표정에는 사랑하는 정인을 떠나보내는 안타까운 마음이 섞여 있는 듯했다. 그러나 그러한 겉모습과는 다르게 그녀의 심장은 무척 빠른 속도로 뛰고 있었다. 지금이 가장 중요한 순간인 것이다. 자신의 행동이 어색하지는 않았는지, 자신의 목소리가 떨리지는 않았는지, 혹 현성이 무슨 낌새라도 알아차린 것인지. “하하하, 마지막 술이라면 제가 당연히 받아야지요. 또 지금이 아니면 언제 또 이 귀한 술을 얻어먹을 수 있겠습니까?” “예. 그럼.” 다행이었다. 현성은 그리 그녀를 의심하지 않는 눈치였고 그녀를 대하는 태도 역시 평소와 다를 바가 없었다. “한잔 받으시지요.” “예, 그럼.” 현성의 잔에 술을 떨어주는 세라스의 손이 미약하게 떨리고 있었지만 정작 세라스 본인은 그 사실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 이제 잠시 후면 현성이 다크 엘프족의 미약 밀리샤가 든 엘프주를 마실 것이고 그리되면 자신의 순결 또한 함께 사라지는 것이다. 제 아무리 마음속으로 수십 번을 다짐했다고 해도 실제 겪어 보는 것과 생각 속에서의 일은 전혀 다른 일이었다. ‘이제 잠시 후면 정말로 두 번 다시 아티로스의 사랑을 받을 자격도 없는 몸이 되겠지. 순결하지 못한 다른 남자에게 더럽혀진 몸이......’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두려운 마음으로 자신을 덮쳐올 현성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던 세라스는 시간이 흘러도 아무 반응이 없자 조심스레 고개를 들어 현성이 모습을 살펴보았다. “저, 왜 술을 드시지 않으시는 거죠?” 술을 마시지 않고 세라스를 빤히 쳐다보는 현성의 눈길에 그녀의 심장은 더욱 빠른 속도로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혹시 나의 행동이 이상했나? 알아차린 걸까? 일족 전체에 위기가 닥칠 것인데?’ “하하하, 매번 혼자만 마시니 어디 술맛이 나겠습니까? 술은 본래 주고받아야 하는 것이지요. 한잔 받으시겠습니까?” 들통 난 것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더 큰 문제가 생긴 듯 했다. 저 술에는 밀리샤가 들어있다 상대보다 먼저 마신다면 오히려 자신이 상대의 노예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예? 아, 아니 저는.” “어허, 한잔 받으시라니까요.” “저, 저는 술을 잘 못해서요. 저 그러니까....” “정말이요?” 그 말과 함께 현성의 얼굴이 세라스의 숨소리가 들릴 정도의 가까운 위치로 다가왔다. 그리고 현성의 손이 세라스의 얼굴을 쓸고 지나가 점점 그 아래 부분으로 향했다. “무, 무슨 짓을 하시려고?” 세라스는 갑작스럽게 이어진 현성의 손짓에 깜짝 놀라 그 손길을 뿌리 쳤다. “음, 이상 하구려? 그 동안 내가 알기로 세라스 당신은 내가 이런 행동을 해주는 것을 원했던 것 같던데.... 설마 아니었소?” “저, 그, 그건.” 그 동안 아무리 유혹해도 넘어오지 않았던 현성이 갑작스럽게 자신을 원하는 듯하자 세라스는 당황하면서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각오 했던 일이야. 하지만 밀리샤를 먹이지 않는 다면 모든 일이 허사가 될 수도 있는데.’ 밀리샤를 얻기 전까지는 그저 현성의 선택을 받아 무공을 배울 생각이었지만 그것은 성공률이 너무 낮았다. 전에는 오르지 그 방법 뿐이니 어쩔 수 없었지만 지금은 100% 성공할 수 있는 미약 밀리샤가 있지 않은가? “아닙니다. 한스님 저 또한 한스님을 원하지만 너,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라. 저, 저기 일단 술이라도 한잔 하시죠.” “그럴 까요?” “예, 제가 먼저 따르지요.” 현성의 행동이 평소와 다르기는 했지만 일단 밀리샤가 섞여 있는 엘프주만 마신다면 일은 성공하는 셈이었다. “일단 세라스, 당신도 한잔 받으시지요.” “예, 그, 그럼.” 현성이 떨어준 술을 조심스럽게 받아든 세라스는 현성이 술을 먼저 마시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이어지는 현성의 말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 동시에 잔을 비우는 것이 어떻겠소? 자, 건배를 하십시다.” 현성이 건배하지는 말과 함께 잔을 부딪쳐 오자 세라스는 어쩔 수 없이 잔을 들어 술을 마셔야 했다. ‘삼키지만 않으면 괜찮아 저 인간이 잔을 비운 후 뱉어 버리면 되니까. 이제 정말로 아티로스가 아닌 다른 남자의 품에 안기게 되겠군.’ 술잔을 모두 비운 현성을 바라보며 이제 올 것이 왔다고 생각했던 세라스는 현성이 이상한 눈초리로 자신을 쳐다보자 무언가 일이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느꼈다. “왜 술을 삼키지 않고 있으시오? 오늘 따라 술 맛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어서 드시지 않지요.” “............” ‘부, 분명 밀리샤를 넣었는데. 이, 이게 어찌된 일이지?’ “왜 안 드시고 있으시오? 오늘은 술 속에 독이라도 들었는지 술 맛이 더 좋다오.” ‘아, 알고 있었어. 어, 어떻게.’ “술이 목에 넘어가지 않으시는 모양이오? 하긴 보통 엘프가 먹기에는 조금 독한 것이 들어간 술이었지요?” “어, 어떻게? 서, 설마 알고 있었단 말인가요?” 경악에 가까운 표정으로 현성을 쳐다보고 있는 그녀의 시야에 얼음같이 차가운 표정을 하고 있는 아이리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저년이 이 술에 다크 엘프족의 비약이라는 밀리샤를 넣었다고?” “예, 분명 그리 들었습니다.” 평소에 활짝 웃는 얼굴로 밝은 모습만 보여 주었던 아이리스의 표정과 다르게 지금 그녀의 모습은 너무도 냉정해 보였다. “참, 문제가 하나 더 있었지?” 이번에 세라스의 눈앞에 나타난 것은 다이말로에게 제압된 듯 보이는 다나아세스의 모습이었다. 전신의 혈맥을 다이말로에게 제압당한 듯 꼼짝도 하지 못하는 다나를 바라보며 세라스는 당황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어떻게 그녀가 이곳이 있단 말인가? 다나는 현성의 반려가 아니었던가? “네년 또한 감히 나를 배신하고 엘프족 나부랭이에게 대 천마교 제국의 비술을 전수해 주다니!! 그러고도 살아남을 수 있을 줄 알았더냐?” “...........” “그, 그게 무슨 소리에요?” “네년이 감히 모른 척을 한다고 내가 넘어갈 것 같으냐? 다나가 나 몰래 너희 일족에게 무공을 전수 해 주었고 네년은 그 따위 하찮은 비약 따위로 나를 기만 하지 않았더냐!!” 현성의 말을 들은 세라스는 거대한 쇠망치로 멀리 한대 맞은 기분이었다. 이미 모든 일족이 무공을 전수 받았단 말인가? 그럼 지금 까지 자신의 행동은 무엇이란 말인가? ‘세라스, 네가 널 얼마나 찾아 다녔는지 알아 더 이상 네가 한스님을 유혹하려고 힘쓸 필요 없어 왜냐 하면 다나가 말이야,’ 그때 갑자기 세라스의 머릿속에 과거 아티로스가 자신에게 하려고 했던 말을 기억해내었다. 다나, 다나, 다나, 그가 그 다음에 하려 했던 말은 분명 다나가 일족들에게 무공을 전해 주었다는 말이었을 것이다. 갑자기 모든 것이 허무하게 느껴졌다. 자신은 지금 까지 대체 무었을 했다는 말인가? 아티로스의 말을 냉정하게 끊어 버린 자신이 너무도 원망스러워 졌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시간이 지만 그만 괴로워 질 것 같기에 그가 자신을 잊기 바라는 생각에 잔인하게 말한 것이 아니었던가? “네년들의 처분은 내일 모든 엘프족들이 보는 앞에서 치러 질 것 이다. 저 둘을 방안에 가두 어 누고 달아나지 못하도록 잘 감시해 두도록 해라.” “존명.” “존명.” 본래 다나가 즐겨 쓰던 방에 감금된 다나와 세라스는 서로를 마주 보며 웃음을 흘렸다. 결코 즐거워서 흘린 웃음이 아니라 모든 것은 포기 한 듯한 자조적인 웃음이었다. “내가 너무 바보 같군요. 다나 당신은 정말 대단해요. 일족을 위해서 모든 것을 포기하다니.... 그런 사실도 모르고 멋대로 행동한 내가 정말 바보 같아요.” “세라스는 무슨 죄를 진거죠? 제가 비록 일족들에게 무공을 가르쳐 주긴 했지만 일족들 모두를 벌하시지는 않으실 것 같았는데? 그리고 당신만 이곳에 온 것도 이상하고요?” 다나의 말을 들은 세라스는 그간 자신이 계획 했고 실행 하려 했던 일을 모두 알려주었다. 마지막으로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다크 엘프족의 미약 밀리샤가 통하지 않았다는 것 까지 말이다. “어리석은 짓을 했군요.” “예? 어리석은 짓이라니요?” 다나의 한심하다는 눈초리에 그게 무슨 소리냐는 듯한 물음을 던진 세라스는 이어진 다나의 대답에 자신의 계획이 얼마나 부질없는 짓이었는가를 알게 되었다. “한스님은 몸 안에 존재하는 마나의 한계가 이미 극한에 이르신 분입니다. 그 결과 인간의 육체에 한계를 벗어나신 초인의 몸으로 독이나 미약 따위는 전혀 통하지 않아요.” “그, 그럴 수가....” “허무한 가요? 하지만 걱정이군요. 제가 일족에게 무공을 전해준 일로 한스님께서 모든 엘프 일족을 추궁하지는 않으시겠지만 세라스의 일까지 겹쳤으니 엘프 일족의 명예는 땅에 떨어졌고 한스님 또한 우리 엘프족들을 용서하지 않으실 거예요.” “그, 그럴 수가?” “저 혼자였다면 어떻게든지 제 스스로 마무리를 지을 수 있었겠지만 세라스의 일까지 겹쳤으니 무리에요.” “후후후, 저 때문에 모든 일을 망친 거군요. 역시 엘프족의 규율은 틀린 것이 없나 봐요. 다크 엘프족의 후손은 어떻게 해서든지 척결해야 하나 봐요. 일족을 위해 좋은 일을 하려고 해도 불행이 되어 되돌아오니 말이에요.” 세라스의 말에는 자기 자신을 원망하는 마음과 모든 생을 포기한 것 같은 마음이 섞여 있는 듯 했다. “아, 그러고 보니 다나는 하이 엘프족의 피를 가장 진하게 이은 후손이셨죠. 역시 위대한 하이 엘프족의 후손은 무슨 일을 해도 일족의 미래에 도움이 되고 나 같은 저주받은 다크 엘프의 후손은 무슨 일을 해도 일족의 미래에 해가 되는 것 같아요.” “바보 같은 소리 말아요!!! 세라스!!!” “예?!” “당신이 이렇게 바보 같은 엘프 인지 오늘 처음 알았어요. 저주받은 다크 엘프의 후손? 저의 몸에 반은 인간의 피가 흐르고 있어요. 그 엘프의 행동 하나 하나를 결정한 것은 그 핏줄이 아닌 스스로의 의지에요.” “하, 하지만 난,” “당신의 행동은 옳았어요. 아니 모든 일족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려 했으니 모든 일족의 존경을 받을 만한 자격이 있죠. 그런 일을 하찮은 핏줄 따위의 문제로 매듭짓지 말이요. 당신은 우리 엘프족의 일원일 뿐이에요. 다크 엘프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우리 엘프 일족의 일원. 아시겠어요?” “흑흑흑, 응, 다나 이제 알았어. 알았다고 다나 정말 고마워, 흑흑흑.” “휴.” 어린 아이 처럼 울음을 터트리는 세라스를 보며 다나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자신의 사정을 설명해 주었다. “사실 네가 한스님보다 일족을 선택한 이유는 신궁 아로미아 때문이에요.” “예?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죠? 신궁 아로미아라니요. 그건 전설에 등장 하는 하이 엘프족 로드의 신물이 아닌가요?” 갑자기 역사 속에 묻혀진 하이 엘프족의 로드의 신물 아로미아 이야기를 꺼내자 세라스는 어리둥절했다. 대관절 그게 무슨 말이란 말인가? “사실 말하지 않았지만 그 동안 제가 가지고 다니던 조그마한 활이 바로 신궁 아로미아에요. 세라스가 말한 대로 하이 엘프족 로드의 신물 아로미아 말이에요.” “그, 그게 사실인가요? 신궁 아로미아는 스스로 그 주인을 선택한다고 하는 전설이 있던 데요? 그리고 그 주인은 모든 하이 엘프족을 이끄는 위대한 지도자가 된다는 전설이 있는 물건이잖아요?” 신궁 아로미아 스스로 주인을 선택한다는 신궁이며 그 주인은 모든 하이 엘프족을 이끄는 로드가 된다는 전설이 있는 신궁이 바로 아로미아였다. 사실 아로미아는 그저 단순한 하이 엘프족의 로드를 뜻하는 상징 물이에 불과 했지만 수 십 만 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의 엘프들에게는 주인을 스스로 선택하는 신궁으로 알려져 있었다. 뭐 사실 하이 엘프족 로드 아로하사가 빙의 되면서 스스로 주인을 선택하며 드래곤과 맞먹는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는 무구로 다시 태어나긴 했지만 말이다. “우연히 아로미아를 얻고 그 선택을 받았어요. 저한테 모든 엘프족을 이끌 능력은 없지만 아로미아의 선택의 받은 이상 일족의 어려움을 모른 척 할 수는 없었어요.” 그 말을 듣고 다나의 등에 매여져 있는 아로미아를 바라본 세라스는 그녀 말이 정말이라는 사실을 확인 할 수 있었다. 과거 하이 엘프족의 서적에서 보았던 하이 엘프족 로드의 신물인 아로미아가 틀림없었던 것이다. “아, 카, 카이라스 산맥에 살고 있는 사드리야의 손녀 세라스가 모든 일족의 제왕께 인사드립니다. 부디 예의를 차리지 못하는 저를 용서하시길.” 세라스가 갑작스럽게 무릎을 굽히고 고개를 숙이며 다나에게 정중히 예의를 갖추자 당황한 다나가 말리려 했지만 다이말로에게 혈도를 집혀 꼼짝도 할 수 없는 다나는 아무런 움직임도 보여줄 수 없었다. “무, 무슨 소리에요? 세라스 언니? 그, 그만 하세요.” “아닙니다. 아로미아의 선택을 받았다는 것은 모든 일족을 이끌 제왕으로서의 선택 받은 것입니다. 또한 지금 까지 보여 주신 행동으로 미루어 충분히 그 자격을 갖추신 분입니다.” “그렇지만 무슨 소용이에요. 이미 내일 아침이면 죽을 목숨인데요. 뭐 후회하지는 않지만요.” “안됩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다나님께서는 살아 남으셔야 합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말입니다.” “불가능한 말이에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다나님을 살려 내야해 모든 일족을 이끌 제왕이신 분이 이렇게 죽어서는 안돼.’ 그러나 아무리 머리를 굴려 보아도 살아날 방법은 없는 듯 했다. ‘정 안된다면 내일 모든 일족이 있는 앞에서 이 사실을 말한 후에 힘으로라도 다나님의 목숨을 구해야해.’ 무슨 일이 있어도 다나를 살리겠다는 굳은 결심을 한 세라스는 설령 일족들과 현성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한이 있어도 그녀의 목숨을 살려야겠다고 깊게 다짐했다. “다나.” “누, 누구세요?” “나야, 로이나스.” 아이리스와 다이말로에 의해 굳게 닫쳐있을 문을 열고 들어온 것은 바로 로이나스였다. “오라버니께서 화가 많이 나셨어. 특히 다나와 세라스의 일 때문에 오라버니께서 모든 엘프족들에게 좋지 않은 감정을 품고 계셔.” “정말 큰일이군요. 하, 하지만 아무런 방법이 없잖아요.” “하지만 한 가지 방법이 있을 것도 같아 아마 불가능한 방법이겠지만....” “그, 그게 어떤 방법이죠. 로이나스님?” 다나를 살릴 방도를 연구 하고 있던 세라스의 귀에 로이나스의 말은 그야말로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았다는 말 보다 더 기쁜 구원의 목소리였다. “바로 카이라스 산맥의 엘프 일족이 오라버니의 백성이 되는 것이지.” “예?” “예?” 어리둥절하는 세라스와 다나를 바라보며 로이나스는 하나, 하나 그 이유를 설명해 주었다. “다나 너도 알고 있다 시피 오라버니는 인간만으로 천마교 제국을 부활시킬 생각은 없으셔 엘프나 드워프 같은 유사인종도 원한다면 천마교 제국의 백성으로 받아들일 생각을 가지고 있으셔. 물론 자존심 강한 그들이 인간인 오라버니의 백성이 되겠다고 하지는 않겠지만 말이야. 뭐 카이라스 산맥의 일족이 오라버니의 백성이 된다면 무공을 전수 한 것도 그리 큰 흠이 아니니 다나를 용서해 주실 수도 있지.” “그, 그 말이 사실인가요?” “응, 그래. 사실이야. 뭐 안 된다고 해도 내가 오라버니를 설득할 태니까 걱정하지는 말아. 그런데 왜 그런 걸 물어보는 거지?” “혹시, 혹시 지금 한스님을 만나게 해주실 수 있으신 가요?” “가능 하긴 해 그런데 그건 왜 묻는 거지?” “제, 제발 한스님을 만나게 해주세요. 이렇게 부탁드립니다.” 로이나스의 다리를 붙잡고 애원하는 세라스를 바라보며 로이나스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잠시만 기다려. 오라버니를 모시고 올 태니까.” 현성을 데리고 온다는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떠나는 로이나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세라스는 이게 자신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다. “무슨 일로 나를 보자고 한거지? 세라스?” 얼음 같이 차가운 눈빛으로 세라스를 쳐다보는 현성의 시선에서는 약간의 의문이 서려있었다. “하, 한 가지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뭐지?” “내일 모든 일족이 모인 앞에서 저희 둘을 처형하시기 전에 제가 로드와 다른 엘프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주시겠습니까?” “내가 왜 그래야 하지?” “제, 제발 부탁드립니다.” “거절한다.” 냉정한 현성의 태도에 세라스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빌었다. “제발, 제발 부탁드립니다. 제가 해드릴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하겠습니다. 그러니, 그러니 제발.” “내가 왜 그래야 하지 거절하겠다.” “제, 제발.” 절망적인 심정으로 현성에게 애원하던 세라스의 귀에 그녀를 구원해 주는 천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라버니, 그리 어려운 부탁도 아니니 들어주도록 하죠. 죽은 사람 소원도 들어준다는데 죽기 전에 한 가지 부탁 정도는 들어줘도 되지 않나요?” “음....” “오라버니, 부탁이에요.” “좋다. 5분간의 시간을 주마 더 이상은 안 된다. 알겠느냐?” “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현성에게 정신없이 고개를 숙이며 감사하다는 말만을 반복하는 세라스를 남겨두고 현성과 로이나스는 유유히 그 자리를 떠났다. 오늘도 어김없이 해가 뜨고 새로운 아침이 찾아 왔다. 그러나 카이라스 산맥에 살고 있는 엘프족들에 있어서 오늘은 결코 평범한 날이 아닐 것이다. 그들의 운명을 송두리째 바꿔버리는 엄청난 사건이 카이라스 산맥에 살고 있는 모든 엘프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어제 저녁 그 아이가 왜 이리 오지 않았지? 단 한번도 빠진 적이 없었는데? 혹, 무슨 일이 생긴 건가?” 하루 밤을 뜬 눈으로 지새우고 부족한지 엘프 로드 아디이드는 다나가 무공을 가르쳐 주기로 했던 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자 걱정 어린 어투로 계속해서 똑같은 말만 반복해댔다. 다른 장로들도 아디이드와 함께 아침이 밝아 오도록 나타나지 않는 다나를 걱정하며 밤을 지새웠다. 정말 걱정이었다. 지금 까지 이런 일은 단 한 번도 없었건만..... “로드별일 아닐 것입니다. 그저 약간의 사정이 있어 그런 것이겠지요. 이곳을 떠날 날이 얼마 남지 않아 그 준비가 바빠서 오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음. 제발 그래야 할 터인데....” 다나가 오지 않아 밤을 지새운 것은 아디이드와 엘프 장로들만이 아니었다. 자택 근신 처분을 받은 사드리야 장로 또한 어제 밤 떠난 세라스가 아무런 소식도 없이 돌아오지 않자 걱정이 태산 같았다. 혹, 일이 잘못되었다면 큰 낭패가 아닌가? 어쩌면 괴수들을 능가하는 강력한 적을 만드는 것일 수도 있었다. ‘그럴 리가 없어. 아니 그래서는 안 된다. 어허.’ “사드리야 장로님 있으십니까?” 세라스의 일이 걱정되어 뜬 눈으로 밤을 새운 사드리야 장로가 속으로 이런 저런 생각을 떠올리고 있을 때 밖에서 누군가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근신처분과 함께 다른 엘프족과의 만남도 금지당한 그에게 찾아는 엘프는 지금 것 세라스 왜에는 없었다. 만약 있다면 그것은 엘프 로드 아디이드의 명을 전하러온 사자일 것이다. ‘서, 설마 무엇이 잘못된 것인가?’ “사드리야 장로님? 주무시고 있으십니까?” “아, 아닐세. 잠시만 기다리게.” 어찌되었든 만나 보아야 했다. 세라스가 성공을 했는지 실패 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자신을 부르러 왔다는 것은 무언가 일이 터졌다는 것일 태니 말이다. “무, 무슨 일인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모든 일족을 광장으로 모으라는 로드님의 명을 받았을 뿐입니다.” “로, 로드님께서 혹, 무슨 다른 말씀은 없으셨던가? 나까지 부를 정도라면 보통 일은 아닐 터인데?” “확실하지는 않지만 오늘 한스님 일행이 카이라스 산맥을 떠나신다고 합니다.” “이틀 뒤에 떠난다고 하지 않았나? 갑자기 무슨 일로?” 사드리야 장로의 의문점이 가득 담긴 질문에 청년 엘프 또한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음. 무슨 일이 있긴 있는 것이로군. 그럼 세라스는 실패 한 겐가? 성공했다면 그 인간이 떠난 다고 할리가 없으니...’ “알겠네, 어서 가세.” 사드리야 장로는 아마도 세라스가 실패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만약 세라스가 성공했다면 그녀의 노예가 된 현성이 이곳을 떠날리 없을 태니까 말이다. 대책이 필요했다. 그가 세라스의 잘못을 추궁한다면 그것은 세라스 혼자만의 시도로 끝나야 했다. 결코 세라스의 일이 일족 전체의 잘못으로 비추어 져서는 안 되었다. 현성이 카이라스 산맥을 떠난다는 갑작스러운 소식에 놀란 것은 사드리야 장로만이 아니었다. 자신들에게 무공을 전수해준 엘프가 다나라는 사실은 이미 모든 엘프족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또한 다나가 엘프 일족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면서 까지 무공을 전수해 주었고 그 사실을 현성이 알아 차렸을 경우 엘프 일족에게 닥쳐올 수 있는 불이익 또한 잘 알고 있었다. 일족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한 다나가 안되긴 했지만 만약 현성이 그 일로 인해 엘프 일족을 추궁한다면 그 모든 죄는 다나가 혼자서 뒤집어 써야 했다. “아이리스 엘프 일족들은 모두 모여 있나?” “예, 한스님.” “내가 오늘 당장 떠날 태니 모든 일족을 소집해 달라고 말했을 때 엘프 로드 아디이드의 반응은 어땠나?” 현성의 장난기가 가득 섞인 질문에 대답하는 아이리스 역시 무척 재미있었다는 듯한 표정으로 현성의 말에 대답했다. “무척 놀라는 것 같더군요. 그리고 장로들의 표정 또한 좋지 않은 것을 보니 아마 다나가 어제 저녁 오지 않은 것에 대해 걱정이 심했던 모양입니다.” “그랬을 태지....” 현성은 잠시 후 벌어질 엘프들의 행동에 대해 상상하자 도저히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숲의 요정이라는 엘프족들이 놀라는 모습은 무척 보기 힘든 것이었지만 그 모습을 요즘에 와서는 너무 자주 보고 있는 것이다. “한스님, 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가시지요.” “그래, 다이말로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나. 가자.” “존명.” “존명.” “존명.” ‘세라스의 말을 들은 그들이 놀라는 모습을 보러 가야겠지. 쿡쿡쿡.’ "아디이드님, 한스님께서 오십니다." 모든 엘프 일족이 한 자리에 모여 있는 가운데 그들을 이 자리에 모이도록 만든 원인인 현성이 서서히 등장했다. 다만 평소와 다른 점이라면 현성의 곁에 항상 붙어 다니던 로이나스, 아이리스, 다이말로, 다나아세스이 4명의 여인 중 다나아세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다는 것이었다. ‘여, 역시 무슨 일이 있었던 게로군. 다나야 이 못난 할애비를 용서해 주거라.’ 현성이 다나의 일을 추궁한다면 아디이드는 일족의 명예와 자존심을 위해서 다나를 포기 해야만 했다. “오래간만에 뵙습니다. 로드. 근 몇 주간은 찾아뵙지를 못했군요. 용서하시지요. 이제 이곳을 떠나려고 하니 그간 찾아뵈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리는 군요.” 현성이 깍듯한 존칭과 함께 그간의 무례 같지도 않은 무례를 사과하자 아디이드 역시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었다. “허허허, 용서하시지요. 이 늙은이 또한 그 동안 일족의 은인을 자주 찾아뵙지 못한 것 같습니다. 떠나신다고 하니 저 또한 섭섭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하하하, 그런데 그간 얼굴보기가 힘들었는데 무슨 바쁜 일이라도 있으셨던 모양입니다?” “바, 바쁜 일은요. 그저 앞으로의 일을 걱정했을 뿐 입니다.” 사실 아디이드와 장로들은 그간 다나가 전해준 무공을 모든 일족들에게 전해 주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아무리 모여 있다고 하지만 40만이 넘는 엘프들에게 골고루 무공을 전수해 주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또한 현성과 그 일행들이 알아차리지 못하게 비밀리에 무공을 전수하고 또 수련해야 했기에 무척이나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또한 그간 아디이드와 장로들이 의식적으로 현성을 피한 것도 그 이유가 될 수도 있었다. 지금 아디이드는 현성이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 조바심이나 견딜 수가 없었다. 그냥 인사치례로 한 말인지 아니면 뼈가 담긴 말인지 구분이 가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오늘은 다나가 보이지 않는 군요. 무슨 일이라도 있으셨습니까?” “하하하, 별일은 아닙니다. 잠시 후면 이 자리에 다시 도착할 것입니다. 다만 준비할 것이 있어 조금 늦을 뿐이지요.” “예.” 아디이드는 현성의 말에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 다행이었다. 현성은 자신들의 일에 대해 아직은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현성의 추궁이 있다면 다나를 방패막이로 내세워야 하는, 개인의 영달 보다는 일족의 미래를 위해 살아야 하는 엘프 로드 아디이드였지만 손녀의 안위가 걱정되어 한 질문에 현성이 아무 일도 없다고 대답하자 기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어찌 이리 일찍 떠나시는 것 입니까? 너무 섭섭하군요.” “하하하, 엘프족들의 호의에는 감사드리지만 제가 따로 할일이 있는 관계로 빨리 떠나 보아야 하겠기에 그러는 것이니 너무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무슨 급한 일인지는 모르겠으나 아무튼 잘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마도 천마교 제국의 건국이겠지...’ “예, 그렇게 말이라도 해주시니 너무 감사합니다. 사실 약간의 문제가 생겨 예상보다 조금 힘들기는 하겠지만 불가능한일은 아니니 꼭 성공하겠지요.” ‘천마교 제국의 건립비용을 우리 엘프족들이 모조리 사용해 버렸으니 힘이 들 수밖에 없겠지...’ “허허허, 그러시겠지요. 만약 저희가 도와 드릴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성심을 다해 도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디이드와 현성의 대화는 모든 엘프 일족들의 귀에 모두 전달되고 있었다. 본래 모든 일족들과 뜻을 나누기 위해 만들어진 이 장소에는 영구적인 음성 확장마법이 걸려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드리야 장로님은 오래간만에 뵙는 것 같습니다.” “예, 한스님. 저 또한 무척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겉으로는 웃고 있었지만 사드리야 장로의 마음은 온통 세라스의 걱정뿐이었다. 다나가 일족에게 무공을 전해준 사실을 모르는 사드리야 장로에게 있는 유일한 걱정은 오직 세라스가 한일의 성사 여부였다. “막상 떠나려니 그간 장로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 것이 무척이나 아쉽게 느껴지는 군요.” “별말씀을 이 늙은이를 그렇게 생각해주시다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런데 무슨 일로 예정보다 일찍 떠나시는지...” 사드리야 장로가 보기에 세라스는 실패 한 것 같았지만 아직 확실하지는 않았다. 현성이 무슨 이유로 예정보다 이틀이나 빠르게 떠나는지 그 이유를 정확하게 알고 싶었기에 그 정확한 이유를 물었던 것이다. “별일은 아닙니다. 그저 평소 생각해 오던 일을 조금 빠르게 실행하기 위해서이죠.” “다른 이유는 없으신 겁니까?” “예, 그런데 무슨 걱정이라도 있으십니까?” “아, 아닙니다. 그저 늙은이의 쓸 때 없는 걱정이었던 모양이군요.” 또한 아무리 사드리야 장로가 일족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세라스를 포기할 마음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한 아이의 할아버지였다. 세라스의 안위가 걱정되는 것은 막을 수가 없었다. 지금 까지 현성의 말을 들어본 결과 세라스의 일을 알지는 못하는 것 같았다. 만약 세라스의 계획을 현성이 알고 있다면 지금 까지 가만히 있을 이유가 없었을 것이니까 말이다. ‘세라스가 어제 밤 한스에게 가지 않은 모양이군. 하긴 쉽게 결정할 만한 일은 아니겠지.’ 사드리야 장로는 어제 밤 세라스가 자신에게 오지 않은 것을 그녀가 현성의 처소에 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 일로 세라스가 자신을 볼 면목이 없어 찾아오지 않은 것이라 스스로의 생각을 결론지어 버렸다. “무언가 하실 말씀이라도 있으십니까?” 아디이드의 조심스러운 물음에 현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곳에 모여 있는 카이라스 산맥의 모든 엘프족들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만난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전 카이라스 산맥에 살고 있는 엘프 일족들이 저의 반려들의 고향이라는 점에서 무척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현성의 말에 모든 엘프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나가 무공을 전수 할때 현성이 천마교 제국이라는 나라의 황태자 신분이라는 것이 밝혀졌고 또한 엘프 일족들의 위해서 사용한 마나석이 제국 건설의 자금이었다고 알고 있는 엘프 일족들은 현성의 호의에 충분히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간 이곳에서 지켜 본 결과 엘프 일족은 정말 숲의 요정이라 불리올 만한 품격과 진실의 종족이라고 불릴 자격을 가진 분들이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가 없군요.” 현성의 마지막 말에 모든 엘프 일족들이 긴장하며 귀를 곤두세우기 시작했다. 특히 엘프 로드 아디이드와 장로들은 현성의 마지막 말에 전 신경을 곤두 새울 수밖에 없었다. 비록 지금까지 들어본 말로는 현성이 다나나 세라스의 일에 대해서는 눈치 채지 못한 것 같았지만 확신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러던 와중에 약간 부정적인 것 같은 현성의 말은 그들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했다. “엘프라는 종족은 정말 뛰어난 존재입니다. 인간에 비해 훨씬 발달된 신체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마나를 다루는 능력 또한 인간에 비해 월등히 뛰어나죠. 그런 위대한 종족이 어찌 저 같은 인간의 힘을 탐하셨는지 의문입니다.” 현성의 말 한마디에 모든 엘프 일족들은 가슴이 털컹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 이미 현성은 모든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진실만을 말하며 거짓을 모른 다는 사실로 유명한 엘프 일족들이 보여준 몇 몇 행동은 저에게 그 말의 진위 여부를 의심하게 만들었습니다.” ‘모, 모든 것을 알고 있었어. 다, 다나야...’ ‘음, 세라스가 실패한 것이 확실한 모양이군. 하지만 저 인간의 행동으로 볼 때 우리 일족 모두에게 해가 되는 일을 할 것 같지는 않군 그래.’ 현성의 예의 바른 모습에 일족들에게 피해가 올 것 같지 않다고 생각한 아디이드와 사드리야 장로였지만 잠시 후 그들은 자신의 생각이 얼마나 헛된 것이었는가를 뼈저리게 깨닫게 될 것이다. “모두들 제가 하는 말의 뜻을 잘 알고 있으시겠지요. 모든 엘프 일족들을 대표해 로드께서 해명을 해주시지요.” “무, 무슨 해명을 말인가?” 아디이드는 처음부터 강하게 나가기로 결정했다. 자신들은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다. 그저 다나가 선물로 준 것을 배웠을 뿐이고 그것이 현성의 무공이었음은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한 것이다. “정녕 모르신다고 하실 참입니까?” 현성의 노한 음성에 아디이드는 약간 걱정이 되긴 했지만 다나의 말에 따라 현성이 자신들 모두에게 해를 끼칠 것 같지는 않았다. “허허허, 이 늙은이는 한스님이 정령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알 수가 없군요?” “저는 엘프 일족을 위해 많은 것을 희생했습니다. 그런데 그 대가가 고작 이런 배신이란 말입니까? 엘프라는 종족에 대해서 실망한 것은 물론이오. 심한 증오까지 느끼고 있습니다.” 현성의 말이 점점 거세짐과 동시에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기가 아디이드와 장로들을 압박해왔다.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이오? 무언가 오해가 있는 듯 하구려.” “오해라 그럼 내 증거를 보여 드리지요. 아이리스!!” 현성의 외침이 끝나기가 무섭게 조금 떨어진 거리에 있던 아이리스의 신영이 현성의 앞에 이동해하며 그 앞에 부복했다. “당장 증거를 대령하라!!” “존명!!” 증거라는 말과 함께 아이리스가 꺼낸 것은 자그마한 술병이었다. 그것도 이 엘프족들이라면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엘프주를 담는 술병이었다. “이것을 보시고도 모른다 하시겠습니까?” 현성이 증거라고 밝힌 물건이 엘프주를 담는 술병이라는 것을 알아차리자 아디이드와 장로들은 어리둥절했다. 그들은 당연히 현성이 다나를 데리고 와서 그들을 추궁할 거라 생각했지만 현성이 증거라고 내밀 물건은 아디이드와 장로들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전혀 생소한 것이었다. ‘여, 역시.’ 현성이 꺼낸 술병을 보고 가장 놀란 엘프는 역시 사드리야 장로 혼자뿐이었다. 다른 엘프들이 모르는 일이니 당연한 것일 수도 있었지만 사드리야 장로가 걱정하는 것은 지금 현성의 태도는 마치 이일을 모든 엘프족들이 한일로 의심하고 있는 듯했기 때문이다. ‘이 일은 세라스 혼자만이 저지른 일이 되여야만 하겠지.’ “이, 이것이 무엇이오?” 사드리야 장로가 정말 궁금하다는 듯이 현성을 바라보자 현성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냉혹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정녕 마지막 까지 모르는 척을 하실 생각이십니까? 이것을 저에게 보낸 것은 바로 당신들이 아닙니까!!” “무, 무슨?” 어리둥절해 하는 아디이드와 장로들을 바라보며 현성은 어제 밤에 있었던 일을 모든 엘프 일족이 듣고 있는 가운데 큰 소리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세라스가 어제 밤 자신을 찾아왔으며 다크 엘프 족의 미약인 밀리샤가 든 술병을 자신에게 먹이려 했다는 사실을 말이다. “밀리샤는 상대를 자신의 노예로 만드는 극약한 마계의 산물입니다. 고귀한 엘프족께서 그런 물건을 사용하시다니요!!” “저, 정녕 모르는 일이 오이다.” 아디이드는 정말 이게 무슨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누가 엘프족과 상극인 다크 엘프족의 비약을 가지고 있으며 또한 그것을 사용하려 했단 말인가? 자연스럽게 모든 엘프족들의 시선은 사드리야 장로를 향해 모아졌다. 세라스가 한일을 그가 모르고 있었을 리가 없을 태니까 말이다. “저 또한 모르는 일입니다. 세라스가 그런 저주받은 물건을 어디서 구했는지 제가 어찌 알고 있겠습니까? 또한 알았다면 제가 말렸을 것입니다.” 사드리야 장로는 모든 엘프족들의 시선을 받으면서도 당당하게 자신의 무고를 주장했다. 그런 사드리야 장로의 말에 엘프족들은 혼란스러워했고 현성은 이일을 모든 엘프족들이 벌인 일로 몰아 부치고 있었다. “모두 모른다고만 말하시다니요!! 저런 저주받은 마약을 사용해 저를 당신들의 종으로 만드실 생각이었습니까? 여러분들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한 저에게 어찌 이러 실수가 있단 말입니까!!” “우리는 정녕 모르는 일이오이다. 세라스를 불러 오시오 그녀를 불러 온다면 모든 일의 진실을 알 수 있을 것이 아니오?” “세라스, 세라스라.....” “어찌 대답이 없으시오!! 세라스가 우리 일족들이 그 일을 사주했다는 말을 했소이까?” 사드리야 장로는 현성이 세라스를 부르지 못하자 역시 세라스가 자신 스스로 한 일로 이번 일을 마무리 지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찌 많은 수의 일족 중 한 명이 단독으로 저지른 과실을 모든 일족에게 덮어씌우려 하신단 말씀이오!!” 사드리야 장로의 노한 목소리에 현성은 재미있다는 표정을 지어 보이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 “일족 중 한명의 과실이라....” “그렇소!! 분명 세라스가 단독으로 저질은 일의 책임을 우리 모두에게 묻는 다는 것은 말도 안돼는 일이오!!” “그럼 다나의 일은 어찌 설명하시겠소!! 설마 그것까지도 모른다고 시치미를 땔 참이오!!” “다, 다나의 일이라니 그 무슨?” 현성이 다나의 일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자 아무것도 모르는 사드리야 장로는 현성이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아디이드와 다른 장로들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다. 현성이 온 이유가 세라스 때문인 줄만 알고 있었던 그들에게 현성이 다나의 일을 알고 있다는 말은 엄청나게 충격적인 사실이었다. “음, 무슨 일을 말이오?” “로드는 마지막 까지 시치미를 때실 작정이십니까? 다나를 구슬려 저의 무공을 모든 엘프 일족에게 전수하지 않으셨습니까!!” 이번에는 사드리야 장로가 놀랐다. 다나가 엘프 일족들에게 무공을 전수해 주다니 그것은 또 무슨 소리란 말인가? 어리둥절해 하는 사드리야 장로와는 달리 모든 엘프 일족들은 지금 현성이 하는 말이 무슨 뜻인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다나의 일을 알고 있다고는 하나 우리 일족은 모르는 일이다.’ 마음속으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 아디이드는 현성의 말에 진정 놀랐다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다나가 우리에게 전해 준 것은 단순한 호신술인줄로만 알았거늘...... 그것이 한스님의 무공인줄 알았다면 우리 또한 함부로 배우지 않았을 것입니다.” “끝까지 모른 다고 하실 참 들이시구려 아이리스!! 그녀들을 데리고 와라!!” “존명!!” 현성의 명을 받은 아이리스가 순간이동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고 그와 함께 다나와 세라스가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 아이들이 한 일을 모르신다고 하시겠소!! 당신들은 신의를 버렸소, 나는 그대들에게 호의를 베풀었지만 그대들은 오히려 나의 힘을 탐했고 나의 안위까지 위협했소!!” 현성은 세라스와 다나의 행동을 모두 엘프 일족의 사주를 받아 한 일처럼 추궁했고 무척 분노한 듯 보였다. 엘프 일족도 그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현성은 자신들에게 제국의 자금까지 사용하며 호의를 베풀었지만 자신들은 그를 속이지 않았는가? “내 다나의 일은 나의 실책이라 말하겠으나!! 감히 저주받은 미약 따위로 나를 조정하려 하다니!!” “하, 한스님 그것은 제가 단독을 벌인 일이며 또한 저희 일족들은 그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 말을 내가 어찌 믿는단 말이냐 세라스!!” 현성의 추궁에 세라스는 할말이 없었다. 자신에게 미약을 먹여 조정하려 했던 상대의 말을 어찌 믿을 수 있단 말인가? “세라스의 말에 따라 우리 일족은 전혀 모르는 일이오. 또한 저주받은 다크 엘프의 물건을 사용했으니, 우리 일족에서 추방당한 것이나 진배가 없는 아이요. 그 아이가 한일을 우리와 연관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니오!!” 사드리야 장로의 말에는 세라스가 자신의 일족과는 무관한 관계임을 내세워왔다. “그럼 세라스는 일족에서 버림받은 존재란 말이오?” “그리 생각해도 무방할 것이오!” “그럼 이 계집을 어찌 처단하던 관여하지 않겠다는 말이 구료?” “그, 그렇소.” 사드리야 장로는 세라스를 완전히 포기했다. 그녀의 운명은 앞으로 한스라는 이름을 가진 한 인간의 손에 맡겨진 것이다. 엘프 로드 아디이드와 사드리야 장로는 다나와 세라스를 포기했다. 부디 둘만의 희생으로 모든 일이 마무리되기를 바란 것이다. “참으로 냉정하구려, 일족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한 둘을 가차 없이 내버리다니 말이오. 다나 너는 이런 이들을 위해서 나를 버린 것이냐?” “...........” 오르지 침묵만이 존재하는 가운데 현성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현성에 음성과는 판이하게 다는 목소리였다. “모든 엘프 일족들은 들어라 너희는 어리석은 선택을 했다. 나를 너무 얕보았다는 말이 맞겠지 내가 그녀들의 말에 진실과 거짓도 파악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존재로 보였더냐? 너희 일족들은 나를 속인 대가가 어떤 것인지 뼈저리게 느끼게 될 것이다.” 모든 말을 마친 현성의 몸에서 마치 폭발할 듯이 뿜어져 나오는 붉은 빛 서기가 대기를 장악하며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서서히 그 영역을 넓혀가는 현성의 기운을 느끼며 엘프들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엘프들은 기겁했다. 지금 까지 현성의 행동으로 보아서 설마 이렇게 까지 나올 줄은 몰랐던 것이다. 그러나 그들도 바보는 아니었다. 만약에 있을지 모르는 사태를 대비해 엘프족들 중 높은 전투력을 가진 이들은 이미 이러한 상황에 대비해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엘프족들은 자신들이 가진 힘이라면 현성을 이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 대 일 승부는 무리지만 숫자는 자신들이 훨씬 많다. 또한 내공심법을 배운 이 후 마나의 양이 과거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어난 그들은 자신감에 넘쳐 있었다. 현성이 서서히 그 힘의 영역을 넓혀감에 따라 다이말로와 아이리스 그리고 로이나스까지 과거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의 강렬한 기운을 뿜어대기 시작했다. 현성 일행과 엘프족들이 뿜어내고 있는 기운들이 점점 그 힘을 늘려가기 시작했다. 이때 가장 놀란 것은 아디이드와 장로들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힘이라면 현성을 가볍게 제압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과거 현성의 내공심법을 얻기 전에도 마음만 먹는 다면 희생은 조금 크겠지만 현성 일행을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내공심법을 얻어 마나가 3배 가까이 늘어난 후에는 압도적으로 이길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들의 이러한 생각은 완벽한 오판이었다. 현성과 그녀들이 가지고 있는 힘은 자신들보다는 약간 아래였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힘이었다. ‘만약 이대로 충돌한다면 이곳에 있는 그 누구도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서로 비슷한 힘을 가지고 있는 두 힘이 정면으로 충돌한다면 그 여파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다. 승자도 없고 패자도 없는 싸움이 되는 것이다. 한편 현성 또한 상당히 놀라고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설마 엘프족이 이 정도까지 힘을 키웠다니... ‘비록 저들에 맞추어 힘을 조절하기는 했지만 상상 이상인 걸, 하지만 이게 끝이라면 너무 섭섭하겠지.’ 현성은 자신의 예상을 웃도는 엘프들의 힘에 자신의 힘을 좀더 개방하기 시작했다. 본래는 엘프들과 대등한 기운을 뿜어내며 위협을 가할 생각이었지만 생각 왜로 강했던 힘 덕에 현성 일행의 힘이 더 약해 보였던 것이다. ‘이, 이럴 수가 저 자의 마나는 한계가 없단 말인가!!’ 아디이드는 경악했다. 비록 지금 상태에서 서로 충돌한다면 현성 일행과 엘프족 모두 멸망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점점 증가해 가는 현성의 마나에 기겁할 수밖에 없었다. ‘이, 이대로는 위험하다. 뭐, 뭐지 이 마나는?’ 현성의 마나를 제외하고도 자신들을 압박하고 있는 강대한 마나의 기운이 아디이드의 감각에 포착되었다. ‘그, 그녀들이었군.’ 현성이 마나의 양을 증폭함에 따라 그녀들도 숨겨왔던 자신의 힘을 서서히 개방하기 시작한 것이다. 광폭하기 피어오르는 대립된 두 가지 기운은 서서히 그 우열이 가려지기 시작했다. 더 이상 증가하지 않는 엘프족들에 비해 끝임 없이 증가하는 현성 일행의 모습은 누가 봐도 그 승패를 능히 짐작할 수 있었다. ‘이, 이상이면 위험하다.’ 지금까지의 힘이라면 자신들이 불리하기는 하지만 현성 일행도 무사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더 이상 힘의 차이가 생긴다면 엘프족만이 멸망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아디이드의 우려와는 다르게 현성의 기운은 더 이상 증가하지 않았다. 그에 따라 계속해서 증가하던 그녀들의 마나도 그 성장을 멈추어갔다. ‘다, 다행이군.’ “한스님도 아시겠지만 지금은 서로에게 득이 없는 싸움입니다. 이만 멈추시지요.” 아디이드의 중제 요청에 현성은 분하다는 듯이 중얼거리며 서서히 그 힘을 줄여 나갔다. “비열한 놈들 나의 힘을 훔쳐 배우지만 않았더라면 모조리 도륙할 수 있었을 것을!!” ‘그러고 보니 저 인간의 마나 정제방법을 배우지 않았다면 완전히 당할 뻔했군.’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아디이드와 장로를 위시한 다른 엘프들 역시 그 힘을 거둬 드리기 시작했다. 사드리야 장로는 자금 자신의 눈으로 본 것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그 첫 번째로 가장 놀란 것은 엘프족들의 엄청난 힘이었다. 한달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이렇게 강해 질수 있는 것이란 말인가? 자신의 눈앞에 있는 엘프들의 전력이라면 가히 중간계 최강의 종족이라는 드래곤이라도 쉽게 무시할 수 없을 정도의 강한 힘이었다. 그 두 번째는 바로 현성 일행의 힘이었다.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하게 성장한 엘프족들과 대등한 힘을 보여주다가 점점 더 강한 힘을 뿜어대고 있는 현성 일행을 보며 사드리야 장로는 자신이 너무도 어리석은 생각을 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상대는 단 4명 그런 상대에게 힘에서 압도당하고 있는 수 만 명에 이르는 엘프족 전사들...... ‘처음부터 너무 어리석을 계획을 세웠던 것 같군. 저들의 힘을 너무 얕잡아보았어. 그저 조금 강한 인간이라고 생각했거늘....’ 현성 일행의 힘을 얕잡아본 자신의 실책이었다. 그저 자신들보다 조금 더 강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그들의 힘은 일족의 전사 수 만 명이 모여야 겨우 대등할 정도의 힘이었던 것이다. ‘후후후, 처음에 나의 계획이 받아들여졌다면 우리 일족이 모두 멸족 될 뻔했군. 나의 선택이 잘못된 것이었나?’ 다나에게 내공심법을 배우지 못한 상태에서 현성 일행과 시비가 붙었다면 엘프족의 패배는 불보 듯이 뻔한 일이었다. ‘하긴 저 정도 상대에게 미약 따위로 어떻게 할 수 없었겠지. 다크 엘프족의 미약 밀리샤는 어디까지나 평범한 유사인종들에게나 통하는 것이었으니....’ “정말 대단하시군요. 도저히 인간이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말입니다. 저희들의 실책을 인정하겠습니다. 당신을 얕잡아본 저희들의 실책을 말입니다.” 아디이드의 자조적인 말에 현성의 얼굴이 마치 비웃는 듯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나를 얕잡아본 너희들의 실책을 인정한 다라? 그렇다면 그녀들을 이용해 나를 해하려 한일은 인정하지 않는 다는 뜻인가?” 현성의 비꼬는 말투에도 불과하고 아디이드의 대답은 방금 전에 한 말과 단 한 마디도 다르지 않았다. “그것을 인정할 수는 없습니다. 한스님의 말을 인정한다면 우리 일족은 스스로 그 자긍심을 포기하는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정말로 모르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다나의 일은 모든 일족이 알고 있는 일이었다. 현성의 무공을 그 몰래 가르쳐 준 것이라는 직접적인 말을 없었지만 내공심법과 무공을 배운 엘프 치고 그것이 현성의 것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엘프는 없었다. 다만 모두 알고도 모른 척 했을 뿐. 그들은 그저 다나가 알려준 단순한 호신술을 배운 것뿐이다. 스스로가 그렇게 생각했다. 아니 해야 했다. 그러지 않았다면 그들은 스스로의 긍지를 저버린 살아도 살아있는 것이 아닌 존재들이 되었을 태니까 말이다. 지금에 와서도 인정할 수 없었다. 그것을 인정하는 것은 일족의 자긍심을 버리는 일. 또한 세라스의 일은 정말로 알지도 못하는 일이었다. 현성 또한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이 자신 스스로도 알고 있는 진실을 부정하는 것은 그들의 마지막 자존심과 긍지 때문이라는 것을....... “알지 못한 다라..... 정말 재미있는 말이로구려.” “한스님, 또한 저희의 입장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계실 것이라고 믿습니다.” 현성의 어이없다는 듯한 말에도 아디이드는 태연한 어조로 대구했다. 그 역시 현성이 자신들의 심정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사실을 믿었던 것이다. “한스님, 서로가 힘으로 대립하게 된다면 모두가 멸망하는 길만이 남아 있을 뿐입니다. 저희들의 입장을 아신다면 부디 한 발짝 물러나 주시지요.” 아디이드의 말에 담긴 뜻은 뻔했다. 자신들의 일을 모르는 척해달라는 것. 이 일이 다나와 세라스 만의 잘못으로 끝난 다면 현성과 엘프족들이 충돌할 이유가 없고 또한 현성과 엘프족의 자존심 또한 지키게 되는 것이다. “내가 그 제의를 거절한다면 어찌 되겠는가?” 현성의 장난치는 듯한 어조의 질문에 아디이드는 마치 자신의 모든 것이 걸린 것과 같은 비장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그렇게 된다면 저희 일족과 한스님 모두에게 멸망만이 있을 뿐이겠지요.” 아디이드의 입에서는 더 이상 물러 설수 없다는 듯한 비장함이 느껴졌다. 그 역시 현성과 적이 되고 싶지 않았다. 또한 마음 한편으로는 고마움 또 한 가지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자신의 손녀를 구해준 생명의 은인이요. 일족에게 크나 큰 도움을 준 인간이 아닌가? 자신들이 지금 이렇게 강해진 것도 어찌 보면 현성의 도움이라고 볼 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런 현성과 적이 되고 싶지는 않았다. “좋소, 그렇다면 세라스와 다나의 처분만을 우리에게 맡긴다는 것이요.” 어쩔 수 없다는 듯한 현성의 말에 아디이드의 마음속에는 안도와 슬픔이 교차했다. 결국 자신은 사랑하는 자신의 손녀 대신 모든 일족을 선택한 것이다. ‘일족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되었구나. 다나야 미안하다. 이 못난 할애비를 마음 것 원망하도록 해라. 내 너를 잊지 않을 것이다.’ 마음의 결정을 내린 아디이드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힘차게 자신의 뜻을 현성에게 전했다. 그리하겠다고..... 자신의 말이 떨리고 있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디이드는 일족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한 자신의 손녀를 포기했다. “좋소, 그전에 이 둘을 만나보도록 하시오. 아마 마지막 만남이 될 것 같지만 말이오....” “고, 고맙소.” 현성의 마지막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아디이드의 몸은 다나를 향해 날아갔다. 손녀를 지켜주지 못한 부족한 할아버지인 자기 자신을 저주하면서 말이다. “다, 다나야.” “하, 할아버지 아무런 걱정도 하지 마세요. 그건 저 스스로의 선택이었지 누군가의 강요도 아니었고 또한 언젠가는 닥쳐 올 일이 조금 일찍 일어난 것 뿐이니까요.” “다, 다나야, 흑흑흑.” 차마 말을 잊지 못하고 울음을 터트리는 아디이드를 바라보며 다나는 밝고 해맑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런 그녀의 모습은 아디이드를 비롯해 그 뒤에 자리하고 있었던 장로들까지도 감격시키기에 충분했다. 이별의 아쉬움을 나누는 아디이드와 다나와는 정 반대로 사드리야 장로와 세라스 사이에는 아무런 말도 오가지 않았다. 오르지 묵묵히 서로가 서로의 시선만을 교환하고 있을 뿐. 그런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현성은 그저 재미있기만 했다. 사드리야 장로와 세라스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이 시간에 서로가 서로를 외면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밀리샤 때문일 것이다. 세라스는 이걸로 끝이지만 사드리야 장로는 달랐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는 것이다. 그런 그에게 저주 받은 다크 엘프의 물건을 사용했던 세라스는 이미 일족에서 버림받은 존재. 한 마디로 자신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존재가 되었던 것이다. ‘후, 다른 엘프들도 재미있지만 저 둘은 정말 알 수가 없군.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순간까지도 이렇게 뻣뻣한 자세를 유지하다니.’ 그들을 지켜보는 현성은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한 기대가 가득했다. 세라스의 입이 다시 열릴 때 그들은 또 한번 크나큰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질 것이다. ‘엘프족들 내 예상을 뛰어넘는 힘을 가진 종족이었다. 앞으로의 일에 많은 도움이 되겠지....’ 엘프족들은 정말 강했다. 현성의 예상을 훨씬 뛰어 넘을 정도로 말이다. 앞으로 20 ~ 30년의 시간이 흐른다면 엘프족들의 힘은 지금보다 족히 3 ~ 4배 이상은 강해질 것이다. 자신의 생각이 맞아 떨어진다면 엘프족들은 자신의 완벽한 수족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는 결코 과거의 뼈아픈 배신을 잊어버린 것이 아니었다. 언제든지 그들이 자신을 배신 할 낌새가 느껴진다면 모두 멸할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힘과 현성 일행의 힘이 대등하다고 여기고 있지만 실상 5명 중 가장 약한 다나 혼자서라도 모든 엘프족을 멸족시킬 수 있을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었다. 20 ~ 30년의 시간이 흘러 그들이 더 강한 힘을 손에 넣게 된다고 해도 자신에게는 결코 이길 수 없을 것이다. ‘나는 더욱 강해질 것이다. 지금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더욱 더 강해질 것이다. 그녀의 복수를 위해서.......’ 현성은 5년 전의 그날을 단 한번도 잃어버린 적이 없었다. 비록 지금은 그 방법을 알지 못하지만 언젠가는, 언젠가는 반드시 중원으로 돌아가 잃어버린 자신의 자리를 다시 되 찾을 것이다. 또한 자신을 배신한 사제 무영에 대한 복수도 함께 말이다. “뭐, 뭐라고 했느냐!!” “세, 세라스 방금 네가 한말이 모, 모두 사실이냐?!” 조용히 사색에 잠겨있던 현성의 귀에 놀라고 있는 엘프 장로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세라스가 입을 연 모양이었다. “예, 다나아세스님은 하이 엘프족의 신궁 아로미아에게 인정받은 우리 엘프족의 제왕이십니다.” “그, 그럴 수가 설마 저 물건이 신궁 아로미아란 말인가?” 떨리는 목소리로 조심스레 다나의 등에 매여져 있는 아로미아를 바라보는 엘프들의 시선에는 놀라움과 경악스러움이 가득 담겨있었다. “미, 믿을 수 없어.”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한 엘프족들의 말과는 달리 그들은 서서히 다나의 등에 매인 신궁아로미아가 신품이라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저, 정말이구로구나. 하이 엘프족의 비보 신궁 아로미아....” 아디이드는 다나의 등에 매여져 있는 신궁 아로미아가 진품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그간은 전혀 알아보지 못했지만 말이다. 그 범위는 서서히 확산되어 갔다. 처음에는 아디이드 혼자만의 느낌이었지만 장로들에 이어 모든 엘프족들의 마음속에는 지금 자신이 보고 있는 것이 진정한 하이 엘프족 로드의 신물 아로미아라는 사실을 확연히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 동안은 전혀 알아보지 못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아로미아에서 느껴지는 하이 엘프족 특유의 기운은 서서히 그 영역을 넓혀 갔고 결국에는 하나의 생명체처럼 느껴졌다. “이, 이럴 수가!!” 분명 처음 느껴보는 생소한 기운이었지만 그 어떤 기운보다도 포근했고 따스했으며 자신들과 가장 잘 어우러지는 느낌이었다. 그들은 그 순간 알 수 있었다. 자신들에게 느껴지는 이 미지의 기운이 바로 하이 엘프족 특유의 기운이라는 것을 또한 그 기운의 근원지가 다나의 손에 들린 신궁 아로미아라는 것을 말이다. 누가 알려준 것도 아니건만 그들은 다나의 손에 들린 신궁 아로미아가 진품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들로 하여금 스스로 머리 숙이게 만드는 미지의 기운....... 그 미지의 기운은 서서히 그 영역을 넓혀가더니 결국에는 하나의 형태를 이루기 시작했다. 인자한 노인의 모습...... 서서히 그 모습이 뚜렷해지며 들어나는 모습은 바로 있는 것은 바로 인자한 노인 엘프의 형상이었다. 자비롭게 생긴 노인 엘프의 모습으로 변한 미지의 기운을 바라본 엘프 로드 아디이드는 경악스러운 목소리로 외쳤다. “하, 하이 엘프족 로드, 아로하사님.” 아디이드의 목소리는 무척이나 작았지만 그의 말이 미친 여파는 결코 적지 않았다. 모든 엘프족들의 시선에는 경악스러움과 함께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한 생각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었다. “믿을 수 없어!! 하이 엘프족의 로드 아로하사님이라니!!!” “그분은 이미 수 십 만년에 존재하시던 분이시거늘.......” 모든 엘프족들의 입에서 믿을 수 없다는 부정적인 말이 튀어나왔지만 그 누구도 그가 하이 엘프족의 로드 아로하사라는 것을 부정하지는 못했다. 그것은 자신의 존재 가치를 부정하는 일이었다. 자신에게 느껴지는 이 친근하고도 따스한 기운은 분명 자신들이 본래 가지고 있던, 그러나 잃어버렸던 하이 엘프족 고유의 기운이었다. 분명 처음 접해보는 미지의 기운이었지만 엘프족들의 몸은 너무도 익숙하게 그 기운의 주인을 알아차릴 수 있었던 것이다. “위대하신 하이 엘프족의 로드 아로하사님께 그 후손인 엘프족들의 로드 아디이드가 인사드립니다.” “인사드립니다!!!” 아디이드가 아로하사를 향해서 공손히 절을 하자 그 것을 바라보고 있던 모든 엘프 일족 역시 자신들의 눈앞에 나타난 아로하사의 혼을 향해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이며 존경을 표했다. 이곳에 있는 그 누구도 이것을 전혀 어색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엘프들에게는 너무나도 당연한 것 같이 느껴질 지경이었다. 아로하사가 그저 가만히 서있는 것 만으로도 엘프 일족들은 감히 그 존재감에 고개를 들어 그를 쳐다 볼 생각조차도 하지 못했다. 아무런 이유도 없었지만 본능적으로 느껴지는 아로하사의 기운은 엘프족들에게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다. “위대한 저희들의 시조이신 하이 엘프족의 로드 아로하사님. 저는 위대하신 분의 가장 가까운 후손인 아디이드라는 이름을 가진 엘프입니다. 어찌하여 지금 이 자리에 오신 것입니까?” 어떻게 들어보면 상당히 비꼬아 들릴 수도 있는 말이었지만, 지금 아디이드의 말속에 감격과 기쁨의 환희가 서로 뒤엉켜있다는 사실은 누가 보아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아디이드 자신도 그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다 늙은 자신의 심장이 왜 이리도 미친 듯이 뛰고 있는지 또 자신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 차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들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내 이름은 아로하사, 과거 하이 엘프족의 로드였으며 현재는 신궁 아로미아에 깃들어 있는 혼령에 불과한 존재다. 그대들이 나의 후예들인가?] “예, 저희들은 현재 존재하고 있는 하이 엘프족의 유일한 후예라 불리오고 있는 엘프족들입니다. ” 아디이드는 공손한 자세로 아로하사의 질문에 성심성의 것 답변했다. 아디이드에게 있어서 아로하사는 일족의 시조 이상으로 자신에게는 무척 중요한 인물이었다. 바로 자신이 현재 남아있는 아로하사의 많은 후손들 중 가장 진한 피를 잊고 있는 그의 직계 후손이었으니 말이다. 반대로 말한다면 자신의 직계 조상이 된다는 말이었다. 아로하사 역시 자신의 눈앞에 있는 아디이드가 현존하는 자신의 후손들 중 자신에게 가장 가까운 피를 잊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나의 후손들이라......] 왜인지 모르게 실망한 듯한 아로하사의 말에 아디이드를 비롯한 엘프족들은 자신들이 마치 큰 죄라도 진 것 같이 느껴졌다. 그는 오랜 시간을 드래곤들의 레어 속에서 영혼구(靈魂毬) 속 봉인되어 지냈다. 또한 그 봉인이 풀린 후에는 하이 엘프족 로드의 신물이자 그들의 보물인 신궁 아로미아에 영원히 구속되는 종족적인 존재가 되고 말았다. 그러나 그는 절대 후회하지 않았다. 과거 태초에 있었던 드래곤족들과의 계약에 의해 어찌될지 모르는 자신이었다. 비록 한 무구에 종속되는 존재가 되었다고는 하지만 자신의 후손에 의해서 과거 하이 엘프족의 위대한 유산을 부활시킬 큰 꿈을 안고 있었다. 그가 신궁 아로미아에 귀속된 뒤 유일한 대화 상대는 오직 자신의 먼 후손이라는 다나아세스라는 아이 뿐이었다. 아니, 이제는 자신의 주인이 되어버린 소녀였다. 비록 큰 힘을 가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육체가 없는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다나에게 자신의 힘을 빌려주며 그 순간 다나를 통해 세상을 구경할 따름이었다. 비록 그녀의 주인이 된 레드 드래곤 고룡 카이라스를 직접적으로 만나 본적은 없었지만 간접적으로는 이미 많이 마주친 경험이 있었다. 그는 레드 드래곤 고룡 카이라스가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지 자세히 알지는 못했다. 다만 재미있는 유희를 즐긴다고 생각할 뿐. 그러나 그가 다나를 통해서 본 엘프족들에게 느낀 감정은 오르지 단 한 가지 뿐이었다. 실망..... 아무리 많은 시간이 흘렀다지만 지금의 엘프들에 모습에서는 도저히 과거 하이 엘프족들의 흔적을 찾을 수가 없었다. 겉모습이나 그 특유의 기운, 즉 육체적인 면에서는 그리 크게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정신적인 면에서는 너무도 연약하게 변해있었다. 자신들의 후손인 엘프족들이라면 스스로의 존재 가치에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있어야 했다. 그런데 자신의 눈으로 본 엘프 일족에게는 그러한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다. 다나가 레드 드래곤 고룡 카이라스의 산 제물로 바쳐졌다는 말을 들었을 때 그는 큰 실망을 했지만 어느 정도는 수긍할 수 있었다. 과거에 비해 많이 약해진 지금의 후손들이 중간계 최강의 존재인 드래곤을 상대로 싸움을 벌일 수는 없을 것이니 말이다. 그러나 지금 그의 눈으로 본 엘프족들의 모습은 자신의 예상을 훨씬 빗나간 모습이었다. 드래곤들에게 과거에 비해서 그 위치가 많이 하락했다고는 했지만 이렇게 까지 초라해져 있는 줄을 알지 못했다. 여러 가지 몬스터들을 조합한 합성 괴수들을 이기지 못해 멸족의 위기에 까지 놓였고 또한 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 또한 매우 치졸했다. 과거라면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고룡 카이라스가 만들어 놓은 괴수들의 힘은 결코 무시할만한 수준이 아니었지만 평소 엘프족들이 꾸준히 힘을 키워왔다면 충분히 상대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었다. 자신들에게 닥친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무고한 현성 일행을 끌어들였고 또한 나중에 가서는 자신들의 은인에게 차마하지 못할 짓 까지 하였다. 그것은 위대한 하이 엘프족의 후손으로 결코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스스로를 속이고 그 자긍심을 버린다는 것은 진정으로 그 존재 가치를 버린 것이다. 엘프족들은 눈에 보이는 결과를 보고 현성의 추궁을 부인했지만 그들 스스로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겉으로는 엘프족의 자긍심을 내세워 자신들이 한일을 부정했다. 무언가가 잘못되어도 단단히 잘못된 것이 분명했다. 진정 진실의 종족으로 불리는 자신의 후손들이 해야 할 일은 결코 아니었다. 너무도 실망스러웠다. 너무도 어리석었다. 그들이 자신의 후손이라는 사실을 부정하고 싶었다. 자신들의 후손은 스스로의 진정한 자긍심이 무엇인지를 잊고 있는 것 같았다. 아로하사의 생각이 어쩌면 너무 이상적일 수도 있었지만 그의 그런 생각을 전혀 바뀌지 않았다. 일족이 멸족될 것 같은 위기의 상황에서 그들이 내린 결정은 스스로가 자신의 부정을 외면하는 것이었다. 어쩌면 가장 현명한 선택이기도 했다. 스스로가 생각하기에 자신의 자긍심을 지킬 수 있고 또한 자신의 생명 또한 지킬 수 있는 일이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아로하사는 그것이 싫었다. 눈에 보이는 결과를 본다면 좋겠지만 스스로 자신의 부정을 알고도 외면하는 태도를 고수할 정로라면 살아갈 가치도 없었다. 이상적인, 너무도 어리석은 생각일 수도 있었다. 지금의 엘프족들은 살아남기 위해 우회라는 길을 선택할 정도로 성장했다. 과거의 하이 엘프족이 만약 이 같은 상황에 놓여 있었다면 차라리 일족이 멸족할 지라도 스스로를 속이는 일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아로하사는 이런 성장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늙은이의 고집이라도 좋았다. 지금의 자신에 눈에 보인 후손들은 스스로가 하이 엘프족의 후손이길 포기한 너무도 어리석은 존재로만 보여줬다. 이런 아로하사의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디이드는 그저 조심스러운 표정으로 갑작스럽게 나타난 아로하사를 바라볼 뿐이었다. 갑자기 이곳에 아로하사가 나타난 이유는 알 수가 없었지만 아디이드는 아로하사의 말 중 ‘신궁 아로미아에 깃들어 있는 혼령’이라는 말을 분명히 알아들은 상태였다. ‘신궁 아로미아에 깃든 혼령이라면 역시 과거에 있던 문헌과 맞아 떨어지는 군. 위대한 하이 엘프 로드 아로하사님과 신궁 아로미아가 사라진 때는 동일하다고 알려져 있으니 말이야.’ 아디이드는 이번 일이 무척이나 좋은 징조라고 생각했다. 태초에 사라졌던 신물이 다시 나타난 것도 모자라 위대한 자신들의 지도자 또한 다시 부활한 것이다. 그러자 또 한 가지 걱정거리가 생겼다. 신궁 아로미아의 선택을 받은 자신의 손녀 다나를 어찌 한단 말인가? 이미 그녀의 모든 것은 현성의 소유가 되지 않았는가? ‘걱정이구나... 그러나 아로하사님이 도와주신다면......’ 아디이드는 다나를 살리기 위한 한 가지 방법으로 아로하사를 생각했다. 비록 혼령의 몸이지만 지금의 아로하사에게서 느껴지는 강력한 기운은 결코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던 것이다. [나의 후손들은 듣거라.] “예!!!” [지금부터 내가 해 줄 이야기는 과거 태초에 있었던 하이 엘프족의 진정한 존재 가치이며 그 힘이다.] 수 많은 엘프족들이 보는 가운데서 시작된 아로하사의 옛날이야기는 모든 엘프족들의 고개가 숙여질 정도로 숙원하고 현재의 자신들에게 있어 너무도 부끄러운 이야기였다. 아로하사가 엘프족들에게 해준 이야기는 과거 다나에게 말해 준적이 있었던 이야기였다. 하이 엘프족이 천족과 마족을 상대로 전투를 벌였던 태초에 벌어진 전쟁의 이야기. 아로하사의 말이 한 마디 한 마디 이어질 때마다 엘프족들의 얼굴을 수치심으로 물들어 같다. 아로하사가 이야기 해주는 위대한 선조들의 업적과 정신에 비해 자신들은 너무나도 부족하고 치졸한 존재였다. 과거 하이 엘프족의 위대한 업적과 사상이 수십 수백 만 년의 시간차를 뛰어넘어 현재 그들의 후손인 엘프족들에게 전수되고 있었다. 아로하사의 말과 함께 뿜어져 나오는 그 자유롭고도 따스한 생명의 기운은 시간의 흐름이 변질되어버린 엘프족들의 기운을 깨끗하게 정화시켜 주는 듯 했다. [......그것이 바로 태초에 전쟁에 참여 했었던 우리 하이 엘프족의 업적이다. 우리 일족은 늘 이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했고 또한 잊지 않았다. 그러나 실망이구나.] “아, 아로하사님!!” 아로하사에게 전해들은 비사가 자신들의 심장을 뜨겁게 달구었고 그 포근한 기운은 마치 모든 것은 가진 듯한 기분을 들게했다. 그런 그들에게 아로하사의 마지막 말은 위대한 업적을 이루어낸 선조가 현재의 부족한 후손들에 모습을 꾸짖는 것만 같았다. [내가 말하지 않는다고 해도 스스로 자신의 잘못을 알고 있으리라 믿는다. 마지막으로 한마디만을 남기도록 하마.....] “그것이 무엇입니까? 아로하사님!!!” 엘프들의 심정은 너무도 다급했다. 스스로 변화되고 싶었다. 과거에 있었던 위대한 선조들의 업적을 자신들도 이루고 싶었다. [항상 스스로를 뒤돌아 보거라, 내가 보기에 너희들은 결코 약하지 않다 다만 스스로 약해지려 했을 뿐이다. 다나 그 아이가 너희들이 나아갈 길을 제시해 줄 것이다. 나의 모든 것을 물려받은 아이이니.....] 마지막 말을 마친 아로하사의 신영은 서서히 사라져 같다. 사실 아로미아에 구속된 혼령이 그 실체를 들어낸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었다. 아마 현성의 도움이 없었다면 영원히 불가능 했을 것이다. “아로하사님!!” 서서히 사라져 가는 아로하사를 바라보며 모든 엘프족들이 그의 이름을 불러대며 고함을 쳐댔지만 이미 사라진 그의 모습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다만 희미하게 남아있는 하이 엘프의 기운만이 그가 이곳에 존재했었다는 사실을 알려줄 뿐. “아로하사님.” [나의 후손 아디이드여... 다나, 그 아이의 주인을 잘 살펴보아라, 언젠가는 그 진정한 실체를 알아보는 날이 있을 것이다.] “아, 아로하사님?” 아디이드는 마지막에 자신의 머릿속에 울려 퍼진 말에 뜻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잘 살펴보라니? 그 진정한 실체를 알아보라니? 지금으로서는 그 말뜻을 도저히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아디이드는 아로하사의 마지막 말에 현성이 자신들에게 보여준 모습이 다가 아니라는 사실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지금 중요한 일은 그것이 아니다. 다나, 그 아이를 살리는 일이 급선무다. 비록 아로하사님께서 힘을 빌려 주시지는 않으셨지만 어떻게든지 그 방법을 찾아야한다. 우리의 앞길을 인도해줄 그 아이를....’ ‘방금 보인 것이 아로하사의 실체인가? 부드러운 겉모습에 강인한 힘을 감추고 있는 존재였다. 어쩌면 이리엘의 예상보다 더 강한 존재였을 지도 모르겠군.’ 현성은 방금 본 아로하사의 힘에 약간의 감탄을 자아낼 수밖에 없었다. 힘도 힘이었지만 엘프족들을 꾸짖는 강인한 인상은 한 일족을 통솔하는 절대자의 위엄을 잘 나타내고 있었다. “한스님.” 현성은 자신을 향해 들려오는 아디이디의 목소리에 아로하사에 대한 상념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무슨 일이십니까? 이미 모든 이야기는 끝난 것 같은데요. 위대한 하이 엘프족의 로드였던 아로하사님을 다시 만나 뵈는 영광을 가진 것은 좋은 경험이었지만 아디이드님과는 더 이상 할 이야기가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정말 미안한 이야기지만 그리할 수는 없을 듯 합니다.” “그리할 수는 없다니요? 이 이야기는 이미 아디이드님의 입으로 끝내신 이야기가 아닙니까?” 현성이 이상하다는 듯이 아디이드를 바라보며 되물었지만 그는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자신의 뜻을 현성에게 전했다. “방금 전까지의 저는 그저 단순히 눈에 보이는 겉모습만이 진짜라고 생각하고 살아왔던 어리석은 늙은 이었을 따름입니다. 그러나 아로하사님의 이야기를 들으니 모든 것이 달리 느껴지더군요. 겉으로는 일족의 자존심과 위엄을 세운 것이지만 진정으로는 우리 스스로가 자신에 대한 자부심을 저버린 행동이었습니다.” “그래서 어쩌시겠다는 말씀이십니까? 아디이드님?” "우리 일족의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빌겠소. 또한 염치없지만 다나 그 아이를 용서해 줄 수는 없겠소. 사실 모든 잘못은 이 늙은이에게 있는 것 일뿐이오. 그저 저들은 어리석은 나의 결정에 따른 것 일뿐. 당신을 해할 생각은 없었을 것이네." 아디이드는 모든 자신을 자신이 짊어지려 했다. 제발 그리되었으면 소원이 없겠다는 것이 지금에 솔직한 심정이었다. 현성이 허락만 한다면 엘프족의 모든 잘못은 자신이 책임을 지고 그 대가를 치루고 싶었다. 그런 아디이드의 마음을 알고 있는 엘프족들 또한 무릎을 꿇고 현성에게 사죄를 구했다. 현재의 엘프족들에게는 두 가지 과제가 남아있었다. 하나는 다나의 목숨을 구하고 하이 엘프족 로드 아로하사의 진정한 후계자인 그녀를 자신들의 로드로 삼는 것. 둘째는 일족 스스로 자신의 죄를 고백하고 현성에게 용서를 구하는 것이었다. 사실 그들은 그녀가 아로하사의 후계자로 선택된 것에 대한 아무런 불만이 없었다. 인간의 피를 이었다거나 너무도 어린 나이라거나 하는 말 따위는 이미 논의 할 가치도 없는 일이었다. 그녀는 일족을 위해서 모든 것을 희생했다. 가족을 포기했고 자신의 반려를 포기했으며 결국 자신의 생명 또한 포기했다. 누구보다도 일족을 위하고 사랑하는 그녀가 자신들의 지도자가 된다는 것에 불만을 토로할 엘프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하이 엘프족 로드 아로하사의 정식 후계자가 되었으며 지금 까지 그녀가 보여준 행동은 일족의 지도자로서 아무런 부족함이 없는 훌륭한 지도자만이 보여 줄 수 있는 행동이었다. 즉, 엘프족들이 다나를 진정으로 인정했다는 말이었다. 단순히 아로하사의 말만 있었다면 다나의 재능을 의심할 수도 있었지만 그간 보여준 행동은 엘프족에게 있어서 다나에 대한 무한한 신뢰감을 심어주었던 것이다. 이제 모든 엘프 일족이 눈은 현성의 입으로 향했다. 그의 한 마디에 따라 앞으로 자신들의 행동이 결정될 터였다. 엘프족들은 다나를 구하기 위해서라면 현성과의 동귀어진까지도 생각하고 있었다. 비록 많은 수긴 하지만 자신들은 엘프족의 일부였고 다나는 모든 엘프족들의 희망이었다. 둘의 가치는 비교될 수 없는 것이다. 아로하사의 마지막 말이 ‘다나 그 아이가 너희들이 나아갈 길을 제시해 줄 것이다.’라는 말 한 마디가 그들에게 있어 다나를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물로 만든 것이다. “나는....” 현성의 입이 조심스레 열렸고 그에 따라 엘프족들의 긴장감 또한 점점 더해 같다. “당신의 제안을 따를 수 없소. 다나와 세라스의 처분을 나에게 맞기시오.” “저, 정녕!!” 현성의 대답을 들은 아디이드의 몸에서 지금까지 와는 다른 약간 이질적인 기운이 느껴졌고 그와 함께 다른 엘프족들의 기도도 서서히 변해갔다. 엘프족 본연의 부드럽고 조화로운 기운이 아닌 강맹하고 파괴적인 기운.... “정말로 죽을 생각인가 보군.” “어쩔 수 없는 선택이오!!!” “나도 당할 수만은 없겠지.” 현성과 힘이 개방되며 그와 동시에 그녀들 또한 다시 자신의 기운을 드러내며 모든 것을 파괴시킬 것 같은 강맹한 기운을 뿜어대기 시작했다. 마치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 같은 두 기운의 대치는 방금 전의 상황과는 크게 달랐다. 과거 엘프들의 기운이 현성을 위협하기 위해서였다면 지금은 마치 사생결단이라도 낼 듯한 기세였다. 이런 폭발적인 분위기 속에서 현재 두 무리의 충돌을 가장 걱정 하고 있는 존재는 바로 세라스였다. 어쩌면 쉽게 해결될 일일 수도 있었다. 그렇지만 이대로 간다면 현성과 엘프족 둘 모두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정말 이렇게 까지 해야 겠소!! 당신 또한 우리의 입장을 알고 있을 것이 아니오!! 또한 우리가 배운 것은 그리 큰 것이 아니라고 들었소!! 내 목숨을 대신 치루겠다는 데도 거절하겠다는 말씀이오!!” “일족의 율법이다. 자신의 혈족이나 그 수하이 외의 존재에게 아무런 대가도 없이 무공을 전수한 계집을 용서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 “으흠. 그렇다면.....” 아디이드는 더 이상 현성과의 협상을 포기했다. 남은 것은 승자도 패자도 없는 싸움뿐이었다. 이미 몸의 구속이 풀린 다나이니 도망가는 것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을 터였다. 지루한 대치 기간이 풀리고 아디이드가 먼저 손을 썼다. 수 천 명의 전사들이 검기를 뿌리며 현성을 향해 달려들었고 그 뒤에서는 아디이드와 장로들의 대규모 마법 영창이 이루어 졌다. 그와 함께 현성의 검에서도 선명한 선홍빛 검강이 일어나기 시작했고 아이리스와 다이말로 그리고 로이나스 무구에서도 강렬한 기운을 머금은 가지각색의 검강들이 아름다움 빛을 발하며 서서히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그, 그만!!!!!!! 이것 말고도 다른 해결책이 있다고요!!!” “....................” 무시 무시한 검기를 뿌려대며 현성에게 달려들던 전사들과 주문을 영창하던 엘프들의 움직임이 멈추었고 검강을 내뿜으며 엘프족들의 공격에 대비 하고 있던 현성 일행의 움직임이 동시에 멈추었다. 모두의 시선은 이런 엄청난(?) 결과를 만들어낸 목소리의 주인공인 세라스에게 쏠렸다. “다른 해결책이라니? 세라스, 그것이 무슨 말이냐?” 비록 일족에서 재명당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세라스가 한 말이었지만 방금한 말은 결코 무시 할 수 있을 만한 수준이 아니었다. “새로운 해결책이 있어요.” “새로운 해결책?” “아마도 일족 모두와 현성님 또한 찬성하실 만한 좋은 해결책이죠.” “그, 그것이 무엇이냐?” 모두가 만족할 만한 해결책 그것은 지금의 엘프족들이 가장 절실히 원하는 것이었다. 아니 다나의 안전만 확보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했다. “바로 한스님의 무공을 배운 우리 일족들이 다나님에 종속되는 것이지요.” “그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냐? 이미 모든 일족은 다나님을 진정한 일족의 지도자로 인정한 것임을 모르더냐?” 너무도 당연한 말에 허탈하기 까지 한 사드리야 장로였다. 자신의 손녀가 하는 말에 한줄기 희망을 가졌건만 너무도 어이없는 말이었기에 허탈하기 까지 했다. “한스님의 말씀 중에서 우리 일족에게 가르쳐 준 무공은 혈족이 그 수하에게만 전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그럼?” “어차피 우리 일족은 아로하사님의 뜻에 따라 다나님을 일족의 수장으로 모시게 되었고 아무도 그것을 반대하지 않습니다. 모두 아시고 게시겠지만 지금 한스님은 고대 제국인 천마교 제국을 부활시킬 생각이시며 다나님이 우리 일족에게 전해 준 것은 그 제국의 병사들이 사용하던 무공일 것입니다. 우리 일족이 다나님을 따른 다고 하지만 다나님은 한스님을 따르고 있으십니다. 결국은 저희 또한 천마교 제국에 속한 백성이 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또한 저희가 그 사실을 인정한다면 다나님에게 전해 받은 무공 문제로 인해서 한스님과 대립할 이유가 없습니다.” “으흠.” “그렇다면 우리 일족들 모두가 천마교 제국의 백성이 되라는 말이냐? 허나 결국에 따지고 본다면 한스님의 백성이 된다는 말이 아니냐?” 겉으로 드러내지는 못했지만 아리디스 장로 말에는 결국 인간이 황제로 있는 제국의 백성이 된다는 사실에 대한 반감이 서려있었다. “어차피 다나님이 한스님을 반려로 선택한 이상 우리 엘프 일족과 천마교 제국 사이에는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관계가 된 것입니다. 그리고 또한 일이 그리 된다면 현재의 당면한 문제 또한 해결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일족 모두가 더욱 강해질 수 있는 기회가 되겠지요.” “으흠.” 세라스의 말은 구구절절 옳았다. 다나가 현성을 자신의 반려로 선택한 것과 지금까지 현성을 대하는 순종적인 태도로 보아서 현성의 뜻에 따라 일족의 미래가 결정 될 수 있는 확률 또한 높았다. 또한 그들에게는 현재의 상황을 타개할 만한 좋은 해결책이 존재하지 않았다. “만약 우리가 한스님이 만드시는 제국의 백성이 된다는 것에 대해 한스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아디이드의 조용한 한 마디 하지만 그 조용한 한 마디가 몰고 온 파문은 결코 작지 않았다. “당신들도 이미 다나를 통해 나의 정체나 목적을 알고 있을 것이오. 나의 목적은 제국의 부활이오. 그러나 그 제국의 구성이 인간들로만 이루어져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소.” “그, 그렇다면.” 현성의 마지막 말로 엘프족들의 운명은 이미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어차피 자신들의 지도자는 다나였고 다나가 생각하는 지도자는 현성이었다. 이미 모든 것이 결정된 것이나 마찬가지 인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조건이 있소.” “무, 무엇입니까?” “나는 인간들이 있는 땅에 새로운 제국을 세울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필연적으로 라이노스 대륙의 인간들과 마찰이 있을 것이고 당신들이 천마교 제국의 백성이 된다고 말하는 순간 나의 명에 따라 인간들과의 전쟁을 해야 할지도 모르오. 그래도 나를 따르시겠소?” “따, 따르겠습니다.” “좋소. 그렇다면 이런 것도 괜찮겠지.” 말을 마친 현성은 수인을 맺고 용언 마법을 사용했다. 현성이 실행한 마법을 군주와 신하의 예를 맺는 종속 계약 주문이었다. “나는 내 이름 앞에 맹세 하노니 그대들이 나를 따르겠다면 나는 그대 들을 영원히 보살필 것이며 그대들이 먼저 나를 배신하지 않는 한 결코 내가 먼저 그대들을 배신할 일은 없을 것이오. 또한 나는 나를 따르는 당신들과 그 후손들의 번영할 수 있는 강한 힘을 약속하겠소.” 현성은 맹세가 끝나자 스스로의 팔을 베어 그 피를 허공에 뿌렸고 하늘에 뿌려진 현성의 피는 하나의 마법진을 만들어냈다. “저희 엘프족들 중 카이라스 산맥에 종속된 모든 일족은 당신 앞에 충성할 것을 맹세합니다. 또한 당신께서 우리를 버리지 않는 다면 우리 일족 또한 영원히 당신 배신하지 않을 것입니다.” 말을 마친 아디이드 또한 모든 엘프족을 대표에 자신을 팔을 베어 그 피를 허공에 뿌리자 현성의 피와 아디이드의 피가 하나로 합쳐지더니 서서히 사라져 갔다. “계약은 성립 되었소.” 말을 마친 현성의 이마에는 고대 용언이 적혀져 있는 붉은 인장이 새겨져 있었고 아디이드를 비롯한 모든 엘프족의 이마에도 현성의 이마에 새겨진 것과 비슷한 모양의 녹색 인장이 새겨져 있었다. 마치 몸속으로 스며들 듯이 사라져가는 계약의 인장. 피로서 맺은 계약은 강력한 효력을 발휘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맹세한 계약을 어기는 순간 스스로 맺은 계약의 인에 인해서 영원히 죽지도 살지도 못하는 영원한 억겁 속에서 고통 받는 저주를 받을 것이다. “카이라스 산맥의 엘프족 로드 아디이드가 저희들의 군주께 인사드립니다.” 아디이드가 조용히 고개를 숙여 현성에게 예를 취하자 그 뒤에 시립해 있던 엘프족 또한 현성에게 고개를 숙이며 군신으로써의 예를 취했다. 카이라스 산맥에 살고 있는 모든 엘프 일족은 대대로 현성에게 종속될 것이다. 또한 현성은 그 대가로 그들에게 강력한 힘과 함께 그들을 보호해 줄 것이다. 아디이드가 카이라스 산맥에 살고 있는 엘프족의 대표로 현성과 계약을 맺었고 그 효력은 카이라스 산맥에 살고 있는 모든 엘프족들에게 미치게 된다. 아디이드는 카이라스 산맥에 살고 있는 엘프족들이 뽑은 로드. 그는 모든 엘프족을 대표하는 인물이었다. 비록 엘프족들을 강제 할만한 절대 권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가 말한 결정에 엘프 일족들이 아무런 반론도 말하지 않았다는 것은 찬성을 의미했고 결국 카이라스 산맥의 모든 엘프족들에게 그 계약이 성립된 것이다. ‘이제 다나의 목숨은 건졌다. 비록 한스님을 우리 일족의 군주로 모시기로 했지만 어차피 인간 길어야 100년이다. 그 시간만 지난다면 모든 것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올 것이다.’ 엘프족들도 바보는 아니었다. 그 때문에 계약을 할 때 엘프 일족이 대대로 충성을 바치는 인물을 현성 한 사람으로 제한한 것이다. 현성의 후손이 태어난다고 해도 엘프족들은 그 인물과는 전혀 무관한 남남이 되는 것이다. 아디이드가 보기에 현성은 믿을만한 존재였고 또한 강한 힘을 가진 존재였다. 이것으로 된 것이다. 100년의 시간 동안 한 인간에게 종속되는 대가로 강한 힘을 얻을 것이고 그들은 다시 중간계에서 강한 영향력을 끼치는 종족으로 되살아 날 것이다. 물론 모든 결과를 현성이 평범한 인간이라고 가정했을 때의 결과지만 말이다. “아디이드, 모든 계약은 끝났다. 나는 카이라스 산맥의 엘프 일족은 주작단이라고 명할 것이며 그 수장으로 다나를 삼을 것이다. 앞으로는 카이라스 산맥의 엘프족들은 그녀의 명에 따라 움직이게 될 것이다.” “명심하겠습니다.” 아디이드로서는 전혀 나쁠 것이 없는 명이었다. 다나가 자신들의 수장이 된다는 것은 그들도 바라는 바였다. 인간들과의 전쟁이 걱정되긴 하지만 자신들은 강한 힘을 손에 넣었고 너무도 부족한 자신들의 영토를 더 넓혀야 하기도 했다. 또한 모든 일족과 맞먹는 힘을 지닌 현성이 있다. 자신들이 걱정한 문제는 없다. 이제 모든 일이 마무리된 것이다. ‘이제 예정대로 이틀 뒤에 이곳을 정말로 떠나야 겠군.’ 이제 모든 일이 마무리 되었다. 더 이상 이곳에서 머무를 이유는 사라졌다. 이틀 정도의 시간이라면 다나가 이곳에서의 일을 마무리 지을 수 있을 것이고 그때 떠나면 되는 것이다. “저, 한스님. 한 가지 부탁이 있습니다.” “뭐지?” 제압되어 있던 혈도가 풀려 몸을 다시 움직일 수 있게 된 다나는 행동이 자유러워 지자마자 현성의 앞으로 다가와 한 가지 부탁이 있다고 말했다. “세라스를 살려주세요.” 세라스...... 아직 그녀의 문제가 남아 있었던 것이다. 엘프 일족에서 추방당했기에 계약에도 포함되지 않은 그녀였다. 또한 세라스와 다나의 죄는 엄연히 다른 것이었다. 현성의 신상에 위해를 가하려 한 것이다. “세라스를 살려 달라고?” “예. 세라스는 정말 우리 일족을 위해 그런 행동은 한 것입니다. 그러니 제발 한번만 용서해 주시고 다시 우리 일족의 일원으로 받아 주세요.” “다, 다나님. 그 무슨 말씀을!! 세라스는 다크 엘프족의 비약을 사용했습니다. 설사 한스님께 지은 죄가 없다고 해도 규율에 따라 처형 시켜야 합니다.” “아닙니다. 아리디스 장로님 일족을 위해서 한 일입니다. 그리고 그녀가 다크 엘프인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단지 그 물건을 사용했을 뿐입니다. 그것도 일족을 위해서요. 비록 그 출처가 의심스럽기는 하지만 세라스의 몸에서는 아무런 마기도 느껴지지 않아요.” “그, 그러나.” “다나!! 세라스의 소유권은 이미 나에게 넘어왔다. 더 이상 이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도 꺼내지 말아라.” 세라스, 일족에서 버림받았고 자신이 현성에게 저지른 죄에 의해서 엘프족들과 자신이 의지로 그의 모든 소유권은 이미 현성에게 넘어간 생태 죽이든, 살리든 그것은 오직 현성의 의지에 달린 일이었다. “죽여주십시오. 이미 저는 저의 모든 할일을 마쳤습니다. 할말을 다한 것만으로도 이미 저의 삶이 연장되면서까지 한 할일은 모두 끝난 것입니다.” “원한다면...” 현성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손에서는 이글거리는 선홍빛 불꽃이 일어나가 시작했고 서서히 한 마리 화룡이 형체를 유지하며 세라스를 삼키려 들었다. “잠깐!!! 그녀는 죄가 없습니다.” “누구냐?” “인사드립니다. 저희 일족의 군주시여. 저의 이름은 아티로스라고 합니다.” 자신을 아티로스라고 소개한 엘프는 녹색 머리카락에 은빛 눈동자를 가진 평범한 청년 엘프였다. “그런데 무슨 일이지?” “세라스를 그녀를 살려주십시오.” “뭐?” “그녀를 대신해서 제가 그 죄를 받고 죽겠습니다. 한스님을 해하려 한 죄는 모두 저의 과실로 인한 것입니다. 그날 밤 제가 그녀를 말렸다면 이런 일은.....” “아티로스 어리석은 말하지 말아요. 이것은 모두 저의 어리석은 생각 때문에 생긴 문제 일 뿐이에요.” “아티로스라 너는 세라스와 어떤 관계지?” “그녀는 저의 약혼녀입니다.” 당당한 아티로스의 말에 현성은 약간 어이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약혼녀?” “예, 그렇습니다.” ‘엘프로서 선택한 반려인가? 약혼이라면 세라스도 동의를 했을 태니 둘이 결혼할 사이였단 말인가?’ “이미 예전에 깨진 약혼입니다. 한스님 신경 쓰실 일이 아닙니다.” “호오, 이미 예전에 깨진 약혼이라. 세라스 약혼이라면 너는 이자와 사랑하는 사이였단 말이냐?” “그저 일시적인 감정의 착각이었을 뿐입니다. 저와 아티로스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남남입니다.” 냉정하게 자신과 아티로스의 사이를 부정하는 세라스였지만 현성은 그녀가 아티로스라는 자신의 약혼자를 지키기 위해서 하는 말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세라스!!” “어리석은 짓은 하지 말아요. 아티로스 이미 저의 운명은 저분의 손에 떨어진 것이나 다름없이 되었으니 당신이 상관할 바가 아니에요.” ‘이것이 사랑인가?’ 현성은 본래 세라스를 죽일 생각은 없었다. 세라스 본인은 모르겠지만 그녀는 현성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꼭두각시에 불과한 존재였다. 현성은 처음부터 세라스의 행동에 대해서 훤히 알고 있었고 그것은 간단하게 이용했다. 세라스는 유능한 인재였다. 폐쇄적인 성향의 일반 엘프들과 세라스는 개방적인 사고를 지니고 있는 엘프였다. 현성은 그녀를 엘프족의 감시자로 쓸 생각이었다. 이미 그녀의 소유권은 자신에게로 넘어온 상태였고 그녀를 어떻게 하든 그것은 자신의 마음이었다. “쿡쿡쿡. 세라스 너는 나의 노예다 그것을 인정하는가?” “이, 인정합니다. 주, 주인님.” “태초에 계약에 의해 너는 나의 영원한 종이다. 노예의 인장.” 현성의 마지막 말과 함께 세라스의 이마에 다른 엘프족들과 비슷한 문장이 새겨졌다. 그러나 그 효력은 전혀 다를 것이다. 엘프족과 현성이 서로의 조건을 말하고 계약을 맺은 것과 다르게 세라스는 현성에게 단순한 복종을 맹세하는 계약을 맺은 것이다. “아티로스라고 했나? 이 계집은 이제 나의 노예다. 태초에 계약에 의해 그녀의 삶과 죽음의 권리까지 나의 소유가 되었다. 그래도 이 계집을 사랑하나?” “무, 물론입니다.” “그녀는 너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 또한 지금의 아름다운 모습을 간직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사지가 없는 불구가 될 수도 있고 오감을 잃어버릴 수도 있으며 아름다운 얼굴이 흉측하게 변할 수도 있다.” “겉모습 따위는 상관없습니다. 저는 그녀가 어떠한 모습으로 변한다고 해도 영원히 그녀만을 사랑할 것입니다.” “나의 잠자리 노예로 쓰일 수도 있고 혹, 다른 남자들의 성노로 쓰일 수도 있다. 네가 보는 앞에서 다른 남자의 품에 안길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 그런.......” 육체가 흉측한 모습으로 변한다고 해도 그녀를 사랑하겠다고 서슴없이 말한 아티로스의 대답이 한순간 나오지 못했다. 자신의 눈앞에서 사랑하는 여인이 다른 남자의 품에 안긴다는 것은 참을 수 없는 고통일 것이다. 또한 현성의 말은 모두 현실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다. 현성이 마음만 먹는 다면 가능한 일인 것이다. “사, 상관없습니다. 이미 저는 그녀를 선택했습니다. 비록 제가 그녀에게 아무것도 받을 수 없고 설령 그녀가 저에게 고통만을 준다고 해도 저는 그녀를 사랑합니다. 저의 생이 다하는 그 날까지 그녀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만족합니다.” “아, 아티로스.....” ‘훗, 정말 물불 안 가리는 놈 이로 구만.’ 현성은 이 아티로스라고 하는 엘프가 무척 마음에 들었다. 사랑하는 여인을 만날 수 없는 상황. 이미 다른 남자의 소유가 되었지만 끝가지 그녀를 사랑하는 점에서 묘한 동질감이 느껴진 것이다. “네가 나의 소유인 세라스를 원한다면 너 또한 나의 종이 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세라스를 잠시 너의 아내로 잠시 빌려주마. 그리하겠느냐?” “아, 안돼요. 아티로스 절대 그렇게 하지 말아요.” 세라스는 기겁했다 자신 때문에 사랑하는 연인이 자신과 같은 처지가 될지도 모른다. 또한 현성은 자신을 잠시 빌려준다고 했을 뿐이다. 본질적으로 하나의 조건을 걸고 계약하는 것이긴 하지만 어리석은 짓이다. 현성의 종이 된다면 그 역시 자신과 같은 처지가 되는 것이고 계약의 조건 역시 현성의 마음에 따라 없는 것으로 할 수도 있었다. “그, 그렇게 하겠습니다.” “바, 바보!!” “태초에 계약에 의해 너는 나의 영원한 종이 될 것을 인정하는가?” “인정합니다.” “노예의 인장.” 아티로스의 이마에 세라스와 같은 모양의 인장이 새겨졌다. 이로서 아티로스라는 이름의 엘프에 모든 것이 현성에게 귀속된 것이다. “너희들의 주인으로 한 가지 명을 내리겠다. 이곳에서 엘프족들과 함께 생활하며 그들의 모든 것은 나에게 고해라.” “예?” “너희는 이제 엘프족의 일원이 아닌 나의 노예다. 나의 노예로서 엘프족들의 성장을 도우라는 말이다.” “그, 그런?!” “아디이드.” “예.” “이들을 나의 종으로서 대하고 엘프족들의 회의가 있을 때마다 이들을 참여 시켜 함께 일하라.” “예.” 이것으로 엘프족은 완전히 현성의 손에 들어왔다. 다른 엘프들은 자세히 모르겠지만 자신의 노예가 된 둘의 모든 것은 자신에게 귀속된다. 심지어 그 생각까지도. 현성이 원한다면 둘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고 강제로 둘의 몸을 지배할 수 있다. 둘을 엘프족 회의에 참석시키라고 한 것은 그런 이유다. 아마도 세라스는 저번 일과 같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현성의 꼭두각시 노릇을 하게 된 것이다. ‘이것으로 엘프족의 일은 모두 끝난 것인가....’ 자신들에게 내려진 명을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바라보는 두 엘프를 무시하고 현성은 자신이 머물고 있는 장소로 사라졌다. ‘감사합니다. 나의 주군이시여.’ 세라스와 아티로스는 자신들에게 내려진 명령에 감사하며 현성에게 진심으로 충성을 맹세했다. 세라스는 자신이 과거 너무도 어리석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주인은 엘프 일족에게 해가되는 존재가 아닌 정말 큰 축복을 몰고 오는 존재였다. ************************************************************************************* 타이핑 者 : [KOR]TheYtsejaM (당나귀 호환 P2P 프루나) 프루나에서 제가 타이핑한 소설들과 그 외 제가 모은 소설들을 공유했습니다. 검색어 : [KOR]TheYtsejaM 또는 TheYtsejaM 로 검색하시면 제가 공유한 파일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소유자가 1이라도 관계없습니다. 저는 항상 접속해 있으니까요. 제가 접속해 있지 않을 때는(파일이 안 받아지고 있을 때는) 제가 집에 없거나 파일 받기 대기 중일 겁니다. 기다리시면 하루 안에 반드시 받으실 수 있으실 겁니다. 무협도 엄청나게 많이(약 1기가 정도) 텍스트파일로 가지고 있는데 너무 파일이 많아서 그거 다 편집하려니 짜증나서 일단은 판타지만 공유중입니다. 무협도 필요하시면 프루나에서 메시지 전송 기능으로 쪽지 보내십시오. ************************************************************************************* 제 9 장 인간의 나라 현성과 그 일행은 본래 계획했던 대로 그 사건이 있은 뒤 이틀 후 엘프족 마을을 떠났다. 카이라스 산맥의 엘프족들에 배웅을 받으며 카이라스 산맥을 벗어나는 현성은 속으로 흐뭇한 마음을 거둘 수가 없었다. 엘프족들은 손에 넣는 일은 생각보다 손쉽게 진행된 것이다. 결정적으로 아로하사의 도움이 컸다. 아로하사의 행동은 무척 뜻밖이었다. 다나에게 현재 엘프들의 행동을 보고받은 아로하사가 현성에게 엘프족을 만날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해 온 것이다. 아로하사로서는 과거의 하이 엘프족과 너무도 다른 모습에 그들에게 과거 하이 엘프족의 영광과 위치를 다시 찾게 만들 생각으로 한 일이었지만 결국은 현성의 일에 도움을 주는 꼴이 된 것이다. 다나를 자신의 후계자로 인정하는 것 자체가 현성에게 엘프족의 미래를 맡긴 것이나 마찬가지였으니까 말이다. “그럼 이제 이 세계의 인간들을 만나는 건가 후후훗.” 현성은 이 세계의 인간들을 만난다고 하니 왠지 모르게 기대가됐다. 이 세계에 와서 인간과 만나 본적이 단 한 번도 없었던 것이다. 이런 현성의 생각을 아는 건지 모르는 건지 아이리스들은 인간들이 살고 있는 나라에 간다는 것에 대해 나름대로 많은 기대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아이리스는 본래 인간 세상을 떠돌아다니기를 좋아했고 다나는 자신의 어머니와 같은 종족인 인간이라는 종족을 만난다는 것에 많은 기대감이 서려있는 것 같았다. 다이말로와 로이나스 만이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아무런 관심도 없는 듯 무표정으로 일관하고 있었을 뿐이다. “지금부터 전속력으로 카이라스 산맥을 벗어나도록 한다. 이 속도로 가다간 몇 날 며칠 일이 걸릴지 모르니까 말이야.” 말을 마친 현성이 경공술을 이용해 제 빨리 앞서 나가자 그 뒤를 아이리스들이 따랐다. 거의 한 왕국이 크기와 맞먹는 카이라스 산맥을 걸어서 빠져 나간 다면 그 시간이 족히 일주일 이상은 걸릴 것이 뻔했다. 현성은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상쾌한 기분을 오래간만에 맛보며 점점 더 그 속도를 높여갔다. 현성은 그간 카이라스의 레어에서 무공과 마법 수련을 하느라 이런 자유로움을 만끽하지 못한 것이 아쉬워질 정도었다. 간간히 눈에 띠는 괴수들도 있었지만 감히 현성을 뒤따라올 생각은 하지 못했다. 공중의 새보다도 빠르게 움직이는 현성의 신영을 따라올 만한 괴수도 없었지만 말이다. ‘역시 마법 없이 직접 이동하기를 잘했군.’ 현성이 너무 빠른 속도로 이동했기 때문일까? 얼마가지 않아 빽빽하게 들어서 있던 나무들이 사라지고 점점 더 넓은 평야가 현성의 눈에 들어왔다. “아이리스 이제 카이라스 산맥을 벋어난 것이냐?” “예, 한스님 하지만 카이라스 산맥과 근접해 있는 관계로 인간들은 잘 접근하지 않는 곳이기도 합니다.” “인간들이 살고 있는 마을에 도착하려면 얼마나 걸리지?” “지금의 이대로의 속도라면 아마 몇 분 후면 도착할 것 같습니다.” “그래? 그럼 이제 슬슬 걸어가 보는 게 좋겠군.” 말을 마친 현성이 속도를 줄이며 자리에 멈추자 그녀들 또한 속도를 줄이며 현성의 뒤에 섰다. 이 세계에 있는 인간의 마을에 한번도 가보지 못한 현성과 다나 그리고 로이나스. 다이말로는 너무 어렸을 적 일이라 인간들이 살고 있는 장소의 위치를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했고 그 결과 남은 사람은 오직 아이리스뿐이었다. 인간을 스승으로 두었고 인간의 나라를 오랜 시간 여행해온 아이리스는 현성 일행의 좋은 길잡이가 되어 주었다. “아이리스 인간들이 살고 있는 장소까지 걸어서 얼마나 걸릴까?” “아마 오늘 저녁 안까지는 도착할 수 있을 겁니다. 한스님.” “그래? 그럼 슬슬 이동해 볼까?” 말을 마친 현성이 느긋한 자세로 걸음을 움직이자 그녀들이 현성의 뒤를 따랐다. 얼마나 걸었을까 현성의 눈에 인간들이 살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마을이 눈에 들어왔고 그것을 목격한 현성은 왜인지 모르게 가슴이 뛰었다. 비록 다른 차원의 인간이라고는 하지만 무려 5년 만에 만나는 인간이었다. 아이리스들을 만날 때나 엘프족들을 만날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멈춰라!” “무슨 일이요?” 현성 일행은 마을로 진입하던 중 간단한 경갑을 가춘 병사들에게 저지당했다. 노란 머리에 파란색 눈. 중원인과는 사뭇 다른 생김새를 가진 경비병을 바라보며 현성은 가볍게 입을 열어 자신을 막은 이유를 물었다. “이곳은 탈로스 자작님의 영지다. 이곳에는 무슨 일이지?” “우리는 단순한 여행자들에요.” 아이리스가 가볍게 대답했지만 경비병의 태도는 현성일행을 쉽게 마을로 들여 보내줄 것 같지 않았다. “여행자라니? 어디서 온 것이지 평민인가?” “저희는 저 곳에서 왔어요.” 아이리스 가르친 곳은 바로 카이라스 산맥이 있는 곳이었다. 하지만 경비병은 그런 아이리스의 말에 코웃음을 쳤다. “지금 나를 놀리는 건가? 카이라스 산맥에서 왔다니? 그런 말을 누가 믿을 것 같은가?” “왜 믿지 못한다는 거죠?” “카이라스 산맥은 인간이 범접할 수 없는 장소다 그런데 그곳에서 왔다니? 그런 말은 어린 아이라도 거짓말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단 말.....” 아이리스를 추궁하던 경비병은 더 이상 말을 이어갈 수가 없었다. 그와 동시에 현성 일행을 향해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그 이유는 바로 아이리스가 자신의 얼굴을 가리고 있던 후드를 벗었기 때문이다. 중원의 복장을 입고 있었던 현성 일행이었지만 사람들의 눈에 띤다는 아이리스에 의견에 따라 모두 긴 후드를 두르고 있었던 것이다. 그 덕분에 아이리스가 엘프라는 사실 또한 감출 수 있었지만 말이다. “에, 엘프....” 경비병은 아이리스의 얼굴을 보는 순간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엘프라니, 엘프라니. 일반인은 평생 동안 한번 볼까 말까한 존재가 바로 엘프였다. 제국의 수도라고 해도 보기 힘든 엘프를 이런 구석진 시골 영지의 경비병을 본적이 있을 리가 없었다. “들어가도 되겠죠?” “예? 아 예!” 엉겁결에 허락을 받은 현성 일행은 가볍게 인간들의 마을로 스며들어갔고 넋이 나간 경비병만이 그 뒤를 멍하니 바로 보고 있을 뿐이었다. 경비병을 지나치자마자 다시 후드를 뒤집어 쓴 아이리스는 조용히 마을로 스며들었다. “엘프족들이 인간 세계에 모습을 들어 네는 일이 무척 드문가 보군 이렇게 놀라는 것을 보면 말이야?” “많은 유사인종들이 그렇겠지만 저희 엘프족도 라이노스 대전 이 후에는 인간족과의 교류를 완전히 끊어버렸으니까요.” “그럼 이곳에서 잠시 머무를 곳을 찾아야 겠군.” “예, 한스님. 그리고 되도록이면 저희들의 모습을 감추고 다니는 것이 더 좋을 것입니다. 쓸 때 없는 소란이 일어날 수도 있거든요.” 아이리스의 말에 현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말에 찬성했다. 현성도 쓸 때 없는 소란은 사양이었다. “그럼 이 근처에 쉴만한 여관이 있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말을 마친 아이리스가 여관을 찾아다니기 시작했고 얼마 안 걸려 현성 일행이 머무를 만한 여관을 찾을 수 있었다. “어서 오십쇼. 식사를 하시겠습니까? 아니면 하룻밤 묵을 실겁니까?” 현성 일행이 여관에 들어가기가 무섭게 조그마한 소년이 현성 일행에게 다가가 여관에 들어온 목적을 물었다. 조그마한 영지였고 여관의 수는 그리 많지 않았다. 식당을 겸하고 있는 여관으로 평소에는 영지 사람들의 식당으로 이용되고 타지 사람이 오면 여관으로도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소년이 보기에 현성 일행은 보기 드문 타지 사람이었다. “하루 묵기로 하지 이곳에서 수도 까지는 얼마나 걸리지?” “저희 라스페티 왕국의 수도인 라잔까지는 걸어서 한 달 이상을 걸리실 겁니다. 뭐 말을 타고 이용한다면 3 ~ 4일 정도 걸리겠지만요.” “그래?” 조용히 여관에 자리를 잡은 현성은 3인실 하나와 2인실 하나씩 방을 잡았다. 숙박하는 손님이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생각 왜로 많은 수의 사람이 여관에 머물고 있었다. 대부분 무기를 소지하고 있은 것으로 보아 모두 용병들처럼 보였다. 이런 왜진 영지에서 전쟁이 일어 날 이유도 없건만 대충 눈에 띠는 용병의 숫자면 6 ~ 7명은 되어보였다. “이봐 저들은 누구지? 저들도 타지 사람들 같은데?” “아 저분들은 몬스터를 퇴치하기 위해서 영주님이 새롭게 고용한 용병들입니다. 지금은 이곳에 머물고 있지만 아마 며칠 후면 영주관에서 머무르실 겁니다.” “영주가 용병들을 고용했다니요? 몬스터를 퇴치하는데 용병을 고용할 정도로 몬스터가 많은가요? 전에 왔을 때는 그렇지 않은 것 같았는데?” 아이리스에 약간의 의문이 섞인 질문에 종업원으로 보이는 소년은 조금 걱정이 된다는 듯한 어조로 그 해답을 알려 주었다. “오래간만에 이곳에 오신 모양이군요. 손님 말대로 본래는 이곳에는 몬스터가 많지 않았습니다. 레드 드래곤 카이라스의 영지에 근접해 있었지만 몬스터들이 이곳까지 내려오는 일은 없었거든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5년 전부터 오크나 고블린 같은 하급 몬스터들이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지금에 와서는 미노타우르스나 오우거, 심지어는 싸이클롭이나 와이번까지 나타나고 있어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5년 전부터라고?” “예. 처음에는 영지의 병사들이 몬스터를 퇴치하고 소수의 용병단을 고용하는 정도였지만 지금에 와서는 용병들의 숫자가 영지 병사들의 두 배가 넘어갈 정도입니다.” “알겠네.” ‘5년 전부터라 역시 나와 관련이 있는 일인가 보군.’ 현성은 종업원이 5년 전이라는 말을 할 때부터 자신과 관련이 있는 일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아마 갑자기 몬스터가 마을로 내려 온 이유는 두 가지가 있을 것이다. 첫 번째, 이유는 고룡 카이라스가 죽음으로 그의 가디언 역할을 하던 몬스터들이 자유롭게 카이라스 산맥을 벗어날 수 있게 된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아마도 현성이 풀어놓은 키메라들 때문일 것이다. 본래 카이라스 산맥에 자리 잡고 있었던 몬스터들은 강력한 힘을 가진 키메라들에 밀려 자신들의 영토를 잃어버리고 인간들의 마을로 내려 올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고용한 용병들의 숫자가 영지 병사보다 많다면 문제가 꽤 심각한 건가 본데요. 한스님. 치안을 유지하는 것도 만만한 일이 아니겠어요.” “용병들의 숫자가 두 배가 넘는 다면 그들을 통솔하는데 꽤 힘들겠군 그래.” 자유분방한 성격의 용병들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막강한 힘이 필요하지만 지금 이곳에서는 그 역할을 해줄 만한 힘을 가진 존재가 없으니 문제가 꽤 많을 것이다. “저, 지금 식사하시겠습니까?” 현성이 아이리스와의 대화를 마칠 동안 조용히 대기하고 있던 종업원은 그들의 대화가 끝난 듯 하자 식사의 여부를 물어왔다 “그래요. 메뉴는 뭐가 있죠?” “그렇게 많지는 않고 간단한 스프와 빵 그리고 스테이크 종류가 있습니다.” “저 한스님. 어떤 걸 드시겠어요?” “글세, 아이리스 네가 적당한 것으로 시키지 그래?” “예, 그럼 야채 스프와 같이 빵과 간단한 야채 셀러드를 5인분만 가져다주시겠어요.” “예, 그럼.” 주문을 받은 종업원이 카운터로 이동하자 현성은 함께 자리한 용병들을 바라보면서 흥미를 느꼈다. 현성은 무인이었다. 비록 이곳의 무인들의 수준이 무림보다는 떨어진다고 듣기는 했지만 실제로 만나본 것과 들어본 것은 엄연히 차이가 있었다. ‘마치 외공을 수련하는 사람들 같군.’ 현성이 용병들을 보고 느낀 것은 바로 한 가지였다. 바로 외공. 무공은 크게 외공과 내공으로 나뉘지만 중원에서는 거의 내공만을 수련하고 외공을 익히는 자는 그리 많지 않다. 처음에는 외공을 수련하는 것이 성장속도가 더 빠르지만 나중에는 내공을 수련한 사람을 따라올 수 없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그런데 현성이 본 이곳의 무사들은 마치 무림에서 전문적으로 외공을 수련한 사람들 같았다. 금방이라도 터질 듯이 부풀어 올라있는 구릿빛 근육과 거대한 몸은 한눈에 보아도 육체의 힘을 중시하는 외공의 수련자였다.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몸집의 크기는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용병들의 대부분이 일반인의 두 세배는 되어 보이는 굵기의 팔뚝을 지니고 있는 것만 보아도 내면적인 힘 즉 내공 보다는 외적인 힘인 외공에 치중하는 수련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 수 있었다. ‘이곳의 무사들은 외공을 위주로 수련한단 말인가? 그렇다면 검기나 검강을 사용하는 자가 드문 것도 이해가 되는군.’ 외공을 익힌 사람이라 하면 내공이 전혀 없을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전문적으로 사용하지 않아서 그렇지 외공을 수련한 사람도 내공을 가지고 있고 내공을 수련한 사람도 외공을 익히고 있다. 다만 무엇이 주가 되느냐가 다를 뿐. “이봐 뭘 그렇게 쳐다보는 거지?” “?” “너 말이야! 너!” 현성이 자신들을 바라보는 시선을 느꼈는지 용병들이 현성 일행을 바라보며 말을 걸어왔다. “저희를 부르신 건가요?” “그래 너희들 특히 거기 당신 용병 처음 보나? 뭘 그렇게 뚫어져라 바라보는 거야!” 아이리스가 자신들을 가르치는 것인가를 묻자 용병 중 한명이 현성을 가르치며 호통을 쳤다. 현성을 바라보며 자신들을 쳐다본 이유를 묻던 용병과 한 탁자에 앉아있는 용병들은 모두 같은 용병단의 소속인지 동일한 마크의 브로치를 달고 있었다. 검과 도끼를 든 전사 셋에 활과 표창을 든 레인저 두 명 그리고 용병단에서는 보기 드문 수련 마법사도 한명 있는 것 같았다. “바라보는 것도 죄가 되나요? 인간들은 참 이상하군요?” 지금 것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던 다나가 드디어 자신이 말할 기회가 생겼다는 듯이 상대방 용병에게 따지듯 물었다. “어린 아이가 나설 일이 아니다. 어른들 일에는 빠져 있거라.” 후드를 뒤집어 쓴 다나의 키는 겨우 150cm를 겨우 넘을 정도였고 목소리 또한 어린 미성이었기에 용병은 다나를 인간의 어린 아이로 착각한 것 같았다. 그러나 용병의 대답을 들은 다나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 자신은 엄연히 성인식을 치룬 성인 엘프가 아닌가? “어린 아이라니요? 전 이미 성인식을 치룬 엄연한 숙녀라고요.” “하하하하! 너 같은 얘를 성인식을 치러주다니 이거 기가 막힐 노릇이군. 그래 꼬마 숙녀님 올해 나이가 몇 살이시죠?” 용병의 비웃는 듯한 말에 다나는 화가 머리끝까지 올랐다. 다나의 나이는 올해로 152 살로 성인식을 치룬지 10년이 넘은 엘프였다. “제 나이는 올해로 152세 인데 그러는 당신은 몇 살이시죠? 어른 용병님.” “뭐, 152세? 꼬마야 어른을 놀리면 혼난단다. 어른이건 얘들이건 모두 제 정신이 아니군. 그래 큭큭큭.” “뭐예요!!!” “다나.” “한스님, 방금 들으셨죠. 저 사람이 저를 거짓말쟁이로 몰았어요.” “하하하, 꼬마 숙녀님 재미있는 말을 하시는 군요. 거짓말쟁이로 몰다니요. 저는 그런 적이 없는데요?” 상대방에 비꼬는 듯한 어조에 다나는 식식거리며 화를 냈지만 상대방은 그저 어린 아이의 억지를 이해한다는 듯한 태도로 일관했다. “거짓말쟁이로 몰았잖아요!” 상대방 용병의 느긋한 태도에 화가 났는지 큰 소리로 항의 했지만 다나의 말에도 상대방 용병은 콧방귀도 끼지 않았다. 용병의 계속 되는 무시에 다나는 너무도 화가 났다. 처음부터 자신의 주인인 현성에게 시비를 거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고 자신을 거짓말쟁이로 모는 것까지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봐요 꼬마 아가씨. 내 용건은 꼬마 아가씨한테 있는 것이 아니랍니다. 그러니 조용히 해주시겠어요? 꼬마 아가씨.” 말끝 마다 꼬마 아가씨라는 말을 붙여대는 상대방에 말에 다나는 분해서 어쩔 줄을 몰랐다. 아직 성장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엄연히 성인으로 인정받은 다나였고 또 현성 앞에서 꼬마라는 소리를 듣고 싶지도 않았다. “다나 그만 하도록 해라.” “예?! 예.....” 현성의 말에 다나는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자리로 돌아왔다. 그렇지만 상대방 용병을 노려보는 날카로운 눈초리는 전혀 변하지 않았다. “저에게 무슨 볼일이 있으신가요?” “그래. 아까부터 왜 자꾸 우리를 쳐다 본거지?” 용병의 약간은 기분이 나쁘다는 듯한 어조에 현성은 별일 아니라는 듯이 태연하게 대답했다. “아, 실례했습니다. 용병을 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서요.” 현성의 마지막 말에 상대방 용병의 얼굴이 활짝 펴졌다. 그리고는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흐뭇한 웃음을 지어 보이며 현성에게 다가와 입을 열었다. “하하하, 용병을 처음 본다고 했나? 하긴 그럴 만도 하지. 자유롭게 세상을 떠돌아다니며 모험과 정의를 실현하는 우리 용병들을 보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지 하하하!”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제크 우리 용병단 망신 그만 시키고 어서 이리오지 못해!” 제크라는 이름을 가진 용병과 같은 일행인지 거대한 도끼를 든 용병 한 명이 현성에게 말을 늘어놓고 있는 용병을 불러 들였지만 제크라는 이름의 용병은 그 말에 콧방귀도 끼지 않았다. “무슨 소리야 크로이. 나는 진실을 말한 것뿐이야. 보아하니 여행자들 같은데 우리와 합석하지 않겠나? 내가 그동안 격은 모험담을 듣는다면 아마 놀라서 뒤로 자빠질 걸세.” 제크라는 용병은 마치 자신이 경험한 일들을 자랑하고 싶어서 안달이 난 사람처럼 보였다. 사실 용병들의 생활과 이야기는 모두 뻔한 것이지만 나름대로의 재미가 있는 것이 용병들의 이야기였다. “좋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실례가 되지는 않을지 모르겠군요.” “실례는 무슨 어이 크로이 괜찮겠지?” “그래, 그래 네 맘대로 해라 휴...” 크로이라는 이름을 가진 용병에게 허락을 받은 제크는 기분이 좋은지 현성 일행이 앉아있던 탁자를 들어 자신들의 탁자와 합쳐 버렸다. “자자, 이리들 오라고. 하하하.” 현성은 자신들을 바라보며 손짓하는 용병들을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 사실 용병들과 합석은 현성이 바라던 일이었다. 라이노스 대륙에 존재하는 인간들의 나라에 대해서는 그리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은 현성이었기에 주로 떠돌아다니기를 좋아하는 음유시인이나 용병들의 정보가 필요하던 참이었다. 라이노스 대륙의 정보는 현성에게도 꼭 필요한 것이었으니까 말이다. “아, 내 이름은 제크라고해 우리 매의 용병단에 부단장직을 맞고 있지. 올해로 31살이야. 잘 부탁해.” “아예 반갑습니다. 저는 한스라고 합니다. 현재는 대륙 이곳, 저곳을 여행 중입니다. 그리고 나이는 올해로 24살 입니다.” 가장 먼저 현성 일행을 이리로 끌고 온 제크라는 용병이 자기소개를 시작했고 그에 이어 현성 또한 자신을 소개했다. “반갑네. 나는 매의 용병단 단장직을 맞고 있는 크로이라고 하네. 나이는 올해로 33살이지. 이 친구가 잘난 척을 워낙 좋아해서 그러니 좀 이해해 주게나.” “잘난 척이라니? 난 나의 모험담을 이야기 해주려는 것뿐이라고!” “시끄러워 이 근육 덩어리 바보야. 죄송해요. 식사하시는데 방해가 됐죠. 저는 레인저 엘미스라고 해요. 저도 한스씨랑 동갑인 24살이에요.” “아닙니다. 방해라뇨. 엘미스님이라고 하셨죠. 저는 아이리스라고 합니다.” 엘미스는 용병치고는 보기 드문 여자였고 또 레인저였다. 비록 전사만큼은 아니지만 꽤 강한 체력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레인저는 여자가 하기에는 조금 힘든 일이었기에 여자 레인저는 꽤 드문 편이었다. “아, 저는 아키스라고 합니다. 올해로 27살이죠. 아, 그리고 이 친구는 저랑 같은 나이로 이름은 티라스라고 합니다.” 다른 두 전사에 비해 약간 말라 보이는 체형의 검사가 현성에게 자신을 소개했고 그와 같이 자신의 옆에 앉아있는 티라스라는 이름의 레인저도 함께 소개했다. “안녕하신가. 나는 쉬로스라고 한다내. 나이는 43으로 이곳에서 가장 연장자지 3서클 마법사라네.” 한꺼번에 소개를 마친 용병들이 현성과 아이리스를 제외한 셋을 바라보자 다이말로가 먼저 입을 열었다. “제 이름은 다이말로라고 해요.” “이야 뭐가 그렇게 짧아? 이봐 아가씨 나이는 어떻게 되지? 애인은 있어?” 다이말로의 소개가 끝나자마자 제크가 다이말로에게 이것, 저것 질문을 퍼붓기 시작했다. 온몸을 덮은 로브로 얼굴이나 체형이 자세히 들어나지는 않았지만 현성을 제외한 나머지 일행이 여자라는 사실 정도는 알아차릴 수 있었다. “끝까지 시끄럽게 구는 군요. 다이말로 언니를 귀찮게 하지 마세요. 제 이름은 다나아세스라고 하고요. 나이는 아까 밝혔다시피 152세에요.” “뭐? 아직도 그 소리야 쿡쿡쿡.” 제크의 비웃음에 다나는 화가 났지만 현성이 바라보고 있었기에 다나는 이를 악물고 참고 있는 수밖에 없었다. 본래 자신을 소개할 때 나이를 밝히는 것이 기본적인 관례였지만 현성을 제외한 넷은 나이를 밝히기가 곤란해 말하지 않을 것을 다나가 말한 것이다. 물론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지만 말이다. “로이나스에요.” “좋아, 서로 통명성은 했으니 됐고 식사나 하면서 이야기나 나누자고 이봐 아까 이 손님들이 시킨 음식 우리 것과 같이 이곳으로 가져다줘.” 제크의 넉살 좋은 한 마디에 크로이와 엘미스가 웃음을 터트렸고 곳이어 제크의 자기 자랑이 시작됐다. 주로 지금까지 용병 생활을 하면서 격은 이야기였지만 드문드문 들려오는 대륙의 정세는 현성의 귀를 즐겁게 만들어 주기에 충분했다. “식사 나왔습니다.” 제크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중 식사가 나왔고 모두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즐겁게 이야기를 나눴다. “그런데 자내들은 어디서 오는 길인가? 파티의 대부분이 여성들인 것 같은데 위험하지 않나?” 현성 일행의 보기 드문 파티를 보고 마법사 쉬로스가 걱정이 되는지 파티의 구성원을 보며 걱정을 표했지만 아이리스는 그 말에 그저 살짝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로브에 가려 입과 코만 겨우 내놓은 현성 일행의 모습은 조금 이상하긴 했지만 그것을 가지고 따져 묻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한스씨는 정말 좋으시겠어요. 일행이 모두 여성분들뿐이니 말이에요.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많은 여자들과 함께 다니게 된 거예요?”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더군요. 아크스님.” “정말 부럽습니다. 저희 용병단에는 여자라고 하나 있는 게 남자보다 더 털털하니.... 악!! 아파 엘미스.” “누가 털털하다는 거야?” “아무 것도 아니야. 엘미스....” 나름대로 즐거운 대화를 나누며 현성은 몇 가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라이노스 대륙의 땅은 1강 2중 4약이었다. 아이리스가 여행했을 때와 국가의 구조는 같았다. 다만 현재 자신들이 머물고 있는 라스페티라는 나라의 왕조는 바뀌었지만 말이다. 왕조가 바꿔진지는 20년이 넘었지만 전 왕조의 추종세력이 아직도 남아 복권을 노리고 있다고 한다.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있군요. 왕조가 바꿔진지 20년이나 흘렀는데도 그 추종세력이 남아있단 말입니까?” 사실 힘든 일이었다. 누군가의 후원이 없다면 20년간 복권을 노리고 숨어있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하하하, 자네들 정말 여행자가 맞나? 라이노스 대륙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을 모르다니?” “사실은 마을을 벗어나보는 일이 이번에 처음이라서 말입니다.” 쉬로스는 현성의 대답에 다 이해한다는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대륙정세에 밝은 평민은 거의 없었으니 말이다. “문제는 한 가지지 뭐 자내들이 모를 수도 있지만 라이노스 대륙에는 두 민족이 살고 있지. 자네들이 세이너스 어를 사용하는 것을 보니 자네들도 우리와 같은 세이너스 민족의 후손 같군. 대륙의 최강국인 라이오니 제국과 신성 왕국 카이라스는 로이호스 민족의 후예들이지 그와 반대로 해상 국가인 라일러스나 약소국인 우리 라스페티 왕국과 카이라, 세로스, 마이너 왕국은 세이너스 민족의 후예들이고 말이야.” “대륙이 두 가지 민족으로 분열되어 있다는 말씀이십니까?” “그래 본래 몇 천 년 전에는 라이오니 제국과 세로스 제국 두 가지 국가만이 존재했다고 하네. 비슷한 힘을 가지고 있었던 두 제국은 시간이 흐르며 내부적으로 왕권다툼을 벌여 반란이 벌어졌고 그 결과 라이오니 제국에서 신성 왕국이 떨어져 나갔지. 사실상 힘이 약해졌다고 해도 라이오니 제국은 아직 건재 했지 그렇지만 세로스 제국은 나라가 5조각으로 찢어졌다내. 그중 본래 세로스 제국의 정통을 잊는 세로스 왕국은 5국 중 가장 약한 세력을 가진 나라가 되었네. 그나마 세로스 제국에서 분열된 국가 중 해상 국가 라일러스가 가장 큰 세력을 가지고 있지만 겨우 신성 왕국의 힘과 비슷할 정도라네. 나머지는 4국가가 힘을 모아야 겨우 신성 왕국이나 해상 국가 라일러스와 겨우 힘을 겨룰 정도지.” “예...” ‘이곳도 중원과 같이 여러 민족으로 나누어져 있군. 사람이 사는 곳이 모두 비슷한 건가 후후후.’ “우리 라스페티 왕국의 문제는 바로 이것이지 카이라, 세로스, 마이너 이 세 왕국은 카이라스 산맥이라는 천연 방어물 덕분에 라이오니 제국의 공격에서 안전할 수 있었고, 3나라와 가까운 위치의 적국인 신성제국의 침략을 가끔씩 받기는 하지만 세 왕국이 동맹을 맺어 잘 버티고 있었네. 또한 해상 국가인 라일러스는 라이노스 대륙의 이인자라 할 만큼 군사력이 강한 나라라 라이오니 제국으로서도 쉽게 공격할 수 없었지. 마지막으로 가장 힘이 약한 약소국인 동시에 카이라스 산맥이라는 자연적 방어물도 그리고 강한 군사력도 없는 우리 라스페티 왕국만이 지속적으로 라이오니 제국의 침략을 받아왔네.” “그럼 지금의 왕조가?” “그래 지금의 왕은 바로 라이오니 제국의 피를 이어받은 사람이지. 지금 우리 라스페티 왕국은 완전 라이오니 제국의 식민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수탈당하고 있지. 그러니 전 왕조의 추종 세력들이 지속적으로 반항할 수밖에 국민들 또한 전 왕조를 추종하고 있으니.” “그렇군요.” 이 말을 하는 쉬로스는 말을 하면서도 뭐가 그렇게 화가 나는지 이를 뿌득뿌득 갈아 대었다. “쉬로스님 그런 말씀은 이런데서 하다가 병사들에게 잡혀 가면 어쩌시려구 하십니까? 이 영지의 영주도 라이오니 제국의 추종자라고요.” “빌어먹을 제국 놈들 보다 더 나쁜 놈들이 바로 같은 세이너스인 이면서 제국에 빌붙어 아부하는 놈들이야!!” “쉬로스 아저씨 제발 조용히 좀 하세요. 크로이 단장 말 못 들었어요. 이러다가 우리 용병단 모두 반역죄로 죽을 수도 있다 구요.” 엘미스의 닦달에 쉬로스는 입을 다물었지만 그의 마음속에 있는 불만은 아직 가라앉지 않은 것 같았다. 말리는 크로이와 엘미스도 그리 좋은 표정은 아니었지만 지금은 현재로서는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음, 자네들이 어디서 살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같은 세이너스인으로서 우리의 심정을 이해할 거라고 믿네. 로이호스인들은 우리 세이너스인들이 세운 나라를 모두 집어 삼킬 궁리만 하고 있거든.” “예.” 그들의 말을 들어 보니 라스페티 왕국인 들이 가진 반 제국 감정 아니, 반 로이호스 감정이 꽤나 심해 보였다. “그런데 이곳에는 왜 오신 겁니까? 이곳 영주에게 그리 좋은 감정을 같고 게신 것 같지는 않은데 영주를 대신해 몬스터들과 싸우러 오시다니요?” “우리도 오고 싶어서 온 것은 아니네. 용병지부에서 부탁이 들어 왔었거든. 이곳 영지를 지켜 달라고 몬스터의 습격으로 죽어가는 건 우리 라스페티인들 뿐이라네. 영주라는 놈은 그래도 세금을 내리 않지.” “그럼 무보수로 이곳에서 싸우러 오셨다는 말씀이십니까?” 현성이 이상하다는 듯이 물었다 아무리 같은 민족이라고 해도 아무런 보수 없이 목숨을 걸고 싸워줄 리는 만무한 것이다. 그것도 돈을 벌기위해서 목숨을 건다는 용병들이 말이다. “무보수는 아니라네. 명색이 영주라고 돈을 주고 우리 용병을 고용하고 있긴 하지만 사실 그 돈이야 다 영지민들에게서 나온 거지. 몬스터가 출몰하는 상황에서 우리 용병들을 고용하지 않았다면 아마 지금 영지의 병력으로는 이미 몬스터들에게 함락되었을 걸?” “성이 함락 될 정도로 말입니까?” “그렇지 오크 무리가 적게는 수백에서 많게는 천 마리가 넘게 무리를 지어 있는데. 아마 다른 영지도 사정이 비슷할 걸세. 이곳 탈로스 자작령 뿐만 아니라. 카이라스 산맥에 근접해 있는 영지들의 사정이 다 비슷비슷할 걸세.” 쉬로스에게 들어본 바로 몬스터에 의한 피해는 생각보다 심한 것 같았다. 변변한 공성 병기도 없는 몬스터들에게 성이 함락 될 정도의 위험이라는 것은 상대의 숫자가 월등히 많다는 것을 의미했다. “예, 그럼 거의 대부분의 용병들이 이곳에 모여 있겠군요. 그 넓은 지역을 수비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많은 수의 용병들이 필요할 테니까요.” “대충 그렇다고 봐야지. 안 그래도 제국 놈들 때문에 힘든데 몬스터 까지 말썽을 피우니 걱정이 태산이네 휴.....” 쉬로스를 제외 한 다른 용병들도 지금의 상황이 그렇게 탐탁 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사실 이런 사태가 일어났다면 정부에서 정규군을 이끌고 대대적인 몬스터 토벌에 나서야 하지만 지금의 국왕은 그럴 생각이 전혀 없는 것 같았다. “털컹!” “어서 오십......” 누군가가 거칠게 문을 열어 제치고 들어오자. 현성 일행을 맞았던 소년이 새로운 손님을 맞기 위해 나갔지만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의 얼굴을 보고는 할말을 잃고 말았다. “비켜라!” 실용성 보다는 장식용이 목적인 것 같아 보이는 화려한 갑옷을 입은 기사 네 명이 식당 문을 거칠게 열어 제치고는 식당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저, 기사님 이곳에는 무슨 일로....” “내 까짓 놈이 알 일이 아니다.” “젠장 제국의 개들이 왔군.” “기사라는 놈들이 하는 짓거리 하고는.” 거친 기사들의 행동에 제크와 엘미스가 작은 목소리로 수근 거렸지만 기사들은 그 말을 듣지 못한 것 같았다. “이곳에 로브로 전신을 둘러싼 손님 5명이 왔었지? 오 저기 있군 그래.” 누군가를 찾는지 소년을 닦달하던 기사는 현성 일행을 바라보더니 원하던 바를 찾았는지 성큼 성큼 현성 일행이 앉은 테이블로 다가 오기 시작했다. “당신들이 방금 전 동문을 통과한 사람들인가?” 네 명의 기사들 중 리더로 보이는 기사 하나가 현성 일행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그렇습니다만 무슨 일이시죠?” 현성이 긍정을 표하자 기사는 드디어 찾았다는 듯이 기분 나쁜 미소를 지으며 현성에게 명령하듯 외쳤다. “얼굴을 감추고 있는 후드를 벗어라.” “후드를 벋으라니? 그게 무슨 말이죠?” 아이리스가 어리둥절한 어조로 질문을 하자 그 대답을 들은 기사가 기가 막이 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감히 평민 주제에 귀족의 명에 토를 다는 것인가? 벗으라면 벗을 것이지 무슨 말이 그리도 많은 거야!” 그 말을 가만히 듣고 있던 아이리스는 슬슬 기분이 나빠지는 것을 느꼈다. 오랜 시간 인간의 나라를 여행해 본 경험이 있는 아이리스는 이런 부류들에 대해서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능력도 없이 처음부터 가지고 태어난 신분만을 믿고 스스로를 고귀하다고 믿는 어리석은 족속들.... 식당 안에서 식사를 하던 많은 사람들이 갑작스럽게 등장한 기사들의 모습에 무척이나 긴장한 모습이었다. “이봐, 아무리 귀족이라도 너무하는 거 아니야! 다짜고짜 다가와서 이게 무슨 짓이야!” 성질 급한 제크가 참지 못하고 나섰다. 그의 눈에 지금 기사들의 행태는 스스로의 권력을 이용해 힘없는 여행자들을 핍박하고 있는 모습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뭐야? 용병나부랭이 주제에 기사에게 대들다니 죽고 싶은가?” 제크의 말을 들은 기사 하나가 손을 검 집에 가져 대며 위협을 가하자 제크 역시 거대한 자신의 그레이트 소드(Great Sworrd)를 향해 손을 뻗었다. “감히!!” 제크가 무기로 손을 가져가는 것을 보자 기사는 화가 났는지 큰 소리로 고함을 질러댔지만 함부로 움직이지는 못했다. 숫자도 자신들이 훨씬 적었고 또한 상대는 생사를 가르는 싸움을 밥 먹듯이 하는 용병들이다. 시골 영지의 기사인 자신이 섣불리 승리를 장담하지 못하는 상대인 것이다. 분위기가 갑자기 험악해 지자 가장 먼저 식당에 앉아있던 사람들이 반응했다. 슬슬 자리를 피하기 시작한 것이다. “제크 이게 무슨 짓이야 영지의 기사들과 마찰을 일으켜서 좋을 것은 없다구.” 제크를 말리는 크로이 역시 그리 좋은 표정은 아니었지만 기사와의 싸움은 나중에 큰 문제가 될 수도 있는 일이었다. “흥, 하찮은 용병 따위가 기사에게 덤비려 하다니...” “뭐야!!” 상대 기사의 비아냥거림에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간 제크였지만 크로이의 당부 때문인지 함부로 움직이지 못했다. “어서 후드를 벗어라!” 기사의 닦달에 아이리스는 조용히 현성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생각 같아서는 당장 눈앞에 있는 기사들을 박살내고 싶었지만 자신의 주인이 있는 자리였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 그렇게 하죠.” 조용히 말을 마친 현성은 자신의 전신을 덮고 있던 긴 후르를 벗어 던졌다. 그와 동시에 붉은 색 용포를 입고 있는 현성의 모습이 모두의 눈에 들어왔다. 붉디, 붉은 선홍빛 머리카락과 눈동자..... 그리고 그와 잘 어우러지는 성홍 빛 용포를 걸친 현성의 모습은 마치 하나의 불꽃같았다. 화려하고 강렬하게 타오르는 하나의 불꽃 말이다. “..............” 새롭게 들어난 현성의 모습에 시비를 걸던 기사와 그를 막던 용병들 그리고 자리를 피하려고 조심스레 몸을 움직이던 사람들마저 넋을 잃을 정도였다. 라이노스 대륙에서는 아니 이 곳 차원에서는 도저히 구할 수 없는 독특한 양식의 용포와 현성의 모습은 너무 나도 잘 어우러졌다. “으흠. 왜 너 하나 만 후드를 벗는 것이냐! 모두 후드를 벗고 얼굴을 들어내라!”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린 기사 하나가 호통을 치며 후드를 벗지 않은 아이리스들을 닦달하자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현성에게서 아직 후드를 벗지 않은 아이리스들에게로 이동했다. 사람들의 시선을 느낀 아이리스가 현성을 바라보자 현성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그와 동시에 아이리스를 비롯한 그녀들의 아름다운 모습이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냈다. “에, 엘프.....” “믿을 수가 없어 숲의 요정이라는 엘프라니....” 사람들은 처음 현성의 모습을 보았을 때보다 더욱도 경악한 모습으로 아이리스들을 바라보았다. 현성이 독특한 복장에 보기 드문 미남인 것은 확실했지만 전설의 엘프에게 비할 봐는 아니었다. 거의 전설로만 내려오던 엘프들의 모습을 실제로 목격한 사람들의 시선에는 오직 경악스러운 표정만이 어려 있을 뿐이었다. 물론 네 명의 여인 중에 인간으로 보이는 로이나스도 섞여있었지만 말이다. “여, 역시 엘프였군. 정말이었어.” 그녀들의 모습을 확인한 기사들의 말은 마치 자신들의 짐작이 맡았다는 듯한 확신이 담긴 음성이었다. “저희들에게 무슨 다른 용무가 있으십니까?” 현성의 조용한 질문에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현성에게로 쏠렸다. 엘프가 세 명이나 끼어있는 파티의 리더로 보이는 현성이 신기해 보이는 모양이었다. “너희들을 잠시 우리 영주님께서 보자고 하신다. 그러니 잠자코 따라오너라!” “무슨 이유로 저희를 보자고 하시는 거죠?” 아이리스의 냉정한 대답에 기사들은 눈을 부릅뜨고 큰 소리로 호통을 쳤다. “영주님께서 보고 만나고 싶어 하신다면 영광으로 알아야지! 그리고 귀족에게 말대답을 하다니 죽고 싶은 것이냐!” “인간의 귀족이라는 지위를 저희가 존중해야 할 이유 따위는 없습니다. 과거에 맺은 계약에 의해 엘프족과 인간족은 서로가 서로를 간섭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기억하는데 아닌가요?” 아이리스의 말은 구구 절절 옳은 말이었다. 사실 엘프들이 인간의 마을에 나타나지 않은 것은 법을 준수하지 않는 일부 귀족들의 행태 때문이었다. 과거의 계약대로라면 인간이 엘프들의 일에 관여할 수는 없었다. 설사 제국의 황제가 온다고 해도 종족이 다른 그녀들에게 명령할 수 있는 권리는 없었다. “무엇이 영주님의 명을 거역하려 하다니 곱게 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말을 듣지 않는다면 강제로 대리고 갈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라!” “정말 인간들은 어리석군요. 스스로 선조들이 맺은 계약을 깨버릴 생각이신가요?” 아이리스의 말은 그녀의 눈앞에 있는 기사들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라이노스 대륙에 존재하는 모든 인간들을 가르치는 듯했다. 좋은 인간이 많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는 아이리스였지만 지금 까지 보아온 인간들의 행태는 어리석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었다. “몇 천 년인지, 몇 만 년인지 알지도 못하는 과거의 계약을 들먹이다니. 어리석군 그래. 그런 말을 한다고 우리가 귀족을 능멸한 너희들을 용서할 것 같으냐!” 기사의 말 한마디에 아이리스는 마음을 정했다. 자신의 눈앞에 있는 기사는 삶아있다고 해도 다른 인간들에게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하는 존재일 것이다. “이런 제기랄!” 아이리스가 막 현성의 허락을 맡으려는 찰라 갑자기 거대한 그레이트 소드(Great Sworrd)를 든 제크가 현성 일행의 앞을 가로 막았다. “이런 빌어먹을 놈들!! 대륙의 앞잡이로 나라 망신시키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우리 인간족 망신까지 시키다니!!” 크로이가 말릴 사이도 없이 현성 일행의 앞을 가로 막고 있던 제크는 눈앞의 기사를 향해 거대한 그레이트 소드(Great Sworrd)를 휘둘렀다. “제크, 무슨 짓이야!!” “챙!!!” 갑작스러운 제크의 공격에 눈앞의 기사는 검을 들어 간신히 제크의 공격을 막았지만 그 대가로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던 자신의 검을 잃어야만 했다. ************************************************************************************* 타이핑 者 : [KOR]TheYtsejaM (당나귀 호환 P2P 프루나) 프루나에서 제가 타이핑한 소설들과 그 외 제가 모은 소설들을 공유했습니다. 검색어 : [KOR]TheYtsejaM 또는 TheYtsejaM 로 검색하시면 제가 공유한 파일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소유자가 1이라도 관계없습니다. 저는 항상 접속해 있으니까요. 제가 접속해 있지 않을 때는(파일이 안 받아지고 있을 때는) 제가 집에 없거나 파일 받기 대기 중일 겁니다. 기다리시면 하루 안에 반드시 받으실 수 있으실 겁니다. 무협도 엄청나게 많이(약 1기가 정도) 텍스트파일로 가지고 있는데 너무 파일이 많아서 그거 다 편집하려니 짜증나서 일단은 판타지만 공유중입니다. 무협도 필요하시면 프루나에서 메시지 전송 기능으로 쪽지 보내십시오. ************************************************************************************* “말리지 말아 크로이, 난 정말 화났다고!!!” 화가 머리끝까지 오른 듯이 보이는 제크는 좁은 여관에서 거대한 그레이트 소드(Great Sworrd)를 휘두르며 기사들을 몰아붙였다. “큭, 용병주제에 기사를 상대로 칼을 휘두르다니.” 전력은 3 대 1로 기사들이 압도적으로 유리했지만 오히려 밀리는 쪽은 기사들이었다. 폭풍같이 휘두르는 제크의 거대한 그레이트 소드(Great Sworrd)를 겉 먼만 든 기사들의 장식용 검이 견딜 수 있을 리가 만무했다. “제크, 저 바보 녀석. 결국 저질러 버렸어....” 엘미스는 제크의 어이없는 행동에 머리가 깨질 것 같았다. 물론 자신들도 마음 같아서는 제국의 앞잡이가 된 기사들의 건방진 행태에 일침을 가하고 싶었지만 상황이 너무 좋지 않았다. 현성 일행을 찾아다니던 기사들의 숫자가 적은 것으로 봐서 많은 수의 기사들이 흩어져 현성 일행을 찾아다니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꽈앙!!” “무슨 소란이냐!!” “아니, 용병 주제에 기사에게 검을 겨누다니!!” 갑작스럽게 들이 닥치는 많은 수의 기사들을 보며 엘미스는 드디어 걱정하던 일이 터졌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이런 소란이 일어났는데 몰려오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하지.” 아마 갑작스러운 소란에 근처를 수색하고 있었던 모든 기사들이 이곳으로 모여들었다는 사실은 눈으로 보지 않아도 너무도 뻔한 일이었다. “기사를 향해서 검을 겨누다니 귀족의 권위에 도전하는 것이냐!!” 상황이 그리 좋지 않았다. 평민과 귀족의 신분차이는 컸다. 귀족 모독죄로 즉결 처형될 수도 있는 상황인 것이다. “모두 잡아들여라!!” 기사들의 우두머리로 보이는 듯한 남자가 명령하자 수 십 명의 기사들이 좁디좁은 여관 속으로 몰려들었다. “젠장!!” 상황이 이렇게 되자 다른 용병들도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이대로 잡혀가면 아마 사형일 것이다. 자신들에게 검을 겨눈 용병들을 용서할 귀족들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제크 이 바보 자식!” “이거 어쩔 수가 없게 됐군 그래.” “챙, 챙, 챙!!!” “체포해라! 저항하면 죽여도 좋다!” 조용하던 여관은 한순간 아수라장으로 변해 버렸다. 수 십 명의 기사들과 용병들이 어우러진 대규모 접전이 벌어진 것이다. 제크, 크로이, 아키스가 모든 일행들이 보호하는 듯이 둥글게 둘러싸기 시작했고 엘미스와 티라스는 조용히 손을 움직여 자신의 석궁을 매만졌다. 상황은 점점 좋지 않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기사들의 숫자는 적게 잡아도 20명이 넘어 보였고 앞에서 검과 도끼를 휘두르고 있는 제크와 크로이 그리고 아키스의 움직임도 서서히 둔해 졌다. 아무리 뒤에서 엘미스와 티라스가 엄호를 해준다고 해도 숫자상에서 밀리고 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었다. “모든 힘의 근원이여. 빛을 발하며 타오르는 붉은 화염이여! 위대한 그대의 힘을 나에게 빌려다오! 화이어 볼(Fire Ball)” 뒤에서 조용히 자리하고 있던 쉬로스가 오랜 시간의 마나의 배열을 마치고 주문을 영창하며 3서클 최 상위 마법 화이어 볼을 소환했다. “마, 마법!” 용병들과 싸움을 벌이던 기사들은 쉬로스가 소환한 화이어 볼을 보더니 매우 놀란 듯이 모든 움직임을 멈추고 뒤로 물러났다. “마, 마법사가 있었나?” 기사들의 우두머리로 보이는 사람은 쉬로스의 마법에 꽤나 놀란 듯한 모습이었다. 비록 마법을 발동시키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기는 했지만 쉬로스는 마법사였다. 3서클 마법 화이어 볼은 기사 수 십 명의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는 무서운 위력을 가진 무기였다. “마법사가 이런 용병단에 소속되어 있다니 놀랍군.” 사실 기사가 놀라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라이노스 대륙 최 강대국인 라이오니 제국에서 조차 마법사는 매우 높은 대접을 받고 있었다. 비록 3서클의 하급 마법사였지만 대인 공격 마법인 화이어 볼을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귀족의 작위 정도는 언제든지 받을 수 있는 것이 마법사였다. “우리 라스페티 왕국에 겨우 몇 백 명밖에 없는 마법사를 만나다니.... 놀랍군 그래.” “알았다면 이만 물러가시오. 서로 싸워보았자 이득이 될 것은 아무것도 없소.” 쉬로스는 그 말과 함께 소환한 화이어 볼을 하늘 높이 띠워 올렸다. 그 모습을 본 기사들은 모두 여관 밖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휴, 대충 마무리가 된 것 같군 그래.” “역시 쉬로스 아저씨가 최고에요. 저놈들이 꼼짝도 못하잖아요.” 엘미스가 흥분한 듯이 쉬로스를 추켜세웠지만 그런 엘미스의 칭찬에도 쉬로스의 표정은 그리 좋지 못했다. “전혀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야. 일단은 물러났지만 이대로 가만히 있지는 않을 거라고. 만약 더 많은 수의 병사들을 이끌고 온다면 방법이 없어.” 어두워진 쉬로스의 표정에 모두 난감한 표정이 떠올랐다. 그간 쉬로스가 마법사라는 이유로 많은 고비를 넘겼지만 이번에는 조금 힘들 듯 싶었다. “괜히 저희 때문에 곤란해지신 것 같군요. 저희 때문에 그렇게 나서실 필요는 없었는데.....” “아닙니다. 한스님이라고 하셨죠. 안 그래도 평소 저놈들을 혼내주고 싶었으니까 그리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되요.” 현성의 말뜻은 자신들을 대신해 그들이 싸워주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었지만 용병들에게는 현성이 자신의 일행 때문에 벌어진 싸움으로 인해 자신들이 곤란해지자 그것을 사과하는 것처럼 비추어 졌다. “그나저나 이제 어쩌죠. 아마 이 소식을 들은 영주가 가만히 있지 않을 탠데요.” 아키스의 걱정 어린 말투에 모두의 얼굴빛이 어두워졌다. 지금은 비록 쉬로스 때문에 물러갔지만 상대는 영지의 주인인 영주다. 아무리 쉬로스가 마법사라고는 하지만 혼자서 수백 수천에 이르는 병사들을 상대할 수는 없는 것이다. 3서클의 하급 마법사인 쉬로스의 능력으로는 하루에 대인 공격마법인 화이어 볼을 5번 가량 사용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것도 어느 정도 휴식을 취해가면서 말이다. “정말 큰일이군. 일단 이곳을 떠나서 이곳에 있는 용병들과 합류하는 것이 좋겠군. 아무래도 그편이 더 안전 할 것 같으니까 말이야.” “크로이 하지만 다른 용병들이 저희를 보호해 줄수 있을 까요?” 아키스의 약간은 힘들 것 같다는 말에 크로이의 얼굴이 약간 일그러졌지만 자신의 뜻을 굽히지는 않았다. 지금으로서는 그 방법만이 유일한 해결책이었으니까 말이다. “이곳 영지에 존재하는 병사들 보다 용병들의 숫자가 훨씬 많아 아무리 영주라도 다른 용병들이 우리를 보호해 준다면 쉽게 우리를 공격하진 못할 거야.”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이게 최선이야. 가자.” “예.” “아, 그리고 여러분들께도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귀족이라는 직위를 가진 인간들이 엘프님들을 위협하기는 하지만 저희들이 인간족의 명예를 걸고서라도 여러분들을 안전하게 지켜 드리겠습니다. 모든 인간들이 방금 만나 자들과 같다고 생각하지는 말아주십시요.” “고맙습니다. 참 친절하신 분이시군요.” “아, 아닙니다.” 아이리스의 말에 크로이의 얼굴은 마치 잘 익은 사과처럼 새빨갛게 변했다. 마치 오우거 같이 커다란 덩치와 함께 거대한 도끼를 한손에 쥐고 있는 무시무시한 모습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얼굴이었지만 말이다. “어, 크로이의 얼굴이 빨갛게 됐잖아. 아이리스에게 반한 거야?” “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나, 나 참. 어, 어서 떠나자.” 더듬거리는 목소리로 빨리 이곳을 떠나자고 외치는 크로이의 모습은 모두에게 그가 엄청나게 당황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지만 모두 아무런 말도 꺼내지 않았다. 아름다운 얼굴의 아이리스가 말을 건넨다면 누구라도 그렇게 반응할 태니까 말이다. “자, 크로이 말대로 빨리 떠나기나 하자고 꾸물거리다가는 기사들이 병사들을 몰고 달려올걸.” “그래 엘미스 말대로 어서 떠나기나 하자 아 그런데 한스씨라고 하셨죠? 일이 이렇게 된 김에 저희와 같이 가시죠.” 크로이의 말에 현성은 쾌재를 불렀다. 지금 이들이 가려는 곳은 용병들이 모여 있는 장소였고 만약 싸움이 벌어진다면 이 세계 무사들의 수준이 어느 정돈지 알아 볼 수도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했다. “예, 감사합니다.” “너무 부담 가지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나저나 한스씨가 있어서 어느 정도 다행이군요.” “예!? 다행이라니요?” 크로이의 말에 어리둥절한 현성이었지만 곳 그가 한 말의 진의를 알아차릴 수 있었다. “어떻게 엘프님들과 같은 일행이 된 건지는 몰라도 지금 까지 제가 본 걸로 바서는 엘프님들이 저희 인간들을 어느 정도는 믿고 있으신 것 같아서요. 그게 아마도 한스씨 덕분인 것 같아서 말입니다.” “하하하, 예.” “저, 사실 이번일로 엘프님들이 저희 인간족들에게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게 되지는 않았나 하고 걱정했었거든요.” 현성과 말을 나누던 크로이의 눈빛은 어느 사이엔가 아이리스들에게로 쏠려 있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다이말로에게 말이다. “인간들의 계속되는 엘프 사냥으로 엘프족들의 전체적인 생각은 모든 인간족을 적으로 간주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 그런 가요?” 약간은 씁쓸한 미소를 머금은 크로이의 얼굴을 바라보며 현성은 한 가지 재미있는 가설이 떠올랐다. 만약 자신의 생각이 맞는 거라면 앞으로 이들과의 동행은 자신의 생각보다 훨씬 더 재미있어 질 것 이다. “그런데 한스님은 어떻게 하시다가 엘프님들과 같이 동행하게 되신 거죠?” 크로이와 현성이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갑자기 엘미스가 끼어들었다. 이미 모든 짐을 챙긴 후인지 무거워 보이는 가방 하나를 들고 있는 엘미스는 크로이와 이야기를 나누던 현성에게 자신의 궁금 점을 물어보았다. “아이리스들과의 동행이요?” “예, 엘프족을 보는 것도 처음이지만 인간과 함께 여행을 한다는 말도 처음 들어 보거든요. 그것도 모두 아름다운 숙녀 분들이시잖아요.” 호기심 가득한 눈망울로 현성을 바라보고 있는 엘미스에게 현성은 그저 간단히 몬스터에게 잡아먹힐 위기에 처한 3명의 엘프를 구조해주었고 그 인연이 아직 까지 남아 같이 여행을 떠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와, 그런가요. 대단해요. 한스씨 겉보기와 달리 실력이 뛰어나신가 봐요. 몬스터들의 틈에서 아름다운 숙녀분들을 구해낼 정도라면 말이에요.” 엘미스는 현성이 꾸면 낸 한편의 영웅담을 듣고 감탄하는 한편 약해만 보이던 현성을 바라보는 시각이 약간은 바뀌었다. 강함의 척도가 육체의 차이에서 바로 들어나는 이곳 라이노스 대륙에서 현성과 같이 외소한(용병들에 비해) 체구를 가진 사람은 그리 뛰어난 실력을 가지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었기에 현성이 몬스터들과 싸웠다는 말에 약간은 감탄을 표한 것이다. “이봐 시간이 없다면서 어서 떠나자고.” 아키스의 말과 함께 매의 용병단과 현성 일행은 여관을 떠나 다른 용병들이 머물고 있다는 영주관으로 향했다. 엘미스는 별 다른 의미 없이 한 질문이었고 그 질문에 대답한 현성 역시 별 의미 없이 대충 꾸며서 한 대답이었지만 그들의 대화로 인해 매의 용병단 전원이 현성을 약간의 실력 있는 검사로 그리고 나머지 4명은 아무런 전투 능력이 없는 연약한 여성들로 평가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저 검은 머리 아가씨는 누구야?” 제크가 4명의 여인 중 유일한 인간인 로이나스에 대해 물어보자 현성은 엘프족들에게 한 것과 마찬가지고 그녀를 자신의 동생으로 소개했다. “뭐! 동생?” “예. 뭐가 잘못됐나요?” 놀라는 제크를 바라보며 현성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묻자 그 대답을 들은 제크는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했다. “당연하지 머리카락 색도 틀리고 얼굴도 별로 닮지 않았잖아.” 제크는 쉽게 믿지 못하는 눈치다 사실 금방이라도 타오를 것 같은 홍염을 떠올리게 하는 현성의 모습과 칠흑 같은 어둠을 대변하는 것 같은 로이나스의 이미지는 너무도 상반되었으니 말이다. “친동생은 아니고 저와 같은 고향에 사는 동생입니다. 이번에 저를 따라서 같이 마을을 떠나 왔고요.” “그래 어쩐지...” 이런 저런 잡담을 나누면서도 빠른 속도로 이동하던 그들은 오래 걸리지 않아 걸음을 멈추어야 만 했다. 가는 방향이 너무 정직했음인가? 어느 사이엔가 그들의 목적지인 영주관 앞에는 많은 수의 병사들과 함께 아까 보였던 기사들이 말에 올라탄 상태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젠장 망했군 그래.” “다른 용병들과 합류하기도 전에 잡혀가겠는데요?” 용병들은 어쩔 수 없이 무기를 빼들고 전투 준비를 시작했다. 달아나 볼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지만 그들이 온 길은 어느 사이엔가 많은 병사들에 의해 막혀 있었다. “젠장 뭐가 이렇게 많아! 영지 안에 있는 모든 병사들을 다 끌어 모은 거 아니야?” “아무리 봐도 그런 것 같은데 제크 병사들의 숫자가 족히 천명은 넘어 보이니까 말이야.” 아키스의 침착한 대답에 제크는 그저 젠장, 젠장을 연발하며 자신의 거대한 그레이트 소드(Great Sworrd)를 뽑아 들었다. 양측 모두 전투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기사들 중 화려한 갑옷을 입은 기사 한명이 앞으로 나와 현성 일행에게 검을 겨누고는 큰 소리로 그들의 죄목을 밝혔다. “우리 위대한 라스페티 왕국의 권위에 도전하는 반역도들은 들어라!! 그대들은 위대한 우리 라스페티 왕국의 군주이신 로이토스 국왕 전하에게 반기를 드는 한편..........” 온갖 미사여구를 붙여가며 너무도 길게 이어지는 연설의 주 내용은 단 한 가지 그들이 반란군이라는 말이었다. “이봐요 쉬로스 아저씨 우리가 언제부터 반역도가 된 거죠?” 그들의 말이 너무 기가 막혔는지 엘미스가 식식거리며 물어보자 쉬로스는 태연한 어조로 가장 명확하고 확실한 답안을 그녀에게 제공했다. “제크 녀석이 기사에게 검을 겨눈 순간부터.” “제크 그 바보 녀석 덕분에 우리 모두 여기서 죽겠군요.” 너무도 황당하다는 듯이 말하는 엘미스의 말을 끝으로 용병들은 서서히 자신의 무기를 어루만지며 앞으로 있을 전투를 대비했다. 이길 확률은 전혀 없었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앉아서 죽을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이봐 엘미스 너는 죽지 않을 지도 모르니 그런 말은 삼가라고. 여자 용병치고는 제법 반반한 얼굴이니 죽이지는 않을 걸?” “야!! 제크 너 내 손에 먼저 죽고 싶냐!!” 제크의 말을 들은 엘미스가 미친 듯이 화를 냈지만 제크가 던진 가벼운 농담으로 모두의 긴장이 약간은 줄어든 것 같았다. “한스씨 검을 쓰신다고 하셨죠? 저희와 같이 앞에 싸워주시겠습니까?” 이미 이기기 어려운 싸움이건만 크로이는 아직도 희망을 버린 것 같지는 않았다. “물론 그렇게 하죠.” 현성의 허락과 함께 용병단 측의 진형이 갖추어 졌다. 현성, 제크, 크로이, 아키스가 선두에 서고 바로 뒤에는 엘미스와 티라스가 그리고 가장 안전한 후방에는 쉬로스와 함께 아이리스 일행이 자리하고 있었다. “전 기사단은 반역도들을 처단하라!!” 겨우 10명 정도에 불과한 용병단을 상대하데 병사들을 동원하기는 부끄러웠는지 먼저 앞으로 나온 것은 바로 기사단이었다. 물론 기사단의 숫자는 대충 보아도 100 명에 육박했지만 말이다. 용병들이 유일하게 기대하는 것은 쉬로스의 마법이었지만 여관 같이 좁은 공간이 아닌 이런 탁 트인 공간에서는 그 위력이 많이 반감될 수밖에 없었다. 쉬로스가 상대할 수 있는 병력은 많아야 20명 정도였다. 또 한 10배가 넘는 많은 수의 적들 앞에서 쉬로스가 마법을 완성 시킬 때까지 그를 보호해 줄 수 있을 지도 의문이었다. “가자!!” 크로이의 고함을 선두로 100명의 기사들과 11명의 매의 용병단 및 현성 일행의 접전이 시작되었다. “챙 챙 챙!!” “위대한 우리의 국왕 전하께 칼을 겨누는 반역도들을 토벌하라!!” “와!!” 기사들의 우렁찬 고함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시작된 접전은 난장판 그 자체였다. 비록 대열을 맞추고 전투에 임하는 매의 용병단원들이었지만 한 사람에게 수 십 명씩 달라붙는 적들의 공격에 난전의 형상이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후후후 생각보다 재미있게 된 것 같군. 그리고 용병들의 실력이 생각보다 강한걸.’ 10배가 넘는 적을 상대로 단 한 치의 밀림도 없이 당당하게 싸우는 용병들의 모습을 보며 현성은 그간 자신이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이곳 라이노스 대륙의 검술은 그리 약한 것이 아니었다. 힘을 위주로 하는 검술이 많이 발달한 라이노스 대륙의 검사들의 검법은 주로 힘을 위주로 하는 패도적인 검술은 제법 뛰어난 수준이었다. ‘내공을 사용하여 1류 소리를 듣는 무사들이 아닌 일반 무사들의 수준은 오히려 이곳이 더 높은 것 같군.’ 용병들의 실력이 비록 내공을 사용하는 상승무공에 비하면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었지만 육체적인 힘을 이용하는 무공은 꽤 높은 경지에 올라가 있는 듯 보였다. ‘재미있는 싸움이군 그래.’ 현성은 자신을 향해 공격해 오는 기사의 바라보며 비릿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현성에게 달려들던 기사의 몸이 그 근처에 도달하기도 전에 두 조각으로 갈라졌다. “피라미들이군. 오히려 용병들의 실력이 더 뛰어난 것 같아.....” 피 튀기는 전투의 소용돌이 속에서 현성의 조그만 중얼거림을 알아들은 이는 없었다. 모두 자신의 앞에 놓여진 적과 싸우는 일에만 열중할 뿐. “죽어라!!!” “꽈직!” 매의 용병 단장인 크로이는 자신에게 달려드는 기사를 향해 거대한 도끼를 휘둘렸다. 그 결과 자신에게 달려들던 기사의 몸이 두 동강이로 나누어 버렸다. 중장갑주로 무장한 기사들의 몸을 두 동강이 낸다는 것은 상당한 힘과 기술이 없다면 불가능한 기술이었다. 용병들은 기사들과 싸우며 점점 여유가 생기는 것을 느꼈다. 두꺼운 갑주를 걸친 기사들의 움직임은 생각보다 느렸고 파괴력 또한 용병들에 비해 훨씬 낮았던 것이다. 물론 그런다고 자신들에게 달려드는 적의 숫자가 줄어든 것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기사들의 계속되는 공격에도 불구하고 용병들은 좀처럼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100명이나 되는 기사들이 겨우 4명뿐인 용병들의 벽을 뚫지 못하는 것이다. 놀라고 있는 것은 앞에서 싸우는 용병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자신들에게 달려는 적의 수가 많아야 3, 4명을 넘지 못하는 것이다. 물론 그 정도라고 해도 결코 쉬운 상대는 아니었지만 만약 많은 수의 기사들이 자신들을 둘러싸고 포위해서 공격한다면 자신들은 이미 싸늘한 시체가 되어있을 터였다. ‘젠장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갑자기 적의 숫자가 줄어들기라도 한건가? 이크!’ 선두에서 싸우고 있는 제크와 크로이 그리고 아크스는 적은 수의 적들을 보고 당황했지만 그 이유를 찾고자 다른 곳에 신경을 분산 시킬 만한 여유가 없었다. 그런 그들과는 다르게 놀라는 사람은 따로 있었다. 바로 기사들의 돌격을 명령했던 기사와 그 휘하의 병사들 그리고 후방지원을 위해 뒤에 남아있던 엘미스들이었다. “도, 도대체...... 뭐지?” 그들은 자신의 눈에 보이는 현상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이미 수 십 명이 넘는 기사들이 단 한명에게 죽어나갔다. 괴상하게 생긴 붉은 색 홍포를 입고 있는 20대 청년 하나가 검을 휘두를 때마다 기사 한 명의 목이 떨어져 나갔다. 수 십 명이 넘는 기사들이 한꺼번에 덤벼들었지만 괴 청년의 검 앞에 모두 싸늘한 주검이 되었을 뿐이다. “가, 감히!” 그 광경을 보고 있는 노기사가 고함을 질러 댔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그 청년의 검 앞에는 두꺼운 방패와 갑주도 아무런 힘을 쓰지 못했다. 단 한 명의 적을 뚫지 못해 수많은 기사들이 죽어나갔다. 맨 뒤에 자리하고 있는 마법사 쉬로스를 생포하기 위해 파견되었던 기사들은 이미 괴 청년의 검에 싸늘한 시체가 된지 오래였고 다른 3명의 용병들 또한 보통 실력이 아니었다. 뒤에서 용병들을 지원해 주고 있는 엘미스와 티라스도 문제였다. 그들의 손이 한번씩 움직일 때마다 기사들이 하나씩, 하나씩 쓰러져 나갔다. “이, 이럴 수가.....” “모든 힘의 근원이여. 빛을 발하며 타오르는 붉은 화염이여! 위대한 그대의 힘을 나에게 빌려다오! 화이어 볼(Fire Ball)” 결국 쉬로스의 마법이 완성되었고 뜨거운 열기를 내뿜고 있는 화염의 구는 수 십 명에 이르는 기사들의 목숨을 빼앗아 같다. “마, 말도 안돼!!” “도, 도망가자!!” 쉬로스의 마법을 끝으로 기사들은 이성을 잃고 달아나기 시작했다. 눈앞에 동료가 산체로 불타고 있다는 것은 참기 힘든 공포였다. “이, 이런!!” 도망치는 기사들을 바라보면서도 그들의 공격을 명령했던 노기사는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자신이 보기에도 더 이상의 전투는 자살행위와 마찬가지였으니 말이다. “아, 아직 살아있네 이럴 수가...” “역시 나는 아직 죽을 운명이 아니었던 것이 분명해!” 용병들은 아직 까지 자신들이 살아있다는 것에 대해 기쁨의 함성을 터트렸다. 100명의 기사들이 다가올 때는 이미 죽은 목숨이라고 생각했건만 반대로 자신들이 승리한 것이다. “한스씨 정말 강하시군요. 믿을 수가 없어요. 어떻게 이렇게 연약한 체구에서 그런 힘이.....” 한바탕의 전투가 끝나자 가장 먼저 현성에게 달려든 것은 바로 엘미스였다. 그녀의 눈은 아직도 자신이 직접 본 사실을 믿을 수 없는 듯 했다. “허허허, 내 평생 자내처럼 강한 검사는 처음 보는 듯 하구만 그래.” 쉬로스 또한 감탄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제크와 크로이 그리고 아키스는 싸우느라 정신이 없어 현성의 전투를 자세히 살펴 볼 수 없었지만 후방에 있어 약간은 여유 있게 전투를 치룰 수 있었던 다른 용병들은 달랐다. 그들은 혼자서 수 십 명에 이르는 기사들을 상대하는 현성의 위용을 결코 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또한 앞에서 현성과 같이 싸우던 용병들 역시 그들의 말을 듣고 자신들이 살아날 수 있는 결정적인 원인이 현성에게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보기와는 다르게 대단한 실력을 가지고 있군 그래.” 보기 좋게 웃음을 터트리는 용병들이었지만 상황은 그리 여유롭지 않았다. 적의 수는 아직도 많았기에..... 현성의 손에 죽은 기사들은 대략 30명 쉬로스의 마법에 죽은 기사가 대략 20명 그리고 나머지 용병들이 처리한 기사들의 숫자가 10명이 조금 넘었다. 기사들의 전력이 순식간에 절반 이상 줄어든 것은 사실이었지만 천명이 넘는 일반 병사들의 숫자는 여전히 건재 했던 것이다. “과연 반역도들답게 사악한 힘을 가졌구나!! 그러나 더 이상은 무리일 것이다!! 전군 앞..” “잠깐!!!” “뭐냐!!” 전군의 진격 명령을 내리던 노기사의 말은 갑자기 끼어든 현성의 말로 인해서 멈추어 졌다. 자신의 말을 끝은 것에 대한 분노인지 아니면 많은 기사들을 죽인 현성에 대한 분노인지 노기사의 말은 매우 분노에 차있었다. “우리가 언제부터 반역도들이 된 거지? 우리는 그저 평범한 여행객이었고 먼저 시비를 건 것 또한 네놈들이었다.” “이.... 이런 무엄한 놈!! 감히 이 영지의 주인인 나 탈로스 자작을 능멸하는 것이냐!!” 노기사 아니 틸로스 자작은 감히 자신에게 반말로 따져 오는 현성의 말에 광분한 것인지 분노가 가득 실린 말로 호통을 쳤지만 현성은 콧방귀도 끼지 않았다. “네놈이 이 영지의 주인이라는 탈로스라는 놈인가? 그래 무슨 일로 본좌를 보자고 한 것이지?” “이, 이런 무, 무엄한 놈을 보았나!! 네놈이 정령 죽고 싶은 것이로구나!!” 자신의 정체를 알아차리고도 이어지는 명백한 하대와 자신을 무시하는 듯한 어조는 평생을 귀족으로 살아온 탈로스 자작에게 참기 힘든 모욕이었다. “지금 네놈의 처지를 알고서 하는 말이더냐!!” “내 처지가 어떻다는 거지?” 탈로스 자작의 호통에도 현성은 여유만만 유유자적이었다. 반면 탈로스 자작의 얼굴은 점점 붉어져만 갔다. “네놈은 감히 위대한 라스페티 왕국의 귀족이자 위대한 군주 로이토스 국왕 전하를 모시는 충신인 나 탈로스 자작을 모욕하고도 살아남기를 바란 것이더냐!!” 상대의 어이없는 말에 할 말을 잃은 현성을 향해 이제야 무언가가 제대로 된 것 같다는 표정을 지은 탈로스 자작이 느긋한 태도로 입을 열었다. “네놈이 당장 내 앞에서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빈다 해도 이미 네놈은 죽은 목숨이다. 하지만 내 친히 자비를 베풀어 네놈이 데리고 있는 엘프들과 검은 머리의 계집을 나에게 바친다면 특별히 목숨만을 살려주마.” 상대의 너무도 어이없는 말에 현성은 자그마한 분노를 느꼈다. 그는 약육강식의 세계인 무림에서 살다온 자였다. 강한 자가 모든 것을 가지고 약자는 모든 것을 잃는다. 상대는 자신보다 약한 약자다. 또한 그는 스스로의 힘으로 지금의 지위를 손에 넣은 것이 아니라 타고난 핏줄로 인해 그 자리를 얻은 것이다. 현성이 경멸하는 부류 중 하나였다. 스스로의 능력은 보잘 것 없으면서도 아무런 희생 없이 얻은 자신의 지휘를 마치 자신의 능력으로 손에 넣은 듯이 생각하는 부류..... 너무도 어리석은 상대에게 약간의 분노를 느낀 현성의 입에서 약간의 살기가 담긴 말이 흘러 나왔다. “무슨 일로 본좌를 보자고 했는지 그 이유를 물었다.” 현성의 나직한 한 마디에 탈로스 자작은 아무런 대구도 하지 못한 상태로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비록 낮은 목소리였지만 현성의 자그마한 말 한 마디가 탈로스 자작의 머릿속에 알 수 없는 공포감을 심어주었기 때문이다. 잠시 할말을 잊었던 탈로스 자작의 눈에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병사들이 눈에 들어왔다. 치욕이었다. 병사들의 눈 속에 들어있는 것은 비웃음이었다. 탈로스 자작만의 착각일 수도 있었지만 그에게는 분명 그렇게 느껴졌다. 자신이 처음 보는 애송이의 말에 압도당한 것이다. “죽여라!! 당장 저 건방진 놈의 목을 배어오고 계집년들은 산체로 잡아 내 앞에 대령해라!!” 분노가 가득 섞인 탈로스 자작의 말에 기사들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와 함께 천명이 넘는 엄청난 숫자의 병사들이 함께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거 힘들겠군 그래....” 더 이상은 무리였다. 천 명이라는 숫자는 실력이 뛰어나다고 해서 극복할 수 있는 숫자가 아니었다. 아무리 뛰어난 실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해도 사방에서 공격에 오는 창검에 무사할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다이말로!!” “예!!” 현성의 조용한 부름에 지금까지 가만히 자리에 앉아있었던 다이말로가 현성의 앞에 조용히 나타났다. “보잘 것 없는 자신의 힘과 지위를 믿고 나를 능멸한 어리석은 자에게 그 대가를 치르게 해주어라.” “존명!” 현성의 명에 따라 혼자서 1천명이 넘는 병사들과 대적하게 된 다이말로의 얼굴에는 그 어떤 두려운 감정도 실려 있지 않았다. “이봐 한스 그게 무슨 말이야! 설마 저 엘프 아가씨 보고 저 많은 병사들을 상대하라는 말은 아니겠지?” 현성의 말을 들은 제크는 어이없다는 듯이 현성에게 따져 물었지만 현성은 그저 묵묵무언(黙黙無言)이었다. 현성이 아무 대답도 없이 다이말로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 속이 타는 것은 용병들이었다. 혼자서 천명이나 되는 병사들과 맞서다니? 그것은 아무리 보아도 자살행위에 지나지 않았다. “와아아아아아!!!” 함성을 지르며 달려드는 병사들의 얼굴에는 아무런 두려움도 존재하지 않았다. 상대가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자신들의 숫자가 훨씬 많기에 진다는 것은 상상도 해보지 않았다. [창수마공(槍手魔功) 창법(槍法) 제 1 장 천뢰창격(天雷槍格)] 조용히 울려 퍼지는 다이말로의 말과 함께 그녀의 손에는 어느 사이엔가 한 자루의 긴 창이 들려있었고 그녀의 전신은 온통 푸른색 전류로 휩싸여 있었다. “으아아아악!!” 다이말로가 자신에게 달려들고 있는 병사들을 향해 [창수마공(槍手魔功) 창법(槍法) 제 1 장 천뢰창격(天雷槍格)] 시전하자 선두에서 달려오던 병사들은 새까만 재가 되어 휘날렸고 후방의 병사들마저 전류에 감전되었는지 쓰러져서는 도저히 일어날 줄 몰랐다. “..............” 다이말로의 단 한번의 움직임에 모든 사람들의 움직임이 정지했다. 현성 일행을 향해 달려들던 병사들도 그 일을 명령했던 탈로스 자작도 그리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용병들도 함께 말이다. “이, 이럴 수가....” 가장 먼저 입을 연 것은 탈로스 자작이었다. 단 한번의 공격에 자신의 병사들에 1/3이 죽거나 전투 불능이 되었다. “믿을 수 없어 설마 마, 마법사였나?” 탈로스 자작의 생각은 거기까지가 한계일 수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수 백 명의 병사를 한번에 죽일 수 있는 창법은 들어본 적도 없을 태니까 말이다. 오직 한번에 이렇게 많은 병사들을 죽일 수 있는 방법은 그가 알기로 마법 단 한 가지 방법뿐이었다. “다, 다이말로양이 마법사였나?” 제크가 더듬거리며 입을 열자 지금 것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던 엘미스가 맞장구를 쳤다. “정말 대단해 쉬로스 아저씨도 이런 마법을 사용한 적은 없으셨는데.” 그러나 다른 용병들은 그 말에 맞장구를 칠 여력이 없는 모양이었다. 그저 자신이 본 일을 믿을 수 없다는 눈빛만이 영력할 뿐. “............” ‘아니야 이건 마법이 아니다. 그럼 도대체 내가 방금 본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모든 사람들이 다이말로의 공격을 마법이라고 생각했지만 3서클 마법사인 쉬로스 만은 방금 다이말로의 공격이 마법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가 다이말로에게서 느낀 마나의 흐름은 일반적인 마법사들의 마나 유동과 전혀 달랐다. 마치 마나를 다루는 경지에 이른 전사들의 공격과 비슷할 정도로 말이다. “공격하라!!” “.............” 조용한 정적을 깨고 울려 퍼지는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탈로스 자작이었다. “...........” 그러나 현성 일행을 향해서 달려드는 병사들은 아무도 없었다. 방금 전 까지 웃고 떠들던 동료가 재가 되어 휘날리는 광경을 목격한 병사들의 눈에는 다이말로에 대한 강한 공포심이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공격하라는 내 명이 들리지 않는 것이냐!!” 탈로스 자작의 호통에도 병사들은 도저히 움직일 생각을 하지 못했다. 만약 한 걸음이라도 움직인다면 자신도 먼저 떠난 동료들의 전철을 밞게 될 것 만 같았다. “저 마법사 엘프년은 지쳐있다.” 주춤거리던 병사들은 탈로스 자작의 마지막 말에 어리둥절해 하며 모두의 시선을 탈로스 자작에게로 모았다. “마법사는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최고위 마법을 사용한 후 몇 시간 동안은 마법을 사용할 수 없다. 그러니 모두 공격하라!!” 탈로스 자작의 장담에 병사들은 약간의 용기를 가졌지만 쉽사리 움직이지는 못했다. 단 한번의 공격이었지만 그런 다이말로의 모습은 많은 병사들에게 엄청난 공포심을 심어주었기 때문이다. 반면 탈로스 자작은 자신의 명령에 따르지 않는 병사들 때문에 분통이 터질 지경이었다. 그는 비록 지방의 이름 없는 귀족이지만 작위와 영지를 가진 귀족이다. 작위도 영지도 없는 이름만 귀족과는 달리 그는 어느 정도 중앙의 귀족들과 연이 닿아있었다. 자금을 마련할 영지를 가지고 있는 이상 중앙으로의 진출을 꽤하는 것은 필연적이었고 그 결과 중앙에 있는 몇 몇 귀족들과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편이었다. 그 결과 엘프족과 마법사들에 대해서 어느 정도의 상식은 가지고 있었다. 엘프족이 타고난 정령술사요 뛰어난 마법사라는 사실을 말이다. 또한 아무리 뛰어난 마법사라고 해도 높은 서클의 마법을 연속으로 사용할 수는 없다는 것을 말이다. 자신이 보기에 3명의 엘프들 중 가장 강한 힘을 가진 청색 머리카락의 엘프 같았고 자신이 알고 있는 한 그녀는 방금 강력한 마법을 사용한 관계로 당분간은 마법을 사용하지 못할 것이다. 이러한 자신의 생각을 확신하고 있는 탈로스 자작의 눈에 현성 일행의 모습은 모든 힘을 소진하고 잡아 주기를 바라는 연약한 사냥감에 불과했다. “네놈들이 감히 내 명령을 듣지 않겠다는 것이냐!! 모두 반역죄로 목이 달아나고 싶은 모양이로 구나!!” 반역죄로 목이 달아난다는 말에 몇 몇 병사들이 겁을 먹은 듯 조심스럽게 떨어트린 무기를 주워들었다. 그런 병사들의 모습을 본 탈로스 자작은 다시금 병사들을 재촉하기 시작했다. “네놈들이 반역도들의 편을 든다면 너희들의 가족들 까지 참형에 처할 것이고 내 명을 따라 반역도들을 토벌한다면 큰 상이 있을 것이다.” 그 말에 병사들의 행보는 결정되었다. 큰 상을 내린다는 영주의 말을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있다가는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까지도 죽을지 몰랐다. 또한 영주의 말대로라면 마법사 또한 당분간은 마법을 사용하지 못한다고 하지 않던가? “공격하라!!” “와아아아아!!” 새로이 내려진 영주의 공격 명령에 병사들이 함성을 지르며 다이말로에게 달려들었다. 마법을 더 이상 사용하지 못한다는 영주의 말에 어느 정도 공포감이 가신 모양이었다. “후후후 됐다. 이제 난 이 지긋 지긋한 시골 영지를 떠나서 중앙의 귀족으로서 새롭게 태어나는 거야.” 탈로스 자작은 앞으로 자신에게 펼쳐질 밝은 미래를 생각하며 기쁨에 잠겼다. 처음 성문 경비대로부터 엘프족 여성을 보았다는 소리를 듣고 얼마나 놀랐던가? 과거부터 중앙으로의 진출을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탈로스 자작이었다. 하지만 조그만 시골 영지의 영주인 탈로스 자작으로서는 자신을 중앙으로 진출시켜줄 강한 힘을 가진 귀족과의 연줄을 만들 수가 없었다. 조그만 시골 영지를 아무리 쥐어 짜낸다고 해도 한계가 있었고 그 정도의 재물이 대 귀족들의 눈에 찰 리가 만무했기 때문이다. 그런 그에게 드디어 기회가 찾아 온 것이다. 엘프라니... 엘프라니? 성문 경비 대장으로부터 그 말을 들은 순간 탈로스 자작은 자신의 영지가 카이라스 산맥 근처에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 카이라스 산맥에 근접해 있는 관계로 영지의 크기에 비해 농노들의 숫자도 적었고 또한 최근에는 몬스터들의 습격으로 엄청난 양의 재정이 소모되었다. 처음에는 그리 신경 쓰지 않았지만 성이 함락될 정도로 많은 수의 몬스터들 때문에 용병들을 고용할 수밖에 없었고 그로 인해 엄청난 재정이 소모 되었다. 아마 몬스터들의 가죽이나 발톱으로 인한 수입이 없었다면 그렇게 많은 수의 용병들을 고용할 상상 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여자 엘프가 3명이라는 기사의 보고를 들었을 때는 뜻 밖에 수확에 감사했고 직접 현성 일행을 만났을 때는 엘프족의 아름다움에 전혀 뒤지지 않는 검은 머리의 여인을 보고 너무나 기뻤다. 그녀들을 모두 사로잡는 다면 자신의 중앙 진출은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엘프 노예는 어느 정도 권력을 가진 귀족이라고 해서 쉽게 소유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엄청나게 비싼 가격도 문제였지만 가장 큰 문제는 희소성이었다. 엘프족들의 마을을 발견하는 것도 힘들뿐더러 더 더욱 젊은 여자 엘프를 잡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일반인은 평생을 살아도 구경하기 힘든 것이 바로 엘프였으니까 말이다. 아마 그녀들을 잡아 중앙의 고위 귀족에게 바친다면 그의 출세는 이미 이루어진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파란 머리카락의 엘프가 마법을 사용해 수 백 명의 병사들을 죽이는 것을 보았지만 그에게는 상관없는 일이었다. 병사들이 전멸한다고 해도 엘프 3명을 잡을 수만 있다면 아쉬울 것이 없는 장사였다. 다른 두 명의 엘프가 마법을 사용할 줄 안다고 해도 병사들의 숫자는 많았다. ‘설령 방금 전과 같이 위력적인 마법을 다른 엘프들이 사용한다고 해도 모든 병사들을 죽일 수는 없다. 설령 전멸한다고 해도 어차피 버릴 영지이니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고 말이야. 흐흐흐.’ 탈로스 자작은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한 기대감에 어쩔 줄을 몰랐다. 지금 탈로스 자작의 눈에 비치는 현성 일행의 모습은 마법을 본 병사들이 놀라서 스스로 지레 겁을 먹고 물러나기를 기다리기 것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즉, 현성 일행의 모습이 허세를 부리는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어리석은 인간들......” 다시금 자신에게 달려드는 인간들을 바라보며 다이말로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비웃었다. 그녀는 과거 자신을 배신하고 가족을 빼앗아간 인간이라는 종족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피슉!!” “크아아악!!” “커거거걱!!” 짧은 파공음과 함께 수 십 명의 병사들에 목에서 선혈 분수처럼 흘러나왔다. 순식간에 수 십 명의 목숨이 사라지자 남은 병사들은 어리둥절했다. “뭐, 뭐지?” “큭!!” 그러나 남은 병사들은 더 이상 다른 생각을 할 수가 없었다. 방금 전까지 눈앞에 있었던 다이말로의 신형이 어느 사이엔가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또한 어느새 사라져 버린 그녀의 창이 자신의 머리를 꽤 뚫고 있었기에..... “슈슈슈슈슉!!” 바람이 움직이는 것과 같은 소리가 지나갈 때마다. 수 십 명의 병사들이 선혈을 뿌리며 죽어갔다. “이, 이럴 수가!” 탈로스 자작은 지금 자신의 눈으로 보고 있는 것이 사실인지 거짓인지 구분이 가지 않았다. 마법사라고 생각했던 청색 머리카락의 엘프가 한 번 움직일 때마다. 수 십 명의 병사들이 손 한번 써보지 못하고 죽임을 당했다. 멀리 있는 그의 눈에도 흐릿한 잔영만이 남을 뿐 청색 머리카락을 가진 엘프의 모습은 보이지도 않았다. “크아아아악!!” “사, 살려줘!!” 10초도 되지 않은 짧은 시간에 몇 백 명에 이르는 병사들의 목숨이 사라졌다. 남은 병사들은 전의를 잃었다. 자신들이 상대할 수 있는 적이 아니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적을 어떻게 상대한다는 말인가? 그들의 눈에 남아있는 것은 오르지 죽음에 대한 공포뿐이었다. 탈로스 자작의 얼굴은 죽음에 대한 공포로 일그러졌다. 자신의 명에 따르던 병사들은 과반수 이상이 죽고 나머지는 이미 달아난 상태였다. 지금 것 자신의 명령이라면 자신의 간이라도 빼줄 것 같이 충성스럽게 행동했던 자신의 기사단도 자신을 버리고 달아나긴 마찬가지였다. “이, 이럴 수가....” 그의 눈앞에 보이는 광경은 수 백 구가 넘는 시체 더미와 그 위를 천천히 걸어오고 있는 무표정한 얼굴의 청색 머리 엘프 뿐이었다. “가, 가까이 오지마!! 당장 사라져!!” 다이말로가 한발 한발 다가올 때마다 탈로스 자작은 비명을 지르듯이 자신에게 다가 오지 말라며 소리쳤다. 그의 얼굴에 남아있는 감정은 오르지 죽음에 대한 공포뿐이었다. 그녀가 한발 한발 움직일 때마다 탈로스 자작은 자신의 전신을 조여 오는 죽음의 공포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나, 난 귀족이다!! 이 영지의 주인인 탈로스 자작이란 말이다!!” 다이말로가 자신의 코앞까지 다가오자 탈로스 자작은 발악하듯이 외쳐댔다. 마치 이렇게 소리를 친다면 아무도 자신을 해하지 못할 것 라는 확신이라도 있는 지 말이다. “그래서 어떻다는 거지 어리석은 인간?” 다이말로는 탈로스 자작의 말에 냉정한 목소리로 대구 했다. 이미 자신의 주인이 명령한 일이었다. 자신의 눈앞에 있는 약한 인간 따위가 거부할 수 있는 명이 아니었다. “난 귀족이야!! 그러니까 당장 내 앞에서 사라져라 이건 명령이다!!” 탈로스 자작은 이미 공포로 인해 제 정신이 아닌 듯 보였다. 오줌을 지렸는지 누런 액체가 그의 갑옷을 타고 흘러내렸다. “어리석은 인간 죽어라!” “컥!” 다이말로의 라이나가 다시 한번 빛을 바랬고 탈로스 자작의 머리에서 붉은 핏물과 하얀 뇌수가 터져 나옴과 동시에 그 생을 마감했다. “이, 이럴 수가.....” “..............” 용병들은 기겁했다. 단 한 명에게 그것도 연약한 여인에게 천명이 넘는 병사들이 거의 몰살을 당한 것이다. 모든 일을 마친 다이말로가 현성 일행을 향해 고개를 돌렸을 때 모든 용병들은 자신도 모르게 한 발자국씩 뒤로 물러났다. 다이말로가 무표정한 얼굴로 자신들을 향해 다가오자 용병들은 자신도 모르게 손에 들린 무기를 꼭 움켜쥐었고 쉬로스는 주변의 마나를 끌어올려 마법사용을 준비했다. 이런 용병들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현성의 앞으로 다가온 다이말로는 현성의 앞에 무릎을 꿇고 조용히 입을 열었다. “한스님께서 내린 명을 모두 완수하고 돌아왔습니다.” “수고했다.” 수 백 명의 사람을 죽인 후에 그것을 태연하게 보고하는 다이말로나 마치 그것이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들이고 있는 현성의 모습은 용병들에게 너무도 공포스러운 모습으로 다가왔다. “그렇게 긴장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현성이 밝은 미소를 지으며 매의 용병단원들을 바라보았지만 이미 딱딱하게 굳은 그들의 안면근육은 전혀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왜 그렇게 놀라시는지 모르겠군요? 영주를 좋지 않게 생각하시지 않으셨나요?” “당신들은 누구십니까?”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던 용병들 중 가장 먼저 입을 연 사람은 매의 용병단 중 가장 연장자인 쉬로스였다. 쉬로스의 말은 현성이 한 질문과는 전혀 동떨어진 대답이었지만 현성은 그리 신경 쓰지 않았다. “저희들의 소개는 이미 끝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저는 그 말이 사실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가 없군요.” “어째서 입니까?” “저는 지금 것 혼자서 천명의 병사를 상대한다는 엘프가 있다는 말을 들어보지를 못했으니까요.” 쉬로스의 말에서는 은연중에 다이말로에 대한 두려움이 섞여있었다. 방금 전까지 웃으며 농담을 걸었던 제크와 엘미스의 표정도 쉬로스의 표정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것은 많은 사람들의 잘못된 상식일 뿐입니다. 엘프는 인간보다 훨씬 강한 힘을 가진 상위종족입니다. 노력만 한다면 그 정도 일은 식은 죽 먹기나 다름없는 일이죠.” 현성의 대답에도 쉬로스의 눈에는 여전히 공포가 가시지 않은 듯 했다. 그러나 어느 정도는 수긍한 모양이었다. 마법사인 쉬로스는 엘프에 대해서 일반인 보다 훨씬 많은 지식을 소유하고 있었다. 인간 세계에서는 고대 서적에서나 가끔씩 등장하는 9 서클 마스터가 엘프들 사이에서는 그리 드물지 않다는 사실도 말이다. 쉬로스는 현성 일행이 평범한 여행객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다. 혼자서 천명의 병사를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은 최소한 7서클 마스터나 소드 세컨드(sword second)정도의 실력을 가진 검사여야만 했다. 그 정도 실력을 가진 엘프가 함께 동행하는 파티라면 결코 평범한 것은 아니었다. “믿지 않으실 지도 모르지만 저희가 한말은 모두 사실입니다. 카이라스 산맥에 살고 있다가 이번 기회에 함께 여행을 나온 것 뿐이죠.” 쉬로스는 어쩌면 정말 그런 것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엘프족이 인간족의 일에 관여하는 일은 지금 것 없었으니까 말이다. “실례했습니다. 저희가 너무 무례를 범한 것 같군요. 어째든 저희들의 생명을 구해주신 은인들께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어차피 저희 때문에 일어난 일이지 저희가 책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요. 그런데 지금 어디로 가실 생각이십니까?” 현성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쉬로스는 난감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본래 목적은 탈로스 영지에 갑작스럽게 늘어난 몬스터를 토벌하는 것이었지만 귀족의 신분인 기사들과 많은 수의 병사들을 살해한 몸으로 이곳에 오래 머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일단 몸을 피해야겠지요. 이대로 가만히 있다가는 무사하지 못할 태니까 말입니다.” “그렇다면 저희와 잠시 동행하시지 않겠습니까? 인간들이 사는 마을에 처음 나온 관계로 그곳의 지리에 대해 잘 알지 못하거든요.” 현성의 말에 쉬로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승낙했다. 사실 그리 손해 볼 것은 없는 장사였다. 아마 도망친 기사나 병사들의 눈에는 이미 현성 일행과 매의 용병단은 같은 일행으로 생각할 것이니 말이다. 어차피 쫒기는 신세가 된 바에는 조금이라도 강한 실력을 가지고 있는 현성 일행과 합류하는 편이 훨씬 낳았다. 이렇게 다시 같은 길을 가게 된 현성 일행과 매의 용병단이었지만 둘 집단의 분위기는 찬바람이 휘날릴 정도로 냉막했다. 방금 전까지는 현성 일행을 지키기 위해서 목숨마저도 주저하지 않고 수 십 수 백 배가 넘는 적들과 맞서 싸운 용병들이었지만 다이말로의 일전을 지켜 본 이후로 두 무리 사이에는 마치 보이지 않는 막이 가로 막고 있는 것처럼 좀처럼 가까워 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현성 일행은 용병들과 그리 친해질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고 반대로 지금 까지 친근하게 굴던 용병들은 현성 일행을 두려워하는 기색이 영력했다. 사실 자신들을 공격하던 적을 물리쳐준 것과 죽을 수도 있었던 그들의 생명을 구해준 은인이기는 했지만 그 누구도 쉽게 다가갈 생각을 하지 못했다. 전투 중에 보여준 다이말로의 위압감과 카리스마는 가희 용병들의 뇌리에 깊게 각인되어 있었다. 또한 그런 다이말로를 자유자제로 부리는 현성에 대한 두려움도 은연중에 그들의 마음에 깔려있었다. 만약 다이말로가 영주와 기사단만을 섬멸시켰다면 용병들은 다이말로에 대해 공포라는 감정 대신 존경이라는 마음을 품고 있었을지도 몰랐다. 라이오니 제국의 앞잡이가 되어 자신들의 조국을 좀 먹는 탈로스 자작이나 그 위하의 기사들은 백 번 천 번을 죽인다고 해도 전혀 아쉽지가 않을 태니까 말이다. 그러나 다이말로는 달랐다. 자신에게 달려드는 하급 병사들까지 모조리 죽여 버린 것이다. 물론 자신들도 병사들을 죽이긴 했지만 그것은 살기위한 발악이었다. 그들이 본 다이말로의 실력이라면 그렇게 많은 병사들을 죽이지 않고도 충분히 그들을 제압할 수 있었다. 그들이 현 라스페티 왕국의 국왕과 그 위하의 귀족들에게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었지만 죄 없는 하급 병사들에게 까지는 아니었다. 그들 역시 자신들과 같은 세이너스 민족이었고 또한 라스페티 왕국의 백성이었다. 비록 자신들을 공격하긴 했지만 그것은 그들 스스로의 의지가 아니었다. 만약 탈로스 자작의 명에 따라 용병들을 공격하지 않았다면 용병들 대신 자신들이 죽었을 태니까 말이다. 힘없는 그들의 심정을 백분 이해하는 용병들이 하급 병사들까지도 같이 학살해 버린 다이말로에게 존경심을 가진다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었다. 사실 현성의 명령에 죄 없는 하급 병사들까지 모조리 죽여 버리라는 말은 들어있지 않았다. 즉, 그들을 죽이거나 살리는 것은 다이말로의 뜻이었다. 만약 현성이 명령을 내린 상대가 다이말로가 아닌 아이리스였다면 이렇게 많은 수의 하급 병사들이 죽임을 당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현성에게 무례를 범한 인간은 오직 영주와 기사들뿐이었고 그저 상급자의 명령에 따랐을 뿐인 하급 병사들이었다. 현성의 명령을 받은 엘프가 그 두 가지 차이를 구분할줄 아는 아이리스였다면 많은 수의 하급 병사들이 목숨을 잃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다이말로는 인간이라는 종족 자체에 그리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았고 죄가 없다고는 하지만 자신에게 덤벼드는 적을 무사히 보내줄 정도로 너그러운 마음의 소유자도 아니었다. 현성 또한 그 일에 대해서는 그리 큰 신경을 쓰지 않았다. 다이말로는 자신의 명을 훌륭하게 이행한 것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어디로 가실 생각이십니까?” 탈로스 자작의 영지를 벋어나 깊은 숲 속으로 이동하고 있는 용병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현성이 조용히 질문해 왔다. “이곳 영지의 주인인 탈로스 자작을 죽인 이상 어서 빨리 이곳에서 멀어 저야 합니다. 며칠간은 인적이 드문 장소로 이동을 하다가 이 근방을 벋어난다면 말을 구하든지 해서 용병 길드로 갈 예정입니다.” 현성의 질문에 친절하게 대답을 해준 것은 용병단의 단장인 크로이였다. 다른 용병들은 현성의 질문에 대답할 여력이 없어 보였다. ‘용병 길드라..... 그곳이 목적지라면 그리 나쁘지 않겠군. 그렇지 않아도 한번 가볼 생각이었는데 말이야.’ “용병 길드에 도착하는데 시간이 어느 정도 걸릴까요?” “아마 열흘 정도면 충분할 겁니다. 아마 그중에 반은 걸어서 이동해야 하겠지만요.” “그렇게 긴 시간은 아니군요.” “예.” 현성이 그리 긴 시간은 아니라는 말에 크로이는 속으로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 역시 태연한 척 하고 있긴 하지만 현성 일행을 두려워하는 것은 다른 용병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던 것이다. “일단 정지!” “무슨 일이야 크로이?” 한참을 이동하던 중 갑자기 크로이가 정지 명령을 내리자 성질 급한 제크가 가장 먼저 그 이유를 물어왔다. “날이 너무 어두워졌어. 오늘 밤은 일단 이곳에서 야영을 해야겠다.” 크로이의 말처럼 해는 어느 사이엔가 저물어가고 있었다. 현성 일행과 만났을 당시도 꽤 늦은 시간이었고 비록 짧은 시간에 끝났다고는 하지만 탈로스 자작과 그 휘하의 병사들 처리하는 데도 많은 시간을 소모했던 것이다. “자, 야영 준비를 시작하자고 제크 너는 어서 천막을 펴고 너는.....” 야영 준비를 시작하자는 말과 함께 시작된 크로이의 지시에 용병들은 일사불란(一絲不亂)하게 움직이며 야영 준비를 서둘렀다. 각자 매고 있던 조그마한 짐들을 하나로 모으자 어느 사이엔가 자그마한 텐트 두 개가 만들어졌다. 두 개의 텐트 사이에는 아키스와 티라스가 구해온 땔감으로 인해서 자그마한 모닥불이 피워지고 있었다. 극히 짧은 시간에 모든 야영 준비를 마친 용병들에 비해서 현성 일행은 그것을 그저 멀뚱히 지켜보고만 있었다. “저, 혹시 야영준비를 해오지 않으셨습니까?” 크로이의 한 마디에 현성의 고개가 위 아래로 움직였다. 그런 현성의 모습을 본 크로이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제 빨리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저희와 함께 주무시죠. 비좁긴 하겠지만 밖에서 찬바람을 맞으며 자는 것 보다는 훨씬 낳으실 겁니다.” “그렇게 하지요. 호의에 감사드립니다.” 사실 현성 일행은 야영 준비를 할 필요가 없었다. 이미 한서불침지체를 이룬 현성과 아이리스에게 차가운 밤바람 따위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했고, 반마족인 로이나스나 이미 일반적인 엘프의 범주에서 벗어난 다이말로와 다나 역시 이 정도의 추위에 몸이 상할 리가 없었다. 현성 일행이 다가왔음에도 용병들은 분위기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서 인지 현성 일행에 대한 공포심이 약간은 가신 듯 했다. “자, 모두 기대하라고 이 엘미스님이 맛있는 저녁 식사를 만들어줄 태니까 말이야.” 커다란 냄비를 들고 칼을 휘두르며 요리 준비를 하는 엘미스를 바라보며 제크가 그만 두라는 듯이 한 마디 했다. “식사는 아까 전에 식당에서 했잖아 그런데 또 무슨 식사야?” “꽝!!!” “아악!!” 제크의 마지막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엘미스의 손에 들린 거대한 냄비가 제크의 머리통으로 향했고 제크는 비명을 지르며 쓰러질 수밖에 없었다. “야, 엘미스 이게 무슨 짓이야!!” 겨우 정신을 차린 제크가 머리를 붙잡으며 항의 하자 엘미스는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제크의 질문에 대답했다. “너같이 무식하게 음식을 퍼먹는 놈은 식사를 마쳤을지 몰라도 나같이 우아한 식습관을 가진 사람은 아직 식사를 다 못 마쳤다고 이 야만인아 알겠냐?” 모든 말을 마친 후 제크를 향해 비웃음이 가득 담긴 미소를 날려준 엘미스는 다시 식사 준비를 시작했다. “결국은 1인분으로 만족을 못한다는 소리군. 저러니 배에 살이 찌지... 아악!!” “한 번만 더 헛소리하면 죽을 줄 알아 제크. 알았어?” 엘미스의 살벌한 경고에 제크의 머리는 쉴세 없이 상하 반복 운동을 계속했다. 그 조그만 목소리를 어떻게 알아들었는지는 몰라도 제크의 머리에 정확히 떨어진 냄비와 식칼을 들고 제크에게 경고하는 엘미스의 모습은 제크에게 있어서 공포 그 자체였다. 그런 둘의 모습에 몇몇 용병들은 자그마한 웃음을 터트렸고 다나는 배를 잡고 가장 큰소리로 웃어댔다. 아이리스의 얼굴에도 약간의 미소가 생긴 것으로 봐서 그들의 모습이 꽤 재미있었던 모양이었다. 사실 제크와 엘미스의 장난은 거의 매일이라고 해도 좋은 만큼 자주 일어나는 일이었지만 지금의 상황에서는 약간은 껄끄러운 상태의 용병들과 현성의 일행의 어색함을 덜어주었다. “이봐요. 꼬마 아가씨 뭐가 그렇게 즐. 거. 우. 세. 요. ?” 제크의 불상한 모습을 보며 재미있다는 듯이 웃고 있던 다나를 향해 제크가 꼬마 아가씨라는 발언을 하자 재미있게 웃고 있던 다나의 표정이 일그러지며 무서운 목소리로 제크에게 되물었다. “누가 꼬. 마. 아. 가. 씨. 라는 거죠?” “이곳에서 꼬마 아가씨라고 불릴 사람은 단 한명 밖에 없는데? 그걸 모르시는 분이 있었나요?” 제크가 방긋 방긋 웃는 얼굴로 대구하자 다나는 정말 열 받았다는 표정으로 제크에게 따져 들었다. “전 엄연히 성인식을 마친 엘프족의 성인이라고요. 그리고 나이도 올해 152살로 당신보다 훨씬 많다고요!!” 자신의 나이를 들먹이며 따지고 드는 다나에게 제크는 전혀 주눅 들지 않았다. 아니, 이어지는 제크의 반격은 오히려 다나를 철없는 어린 아이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런가요? 152세라 그럼 할머님이라고 불러드려야겠군요?” “뭐예요!! 할머니라뇨!!” “그런 뜻으로 하신 말씀이 아니셨습니까? 종족이 차이를 무시하고 나이만을 따지신다면 당연히 할머님이라고 불러들어야죠.” 제크의 할머니라는 말에 다나는 그가 자신을 꼬마 아가씨라고 부를 때보다 더욱더 화가 났다. 그러나 딱히 반격할 만한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제 말에 뭐 틀린 점이라도 있나요? 있다면 좀 알려주시죠. 할. 머. 님.” “이, 이.” 제크의 말에 다나는 아무런 변명도 할 수가 없었다. 종족을 무시하고 순수한 나이만으로 따진다면 그녀는 분명 제크에게 할머님이라고 불려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나이였으니까 말이다. 엘미스와 제크의 말싸움에 이어 제크와 다나의 말싸움이 벌어지자 모두들 흥미로운 눈초리로 둘을 주목했다. 현재의 상황은 제크의 압도적인 승리였다. 다나의 말은 제크에게 아무런 데미지도 주지 못했지만 제크의 한마디 한마디에 다나의 얼굴색은 시시각각 바뀌어갔으니까 말이다. “좋습니다. 할머님이라는 말을 듣기 싫으시다면 인정하시죠.” “뭘 말이에요?” “서로 종족의 차이를 인정해서 그에 걸맞게 대우해 주기로요.” “그럼 저보고 당신을 어른으로 대접하라는 소린가요?” 눈에 쌍심지를 새우며 말도 안 된다는 듯이 소리치는 다나를 바라보고 있는 제크의 얼굴에 한 가닥의 미소가 생겼다. “그런 것은 아닙니다. 숲을 수호하는 아름다운 요정님. 그저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는 것으로 적당히 타협하자는 말이죠.” “먼저 저를 꼬마라고 놀린 사람이 누군데요.” 다나가 제크의 일의 발단을 따지듯이 되물었지만 제크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그건 제가 당신의 정체를 몰랐기 때문이죠. 엘프족들은 저희가 보기에 14살 정도에 성인식을 할지 모르지만 저희는 여자 나이 16살에서 남자 나이 18살 정도를 성인으로 치거든요.” “그렇다고 자신의 잘못을 회피할 생각이에요!” “그럼 제가 먼저 사과를 드리죠. 당신을 알아보지 못하고 정말 큰 결례를 범했습니다. 부디 용서해 주시겠습니까? 아름다운 숲의 요정님.” 제크가 갑자기 다나의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하자 다나도 더 이상 제크를 추궁할 수는 없었다. “좋아요. 대신 앞으로 나한테 한번만 더 꼬마니, 할머니니, 하는 헛소리를 할 경우에는 가만있지 않을 거예요.”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아름다운 숲의 요정님.” 그 말을 마지막으로 다나와 제크의 대결을 끝이 났다. 그 대결의 승자는 당연히 제크였다. 적당히 다나를 놀려 주고는 그녀의 인내심이 한계에 달했을 때 아름다운 숲의 요정이라는 미사여구를 붙이며 적당히 타협을 본 제크의 말솜씨는 과연 그가 엘미스를 대할 때와 같은 사람인가 하는 의심이들 정도였다. “자, 모두들 어서 식사나 하세요.” 엘미스의 외침에 제 2의 저녁 식사가 시작되었다. 메뉴라고 해봐야 말린 고기가 들어간 스튜가 전부였지만 그녀의 요리 솜씨는 생각보다는 꽤 좋았다. “불침번은 저희가 서도록 하겠습니다. 일단은 텐트가 두 개니 숙녀분들이 엘미스와 같은 텐트를 쓰시면 되겠고 한스님은 불편하시더라도 저희와 같이 주무셔야겠습니다.” “아닙니다. 그저 호의에 감사드릴 따름입니다.” 식사를 마치고 모두 잠자리에 들었지만 현성은 그리 부족함을 느끼지 못했다. 원래 두 개의 텐트 중 하나는 엘미스가 혼자서 사용하던 것이었다. 아무리 용병이라고는 하지만 엄연히 여자인 엘미스가 다른 용병들과 혼숙을 할 수는 없었기에 개인용 텐트를 하나 더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개인용이라고는 해도 그녀들이 모두 들어가서 자는 데는 그리 큰 불편함이 없었지만 문제는 현성이 있는 텐트였다. 몬스터라고 불러도 될 만큼의 엄청난 체구를 자랑하는 용병들인지라 평소에도 하나의 텐트에서 잠을 자는 것은 무척 힘들었다. 평소에는 어떻게든 비집고 들어가 잠을 청했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달랐다. 현성이라는 인물이 새롭게 잠자리에 끼어든 이상 지금까지처럼 잠을 청할 수는 없었다. 그 결과 평소 한 명이던 불침번이 두 명으로 늘어나는 쾌거를 이룰 수 있었다. 평소에는 두 시간 반에 한번씩 교대로 행해지는 불침번을 두 조로 나누어 하룻밤씩 교대로 행했지만 현성이 끼어든 이후 그들은 하루도 빠짐없이 모두 불침번을 서야했다. “얼마나 남은 것입니까?” “이제 다 왔습니다. 아, 저기 타키로스 마을이 보이는 군요.” 현성 일행과 용병들이 합류한지 3일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두 무리가 함께 지낸 3일 동안 그리 큰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가장 큰 변화라면 용병들과 현성 일행의 거리감이 줄어든 것이었다. 처음에는 현성 일행을 두려워만하던 용병들의 행동이 제크를 필두로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가장 먼저 용병들과 친해진 것은 바로 다나였고 두 번째는 놀랍게도 로이나스였다. 평소 엘프들과도 그리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않는 로이나스였지만 엘미스에게는 유난히도 친근한 태도를 보였다. 엘미스 역시 현성 일행의 여인들 중 유일한 인간(?)인 로이나스에게 그리 큰 거부감을 같지는 않았다. 사실 친해졌다고 해도 거의 엘미스가 혼자서 떠들면 로이나스가 고개를 끄덕이는 정도였지만 말이다. 그녀들을 필두로 하여 평소 인간들과 많은 교류를 가졌던 아이리스부터 현성까지 자유로운 대화가 이루어지는 경지에 까지 이르렀다. 그러나 유독 다이말로와는 그 사이가 가까워지지 못했다. 용병들에게는 병사들을 학살하던 다이말로의 잔인한 모습이 아직도 완전히 가시지 않은 탓이었고 다이말로 역시 자신의 원수 같은 인간들과 친분을 유지하고 싶은 마음은 털끝만큼도 없었다. “타키로스 마을이라.... 하하하, 이거 마을이라기보다는 거대한 도시 같군요.” “사실 그렇게 부른다고 해도 크게 다를 것은 없습니다. 사실 몇 년 전부터 급성장한 마을이라 아직 도시라고 불리 우지는 못하지만 규모 하나 만큼은 왠 만한 중소도시를 능가할 정도니까요.” “그럼 좀더 빠른 걸음으로 이동하는 것이 좋겠군요.” “그렇게 하도록 하죠.” 현성과 크로이의 대화가 끝나자 매의 용병단의 이동속도가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사실 용병들도 사람이 사는 도시로 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다. 무려 3일 동안 노숙만을 해왔고 낮에 하는 일이라고는 그저 걷는 것뿐이니 지치지 않을 리가 없었다. 지금 용병들의 머릿속에는 식당에서 먹을 수 있는 맛있는 요리들과 여관에서 누릴 수 있는 포근함 잠자리가 펼쳐져 있었다. 용병들은 3일 간의 긴 노숙으로 이제는 노숙의 노 짜만 들어도 진저리가 칠 정도였다. “어서 들어가자!!” 마을로 들어서는 입구가 보이자 제크가 가장 먼저 뛰어 들어가며 큰 소리로 외쳤다. “저희도 어서 뒤 따라가도록 하죠.” 제크를 선두로 타키로스 마을에 입성한 현성 일행과 매의 용병단원들은 감회가 새로웠다. 물론 그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맛있는 음식과 포근한 잠자리였지만 말이다. “그런데 이곳에는 경비병이 없군요? 탈로스 자작령에는 있었던 것 같았는데 말입니다.” “그때는 몬스터들이 늘어난 관계로 저희 같은 용병들이 영지로 들어오자 치안유지를 한답시고 병사들을 늘어 논 겁니다. 그리고 전쟁을 하는 것도 아닌데 이 넓은 영토에 방어벽을 만들고 병사들을 세워서 보초를 서게 한다는 건 그야 말로 시간낭비죠.” 크로이의 말대로 타키로스 마을은 탈로스 자작령에 비해서 경비가 상당히 미미했다. “일단 여관을 잡아야겠군요. 그 후에는 제가 이곳에 있는 용병 길드 지부로 한번 찾아가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실례가 안 된다면 저희도 같이 갈수 있을 까요?” 현성의 요구에 크로이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며 허락했다. 사실 용병 길드 지부는 그리 비밀스러운 장소도 아니었다. 의뢰할 일만 있다면 누구든지 출입가능한 곳이 바로 용병 길드였다. “일단 여관을 잡아야겠군요.” 여관을 찾아 이동하는 현성 일행에게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주위를 지나가던 사람도 물건을 팔던 장사꾼도 현성 일행이 지나갈 때면 마법에라도 걸린 것처럼 시선을 때지 못했다. “아, 아름답다.....” “이럴 수가 내 평생에 숲의 요정이라는 엘프족을 3명씩이나 보게 되다니......” “저들은 누구지?” 현성 일행을 향한 시선은 대부분 3명의 엘프들에게 쏠려있었다. 난생 처음 보는 엘프의 모습에 사람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는 넉이 빠진 듯이 현성 일행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심지어는 그들의 뒤를 쫓아오는 사람이 있을 정도였다. 현성 일행은 용병들과 동행을 한 후부터 얼굴을 가리던 후드를 더 이상 쓰고 다니지 않았다. 사실 후드를 쓴 이유 자체가 쓸 때 없는 소란을 피하기 위함이었지만 탈로스 자작의 사건으로 볼 때 후드를 쓰고 있다고 해도 별 다른 차이는 없을 것 같기에 후드를 벗은 것이다. 후드를 벗은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용병들과의 동행이었다. 거대한 체구의 소유자인 용병들이 보기에도 무시무시해 보이는 무기들을 가지고 이동하는데 그들을 보고도 현성 일행에게 시비를 거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지금의 상황만 봐도 그랬다. 예전이라면 벌써 다가와 추파를 던졌을 남자들이 지금은 몸을 숨기고 몰래 뒤 따라 오고 있지 않은가? “저, 저기....” 여관을 찾아다니는 현성 일행을 향해 누군가가 말을 걸어왔지만 그 말에 신경 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더 군다는 말을 건 상대가 제비족처럼 생긴 남자라면 말이다. “저, 잠시만.....” 한번 무시당한 남자는 지치지도 않는지 계속해서 현성 일행을 따라다니며 그들을 불러댔다. 계속되는 물음에 갑자기 제크가 뒤로 돌아서서 자신들을 귀찮게 따라오고 있는 사내를 노려보았다. “저, 저기...... ” 현성 일행을 계속해서 부르던 사내는 갑자기 제크가 뒤돌아서서 자신을 노려보자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조그마한 목소리로 ‘저기.... 저기....’를 반복하며 웅얼거릴 뿐이었다. “무슨 일이지?” 제크는 상대에게 최대한 겁을 주기로 작정했는지 인상을 한껏 찡그리면서 약간은 으르렁거리는 목소리로 사내에게 자신들을 부르는 이유를 물었다. “...................” 제크의 말 한마디에 ‘저기.... 저기....’를 중얼거리던 청년의 입이 완전히 다물어졌다. 갑자기 새파래진 얼굴색으로 보아서 제크의 으르렁거리는 듯한 말을 듣고 꽤나 겁에 질린 듯 보였다. “사람을 불렀으면 말을 해야 할 것이 아닌가? 지금 나하고 장난 하자는 건가?” 더욱도 험악한 인상을 지어 보인 제크는 자신의 주먹을 어루만지며 꽤나 화가 났다는 듯이 말했다. 그런 제크의 행동을 다른 용병들은 재미있다는 듯이 지켜보고 있었다. 비록 인상이 험악하고 무섭게 생기긴 했지만 제크는 이유 없이 남을 윽박지르거나 폭력을 행사하지 않는다. 즉, 지금 제크의 행동은 자신에게 말을 건 청년을 놀리고 있다고 밖에는 설명할 수 없는 것이다. 사실 재미있기는 현성 일행도 마찬가지였다. 제크의 행동에 악의가 없다는 것을 아는 현성 일행은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청년의 얼굴 표정을 보며 소리 죽여 웃어 댔다. 제크의 행동이 장난인지도 모르는 불상한 청년은 말 한번 잘못했다가 맞아 죽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심각한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있었다. 사실 그는 난생 처음 보는 아름다운 엘프들의 목소리라도 한번 들어보기 위해서 용기를 내어 접근한 것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거구를 가진 용병들의 모습에 감히 접근할 생각도 하지 못했지만 그는 평생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기회를 겨우 그런 이유로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렇지만 지금에 와서는 정말 뼈저리게 후회되는 일이었다. 상대는 자신의 행동에 엄청나게 화가 난 것 같아보였고 그는 상대 용병의 솥뚜껑만한 주먹이 금방이라도 자신의 몸을 강타할 것 만 같은 공포에 휩싸였다. 그때 불연 듯 그의 머릿속에 상대 용병을 만족 시킬만한 대답이 떠올랐다. 아마 엘프족 여인들의 목소리가 듣고 싶어 말을 걸었다고 하면 정말로 맞아 죽을 지도 몰랐다. 그렇지만 방금 생각난 대로 말한다면 그는 어쩌면 엘프족 여인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행운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었다. “저, 저기 혹시 지금 여관을 구하러 다니시는 것 아니십니까?” 방금 전까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공포에 떨고 있던 재비족(?) 청년이 갑자기 화색을 띠며 제크에게 물었다. 그의 갑작스러운 변신에 제크는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다. 분명 아이리스와 다이말로 그리고 다나를 발견하고 수작을 걸러온 상대라고 생각해 조금 혼을 내어 쫓아 버릴 생각이었지만 청년의 입에서 전혀 엉뚱한 말이 튀어난 것이다. “그, 그렇지만 무슨 일이지?” 갑작스럽게 밝아진 청년의 얼굴 표정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급한 것은 제크 아니, 용병단원들이었다. 조금이라도 빨리 여관을 찾아 편안한 휴식을 즐기고 싶은 용병들이었지만 몇 번 와보지 못한 넓디넓은 도시에서 여관을 찾는 일은 쉬운 것이 아니었다. 누군가에게 길을 물어보고 싶었지만 자신들에게 고정되어 있는 시선 덕분에 물어보지도 못하고 묵묵히 여관을 찾아 걸어 다니기만 했던 것이다. 그러던 와중에 그 청년이 여관의 이야기를 꺼내니 반가운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다. “혹시 예약해 두신 여관이 있으십니까?” “없는데 왜 그러지?” 제크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청년의 얼굴에 화색이 돌면서 그의 입이 양옆으로 한 것 벌어져 한눈에 보기에도 어벙해 보이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렇다면 잘되셨군요. 제가 잘 아는 여관이 있는데 그곳으로 가시겠습니까? 비록 그렇게 큰 여관은 아니지만 중간 규모는 되는 곳으로 따듯한 목욕물과 편안한 침실 그리고 최상의 식사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아, 그리고 제가 특별히 여관에서 머무는 금액을 절반으로 해드리죠.” “저, 정말이냐!!!” “예, 아예...” 청년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험악한 인상을 들이대며 큰 소리로 묻는 제크 때문에 그 청년은 심장이 멈춰 버릴 정도로 놀랐다. 제크의 두 눈에서는 이글거리는 불덩이가 피어오르는 것 같았고 그의 표정 하나 하나에서 엄청난 광기가 묻어나고 있었다. “따듯한 목욕물과 편안한 침실 그리고 최상의 식사 그리고 마지막으로 여관에 머무는 금액이 절반이라는 말 사실이냐!!” 처절한 광기와 절규가 묻어나는 듯한 제크의 말에 청년은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했다. 그렇지만 제크의 말 중에서, 가장 마지막에 한 말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그의 목소리가 더욱더 광기에 사무쳐 있었다는 사실을 그 청년을 알고 있을까? “예, 정말입니다. 이래 뵈도 훗날 그 여관을 물려받을 장남입니다. 그 정도야 당연히 제가 할 수 있는 일이죠.” 사실 아버지에게 혼이 날 수도 있는 일이었지만 그는 아름다운 엘프족 여인들을 바라보며 자신의 결심을 굳혔다. 설령 아버지에게 맞아 죽는 한이 있어도 여관비를 절반으로 깍아 주겠다고 말이다. “그 말 사실이겠지. 만약 거짓말이라면.....” 정확한 확답을 듣고도 완전히 믿지 못했는지 제크는 자신의 그레이트 소드(Great Sworrd)를 쓰다듬으며 은근히 청년에게 위협을 가했다. “무, 물론입니다. 제가 장담한다니까요. 어서 저를 따라오세요.” 제크의 마지막 말과 행동에 꽤 큰 충격을 받은 청년이었지만 아름다운 엘프족 여인들이 자신의 여관에 머문다는 생각에 금세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모든 말이 진실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히히낙낙거리며 현성 일행을 안내하는 청년을 다른 사람들이 부러운 듯 지켜보고 있었다. 사실 여관비를 절반만 받는 다면 득보다는 실이 더 많겠지만 만약 엘프족 여인을 자신의 여관에서 머물게 할 수 있다면 여관비 따위는 받지 않아도 좋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여기저기에 널려 있었다. 청년의 안내에 따라 여관으로 이동하는 현성 일행을 보며 많은 수의 사람들이 그 뒤를 따랐다. 그리고 몇 몇 청년들은 분하다는 듯이 이를 갈았다. “이곳입니다. 저, 마음에 드시는 지요?” 그는 혹시 현성 일행이 자신의 집에서 운영하는 여관이 마음에 들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휩싸였다. 그렇다면 지금까지의 모든 노력이 다 허사가 아닌가? “저, 저기....” “정말 이곳이 자내 아버지가 운영하는 여관인가?” “예, 예!” “좋았어 모두 들어가자!!” 제크의 말을 선두로 용병들부터 시작해서 현성 일행까지 모두 눈앞에 보이는 여관으로 밀려들어 같다. 그들이 들어간 여관은 청년의 말보다 훨씬 더 훌륭했다. 총 3층의 꽤 큰 규모로 이루어져있는 여관의 1층은 식당이었고 나머지 2층과 3층은 잠을 잘 수 있는 숙소로 이루어져있었다. “좋았어!! 이봐 자내 이름이 뭔가?” “예? 아 저는 제이크라고 합니다.” “좋았어. 제이크군 일단 우리를 좀 쉴 수 있는 숙소로 안내해 주겠나?” “물론입니다. 절 따라 오십시요.” 공손히 머리를 숙인 청년의 자세는 완전히 손님을 모시는 여관 종업원의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본 다른 종업원들은 실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평소 여관 주인인 아버지의 닦달에도 여관 일을 전혀 거들지 않던 큰 아들 제이크 손님을 끌고 온 것도 모자라 자신이 직접 안내까지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 이유를 궁금해 하던 종업원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 이유를 알아차릴 수 있었다. 인간이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아름다운 외모와 긴 귀를 가진 여인들의 모습 때문이었다. 그들 역시 난생 처음 엘프라는 종족을 만나보기 긴장하기에는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이 사실을 제 빨리 식당에서 일하고 있는 이 여관의 주인에게 알려야 했다. “저 방은 몇 인실로 나누어 드릴까요?” “모두 같이 잘 수 있게 큰 방으로 주세요.” “예! 아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절 따라오시죠.” 갑자기 끼어들어 자신의 의견을 마치 모두의 의견처럼 말해 버린 다나를 바라보면서 모두들 역시 애는 애 다라는 인상을 지어보였다. 물론 다나 본인은 전혀 눈치 체지 못했지만 말이다. 반면 자신을 제이크라고 소개한 여관 주인의 아들은 숲의 요정인 엘프가 자신에게 말을 걸었다는 사실에 아직도 제 정신을 차리지 못한 것 같았다. “이곳입니다.” 제이크가 안내한 곳은 여러 명이 같이 사용할 수 있는 넓은 방이었다. 사실 이방은 이미 예약이 되어있던 것이지만 지금 그에게 그런 사실은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니었다. 마치 귀빈실 가치 꾸며진 방의 모습에 크로이는 약간 걱정이 되긴 했지만 그렇게 큰 신경은 쓰지 않았다. ‘이 정도 방이라면 가격이 만만치 않겠지만 뭐 절반만 받는다고 했으니까 상관없겠지. 그리고 종업원 대신 저 제이크라는 사람이 우리를 안내해 줬으니 팁을 줄 필요도 없겠고....’ 생각보다 큰 여관의 규모와 화려한 방에 자금이 약간 걱정되던 크로이였지만 돈을 절반만 받는 다고한 여관 주인 아들의 장담이 있었음으로 그리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 “고맙네. 우리는 이곳에서 짐을 풀고 아래로 내려갈 태니 식사 준비 좀 해주겠나? 메뉴는 적당한 걸로 자내가 골라서 주문하도록 하게.” “예!” “아, 잠깐.” “예? 무슨 일이신지?” 갑작스럽게 자신을 불러 새운 크로이 때문에 약간은 긴장했던 제이크는 크로이의 대답이 이어지자마자 밝은 얼굴로 내려갈 수 있었다. “엘프분들은 육식을 하지 않으시니 저 세 분의 식사는 채식 종류로 만든 음식만 가져다주게.” “예.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럼.” 제 빨리 식당을 향해 달려가는 제이크라는 이름의 여관 주인 아들을 바라보며 크로이는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사실 용병 길드가 있는 라스페티 왕국의 수도 라잔까지 가는데 돈이 조금 부족한 것이 사실이었다. 원래 탈로스 자작령에서 몇 년간 머무를 생각이었고 혹시 무슨 사고가 생겨서 다시 되돌아간다고 해도 용병단원들의 숫자인 6명에 맞추어 돈을 준비해온 크로이였다. 그런 상황에서 새로운 손님이 5명이나 늘어났으니 돈이 부족하지 않을 리가 없었다. 중간 규모의 여관이지만 여관비를 절반만 받는 다고 하니 원래 용병들이 사용하는 액수만큼의 금액이 소모될 것이니 자금적인 압박이 다소 줄어들은 것이다. “자, 일단 짐을 풀고 아래에서 다시 모이자고.” 현성 일행과 매의 용병단은 여성과 남성이라는 두 무리로 나누어졌다. 일단 모두에게 가장 간절한 것은 오랜 노숙의 피로를 풀 수 있는 목욕이었다. 그렇지만 목욕을 준비하려면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뜨거운 물을 미리 끓여 놓아야 하고 커다란 욕조도 필요했다. “아, 목욕하고 싶은데!!” “제크 좀 참아라! 이렇게 큰 여관에서 목욕 한 번 하려면 얼마나 많이 기다려야 되는지 몰라서 그래!” 크로이의 말에 제크는 아쉬운 데로 입을 다물었지만 삐죽 튀어나온 입술은 그의 불만이 완전히 가시지 않았다는 것을 알려주는 듯했다. “제크 저놈은 어른 생각은 안하고 자기 생각만 한단 말이야. 연장자이신 내가 아무 말도 안하는데 어디서 건방지게 네놈이 먼저 나서는 게야.” “쉬로스 나이가 얼마나 많다고 그래요. 맨 날 10년이나 20년쯤의 나이차이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외치고 다니셨던 분이.” “뭐야!!” 쉬로스는 자신에게 꼬박 꼬박 대드는 제크를 바라보며 끓어오르는 분을 삭였다. “너 연장자를 무시하면 혼날 줄 알아!!” 쉬로스의 마지막 한마디를 끝으로 둘의 말싸움은 종결될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그 둘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이 모든 준비를 마치고 둘을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너무 시간을 끌어서 엘미스랑 다른 분들이 먼저 식당에서 기다리시겠는 걸.” “아키스 너 지금 나한테 시비 거는 거냐?” “아니, 전혀 그저 한 게으름뱅이 덕분에 아름다운 숙녀분들이 곤란해 하시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것뿐이야.” 아키스에게 한바탕 따지려 들던 제크는 그의 마지막말에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그 동안은 자신들이 옆에 있었으니 모르지만 자신들이 없는 그녀들 사이에 어떤 날 파리들이 꼬여있을지 몰랐다. “사양하겠어요!!” 아니나 다를까 그들은 식당으로 내려가자마자 들려오는 엘미스의 고함소리에 무슨 사고가 생겼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당신에게 물은 것이 아니라 이곳에 자리하고 있으신 아름다운 엘프족 숙녀분께 물어본 것입니다.” “제가 대신 대답했다고 해도 모두 저의 말에 동의하실 거예요. 그러니 어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서 조용히 식사나 하시죠.” 먼저 식당에 내려와 현성과 다른 용병들을 기다리던 그녀들에게 접근 한 것은 얼굴에 개기름이 잘잘 흐르는 평범한 외모의 청년이었다. 물론 차려입은 옷은 여느 귀족들이 부럽지 않게 입은 것으로 보아서 아마 잘사는 상인의 자식 같았다. 만약 귀족이었다면 평민 같아 보이는 엘미스에게 존대를 쓰지 않았을 태니까 말이다. “저는 그저 아름다운 숙녀분들과 같이 식사를 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모든 식비는 제가 부담하도록 하겠습니다. 부디 저의 청을 거절하지 말아주십시요.”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듣겠어요. 저희는 일행이 있다니까요.” 엘미스가 너무나 기가 막히 다는 듯이 말했지만 그 청년은 엘미스의 말을 못 믿는 눈치였다. “숙녀분들만 다니 시기에는 너무 위험한 곳입니다. 그러니 저희와 함께 동행하시는 건 어떨까요?” 조금만 더 노력한다면 엘프족 여인들과 동석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어있던 청년의 어깨에서 갑자기 강렬한 통증이 느껴졌다. “뭐야! 누가......” 자신의 어깨를 움켜쥐는 것에 불쾌감을 느낀 청년이 뒤를 돌아보았지만 상대의 험악한 인상을 본 후에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이봐 우리 일행에게 무슨 볼일이지?” “아닙니다. 볼일은요. 하. 하. 하.” “그럼 좀 비켜 주겠나? 자네가 길을 막고 있어서 지나갈 수가 없구만.” “무, 물론입니다.” 제크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버린 청년을 바라보며 엘미스가 신경질 적으로 중얼거렸다. “망할 놈의 제비족 같은 자식.” “자 모두 식사나 기다리자고.” 크로이의 말을 끝으로 모두 식사를 기다리며 자리에 착석했다. 인원이 꽤 많았기에 모두가 한 테이블에 앉기 위해서는 넓적한 테이블 3 개를 하나로 합쳐야했다. 넓고 넓은 식당 안에서 모든 사람들의 주목을 받으며 식사 준비를 마친 현성 일행과 용병들은 식사가 나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아, 아까 그 제이크라는 사람은 음식을 시킨다고 한지가 언제인데 지금까지 안 오고 있는 거야.” “좀 차분하게 기다려 봐라 금방 나오겠지.” 엘미스의 중얼거림에 또 다시 시비를 걸어오는 제크를 바라보며 엘미스 역시 가만히 있지 않았다. “시끄러 이 세상에 아무런 도움도 안 되는 바보야.” “뭐야!” 자신의 말에 버럭 화를 내는 제크를 바라보며 엘미스는 자그마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말을 이어갔다. “아, 미안, 미안 그 말을 취소할게 그 험악하게 생긴 얼굴하나 만큼은 정말 도움이 많이 되더라.” “너, 정말.” “아, 식사 나왔다. 여기요. 빨리 좀 와주세요.” 화를 내려는 제크를 무시한 채로 모두의 관심을 새로 나오는 식사로 돌려 버린 엘미스는 너무나 행복하다는 표정으로 음식을 들고 오는 제이크를 반겼다. 그런 둘의 행동을 보면서 현성 일행과 용병들 할 것 없이 모두 자그마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사실 매일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엘미스에게 시비를 거는 제크의 마음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정말로 모르는 것은 오직 단 한명 바로 사건의 당사지인 엘미스 뿐일 것이다. 식사 전에 있던 두 가지의 자그마한 사건들이 쉽게 마무리 되었고 방금 나온 맛있는 식사를 즐기고 있는 그들에게 별 다른 사건은 생기지 않았다. “자 이제 오래간만에 모두 푹 쉬자고.” 식사를 마친 용병들은 목욕물이 준비 되었다는 종업원의 말에 히히낙낙거리며 자신들의 숙소로 향했다. “이야 역시 숲의 요정이신 엘프님들과 함께 다니니 대우가 완전히 달라지는 군요. 예전이라면 아마 찬물로 목욕을 하거나 따듯한 물로 목욕을 하려면 적어도 4 ~ 5 시간 정도는 기다려야 했을 겁니다.” 현성 일행과 용병들은 그간의 긴 노숙에 이은 피로를 풀어주는 목욕과 편안한 잠자리에서 휴식을 취했다. ************************************************************************************* 타이핑 者 : [KOR]TheYtsejaM (당나귀 호환 P2P 프루나) 프루나에서 제가 타이핑한 소설들과 그 외 제가 모은 소설들을 공유했습니다. 검색어 : [KOR]TheYtsejaM 또는 TheYtsejaM 로 검색하시면 제가 공유한 파일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소유자가 1이라도 관계없습니다. 저는 항상 접속해 있으니까요. 제가 접속해 있지 않을 때는(파일이 안 받아지고 있을 때는) 제가 집에 없거나 파일 받기 대기 중일 겁니다. 기다리시면 하루 안에 반드시 받으실 수 있으실 겁니다. 무협도 엄청나게 많이(약 1기가 정도) 텍스트파일로 가지고 있는데 너무 파일이 많아서 그거 다 편집하려니 짜증나서 일단은 판타지만 공유중입니다. 무협도 필요하시면 프루나에서 메시지 전송 기능으로 쪽지 보내십시오. ************************************************************************************* 화려하게 치장된 방에서 하나의 테이블을 두고 두 명의 사내가 마주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주종 관계를 맺은 듯 한 사내는 자신의 앞에 있는 사내에게 연신 머리를 조아리고 있었고 그 인사를 받고 있는 염소수염의 사내는 거만한 자세로 앉아 상대의 말을 듣고 있었다. “엘프 계집을 봤다고 그것도 3명이나?” 자신의 부하에 말을 도저히 믿기가 힘들다는 듯이 염소수염의 사내가 자신의 수염을 쓰다듬으며 되물었다. “예. 그렇습니다.” “음. 믿을 수가 없군....” “그러나 분명 사실이었습니다. 주인님 제가 직접 그들이 머물고 있는 여관에 들려 확인해 본 상태입니다.” 자신이 직접 들려 확인을 하고 왔다는 부하의 말에 염소수염의 사내는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에게 다른 질문을 던졌다. “엘프 계집 3 명만 돌아다니던가?” “아닙니다. 용병으로 보이는 사람들과 같은 일행인 것 같았습니다. 그중에서 붉은 머리카락을 가진 청년이 있었는데 계집아이라고 생각해도 좋을 만큼 반반한 외모를 가지고 있었고 검은 머리의 계집도 엘프족들에 비해서 전혀 뒤떨어지지 않을 만큼 아름다웠습니다.” 염소수염의 사내는 붉은 머리의 미청년과 검은 머리의 여인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는 야비해 보이는 미소를 지었다. “어느 정도 되어 보이던가?” “제가 보기에는 둘 다 최 상등품으로 쳐도 좋을 듯했습니다.” “좋아, 좋아 지금 것 틀린 적이 없는 자내의 말이라면 믿어도 되겠지. 그래 사람은 붙여놓았나?” “물론입니다. 지금도 2명 정도가 그들을 살펴보고 있을 겁니다.” 수하의 대답에 기분 좋은 미소를 짓고 있던 염소수염의 사내는 품에서 조그마한 팔지 세 개를 꺼냈다. “지금 당장 애들 집합 시켜서 다녀오도록 해라 그리고 이것을 사용한다면 운반 하는데 그리 큰 어려움은 없을 거다.” “알겠습니다. 그럼.” “와 정말 천국이야 평생 이렇게 살았으면 소원이 없겠다.” “아직 어린놈이 다 늙은 노인네 같은 소리를 하다니 쯧쯧쯧.” “쉬로스가 무슨 상관이에요. 안 그러냐 아키스?” “제크 조용히 좀 하고 있어요. 시끄러워 죽겠다고요.” 아침 일찍 일어나 식사를 마친 용병들은 한 자리에 모여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용병 길드에 볼일이 있다는 이유로 아침 식사도 하지 않고 나간 크로이와 현성을 기다렸다. 다나가 현성을 따라가고 싶어 했지만 현성이 크로이와 단 둘이서 가겠다는 말에 그 생각을 포기 할 수밖에 없었다. “너희들은 아쉽지도 않냐? 크로이와 한스님이 오자마자 이 편안한 여관을 떠나 또 다시 무시무시한 노숙의 길을 가야한다는 데 말이야!” “시간이 없잖아요. 제크.” “다나양은 또 다시 그 무시무시한 노숙을 할 수도 있는데 상관없다는 말씀이신가요?” “사, 상관이 없다기보다는 노숙도 그리 나쁘지는 않다는 거죠.” 다나의 한마디에 제크는 너무도 큰 충격을 받은 듯이 소리 없이 절규하며 바닥으로 쓰러졌다. “다, 다나양이 그런 말을 하시다니..... 누구보다도 절 이해해주시는 분이라고 믿고 있었건만.” “제크씨가 이해해주세요. 사실 저희 엘프족들은 이런 만들어진 인공적인 건물 보다는 차라리 개방적인 숲에서의 노숙을 더 좋아하거든요.” 아이리스의 이해해 달라는 듯한 말에 제크는 놀랍다는 듯이 눈을 부릅뜬 체로 아이리스에게 물었다. “그럼 엘프족들은 노숙에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 다는 말씀이십니까?” “그렇다기보다는 저희가 인공적인 장소보다는 자연스러운 장소를 더 좋아한다고 해야겠죠. 사실 엘프족들에게 인간들이 만든 도시라는 곳은 조금은 낮선 장소거든요.” “예. 그렇군요. 그럼 저희 때문에 고생하시는 것 아닙니까?” 제크가 약간은 미안하다는 듯이 말했지만 아이리스는 제크의 말에 별로 상관없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저희는 이런 생활에 익숙하니까 그렇게 말씀하실 필요 없요. 한스님과 같이 다니다 보니 익숙해 진지 오래거든요.” “그러시군요.” “그런데 무슨 중요한 일이라도 있는 건가요? 그저 이번 일에 대한 대략적인 보고와 앞으로의 일에 대한 연락을 취한다고 나갔던 것 같은데요.” “하하하 별일이야 있겠습니까? 그저 조금 늦는 것뿐이겠죠.” “그게 정말입니까?” “물론입니다. 크로이 단장님.” “생각보다 일이 커졌군요.” 용병 길드 지부 구석진 방 한 가운데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3명의 사내가 있었다. 아니 정확히는 둘의 이야기를 한 명이 구경하고 있다는 사실이 더 정확할 것이다. “다른 일은 몰라도 영주가 죽고 기사단과 천명에 이르는 병사들이 거의 몰살한 사건입니다. 아무리 지금의 정부가 타락했다지만 이런 사건을 가만히 두고 볼 리가 없죠.” “그렇다면 얼마 안 있어서 지명 수배 전단이 붙겠군요.” 제크는 골치가 아프다는 듯이 머리를 감싸 쥐며 괴로워했다. 탈로스 자작령의 사건은 자신의 생각보다 크게 번져있었다. 영주와 기사단이 죽는 일은 드물긴 해도 가끔씩 일어나는 일이었고 많고 많은 귀족들 중에서 그들을 대신할 귀족들은 얼마든지 널려있었다. 그렇지만 문제는 일반 병사들의 사망 숫자가 엄청나다는 것이다. 거의 700여명의 병사들이 몰살당한 사건은 아무리 작은 영지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해도 쉽게 넘길 일이 아니었다. “현 정부에서는 탈로스 자작령의 사건을 반 라이오니파들이 일으킨 사건으로 공론화 시켰습니다. 때문에 저희 용병 길드로 반 라이오니파의 세력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본래부터 그렇게 생각했던 놈들이니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놈들이지 이번 사건으로 올 타구나 하고 용병 길드를 들쑤시겠군.” 크로이는 자신의 실수 덕분에 용병 길드에 피해가 생겼다고 생각하자 그것이 조금 미안했던 모양이었다. “그래도 그렇게 걱정하실 것은 없을 겁니다. 그놈들이 아무리 꼬투릴 잡으려고 해도 저희가 이렇게 하나가 되어 단결하는 한 아무런 증거도 찾아내지 못할 것입니다.” 크로이는 이런 상황이 되서도 자신들을 감싸주는 용병 길드에 깊은 고마움을 느꼈다. 자신이 반대의 상황에 놓여있다고 해도 용병 길드를 버리지 않겠지만 자신은 하나의 개인이었고 용병 길드는 구 라스페티 왕국의 유일한 희망이 아닌가? “그런데 저는 크로이 단장님의 소식이 더 궁금합니다. 어떻게 그렇게 많은 병사들 상대로 이기셨는지 말씀입니다. 저도 대충 소식은 들었지만 도저히 믿을 수가 없어서요.” “이분의 도움이 컸다내.” “아, 역시 그러셨군요. 반갑습니다. 저는 타키로스 용병 길드 지부의 지부장인 타이란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저는 한스라고 합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둘의 모습을 보며 크로이는 어쩌면 이번 일이 자신과 용병 길드에 있어서 큰 득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일단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서 그렇게 크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보고가 정식으로 수도로 올라가 문서상의 효력을 발휘하려면 시간이 꽤 필요하고 그 동안에 충분히 수도에 있는 용병 길드에 들려서 모든 일을 처리하실 수 있을 겁니다.” “음, 그렇지만 수도로 가도 안전할지 모르겠군....” 크로이의 약간은 걱정된다는 듯한 말투에 타키로스 용병 길드 지부장인 타이란은 걱정 말라며 호언장담을 했다. “일단 용병 길드에 도착만 하신다면 그 누구도 크로이 단장님과 매의 용병단에게 위해를 가할 수 없을 겁니다. 제 아무리 현 라스페티 국왕이 정세를 모른다고 해도 라이오니스 대륙 2대 용병 길드의 하나인 저희 카리스 용병 길드를 상대로 덤비지는 못할 태니까요.” 타이란의 말에 크로이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표했다. 자신이 속한 카리스 용병 길드는 라이노스 대륙을 대표하는 2대 용병 길드 중 하나로 총 소속 인원이 30만 명을 헤아리는 거대한 조직체였다. 마음만 먹는 다면 라스페티 왕국 같은 소국을 일순간 점령해 버릴 수 있을 정도의 엄청난 병력의 중심이 바로 그곳이었다. 대륙에는 두개의 거대 용병 길드가 존재한다. 첫 번째로는 세이너스 민족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카리스 용병 길드였다. 카이라, 세로스, 마이너, 라스페티 왕국과 해상 국가 라일러스 같은 세이너스 민족들이 만든 나라에서 주로 활동하는 용병단이 바로 카리스 용병단이었다. 두 번째로는 로이호스 민족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호라크 용병 길드였다. 라이오니 제국과 신성 왕국 같이 로이호스 민족이 세운 나라에서 주로 활동하는 호라크 용병단이었다. 로이호스 민족을 주축으로 만들어진 용병 길드가 바로 호라크 용병 길드였다. 돈을 받아야만 싸움을 한다는 용병들이지만 자신들의 본거지가 적의 공격을 받는데도 가만히 있을 용병은 단 한명도 없을 것이다. “그럼 일단 우리는 서둘러서 수도로 떠나야겠군. 여러모로 미안하게 됐네. 내가 빌려간 돈은 나중에 용병 길드에서 매의 용병단 크로이 단장을 찾아 청구해 주게나.” “알겠습니다. 그럼 조심해서 가십시요.” 용병 길드를 빠져 나오면서부터 얼굴빛을 구기며 있는 크로이를 바라보며 현성은 카리스 용병단에 무언가 보이지 않는 또 하나의 존재가 있다고 느꼈다. 자세히 알아차린 것은 없었지만 그들이 나누는 대화는 단순한 용병 길드의 지부장과 단장이 나눌만한 이야기가 아니었다. ‘젠장 낭패로군 그저 상황 보고와 함께 약간의 자금만 빌려보려고 들린 것뿐인데....’ 사실 지금 크로이는 무척이나 답답했다. 처음에는 그저 탈로스 자작령의 사건과 함께 부족한 자금을 빌리기 위해서 찾아간 용병 길드 지부였지만 그곳에서 그는 생각보다 엄청난 소식을 들었던 것이다. “저, 한스님 앞으로의 일정을 좀더 서둘러야겠습니다. 늦장을 부리다가는 지명수배가 붙어서 온 나라의 병사들에게 쫓겨 다닐 지도 모르니까 말입니다.” “그렇게 하도록 하죠. 그런데 용병 길드는 무척 단합이 잘되는 조직인가 봅니다. 전혀 면식이 없던 단장님에게 여러 가지 정보를 알려주고 또 큰 돈까지 빌려주었으니 말입니다.” “예, 하지만 제가 그 반대의 상황이라도 분명 그리했을 겁니다. 저희들 끼리 서로 돕지 않는다면 그 누가 우리를 돕겠습니까?” 현성의 질문에 대답하는 크로이의 말에는 카리스 용병 길드에 대한 강한 자부심이 잘 드러나 있었다. “크로이 어서와!!” “왜 이렇게 늦었어요. 혹시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 하고 걱정했잖아요.” “한스님 다녀오셨습니까?” 크로이와 현성이 여관으로 들어오자마자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나 그들을 반겼다. 사실 시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는 크로이와 현성을 약간은 걱정했던 것도 사실이었다. “지금 당장 떠나야겠다.” “뭐? 그게 무슨 소리야 설마 진담은 아니겠지?” “정말이야 어서 준비해.” “크로이 우리 하루만 아니 오전 까지 만이라도 쉬었다 가면 안 될까? 난 그간의 피로가 아직 다 안 풀렸다고.” 칭얼대는 제크를 바라보며 크로이는 심각한 표정으로 조용히 한마디를 속삭였다. “뭐!!! 그게 정말이야?”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크로이를 바라본 제크는 번개처럼 자신의 숙소로 달려가 모든 짐을 꾸리고 나왔다. “어서 자기 짐들 안 챙기고 뭐해 한시가 급하다고!!” 방금 전까지만 해도 가장 가기 싫어하던 제크가 크로이의 한마디에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듯 변하자 다른 일행들도 그 이유가 궁금해지지 않을 수없었다. “크로이 도대체 무슨 일인데 그래?” “탈로스 자작령의 사건이 터졌다. 얼마 안 있으면 우리 용병단과 한스님 일행에 지명 수배가 붙을 거야 감옥에서 평생을 보내거나 잡혀서 교수형에 당하고 싶은 사람은 얼마든지 꾸물대라고.” “.............” 크로이의 말에 모두 일사 분란한 몸짓으로 이곳을 떠날 준비를 서둘렀다. 정말 서둘러서 이동하지 않는다면 수도 라잔에 있는 용병 길드에 도착하기도 전에 병사들에게 잡혀서 죽음을 맞이할 지도 몰랐다. 물론 그들을 잡을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은 가지고 있어야 하겠지만 말이다. “손님 벌써 떠나실 생각이십니까?” “그렇소. 비록 하루 동안 이었지만 여러 모로 고마웠소이다.” 크로이의 칭찬에 제이크는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사실 제이크의 노력은 대단한 것이었다. 아무리 많은 주문이 밀려들어도 언제나 현성 일행에게 가장 먼저 음식이 도착했고 침실에는 따듯한 물이 항상 대기하고 있었다. 물론 엘프인 그녀들에게 잘 보이기 위한 것이었지만 말이다. “별일도 없었는데 고맙다니요. 오히려 제가 더 고맙죠. 그럼 조심해서 가십쇼.” “그래.” 일행이 모든 준비를 마치고 여관을 나서는 도중 누군가가 그들을 붙잡았다. “아니, 무슨 일이십니까?” 현성 일행과 용병들을 붙잡은 사람은 다름 아닌 여관 주인이었다. “이걸 드리려고 말입니다.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조금 넣었습니다.” 여관 주인이 내민 것은 잘 말린 육포와 긴 여행에서도 요리해 먹을 수 있는 여러 가지 음식들었다. “이걸 어째서?” 크로이는 의아함을 감출수가 없었다. 자신들이 이곳에 머문 것은 단 하룻밤뿐이었고 여관 주인과 만난 것도 이번이 겨우 두 번째였다. “사실은 여관비를 너무 많이 받은 것 같아서 말입니다. 제 조그마한 성의니 무시하지는 마십시요.” “그게 무슨?” 여관 주인의 말에 크로이의 표정은 정말 모르겠다는 듯이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다. 겨우 절반의 여관비만을 지불했는데 그것이 많다니? “손님들은 모르시겠지만 손님들이 온 하루 동안 저희 가계의 매출이 10배 이상 뛰었습니다.” 사실 그랬다. 평생에 한번 볼까 말까한 엘프를 구경하기 위해서 모여든 사람들 덕분에 항상 전체의 1/5차지 않았던 방은 항상 만원이었고 식사 시간도 아닌데 식당에 자리를 잡고 앉아 음식을 시켜 되는 통에 여관의 전체 매출이 엄청나게 늘어난 것이다. “어차피 먼 길을 떠나실 것 같으니 식량을 사러 가계에 들리실 생각이셨을 겁니다. 아마 이정도면 수도 까지 가는 데는 식량이 부족하지 않을 겁니다.” “고맙습니다. 그럼.” 크로이는 고맙다는 말과 함께 여관을 나섰다. 여관을 나선 현성 일행과 용병들이 향한 곳은 바로 마시장이었다. 사실 용병 길드 지부에 들렸던 것도 말을 살 돈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일반인들이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의 고가에 판매되는 말을 현재 그들이 가진 돈으로는 구입할 수 없었던 것이다. 마시장에 도착하자 크로이는 마시장을 주인을 찾아가 이것저것 말을 물어보았다. 사실 말은 본인이 자신의 것을 고르는 것이 가장 좋았지만 자금의 사정이 여의치 않아 가격을 흥정해 보고 말로 고르려는 것이다. 크로이가 구입한 말들은 제법 체격이 좋은 종마였는데 총 8필 이었다. 인원수가 맞지 않았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작은 덩치의 말들은 거대한 체구의 용병들을 태우고 오래 달리지 못할 것이 뻔했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말을 숫자가 줄어든 것이다. “실례지만 엘프님들과 다이말로님께서는 두 분이서 한 마리의 말을 같이 타셔야겠습니다. 괜찮으시겠습니까?” “물론이에요.” “크로이 어서 출발하자고.” 각자의 말에 올라탄 그들은 서둘러 말고삐를 수도 라잔으로 돌렸다. 용병들 중 말을 타지 못하는 사람은 없었고 숲의 종족인 엘프들은 말을 처음 타보긴 했지만 얼마 안 걸려 친숙하게 말을 타고 갈수 있었다. 다만 로이나스가 말을 처음 타는 관계로 현성과 같이 말에 올랐고 아이리스는 다이말로와 그리고 엘미스는 다나와 함께 말에 탔다. 비록 한명이 타고 있다고는 하지만 거대한 체구에 무거운 무기까지 들고 있는 용병들의 무게에 비해서는 오히려 두 명의 엘프를 태운 말이 더 덜 힘들어 보였다. 밝게 빛나는 햇살이 방안을 비추고 있었고 방안에 장식된 아름다운 가구들은 더욱 빛을 발하며 자신들의 가보치를 높이고 있었다. “그들이 출발 했다고?” “예.” 두런두런 들려오는 두 사내의 목소리..... “어디로 간다고 하던가?” “정확한 목적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수도 라잔으로 가는 길 같았습니다.” 수도 라잔으로 향하고 있다는 말에 두 사내 중 염소수염을 기르고 있던 한 사내가 비릿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준비는 모두 완벽하겠지?” “물론입니다. 놈들이 이곳 타키로스 마을을 벗어나기만 한다면 더 이상 그들을 도와줄 사람을 없을 겁니다.” “흐흐흐. 이곳 타키로스 마을 벗어나면 얼마 안 가서 나오는 라스키 숲에서 끝내도록 해라.” “알겠습니다.” “우리는 어디로 가는 거예요. 크로이?” “예, 다나님 편한 길이 있긴 하지만 빨리 수도로 달려가기 위해서 숲 속을 택했습니다. 이제 조금만 더 간다면 아마 라스키 숲이 보일 겁니다.” 빠르게 이동하기 위해 숲으로 간다는 말을 듣자 다나의 얼굴에서는 자그마한 미소가 생겼다. 사실 그녀에게는 인간들의 마을이 즐비해있는 길을 가기보다는 숲 속에 나있는 이런 자그마한 길이 더 좋았다. 숲의 종족이라고 불리 우는 그녀들에게 숲만큼 반가운 존재는 없었다. 상쾌한 바람을 맞으며 말을 달리는 현성은 기분이 무척이나 좋았다. 빠른 속도로 달려가며 느껴지는 상쾌한 바람은 그 동안의 괴로웠던 일들을 잊게 해줄 것만 같았다. 그간 현성은 자신의 목표에 대하 많은 고민을 했다. 자신을 배신한 사제 무영에 대한 복수는 어쩌면 영원히 이루어 질수 없는 불가능한 일 일지도 몰랐다. 오히려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았다. 복수를 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은 가지고 있었지만 그 대상을 만날 수 없다는 것은 무척이나 괴로운 일이었다. 현성은 그 결과 이 새로운 세계에서 자신만의 천마교를 만들 생각을 가졌다. 무영에 대한 복수를 잊은 것은 아니었지만 자신이 있던 중원으로 돌아가는 방법을 찾는 동안 해야 할 일이 하나 더 생긴 것뿐이었다. ‘나만의 천마교를 만들 것이다. 그 누구의 소유도 아닌 오직 나만의 천마교를 말이다. 아니 대 천마교 제국을.......’ 현성의 목표는 천마교의 부활이었고 그것은 제국의 건립과도 연결되었다. 중원과 다르게 이곳 라이노스 대륙에서는 문파라는 것이 존재해지 않았다. 다만 비슷한 것이라고는 길드라는 개념의 집단 뿐. 그러나 길드의 힘은 너무도 미약했다. 아니, 미약했다고 하기보다는 나라의 간섭을 너무 많이 받는 다는 표현이 옳았다. 황실과 무림이 서로의 일에 끼어들지 않는 것과는 달리 이곳의 길드는 속한 국가에게 많은 간섭을 받고 있었다. 현성은 그것이 싫었다. 오직 자신만의 천마교를 부활시키고 싶었다. 과거 조그마한 소국이라고 불려도 무방했을 정도의 대 천마교를 말이다. 그 결과 생각해 낸 것이 바로 나라였다. 천마교라는 이름을 가진 조그마한 단체가 아닌 하나의 거대한 국가인 천마교를 만드는 것이다. 무력 집단의 후계자였던 현성이 거대한 국가를 세운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발상일 수도 있었지만 현성은 자신이 있었다. 일반적으로 무인들만 거주하는 다른 무림 문파들과 다르게 천마교에서는 무인들의 숫자보다 일반 민초들의 숫자가 훨씬 많았다. 자급자족 형태로 살아가는 천마교는 자그마한 하나의 소국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그런 천마교의 정통 후계자였던 그가 단순히 무공만을 가지고 그 자리를 차지 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이제 모든 일이 시작이다. 대 천마교의 아니 천마교 제국의 시작.....’ 상쾌한 바람을 정면으로 맞으며 기분 좋게 달리고 있던 현성의 감각에 무언가 이질적인 무리가 걸려들었다. 처음에는 그저 같은 길을 가는 사람이겠거니 했지만 그들의 숫자가 엄청나게 많았고 또한 그들의 움직임은 마치 자신들을 기다리고 있는 듯이 보였다. [한스님 전방에서 수상한 기운이 느껴집니다. 제가 먼저 가서 살펴보고 올까요?] 현성은 자신에게 들려오는 아이리스의 전음을 들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현성의 눈치로 보아 아이리스뿐만 아니라 현성 일행의 모두는 이미 자신들의 앞에 숨어있는 수상한 무리들의 기척을 느낀 듯이 보였다. [기다려 보자구나 잠시 후면 그들의 목적을 알 수 있겠지.] 현성의 전음에 아이리스가 잘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재미있는 놈들이군. 저 정도 숫자의 인원이 길을 막고 있다면 결코 좋은 의도는 아닐터.....’ 현성의 얼굴에 보일 듯 말 듯한 자그마한 미소가 걸렸다. 앞으로 일어날 일들이 왠지 모르게 기대 되는 현성이었다. “크로이 앞에 뭐가 보이는데? 누군가가 길목을 막고 있는 것 같아.” “정말이군. 도대체 무슨 일이지?” 멀리서 보이는 정체불명의 무리를 가장 먼저 발견한 사람은 바로 아키스였다. 아키스의 지적에 크로이를 비롯해 용병단원 모두가 자신들이 갈 길을 가로막고 서있는 정체불명의 무리들을 살펴 볼 수 있었다. 상대의 숫자는 대충 보아도 100명은 넘어보였다. 모두 좋은 의도로 길목을 막고 있는 것은 아닌 듯 손에는 도, 검, 창 같은 무기들이 쥐어져 있었다. “어떻게 하지 크로이 저놈들이 좋은 의도로 길을 막고 서있는 것 같지는 않은데 돌파할까?” 아키스의 침착한 말에 크로이는 고개를 저었다. 상대의 숫자가 적다면 그냥 무시하고 돌파한다고 해도 상관이 없겠지만 상대는 길을 이중 삼중으로 막고 있을 만큼 숫자가 많았다. “일단 저놈들의 의도를 할 수가 없으니까 한번 만나보는 게 좋을 것 같다.” “하지만 만약 우리들에게 적의를 품고 있다면 숫자상으로 너무 불리해.” “걱정 할 것 없어 가자.” 크로이의 말에 다른 용병들도 그 뒤를 따랐지만 사실 용병들을 앞에 있는 정체불명의 무리에 대해서 그렇게 큰 걱정을 하고 있지 않았다. 천명이 넘는 숫자의 병사들을 단신으로 상대한 다이말로가 있는 이상 설령 시비가 붙는다고 해도 자신들이 질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사실 용병들은 현성 일행의 전투 능력을 정확하게 알고 있지 못했다. 다만 다이말로를 소드 세컨드(sword second)정도로 가장 강한 전투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고 나머지 엘프들은 보통 평범한 엘프의 전투 수준 그리고 현성은 소드 세컨드(sword second)보다 약간 떨어지는 골드 나이트나 실버 나이트 정도의 수준으로 보고 있었다. 사실 현성이 엘프족들을 위기에서 구해 주었다고 했지만 어느 정도 운이 따라 주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소드 세컨드(sword second)로 짐작되는 다이말로가 마나를 거의 소비한 상태였거나 부상을 입은 상태 정도 말이다. 물론 그런 자신의 생각이 엄청난 오판이었다는 것을 먼 훗날 알게 되지만 말이다. “놈들이 다가 오고 있다 준비를 해라.” “예!” 현성 일행과 정체불명의 무리들과의 거리가 가까워지자 상대는 노골적으로 적의를 들어 네며 무기를 뽑아들었다. “멈춰라!!!” 상대방의 대장인 듯한 자가 현성 일행과 매의 용병단원들을 향해 큰 소리로 외치자 크로이가 대표로 상대의 말에 화답했다. “무슨 일들이요.” “네가 이 무리의 대장인가?” 다자고자 물어오는 상대의 반말에 크로이는 기분이 그리 좋지는 않았지만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을 표했다. 사실은 현성 일행과 용병단 두 일행이 합쳐지면서 무리의 리더가 둘이 되는 결과를 낳았지만 현성은 일행의 일정이나 행로에 대해서 전적으로 크로이에게 맞기고 있었으니 현 무리의 리더가 크로이라고 해도 그리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잘 되었군 얼마면 되겠나?” “그게 무슨 뜻이오?” 무기를 들고 길을 막고 서있더니 이제 와서는 갑자기 무슨 뜻인지도 알지 못할 말을 내뱉는 상대를 보며 크로이는 심한 불쾌감을 느꼈다. “아직 모르겠다는 말인가?” 크로이의 대답에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어보인 사내가 손짓하자 현성 일행이 왔던 길목에서 무기를 든 100명의 장정들이 쏟아져 나왔다. 적의 숫자는 순식간에 100명에서 200여명으로 두 배가 넘게 늘어났지만 크로이의 표정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그런 크로이의 얼굴 표정을 보며 약간은 놀라던 상대는 아무런 반응도 없는 크로이를 바라보며 자그마한 비웃음을 지어 보였다. “저 엘프 계집들과 붉은 머리카락의 기생오라비 같이 생긴 녀석 그리고 검은 머리의 계집을 넘겨라 가격은 한 놈 당 10 골드씩 쳐주마.” “뭐? 그럼 네놈들은?” 크로이는 상대의 이어지는 말을 듣고 자신들의 앞을 가로 막은 적의 정체를 알아차릴 수 있었다. 노예 상인 사실 노예 상인은 불법이 아닌 합법적인 절차를 밞은 상인이었다. 문제는 인간이 아닌 유사인종을 노예로 부리는 것이 불법이라는 것. 물론 거의 유명무실해져 버린 법이긴 했지만 엄연히 국가와 민족의 개념을 떠나 인간이라면 누구나 지켜야하는 법이 바로 그것이었다. 심하다면 인간족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다른 나라의 공격을 받을 수도 있는 것이 유사인종의 노예 매매였다. 그런 이유로 전쟁이 발발한 적 또한 여러 번 있었다. 사실상 거의 유명무실해진 이법이 아직 까지 존재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저 적을 공격하는데 대한 탄핵의 소지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인각족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전쟁이 일어났다고 해도 그것은 주로 국가 간의 전쟁에 명분을 세우는 것이었을 뿐 유사인종을 비밀리에 노예로 거래하는 것은 모두 똑같았다. 다만 누가 그것을 발견하고 먼저 명분을 세우는 가가 문제였을 뿐. “네놈들이 하는 말이 지금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알고서도 하는 말이냐?” 지금 까지는 예의를 가지고 대해주던 크로이의 말투가 강압적으로 변했고 그의 몸에서는 은연중에 살기까지도 흘러나왔다. “설마 동료 둘과 엘프 3 마리를 구하기 위해서 목숨을 버리겠다는 뜻은 아니겠지? 또한 건방지게 굴면 네놈들 역시 노예로 팔아 버리는 수가 있다.” 그런 크로이의 말에 상대는 여유만만이었다. 사실상 전력은 자신들이 압도적으로 유리했고 상대가 용병 길드에 가입되어있는 용병이기에 거래를 하려한 것뿐이었다. 만약 용병 길드에 가입되어있는 용병의 소유를 강제로 강탈하거나 용병 길에 소속되어 있는 용병을 노예로 팔아버린다면 아무리 강력한 뒤 배경을 가지고 있는 그들이라고 해도 용병 길드의 추궁을 피하기 어려웠다. 그렇지만 상대 쪽에서 자신들의 요구에 응하지 않는 다면 죽여 버리거나 아니면 카리스 용병단의 영향력이 닿지 않는 라이오니 제국에 노예로 팔아버릴 수도 있었다. “훗, 이봐 당신 우리 일행들을 노예로 잡아가겠다고 했나?” 현성의 물음에 상대는 조용히 하고 있으라는 듯이 현성에게 그의 처지(?)를 알려주는 발언을 함으로서 현성의 기를 꺾으려 했다. “네놈이 이제 곳 노예가 될 몸이다. 보나마다 출신도 알 수 없는 평민 놈이니 노예로 신분이 강등된다하고 해도 신경 쓸 사람이 없겠지. 그리고 엘프 계집들과 너희 두년 놈은 조용히 하고 있는 것이 좋을 거다. 만약 함부로 날뛰다간 채찍 맛을 보게 될 태니까.” 노예 상인의 위협에 그녀들의 몸에서는 진한 살기가 흘러나왔다. 노예 상인에게 가족을 잃은 아이리스나 다이말로는 노예 상인이라면 이를 가는 존재들이었고 다나와 로이나스 또한 자신의 주인을 노예라고 모욕한 상대를 용서할 마음이 전혀 없었다. “죽고 싶은 모양이 구나 인간.” 조용한 다이말로의 한마디에 노예 상인과 200명에 달하는 그 수하들은 왜인지 모를 공포에 휩싸였다. “이, 이 엘프 따위가 어디 감히 어디서.” 노예 상인은 자신이 엘프의 말에 놀랐다는 사실이 부끄러웠는지 다이말로를 쳐다보며 호통을 쳤다. 지금 까지 많은 유사인종 노예들을 다루어 보았고 엘프족 여성들 또한 많이 다루어본 경험이 있는 그에게 엘프라는 종족은 인간의 성 노리개 일뿐 그 이상 그 이하의 존재도 아니었다. “네년들이 큰 소리를 치는 것을 보니 제법 실력이 있는 모양이구나 하지만 나에게는 안 될 것이다. 흐흐흐.” “설마!!” 비명소리는 뜻밖에 엘프족들이 아닌 쉬로스에게서 흘러나왔다. 그는 앞으로 있을 전투를 대비해 마나를 끌어 모으려 했지만 아무리 노력을 해도 마나가 모아지지 않았다. 대자연에 존재하는 마나가 지속적으로 흩어지는 것으로 보아 상대가 무슨 수를 쓴 것이 틀림없었다. “이제 알았나?” “네 이놈 이곳에 무슨 짓을 한계냐!” “용병단에 마법사가 있었다니 놀랍군. 하지만 더 이상은 무리일걸. 이곳에는 5서클 마법사가 친 마나 동결 결계가 처져 있다고 엘프족들이 잘 사용하는 마법이나 정령술 따위는 통하지 않지.” 현성 일행과 대적하고 노예 상인은 상당한 경험을 쌓은 사람 같았다. 엘프족의 특성을 알고 그에 알맞게 모든 준비를 맞추었다는 것은 그가 상당히 많은 엘프족을 잡은 경험이 있다는 뜻과 동일했다. 상대의 말에 용병들은 낭패라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마나의 동결은 마나를 쓰는 검사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마법이 자신의 몸속에 있는 마나와 대자연의 마나를 공명시키며 사용하는 방법이라면 전사는 자신의 몸속에 있는 마나를 주로 사용한다. 마나 동결 결계는 대자연의 마나뿐만이 아니라 사람의 몸속에 있는 마나까지 구속하는 것이다. 물론 뛰어난 실력을 가진 마법사나 전사라면 5서클 마법사의 결계 따위에 제약을 받지 않겠지만 말이다. 용병들이 생각하기에 마나를 느끼는 단계에 들어서 실버 나이트 정도의 실력을 가지고 있으리라 짐작한 현성의 마나는 동결되어 평범한 검술만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다이말로는 마나의 동결로 탈로스 자작령에서와 같은 강한 힘을 보여 줄 수 없을지도 몰랐다. “놀랍군. 노예 상인의 무리에 5서클 마법사가 섞여 있었다니 말이야.” “후후후 겁이 난다면 지금 이라도 빠지는 것이 좋을 거다.” “도대체 마법사가 몇 명이나 있는 것이냐? 마나 동결을 이렇게 장시간 한명이 펼칠 수는 없는 일일 터인데.” 쉬로스의 질문에 노예 상인은 그저 자그마한 미소만을 지어보였다. 사실 5서클 마스터가 만든 제약은 자신보다 한 서클 높은 6서클 마스터의 마나를 동결시킬 수 있고 그 이상 가는 실력자에게는 약간의 제약을 줄 수 있다. 이 정도의 마법진을 유지하는 데는 한명의 마법사에 힘만으로는 부족하다. 최소 2서클 이상의 견습 마법사들의 도움이 있야 마법진을 유지할 수 있었다. “마나 동결 마법은 쉬운 마법이 아니다. 5서클 마스터가 마법진의 힘을 빌렸다고 해도 혼자서는 완성하기 힘은 진이다. 일반 노예 상인 치고는 너무 강한 전력이군 그래.” 사실이었다. 라스페티 왕국에서 3서클의 실력을 가져 정식으로 마법사로 대우 받는 사람은 몇 백 명 정도였다. 그런데 5서클의 마법사와 비록 정식 마법사의 칭호를 받지는 못했지만 마법진에 마나를 보충할 수 있는 2서클 견습 마법사들을 노예 상인이 대동한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었다. “우리는 주로 유사인종만을 취급하는 일을 하고 있기에 만반의 준비가 갖추어져 있다. 또한 뛰어난 실력의 마법사까지 함께 하고 있지.” 상대의 자신감 넘치는 말에 쉬로스는 이번 싸움이 저번처럼 쉽지만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다. “설마 아직도 항복할 생각이 없다는 건가?” 자신의 말에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 용병들을 보면서 노예 상인은 어쩔 수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용병 길드와 약간의 마찰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너희들을 라이오니 제국의 노예로 팔아버린 다면 아무런 문제도 없겠지. 공격해라!” “와아아아아!!!” 200여명에 이르는 노예 상인의 수하들이 무기를 휘두르며 현성 일행을 향해 덤벼들었다. “다이말로.” “예.” “날파리들을 처리하고 저 건방진 놈을 내 앞으로 데리고 와라.” “존명.” 현성의 명을 받은 다이말로가 자신의 애창 라이나를 소환하며 노예 상인의 수하들을 공격해 갔다. “아이리스.” “예.” “마나 동결을 해제하고 마법사들을 내 앞으로 잡아와라.” “존명.” 현성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다이말로와 아이리스가 반응했다. 푸른 불꽃을 휘날리며 적들을 섬멸하는 다이말로와 마법을 난사하며 마법사들 향해 움직이는 아이리스의 모습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물론 적의 관점에서는 정 반대였지만 말이다. “뭐, 뭐야!!” “으악!!” 다이말로의 움직임은 과거 탈로스 자작령의 병사들을 상대 할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날카로웠다. 팔과 다리가 비상하고 깨진 머리에서 흘러나온 뇌수가 바닥을 적셨다. 다이말로의 움직임은 날카로워 졌다기 보다는 더 잔인해 진 것 같았다. 그녀 전과는 다르게 공포에 질려 달아나는 적들 까지도 용서 하지 않았다. 달아나는 자는 먼저 다리가 잘려나가고 그 후 머리가 쪼게 졌다. 그녀의 얼굴 표정은 얼음처럼 차가웠고 그녀의 움직임은 악마처럼 잔인했다. 무표정한 얼굴로 적들을 잔인하게 도살하는 다이말로의 눈빛에서 강한 증오를 느낄 수 있었다. 그녀의 창끝에는 자비심이라는 단어가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았다. 다이말로에게 죽어가는 적들은 탈로스 자작령의 병사들처럼 쉽게 죽지도 못했다. 팔과 다리를 하나씩 잃어가며 죽음의 공포와 두려움 속에서 한명, 한명 서서히 죽어갔다. 그들에게는 편안히 죽을 수 있는 자유마저도 없는 모양이었다. “살려줘 제발 살려줘 내가 잘못했어.” 다이말로에 대한 공포를 이기지 못하고 노예 상인의 수하 한명이 크로이에게 매달리며 생명을 구걸했다. 그의 표정은 정말 살고 싶다는 강력한 염원이 담겨있었다. 마치 자신의 동료들과 죽고 싶지 않다는 강렬한 염원이 말이다. 어느 사이엔가 용병들을 공격하던 적들은 그 한명을 빼놓고는 모두 죽어버렸다. 다이말로 자신을 향해 다가오자 그는 제 빨리 크로이의 등 뒤로 숨어들었다. 크로이의 등 뒤에 숨어있던 노예 상인의 수하는 자신에게 다가오고 있는 다이말로를 바라보며 두려움과 공포에 떨었다. 크로이는 자신의 등 뒤에 숨어 공포에 떨고 있는 사람이 비록 적이라고는 하지만 너무도 불상한 그 모습에 그를 살려주고 싶었다. “저....” “............” “이자를 살려 주실 수는 없습니까? 이미 자신의 잘못을 깨달았을 겁니다.” 크로이의 부탁에도 다이말로의 표정에는 별 다른 변화가 없었다. “다이말로양 아무리 큰 실례를 범했다고는 하지만 아직 직접적인 잘못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크로이는 어떻게든 자신의 등 뒤에 숨어있는 사람을 살리고 싶었다. 사실 그들의 죄가 크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죄를 뉘우칠 시간도 없이 죽이기에는 너무도 불상했다. “비켜.” “다, 다이말로양.” 그를 감싸는 크로이를 바라보며 다이말로의 눈초리가 더욱 매서워졌다. 마치 더 이상 그를 감싸겠다면 함께 죽여주겠다는 듯이 말이다. 그런 다이말로의 눈빛을 받으며 크로이는 간절한 눈빛으로 현성을 바라봤다. 그녀를 말릴 수 있는 사람은 오직 그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종족이 다른 다이말로는 자신들을 공격한 상대를 용서하지 못하는 것 같지만 같은 인간인 현성이라면 자신의 마음을 이해해줄 수 있을 것 같았다. 간절한 크로이에 눈빛에도 현성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크로이와 다이말로의 대치 상황을 보며 등 뒤에 숨어있던 사내는 크로이의 옷자락을 붙잡고 꼼짝도 하지 않았다. 마치 그것이 자신의 유일한 생명 줄이라도 되는 듯이 말이다. “비켜주세요. 크로이.” “다, 다이말로양.” “퍽!!” 수박이 터지는 듯한 소음과 함께 크로이의 등 뒤에 몸을 숨기고 있던 사내의 머리가 터져 버렸다. 머리가 터지며 흘러나온 하얀 뇌수는 크로이의 몸을 타고 흘러내렸고 머리를 잃은 그의 손은 아직도 크로이의 옷자락을 놓지 않고 있었다. 다이말로는 크로이가 감싸고 있기에 그를 죽이지 못한 것이 아니었다. 다만 자신의 주인이 호의를 가지고 있는 상대를 무시하고 적을 죽여야 하나 그것을 고민했을 뿐. 자신의 주인은 그것을 허락했고 그녀는 적을 죽여 버린 것뿐이다. 그런데 그녀의 마음은 왜인지 모르게 답답했다. 그들을 모두 죽이고 나면 상쾌해 질 것 같았던 그녀의 마음은 전보다 더욱더 무거워 졌다. ‘노예 상인...... 이 세상에서 모두 죽여버려야 하는 나의 적......’ 다이말로는 적들을 이름을 뇌리에 각인시키며 현성이 사로잡아오라고 명령한 상대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오, 오지마.” “제, 제발.” 방금 전까지 너무나 당당하게 현성과 그녀들을 조롱했던 그는 지금 오줌까지 지리며 그녀에 대한 공포로 떨고 있었다. 그녀는 당장 눈앞에 있는 노예 상인을 죽여 버리고 싶었지만 자신의 주인이 산체로 잡아오라 명한 자였다. “컥.” 마치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 감전된 것처럼 공포에 떨고 있던 노예 상인은 바닥으로 쓰러졌다. 쓰러진 상대를 데리고 현성에게 다가오는 다이말로...... “한스님께서 내리신 명 모두 완수했습니다.” “수고했다.” 그녀는 현성의 수고했다는 말을 들으며 왠지 모르게 답답했던 가슴이 시원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노예 상인의 수하들을 죽이면서 느꼈던 답답한 감정 또한 한순간 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한스님 명하신 대로 마나 동결 결계를 친 마법사와 그 수하들을 잡아왔습니다.” 다이말로에 이어 아이리스가 5서클 마법사와 그 수하의 2서클 수련 마법사 5명을 데리고 왔다. “수고했다.” “사, 살려주시오.” “워, 원하는 것이 무엇이요. 나, 나는 5서클 마법사요 당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들어줄 수 있는 그러니까 제발 날 살려주시오.” “어리석은 자로군.” ‘멸 [滅]’ 현성은 쉬로스를 비롯해 다른 용병들이 눈치체지 못하도록 용언 마법을 사용해 5서클 마법사와 2서클의 견습 마법사들의 몸속에 존재하는 마나를 소멸 시켜버렸다. “무, 무슨 짓을 컥!” 노예 상인과 결탁하여 마나 동결 마법을 펼쳤던 마법사들은 자신의 몸속에 저장 되어 있던 마나가 모두 소멸됨과 동시에 머리에 강한 충격을 받고 쓰러질 수밖에 없었다. “다이말로 깨워라.” “퍽!” 현성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울려 퍼진 타격음과 함께 지금 까지 정신을 잃고 기절해 있었던 노예 상인의 우두머리가 정신을 차렸다. “무, 무슨 짓이요. 나, 날 건드리고도 무, 무사할거라고 생각하셨소.” 정신을 차리자마자 자신의 눈앞에 드리워진 죽음의 공포를 느꼈는지 그는 살기위해 발악했다. 어떻게든 현성 일행에게 자신을 건드린다면 위험할거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싶었지만 그런 그의 생각은 아무에게도 먹혀들지 않았다. “네 동료들은 모두 죽었다. 너도 똑같이 될 수 있지.” “꿀꺽...” 공포에 떨고 있는 그에 귀에 작게 속삭이는 듯이 말하는 현성의 목소리에 노예 상인은 지금 당장이라도 죽을 것 같은 공포를 느꼈다. 그의 눈에는 방금 전까지 자신의 눈앞에서 죽어가던 자신의 부하들에 모습이 생생하게 각인되어있었다. 절대 그렇게 되고 싶지 않았다. 자신은 죽어간 수하들의 뒤를 따라가고 싶지 않았다. 팔과 다리가 찢겨져 나가고 머리가 깨져서 흘러나오는 하얀 뇌수와 붉은 핏물이 자신의 몸에서도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니 지금 자신이 살아있다는 확신조차도 들지 않았다. “사, 살려주시오. 제발 내 목숨만 살려준다면 뭐든지 시키는 대로 하겠소.” 인간의 모습이 이런 것일까? 방금 전까지 현성 일행을 향해 너무도 당당한 태도로 그들을 노예로 만들겠다고 했던 인간이 자신의 생명이 위험해 지자 그들의 앞에 엎드려 살려달라고 빌고 있다.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한 전형적인 인간의 모습이었다. “다이말로.” “예.” “아이리스와 함께 이자들을 데리고 가서 그들의 소굴을 쓸어 버려라.” “존명!” “존명!” 현성의 말을 들은 노예 상인의 눈이 크게 떠졌다. 도대체 이게 무슨 소리란 말인가? “네놈이 너희들의 소굴까지 그녀들을 인도한다면 목숨만을 살려줄 것이다.” 그 말을 들은 노예 상인은 미친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은 살수 있다. 살수 있는 것이다. ‘어리석은 놈들 네놈들의 실력이 아무리 뛰어나다고는 하지만 고위 마법사들과 골드 나이트 들이 즐비한 백작님의 성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성 싶었더냐. 쿡쿡쿡.’ 그는 자신을 살려준다는 현성의 말을 듣고 기뻐하는 것이 아니었다. 다만 자신의 소굴로 엘프 두 명을 보낸다는 소리에 기뻐한 것이다. ‘두 엘프의 실력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백작의 성에 있는 기사들과 마법사들을 당해낼 수는 없을 것이다. 비록 엘프 계집 둘 뿐이지만 그것으로 백작이 자신의 실수를 용서해줄지도 모르는 일. 네놈들은 나를 살려둔 일을 그리고 그년들을 백작님의 성으로 보낸 일을 크게 후회할 것이다.‘ 아직은 자신의 생각을 겉으로 표현 할 수 없었지만 만약 백작의 성에 도착하기만 한다면 자신을 업신여긴 두 엘프 계집을 가만두지 않으리라고 다짐했다. 현성은 다이말로와 아이리스가 노예 상인과 마법사들을 데리고 사라져 버리자 남은 자신들의 일행들을 바라봤다. 쉬로스는 아이리스에 마법에 놀란 것인지 넉이 나간 모습이었고 나머지 일행들도 약간은 놀란 듯한 모습이었다.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린 것은 크로이였다. 용병단의 단장답게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린 크로이는 자신의 몸에 묻은 피와 뇌수를 닦아내며 다른 용병들에게 사태의 수습을 명령했다. 사실 사태 수습이라고 해봐야 전투 준비를 하느라 말에서 내렸던 짐을 다시 말위에 올리고 널브러진 시체를 치워서 길을 만드는 것뿐이었지만. “한스님께 한 가지 물어볼 것이 있습니다.” “그게 무엇입니까 크로이 단장님?” 크로이가 다른 용병들에게 사태의 수습을 명하고 현성에게 다가갔지만 그것을 모를 용병들이 아니었다. 모두가 눈에 보기에는 이리 저리 몸을 움직이며 주위를 정리하고 있었지만 모두의 눈과 귀는 현성과 크로이에게 쏠려있었다. “어째서 그때 다이말로양을 말리지 않으셨는지 말씀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궁금한 것은 꼭 이렇게 까지 해야 하겠습니까? 비록 이들이 큰 죄를 지었다고는 하지만 그 죄를 참회할 기회는 주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저번 탈로스 자작령에서의 사건도 그렇고 한스님께서 나서 주셨다면 일이 더 쉽게 해결됐을 것 같은데 아닌가요?” “이봐 크로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너 뭐 잘못 먹었냐?” 크로이의 말에 다른 용병들은 혼비백산하며 크로이를 말리려 들었다. 모든 용병들은 현성 일행과 많이 친해지긴 했지만 그들에 대한 공포심이 완전히 가신 것은 아니었다. 비록 다이말로와 아이리스가 없다고는 하지만 그 둘이 돌아온다면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즉, 유일하게 그 둘을 통제할 수 있는 현성에게 쓸 때 없는 질문을 해서 그와의 사이를 틀어버릴 이유가 없는 것이다. 자신들도 비록 현성 일행의 행동이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자신들의 목숨을 구했고 또한 현재 자신들이 그것을 따질만한 처지도 아니었다. “가만히 있어 제크 이건 내가 꼭 알아야 할 문제야.” “무엇이 그렇게 궁금하신 겁니까?” “다이말로양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죽인 것은 아무리 그들의 죄가 크다지만 모두 죽을 정도의 중죄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또한 한스님이 말리셨다면 충분히 그들을 모두 죽이지 않고 제압이 가능했을 것입니다.” 크로이의 말을 다들은 현성은 그를 향해 자그마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현성은 다이말로가 격은 고통을 알고 있었고 그녀가 얼마나 인간을 증오하는지 특히 노예 상인이라는 인종에 대해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를 말이다. 그 또한 그것을 말릴 생각은 없었다. 현성은 적에게 까지 자비를 베풀 정도로 마음씨가 좋은 사람은 아니다. 아니, 자신의 수하를 막으면서 까지 적의 생명을 구해줄 정도의 자비를 가지고 있는 마교인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현성이 자신의 수하나 주변의 인물을 아끼는 것은 사실이지만 적에게 까지 자비를 베풀 정도로 어리석은 사람은 아니었다. 피는 피로서 갚는다. 적에게 줄 정도의 자비는 없다. 마교인으로서는 누구나 당연히 가지고 있는 마음가짐일 것이다. “그녀가 어떤 과거를 가지고 있는 지 아십니까?” “무, 무슨?” 크로이는 현성의 비웃음과 함께 흘러나오는 말에 이상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크로이는 현성이 자신의 질문에 제대로 답해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렇게 밑도 끝도 없는 말을 내뱉을 줄은 몰랐다. “다이말로가 아주 어렸을 때 일이죠. 그녀는 아주 착한 아이였습니다. 그리고 인간들과도 잘 어울리는 누구보다도 인간을 좋아하는 소녀였습니다. 그렇지만 그녀는 자신의 믿음을 배신당했죠. 바로 자신이 믿었던 인간들에게 서요.” 크로이는 현성의 말속에 무언가 지금 까지 일어났던 일에 대한 해결책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무슨 소립니까?” “그녀는 인간들과 잘 어울리는 그리고 인간을 누구보다도 믿는 소녀였지만 인간들은 그녀를 배신했죠. 그녀와 어울리던 인간들은 그녀의 가족을 노예 상인에게 팔아 넘겼습니다. 그 일로 그녀의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그녀와 그녀의 남동생만이 겨우 목숨을 건졌을 뿐이죠. 그 후로 그녀는 인간을 믿지 않습니다.” 현성에게 다이말로의 과거를 들은 크로이는 약간은 충격을 먹은 듯이 보였다. 왜 인지 모르게 그녀의 냉정한 모습도 그리고 노예 상인들에 대한 무자비한 학살이 모두 이해 될 것만 같았다. “대 부분의 엘프들은 인간에게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자신의 동족을 잡아 성노로 쓰는 인간이라는 종족을 좋아하는 엘프족은 그리 많지 않죠.” 크로이는 현성이 다음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왜인지 모르게 차가워 보이던 다이말로의 눈동자만이 크로이의 눈가에 머물 뿐이었다. 너무도 미안했다. 마치 모든 인간들의 잘못이 다 자신의 탓인 것만 같았다. 그녀의 상처 받은 마음을 치료해 주고 싶었다. “저들은 지금 까지 많은 엘프족들을 죽이고 사냥해 노예로 팔았을 것입니다. 그런 그들을 용서할 수는 없겠죠. 그들은 자신의 죗값을 치룬 것뿐입니다.” “모두 저희 인간들의 잘못이군요. 믿음을 배신하고 상처를 준.....” “그렇다고도 할 수 있겠죠. 그럼 여기서 잠시만 기다리죠. 그녀들이 돌아올 때 까지요.” 현성의 태연한 말에 그제 서야 몇 몇 용병들은 정신을 차렸는지 현성에게 속사포 같이 질문을 퍼부었다. “아이리스양이 마법사셨습니까?” “그렇습니다.” 그들은 아이리스가 마법사라는 말에 무척이나 놀랐다. 5서클 마법사의 결계를 깼다면 그 이상가는 실력을 가진 마법사라는 말이 아닌가? “상당한 실력을 가진 고위 마법사셨던 모양이군요. 한스님 주변에는 뛰어난 실력을 가진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렇게 좋아할 만한 일이 아니야 아키스.” 크로이의 엉뚱한 말에 아키스는 어리둥절했다. 뛰어난 전사와 마법사가 있는데 좋아할 만한 일이 아니라니? “아무리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겨우 두 명입니다. 그녀들이 과연 뛰어난 전사와 마법사들이 응집해있는 노예 상인의 소굴에서 무사할 수 있을 까요?” 그제 서야 몇 몇 용병들이 크로이의 말뜻을 알아차렸는지 심각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실로 위험했다. 그들을 상대하려고 온 마법사가 5서클이었다. 어쩌면 더 뛰어난 실력을 가진 마법사나 전사가 있을 지도 몰랐다. “그렇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녀들은 여러분의 생각보다 훨씬 강하니까요. 안 그렇습니까. 쉬로스님?” “그렇겠지요. 그 두 분이 가셨다면 충분히 가능하겠지요.” 쉬로스의 말에 모든 용병들은 아리송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나마 용병들 중 다이말로와 아이리스의 실력을 정확하게 꽤 뚫고 있는 사람은 쉬로스였다. 6서클 마법사의 마나를 강제로 제어할 수 있는 마법진을 무시하고 마법을 사용하며 결계를 강제로 해제 시켰다는 것은 아이리스가 최소 7서클 마스터 이상의 실력을 지니고 있다는 말이었다. 또한 마나 동결 결계가 쳐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고 적을 상대했던 다이말로 역시 소드 세컨드(sword second)의 실력을 뛰어넘었다는 뜻이었다. ‘아이리스님의 실력은 아마도 8서클 익스퍼트급의 마법사 정도 이거나 어쩌면 8서클 마스터일 수도 있다. 그리고 다이말로님은 최고 소드 세컨드(sword second) 최상급이거나 어쩌면 소드 마스터(Sword Master) 초입의 경지에 이른 전사일 수도 있다.’ 쉬로스는 이번 싸움에서 현성 일행의 진정한 실력을 약간 이나마 옆볼 수 있었다. 전 대륙에서도 겨우 3명뿐인 대마도사의 칭호를 받은 8서클 마스터와 전 대륙에서 5명뿐이라는 소드 마스터 이정도 전력이라면 중소 규모의 영지는 하루아침에 멸망시킬 수 있는 힘이었다. 그러니 당연히 쉬로스에게는 아무런 걱정이 없을 수밖에 없었다. “이곳이냐?” “예, 그렀습니다.” 텔레포트 (Teleport)마법을 사용해 다시금 자신들이 머물렀던 타키로스 마을로 되돌아온 상태였다. 타키로스 마을에 도착한 그녀들은 노예 상인이 말한 그들의 본 거지를 보고는 약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곳은 바로 이곳 타키로스 마을을 지배하고 있는 사라노스 백작의 성이었다. 인간들의 우두머리라는 사람이 앞장서서 법을 어기고 유사인종을 노예로 매매하다니.... 그렇지만 그렇게 놀랄 일은 아니었다. 유사인종을 노예로 부리는 대부분의 사람은 바로 귀족들이었으니까 말이다. “앞장서라.” 앞장서라는 말과 함께 노예 상인을 풀어주자 그는 사라노스 백작의 성을 향해 움직였고 경비병들에게 뭐라고 소곤거리기 시작했다. 그는 안 들릴 것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본래 인간 보다 청력이 월등히 뛰어난 엘프였고 무공 수련이 후에는 더 뛰어나진 청력을 가지게 된 그녀들이 그들의 말소리를 못 들었을 리가 없었다. 그 노예 상인의 말은 대충 백작님께 자신이 왔다는 사실을 알리고 뛰어난 실력의 엘프가 왔으니 기사들과 마법사들을 함께 부르라고 말이었다. 그들의 대화를 들으며 다이말로는 역시 노예 상인이라는 족속을 아니 인간이라는 종족을 살려둘 이유를 찾지 못했다. 삶에 기회를 주었음에도 스스로 그 기회를 버린 인간에게 자비를 내릴 정도로 자비로운 다이말로도 아니었고 그럴 생각도 없었다. 노예 상인을 따라 성안으로 들어간 다이말로와 아이리스는 잠시 후 모든 일의 원흉이자 성의 주인인 사라노스 백작을 만날 수 있었다. “엘프족인가? 정말 오래간 만에 보는 군 그래.” 아이리스와 다이말로의 몸을 훔쳐보며 느끼한 미소를 짓고 있는 중년의 염소수염 사내가 바로 모든 일의 원흉이자 노예 상인들의 우두머리인 사라노스 백작이었다. “당신이 모든 일을 꾸민 사람이로군요. 그간 얼마나 많은 저희 엘프 일족들을 잡아 노예로 판 거죠?” 아이리스의 침착한 물음에 사라노스 백작은 아무런 관심도 없는지 연신 그녀들의 몸매를 감상하기에 바빴다. “목소리까지 엄청나게 곱군. 잘만하면 엄청난 고가에 팔수 있겠어. 흐흐흐.” “제 말을 무시하시는 건가요?” 자신의 질문에 대답도 하지 않고 자신들을 징그럽고 느끼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중년의 사내를 바라보며 아이리스의 얼굴에 남아있던 자그마한 미소가 사라졌다. “하찮은 노예 주제에 감히 누구에게 질문을 하는 것이냐! 네년 들이 실력이 조금 있는 것 같기는 하지만 천한 엘프족 따위가 감히 내 권위에 도전하는 것이냐! 내 지금 것 많은 엘프 계집들을 다루어 보았지만 너희들 같은 최 상등품 계집들은 처음이로 구나 팔아 치우기 전에 내가 먼저 맛을 봐야겠다. 그렇게 된다면 네년들의 건방진 주둥이도 아무런 말을 하지 못하겠지. 큭큭큭.” 사라노스 백작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말을 하면서도 얼굴에서 연신 음흉한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저년들을 잡아서 마나 제어기를 체운 후 깨끗이 씻겨 내 방으로 데리고 오너라 알겠느냐!” “물론입니다. 사라노스 백작님.” 다이말로와 아이리스에게 잡혀 왔던 노예 상인들의 우두머리는 어느 사이엔가 사라노스 백작의 곁으로 도망간 것인지 그의 옆에 함께 자리하고 있었다. “어리석은 인간들..... 역시 인간이라는 종족은 도저히 구제할 수 없는 쓰레기였어.....” “일부만을 보고 모든 것을 판단하는 것은 좋지 않아 다이말로. 이들은 분명 살아갈 가치도 없는 쓰레기들이지만 그것만을 보고 모든 인간들을 판단할 수는 없는 일이니까.” 아이리스의 말에 다이말로는 아무런 관심도 없는지 그저 자신의 애창 라이나를 소환할 뿐이었다. “휴, 어쩔 수가 없군.” 아이리스는 일단 사라노스 백작의 성에서 단 한 병도 빠져 나가는 사람이 없도록 대규모의 물리적 결계를 만들었다. 아이리스가 마법을 실행할 동안 어느 사이엔가 다이말로는 라이나를 휘두르며 기사들을 공격하고 있었다. 사라노스 백작의 기사들의 많은 수가 금빛 늑대가 새겨진 갑옷을 입고 있는 것으로 봐서 골드 나이트급의 기사들인 것 같았다. “어리석은 엘프 계집들 잡히는 것을 보는 것도 재미있겠지.”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려던 사라노스 백작은 그녀들이 기사들과 싸우는 모습을 구경하고 싶었는지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는 대신 준비된 의자에 털썩 앉아버렸다. 다이말로는 상대 기사들의 실력이 탈로스 자작령의 기사들과는 격이 틀리다는 것을 느꼈다. 마나를 다룰 줄도 모르고 그렇다고 기초적인 검술 실력도 없었던 그들과 달리 사라노스 백작의 기사들에 검술 실력은 그녀의 상상 이상으로 숙련된 솜씨였다. 또한 대부분 마나를 다룰 수 있을 정도의 실력자 들이었다. 비록 마나를 외부로 방출할 수 있는 소드 세컨드(sword second)나 소드 마스터(Sword Master)정도의 경지에 오른 자들은 아니었지만 자신의 검에 마나를 주입해 검의 강도를 한계치 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실력자들이었다. 다이말로의 창을 보지도 못하고 죽음을 맞이했던 지금까지의 적들과 달리 그녀를 상대하는 기사들은 상당히 능숙한 상태로 그녀의 공격을 피해 가고 있었다. “마법인가?” 다이말로와 대적하는 자들을 바라보던 아이리스는 상대 기사들의 생각보다 뛰어난 움직임의 원인을 얼마 안 있어 알아차릴 수 있었다. 골드 나이트들의 뒤에 6서클 익스퍼트급에서 마스터급의 마법사들이 보조마법을 걸어주고 있었던 것이다. 사라노스 백작은 그녀들의 실력을 가볍게 보았을지 모르지만 기사들과 마법사들이 보기에 그 둘은 상당한 경지에 오른 전사였고 마법사였다. 그렇기에 그녀들을 보자마자 처음부터 전력을 다해서 공격했던 것이다. “엘프 계집들을 상대로 뭘 그렇게 오래 끄는 거야?” 자신의 생각과는 달리 기사들과 마법사들이 그녀들을 쉽게 제압하지 못하자 그는 분통이 터진다는 듯이 기사들을 닦달했다. 당장이라도 자신에게 건방지게 행동한 엘프 계집을 안고 싶었지만 기사들이 자신의 생각과는 다르게 둘을 쉽게 제압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상대 기사의 검이 그녀의 머리를 향해 날아온다. 피할 수도 없다. 그녀는 몸을 움직일 퇴로도 없이 수십의 기사들에게 둘러싸인 상태였다. ‘피할 수 없다면 부술 수밖에.’ 자신의 머리를 향해 공격해 오는 기사의 검을 가볍게 쳐내며 유유히 그들의 포위망을 빠져나와 다시 역습을 가하는 그녀의 모습은 더할 라이 없이 완벽해 보였다. 자신의 몸이 움직인다. 상대의 검이 자신을 행해 날아온다. 적들의 공격이 더욱더 그 강도를 더해갈수록 그녀는 자신의 몸이 살아있음을 느꼈다. 거칠게 몸을 움직일 때마다 느껴지는 육체의 감각은 그녀가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가장 확실한 증거였다. 오래간만에 이루어지는 전투에 그녀의 몸은 너무도 즐겁다는 듯이 반응했다. 이제 그녀의 몸은 엘프이기 이전에 이미 한 명의 무인으로 거듭나있었다. “장난은 끝이다.” 상대 기사들과 5분여 가량 접전을 펼치던 다이말로의 움직임이 갑자기 달라졌다. 기사들에 비해서 약간 빠르게 움직였던 그녀의 움직임이 기사들의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빨라졌고 그녀가 움직일 때마다 푸른색 빛이 일렁일 뿐이었다. 그렇지만 반대로 기사들은 푸른색 빛이 한번씩 움직일 때마다 몸이 재가 되어 휘날렸고 그 자리에는 오직 검게 그을린 갑옷만이 남아있을 따름이었다. 사실 다이말로는 괴수들과의 접전이나 탈로스 자작령의 병사들을 일거에 쓸어버릴 때는 제외하고는 라이나의 힘을 끌어다 써본 적이 한번도 없었다. 그저 자신이 익혔던 천뢰교의 내공심법으로 모은 내공을 사용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적들의 실력을 어느 정도 파악한 이상 아까운 시간을 낭비할 이유는 없었다. 라이나를 통해 자신의 몸으로 흘러들어오는 강력한 뇌전의 기운을 느끼며 다이말로는 자신의 몸속에 존재하는 마나가 수 백 배 아니 수 천 배 이상 증가하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자신의 몸에서 느껴지는 강렬한 전류를 방출해 적들을 공격했다. 그녀의 움직임은 스스로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빨라졌고 그녀의 애창 라이나에서는 눈이 시리도록 푸른 불빛과 함께 강렬한 전류가 적들의 몸을 향해 쏘아졌다. 상대의 육체를 목표로 쏘아진 강렬한 전류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두터운 갑옷과 방패는 오히려 자신의 수명을 더 빨리 단축하는 결과만을 가지고 올 뿐이었다. “이, 이런 나의 의지와 함께 하는 나의 힘이여 사악한 적의 손길에서 나를 보호해 다오. 실드(shield)!!!” 다이말로의 공격을 보다 못한 마법사 한명이 제 빨리 살아남은 기사의 앞을 가로 막고 방어 마법인 실드를 사용했지만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했다. 오히려 자신의 생명을 단축하는 결과만 낳았을 뿐. 마법사가 애써 만든 마법 실드는 그 효력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무참히 파괴됐다. 어느 사이엔가 더 이상 살아서 움직이는 기사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말도 안돼....” “고, 공격.” “모든 힘의 근원이여. 빛을 발하며 타오르는 붉은 화염이여! 위대한 그대의 힘을 나에게 빌려다오! 화이어 볼(Fire Ball)” “바람을 가르는 대기의 칼날이여 나의 앞을 가로 막고 있는 어리석은 존재들에게 그대의 힘을 보여 다오! 원드 커터(Wind Cutter)” “붉게 타오르는 화염의 화살이여 나의 앞을 가로막고 있는 적에게 나의 힘을 보여주어라! 화이어 애로우(Fire Arrow)” “모든 것을 얼려버리는 얼음의 폭풍이여 나의 적을 물리쳐 다오! 아이스 스톰(Ice Storm)” 마법사들의 리더로 보이는 자의 외침과 함께 시전 된 다량의 마법 공격들이 다이말로를 향해 날아갔다. “필드 더 매직 디펜스(Field the Magic Defense)!” “꽈과과과광!!!” 4명의 6서클 마법사들이 날린 대규모 마법 공격은 아이리스의 방어 마법과 충돌하는 순간 아무런 힘도 써보지 못하고 힘없이 사라져 버렸다. “저, 저것은 9서클 최 상위 방어 마법 필드 더 매직 디펜스(Field the Magic Defense).....” “믿을 수 없어 어떻게 이런 일이.....” 경악하는 마법사들을 바라보며 아이리스는 조용히 상대 마법사들의 몸에 자신의 마나를 강제로 흘려보냈다. “큭, 크아아아아악!!” “도, 도대체 무슨 짓을!!” “사, 살려줘!!” 고통에 몸부림치는 마법사들을 무심한 눈빛으로 바라본 아이리스는 이제 유일하게 남아 있는 사람인 사라노스 백작을 행해 눈길을 돌렸다. 자신의 마나를 받아들인 마법사들은 몸속에서 일어나는 두 가지 종류의 마나에 충돌로 인해 앞으로 두 번 다시 마법을 사용할 수 없는 몸이 되고 말 것이다. 아니, 심한 경우에는 죽거나 평생을 움직이지 못하는 식물인간이 될 수도 있었다. 마법사에게 마법을 잃어버린 다는 것은 죽음보다 더한 고통이니 적들에게 그러한 형벌을 내린 것이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자신 만만한 태도로 자신이 안게 될 아름다운 미모의 엘프들을 상상하며 해맑은(?) 미소를 짓고 있던 사라노스 백작의 얼굴이 흙빛으로 변했다. 5 ~ 6분 정도의 짧은 시간 안에 자신을 따르는 모든 기사와 마법사들이 죽어버렸고 더 이상 자신의 몸을 지켜줄 사람은 아무도 남아있지 않은 것이다. “거, 거기 아무도 없느냐!! 어서 이 반역무도 한 엘프 년들을 잡아라!!” 발악하듯 소리치는 사라노스 백작의 말에 대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기사들과 마법사들이 죽음을 본 순간 일반 병사들은 모두 줄행랑을 쳤고 아이리스가 만들어 놓은 마법 결계 덕분에 멀리 도망갈 수는 없었지만 그들은 모두 애써 들리는 백작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있었다. “네, 네년들이 내 몸에 손가락 하나 건드렸다가는 위대한 우리 국왕 폐하께서 천한 너희 엘프족들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내, 내말이 들리지 않느냐! 당장 내 눈앞에서 사라지 거라!” 자신의 말에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자신에게 다가오는 다이말로와 아이리스를 바라보며 사라노스 백작은 진심으로 진한 죽음의 공포를 느꼈다. “지금까지 네놈이 잡아온 엘프족들은 모두 어디에 있지?” “모, 몰라 내가 그런 일을 어떻게 알고 있다는 말이냐!!” 사라노스 백작은 아이리스의 질문에 대답할 의지가 전혀 없는 것 같았다. “네놈 옆에 있는 놈이 이미 모든 사실을 밝혔다. 너희들이 주로 유사인종들을 노예로 취급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공포에 질려있던 사라노스 백작의 시선이 무섭게 변하며 자신의 옆에서 공포에 떨고 있는 수하에게로 쏠렸다. “배, 백작님 저, 저는 그저......” 그 둘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아이리스는 기가 막혔다. 지금의 상황에서도 서로의 잘 잘못을 따질 여유가 있었다니. “스스로 협약한 계약도 제대로 못하는 인간족 답군. 어리석게도 최후의 순간까지 서로가 서로의 잘못을 전가하려 하다니.” “아, 아니오. 그저 나는....” “마지막으로 한번만 묻겠다. 지금까지 네놈들이 잡아온 엘프족들을 어디에 있지?” 아이리스의 마지막 말에 사라노스 백작은 마음속으로 엄청난 갈등을 일으키고 있는 것 같았다. “말할 수 없다면 남은 길은 오직 한 가지뿐.” 아이리스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다이말로의 창이 사라노스 백작의 목덜미를 향해 날아갔다. “자, 잠깐!!” “뭐지?” “마, 말하겠소. 그러니 제발 그 창 좀 치워 주시오.” 마지막 경고 후에도 입을 열지 않던 사라노스 백작은 다이말로의 창이 자신을 향해 날아오자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엘프족들과 같은 유사인종 노예들은 나에게 없소. 이 조그마한 영지에서 노예 경매 같은 것이 열릴 이유가 없지 않소?” “그럼 어디 있다는 말이지?” 그들은 모두 라스페티 왕국의 수도 라잔으로 이송되어 그곳에 있습니다. “라잔? 그렇다면 네놈들을 뒤에서 도와주는 인간들이 있다는 말이겠군. 그게 누구지?” “그, 그건....” 지금까지 모든 질문에 막힘없이 대답하던 사라노스 백작도 자신의 뒤를 봐주는 인물을 말하라다는 아이리스의 말에는 쉽사리 대답하지 못했다. “말하지 못하겠다는 건가?” 다이말로의 말과 함께 그녀의 손에 들려있는 라이나의 날카로운 칼날이 사라노스 백작의 목 줄기를 스쳐갔다. 선홍빛 선혈 사라노스 백작의 목에서 흘러 내렸고 화려하게 치장 되었던 그의 옷은 얼마 안 있어 붉은 색 물감을 쏟아진 것 같이 붉게 물들어 버렸다. “마, 말하겠소. 수도 라잔에서 우, 우리의 뒤를 봐주시는 분은 바로 크라노스 공작 전하시오.” “공작?” “그, 그렇소. 사실 이런 자그만 영지의 주인인 내가 어떻게 골드 나이트급의 기사들과 6서클의 고위 마법사들을 데리고 있을 수 있겠소. 모두 공작 전하께서 뒤를 봐주신 덕분이지요.” 사라노스 백작의 말에 아이리스는 기가 막혔다. 공작이라 하면 국왕 다음으로 높은 자리가 아닌가? 공작이라는 작위는 다음의 왕위를 물려받은 왕세자라 하더라도 함부로 할 수 없을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는 지휘였다. 오직 국왕만이 그들에게 명령을 내릴 수 있을 뿐이다. 한 나라의 공작이라는 작위를 가진 사람이 하는 일이 불법 노예 상인의 뒤를 봐주는 일이라니.... “설령 거짓을 말하는 것은 아니겠지?” “아, 아닙니다. 제, 제가 미쳤다고 거짓말을 하겠습니까?” 사실 공포에 떨고 있는 사라노스 백작의 말은 누가 본다고 해도 거짓말로는 보이지 않았다. 또한 진실의 눈을 가지고 있다는 그녀들이 보기에도 그의 말은 거짓이 아닌 것 같아 보였다. “잘 알았다.” “컥!!” 모든 말을 다 듣고 난 후 다이말로는 아무 망설임도 없이 사라노스 백작의 목에 라이나를 박아 넣었다. “사, 살려주는 것이 아니었소? 어, 어째서....” 자신의 옆에 있던 사라노스 백작의 죽음을 목격한 노예 상인은 공포에 떨었다. 분명 살려 주기로 하지 않았던가? “난 네놈들을 살려준다는 말을 한 적이 없는 것 같은데.” “뭐, 뭐요 분명히.....” 다이말로의 말에 놀라 과거의 기억을 되새겨보던 그는 다이말로가 사실을 말한다면 자신들의 목숨을 살려준다는 말을 단 한번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기억해 낼 수 있었다. “그, 그럴 수가 컥!” 결국 사라노스 백작의 성에서 그녀들과 맞선 후 살아남은 사람은 4명의 마법사 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들도 아마 평생을 폐인으로 살아가야 할 것이지만 말이다. 다이말로는 처음부터 그들의 목숨을 살려줄 생각이 없었다. 그저 단순히 그 시간을 조금 연장 시켜주었을 뿐. 자신의 행복을 빼앗아간 노예 상인에게 베풀어 줄 자비는 다이말로의 마음속에 존재하지 않았다. “돌아가자 다이말로.” 모든 일을 마친 다이말로는 아이리스의 말에 따라 그녀의 곁으로 자신의 몸을 이동시켰다. “텔레포트 (Teleport)” 아이리스의 입에서 흘러나온 자그마한 중얼거림과 함께 아이리스와 다이말로의 모습은 사라노스 백작의 성에서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고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그 자리에 남아 있는 것이라고는 그저 목이 꽤 뚫린 두 구의 시체와 수 많은 기사들의 시신 그리고 고통스러워하는 마법사들만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한스님 명하신대로 모든 일을 깨끗하게 마무리 짓고 되돌아왔습니다.” “수고했다.” 모든 일을 마치고 무사히 되돌아온 아이리스와 다이말로를 보며 크로이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혼란스러웠던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었다. 사실 그 동안 크로이가 느낀 긴장감을 대단한 것이었다. 혹시 다이말로가 되돌아오지 않는 상황이 펼쳐진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등등. 자신도 모르게 수많은 가설을 세우며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그런 크로이의 마음을 아무런 상처도 없이 무사히 돌아온 다이말로를 보는 순간 씻은 듯이 사라졌다. 그런 자신의 변화에 크로이 자신조차도 약간은 당황스러웠다. 처음 다이말로를 보았을 때는 그저 약간 다른 엘프들 보다 신경 쓰이는 존재였지만 이렇게 까지 걱정이 되는 존재는 아니었다. 크로이의 이런 이상한 행동에 대해서는 다른 용병들 역시 모두 눈치 체고 있었다. 사실 모든 이동 준비를 마치고 아이리스와 다이말로를 기다리면서 그가 보여주었던 행동은 눈치를 못 챈다면 그것이 이상할 정도로 눈에 띠는 행동이었다. 무엇이 불안 한지 한시도 가만히 있지를 못하고 있다가 무사하게 귀환한 다이말로의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그의 모습이 이상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으니 말이다. “일단은 수도로 어서 빨리 수도로 이동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아이리스와 다이말로 도착하기가 무섭게 다시 라스페티 왕국의 수도 라잔을 향해 빠른 속도로 이동했다. 다음 목적지를 향해 빠른 속도로 말을 달리는 그들의 머릿속에 있는 고민은 단 한가지였다. 바로 크로이의 이상한 행동. 오늘 그가 보여준 괴상한 행동으로 인해 용병들은 스스로 말도 안돼는 상상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자꾸만 떠오르는 엉뚱한 상상을 지울 수가 없었다. 각자가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수도 라잔을 목표로 이동해갔다. ************************************************************************************* 타이핑 者 : [KOR]TheYtsejaM (당나귀 호환 P2P 프루나) 프루나에서 제가 타이핑한 소설들과 그 외 제가 모은 소설들을 공유했습니다. 검색어 : [KOR]TheYtsejaM 또는 TheYtsejaM 로 검색하시면 제가 공유한 파일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소유자가 1이라도 관계없습니다. 저는 항상 접속해 있으니까요. 제가 접속해 있지 않을 때는(파일이 안 받아지고 있을 때는) 제가 집에 없거나 파일 받기 대기 중일 겁니다. 기다리시면 하루 안에 반드시 받으실 수 있으실 겁니다. 무협도 엄청나게 많이(약 1기가 정도) 텍스트파일로 가지고 있는데 너무 파일이 많아서 그거 다 편집하려니 짜증나서 일단은 판타지만 공유중입니다. 무협도 필요하시면 프루나에서 메시지 전송 기능으로 쪽지 보내십시오. ************************************************************************************* 제 10 장 카리스 용병 길드 끝이 보이지 않는 푸른 하늘 그리고 그에 못지않게 웅장한 크기를 자랑하는 초거대 도시 라잔.... 라스페티 왕국의 수도이자 모든 권력의 중심지인 왕궁이 있는 곳이 바로 이곳 라잔이었다. 그 웅장한 초거대 도시를 앞에 두고 있는 한 무리의 일행이 자신들의 눈앞에 펼쳐진 거대한 도시를 감동적인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드디어 도착했군요.” “이곳이 라잔입니까? 정말 대단한 규모의 도시로군요.” 현성은 라스페티 왕국의 수도 라잔을 보고 진심으로 감탄했다. 실로 엄청난 규모를 가지고 있는 초거대 도시였다. 이층자리 집이 층층이 들어서 있고 사람이 지나다니는 길에 깔려 있는 평평한 돌들은 마차나 수레가 이동하기 편하도록 도와주었다. 라이노스 대륙에서 가장 작은 소국 중 하나인 라스페티 왕국의 규모가 이 정도라니.... 현성은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다. 과거 송나라의 수도 개봉(開封)에서 느꼈던 웅장함과는 다른 느낌의 감탄이 절로 흘러나올 정도로 화려하고 웅장한 모습의 도시였다. “어서 들어가도록 하죠. 이곳에 저희 카리스 용병 길드의 본점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것 기대가 되는 군요. 대륙 이대 용병 길드 중 한 곳을 방문하게 되나니 말입니다.” 탈로스 자작령부터 열흘이 넘는 기나긴 여정을 통해 라스페티 왕국의 수도 라잔에 도착한 현성 일행과 용병들이 가장 먼저 한 일은 라이노스 대륙 이대 용병 길드 중 하나인 카리스 용병 길드의 본점으로 향하는 것이었다. 한 나라의 수도답게 많은 수의 병사들이 많은 수의 병사들이 꼼꼼하게 경비를 서고 있었지만 크로이가 가지고 있는 용병단 증명서는 그들이 카리스 용병 길드에 속해 있다는 증거가 되었고 그 결과 유사인종인 그녀들도 쉽게 수도 라잔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한 나라의 수도이기도 하지만 초거대 용병 길드의 중심지 이기도한 라잔에서 용병 길드의 영향력은 상상 이상으로 강했다. “다행입니다. 아직까지 탈로스 자작령에서 있었던 사건으로 조금 걱정하긴 했는데 경비병들의 태도로 보니 아직 저희에 대한 수배가 내려지지 않은 모양입니다.” “다행스러운 일이로군요. 그렇다면 이제 용병 길드의 본점으로 가는 건가요?” “그렇습니다.” 현성의 말에 크로이는 긍정적인 대답과 함께 제 빨리 자신의 말을 몰았다. 전속력으로 말을 몬다면 아마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 카리스 용병 길드의 본점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빠른 속도로 말을 몰아 용병 길드로 이동하는 현성 일행과 용병들에게 또 다시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기 시작했다. 인간과 함께 말을 타고 달리는 엘프족이란 그리 쉽게 볼 수 있는 구경거리가 아닐 태니까 말이다. 모든 사람들의 시선을 집중시킨 그들이 도작한 곳은 바로 라이노스 대륙 최대의 규모를 가진 카리스 용병 길드의 본점이었다. 현성 일행이 처음 카리스 용병 길드의 본점을 구경한 소감은 바로 너무 작다는 것이었다. 대륙 이대 용병 길드 중 하나이며 그 숫자나 규모 면에서는 대륙 최고를 자랑하는 대 용병 길드의 본점에 크기는 과거 현성 일행이 묵었던 3층짜리 중소 규모의 여관과 비슷했다. 총 3층으로 이루어져 있는 용병 길드의 본점은 일반적인 용병 길드 지부와 그리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하하하 규모는 조금 작지요.” 그런 현성 일행의 마음을 알아차린 것인지 크로이가 밝은 표정으로 미소를 지으며 카리스 용병 길드의 내력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사실 이곳 라이노스 대륙에는 본래 로이호스 민족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호라크 용병 길드만이 존재했습니다. 세로스 제국의 후예인 저희 세이너스 민족과 라이오니 제국의 후예인 로이호스 민족들은 과거부터 서로 그리 좋은 사이는 아니었습니다. 로이호스 민족이 주도권을 잡고 있었던 호라크 용병 길드에서 저희 세이너스 민족 출신의 용병들에 대한 차별은 무척 심했습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약 400년 전에 카리스라는 이름을 가진 한 용병이 세이너스 민족이 중심이 되는 카리스 용병 길드를 창설했습니다. 물론 호라크 용병 길드의 압력이 만만치 않았지만 이미 세이너스 민족 출신의 용병들에 모든 힘을 단결시킨 카리스 용병 길드는 쉽게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더 이상 참지 못한 호라크 용병 길드와의 전면전이 벌어졌고 그 불씨가 된 것이 바로 이곳 라잔이었습니다. 카리스 용병 길드의 시작이기도 했던 이곳 라잔에서 최초의 카리스 용병 길드가 문을 열었고 또한 그 위치가 호라크 용병 길드의 본점인 라이오니 제국의 수도 크라트와 무척 가까웠으니 말입니다. 도합 50만이 넘는 숫자의 대규모 용병길드 끼리의 전면전은 실로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그 정도 숫자라면 대륙 최강이라고 자부하는 라이오니 제국의 정규병의 절반에 이르는 엄청난 숫자였으니 말입니다. 그들이 한자리에 집결하는 것은 라이오니 제국이나 라스페티 왕국 등 그 주번에 존재하던 국가들의 반발로 인해 무마 되었고 결국 각 용병 길드에서 뽑은 1000명의 전사끼리의 대결로 그 규모가 축소되었습니다. 승부는 한 가지였습니다. 호라크 용병 길드의 목적은 해가 지기 전까지 라스페티 왕국의 수도 라잔에 있는 카리스 용병 길드의 본점을 점령하는 것이었고 카리스 용병 길드의 목적은 그것을 사수 하는 것이었으니 말입니다. 그 결과는 이미 아시고 있으시겠지만 카리스 용병 길드의 승리로 끝났고 그것을 기념하기 위해서 카리스 용병 길드의 본점은 지금까지 보수 공사만 해왔을 뿐. 대 규모의 확장 공사나 건물의 신축 등은 전혀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것이었군요.” 크로이의 기나 긴 설명이 끝나고 현성이 알았다는 듯 대답과 고개를 끄덕였다. 그저 평범해 보이는 3층 규모의 건물이었지만 지금까지 이곳을 지키기 위해서 흘린 피는 결코 적지 않을 태니까 말이다. “자, 그럼 들어가시죠. 아마 카리스 용병 길드의 현 길드장이신 크라이스님을 만나실 수 있을 겁니다.” 크로이의 안내로 들어가게 된 카리스 용병 길드의 내부는 수 백 년의 시간이 지난 건물답지 않게 무척 튼튼하고 깨끗해 보였다. “아, 크로이 단장님 돌아 오셨습니까?” 크로이와 매의 용병 단원들이 길드 안으로 들어서자 접수대에 앉아있던 미모의 여성이 미소를 지으며 반갑게 그를 맞았다. “아, 라이키디양 오래간 만입니다.” 크로이 역시 반가운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인사를 했고 곧이어 다른 용병들과도 인사들 시작했다. “오래간 만이군 크로이.” “그간 안녕하셨습니까? 트로이 아저씨.” “하하하, 나야 뭐 항상 잘 지내지. 그런데 뒤에 게신 분들은 손님이신가?” 크로이와 반갑게 인사를 나눈 트로이라는 용병이 현성 일행을 바라보며 궁금한 듯이 입을 열었다. “예, 그렇습니다.” “하하하, 이번에는 아주 미남 미녀들만 데리고 왔군 그래?” 넉살 좋은 트로이의 말에 크로이는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현성 일행을 용병 길드장이 머물고 있는 장소로 안내했다. 용병 길드 안에서 다른 사람과 반가운 재회를 나누고 있는 사람은 크로이 뿐만이 아니었다. 제크, 아키스, 엘미스 , 쉬로스 심지어는 평소에 말이 없던 티라스까지 오래간만에 만난 친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이런 저런 인사를 나누며 용병 길드장이 머물고 있는 3층으로 이동하던 그들은 얼마안가 자신들의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똑똑똑.” “누군가?” 크로이의 정중한 노크 소리에 약간은 근엄해 보이는 목소리의 남자 목소리가 그들의 정체를 물었다. “저는 매의 용병단 단장 크로이입니다. 마스터.” “어서 들어오게.” 크로이가 자신의 신분을 밝히자 방안에서 그들을 반기는 듯한 밝은 목소리가 흘러나오며 그들의 입장을 허락했다. 길드 마스터의 하락이 떨어지자 크로이는 조심스러운 태도로 방문을 열고 현성 일행을 안내했다. “매의 용병 단장 저 크로이 아쉽게도 마스터까지 명하신 일을 완수하지 못하고 돌아왔습니다.” 길드 마스터를 대하는 크로이의 태도는 매우 정중했고 또한 상대에 대한 강한 존경심이 베여져 있는 듯한 태도였다. 이러한 태도는 일반 용병단의 단장과 용병 길드의 마스터 사이라고 해도 너무 과한 것이었다. 용병은 돈을 받고 싸우는 존재이고 용병 길드는 그들의 보금자리 일 뿐이다. 용병 길드의 마스터라는 자리는 모든 용병들의 관리자이며 그들의 우두머리였지만 다른 길드에 비해 마스터의 권한이 약한 것이 사실이었다. 제 아무리 마스터가 명을 내린다고 해도 용병들은 합당한 보상이 있지 않다면 움직이지 않는다. 그것은 다른 길드와 용병 길드 간에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크로이의 정중한 태도로 미루어 보아 탈로스 자작령으로 그들이 떠난 이유도 크로이의 말로는 부탁이라고 했지만 사실은 명령에 가깝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들의 그런 모습을 바라보면서 현성은 역시 그들에게 무언가 다른 비밀이 있다는 것을 확신했다. 처음 그들을 만났을 때부터 일반 용병과는 다른 무언가를 느끼긴 했지만 지금에 와서는 거의 확신으로 바뀐 상태였다. “괜찮으니 너무 그렇게 자책하지 말게나. 그런데 소식을 들어보니 아주 대형사고를 친 모양이 더 구만 그래?” 길드 마스터 크라이스의 말은 아마도 탈로스 자작령의 사건을 말하는 것일 것이다. “죄송합니다. 저 때문에 길드에서 많은 곤란을 겪으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니었으니 그렇게 신경 쓰지 말게나. 그건 그렇고 새로 오신 손님들이나 소개시켜 주겠나?” 길드 마스터 크라이스는 크로이의 사과보다 현성 일행에게 더 많은 관심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 현성이 보기에 카리스 용병 길드의 마스터 크라이스는 상당한 실력을 가지고 있는 고수였다. 나이는 이미 40대 중반에 접어들었지만 그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기도는 현성이 이 세계에 와서는 난생 처음 느껴보는 느낌이었다. ‘지금까지 내가 만난 사람 중에 가장 강한 실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 같군.’ 현성은 상대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강한 기도로 인해서 이미 그의 실력을 어느 정도 파악한 상태였다. 놀랍게도 그는 이미 검기를 사용하는 경지를 능가해 이미 검강의 사용을 눈앞에 두고 있을 정도의 고수였다. 중원에서 라면 그저 그러려니 하고 넘길 수 있는 일이었지만 이곳 라이노스 대륙에서 이 정도 실력자를 만난다는 것은 가히 하늘에 별 따기보다 어렵다고 할 수 있었다. ‘과연 30만 이라는 엄청난 숫자의 용병들을 지휘하는 지도자의 힘은 이 정도라는 건가?’ 한 무리의 수장이 된다는 것은 단순히 강한 힘만 가지고 있다고 가능한 일이 아니었다. 뛰어난 지략과 강한 판단력 그리고 부하들을 감쌀 수 있는 넓은 포옹력 까지 갖추고 있어야만 가능한 자리였다. 자신의 눈앞에 있는 사내는 그 모든 조건을 충족시킨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이었다. “이 분들은 우연히 탈로스 자작령에서 만나 그곳에서 벌어진 자그마한 소동으로 인해서 함께 이곳까지 오게 된 분들입니다.” “제 이름은 한스라고 합니다. 만나 뵙게 되서 정말 반갑습니다.” 현성이 자신에 대해 간단한 소개를 마치자 뒤이어 그녀들의 소개가 이어졌다. “제 이름은 아이리스라고 합니다. 숲의 일족입니다.” “다이말로라고 합니다.” “저의 이름은 다나아세스라고 하고요 앞으로는 그냥 간단하게 다나라고만 불러주세요.” “로이나스.” 다나의 긴 소개부터 로이나스의 짤막한 소개까지 현성 일행의 자기소개가 끝나자 길드 마스터 크라이스 역시 자신의 소개를 하며 그들의 인사를 받았다. “저는 부족하지만 카라스라는 이름의 대 용병 길드의 마스터를 맞고 있는 크라이스라고 합니다. 여러분들을 만나 뵙게 되서 영광입니다.” 크라이스의 겸손한 자기소개를 들은 현성은 자신의 눈앞에 있는 상대가 꽤 마음에 들었다. 이곳 라이노스 대륙에서는 제법 뛰어나다고 말할 수 있는 실력과 한 무리의 수장 직을 맡고 있음에도 겸손한 태도로 일관하는 인품. 제 아무리 손님이라고는 하지만 자신보다 어려 보이는 현성을 향해 연장자이면서 한 무리의 수장인 그가 존댓말을 쓴다는 것은 그의 인품을 대변해 주는 것이기도 했다. “이거 제가 손님들을 너무 세워 논 것 같군요. 이리로 앉으시지요.” 크라이스는 자신만 앉아 있는 것이 미안했는지 자리에서 일어나 현성 일행에게 자리를 권했다. 생각보다 넓은 집무실 덕분에 현성 일행과 매의 용병단 모두 별다른 무리 없이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크로이 일단 어느 정도의 이야기는 다른 용병들의 말을 통해 알고 있지만 좀더 자세한 사실을 알고 싶군.” 크라이스의 말에 크로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탈로스 자작령에서 있었던 일을 모두 털어놓았다. 현성 일행과의 만남부터 탈로스 자작의 병사들과의 싸움 그 모든 것을 말이다. 크라이스는 크로이의 말이 끝나자 다이말로를 향해 눈길을 돌렸다. 크라이스는 다이말로의 실력을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어느 정도 경지에 이른 전사는 자신보다 낮은 경지 오른 전사의 힘을 대충이나마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크라이스가 분명 뛰어난 실력을 가진 것으로 짐작되는 다이말로의 실력을 전혀 알아볼 수 없다는 말은 그녀가 크라이스의 실력보다 훨씬 월등하다는 말이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여인이 그런 엄청난 실력자라니 도저히 믿기지 않는군.’ 크라이스는 자신보다 더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다고 짐작되는 다이말로를 바라보며 자신이 들은 보고가 맞는 것인지 심히 의심스러웠다. 눈으로 보기에는 너무도 연약해 보이는 미모의 여성이 수 백 명의 병사들을 몰살시켰다는 말을 도저히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크라이스의 시선은 다이말로에게서 현성으로 이동했다. 엄청난 실력을 가진 전사를 수하로 부릴 수 있는 남자. 처음 보고를 받을 때는 혹시 한스라는 이름을 가진 남자가 엄청난 고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그것은 여러모로 보았을 때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자신이 보기에 다이말로가 아무리 젊고 아름다운 미녀의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해도 그녀의 나이는 이미 몇 배에 이를 것이다. 오랜 시간의 수명을 약속 받은 엘프족이니 인간처럼 열심히 노력만 한다면 아무리 재능이 없다고 해도 뛰어난 실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인간인 현성은 아니었다. 눈으로 보기에도 갓 20살을 넘긴 애송이었고 실제 나이 또한 겨우 24살이라고 하지 않던가? 크라이스 자신이 보기에 현성의 실력은 그리 뛰어나 보이지 않았다. 그가 보기에 현성은 아직 마나조차 느끼지 못한 애송이었다. 그는 설마 스스로를 24살이라고 말한 청년이 자신이 마흔이 넘어 겨우 이룬 경지를 뛰어넘었다고는 믿지 않았다. ‘아마도 모든 힘을 소진한 엘프족들을 구해 주었고 그 결과 그들과 함께 다니게 된 것이겠지 엘프족은 은원이 확실한 것으로 유명한 종족이니까 말이야.’ 대륙 이대 용병 길드의 하나인 카리스 용병 길드의 주인인 크라이스는 현성 일행을 직접 만나본 결과 그들의 실력에 대해서 잠정적인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저들의 힘을 얻으려면 우선 저 한스라는 이름의 청년을 설득해야 하는 것인가? 다른 사람은 몰라도 다이말로라는 엘프가 우리의 일을 도와준다면 정말 많은 도움이 되겠지.’ 모든 생각을 마친 크라이스는 일단 현성과의 친분을 다지기로 결정했다.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그의 힘 아니, 다이말로의 힘이 꼭 필요하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것은 엄연히 그 혼자만의 착각이었지만 말이다. “일단 저희 카리스 용병 길드의 본점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그렇게 볼거리가 많은 곳은 아니지만 꽤 유서가 깊은 곳이랍니다.” "아닙니다. 오히려 불쑥 찾아온 저희들 때문에 방해가 되지 않아나 걱정이군요." 현성이 크라이스의 말을 가볍게 받으며 말을 이어가자 그 역시 미소를 지으며 응수했다. “만약 달리 갈만한 장소를 정해 놓지 않으셨다면 이곳에서 머무르셔도 됩니다. 이곳에서 쉬시면서 앞으로의 계획을 짜보는 것도 좋으실 겁니다.” “감사합니다. 그렇다면 이곳에서 잠시 쉬도록 하겠습니다.” “아, 먼 길을 오신 손님들을 제가 너무 붙잡아 둔 것 같군요. 아마 용병 길드 내부에 이미 숙소가 배정 되셨을 태니 편히 쉬시면 됩니다.” 크라이스의 말에 현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방밖으로 나섰다. 그가 만나본 용병 길드장은 자신의 생각보다 훨씬 뛰어난 인물이었다. 앞으로 자신이 벌일 일에 많은 도움이 될 정도로 말이다. “무엇이?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 넓고 호화로워 보이는 거대한 방 한 가운데서 부하의 보고를 받고 있던 것으로 보이는 한 인물이 호통을 치며 자신의 수하를 닦달했다. 남자답고 강인해 보이는 것 모습과는 다르게 지금의 그는 어딘지 모르게 약간 비열해 보이기까지 하는 괴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카이라스 산맥 근방의 유사인종 노예들을 조달하는 사라노스 백작이 죽다니? 도대체 그 많은 기사들과 마법사들은 뭘 하고 있었다는 게야?” 노기 어린 그의 말에 수하로 보이는 사내는 떨리는 목소리로 조용히 그 이유를 설명해 했다. “그, 그것이 사라노스 백작뿐만 아니라 크라노스 공작님께서 붙여주신 그 휘하의 기사들까지 모두 죽었다고 합니다.” “뭐라고 기사들이 모두 죽어?” “예, 크라노스 공작님 모두 죽었다고 합니다.” 그 말에 크라노스 공작은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자신이 사라노스 백작에게 붙여준 기사단은 자신의 친위대인 레드 라인 소속의 제 12 사단이었기 때문이다. “아, 아무리 친위대 중 가장 실력이 떨어지는 제 12 사단이라고는 하지만 모두 골드 나이트의 경지에 이른 기사들이 아닌가? 그런데 그들이 모두 죽었다는 말인가?” “그, 그렇습니다.” “이, 이런 말도 안 되는!!!” “꽝!!!” 수하의 확답을 들은 크라노스 공작은 그 분을 이기지 못하고 자신의 책상을 강하게 내리 쳤다. 너무도 어이가 없었다. 어떻게 키운 기사들이고 얼마나 힘들게 만든 기사단인가 그런데 그들이 모두 죽다니? “마, 마법사들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다는 말이냐? 설마 기사들이 모두 죽어나갔는데 낮잠이나 자고 있지는 않았을 것이 아니냐?” “저.......” 그는 더 이상 크라노스 공작에게 보고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자신의 눈앞에 있는 크라노스 공작은 몹시 분노한 듯 보였고 앞으로 이어질 보고는 더욱더 그를 화나게 할 것이 분명하니까 말이다. “어서 말하지 않고 무엇을 하고 있는 건가!!!” “예, 예!! 공작 전하!!” 머뭇거리던 그는 크라노스 공작의 호통에 더 이상 입을 다물고 있을 수가 없었다. 그저 앞으로 이어지는 보고로 인한 화풀이를 자신에게 하지 않기를 바랄뿐. “마법사들은 모두 살아있긴 하지만 이제 더 이상 마법사로 불릴 수 없는 몸이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건 또 무슨 소린가?” 밑도 끝도 없는 수하의 말에 크라노스 공작은 그것이 무슨 뜻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더 이상 마법사로 불릴 수 없는 몸이 되고 말았다니? “크라노스 공작님의 휘하에 마법사들, 그들은 더 이상 마법을 사용할 수 없는 몸이 되었습니다.” “무슨 소리야 마법을 사용할 수 없는 몸이 되었다니? 그들이 모두 마법을 사용할 수 없는 폐인이라도 되었단 말이냐?” 너무도 어이없는 말에 자신의 수하에게 신경질을 내던 크라노스 공작은 그의 말에 서서히 위 아래로 고개를 끄덕이는 수하를 바라보면서 갑자기 자신의 머리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시달려야 했다. “무슨 말인지 좀더 자세히 말해 보도록 하게나.” “예, 일단 사라노스 백작님의 휘하로 들어갔던 레드 라인 소속의 제 12 사단은 모두 전사했습니다. 또한 공작님께서 붙여 주셨던 5명의 마법사 중 6서클 마법사 4명은 마나의 역류로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는 완전한 폐인이 되어버렸고 5서클 마법사 한명은 모든 마나가 소멸해 버려서 그 충격으로 광인이 되어버렸습니다.” 자신의 수하에 말에 그는 도저히 믿을 수없다는 듯이 눈을 부릅뜨고 자신의 수하의 멱살을 잡았다. “자네가 지금 나하고 농담을 하자는 것인가?” “아, 아닙니다. 공작 전하 제가 어찌 감히 그, 그저 전 아래에서 올라온 보고를 그대로 공작님께 보고 드린 것뿐입니다.” “그 정보가 확실한가?” “예. 이미 그 마법사들은 모두 이곳으로 이송된 상태입니다.” 자신의 수하에 확신 어린 말에 공작은 너무도 어이가 없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말인가? “그런 중요한 사건을 왜 이제야 보고 하는 건가?” “그, 그것이 모든 마법사들이 힘을 잃은 상태라 말을 달려 인편으로 전해온 소식이라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수하의 말에 크라노스 공작은 정말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화가 치밀어 올랐다. 도대체 누가 그런 짓을 저지른 것이란 말인가? “그렇다면 혹시 반 라이오니파 놈들이 벌인 소행인가?” “그것이 그 사건을 목격했다던 병사들의 말로는 단지 두 명의 엘프 계집들이 일으킨 사건이라고 합니다.” “단 둘?” 자신의 수하가 단지 두 명의 엘프 계집이 일으키니 사건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크라노스 공작의 눈에는 도저히 믿을 수없다는 듯한 눈빛이 흘러나왔다. “예, 단 두 명의 엘프 계집이었다고 합니다. 수 십 명의 기사들과 6서클의 고위 마법사들을 상대로 승리한 것으로 보아 무척이나 뛰어난 실력을 가니 엘프족인 것 같았습니다.” “흠....” 엘프가 끼어들었다는 말에 그는 깊은 고민에 빠져들었다. 그는 그간 많은 엘프족들을 직접 매매해 왔다. 유사인종의 노예 매매는 막대한 부와 함께 아름다운 이종족의 여인들을 취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였다. 지금까지 많은 유사인종들을 상대하면서 크고 작은 사고들이 많이 있었지만 지금처럼 많은 수의 기사들이 죽고 마법사들이 폐인이 되어 버리는 사건은 단 한 번도 일어난 적이 없었다. “저, 공작 전하 혹시....” “무슨 짐작이 가는 곳이라도 있느냐?” “엘프족들이 구조대를 파견한 것이 아닐까요?” 자신의 수하에 말을 들은 크라노스 공작의 얼굴에서 어이없다는 듯한 표정이 흘러나왔다. “네놈이 지금 내 앞에서 말장난을 하는 것이냐? 내 지금 것 많은 유사인종들을 사냥해 왔지만 구조대를 파견했다는 말은 들어보지도 격어보지도 못했다.” “그, 그렇지만 지금까지 저희가 매매해온 엘프들의 숫자가 상당히 많고 또한 상당한 실력을 가진 엘프들이 나온 것입니다. 폐쇄적인 속성의 엘프족들이 인간들이 사는 나라까지 들어 왔다는 것은......” “으흠.....” 그의 말에 크라노스 공작은 정말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불연 듯 들었다. 그간 자신이 매매해온 유사인종의 숫자가 상당했고 또한 그중에서도 엘프들의 숫자가 가장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 다른 정보는 없는가?” “예.” “음, 일단은 그들의 정체를 알아내는 것이 급선무군 그래.” 크라노스 공작은 카이라스 산맥 부근의 노예 상인들의 총 책임자로 지금까지 상당히 많은 일을 해왔던 사라노스 백작의 죽음에 약간의 분노를 느꼈다. 그렇지만 그가 느끼는 분노는 결코 자신의 수하가 죽었기에 느끼는 것이 아니었다. 단지 당분간 카이라스 산맥 부근에서의 영업이 정지되기에 자신의 수입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기에 그런 것뿐. “사라노스 백작이 관리하던 구역의 일반 노예 시장은 어떻게 됐나?” “완전히 마비입니다. 공작님 유사인종 노예들은 1년에 잡아오는 숫자가 10마리가 안 될 정도로 극히 미미한 숫자로 당분간의 큰 문제가 없겠지만 문제는 현재 거래되고 있는 일반 노예들에 대한 문제입니다. 지금까지 일어난 적자의 규모만 보아도 실로 엄청난 손해입니다. 빨리 사라노스 백작의 후임자를 임명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의 말을 들으며 어서 빨리 카이라스 산맥에 노예 매매를 총괄한 관리자를 보내야겠다는 생각에 골몰하고 있는 크라노스 공작의 귀에 자신의 방문을 두드리는 노크 소리가 들렸다. “누군가?” “저 아리스 남작입니다. 크라노스 공작 전하.” 아리스 남작의 등장에 크라노스 공작은 무척이나 반가워했다. 그는 그리 이름 있는 귀족은 아니었지만 자신에게 많은 정보를 물어다 주는 소식통으로는 아주 쓸만한 존재였다. “무슨 일인가?” 어서 빨리 무슨 소식을 가지고 왔는지 궁금해 죽겠다는 듯한 크라노스 공작의 말에 아리스 남작은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서서히 입을 열었다. “바로 탈로스 자작령을 습격한 무리들과 사라노스 백작님을 살해하고 그 휘하의 기사들과 마법사들을 죽이거나 폐인으로 만든 무리에 대한 정보입니다.” “뭐, 뭐야!! 그게 정말인가?” 아리스 남작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되물어보는 크라노스 공작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의 뜻을 표하는 아리스 남작에게 크라노스 공작이 따지듯 물었다. “어서 말을 해보도록 하게.” “예, 크라노스 공작 전하. 공작 전하께서도 익히 아시고 있으시겠지만 얼마 전 탈로스 자작령에서 영주와 그 휘하의 기사들이 죽고 일반 병사 수 백 명이 죽은 사건은 잘 알고 있으실 겁니다.” 그의 말에 크라노스 공작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저 반 라이오니파의 잔당들이 저지른 사건이라고 생각했고 오히려 그 일로 인해서 눈에 가시 같았던 카리스 용병 길드를 정식으로 추궁할 수 있었기에 잘된 사건이라고 생각했던 일이었다. “그 사건을 일으킨 것이 바로 사라노스 백작님을 살해한 엘프들입니다.” “뭐? 그 일은 매의 용병단이라는 카리스 용병 길드 소속의 용병단이 일으킨 사건이 아닌가?” “그렇습니다.” 상대의 긍정에 크라노스 공작은 이것이 어떻게 된 일인지 도저히 짐작이 가지를 않았다. “사실 정확히 말한다면 엘프족 여성 3명이 같은 일행으로 있는 한 무리와 매의 용병단이라는 이름을 가진 용병단이 같이 파티를 맺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3명의 엘프 중 두 명은 전사와 마법사인데 아주 뛰어난 실력자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그 둘이 파티를 이룬 후 탈로스 자작령의 사건이 있은 후 사라노스 백작님을 살해하고 도주한 것 같습니다.” 아리스 남작의 말이 끝나자 크라노스 공작은 이를 갈며 분개해 했다. “그럼 이일의 책임이 카리스 용병 길드에도 있다는 말이군. 네 이놈들을 당장에!” “진정하십시오. 공작 전하.” 흥분해서 날뛰기 직전인 공작을 말린 것은 바로 아리스 남작이었다. 그는 흥분한 공작을 진정시키고 자신이 가지고 온 가장 중요한 정보를 크라노스 공작에게 털어 놓았다. “지금 그들이 어디에 있는지 아십니까?” “내가 그걸 어찌 알 수 있단 말인가?” “그놈들의 목적지는 바로 이곳 라잔이었습니다. 또한 그들이 지금 현재 머물고 있는 곳은 바로 카리스 용병 길드의 본점이지요.” “그렇다면......” 아리스 남작의 말을 모두 듣고 난 크라노스 공작의 얼굴에는 무언가 재미있는 음모가 생각난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 정도의 실력자들이라는 말인가?” “그렇다니까 내가 도대체 몇 번을 말하게 하는 거야?” 자그마한 크기에 그리 넓지도 그렇다고 너무 좁지도 안은 아늑해 보이는 느낌의 방 안에서 두 명의 인물이 서로 마주 앉아 오순도순(?)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소드 마스터(Sword Master)에 8서클 대마도사라니? 그 말이 정말이야?” “넌 속고만 살았냐!!!” 자신의 말을 듣기는 들은 것인지 똑같은 말을 계속해서 질문해 오는 크라이스를 바라보며 쉬로스는 자신의 인내심에 한계를 느꼈다. “정말이라는 말이지......” 카리스 용병 길드의 마스터인 크라이스는 다자고자 자신을 찾아온 친구 쉬로스에게서 엄청난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바로 다이말로가 소드 마스터(Sword Master) 초입에 오른 전사라는 것과 아이리스가 8서클을 마스터한 대마도사라는 것. 쉬로스는 이미 이곳 용병 길드의 본점으로 이동하면서 자신의 짐작을 확신으로 굳인 상태였다. 지금까지 자신이 본 경우를 종합해 보았을 때 그 정도 경지가 아니라면 도저히 불가능한 이야기였으니까 말이다. “솔직히 믿기 어려운 이야기겠지 하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그녀들의 능력으로 봐서는 틀림없어 또한 그녀들이 엘프족인 이상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지.” “그렇겠지...” 그는 쉬로스의 말을 믿기로 결정했다. 사실 자신의 친구 쉬로스는 그에게 있어서 가장 믿을 만한 친구 중 하나였다. 아무리 하급 마법사라고는 하지만 마법사 길드에 속하지 않고 용병 길드에 소속되어있다는 것 만 봐도 그 둘의 우정을 짐작할 수 있다. 마법사 길드에 속하고 속하지 않고의 차이에 따라 마법사의 마법 실력은 엄청난 향상에서 제 자리 걸음이라는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 결과 20살 초반에 3서클 마스터라는 위치에 오른 쉬로스였지만 2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아무런 진전도 이룰 수가 없었다. 마법의 서클을 올리는데 가장 큰 도움이 되는 마법 공식과 주문을 알아낼 수 가 없었기에 보통은 스승이나 마법사 길드에서 지원해 주는 것이 정석이었지만 용병 길드에 속해 있던 그는 그런 자료를 전혀 구할 수가 없었다. 마법사가 서클을 올리기 위해서는 단 세 가지 조건이 필요했다. 첫 번째는 각 서클에 맞는 수준의 마나, 두 번째는 각 서클의 마법을 실행할 수 있는 마법 공식, 마지막 세 번째는 강한 정신력. 현성과 아이리스가 빠른 시간 안에 9서클의 대마도사가 될 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었다. 깨달음을 필요로 하는 무공과는 달리 마법에 필요한 모든 요소는 이미 현성과 아이리스가 갖추고 있었던 것이니까 말이다. 강대한 마나와 높은 정신력의 소유자였던 둘이 9서클 마스터에 오르는데 5년이라는 시간이 소유된 이유는 오직 하나 바로 마법 공식을 익히는데 걸린 시간이었을 뿐이다. 그러나 쉬로스는 불행하게도 마법 공식을 배울 수가 없었다. 넓은 라이노스 대륙에서 둘로 나누어져 있는 용병 길드와 달리 마법사 길드는 오직 하나였다. 그들은 자신의 마법사 길드 소속의 마법사가 아니라면 아무런 마법적 공식이나 연구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다. 때문에 마법사들은 모두 마법사 길드 소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고 그들의 영향력 또한 대단했다. 제 아무리 강력한 국가라고 해도 그에 소속되어 있는 궁중 마법사들은 모두 마법사 길드의 소속이었으니까 말이다. 모든 마법사들의 힘을 뒤에 엎고 있는 마법사 길드는 국제적으로 세로스 같은 작은 소국을 능가할 정도로 강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지만 마법사 길드에 속하지 않았던 쉬로스는 약 20년 전 스승에게 배운 3서클 이론의 마법 공식이 전부였고 공식을 알지 못하니 서클의 상승도 없었고 또한 마나의 증가도 엄청나게 느렸다. 오직 그가 다른 마법사들 보다 뛰어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정신력, 비록 3서클 마스터에 불과했지만 그의 정신력은 6서클 마스터를 능가할 정도로 높았다. 상위 마법의 공식도 모르고 그렇다고 특별한 마나 증가법도 알지 못하던 그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수련은 오직 정신력 수련뿐이었으니까 말이다. 크라이스는 그런 자신의 친구가 항상 고마웠다. 아니, 자신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모든 것을 버리고 자신의 힘이 되어준 친구가 고맙지 않다면 오히려 이상한 것이리라. “그렇다면 무슨 일이 있어도 그녀들의 힘을 얻을 수 있도록 힘써봐야겠군.” “내 생각도 그렇다네 하지만 한스라는 청년을 설득하는 것이 더 빠를 것이야. 이마 그녀들은 그의 말에 따라 움직이는 것 같으니까 말이야.” 쉬로스의 말에 크라이스도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표했다. 하지만 그를 어떻게 설득한 것인지는 풀리지 않은 과제로 남아있었다. “똑똑똑.” “마스터 저 라이키디입니다.” “들어와라.” 크라이스는 갑자기 자신을 찾아온 라이키드를 보며 어리둥절해 했지만 그렇게 크게 신경 쓰지는 않았다. “큰일 났습니다.” “큰일?” 라이키디의 큰일이라는 말에 크라이스는 어리둥절해 하면서도 한 가지 짐작되는 자신의 생각을 맞는지 그녀에게 물었다. “혹, 크라노스 공작과 관련된 일인가?” “예.” “탈로스 자작령의 사건을 빌미로 그렇게 우리를 괴롭히더니 아직도 우리에게 더 할말이 남아있었나? 그래 그 작자가 도대체 무슨 일을 벌인 거지?” “그게 쉬로스님께서 데리고 오신 한스라는 사람의 일행과 관련이있는 것 같습니다.” 현성 일행과 관계가 있다는 말에 크라이스는 혹시 탈로스 자락령의 사건을 가지고 물고 늘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떠올렸다. “그들이 탈로스 자작령에서의 사건 이후 사라노스 백작은 살해하고 그 휘하의 기사들을 죽이고 마법사들까지도 폐인으로 만들었다는 소식입니다.” “뭐?!” 사라노스 백작을 살해하고 그 휘하의 수하들을 죽이다니? 그것은 크라이스로도 처음 듣는 말이었다. “그런데 그들이 저희 용병 길드로 들어온 것을 본 자가 있나봅니다. 탈로스 자작령의 사건이라면 어떻게 무마를 시켜 보겠지만 상위 귀족인 백작이 죽었다는 것은........” “쉬로스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현성 일행의 일이라면 같이 온 쉬로스가 잘 알고 있으리라고 짐작하고 물었지만 그 역시 오늘 처음 듣는 말이었다. “나도 모르겠네. 그런 일은 없었건만.....” 쉬로스의 말에 크라이스는 낭패라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 일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 일로 크라노스 공작이 정식으로 매의 용병단원들의 신변과 한스 일행의 신변을 저희 측에 요구해왔습니다.” “무슨 근거로 그런 말을 한다는 거야? 우린 모르는 일이라고 전해.” “이미 증인까지 모두 확보를 한 모양입니다. 모두 신분이 확실한 자들이라 이번 일을 피하기가 어렵게 될 것 같습니다.” “젠장!” 크라이스는 일이 어렵게 꼬여버렸다는 것을 느꼈다. 그저 매의 용병단을 받아들이고 모르는 일이라고 시치미만 땐다면 끝날 일이라고 생각했건만 사라노스 백작 사건으로 인해 쉽게 발뺌할 수도 없게 되어버린 것이다. “일단 한스님과 그 일행분들을 불러오도록.” “예.” “이건 쉽게 넘어갈 일이 아닌 것 같군 그래 크라이스....” 쉬로스의 말에 크라이스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 하지만 쉽게 결정 할 수 있는 일도 아니었다. 본래 그의 생각은 단순히 탈로스 자작령의 사건을 모르는 척하고 자신도 모르는 일이라고 발뺌한 생각이었다. 만약 그들이 매의 용병단의 신변을 내놓으라고 요구한다고 해도 모르는 척 시치미를 땐다면 그만이었다. 아무리 상대가 한 나라의 공작이라는 막중한 권력을 가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세이너스족 출신의 용병들에게는 성지와도 같은 이곳을 함부로 범할 수는 없을 태니까 말이다. 그렇지만 자신의 수족 중 한 명인 사라노스 백작이 죽은 이상 크라노스 공작이 쉽게 물러날 리가 만무했다. 크라이스와 쉬로스가 앞으로의 일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무렵 라이키디가 데리고 온 것인지 현성 일행과 매의 용병단원들이 방으로 들어왔다. “무슨 일로 저희들을 부르신 겁니까. 마스터?” 크로이의 물음에 크라이스는 묵묵무답이었다. 그런 크라이스의 모습에 무언가 큰 사건이 터졌다고 짐작한 크로이의 시선이 제 빨리 쉬로스를 향해 이동했다. “큰일이 터졌다.......” 크로이의 시선을 느낀 쉬로스가 입을 열었고 ‘큰일이 터졌다’라는 말로 시작된 쉬로스의 이야기는 방금 전 자신과 크라이스가 나눈 이야기를 모두 털어놓았다. “그, 그렇다면?” “아이리스.” 모든 이야기를 들은 크로이의 시선이 현성 일행을 향했고 현성이 아이리스의 이름을 조용히 불렀다. “무슨 일이지?” “얼마 전 저희를 습격한 노예 상인들의 주인이 그 사라노스 백작이라는 자였고 한스님의 명대로 모두 척결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그들의 우두머리가 크라노스 공작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아마 그일 때문인 것 같습니다.” 아이리스의 말에 크로이는 역시 라는 표정과 함께 머리를 감싸며 고개를 숙여버렸다. 일이 복잡하게 꼬여 버렸다. “역시 한스님의 일행과 관련이 있는 일이었군요.” “그런 것 같습니다.” 너무나 태연한 현성의 태도에 크라이스는 분통이 터졌다. 누구 때문에 벌어진 일인데 이렇게도 태평하다는 말인가? “일이 생각보다 어렵게 됐습니다. 크라노스 공작이 쉽게 물러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 그렇다고는 하지만 설마 저희 용병 길드를 상대로 어쩌겠습니까? 그따위 놈들이 쉽게 물러나지 않는다고 한다면 설마 저희를 공격이라도 하겠다는 말입니까?” 제크의 성급한 발언에 크라이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렇게 쉽게 끝나는 일이라면 왜 이렇게 자신이 고민하겠는가? “엉뚱한 소리 하지 말아라 제크 사라노스 백작은 크라노스 공작의 수하이기도 하지만 한 나라의 백작이기도 하다. 그렇게 쉽게 해결될 일이 아니야.” “하지만 쉬로스 그놈들이 아무리 벼르고 벼른다 해도 설마 이곳 까지 쳐들어오겠어요?” “그럴지도 모르지.” “예?!” 쉬로스의 한 마디에 용병들의 표정이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변해 버렸다. 방금 쉬로스의 발언은 용병들로서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말이었으니 말이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에요?” “그 동안 크라노스가 이곳을 공격하지 못한 이유는 명분이 없어서야. 아무런 이유도 없이 이곳을 공격한다면 카리스 용병 길드 소속의 30만 용병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태니까” “그, 그럼.” “현재 그들은 모든 것을 확보한 상태다 그렇다고 쉽게 이곳을 공격할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못할 것도 없는 상태야.” 쉬로스의 설명에 용병들은 지금의 사태가 자신들의 생각보다 훨씬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어떤 해결책이 있으십니까?” “아직까지는 없다.” 크로이는 부정적인 크라이스의 대답에 이 난국을 해결해 나갈 해결책이 도저히 생각나지 않았다. “내 생각에 일단은 크라노스 공작을 한번 만나보는 것이 좋은 것 같아.” “뭐? 그를 만나서 뭘 어쩌겠다는 거야? 무슨 좋은 생각이라도 있는 거야?” “그도 우리를 쉽게 공격하지는 못할 거야 그저 다만 이 일을 빌미로 우리에게 무언가를 요구 하거나 우리들의 분열을 원하는 것이겠지. 그렇다면 그를 만나서 합의를 보는 수밖에....” “합의라.......” 잠시 망설임이 있었지만 크라이스의 생각과 다른 용병들의 생각은 모두 쉬로스의 말을 따르는 것이었다. 그 방법 말고는 달리 뾰족한 해결책이 없었기에 그런 것이기도 했지만 말이다. “그럼 크라노스 공작에게 나와 한번 만나자는 기별을 넣도록 하지.” 크로이스의 결정에 쉬로스는 왜인지 모를 불안한 느낌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분명 자신이 낸 의견이었고 그 방법 외에는 해결책이 없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말이다. “이보게 아리스 남작 놈들이 과연 어떻게 나올까?” 비열한 미소를 짓고 있는 크라노스 공작의 말에 대답한 것은 그의 앞에서 앉아 있던 아리스 남작이었다. “어떻게 되든지 간에 저희에게 손해는 없는 일입니다. 그렇지만 아마도 그놈들은 저희를 만나서 합의점을 찾으려고 할 것입니다.” “합의점이라......” “사실 그들이 매의 용병단과 그 엘프족들을 우리에게 잡아다 바친다면 그 사이에 있을 용병 길드의 피해가 만만치 않을 것이니 저희에게는 큰 이득입니다. 만약 그들이 그렇게 하지 않고 끝까지 시치미를 땐다면 저희는 사라노스 백작님을 살해한 살인자를 숨겨주었다는 명분으로 용병 길드의 마스터 크라이스를 채포하면 됩니다. 아무리 용병 길드의 마스터라고 해도 모든 용병들의 뜻을 따른 것이 아닌, 독단적인 잘못으로 생긴 일에 대해서 다른 용병들이 들고 일어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두 조건 모두 쉽사리 허용할 수 없는 그들은 아마도 저희를 상대로 합의점을 찾고 싶어 하겠지요 그때 저희는............... 렀게 하면 됩니다.” 아리스 남작의 말을 들은 크라노스 공작의 얼굴이 활짝 펴졌고 아리스 남작을 향해 칭찬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만약 이번 일이 무사히 자내 말대로 마무리가 된다면 내 자내의 직위를 백작으로 올려주고 죽은 사라노스 백작의 권한을 모두 물려주겠네.” 마지막에 이어진 크라노스 공작의 말에 아리스 남작의 몸이 땅바닥으로 자지러지며 크라노스 공작을 향해 큰 절을 올렸다. “부족한 저를 그렇게 높이 평가해 주시다니 오직 감사, 또 감사할 따름입니다.” 너무 놀라서 그러는 것인지 아니면 너무 감격해서 그러는지 아리스 남작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공작님!” “무슨 일이냐?” 노크도 없이 자신의 방문을 열고 들어온 수하를 탐탁치 않게 쳐다보던 크라노스 공작은 이어지는 수하의 말에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카리스 용병 길드에서 사람을 보내왔습니다. 지금 공작님을 직접 뵙고 싶다고 하는데요.” “들여보내라.” 공작의 말과 함께 미모의 여성이 크라노스 공작과 아리스 남작이 있는 방으로 들어왔다. 그녀는 바로 카리스 용병 길드의 정보부를 담당하는 라이키디였다. “라스페티 왕국의 기둥이신 크라노스 공작님을 뵙게 되서 영광입니다.” 방으로 들어온 라이키디가 크라노스 공작을 향해서 공손히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자 크로노스 공작이 한 것 거만한 미소를 지으며 라이키디의 몸을 훑어보았다. “용병 길드에서 온 사람치고는 너무 미인인 것 같군 그래. 큭큭큭 그래 무슨 일인가? 죄인들을 넘겨주겠다는 말을 하러 온 건가?” 라이키디를 향해 음흉한 시선을 보내며 묻는 공작의 말에 그녀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크라이스의 말을 전했다. “저희 마스터께서 공작님을 직접 만나 뵈셨으면 하십니다. 괜찮으시겠는지요.” “하하하! 이보게 아리스 남작 역시 자내 말이 맞아군 그래, 맞았어.” “출신이 천한 용병 놈들이 아무리 머리를 굴려 봐야 별다른 결과가 나오겠습니까? 공작 전하.” 아리스 남작의 보라는 듯한 대답에 라이키디는 자신의 입술이 터지는 것도 모른 체 분을 삭혀야했다. “좋다. 내일 당장이라도 만나도록 하지 그래 그쪽의 뜻은 어떤가?” “저희 마스터께서는 빠르다면 내일 오전 정각쯤에 만나기를 원하십니다.” “그럼 시간은 그렇게 하도록 하지.” “장소는 ..” 라이키디가 자신이 생각해 놓은 장소를 말하려고 하자 자리에 앉아있던 아리스 남작이 일어나 그녀에게 호통을 치며 말했다. “무엄하오. 장소라니!! 공작님들 뵙고 싶다면 당연히 카리스 용병 길드의 마스터라는 자가 이곳으로 찾아오는 것이 예의이지. 공작님께서 한 낮 용병 따위를 만나러 움직이시라는 말이냐?” “그럼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말씀을 다 전했으니 저는 이만 물러가지요.” 아리스 남작의 모욕적인 태도에서 그녀는 아무런 변화를 보이지 않고 공손히 크라노스 공작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한 후 방을 빠져나갔다. 크라노스 공작의 저택을 빠져나와 카리스 용병 길드로 향하는 라이키디의 손에서는 새빨간 핏방울이 뚝뚝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나보고 직접 공작의 저택으로 찾아오라고 했다고?” “예....” 크라노스 공작과 헤어지자마자 용병 길드로 달려온 라이키디는 카리스 용병 길드의 마스터인 크라이스에게 크라노스 공작과 나누었던 말을 모두 전했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크라노스 공작 앞에서는 아무런 변화가 없던 그녀의 표정이 지금은 분노로 가득 차있다는 것뿐. “너무 하는 군요. 우리를 이렇게 무시하다니......” 제크는 스스로의 분을 이기지 못한 듯이 식식거리며 소리쳤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할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어쩔 수 없지 내가 내일 직접 그자를 찾아가 만나는 수밖에.....” “그렇다면 누구와 함께 갈 생각인가?” “일단 그와의 협상이 목표이니 쉬로스 자네와 이번 일의 책임자인 크로이 이렇게 세 명이면 됐네.” 크라이스의 말을 들은 다른 용병들은 기겁을 하며 반대 했다. 어떻게 호랑이 굴에 맨몸으로 들어갈 생각을 한다는 말인가? “말도 안 됩니다.” “그렇게 소수의 인원이 간다면 분명히 크라노스 공작이 무슨 음모를 꾸밀 겁니다.” “안 그래도 저희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 작자인데 그 정도 수로 들어가신다면....” “그렇게 걱정할 것 없네. 대낮에 당당하게 들어갈 것이니 그도 함부로 수작을 부리지는 못하겠지. 그리고 만약 사고가 생긴다면 다른 용병들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걸세.” 크라이스의 말에는 모두 동의 했지만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것을 어쩔 수가 없는 일이었다. 결국 크라노스 공작의 저택에 가는 사람은 크라이스, 쉬로스, 크로이로 정해졌다. “일단은 내일 그자가 어떤 말을 꺼낼 지가 가장 걱정이로군 그래.” 라이키디가 들은 정보대로 라면 크라노스 공작은 이미 자신들의 생각을 읽고 있음이 분명했다. 상대가 자신들의 생각을 이미 모두 알고 있다면 이번 일이 쉽게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모두 잘되기 만을 바래야지.......” 마지막 염원처럼들리는 크라이스의 말을 마지막으로 용병들의 회의는 끝을 맺었다. “이곳이 크라노스 공작의 저택인가? 멀리서 볼 때는 몰랐는데 가까이서 보니 정말 규모가 어마, 어마 하군.” 라이키디가 크라노스 공작의 저택으로 다녀 온지 하루의 시간이 흘렀다. 단 세 명의 인원으로 크라노스 공작을 만나기 위해 그의 저택으로 향하던 그들은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웅장해 보이는 저택을 바라보며 감탄의 말을 아니 흘릴 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저 저택을 짓는데 들어간 백성들의 피와 땀은 아무도 보상해 주려 하지 않았겠지.......” 크라이스의 말에 크로이와 쉬로스는 이 저택을 짓기 위해 고생했을 라스페티 왕국의 국민들을 생각하면서 고개를 떨굴 수밖에 없었다. 일반적으로 국가에서 과중한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사실이었지만 현 라스페티 왕국은 그 정도가 너무도 심했다. 물론 전체 세금의 절반 이상이 라이오니 제국으로 흘러들어갔기 때문이지만 말이다. 같은 세이너스 민족이자 라스페티 왕국인이면서 라이오니 제국의 앞잡이가 되어 백성들의 고혈을 빨아먹는 크라노스 공작은 그들뿐만 아니라 라스페티 왕국인이라면 누구나 증오하는 매국노였다. 마치 하나의 자그마한 성을 보는듯한 느낌의 거대한 저택에는 분명 라스페티 왕국민들의 피와 땀으로 이루어진 것이리라. “들어가자!” 크라이스의 말과 함께 크로이와 쉬로스는 라스페티 왕국민들의 피와 땀이 어우러져있는 크라노스 공작의 저택에 발을 들여 놓았다. 크라노스 공작의 저택안으로 들어가자 미리 언질을 받은 것인지 하인 하나가 그들을 크라노스 공작이 있는 곳으로 안내했다. “공작님 카리스 용병 길드에서 오신 손님들을 모셔왔습니다.” “들여보내라.” 방안에서 공작의 허락이 떨어지자 시종들이 문을 열었다. 공작이 있는 방으로 들어간 그들의 눈에 가장 먼저 뜨인 것은 바로 엄청나게 호화스러운 내부 장식이었다. 밖에서 보았던 것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늘어져 있는 예술품들.... 방 전체를 마치 자그마한 예술 전시회관으로 착각 할 정도의 고가품들로 가득 채워져 있는 공작의 방을 보며 크라이스는 또 다시 끓어오르는 분노를 삼켜야만했다. “뭘 그렇게 보고 있는 건가? 어서 공작 전하께 예를 취하지 않고!!” 크라이스들이 방안으로 들어와 주위만 두리번거리며 크라노스 공작에게 아무런 예를 취하지 않자 옆에 앉아있던 아리스 남작이 얼굴을 찌푸리며 그들에게 호통을 쳤고 크라이스들은 그 말을 듣고 그저 공작을 향해 고개를 까닥 숙일 뿐이었다. “저, 저런 무엄한 놈들!” “되었네.” “하, 하지만 공작 전하....” 크라이스들의 무례한 태도에 자신이 직접 모욕을 당한 것보다도 더 분을 토해내는 아리스 남작을 바라보며 야비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입을 열었다. “이해하게 저 무식한 용병놈들이 어디 이런 방을 구경이나 해보았겠는가? 그리고 예의라고는 배운 적도 없는 무식한 것들에게 예를 따져서 무엇 하겠나?”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저들의 무지를 모르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크라노스 공작과 아리스 남작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크라이스의 몸속에서 참을 수 없는 분노가 흘러나왔지만 그것을 겉으로 표현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 무슨 일로 나를 만나고 싶다고 한거지?” 이미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으면서도 모르는 척하는 크라노스 공작의 태도에 분이 터졌지만 현재 불리한 것은 자신들이었다. “협상을 하러 왔습니다.” “협상이라....... 어떤 협상을 말인가?” “바로 공작님이 요구하신 매의 용병단원들에 대한 것이지요.” “좋군. 그런데 무엇을 협상하자는 말인가? 내가 알기로 그들은 왕국의 귀족과 기사들을 학살한 중죄인들이다. 그런데 더 협상할 여지가 있나 법에 따라 죄인들을 심판하면 될 일을....” 능글능글한 목소리로 자신의 속을 긁어 대는 크라노스 공작의 태도에 크라이스는 단도직입적으로 자신들의 목적을 밝혔다. “서로의 사정은 다 알고 있는 일 원하는 것이 무엇이요.” 이리저리 말을 돌려가며 용병들의 태도를 구경하던 크라노스 공작은 상대의 직접적인 말에 말장난을 할 시간이 끝났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좋아 그럼 내 더 이상 시간을 끌지 않고 직접적으로 말하지 우리 귀족들은 분쟁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결투를 선호하고 있네. 그리고 과거 자내들도 1000명의 결투로 결판을 낸 적이 있지?” “그렇소.” “내 조건은 간단하네, 한 달 후 각자가 자신들을 대표할 수 있는 전사 3명과 마법사 2명을 데리고 와서 승부를 가르고 더 많이 이긴 사람의 말을 따르는 것이지.” “말도 안돼!!” 크라노스 공작의 말이 끝나자마자 크로이가 발악하듯이 외쳤다.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전체적으로 뛰어난 실력을 가진 전사가 부족한 용병 길드였다. 더군다나 마법사라니? 30만 명의 용병 길드원 중에서 정식으로 인정을 받은 3서클 마법사는 오직 3명뿐이었다. 그 이상의 상위 마법사들은 용병 길드원으로 등록 되어 있지 않았고 가끔 필요할 때마다 거액의 돈으로 마법사를 잠시 고용하는 것이 용병 길드에서 동원 할 수 있는 마법사의 한계였다. 크라노스 공작이 건 대결은 용병들의 입장에서는 도저히 이길 수가 없는 말도 안 되는 대결이었다. “거기에 조건이 하나 더 있다네.” “무엇이요.” “으흠!! 겨우 그 정도로 대결을 한다면 너무 시시하겠지 그러니 각자 조건을 하나씩 더 걸자는 이야기지.” 대결이라는 말을 꺼낸 후부터 반말로 바뀐 크라이스의 어투에 약간은 화가 난 공작이었지만 대의(?)를 앞두고 있는지라 그저 헛기침으로 불편한 심기를 표현할 뿐이었다. “하나씩의 조건을 더 건다?” “간단하네. 자네 측에서 진다면 이곳 라스페티 왕국 안에서의 모든 카리스 용병 길드의 활동을 중지하는 것이지. 더불어 용병 길드의 본점도 이동해야겠고 말이야. 아, 만약 우리가 진다면 매의 용병단원들의 죄를 용서해 줌과 동시에 라스페티 왕국의 전역에서 카리스 용병 길드에 대한 모든 제약을 풀어주도록 하지.” 비열해 보이는 미소를 짓고 있는 공작의 생각은 너무나도 뻔하게 보였다. 본래 현 라스페티 왕국의 정부와 용병 길드는 그리 좋은 사이가 아니었다. 라이오니 제국 출신의 귀족들이나 순수 라스페티 왕국의 귀족 중 친 라이오니 제국인들로 이루어진 현 정부는 라스페티 국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했고 용병 길드 또한 그들을 좋게 생각하지 않았고 말이다. 또한 라스페티 왕국의 정부로 써는 현 용병 길드를 반 라이오니파 즉 라스페티 왕국의 전 왕조를 추종하는 세력으로 단정 짖고 있는 상태였다. 현 라스페티 왕국의 입장으로는 반란군으로 돌변할 소지가 있는 카리스 용병 길드를 국외로 추방시켜 버리고 싶지만 아무런 이유도 없이 그런 일을 벌이다가는 카리스 용병 길드 소속의 용병들과 정면으로 부디 쳐야 할 것이다. 반대로 카리스 용병 길드 역시 자신의 왕국을 좀먹는 라이오니 제국의 앞잡이들을 몰아내고 싶었지만 그렇게 전쟁을 벌인다면 다른 용병들이 그들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이유로 과거부터 라스페티 왕국의 정부와 카리스 용병 길드는 서로가 앙숙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사이가 좋지 않았다. 그저 서로가 서로의 힘을 알고 있기에 함부로 공격하지 못한 것 뿐. 탈로스 자작령의 사건 역시 용병길드를 괴롭히기 위한 단순한 핑계거리였을 뿐이지 사실 그렇게 크게 신경 쓸 만한 일은 아니었다. 크라이스가 용병 길드에 끼치는 위험부담을 감수하고라도 현성 일행을 자신들에게 끌어드리려고 하는 것은 바로 지금까지의 라스페티 왕국의 정부와 카리스 용병 길드 사이의 팽팽한 줄다리기에서 조금이라도 더 자신의 쪽이 유리해지기 위함 노력일 뿐이었다. 반대로 크라노스 공작은 이번 기회를 이용해 카리스 용병 길드를 합법적인 방법으로 국외 추방 시킬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현성 일행이 매의 용병단원들과 함께 동행 하지 않았다면 이번 일은 그저 단순한 엘프 살인마(?) 정도의 소동으로 끝날 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이번 일은 너무나도 불리한 일이었다. 뛰어난 실력의 전사가 부족한 것도 사실이지만 용병 길드에서 마법사라니 제대로 정신이 박혀 있는 사람이라면 이것이 너무도 말도 안 되는 대결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하겠소.” “크라이스님 지금 그게 무슨 말이십니까? 말도 안 되는 일입니다.” 크로이는 방금한 크라이스의 말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한 눈빛으로 반박했지만 그 대답을 한 크로이의 눈빛은 너무나도 진지했다. “그 말 정말인가?” “그렇소.” 너무나도 담담하게 허락하는 태도에 크라노스 공작은 오히려 그에게 무슨 꿍꿍이가 있는 건 아닌가하는 의심이 생겼다. 그는 크라이스가 말도 안 된다는 이유로 그 대결을 거절할 때를 대비한 해결책까지 모두 준비를 해 온 상태였다. 그런데 이렇게 쉽게 허락을 하다니? ‘혹시 놈에게 무슨 꿍꿍이라도 있는 건가?’ 크라노스 공작은 너무도 쉽게 자신의 제의를 수락하는 크라이스를 보며 무언가 수상하다고 생각했지만 그가 아무리 날고뛴다 해도 이번 대결에서 이길 수 없다고 확신한 크라노스 공작은 크라이스의 이상한 행동을 무시해 버렸다. “그럼 그렇게 하도록 하지 똑똑히 기억 두게 대결 날짜는 정확히 지금으로부터 한 달 뒤라는 것을 말이야 나중에 몰랐다고 말하면 곤란하니까 말일세.” “그런 일은 없을 것이요. 혹, 당신이나 그렇게 말하지 않기를 바라겠소.” “다, 당신!!!” 크라이스의 하대를 묵묵히 듣고만 있던 크라노스 공작은 자신을 ‘당신’이라고 부르는 크라이스의 마지막 말을 치밀어 오르는 화를 더 이상 참기 어려웠는지 목에 핏대를 세우고 언성을 높였다. “모두 돌아가도록 하죠. 이야기는 끝났으니까요.” “저, 저런!!!” 마지막까지 자신의 말을 무시하고 뒤도 안돌아 보고 사라지는 크라이스를 바라보며 크라노스 공작이 분을 토하며 화를 냈지만 그런 크라노스 공작의 태도에 아무런 관심도 없다는 듯이 크라이스는 크로이와 쉬로스를 데리고 유유히 사라져 버렸다. 결국 자신의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져 버린 크라이스들을 바라보던 크라노스 공작은 이를 갈며 대결이 벌어질 한 달 후를 생각했다. “네놈이 한 달 뒤에도 그렇게 당당히 걸어 다닐 수 있을지 두고 보겠다. 아, 우리 라스페티 왕국에서 활동이 금지 되면 그 책임을 지고 네놈이 용병 길드 마스터의 자리에서 쫓겨날 수도 있겠구나..... 그리되면 네놈의 목숨이 얼마나 붙어있을 수 있는지 내 두고 보겠다.” “저, 마스터 너무 무모한 대결입니다. 지금이라도 다시 찾아가 취소하겠다고 말씀하시는 것이....” “걱정할 것 없다. 크로이.” “하, 하지만....” 크로이는 속이 답답해 죽을 지경이었다. 누가 봐도 도저히 이길 수 없는 대결을 수락한 것도 모자라 만약 패배한다면 라스페티 왕국을 떠나야 한다. 그 일로 어쩌면 용병 길드 마스터 자리에서 물러나게 될 수도 있고 그렇게 된다면 크라노스 공작이 지금까지처럼 그들을 가만히 두지는 않을 것이다. “쉬로스는 왜 가만히 있어요. 마스터를 좀 말려보세요. 예!” 크로이는 방금 있었던 대결 약속으로 속이 타들어갈 것만 같았지만 크라이스와 쉬로스는 너무나 태평했다. 자신들은 단순히 스스로의 안위만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그들에게는 앞으로 해야 할 일과 꼭 이루어야 할 목표가 있었다. 그렇지만 이번에 대결에서 패배한다면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다. “마, 마스터!!! 쉬로스!!!” “걱정하지 말아라 크로이 나도 다 생각이 있으니까 말이다.” 크라이스의 말에 크로이는 더 이상 둘의 대답을 재촉하지 않았다. 분명 위험부담이 큰일이지만 그는 마스터의 말을 믿었다. 크로이에게 크라이스는 그러한 존재였다. 크라이스가 분명 생각이 있다고 말했으니 이번 대결을 반드시 이길 것이라는 확신이 크로이에게는 있었다. 믿음.... 크로이는 크라이스의 말에 강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크로이의 걱정 어린 말을 들으면서도 태연하게 행동하는 크라이스와 쉬로스의 머릿속에는 이미 이번 사건에 대한 해결책이 마련되어있었다. “대결?” “응.” “크, 크로이 지금 나한테 농담하고 있는 거 아니지?” “그래....” “말도 안돼....” 크라이스와 크로이 그리고 쉬로스가 카리스 용병 길드로 돌아오자마자 매의 용병단원들은 크로이를 붙잡고 공작과의 일에 대해서 그 결과를 물어왔다. 크로의 근심없는 표정에 큰일은 없겠지 하는 생각으로 안심하고 있던 엘미스를 향해 너무도 태연한 어투로 대결이라고 말하는 크로이....... 그것도 마법사가 둘이나 필요한....... “크, 크로이.....” “지금 농담하는 거지?” 완전하게 바닥에 쓰러져 버린 엘미스를 뒤로하고 제크와 아키스가 크로이에게 달려들어 그의 말에 진위 여부를 물었다. 마치 지금 당장이라도 장난이었다고 말할 것 같이 해 맑은 미소를 짓고 있던 크로이는 그 둘의 간절한 소망을 저버리고 또 다시 자신의 말이 사실임을 입증시켜 둘을 빈사상태로 몰아넣고 말았다. “크로이 도대체 누가 그런 무모한 대결을 승낙한 거야!! 마법사라니 도저히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어느세 다시 부활해 자신을 향해 따져드는 엘미스를 바라보며 크로이는 현성 일행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크라이스를 향해 손짓했다. “서, 설마..... 마스터가 그랬다고는 하지 않겠지?” “그런데.” 그 말을 끝으로 엘미스는 다시 바닥으로 쓰러져 버릴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걱정할 것 없다 다 생각이 있어서 결정한 일이니 말이다. 나는 우리가 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쉬, 쉬로스!” 말도 안 되는 대결 약속으로 정신 파탄에 이를 지경이었던 매의 용병단원들은 승리를 호언장담에 쉬로스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쉬로스의 말이 사실이길 바랄 뿐이었다. 그러나 이번 대결 약속 때문에 진짜 놀란 사람은 다른 곳에 있었다. “그럼 저희들 보고 그 대결에서 대신 나가 싸워 달라는 것입니까?” “뭐,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어떻게 보면 그렇게 들릴 수도 있겠군요.” 용병 길드로 돌아오자마자 현성 일행을 찾아온 크라이스는 자신이 크라노스 공작과 한 이야기와 대결 내용을 현성 일행 앞에서 모두 털어놓았다. “저희들을 도와주십시요.” “저희는 용병 길드원들이 아닙니다. 물론 저희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유감이지만 제가 보기에 이번 대결은 크라노스 공작과 카리스 용병 길드의 대리 전 같은 느낌이군요.” “그렇다면 도와주시지 않겠다는 말씀이십니까?” “만약 이번 사건이 순수하게 저희들의 과실로 일어난 일이라면 모르겠지만 제가 보기에는 그런 일이 아닌 것 같아 보여서 말입니다.” 현성의 냉정한 말에 크라이스는 크게 한숨을 들이 마시며 심호흡을 했다. “잠시 저를 따라와 주시겠습니까? 이곳에서는 쉽게 할 수 없는 이야기여서 말씀입니다.” “그렇게 하지요.” 크라이스가 현성 일행을 안내한 곳은 3층 꼭대기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이었다. 사무실 안으로 들어온 크라이스는 주위를 살피며 다른 사람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 조심스럽게 자신이 앉아있던 의자를 치워 내고는 그 바닥을 뜯어내기 시작했다. 잠시 후 크라이스가 뜯어낸 바닥에서 모습을 드러난 것은 자그마한 상자였다. “이것을 보아주십시요.” 상자의 뚜껑이 열리면서 드러난 물건은 골드 드래곤과 실버 드래곤이 서로 뒤엉켜 하늘로 날아오르는 모습을 가진 아름다운 모양의 도장이었다. 평범한 금이나 은으로 만든 물질은 아닌 듯이 그 광체가 범상치 않게 느껴졌다. “이, 이건?” “오리하르콘과 미스릴로 만들어진 물건입니다. 물론 그런 것 보다는 이 물건 자체가 가진 의미가 더욱더 크다고 할 수 있을 태지만 말입니다.” “라스페티 왕국의 국왕임을 증명하는 옥새로 군요!” 크라이스가 상자 속에서 꺼낸 물건을 보고 아이리스가 놀랍다는 듯이 외쳤고 크라이스는 담담한 태도로 그녀의 말을 받았다. “알고 있으셨습니까?” “과거 라스페티 왕국의 왕조가 바뀌기 전에 들은 적이 있어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가지고 있다는 라스페티 왕국의 옥새에 대해서 말이에요. 그것을 가지고 있다면 당신이 바로 전 라스페티 왕국에...” “전 아닙니다. 저의 정확한 정체를 밝히자면 과거 라스페티 왕국에 충성을 다했던 라스트 공작가의 현 가주라는 표현이 더 정확하겠군요. 뭐 이미 멸망해버린 왕조와 가문 따위의 가주라는 사실이 그리 큰 의미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요.” 실로 놀라운 말이었다. 사실 라스페티 왕국 국왕의 상징인 옥새는 상당히 유명한 물건이었기에 과거 아이리스가 인간계를 여행할 때 소문으로 들은 적이 있었던 물건이었다. 그리고 과거 멸망해 버린 전 라스페리 왕조에 충성을 바치던 공작가의 현 가주가 카리스 용병 길드의 마스터라니 정말 놀랄만한 사실이었다. “.........” “놀라신 모양이시군요.” “조금은..... 사실 어느 정도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말이야. 이곳을 평범한 용병 길드라고 보기에는 너무 수상했거든.” 사실 현성 일행은 카리스 용병 길드가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어느 정도 눈치 체고 있었다. 예전부터 보여 주었던 그들의 행동으로 보아서 그들이 일반적인 용병이라고 믿기는 어려웠으니까 말이다. “예, 정확히 말씀드리지요. 현재 저의 아니, 저희의 목표는 사악한 제국인과 그 앞잡이들을 몰아내고 다시금 진정한 세이너스 민족만의 나라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미 크라노스 공작도 예전부터 저희들의 정체를 짐작하고 계속 감시해 오면서 제제를 가하는 중이었습니다. 하지만 저희들 역시 라스페티 왕국인이 아닌 용병들의 지지를 받지는 못했기에 전쟁을 일으키지는 못하고 음지에서 힘을 키워왔지요.” “그래서 이번 기회에 그 힘을 양지로 끌어 올리겠다는 말씀 같군요.” 현성의 말에 크라이스는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다. 더 이상은 시간이 없다. 이대로 오랜 시간이 흐른다면 과거 라스페티 왕국의 왕조는 백성들의 기억에서 사라질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전 왕조의 부활 역시 불가능해진다. 그런 일이 벌어지기 전에 그는 무언가 승부수를 띠워야 했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던 그에게 대륙에 단 3명뿐인 8서클의 대 마도사와 최강의 전사라는 소드 마스터(Sword Master)가 나타난 것이다. 크라이스는 이번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고 그 결과 가장 큰 승부수를 건 것이다. 이대로 가다가 전 왕조의 부활은 불가능해질 것이고 자신들 역시 가증스런 제국의 개들에게 당하고 말 것이다. 이대로 시간이 흐른다면 자신들의 미래는 이미 정해져있었다. 유일한 해결책은 생명을 건 모험뿐. 현성 일행이 그대로 자신들을 떠나 버릴 수도 있고 또한 크라노스 공작에게 자신들의 정체를 밝힐 수도 있겠지만 그 정도 위험은 감수해야 했다. 크라이스는 자신의 속이 타들어 가는 것만 같았다. 솔직히 이들이 자신의 제의를 거부하고 용병 길드를 떠나간다고 해도 그에게는 현재 그들을 막을 만한 힘이 없었다. “우리들을 당신들의 권력다툼에 끼어 들이겠다는 말이요?” “그런 뜻은 아닙니다. 이번 일에서 저희에게 약간의 도움만 주시면 됩니다. 솔직한 마음 같아서는 저희와 함께 해달라고 말씀드리고 싶지만 그것은 너무 염치가 없는 일이니 말입니다. 하지만 저희를 도와주신다면! 그 결과 다시 나라를 되찾게 된다면 한스님께 무소불위의 권력을 드릴 수도 있습니다.” 현성은 크라이스의 생각을 어느 정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말로는 같은 편이 되어달라고 말하지 않지만 훗날의 권력을 미끼로 현성을 꼬드기는 것을 본다면 그는 확실히 현성의 힘을 아니, 아이리스와 다이말로의 힘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 “그전에 한 가지 묻고 싶은 것이 있소.” “무엇입니까?” “살아남은 전 라스페티 왕족의 후손이 도대체 어디에 있는 것이요?” “그, 그것은......” 현성의 질문에도 크라이스는 쉽사리 대답하지 못하고 그저 머뭇머뭇 거리기만 할 뿐이었다. 지금까지의 당당한 태도와 한 집단의 수장으로서 보여 주었던 카리스마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그의 모습이었지만 그에게는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더라도 지켜야할 비밀이었다. “대답할 수가 없는 것이요?” “죄송합니다. 그것은 현재로서는 밝혀 드릴수가 없습니다. 그분은 여러분이 이미 만나보신 분입니다. 그 분은 아직 자신의 정체를 알고 있지 못하십니다. 그렇기에 밝혀드릴 수가 없습니다.” 크라이스의 난감에 하는 태도에 현성은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크라이스가 뒤로 까무러칠만한 질문을 건넸다. “만약 저희가 용병 길드에 들어가게 된다면 어느 정도 대우를 해주실 생각이십니까?” “.........” 크라이스로서는 감히 상상도 하지 못했던 말이 현성의 입에서 튀어나오자 크라이스는 방금 자신이 들은 말이 꿈인지 생시인지 구분이 가지 않았다. “제 말을 이해하지 못하신 건가요?” “아, 아닙니다! 그, 그렇게만 해주신다면 제가 해드릴 수 있는 최대한의 대우를 보장해 드리겠습니다.” “저희는 용병 길드에 소속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현성의 이어지는 말에 크라이스는 또 다시 이게 무슨 소린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용병 길드에 가입한다고 했다가 또 다시 가입할 생각이 없다니? 크라이스로서는 지금 현성이 자신을 가지고 장난을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들 정도였다. “저는 누군가의 지배를 받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 그리고 그녀들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고요.” “그럼?” “우리들이 당신에게 협력해 준다면 그 대가로 당신과 대등한 권력을 우리에게 주시오.” 현성의 말에 크라이스는 자신의 머리를 커다란 망치로 얻어맞은 것 같은 충격에 휩싸였다. 지금 현성의 말은 자신들의 힘을 빌려줄 테니 그 대가로 자신과 동등한 권력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하, 하지만...” “그렇게 걱정할 것은 없소 나는 용병 길드나 라스페티 왕국의 절반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요. 그저 대등한 지위를 원할 뿐이지.” 크라이스는 고민에 휩싸였다. 어떻게 보면 고민할 것도 없는 문제였다. 어차피 자신에게는 현성 일행을 잡는 것만이 모든 일의 유일한 해결책이고 현성이 요구하는 것은 실질적인 권력이라기보다는 눈에 보이는 대등한 지위였다. 어떻게 본다면 고민할 것도 없을 정도로 좋은 조건이었지만 크라이스는 왜인지 모르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만약 지금 현성의 말을 허락한다면 두 번 다시 과거 라스페티 왕조를 부활시키지 못할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말이다. “거절이라고 해도 나에게는 아무런 손해도 볼 것이 없는 일이요.” “그, 그렇게 하겠소.” 마치 지금 당장이라도 사라져 버릴 것 같은 현성의 말에 크라이스는 불길한 예감을 단순한 기우라고 생각하고 무시해 버렸다. 8서클 대 마도사와 소드 마스터(Sword Master)라면 자신의 도움이 없어도 충분히 그 정도의 권력을 손에 쥘 수 있는 존재들이다. 또한 현재 이번 일이 수락되지 않는다면 손해를 보는 사람은 크라이스 혼자뿐일 것이고 현성 일행은 그저 이곳을 떠나면 그만이었다. “한스님에게 칸이라는 칭호를 드리겠습니다.” ‘칸’ 현성에게 주겠다는 칸의 칭호는 용병들에게 뿐만 아니라 다른 길드나 국가가 보기에도 실로 엄청난 것이었다. ‘칸’ 군주, 제왕이라는 뜻을 포함하고 있는 칸의 칭호는 카리스 용병 길드 최강의 전사를 칭하는 호칭으로 그 권위는 용병 길드의 마스터와 맞먹을 정도다. 현재 용병 길드에서 칸의 칭호를 가지고 있었던 사람은 바로 크라이스였다. 그는 카리스 용병 길드의 마스터인 동시에 최강의 전사였다. 카리스 용병 길드의 길드원들에게는 신격으로 숭배되는 존재가 바로 크라이스였고 그 이유는 바로 마스터와 칸의 칭호를 동시에 손에 넣은 자이기에 가능한 것이기도 했다. 크라이스는 현성의 말 그대로 자신의 권력에 절반을 넘겨주려는 것이다. “그렇지만 거기에는 한 가지 조건이 붙습니다. 바로 그 실력을 인증 받아야 한다는 것이죠. 하지만 한스님은........” 크라이스는 슬며시 말꼬리를 흐렸다. 자신이 보기에 현성의 실력은 자신보다 한수 아래였고 자신이 다른 용병들을 속인다고 해도 언젠가는 들통 날 일이었다. “걱정하지 말도록 하게 그리고 칸의 칭호는 다이말로에 주도록 하는 것이 좋겠군. 그녀에게 가장 잘 어울릴만한 자리니까 말이야.” 현성의 말에 크라이스는 고개를 끄덕여 승낙을 표하고 다행이라는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현성에게 칸의 칭호를 준다면 상당히 많은 문제가 발생했을 것이다. 비록 다이말로가 인간이 아니라고는 하지만 소드 마스터(Sword Master)의 경지에 이른 전사였다. 강자를 따르는 용병들의 특성상 반발이 있더라도 그녀의 실력이 공개된다면 곧 사라질 것이다. 그렇지만 거기에는 크라이스가 생각하지 못한 한 가지 문제가 남아있었다. 크라이스와 다이말로가 동등한 권력을 가지고 있지만 다이말로의 상전은 어디까지나 현성이었다. 즉, 현성의 지위가 은연중에 크라이스의 머리위로 올라가게 된 것이다. 물론 그것 어디까지나 현재의 지위를 고려해 보았을 때의 일이지만 말이다. “이제 저희들의 일을 도와주시겠습니까?” “다이말로도 이제는 카리스 용병 길드의 일원이니 자신의 일에 발 벗고 나서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 현성의 나지막한 허락에 크라이스는 가장 큰 걱정거리 하나를 덜었다는 듯이 보이지 않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다면 아이리스님께서도 저희들에게 힘을 빌려주시겠지요?” “그렇게 할 것이니 그리 걱정할 것은 없네.”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 다른 용병들에게 그 사실을 전하고 다이말로님이 칸의 칭호를 받으셨다는 사실을 정식으로 공표하도록 하겠습니다.” 크라이스의 말에 현성이 나지막이 고개를 끄덕이며 허락하자 크라이스는 서둘러 주변을 정리하고 밖으로 뛰어나갔다. “한스님.” “무슨 일이냐 아이리스?” 크라이스가 완전히 사라진 것을 확인한 아이리스가 현성을 조심스레 부르자 현성은 그녀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해보라는 듯이 말했다. “전 라스페티 왕국의 왕조에 충성을 바친다는 라스트 공작가의 인물들은 예로부터 충성심이 강하기로 유명합니다. 그리고 현재 그에게 용병 길드는 자신의 모든 것일 탠데 이렇게 쉽게 권력을 양분해 준 것은 혹시 그에게 다른 꿍꿍이라도.....” “걱정할 것 없다 아이리스 그는 우리를 배신하지 못 할 태니까.” 현성의 미소어린 말에 아이리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조심스레 뒤로 물러났다. 이제 인간의 나라에서 마교의 건국이 이루어질 때인 것이다. “쉬로스 서둘러 전 카리스 용병 길드 소속의 용병들에게 공지를 띠우게 그리고 주변에도 이 사실을 되도록이면 멀리 소문을 내고 말이야.” “무슨 일인데 그러나?” 울상이 되어있는 매의 용병 단원들을 달래고 있던 쉬로스는 갑작스레 달려 나와 자신을 붙잡고 전 용병 길드원들에게 공지를 띠우라는 크라이스의 말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내용은 간단하네. 우리 용병 길드에 칸이 바뀌었다는 소식이지 그것도 소드 마스터(Sword Master)급의 실력을 가진 전사로 말이야. 또 하나는 8 서클 마스터급의 대 마도사가 우리 용병 길드를 도와주겠다고 선언한 일이네.” “그, 그렇다면 자네.....” “그래 일단은 성공일세.” 서로를 부둥켜안고 기쁨의 환희를 즐기는 둘을 바라보며 매의 용병단원들과 다른 용병들은 어리둥절해 할 수밖에 없었다. 소드 마스터(Sword Master)에 8 서클 마스터급의 대 마도사에 등장이라니? 다른 용병들은 도저히 그 둘이 나누는 이야기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들에게는 내가 설명을 하도록 하겠네. 그러니 자네는 어서 전 카리스 용병 길드원들에게 이 소식을 전하게 아마 마법사 길드에 의뢰를 하는 것이 좋을 거야.” “알겠네 그럼.” 쉬로스가 새로운 소식을 전하기 위해서 사라져 버리자 크라이스가 다른 용병단들에게 방금 전 있었던 일을 설명했다. 물론 전 라스페티 왕국의 옥새 이야기는 쏙 빼놓고 말이다. “그, 그렇다면....” “그래 크라노스 공작과의 대결에서 우리가 승리할 수 있다는 말이지. 더불어 우리의 전력에 엄청난 보탬이 될 것이고 말이다.” 용병들은 환호했다. 소드 마스터(Sword Master)에 8 서클의 대 마도사라니 현성 일행의 실력이 그 정도까지 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용병들이었기에 그 충격이 더했다. “하지만 마스터 칸의 칭호를 준 것과 우리의 비밀까지 말해준 것은 조금....” 평소에 말이 없었던 티라스였지만 이번 일만은 예외 인지 조용히 입을 열었다. “뭐야 티라스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그들의 도움을 받을 수 없었을 거라고 잘된 일이지 뭐.” 제크는 티라스가 너무 과한 걱정을 한다고 생각했다. 그가 생각하기에 이번일은 자신들에게 있어서 절호에 기회였고 그는 만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현성 일행을 충분히 신뢰하고 있었다. “맞아 티라스 그리고 마스터께서 정하신 일이야 그렇게 걱정할 필요 없어 그리고 다이말로에게 칸의 칭호가 내려진 건 당연.....” 크로이 역시 제크의 말에 찬성하며 입을 열었지만 마지막 말에 가서는 말문이 막힐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당연한 일 일지도 모르지 이제 카리스 용병 길드 최강의 전사는 다이말로양이니까 말이다.”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크로이가 잊지 못했던 말을 대신해주는 크라이스의 얼굴에서는 찹찹함이 나타나있었다. “마, 마스터....” “그럼 모두 동의한 것으로 알겠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에게 이번 일을 제외하고는 우리의 목적을 이룰 수 있는 아무런 해결책이 없다는 것이다.” 크라이스의 마지막 말에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표했다. 이미 결정이 나있는 일이었다. 자신들이 뭐라 한다고 해도 그 결정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갑작스러운 카리스 용병 길드의 발표로 전 라이노스 대륙이 들끓었다. 아무리 영향력이 크다고 해도 용병 길드 하나에 전 대륙의 관심이 쏠렸던 적은 지금까지 단 한번도 없었으리라.... 8 서클 마스터와 소드 마스터(Sword Master)의 등장. 실로 엄청난 파장을 이끌고 일어난 사건이었다. 대륙에 단 3명뿐이며 한 나라의 공작과도 대등한 대접을 받는 8 서클의 대 마도사. 그와 더불어 대륙에 오직 5명만이 존재하며 이 세상에서 무의 길을 택한 모든 사람들의 우상인 소드 마스터(Sword Master)의 등장. 더욱이 놀라운 것은 그들이 속한 곳이 바로 용병 길드라는 점. 원한다면 그 어느 나라에서도 무소불위의 권력을 약속 받을 수 있는 그들이 속해있는 곳은 바로 용병 길드였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짐과 동시에 온 대륙이 들끓기 시작했다. 그 둘이 속해 있음으로 말미암아 카리스 용병 길드의 위상은 과거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상승했다. 대륙 최강의 전사와 마법사를 동시에 보유한 집단은 현재까지 대륙 최강이라고 자부하는 라이오니 제국만이 가능했던 일이었다. 온 대륙을 들끓게 만들고 있는 주인공 사람들은 열광했고 그들의 정체를 알고 싶어 했다. 그 정도 실력자가 갑자기 생겨 날리는 만무하니 말이다. 그 후 부수적으로 흘러나온 소문은 전 대륙을 깜짝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바로 그들 아니 그녀들이 엘프라는 사실 때문에 말이다. 그 둘이 남성이 아닌 여성이며 더군다나 인간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지자 대륙은 커다란 혼란에 휩싸였다. 새롭게 등장한 강자들에 대한 앞으로의 행보가 두려워진 것이다. 또한 각 왕국의 왕족이나 귀족들은 그녀들의 행보를 주시했다. 인간들의 일에 끼어들지 않는다고 알려진 엘프가 세상에 등장하자 뒤가 구린 왕족들과 귀족들이 비상사태에 돌입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혹시 자신들의 과거 맺었던 계약을 어긴 것을 알아차리고 그것을 따지러 온 것인지 걱정이 아니 될 수가 없었을 것이다. 뒤가 구린 왕족과 귀족들이 그런 걱정으로 시간을 보낼 때 라이노스 대륙 전역에 카리스 용병 길드와 크라노스 공작간의 대결에 대한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새롭게 불어져 나온 카리스 용병 길드와 크라노스 공작의 대결 이야기에 전 대륙인들은 열광했다. 현재 라이노스 대륙에 존재하는 모든 눈과 귀는 카리스 용병 길드와 크라노스 공작의 대결에 집중되어있었다. “말도 안돼!!!” 화려하게 꾸며진 방안에서 온몸에 보석이 주렁주렁 달린 사치스러운 옷을 입은 채로 이리저리 분주하게 돌아다니며 주위의 물건에 화풀이를 하고 있는 중년의 남자가 한껏 얼굴을 찡그리고 분을 토해내고 있었다. “머저리 같은 것들!! 어떻게 상대가 그 정도 실력자라는 것을 알아오지도 못한 게야!” 전 대륙의 눈과 귀가 집중되어 있으며 모든 대륙인들의 최대 관심 중 하나인 크라노스 공작가의 저택에서 분을 토해내고 있는 인물은 바로 이 건물의 주인이자 현 라스페티 왕국의 공작인 크라노스 공작이었다. “이 일을 어찌한다? 이미 모든 대륙인들이 알아버린 대결을 없었던 일로 할 수도 없고....”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얼마 뒤 이곳 라스페티 왕국에서 쫓겨나게 될 카리스 용병 길드원들을 생각하며 태평한 얼굴로 시간을 보내고 있던 그에게 믿을 수 없는 소식이 들려온 것은 바로 며칠 전이었다. 카리스 용병 길드가 공개한 내용은 전 대륙인들의 들끓게 만들었고 일부에서는 용병 길드에서 만들어낸 거짓 이야기가 아니냐는 풍설도 나돌았지만 카리스 용병 길드의 마스터인 크라이스의 호언장담에 사람들을 그 말을 거짓이라고 무시해 버릴 수가 없었다. 그 때문에 전 대륙이 카리스 용병 길드와 크라노스 공작의 대결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아마 그 대결에서 소문으로만 나돌던 두 엘프의 실력을 정확하게 알아볼 수 있을 태니까 말이다. 다른 대륙인들은 열광할지 모르지만 크라노스 공작으로서는 정말 믿고 싶지 않은 소식이었다. 그런 강자들이 끼어든다면 이 대결에서 자신이 이길 수 있는 확률은 완전히 제로였다. 그가 아무리 한 나라의 공작이라고는 하지만 자신과 같은 소국의 공작의 기사와 마법사들이 어떻게 대륙 최강이라는 8 서클 대 마도사와 소드 마스터(Sword Master)를 이길 수가 있겠는가? 그나마 그가 희망을 건 것은 바로 다른 3명의 출전자에 대한 정보였지만 카리스 용병 길드의 마스터 크라이스가 소드 세컨드(sword second) 최상급의 전사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완전한 절망이었다. 자신의 휘하에 기사나 마법사들로는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상대였다. 이미 전 대륙의 시선이 집중되어있는 관계로 이 대결을 다시없었던 일로 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사실 전 대륙에 이렇게 빨리 소문이 퍼진 것은 크라이스가 손을 써놓았기 때문이다. 마법이 아니고는 이렇게 빨리 소문이 퍼질 수는 없는 일이었다. 고의적으로 전 대륙에 아이리스와 다이말로의 존재를 퍼트린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카리스 용병 길드의 입지가 상당히 상승하게 된 샘이었다. 또한 크라노스 공작이 대결을 무효화 할 것을 걱정해 전 대륙에 빠르게 소문을 퍼트린 것도 크라이스가 한일이었다. 이런 갑작스러운 반전에 크라노스 공작은 당황해 할 수밖에 없었다. 그 소식을 접한 뒤에야 자신만만했던 크라이스의 속뜻을 알 수 있었던 크라노스 공작이었다. ‘나 혼자만의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일이다. 라이오니 제국에 도움을 청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제국이라면 8 서클 대 마도사와 소드 마스터(Sword Master)정도의 실력자들을 해결할 수 있겠지.’ 얼마 전부터 라스페티 왕국의 수도 라잔에는 하루 밤 사이에 인구가 수 천 수 만 씩 늘어나는 진귀한 경험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카리스 용병 길드와 크라노스 공작의 대결을 보기 위해서 모인 인파는 아직 대결이 벌어지려면 20여일이 넘게 남은 지금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았다. 그 때문에 때 아닌 호황을 누린 것은 다름 아닌 라스페티 왕국의 수도 라잔에 있는 숙박업소들과 술을 파는 주점들이었다. 방이 없을 정도로 밀려드는 손님들과 밤 세도록 만원을 유지한 술집들은 행복한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눈으로 보이는 것은 그저 단순히 사람의 숫자였지만 단순히 그 대결을 구경만 하러 온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와 반대로 무언가의 이득을 취하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도 있었다. 수없이 몰려든 대규모 인파 속에는 각 국가들의 첩자들도 침투해있었다. 갑작스럽게 상승된 카리스 용병 길드의 전력을 파악해 보기 위해서 말이다. 카리스 용병 길드와 크라노스 공작의 대결로 인해 뜨겁게 달아오른 라스페티 왕국의 수도 라잔은 전 대륙의 눈과 귀가 쏠려있는 소동의 중심지였다. “모든 눈과 귀가 이곳으로 몰려들었구나?” “예, 한스님.” “아이리스 네가 보기에 크라노스 공작이 쉽게 물러날 것 같은가?” 현성의 조용한 물음에 아이리스는 공손히 고개를 숙이며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결코 쉽게 물러나지는 않을 것입니다. 더군다나 그는 라이오니 제국과 연이 닿아있는 사람이니까요.” “그렇겠지.... 그럼 앞으로 좀더 재미있는 일이 벌어지겠구나?” 현성의 말속에는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강한 호기심이 자리 잡고 있었다. 마치 재미있는 장난감을 눈앞에 두고 있는 어린아이 같이 말이다. “라스페티 왕국에 크라노스 공작에게서 밀사가 왔다고?” 넓고 화려하게 꾸며진 방 안에서 두 명의 사내가 한자리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두 명의 인물 모두에게 왜인지 모를 위엄과 기품이 느껴지고 있었다.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사람은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미청년과 40대 후반으로 보이는 금발 머리의 중년인이었다. 청년의 보고를 듣고 있었던 모양인 듯 중년의 사내가 조용히 입을 열었고 곳이어 그 청년의 입에서도 그에 화답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예, 그렇사옵니다. 타우티노 공왕 전하.” “으흠... 그래...” ‘타이티노 공왕 전하’ 아마 이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전 라이노스 대륙에 존재하지 않으니라..... 세로스나 카이라 같은 조그마한 소국보다도 더 큰 영토를 소유하고 있는 인물, 초거대 국가 라이오니 제국에 군권을 한 손에 쥐고 있으며 대륙에 단 5명뿐이라는 소드 마스터(Sword Master)의 호칭을 손에 넣은 자..... 그는 바로 라이노스 대륙 최강국 라이오니 제국의 하나뿐인 공국의 주인 타이티노 공왕이었다. 라이오니 제국 내에서는 황제를 제외하고는 제일 높고 지고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 바로 그였다. “그렇다면 분명 그일 때문이겠구나. 그래 네 생각으로는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 아들아?” 명실상부한 라이오니 제국의 이인자인 공작이 자신의 눈앞에 서있는 청년을 바라보는 눈빛은 너무나도 부드러웠다. “저의 생각에는 제가 직접 가보았으면 합니다. 아버님.” “그래? 허허허.” 타이티노 공왕은 자신의 아들이 자신을 아버님이라고 칭하자 기분이 좋은지 허허허 웃기만 했다. 평소 자신의 아들이 지만 너무도 사무적여 항상 자신을 공왕 전하라 칭하는 아들이 오래간 만에 자신을 아버지라고 부르자 너무도 기분이 좋았다. 평소 잘 흥분하지 않던 아들이 긴장된 표정으로 자신에게 달려 올 때부터 타이티노 공왕은 이미 자신의 아들에 마음을 짐작하고도 남았다. “하긴 네가 관심이 있는 것은 오르지 하나 검술뿐이었지...” 전 대륙에 파다하게 퍼진 새로운 소드 마스터(Sword Master)의 등장은 이미 예전에 이곳까지 전해진 상태였다. 대륙에서 무를 숭상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원하는 환상의 경지가 바로 그것이었으니 말이다. “네가 크라노스 공작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서 떠나겠다는 말이냐?” “예, 아버님 이번에 새롭게 등장한 소드 마스터(Sword Master)와 한번 겨루어 보고 싶습니다.” 호승심에 불타는 아들을 바라보며 타이티노 공왕은 대견한 듯 자신의 아들을 바라보았다. 이제 겨우 24살이었다. 그러나 자신의 아들은 그 어린 나이에 일반 사람은 평생을 수련해도 불가능하다는 소드 마스터(Sword Master)의 경지에 오른 상태였다. 15살이라는 경이적인 나이에 소드 세컨드(sword second)의 경지에 이르러 검의 천재라는 소리를 듣고 자란 아들은 20살이 되던 해에 소드 마스터(Sword Master)의 경지에 이르렀다. 라이노스 대륙 역사상 최연소 소드 마스터(Sword Master)의 자리에 오른 자신의 아들이 어서 빨리 자신을 뛰어넘어, 대륙 최강의 검사가 되는 날을 바라보는 것이 타이티노 공왕의 유일한 소망이었다. 라이오니 제국에 존재하는 단 두 명의 소드 마스터(Sword Master) 그 둘은 타이티노 공왕과 그의 아들인 사노스티 왕세자였다. “아버님 제발 새로운 소드 마스터(Sword Master)와의 대결은 저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옵니다.” 대륙 5대 소드 마스터(Sword Master)중 한 명인 사노스티는 새롭게 등장한 소드 마스터(Sword Master)와의 대결에 잔득 기대하고 있었다. 이미 자신의 아버지인 공왕과의 대결은 질리도록 해본 그였다. 그렇지만 이미 소드 마스터(Sword Master) 최상급의 경지에 이른 아버지와 겨우 몇 년 전 소드 마스터(Sword Master) 초입에 오른 자신의 실력차이는 엄청났고 그 결과 지금까지 제대로 된 대련이 펼쳐진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사토스티는 자신과 대등한 새로운 상대를 만나고 싶었다. 그러한 고민에 빠져있던 그에게 비록 엘프족이긴 하지만 새로운 소드 마스터(Sword Master)의 등장이 기대될 수밖에는 없었다. 또한 크라노스 공작의 부탁으로 합법적인 대결할 수 있는 무대가 생긴 것이 아닌가? 그는 이번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만약 이번 일은 자신의 아버지가 허락하지 않으신다면 혼자서라도 라스페티 왕국으로 떠날 생각이었다. “나도 네 생각에 동의 하긴 한다만 조금 위험하지 않겠느냐? 더 군다는 그곳은 본국이 아닌 타국이다. 또한 주로 세이너스 민족들이 살아가는 땅이지.....” “하지만 이미 라스페티 왕국은 저희 제국의 식민지나 마찬가지인 곳입니다. 또한 만약 그 대결에서 크라노스 공작이 지게 된다면 혹시라도 전 라스페티 왕국의 왕조가 부활할 수도 있는 일이옵니다.” 쉽게 허락해 줄 것 같지 않은 아버지의 태도에 잔득 조바심이 난 사토스티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자신의 아버지를 설득시키고 싶었다. “그렇다면 내 허락하도록 하마 하지만 조건이 있다.” “무, 무엇입니까 아버님 명하신다면 무슨 일이라도 하겠습니다.” 자신의 아들에 들뜬 모습을 본 타이티노 공왕의 얼굴에 조그마한 미소가 어렸다. 자신의 아들은 아마 자신의 허락이 없다면 혼자서라도 라스페티 왕국을 떠날 것이다. 이미 아들의 속마음을 읽고 있는 타이티노 공왕은 위험하게 아들을 떠나보내느니 모든 안전을 확인한 후 아들을 떠나보내고 싶었다. 또한 아들에게 내릴 비밀 명령 또한 있었다. “나는 네가 혹시 라스페티 왕국으로 떠나서 혈기에 치우쳐 실수나 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그러니 이번 여행에서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네가 직접 움직이는 일은 없어야 한다.” 아버지의 당부에 사토스티는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 사실 이번 일만 허락해 준다면 어떤 일이라도 할 각오가 되었던 그였다. 타이티노 공왕은 아들이 경솔한 행동이나 움직임으로 혹여나 잘못될까 그것이 걱정이었다. 그 때문에 대결 이외에는 함부로 나서지 않는 다는 약속을 받아 두려 한 것이다. “또 한 가지 네가 해야 할 일은 카리스 용병 길드와 그 두 엘프들 사이의 정확한 관계를 알아내는 것이다.” “예?!” “사실 갑작스럽게 등장한 두 강자 때문에 전 대륙의 관심이 그곳으로 쏠려있다. 또한 카리스 용병 길드는 세이너스 민족이 주축으로 만들어진 곳 그들에게 더 강한 힘이 생기게 된다면 우리로서는 좋은 일이 아니다.” “그리하시면....” 타이티노 공왕의 말에 사토스티는 그 말속에 숨어있는 뜻을 어느 정도 알아차릴 수 있었다. “할 수 있다면 그들에게 접근해서 만약 가능하다면 카리스 용병 길드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전제로 우리 공국으로 데려오도록 해라. 만약 그리될 수만 있다면 우리 크로노스 공국은 더욱더 그 입지를 확고히 할 수 있게 된다.” “그 말 명심하겠습니다. 아버님.” “아직도 도착하지 않았나?” “예, 스승님.” “잉, 이놈들이 뭘 그렇게 꾸물거리는 거야 그런 일이 생기면 어서 냉큼 나에게 달려올 일이지.” 새하얀 수염을 길게 휘날리며 백색 로브를 입고 있는 노인 한명이 자신의 옆에 앉아있는 중년인에게 신경질을 부리고 있었다. “평소 스승님께서 보이신 행동을 본다면 오지 않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중년의 사내의 마치 아이를 달래는 듯한 행동 마치 두 사람의 입장이 바뀐 것 같은 모습이었다. 중년의 나이지만 아직 장난기 어린 표정을 간직하고 있는 사내와 나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길게 기른 백색 수염을 가지런히 정리하고 의자에 앉아 있는 노인. 그 노인의 몸 밖으로는 흘러나오는 보이지 않는 기도는 마치 한명의 선인을 보는 것 같았지만 그 노인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을 결코 곱지 않았다. “이, 이놈이 지금 하늘같은 스승을 능멸하는 게냐!!” 길게 기른 새하얀 수염과 백발의 머리카락 그리고 백색의 로브 마치 하얀색으로 짜 맞춘 듯한 노인의 모습은 왜인지 모르게 성스러워 보이기까지 하는 모습이었다. 물론 그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과 눈으로 보이는 겉모습은 전혀 일치 하지 않았지만 말이다. 노인의 음성은 마치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지 못해 부모에게 때를 쓰는 아이의 것과 비슷했다. “스승님 조금만 참으십시오. 얼마 지나지 않아서 사람이 올 것 입니다.” 그 노인의 제자로 보이는 중년의 사내는 능숙한 솜씨로 자신에게 때를 쓰는 노인을 달래고 있었다. 그 노인의 행동을 보고 있으니 사람은 늙으면서 다시 애가 된다는 말이 맞기는 맞는 모양이다. “저, 콘타노드 공작님 라스페티 왕국에서 손님이 찾아오셨습니다.” 계속해서 때를 쓰고 있던 노인의 행동은 밖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듣자마자 딱 멈추어 섰다. “들여보내 거라.” 지금까지의 장난기 어린 어투와 달리 방금 전 말한 노인의 목소리에서는 강한 힘과 위엄이 느껴졌다. 중년인의 표정 또한 지금까지의 장난스러운 표정에서 마치 한 자루에 잘 벼린 칼을 보고 있는 것 같이 냉정하게 변했다. 그 둘의 변신(?)이 끝나자 방문이 열리며 한명의 사람이 그 안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방문으로 들어온 남자는 자신의 앞에 앉아 있는 둘을 보기가 무섭게 고개를 숙이며 공손히 인사했다. “대륙 최강의 마법 길드인 라이드에 3대 현자 중에 한 명이시며 대 라이오니 제국의 궁중 수석 마법사이신 콘타노스 공작 전하와 그 제자 분이신 타리스모 후작 각하를 뵈옵니다. 신은 라스페티 왕국에서 크라노스 공작 전하를 모시고 있는 드리스 백작이라고 하옵니다.” 고개가 바닥에 닿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들 정도로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한 크라노스 공작의 사신은 아무런 대답이 없는 콘타노스 공작 덕분에 고개를 함부로들 수가 없었다. ‘이, 이번 일을 꼭 성공시켜야 하건만 왜 대답이 없으시다는 말인가?’ 크라노스 공작의 특명을 받고 이곳으로 파견된 드리스 백작은 아무 말도 없이 자신을 뚫어져라 바라보고만 있는 콘타노스 공작 덕분에 등에서 식은땀이 흐를 지경이었다. 그는 처음 공작의 명을 받았을 때 죽고 싶을 만큼 괴로웠다. 그 이유는 바로 자신이 설득해야 하는 상대 때문이었다. 대륙 최강의 마법 길드에 주인인 3대 현자 중 한 명이며 대 라이오니 제국의 궁중 수석 마법사라는 직함이나 그가 가지고 있는 공작의 직위 같은 것은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았다. 다만 그가 걱정한 것은 소문을 들었던 콘타노스 공작의 괴팍한 성격 때문이었다. 전 대륙에 파다하게 퍼져있는 그의 종잡을 수 없는 성격 덕에 그는 사신으로 발탁된 후부터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자신의 인사도 받아주지 않는 것이 아닌가? 지금 현재의 상황을 걱정하며 식은땀을 흘리고 있던 드리스 백작의 귀에 이 상황을 타개해 줄 구세주 같은 음성이 들려왔다. “스승님 일단 저자의 말을 들어 보시는 것이 어떠하겠습니까?” “음... 내 저놈이 괘심하기는 하지만 일단 말을 들어 보아야겠구나.” 콘타노스 공작의 제자이자 7서클을 마스터한 마도사 타리스모 후작의 말 덕분에 어느 정도 어색한 분위기를 해결하게 된 드리스 백작은 자신을 괘심하다고 칭한 콘타노스 공작의 말뜻을 도저히 짐작 할 수조차 없었다. 자신은 들어오자마자 예법에 맞고 공손히 그를 향해 인사했고 그전에는 그를 본적도 없었다. 그런데 자신을 보고 하는 말이 괘심이라니? 콘타노스 공작의 말은 그의 머리로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이었지만 그는 이제 자신의 목적을 달성해야 했다. “제, 제가 온 목적은 저희 크라노스 공작님과 카리스 용병 길드와의 대전에 참여해 주십사 하고.....” 말을 꺼내기가 무섭게 자신을 노려보는 콘타노스 공작의 눈빛에 드리스 백작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질 수밖에 없었다. “그래? 그런데 지금 그 말은 네놈이 나에게 명령하는 거냐? 아니면 네놈의 상전인 크라노스 공작이 명령하는 게냐?” “며, 명령이라니 다, 당치도 않사옵니다. 콘타노스 공작 전하 그저 공작 전하의 넓으신 마음으로 자비를 바랄뿐입니다. 부디 오해를 푸시옵서소.” 이어지는 콘타노스 공작의 비꼬는 듯한 어투에 드리스 백작은 자신의 눈앞이 컴컴해 지는 것 같았다. 아무리 같은 공작이라도 콘타노스 공작과 자신이 모시는 크라노스 공작은 그 격이 달랐다. 라이노스 대륙 최강의 국가인 라이오니 제국의 공작이자 8서클을 마스터한 마법사 길드의 주인이 바로 그였다. 제 10 장 카리스 용병 길드 또한 라이오니 제국의 속국이나 마찬가지인 라스페티 왕국이었고 크라노스 공작 또한 제국의 힘을 등에 업고 공작의 위에 오른 것이 아니던가? 그런 그가 무언가 오해를 한 듯하니 그로서는 속이 타들어 갈 수밖에 없었다. 잘못하다가는 자신뿐만 아니라 그의 상전인 크라노스 공작에게까지 불똥이 튈 것 같았다. 그러나 사람이 그냥 죽으라는 법은 없는지 전에도 자신을 구원해 주었던 타리모스 후작의 도움으로 그는 다시 살아날 수 있었다. “스승님 설마 그들이 그런 생각으로 사람을 보냈겠습니까? 정중하게 요청한 것이니 스승님께서는 허락하셔도 그만 허락을 안 하셔도 그만인 일이십니다. 이 보게 자네 아니 그런가?” “마, 맞습니다. 타리모스 후작 각하의 말이 백번 맞습니다. 콘타노스 공작 전하께서는 그저 허락하셔도 그만이고 허락하지 않으셔도 그만인 일이옵니다.” 드리스 백작으로서는 꼭 성사시켜 하는 일이어지만 지금의 그에게는 나중에 떨어질 크라노스 공작의 질책 보다 당장 눈앞에 있는 콘타노스 공작의 매서운 눈초리가 더 무서웠다. “그래?” “예, 공작 전하.” 고개가 부러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들 정도로 정신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드리스 백작을 바라보며 콘타노스 공작은 어느 정도 만족한 듯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런데 내가 요즘 조금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멀리 떨어져 있는 라스페티 왕국까지 갈수나 있을지 모르겠네?” 공작의 억지스러운 말에 그 제자인 타리모스 후작은 쓴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위치상 라이오니 제국과 가장 가까운 나라가 바로 라스페티 왕국이었다. 또한 8 서클의 대 마도사이자 마법사 길드의 마스터 중 한 명인 그가 나이가 들어가지 멀리 나가지 못하겠다는 말을 그대로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저, 그, 그러시다면 저는 이만....” 드리스 백작은 이미 실패 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제 빨리 이 자리를 뜨려고 했다. 만약 더 이상 이곳에 남아있다가는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를 테니까 말이다. “네 이놈!!” 제 빨리 인사를 마치고 콘타노스 공작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고 시도하던 드리스 백작은 갑작스럽게 들려오는 호통에 정신을 제대로 차릴 수가 없었다. “이런 괘심한 놈!!!” 제 빨리 자리를 떠나려던 드리스 백작을 향해 큰 소리로 호통을 치며 그를 괘심한 놈이라 칭한 콘타노스 공작 덕분에 드리스 백작은 정말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 처음 이곳에 들어왔을 때부터 자신을 못마땅하게 생각한 것은 알고 있었다. 그래서 크라노스 공작에게 크게 문책당할 것을 각오하고 제 빨리 이곳을 빠져 나가려고 한 것이건만 또 무엇을 잘못한 것이란 말인가? “네 죄를 네가 알렸다.” “소, 소인이 무슨 죄를 저질렀다는 말씀이십니까? 공작 전하. 소인은 억울하옵니다.” 정말 억울해 죽을 것은 얼굴로 자신의 무고를 주장하는 드리스 백작의 말을 무시해버린 콘타노스 공작은 드리스 백작의 말이 끝나자마자 그 표정을 더욱더 무섭게 바뀌었다. “네놈이 정령 네 죄를 모르겠다는 말이냐!!!” “소, 소인은 진정 모르겠사옵니다. 무지한 소인에게 그 죄를 깨우쳐 주시옵소서.” “내 그렇다면 너의 죄를 알려 주도록 하겠다. 그래 신하된 도리로 상전의 명을 어떻게 받들어야 하느냐?” 갑자기 밑도 끝도 없는 콘타노스 공작의 질문에 순간 드리스 백작은 그 문제의 의미가 무엇인지 전혀 파악하지를 못했다. “그, 그것이....” “애잉.... 이런 무식한 놈을 보았나?” 더듬거리며 아무런 말도 꺼내지 못하는 드리스 백작을 바라보며 콘타노스 공작은 혀를 끌끌 찼다. “네놈의 죄는 바로 상전의 명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것이다. 분명 크라노스 공작은 제 빨리 이곳으로 달려와서 나에게 편지를 전하고 도움을 청하라는 명이었을 것이다.” “그, 그러하옵니다.” “네놈의 죄는 바로 그것이다 상전이 명했으면 제 빨리 이곳으로 달려와서 고할 일이지 무엇을 그렇께 꾸물거렸단 말이냐!!!” 추상같은 콘타노스 공작의 명에 드리스 백작은 꿀 먹은 벙어리가 될 수밖에 없었다. 사실은 성질이 괴팍하기로 유명한 콘타노스 공작을 만나기가 두려워 잠시 머뭇거린 것 이지만 그것을 콘타노스 공작에게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또한 상전의 명이 떨어졌으면 목숨을 걸고서라도 수행하는 것이 수하된 도리다 아니 그러냐?” “그, 그렇사옵니다. 공작 전하.” 콘타노스 공작이 무슨 생각으로 이런 말을 늘어놓는지 모르지만 드리스 백작은 일단 무조건 맞장구를 쳐주기로 했다. 자신에게 무슨 힘이 있어 그의 말에 토를 달겠는가? 그러면서도 속으로는 역시 콘타노스 공작의 성격에 대한 소문이 확실히 맞는 말이라고 확신하는 드리스 백작이었다. “수하된 도리로서 내가 네 상전의 부탁을 한번 거절을 했다면 네 목숨을 걸고 내가 허락할 때까지 나에게 제발 도와달라고 빌어야 할 것이 아니냐?” “그, 그렇사옵니다.” “그렇다면 이제 네 죄를 알겠느냐?” “시, 신이 죽을죄를 지었사옵니다. 콘타노스 공작 전하 제발 저희 크라노스 공작 전하의 청을 거절하지 말아주시옵소서.” 무슨 뜻으로 이렇게 눈에 뻔히 보이는 행동을 원하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콘타노스 공작이 원하는 행동을 직감한 드리스 백작은 바닥에 자지러지듯 부복하며 콘타노스 공작에게 도움을 청하며 빌었다. “네가 나이가 들어 장거리 여행을 하기가 힘들다고 하지 않았더냐?” “그, 그게 무슨 말씀이시옵니까? 공작 전하 모든 것은 저희 크라노스 공작 전하께서 편한이 모실 것입니다. 그러니 아무런 걱정하지 마옵소서.” 드리스 백작과 콘타노스 공작의 대화를 듣고 있던 타리모스 후작은 너무도 황당한 스승의 태도에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그가 스스로 생각하기에는 스승의 어이없는 행동에 많이 익숙해졌다고 생각했지만 자신은 아직도 스승의 생각을 따라가려면 먼 것 같이 느껴졌다. “험, 하지만 네 요즘 건강도 좋지를 않아서.....” “콘타노스 공작 전하 제발 자비를 베푸시옵소서. 불상한 소인의 목숨을 살려주신다고 생각하시고 허락해 주시옵소서. 소인이 이렇게 엎드려 간청하옵니다.” 콘타노스 공작이 허락하지 않는 다면 당장이라도 죽어버릴 것만 같은 드리스 백작을 바라보며 콘타노스 공작은 무척이나 고심하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으흠... 자네가 그렇게 부탁한다면 내 어쩔 수 없지 내가 매정하지 못하다보니 다른 사람의 부탁을 쉽게 거절하지를 못한단 말이야. 자네도 그렇게 생각하지?” “예?! 예, 물론이옵니다. 콘타노스 공작 전하. 소신의 부탁을 들어주시어서 정말 감사 또 감사하옵니다.” 마치 한편의 잘 만들어진 연극을 감상하고 있다는 생각이들 정로도 딱딱 맞아 떨어지는 둘의 행동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워 마치 방금 전 공작이 호통을 치기 전 일을 보지 못했던 사람이라면 마치 지금의 보여준 둘의 행동을 진심으로 믿을 정도였다. “내가 나이도 있고 해서 그리 가고 싶지는 않았지만 자네가 그렇게 간청을 하니 내 어쩔 수 없이 자내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가는 것이지 절대로 내가 가고 싶어서 가는 것이 아니네 그건 알고 있겠지?” “다, 당연한 말씀이신데 제가 알지 못할 이유가 있겠습니까. 공작 전하.” “으, 으흠 그렇다면 자네는 어서 돌아가서 네가 라스페티 왕국으로 가겠다는 기별을 띠우도록 하게 알겠는가?” “예, 예 그럼 소인은 이만 물러가겠사옵니다. 콘타노스 공작 전하. 그럼 편히 쉬시옵소서.” 드리스 백작이 완전히 방문을 나선 뒤 그 방안에서는 마치 숨이 넘어갈 정도로 웃어대는 타리모스 후작의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하하하!!! 스승님 지금 그자가 스승님을 어떻게 생각하겠습니까? 서, 설마 타국인에게 까지 그렇게 대하실 줄은 푸하하하하!!!” “타국인은 무슨 우리 라이오니 제국의 속국이나 다름없는 나라의 백작이거늘.... 그리고 어디 다른 자리에 가서 그놈이 입이라도 한번 뻥긋 할 수 있을 성싶더냐? 그놈이 하도 괘심하게 굴기에 버릇을 고쳐준 것뿐이다.” 도저히 나이에 맞지 않는 스승의 태도에 웃음을 터트리면서도 그는 이번 일이 이정도로 마무리된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자신의 스승은 크라노스 공작의 사신이 오기 전부터 단단히 벼르고 있었던 상태였다. 그들은 마법사였다. 마법사에게 가장 관심이 많은 것을 물으라고 한다면 그것은 당연히 마법이었다. 그런 그들에게 새로운 8 서클 대 마도사의 등장은 무척이나 파격적인 것이었다. 더군다나 인간이 아닌 엘프족. 8 서클의 대 마도사 엘프가 등장했다는 소식을 듣는 순간 전 세계의 마법사들은 초긴장 상태를 유지했다. 특히 엘프족의 마법을 구경한 적이 없었던 콘타노스 공작은 새롭게 등장한 엘프족의 대 마도사를 만나게 될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크라노스 공작의 대결 소문을 들었을 때 분명 자신에게 도움을 청할 것이라는 생각을 확신했기 때문이다. 콘타노스 공작의 예상대로 크라노스 공작의 사신은 엘프족 대 마도사의 등장과 함께 자신에게 찾아왔다. 그런데 문제는 그때부터였다. 하루라도 빨리 엘프족 대 마도사를 만나고 싶은 그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크라노스 공작의 사신이 자신을 찾아오지 않고 허송세월만 보내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그것은 어떻게든지 콘타노스 공작의 비위를 맞추기 위한 드리스 백작의 노력이었지만 말이다. 공작 체면에 속국이나 다름없는 나라의 공작에 사신을 자신이 직접 맞을 수도 없기에 그에게는 오직 그 스스로 다가오기를 기다리는 방법밖에는 없었다. 그런데 오랜 기다림 끝에 자신을 만나러온 사신이 한다는 말이 자신의 거절 한 마디에 그냥 돌아가겠다고 하니 그의 속이 편할 이유가 없었다. 그렇다고 자신이 체면이 있지 먼저 가고 싶다고 말할 수도 없기에 이런 수를 쓴 것이다. 사실 막말로 그가 자신을 데려가 달라고 말한 적은 없지 않는가? “그렇다면 어서 떠날 준비를 해야겠군요. 스승님.” “그래 그렇게 해야지 이제 네가 고생이 많겠구나? 내가 이곳을 떠나면 네 일이 더 많아 질 테니까 말이다.” 콘타노스 공작의 고소해 죽겠다는 듯한 어투에 그의 제자인 타리모스 후작은 안면 가득 밝은 미소를 지으며 콘타노스 공작의 즐거운 상상(?)을 깨뜨려 버렸다. “제가 이곳에 남다니요? 저는 스승님과 함께 라스페티 왕국으로 떠날 예정입니다만?” “네놈이 무슨 이유로 나를 따라 라스페티 왕국으로 간다는 말이냐?” 약간은 어이가 없다는 듯한 콘타노스 공작의 말에도 타리모스 후작은 여유만만 한 표정이었다. “그야 당연히 스승님이 하신 말씀을 지키기 위해서지요.” “내 말을 지키기 위해서?” “예, 물론입니다.” 너무나 당당한 제자의 호언장담에 콘타노스 공작은 정말 어이가 없었다. 자신의 말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이곳에 남아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게 무슨 말이냐 내 말에 따르려면 이곳에 남아 내 빈자리를 네가 대신 해야지?” “스승님 혹시 모르고 게셨습니까? 크라노스 공작이 저희 측에 요청한 마법사는 바로 2명입니다. 2명!!!” “뭐?!” 타리모스 후작의 유난히 2명이라는 단어를 강조한 말에 콘타노스 공작은 말도 않된다는 듯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스승님께서 허락을 하셨으니 2명의 마법사가 가야 되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당연히 제가 가야지요.” “하고 많은 마법사들을 두고 왜 네놈이 가겠다는 게냐? 나는 허락 못한다.” 일반적인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무시하는 두 사제간의 다툼은 정말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끝없는 웃음을 유발하게 했다. 한 나라의 공작과 후작의 지위를 가진 둘의 이런 모습을 본다면 모두가 그 자리에서 까무러칠 것이다. 물론 그것을 목격한 사람이 지금까지 없었다는 것이 다행이지만 말이다. “스승님 그들의 요구는 최고의 마법사였습니다. 그리고 대륙 최강의 마법사이신 8 서클의 대 마도사 스승님이 가시는데 최소한 저 정도는 되는 사람이 같이 가야 체면이 서죠. 만약 스승님이 5 서클이나 6 서클의 중 상급 마법사들 데리고 가신다면 아마 웃음거리만 되실 겁니다.” “이,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하지만 네놈은 어디까지나 내 제자다 쓸 때 없이 나섰다가는 내 가만두지 않겠다. 알겠느냐?” “예, 명심하겠습니다. 스승님.” 콘타노스 공작은 자신의 제자에 말솜씨 덕분에 그를 데리고 가게 되었지만 엘프족 8 서클 대 마도사와의 대결을 양보할 마음은 없었다. 어디까지나 8 서클 대 마도사의 상대는 같은 8 서클의 대 마도사였으니까 말이다. 제 10 장 카리스 용병 길드 라스페티 왕국의 수도 라잔........ 지금이 곳은 때 아닌 사람들의 홍수로 홍역을 치루고 있는 상태였다. 그 이유는 바로 단 하나 크라노스 공작과 카리스 용병 길드 사이의 대결이 이제 겨우 3일 밖에 남아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일로 가장 바쁜 사람을 뽑으라면 당연히 이번 대결의 당사자인 크라노스 공작과 카리스 용병 길드의 마스터인 크라이스였다. 예상 외로 확대된 대결 구도 덕분에 그들의 대결 장소는 평범한 기사 대련장에서 라스페티 왕국 제일의 규모를 자랑하든 대 광장, 트리플 광장으로 그 위치가 확장되어 벌어지게 되었다. 전 대륙인들의 모든 눈과 귀가 쏠려 있는 이번 대결은 그 규모부터 구성인원까지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총 인원 6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어마 어마한 규모(물론 다 볼 수는 없겠지만)의 대결장소 또한 그 대결에 참가하는 사람들의 이름은 오히려 대결장의 규모를 무색하게 만들 정도였다. 첫 번째로는 라이노스 대륙 최강국인 라이오니 제국의 진정한 실세 타우티노 공왕의 정식 후계자인 사토스티 왕세자. 그의 지고한 신분 하나만으로도 전 대륙이 떠들썩하게 할 정도였지만 그의 지고한 신분은 둘째로 치더라도 그는 전 대륙에 겨우 5명뿐인 소드 마스터(Sword Master)였다. 두 번째로 그 이름을 밝힌 사람 역시 사토스티 왕세자와 비교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지고한 신분의 사람이었다. 대 라이오니 제국의 궁중 수석 마법사인 콘타노스 공작. 그 역시 대륙 최강이라고 불리 우는 라이오니 제국에 공작이라는 지고한 위치를 제외하고서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인물이었다. 전 대륙의 마법사들의 고향이라 할 수 있는 라이드 마법 길드의 실질적인 지배자인 3명의 현자 중 한명이자 전 대륙에 겨우 3명뿐인 8 서클의 대 마도사가 바로 그였다. 마지막으로 이름이 밝혀진 사람의 정체는 전 대륙인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동시에 앞의 두 인물과는 전혀 다른 의미로 엄청난 관심을 받고 있는 인물이었다. 바로 카리스 용병 길드와 쌍벽을 이룬다는 호라크 용병 길드의 마스터가 크라노스 공작의 전사로 그 대결에 참전한 것이다. 라스페티 왕국이나 크라노스 공작과 아무런 인연 관계가 없는 호라크 용병 길드의 마스터가 그의 대전사로 참가한 것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은 과거 이은 카리스 용병 길드와 호라크 용병 길드의 자존심 대결이 벌어진 것이라며 다른 대결보다도 더욱더 관심을 모았다. 또한 그 대전 상대로 나오는 카리스 용병 길드의 전사 역시 평범하지 않았다. 바로 인간계에서 오래전 그 모습을 감춘 것으로 알려졌던 엘프족들의 등장이 바로 그것이었다. 그것도 평범한 엘프족들이 아닌 8 서클을 마스터한 대 마도사급의 엘프와 소드 마스터(Sword Master)의 실력을 지녔다고 알려진 엘프였기 때문이다. 전 대륙의 사람들의 이번 대결이 세기 대결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소드 마스터(Sword Master) 대 소드 마스터(Sword Master)의 대결과 8 서클 대 마도사 대 8 서클 대 마도사의 대결 거기다 마지막으로 대륙 최강을 자랑하는 카리스 용병 길드의 마스터와 호라크 용병 길드 마스터의 자존심을 건 대결. 가히 세기의 대결이라고 칭한다고 해도 결코 손색이 없는 규모의 대 결투가 벌어질 날이 이제 겨우 3일 안으로 다가온 것이다. 수도 라잔에 모인 많은 사람들은 며칠 뒤 벌어진 대결에 모든 관심을 집중시키며 그 날을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렸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구경하는 사람들의 입장이었다. 당장 크라노스 공작과의 대결이 며칠 뒤로 다가온 카리스 용병 길드는 분위기는 상당히 암울했다. 처음에는 승리를 확신했지만 대결해야 할 날짜가 다가올수록 카리스 용병 길드의 분위기는 점점 더 좋지 않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크라노스 공작의 역량이 설마 대륙을 좌지우지 할 수 있을 만한 권력을 가지고 있는 절대자들까지 소환할 수 있을 줄을 몰랐다. 사실은 크라노스 공작의 역량이 라기 보다는 카리스 용병 길드의 대전 자들을 보고 호승심에 불타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뿐이지만 말이다. 표면적으로 보면 상황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최소한 강자들의 숫자는 서로가 비슷했으니까 말이다. 그렇지만 남은 것은 3명의 실력자를 제외한 두 명이 대전자였다. 크라노스 공작 측의 전력은 소드 마스터(Sword Master) 한 명과 소드 세컨드(sword second) 최상급 두 명이었다. 마법사는 8 서클 마스터 한명과 7서클 마스터 한명 그렇지만 카리스 용병 길드측은 그렇지 못했다. 카리스 용병 길드측의 전력은 소드 마스터(Sword Master) 한 명과 소드 세컨드(sword second) 최상급 한 명과 소드 세컨드(sword second) 초급 한명이었다. 마법사는 8 서클 마스터 한명과 3서클 마스터 한명....... 전체적으로 상대가 되지 않았다. 처음 대결을 제한했을 당시에는 다이말로와 아이리스 그리고 용병 길드의 마스터인 크라이스가 이기기만 하면 끝날 것 같았지만 지금의 상황은 그것마저 어려웠다. 마지막 2명의 대전 자는 기적이라도 일어나지 않는 한 필패할 확률이 100%였다. 즉, 남은 3명이 모두 이겨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지만 그것 역시 예측이 불가능한 일이었다. 부랴부랴 새로운 실력자들을 영입하려 뛰어다녀 보았지만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미 그들의 상대가 누구인지 않고 있는데 누가 카리스 용병 길드 편에 서서 싸우기를 원하겠는가? “휴, 큰일이군. 내가 너무 경솔한 결정을 내린 것 같아.”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마스터 저희에게 희망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자신을 위로하려는 크로이의 말에 크라이스는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그리 밝은 표정을 지어 보일수가 없었다. 이번 대결을 상대로 자신들의 모든 것을 잃을 수 있을 지도 몰랐다. 특히 자신의 상대인 호라크 용병 길드의 마스터 다로트는 소드 세컨드(sword second) 최상급의 실력자로 자신과 비슷한 실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 되는 인물이었다. “상황이 그렇게 좋지 않은 것 같군요.” “하, 한스님.... 사실 죄송하지만 그렇습니다. 물론 한스님도 소문을 들어서 아시고 있으시겠지만 크라노스 공작이 설마 그렇게 까지 나올 줄은......” 크로이의 사과에 현성은 고개를 저으며 입을 열었다. “아직 모든 일이 결정된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또한 저희들이 질것이라고 확실시 된 일도 아니고 말입니다.” 현성의 말에 크로이는 고개를 제대로 들어 보일 수가 없었다. 자신 때문에 이번 일에 현성 일행이 끼어든 것 같아 걱정스러워 죽을 것 같았다. 특히 다이말로의 상대는 그 이름도 찬란한 라이오니 제국의 소드 마스터(Sword Master)가 아닌가? 걱정이 아니 될 수가 없었다. "만약 두 명의 대전자만 어느 정도 활약을 해준다면 모르겠지만 그 정도 실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갑자기 나타나 저희를 도와줄 이유가 없으니....." 크로이의 한스러운 말에 그 옆에 있던 쉬로스의 표정이 우울해져만 갔다. 자신의 실력이 조금만 더 높았더라도 이런 상황까지 오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후회가 물밀 듯이 밀려들었다. “다 내 잘못이다. 내가 조금만 더 실력이 있었더라면......” 쉬로스의 말 속에는 자신의 경솔함에 대한 사과의 뜻과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이 잔득 드러나 있었다. 처음부터 용병 길드에서 믿을 수 있었던 마법사는 자신과 아이리스뿐이 아니었던가? 그런데 자신의 실력이 부족해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하지 차마 다른 용병들의 얼굴을 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쉬로스 무슨 말을 그렇게 하시는 거예요. 쉬로스는 지금 까지 저희를 위해서 많은 것을 포기하신 분이에요. 그러니까 다시는 그런 말을 하지 마세요.” 가만히 듣고 만 있던 제크의 흥분된 어조에 쉬로스는 고마운 감정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미안한 마음을 감출수가 없었다. “대전 자가 그렇게 부족한 겁니까?” “최소한 소드 세컨드(sword second) 최상급의 실력자 한명과 7 서클을 마스터한 마법사의 도움이 필요한데 그런 사람이 아무런 이유도 없이 저희를 도와줄 이유가 없으니까 문제죠.” 엘미스는 지금의 상황이 너무도 분한지 말을 하는 도중에도 자신들을 도와주지 않았던 사람들을 은근히 욕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대결에서 한 사람이 두 종목에 동시 참여는 안 되는 건가요?” “한 사람이 두 종목에 참가하다니요?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하세요. 무술을 배우거나 마법 하나를 익히는 것도 힘든데 두 가지를 동시에 수련할 수 있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구요. 더군다나 둘 모두 높은 경지에 오르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에요. 그런데 두 종목 모두 나가서 그 분야에 최고라고 자부하는 사람을 이길 수 있을 것 같아요?” 엘미스는 현성의 질문에 너무도 어이가 없다는 듯이 대답했다. 사실상 그녀의 말이 맞는 말이기도 했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일단은 한 사람이 무술 대결과 마법 대결에 동시에 참가해도 규칙상으로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말이겠군요?” “이, 일단은 그렇겠죠. 뭐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규칙은 없으니까요.” 엘미스는 현성의 질문에 자신이 아는 그대로 대답해주었다. 또한 사실 대결을 약속할 당시 그러한 조항은 없었으니 상관없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문제는 두 가지 종목에 한 사람이 나간다면 그 경기 자체를 포기한 것이나 마찬가지지만 말이다. “그런데 그런 건 왜 물어보시는 거죠 한스님?” 현성의 질문이 약간은 이상하게 느껴졌는지 그 이유를 물은 크로이는 이어지는 현성의 대답에 제대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제가 두 종목 모두 한번 참가해 보려구요.” “푸웃!!!” 현성의 대답에 엘미스는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어보였고 제크는 방금 전 마셨던 맥주를 그대로 바닥을 향해 뿜어냈다. “그 말 진담이세요?” 엘미스의 어이가 없는 듯한 말에 현성은 아주 똑똑히 모든 용병들이 확실히 알아볼 수 있도록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한 현성의 행동에 아이리스와 다이말로 그리고 다나, 마지막으로 로이나스를 제외하고는 모두 얼빠진 표정을 지어 보이며 마치 현성이 제 정신인가를 의심하는 눈초리로 현성을 바라보았다. 그렇지만 모든 용병들이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며 황당해 하고 있을 때 유일하게 현성의 말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하, 한스님 혹시 마법을 배우셨습니까?” 쉬로스의 조심스러운 질문에 지금까지 어이없어 하던 다른 사람들의 표정이 그대로 굳어 버렸다. 일단 마법 대결에 나가겠다고 한 것을 보면 마법을 익혔다는 뜻이 아닌가? 또한 쉬로스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대신 나가겠다고 한 것을 보면 그보다 더 높은 수준의 마법사라는 뜻이었다. “예, 과거에 한 5년 동안 마법을 배운 적이 있습니다.” 현성의 간단한 대답에 쉬로스의 혹시나 하던 표정은 완전히 실망한 표정으로 변했다. 마법은 그리 쉬운 것이 아니다 겨우 5년을 배웠다니..... 쉬로스는 현성의 마법 수준을 능히 짐작해 낼 수 있었다. 아무리 마법의 천재라고 해도 겨우 그 정도 시간동안 배웠다면 결코 2 서클을 넘기지 못했을 것이다. “그, 그러시군요.” “그래도 대충 3 서클은 넘게 마스터했으니 대충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3 서클을 넘게 마스터 하셨다고요?” 마치 모든 희망을 포기한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던 쉬로스는 현성의 마지막 말에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저, 정말이십니까?” 쉬로스의 확인 차 물어보는 질문에 현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간 감추어두었던 자신의 마나 중 일부를 쉬로스가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개방했다. “이, 이런 일이....” 갑작스럽게 느껴지는 현성의 마나에 쉬로스는 물론 크라이스까지도 깜짝 놀랐다. 쉬로스는 개방되어진 현성의 마나에 그가 자신보다 상위 마법사라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또한 아무리 자신보다 하위의 마법사라지만 자신이 눈치체지 못하게 마나를 감추었다는 것은 현성이 최소한 5 서클 이상의 마법실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노, 놀랍습니다. 한스님이 설마 이 정도 실력을 가지고 있으신 마법사이셨을 줄은......” 사실 쉬로스로서는 어이가 없는 일이었다. 과거 탈로스 자작령에서의 전투를 보고 분명 전사라고 생각했건만 자신의 착각이었다는 말인가? “이정도면 쉬로스를 대신해서 제가 마법 대결에 나가도 되겠지요?” “무, 물론입니다. 왜 진작 마법을 익히셨다고 말씀해 주시지 않으셨던 겁니까?” 제 10 장 카리스 용병 길드 쉬로스는 현성이 마법 실력을 밝히지 않은 것이 야속하다는 듯이 말했다. 사실 그 정도 실력을 가지고 있다면 비록 상대를 이기지는 못하겠지만 최소한 용병 길드가 대대적으로 망신을 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솔직히 7 서클 마도사와 3 서클 마법사의 싸움은 완전 무장한 군인과 이제 겨우 걸음마를 때기 시작한 어린 아이와의 싸움이나 마찬가지였으니까 말이다. 그래도 현성 정도의 마법 실력이라면 그렇게 쉽게 지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지금까지 자신의 마법 실력을 감추고 있었던 현성이 야속하기만 할뿐이었다. “마법을 익혔다는 사실을 감추고 싶은 마음은 없었습니다. 그저 저는 마법사가 아니라 검사이기에 밝히지 않은 것뿐이지요.” “거, 검사시라고요?” 현성의 대답에 쉬로스를 비롯한 다른 용병들은 모두 어이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물론 처음 현성을 만났을 무렵 그가 검을 사용하는 모습을 본적은 있었지만 설마 5 서클 이상으로 짐작되는 그의 마법 실력을 능가할 정도의 검술 실력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실례가 되는 질문이지만 한스님께서 저희들의 기준으로 어느 정도의 실력을 가지고 있으신 분인지 여쭈어도 실례가 되지 않을까요?” 크라이스의 딱딱하게 굳어있는 얼굴 표정에 다른 용병들은 약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현성의 실력이 자신들의 예상보다 뛰어나다면 좋은 일이 아닌가? 그런데 무엇 때문에 저렇게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이라는 말인가? “이곳에서 말하는 기준으로 설명하기는 조금 난해 한 것 같군요. 음..... 그래도 대충 대전 자와 싸울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될 겁니다.” 이어진 현성의 대답에 다른 사람들은 모두 믿기 힘들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사실 뛰어난 마법 실력과 함께 검술 실력까지도 뛰어나다는 것은 믿기 어려운 일이었으니까 말이다 “역시 그랬군요.” 다른 용병들은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한 눈초리로 현성의 얼굴을 뚫어져라 바라봤지만 크라이스만은 모든 상황을 납득하고 있는 듯한 표정이었다. 사실 그는 현성이 자신의 마법 실력을 증명할 때부터 이미 어느 정도 그의 진정한 실력을 약간이나마 짐작하고 있는 상태였다. 처음 크라이스가 현성을 만났을 때는 그는 현성의 몸에서 아무런 성취의 흔적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런 현성이 마법과 함께 검술을 익혔다는 말은 지금의 자신보다 현성의 성취가 더 높다는 말뜻과도 직결했다. 아무리 마법의 도움이 있다고 해도 자신의 성취를 완전하게 감출 수는 없는 법. 크라이스는 지금에 와서야 자신보다 훨씬 약하다고 생각했던 현성의 실력이 자신보다 더 높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렇다면 제가 그 두 경기 모두 참가해도 되겠지요?” “물론입니다. 한스님 이걸로 저희들의 고민거리는 모두 해결 된 것 같군요. 도움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크라이스는 진심이 담긴 표정으로 현성을 바라보며 공손히 감사의 뜻을 전했고 그런 크라이스의 모습에 다른 용병들은 그저 어리둥절해 할 뿐이었다. “별 말씀을 그럼 저는 이만 가서 쉬겠습니다.” “예, 그럼 편히 쉬십시오. 저는 이만 대회 준비를 위해 필요한 것들을 준비하기 위해서 가보아야겠군요.” “그럼.....” 현성은 크라이스와의 인사를 마치고 아이리스, 다이말로, 다나아세스 그리고 로이나스와 함께 자신의 숙소로 이동해갔다. 현성들이 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던 크라이스는 며칠 뒤에 있을 대결에 대한 자신감이 확실하게 되살아났다. 비록 전처럼 확실한 승리는 장담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정 반대로 엄청나게 암울한 상황도 아니었다. “좋아, 제크, 크로이 서두르자 이제 대결 날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마무리 작업을 해야지.” 갑자기 밝아진 크라이스의 태도에 다른 용병들은 어리둥절해하면서도 그의 말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이번 대결의 주최 측의 하나로서 그 준비를 소홀히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으니까 말이다. 라스페티 왕국의 수도 라잔..... 지금 이곳 라스페티 왕국의 수도 라잔에 자리 잡은 대 규모 광장 트리플에는 수 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많은 수의 사람들이 모여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은 일대 장관을 연출했고 소위 힘 있는 몇 몇 귀족들은 이미 높은 망루까지 설치해 놓고 무언가를 기다리는 듯한 눈치였다. 소위 힘 있는 계급인 귀족부터 귀족은 아니지만 그에 못지않은 화려한 복장을 가춘 대부호 그리고 평범한 소시민들까지 모두 한 자리에 모여 앞으로 벌어질 그 무언가를 기다리는 듯했다. 오늘은 바로 라스페티 왕국의 대귀족 크라노스 공작과 대륙 최강의 이대 용병 길드 중 하나인 카리스 용병 길드의 공식적인 대결이 벌어지게 되는 날이었다. 아직 대결 시작 전까지는 많은 시간이 남아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미리부터 자리를 잡고 기다린 사람들의 눈초리에는 앞으로 벌어질 세기에 대결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 차있었다. “저기 크라노스 공작 전하께서 오신다!!!” 누군가의 조용한 외침을 시작으로 화려한 복장에 편한이 마차에 올라타 대회장으로 향하는 크라노스 공작과 그의 대전 자들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이 이 장소에 모습을 드러냄과 동시에 도저히 발 딛을 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빽빽이 들어서있던 사람들이 두 줄기로 갈라지며 하나의 길을 만들어냈다. 사람들은 환호했다. 지체 높은 귀족이건 신분이 낮은 평민이건 그런 것은 아무런 구분도 되지 못했다. 크라노스 공작과 그 대전 자들이 지나갈 때마다 그 근처의 사람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했다. 귀족들이 자신들의 상전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였지만 평범한 백성들은 공작과 그 일행의 화려함에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사실 일반 평민에 불과한 그들이 언제 한번 이런 장관을 구경했겠는가? 자신들을 착취하는 크라노스 공작과 라이오니 제국에 대해서 강한 반감을 가지고 있었던 라스페티 왕국의 백성들이라고 해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과거의 모든 일을 잊고 즐거운 환호성을 지르고 있었다. 라이노스 대륙을 지배하는 라이오니 제국의 진정한 실세 타우티노 공왕의 정식 후계자이자 대륙에 단 5명만이 존재하는 소드 마스터(Sword Master)의 지고한 위치에 있는 자. 사토스티 왕세자. 라이오니 제국의 공작이자 대륙의 진정한 실세 중 하나인 마법사 길드 라이드를 지배하는 3명의 현자 중 한명인 인물. 콘타노스 공작. 마지막으로 대륙 최강의 용병 길드 중 하나인 호라크 용병 길드의 수 십 만 용병들을 다스리는 사나이. 호라크 용병 길드의 마스터 다로트. 일반인 이라면 평생에 한번 그 모습을 볼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인물들이 그들의 눈앞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열광했다. 능히 대륙을 호령할 수 있는 영웅들의 모습에 군중들은 열광했고 또한 앞으로의 결전에 대한 기대로 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수많은 군중들 사이를 가르고 들어온 크라노스 공작과 대전 자들은 미리 준비된 대기석에 자리를 잡았다. 자신의 대전 자들을 대하는 크라노스 공작의 태도는 무척이나 공손했다. 그 인물 하나하나가 모두 쉽게 대우 할 수 없는 거물급 인사들이었으니까 말이다. 심지어는 자신보다 신분이 더 낮은 호라크 용병 길드의 마스터인 다로트에게 까지 공손히 존대를 하는 크라노스 공작이었다. 비록 자신보다 신분이 더 낮기는 하지만 무시 할 수 없는 세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고 또한 로이호스 민족들의 세력을 기반으로 지금의 권력을 쌓은 그에게 로이호스 민족들 사이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호라크 용병 길드의 마스터에 함부로 대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으니까 말이다. “생각보다 상대가 늦는 것 같군 그래 아직도 도착하지 않았다니 잉.....” 한시라도 빨리 만나보고 싶었던 엘프족 대 마도사가 쉽사리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몸이 달았는지 콘타노스 공작이 크라노스 공작을 상대로 역정을 내기 시작했다. “소, 송구하옵니다. 콘타노스 공작 전하, 그들이 공작 전하의 위용에 겁을 먹고 쉽게 나오지 못하는가 보옵니다.” “시끄럽다. 어서 사람을 보내서 그들을 이리로 데리고 오던가 하란 말이다.” 자신이 너무 일찍 온 것은 생각하지도 않고 그저 자신과 같은 시간대에 도착하지 않은 상대에게 역정부터 내는 콘타노스 공작이었다. 사실 자신의 대결 상대를 만난다는 생각에 긴장해 있던 다른 대전 자들도 서두르기는 마찬가지였고 그 결과 너무 이른 시간에 대결 장소에 도착해 버린 것이다. 대결이 벌어지기 까지는 아직 두 시간이 넘게 남은 상태였고 카리스 용병 측의 대전 자들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다. “예의를 모르는 무례한 놈들이라 그런 것 같사옵니다. 공작 전하, 무례한 놈들 감히 공작 전하와 사토스티 왕세자 전하를 기다리게 하다니....” 은근슬쩍 둘의 눈치를 보며 어서 빨리 도착하지 않는 카리스 용병 길드의 대전 자들을 욕하는 크라노스 공작이었다.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표현하는 콘타노스 공작과 은근히 그 뜻에 동조하는 듯한 눈빛의 사토스티 왕세자와 호라크 용병 길드의 마스터 다로트의 눈치까지 보자니 크라노스 공작은 아주 죽을 맛이었다. 그러면서도 자신들의 대전자로 나와 준 사람들을 바라보며 든든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는 크라노스 공작이었다. 사실 크라노스 공작의 대전 자는 모두 타국인이었다. 사토스티 왕세자와 그의 경호원인 기사 플르토와 콘타노스 공작과 그 제자인 타리모스 후작 그리고 마지막으로 호라크 용병 길드에 마스터인 다로트까지.... 그 때문에 크라노스 공작은 자신의 승리를 믿어 의심치 않았다. 대륙 최강이라고 할 수 있는 최고의 실력자들이 모여 있는데 어떤 상대가 두렵단 말인가? “아, 콘타노스 공작 전하 저기 그들의 모습이 눈에 보이옵니다.” 앞으로의 대결에 싱글벙글 웃고 있던 크라노스 공작은 멀리서 이곳으로 다가오고 있는 카리스 용병 길드의 마스터 크라이스와 그 대전 자들을 바라보며 제 빨리 콘타노스 공작에게 그 사실을 알렸다. “나도 보는 눈이 있어서 알고 있으니 시끄럽게 굴지 말고 그 입이나 다물어라!” 그렇지만 콘타노스 공작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은 시끄럽게 굴지 말라는 호통이었다. 오래 전부터 온몸의 신경을 전방에 주시 하고 있었던 그가 카리스 용병 길드의 대전 자들의 등장을 모르고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카리스 용병 길드의 대전 자들이 트리플 광장으로 그 모습을 나타냈고 그에 맞추어서 일반 백성들의 환호 소리 또한 함께 높아만 갔다. 백성들의 환호 소리는 크라노스 공작의 일행을 맞이했을 때와는 사뭇 그 분위기가 달랐다. 진정으로 흥분해 열광하는 듯한 분위기가 대중들 사이로 눈 덩이 굴리듯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크라노스 공작 일행을 맞이할 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열광하는 백성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크라노스 공작은 분통을 터트렸고 다른 대전 자들은 카리스 용병 길드에 대한 라스페티 왕국인들의 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렇지만 사실 백성들이 열광 하는 이유는 따로있었다. 물론 같은 세이너스 민족이면서 자신들을 가장 많이 이해해 주는 카리스 용병 길드원들을 환영하는 의미도 있었지만 또 하나의 커다란 의미는 바로 난생 처음 보는 엘프들의 미모에 대한 찬사였다. 일반 백성들이나 다른 귀족들이 생각했을 때도 8 서클의 대 마도사 엘프와 소드 마스터(Sword Master)급의 실력을 가진 엘프가 등장한다고 할 때 생각했던 이미지와 현재 그녀들의 이미지가 너무나도 달랐기 때문이었다. 8 서클의 대 마도사 엘프는 무척 나이가 든 노인 엘프 일 것이라는 일반 사람들의 예상을 깨고 무척이나 젊고 아름다운 미모의 여성이었다. 또한 무를 익히는 사람들의 최고봉이라는 소드 마스터(Sword Master)급의 실력에 엘프 역시 너무나도 가녀려 보이기만 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었다. 자신들의 예상과는 너무나 다른 아름다운 엘프들의 모습을 처음 본 사람들은 모두가 할말을 잊고 말았다. 그 후 들려온 것은 엄청난 목소리의 함성이었다. 난생 처음 보는 엘프라는 아름다운 종족의 모습에 사람들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고 열광하며 환호했다. “어, 엄청나군요.” “방금 뭐라고 했어 크로이?” 엘미스는 크로이가 한 말을 제대로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그저 엄청난 함성 소리에 귀가 멀 지경이었고 그저 군중들의 함성 소리만이 이곳 트리플 광장을 가득 매우고 있을 다름이었다. ************************************************************************************* 타이핑 者 : [KOR]TheYtsejaM (당나귀 호환 P2P 프루나) 프루나에서 제가 타이핑한 소설들과 그 외 제가 모은 소설들을 공유했습니다. 검색어 : [KOR]TheYtsejaM 또는 TheYtsejaM 로 검색하시면 제가 공유한 파일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소유자가 1이라도 관계없습니다. 저는 항상 접속해 있으니까요. 제가 접속해 있지 않을 때는(파일이 안 받아지고 있을 때는) 제가 집에 없거나 파일 받기 대기 중일 겁니다. 기다리시면 하루 안에 반드시 받으실 수 있으실 겁니다. 무협도 엄청나게 많이(약 1기가 정도) 텍스트파일로 가지고 있는데 너무 파일이 많아서 그거 다 편집하려니 짜증나서 일단은 판타지만 공유중입니다. 무협도 필요하시면 프루나에서 메시지 전송 기능으로 쪽지 보내십시오. ************************************************************************************* 제 10 장 카리스 용병 길드 수 만 명의 군중들 사이를 가르고 대결 장소로 향하고 있는 현성 일행을 바라보고 있던 사토스티 왕세자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져 갔다. 아니, 사토스티 왕세자뿐만이 아니라 무에 대해 어느 정도 경지 이상 오른 사람이라면 자신들에게 다가오고 있는 현성 일행을 바라보며 모두 긴장을 가다듬고 있었다. 그들이 긴장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자신들을 압박해 오는 미지의 기운 때문이었다. 누구의 힘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보이지 않는 무형의 기운이 그들을 억압해 오고 있었다. “와아아아아!!!” 현성 일행이 무대위로 그 모습을 드러내자 관객들의 엄청난 함성 소리와 함께 크라노스 공작 측의 무인들을 압박해오던 무형이 기운 또한 씻은 듯이 사라졌다. 크라노스 공작의 대전 자들과 카리스 용병 길드의 대전 자들이 서로를 마주보며 전열을 조용히 가다듬었다. 그와 동시에 순간 하늘이 무너져라 함성을 지르던 관중들의 목소리 또한 점점 줄어들었다. “오래간 만이군 그래. 카리스 용병 길드의 마스터 크라이스.” “나 역시 오래간 만이오. 크라노스 공작.” 이번 대결의 주최자이자 그 승패의 영향과 직결되는 두 인물은 서로 만나자 마자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역시 배운 것이 없어서 그런 건가 예의라고는 전혀 알지를 못하는 구만.” “나는 나와 동등한 지성을 지닌 사람에게만 예의를 갖춘다네.” “이이이. 가, 감히!!!” 결국 먼저 화를 낸 사람은 크라노스 공작이었다. 솔직히 고위 귀족이었던 크라노스 공작이 언제 이런 모욕을 받아 보았겠는가? “그나저나 꽤나 열심히 뛰어다닌 모양이오. 크라노스 공작 솔직히 이 정도 까지 실력자들을 모을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말이오.” 크라이스의 약간은 놀랍다는 듯한 어조에 크라노스 공작은 흥분을 가라안치고 앞으로 일어날 일 대한 즐거운 상상을 시작했다. 자신이 초빙해 온 전력은 능히 대륙 최강이라고 자부할 수 있는 엄청난 전력이었다. 카리스 용병 길드의 인물 따위에게 질 리가 없는 최강자들인 것이다. “오늘로 네놈의 오만도 끝이다. 이제 오늘부로 두 번 다시 이곳 라스페티 왕국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게 해주마.” “그 반대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 두시오 크라노스 공.작. 전. 하.” 크라노스 공작은 최후까지 자신의 말을 비꼬는 크라이스의 태도에 분통이 터졌지만 참기로 했다. 크라노스 공작은 앞으로 모든 대결이 끝난 후에도 크라이스의 당당한 태도를 볼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으니까 말이다. “더 이상의 잔소리는 필요 없겠군. 대결을 시작하도록 하지.” “좋소.” 크라노스 공작과 크라이스 모두 더 이상의 말싸움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는지 직접적인 실력 행사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처음은 전사 대 전사끼리의 접전으로 하지 우리 측에서는 대 라이오니 제국의 크로노스 공국의 왕세자이신 사토스티 전하께오서 나오실 예정이네. 알겠는가? 하하하!!!” 크라노스 공작의 비아냥거림에 크라이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들의 대기석으로 돌아왔다. “한스님 첫 번째 전투입니다. 저의 대전자로서 싸워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마, 마스터!” “그,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에요. 마스터!” 크라이스의 말에 다른 용병들은 말도 안 된다는 듯한 표정으로 자신들의 마스터인 크라이스에게 항의했다. 상대는 명실상부한 대륙 5대 소드 마스터(Sword Master)중 한 명이었다. 당연히 그의 대전자로 다이말로가 나갈 것이라고 생각했던 용병들에게 현성을 대전자로 내보내겠다는 크라이스의 말은 그야말로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다. “죄송합니다. 한스님 하지만 이것만이 저희 용병 길드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크라이스는 정말 죄송하다는 듯이 현성에게 고개를 숙이고 사과의 말을 전했다. 하지만 그는 전사이기 이전에 한 무리의 지도자였고 또한 라스페티 왕국의 전 왕조를 재건해야 할 의무를 가진 사람이었다. “제가 미끼입니까?” “그렇습니다. 정말 진심으로 사과를 드립니다.” 현성의 대답에 다른 사람들도 크라이스의 생각을 어느 정도는 짐작할 수 있었다. 이곳에 모인 모든 사람들은 소드 마스터(Sword Master) 대 소드 마스터(Sword Master)의 결전을 그리고 8 서클 대 마도사 대 8 서클 대 마도사의 대결을 기대하고 있지만 그렇게 해서는 승리를 100%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남은 두 명의 대전자의 실력이 상대에 비해서 너무나도 떨어지는 상황이 아닌가? 그래서 생각해낸 크로이의 전략은 간단했다. 바로 상대를 바꾸는 것. 소드 마스터(Sword Master)의 경지에 오른 사토스티 왕세자의 상대로 현성이 나가고 그 호위 기사와의 싸움에서는 다이말로가 나간다 그렇게 된다면 1:1의 스코어를 만들 수 있다. 물론 다이말로가 사토스티 왕세자를 이긴다면 똑같은 결과가 나오겠지만 이번 일은 단순히 운에 걸만한 대결이 아닌 꼭 이겨야하는 대결이었다. 이런 식으로 8 서클 대 마도사인 콘타노스 공작과의 대결 역시 현성이 대신 치루고 그 제자인 타리모스 후작과의 대결은 아이리스가 치른다면 2:2의 스코어는 100% 확실한 일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로 비슷한 실력을 지니고 있는 자신과 호라크 용병 길드의 마스터 다로트와의 대결에서 이기기만 한다면 승리는 확실한 일이었다. 하지만 만약 정면으로 크라노스 공작의 전력들과 대결한다면 자신들은 다이말로와 아이리스 둘 중 단 한명이라도 상대에게 진다면 필패가 확실한 상황이 아닌가? 크라노스 공작 측에서 이미 대전자의 이름을 밝혔으니 대전 자를 다른 사람으로 바꾸지는 못할 것이다. 아마 다음 대결부터는 이러한 요행이 쉽게 성공할리는 없지만 일단은 한점 벌고 들어가는 셈이 아닌가? “그건 안 됩니다. 그렇게 하다가는 한스님이 크게 다치실 수도 있는 일입니다. 그리고 또한 저희 카리스 용병 길드의 이미지 또한 상당히 손상될 것이 뻔한 일입니다.” 항상 마스터 크라이스의 말에 순종적이던 라이키디가 그의 말에 반대되는 의견을 꺼냈다. 아무리 마스터의 말이 맞다 고는 하지만 이번 일로 인해서 카리스 용병 길드의 명예가 땅바닥에 떨어질 수도 있는 일이었다. 또한 지금 모인 관중들은 강자 대 강자끼리의 대결을 원하는 것이지 일방적인 대결을 원하는 것이 아니었다. “나도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 이기기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여기서 지면 모든 일이 끝장이다. 아무리 비난을 받더라도 일단은 이겨야지만 살아남을 수 있다.” “마스터.......” 단호한 크라이스의 말에 다른 용병들은 더 이상 아무런 말도 꺼낼 수가 없었다. 이런 말을 하는 크라이스라고 좋아서 하는 말이겠는가? 다 모두를 위해서 그리고 전 라스페티 왕국의 부활을 위해서 자신의 명예를 버리면서 까지 스스로를 희생한 것이다. “한스님의 안전이 조금 걱정되기는 하지만 이곳에는 다이말로양과 아이리스양이 있으니 그리 위험하지는 않으실 겁니다.” 크라이스의 말에 현성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의 안위를 걱정하다고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자신의 본 실력을 알지 못하는 용병들의 생각일 뿐이다. “한스님이 나가신다고 해도 그렇게 큰 사고는 벌어지지 않을 거야. 그리고 이번 일은 마스터의 뜻을 따르는 것이 더 좋은 것 같기도 하고 말이야. 모두들 안 그래?” 크로이의 말에 다른 용병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자신들은 최선의 해결책을 내어 놓은 것이다. “그럼 제가 나가도록 하지요.” “정말 죄송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허락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현성의 자신이 나간다는 말에 크라이스는 진심으로 그에게 고마워했다. 사실 자신보다 강한 상대와 맞서는데 두려움을 느끼지 않을 사람은 없다. 더군다나 잠시 후 상대가 자신들의 생각을 알아차린다면 현성을 대하는 그들의 태도가 그리 좋지 않을 것이다. 심지어는 고의 적으로 부상을 입힐 수도 있는 일인 것이다. 이러한 일을 너무도 쉽게 허락해준 현성이 크라이스에게는 너무나도 고마웠다. “상대가 이미 나와서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군요. 그럼 저도 이만....” 먼저 나와 상대를 기다리고 있는 사토스티 왕세자를 가르치며 앞으로 나아가는 현성의 뒷모습을 모두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휴, 다행이다. 내,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크로이는 대륙 5대 소드 마스터(Sword Master)중 한명인 사토스티 왕세자를 상대하러 가는 현성의 모습을 보며 이유 없이 안도하는 자신의 마음에 소스라치게 놀랐다. 자신의 생각에 자신 스스로가 놀랐다. 현성이 사토스티 왕세자의 대전자로 나간다고 이야기 할 때 크로이의 마음속에서는 은연중 다이말로가 강한 상대와 싸우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이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카리스 용병 길드 측의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크라노스 공작 측에서는 사토스티 왕세자의 대전자로 나올거라 예상했던 엘프가 나오지 않자 어리둥절해 하는 모습이었다. 카리스 용병 길드에서 대대적으로 소개한 소드 마스터(Sword Master)급의 실력을 가진 엘프는 어디가고 평범(?)해 보이는 붉은 머리의 미남자가 걸어 나오고 있는 것인가? 크라노스 공작 측에서 어리둥절해 하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크라노스 공작 못지않게 당황한 것은 세기의 대결을 목격하기 위해서 몰려든 관중들이었다. 전설적인 소드 마스터(Sword Master) 대 소드 마스터(Sword Master)의 대결을 보기 위해서 몰려왔던 사람들은 사토스티 왕세자의 상대로 어떤 아름다운 엘프가 나올까 하는 기대에 졌어 있었건만 나올 것이라 예상했던 엘프는 나오지 않고 누군지 모를 미남자 한명이 걸어 나오는 것이 아닌가? 그렇지만 아마도 갑작스러운 현성의 등장에 가장 많이 놀란 사람을 뽑으라면 단연 사토스티 왕세자였다. 그가 이 머나 먼 타국 땅까지와서 대결을 벌이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이던가? 새롭게 등장한 엘프족의 소드 마스터(Sword Master)를 만나가 위해서가 아닌가? 그런데 그런 그의 상대로 나온 남자는 아직 마나도 느끼지 못한 것 같이 보이는 애송이가 아닌가? “이게 어찌된 일인가? 카리스 용병 길드의 마스터 크라이스?” 크라노스 공작도 무언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챘는지 이게 무슨 짓이냐는 듯이 캐물었다. “어찌된 일이냐니? 나는 그저 약속된 대전 자를 내보냈을 뿐인데 무엇이 잘못되었다는 말이오?” “야, 약속된 대전자라고 가, 감히 저런 애송이를 데리고 와서!!!” 크라노스 공작의 성난 목소리에도 크라이스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저 태연히 크라노스 공작의 질문에 대답해줄 뿐이었다. “나는 그저 첫 번째 대전 자를 내보낸 것뿐이라네, 내가 언제 첫 번째 대전 자를 정해 논적이 있었나? 그저 그쪽에서 멋대로 짐작하고 첫 번째 대전 자로 사토스티 왕세자를 고른 것뿐이지.” “이, 이이이!!!” 크라이스의 말에 크라노스 공작도 지금의 상황이 어떻게 된 것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는 사토스티 왕세자가 대전 자로 나오면 그 상대로 엘프족의 소드 마스터(Sword Master)가 나올 것 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자신만의 어이없는 착각이었다. 상대는 자신들과 정면으로 부딛칠 생각이 전혀 없었던 것이다. 자신들도 대전 상대를 바꾸고 싶었지만 이미 만인이 보는 앞에서 사토스티 왕세자를 내보낸 후인데 그 사실을 바꿀 수도 없는 일이 아닌가? 크라이스의 생각을 알아차린 크라노스 공작은 분노했지만 이미 늦어버린 일이었다. 처음부터 강력하게 기선을 제압할 생각으로 내보낸 사람이 바로 사토스티 왕세자였다. 사토스티 왕세자 역시 새로운 엘프족의 소드 마스터(Sword Master)와 대결한다는 기대감에 선봉장을 자처한 상태였다. 그런데 그 결과가 겨우 이런 것이라니? 처음에는 어리둥절해 하던 관중들도 시간이 흐르자 카리스 용병 길드의 생각을 어느 정도 읽을 수 있었다. “우우우우!!!” “이게 뭐냐!!!” “겁쟁이 자식들!!!” “정정당당하게 싸워라!!!” “우리는 소드 마스터(Sword Master) 대 소드 마스터(Sword Master)의 대결을 보고 싶은 거다!!!” 처음에는 한두 명에서 시작한 야유소리는 점점 커져 결국에는 광장에 모인 모든 관중들이 카리스 용병 길드를 조롱해 대기 시작했다. “모두 조용히!!! 대결을 속행하도록 하겠다!!!” 크라노스 공작의 말이 울려퍼지고 정식으로 대결이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당했다는 생각에 그리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카리스 용병 길드에게 보내는 관중들의 야유와 앞으로 조심하면 된다는 생각에 다시금 기분이 좋아진 크라노스 공작이었다. 제 10 장 카리스 용병 길드 군중들의 야유소리가 크라노스 공작의 말에 서서히 수그러들었고 다시금 사토스티 왕세자와 현성의 대결이 시작되었다. “이런 비겁한 놈들! 내가 그렇게도 두려웠더냐?” 대결이 다시금 속행되었지만 사토스티 왕세자는 자신의 무기를 꺼낼 생각도 하지 않고 현성을 노려보며 성난 음성으로 현성을 헐뜯기 시작했다. “비겁하다니 무엇이 말이오? 우리는 그저 정당하게 서로가 내보낸 첫 번째 대전자로서 승부를 가르면 되는 것이 아니었소?” 현성이 차분한 목소리로 사토스티 왕세자의 말에 대구하자 그는 분이 터지는지 분노한 목소리로 현성에게 호통을 쳤다. “내가 이 먼 타국 땅까지 온 이유가 고작 너 따위의 약해빠진 녀석과 대결하기 위해서 인줄 아느냐! 나는 엘프족의 소드 마스터(Sword Master)를 상대하기 위해서 이 머나 먼 타국까지 온 것이지 너 따위와 장난치기 위해서 온 것이 아니다.” 현성을 향해서 호통을 치는 사토스티 왕세자의 목소리에는 자신이 이 머나 먼 타국 땅까지 오며 기대하던 대결을 망친 것에 대한 분노가 녹아들어있었다. “전사는 오르지 그 실력으로 모든 것을 말할 뿐이다. 나는 지금까지 이렇게 알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었던 모양이군. 너는 상대와 입으로 싸우는 모양이지?” 안 그래도 분노해 있던 사토스티 왕세가에게 현성의 비아냥거림은 결정타였다. 현성의 말을 들은 사토스티 왕세자의 분노는 극에 달했고 그 결과 목숨만은 살려주려던 이전까지의 생각을 버리고 이번 대결에서 현성을 없애 버리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네놈의 오만함이 화를 자초한 것이니 나를 너무 원망하지 말아라!” 모든 말을 마친 사토스티 왕세자는 조용히 자신의 검을 뽑아 들었고 뽑혀진 검은 전광석화 같은 속도로 현성을 향해 쏘아져나갔다. 사토스티 왕세자는 이번의 공격으로 자신의 상대가 목숨을 잃을 것이라 확신했다. 비록 전력을 다한 것은 아니었지만 마나도 다룰지 모르는 애송이 검사가 막을만한 속도는 아니었으니까 말이다. “아니?” 상대의 죽음을 믿어 의심치 않았던 사토스티 왕세자는 허공을 가르고 있는 자신의 검과 어느 사이엔가 자신의 목을 겨누고 있는 한 자루의 검을 보며 소스라치게 놀랐다. “이런, 이런 전설적인 소드 마스터(Sword Master)께서 저를 너무 얕잡아 보신 모양이군요.” 현성의 비웃음에 사토스티 왕세자는 자신이 상대를 너무 가볍게 생각했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아무리 자신이 소드 마스터(Sword Master)라고는 하지만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 있는 검을 피할 수 있는 재주는 없었다. “이, 이런 말도 안 되는!!!” 크라노스 공작은 지금의 눈에 보이는 어이없는 사태가 이해가 가지 않는지 그저 말도 안 된다는 말만을 되풀이 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와는 반대로 카리스 용병 길드 측은 함성의 도가니였다. 이길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상대의 방심으로 뜻하지 않는 기회가 온 것이다. “이, 이런 빌어먹을!!!” 사토스티 왕세자는 지금의 상황이 너무도 억울했다. 상대를 너무 얕잡아본 것이 실수였다. 평소라면 상대를 이렇게 얕잡아보고 심지어는 목숨을 위협당하는 어이없는 실수를 하지는 않겠지만 갑자기 뒤바뀐 상대에 너무 흥분한 상태였고 현성의 실력을 너무 무시한 이유도 있었다. 뜻하지 않은 상황에 크라노스 공작의 얼굴과 크라이스의 얼굴은 정 반대로 변했다. 승리를 의심치 않았던 사토스티 왕세자가 제대로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질 위기에 빠진 것이다. “이런 억울하신 모양이군요.” “내가 이리 방심하지만 않았더라도 너 따위에게 이런 수모를 당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거늘!!!” 분노한 사토스티 왕세자의 으르렁거림에 현성은 그의 목에 대고 있던 검을 때어내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사토스티를 향해 조용히 말했다. “그럼 다시 한번 겨루어 보시겠습니까?” 현성의 정중한 결투 신청에 사토스티 왕세자는 지금까지 상대를 경시하던 마음이 완전히 사라졌다. 상대는 자신의 생각처럼 호락호락한 인물이 아니었고 또한 정정당당하게 자신에게 도전장을 낸 인물이었다. “제가 당신을 너무 무시한 것 같군요. 또한 당신을 비겁자라고 한말에 대해서도 정중히 사죄드립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요행은 두 번 다시없을 것입니다.” 현성을 향해 자신의 검을 바로잡은 사토스티 왕세자는 현성을 바라보며 자신의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방금 전에 당한 일로 자존심이 만이 상하긴 했지만 현성에 대한 감정은 훨씬 좋아진 상태였다. 상대는 기사도를 아는 인물이었고 또한 비겁한 승부보다는 정정당당한 대결을 원하는 공정한 인물이었다. 반면 크라노스 공작과 크라이스의 얼굴 표정은 방금 전과 정 반대로 변했다. 생각지도 못한 사토스티 왕세자의 실책으로 쉽게 승리를 따낼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한 크라이스의 표정은 현성이 검을 거두고 제 대결을 신청하면서부터 흙빛으로 변했다. 그는 현성이 너무도 원망스러웠다. 쉽게 따낼 수 있는 승리를 쓸 때 없는 자존심 때문에 놓쳐버린 것이다. 아마도 사토스티 왕세자는 방금 전과 같은 어이없는 실수를 두 번 다시 저지르지 않을 것이다. 반면 크라노스 공작의 얼굴은 마치 썩은 동태를 씹은 것 같은 표정에서 마치 죽음직전에 구세주를 만난 것 같은 표정으로 바뀌었다. 상대의 쓸 때 없는 승부욕 덕분에 다시 완벽한 승리를 장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럼 다시 가겠습니다.” 먼저 공격할 것을 선언한 사토스티 왕세자는 방금 전과는 비교도 할 수도 없을 정도의 빠른 스피드로 현성을 공격해 갔다. 방금 전에는 너무 방심해 어이없이 당하고 말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비록 검기나 검강을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사토스티 왕세자는 자신의 모든 기술을 사용해 가며 현성을 압박해갔다. “챙, 챙, 챙!!!” 검과 검이 서로 부딪치며 짧은 검 명을 쉴세 없이 토해 냈고 그와 함께 현성과 사토스티 왕세자의 몸 또한 점점 더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현성과 사토스티 왕세자의 대결은 모두의 예상을 깨어버린 너무나도 대등한 대결이었다. 두 사람의 검 놀림이 점점 더 빨라지면서 종국에는 그저 짧게 울려 퍼지는 검 명과 가끔씩 번쩍거리는 검의 부딪침 만이 그 두 사람이 서로 검을 부딪치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 주었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하다.’ 사토스티 왕세자는 상대의 놀라운 검술 솜씨에 한 동안 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처음에는 쉽게 끝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상대는 자신의 생각보다도 훨씬 강한 상대였다. 자신의 장기인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일격에 상대를 끝낼 생각이었지만 그는 자신의 검이 들어갈 진로를 미리 알고 있기라도 한 듯이 속속들이 막아내고 있었다. 사토스티 왕세자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체계적인 고급 검술을 익히면서 자랐다. 그런 그는 자신의 검술이라면 그 누구라도 이길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에 넘쳐있었다. 하지만 그 자신감은 오늘로 산산 조각 났다. 소드 마스터(Sword Master)라든지 소드 세컨드(sword second)라든지 하는 검술의 경지를 말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가 오늘 패해한 것은 완벽한 검술의 기교와 초식의 패배였다. 상대의 검은 파괴적이면서도 날카로웠고 또한 빨랐다. 그런 현성의 검술에 비하면 자신이 그간 익혔던 검술이 마치 빠르기만을 강조했던 반쪽짜리 검술처럼 느껴졌다. 반면 현성 또한 자신의 본래 세계인 중원과는 또 다른 맛의 검술을 감상할 수 있었다. 주로 많은 양의 내공을 이용한 상승 검도를 추구하는 중원과는 달리 이곳에서는 육체적인 능력과 내공의 비중을 적절히 조정하는 능력이 뛰어났다. 육체적 능력을 중시하는 검술인 것은 분명했지만 중원의 낭인 무사들이나 외공을 전문적으로 익히는 무인들과는 다른 또 다른 형태의 검술을 선보인 것이다. 현성은 나름대로 즐거운 비무를 즐길 수가 있었다. 다 차원의 새로운 형태의 검법도 구경해 보았고 그 성과에 대해 나름대로 만족한 상태였다. 또한 자신의 생각보다 강한 이 세계의 무인들에게 나름대로 호감이 갔다. 내공을 사용해 육체적 능력을 끌어 올리거나 보법 같은 경공 무공이 그리 발달하지는 않았지만 이 세계도 그 나름대로의 무공을 만들어나간 샘이었다. 쉴세 없이 두 사람 사이를 가르던 검이 멈추었고 곧이어 사토스티 왕세자가 먼저 입을 열었다. “정말 강하시군요. 그 신묘한 검술에 정말 놀랐습니다.” “과찬의 말씀을 저 또한 사토스티 왕세자 전하의 검술에 무척이나 놀랐습니다.” 현성의 칭찬에 사토스티 왕세자는 얼굴을 붉히면서도 쉽게 긴장을 놓지는 않았다. “이제부터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공격이 될 것입니다. 각오하시는 것이 좋을 듯 하군요.” 사토스티 왕세자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의 검에서 푸른빛의 하늘거리는 검기가 솟구쳐 올라왔다. 검에 대한 이해와 그 마나가 극한에 이르러야만 뿜어낼 수 있는 오러 블레이드였다. 아직 완전히 정제되어있지 않은 검기 소드 세컨드(sword second)의 경지에 이른 검사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꿈의 경지였다. 비록 검강보다는 그 파괴력이 한수 아래이긴 하지만 이미 형상화된 검기만으로도 자르지 못할 것이 없는 무적의 무기였다. “지금부터는 각오하시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사토스티 왕세자는 현성을 이길 수 있는 강한 자신감이 있었다. 제 아무리 상대의 검술 실력이 뛰어나다고는 하지만 모든 것을 잘라버리는 오러 블레이드 앞에서는 무용지물일 따름일 것이다. 비록 자신의 검술이 힘과 파괴력 면에서 밀린다지만 자신의 검에 맺혀있는 오러 블레이드는 그 모든 단점을 커버해줄 수 있을 것이다. 사토스티 왕세자의 검에 맺혀있는 검기를 바라보며 카리스 용병 길드 측에서는 이제 끝이라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모든 것을 베어버리는 오러 블레이드가 등장한 이상 그것을 막을 것은 오직 같은 오러 블레이드뿐이었다. “그럼, 이야야야야압!!!” 사토스티 왕세자는 혼신의 힘을 다해 현성을 공격해 갔다. 비록 방금 전에는 대등한 대결을 펼쳤지만 자신이 오러 블레이드를 뽑은 순간 승부는 이미 끝난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었다. “꽝!!!” 사토스티 왕세자와 현성의 검이 부딪치는 순간 엄청난 광음이 울려 퍼졌고 그와 동시에 대련장의 일부가 파손되며 엄청난 양의 먼지를 대련장을 휩쓸고 지나갔다. 사람들은 갑작스러운 폭발에 잠시 동안 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정신을 차린 관중들의 시선이 가장 먼저 향한 곳은 폭발이 일어난 대련장 위였다. 그런데 대련장 위에 보인 모습은 모든 관중들의 예상을 깨어 버린 광경이었다. 푸른색 오러 블레이드를 뿜어대며 현성을 공격해 가던 사토스티 왕세자는 볼품없이 바닥에 쓰러져 있었고 반면 현성은 멀쩡하게 제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거야?” 사람들은 갑작스러운 사고에 어리둥절해 하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너무도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일반 관중들의 방금 전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인지 도대체 알 수가 없었다. “크윽!!!” 모든 사람들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대련장에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을 무렵 쓰러져 있던 사토스티 왕세자가 다시금 힘겹게 일어나며 만신창이가 된 자신의 몸을 살펴보고 있었다. “또 저를 너무 얕보셨군요. 분명 방심하지 말라고 경고를 드렸을 탠대요?” 현성의 태연한 말에 사토스티 왕세자는 힘겹게 고개를 들며 현성을 노려보았다. 상대는 괴물이었다. 자신의 예상과는 너무 다른 엄청난 괴물!!! 사토스티 왕세자는 자신의 검기를 현성의 검이 막는 순간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현성의 검에서 일어났던 찬란한 붉은 빛 오러 블레이드를 말이다. 그것도 자신의 정제 되지 않은 검기와 달리 완전한 형태를 갖추고 있는 오러 블레이드 즉 검강을 말이다. 설마 상대가 소드 마스터(Sword Master)였다고는 상상도 하지 못하고 있던 그였다. 설마 자신과 비슷해 보이는 나이에 자신과 같은 성취를 이룬 사람이 있을 줄이야. 완성되지 않은 불안정한 검기와 정형화된 검강의 충돌은 그 결과가 너무나도 뻔히 보이는 일이었다. 사토스티 왕세자의 검은 현성의 검에 부딪치는 순간 산산 조각났고 검에 뭉쳐있던 검기 덩어리는 허공으로 흩어지며 사토스티 왕세자의 몸을 덮은 것이다. 제 10 장 카리스 용병 길드 현성과 사토스티 왕세자의 충돌에서 일어난 폭발을 정확히 목격한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 했고 방금 전 일어난 폭발의 원인을 알고 있는 사람 또한 극소수였다. “무슨 일이 일어 난거야?”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기에 그런 거지?” 사람들의 수근걸이는 소리가 커지며 방금 전 일어난 폭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지만 그 이유를 알고 있는 관중은 아무도 없었다. 사람들은 갑작스러운 폭발 이후 피투성이가 되어 쓰러져 있던 사토스티 왕세자가 산산조각난 자신의 검에 의지해 힘겹게 일어나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었다. 사람들의 놀라는 시선도 무시한 체 사토스티 왕세자는 이미 산산 조각난 자신의 검 대신 수하에게 새로운 검을 받아들었다. 관중들은 끝임 없는 그의 투쟁 본능에 엄청난 환호를 보냈고 잠시 후 그의 검에서 뿜어져 나오는 정형화된 오러 블레이드 즉 검강의 모습을 목격하고 환호했다. “완성된 오러 블레이드다!!!” “소드 마스터(Sword Master)만의 비기 검강이 등장했다.” “이제야 선택받은 무인이라는 소드 마스터(Sword Master)의 진정한 실력을 볼 수 있겠군!!” 군중들은 사토스티 왕세자의 검에서 일어난 정형화된 푸른 오러 블레이드를 바라보며 끝임 없이 환호했다. 평생에 한번 볼까 말까한 소드 마스터(Sword Master)의 비기 중에 비기인 검강을 자신들의 눈으로 목격하고 있는 것이다. 이유 없이 일어난 의문에 폭발 때문에 혹시 사토스티 왕세자가 지는 것은 아닌가 하고 노심초사 하던 크라노스 공작은 당당하게 몸을 일으키며 정형화된 오러 블레이드를 뿜어대는 사토스티 왕세자의 모습에 다시금 승리를 확신할 수 있었다. “방금 전에는 무슨 사고나 비겁한 술수가 있었는지 몰라도 이제는 끝이다.” 승리를 확신한 비릿한 미소가 크라노스 공작의 얼굴에 머물렀다. 어차피 예정된 승리였지만 이상하게도 지금까지 오는데 너무도 많은 사고가 있었다. 그렇지만 이제 그 모든 사고가 끝나고 다시금 승리의 기쁨을 맞볼 기회만 남은 것이다. “정말 강하오. 설마 나와 비슷한 나이에 이 정도의 실력을 가진 이가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소.” “당신 역시 대단한 인물이오. 나 역시 이 세계에서 당신과 같이 강한 인간은 만난 적이 없소.” 현성의 말은 사실이었다. 지금까지 자신이 이 세계에 와서 만난 가장 강한 인간이 바로 그였으니까 말이다. 이 세계라는 현성의 대답에 약간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사토스티 왕세자는 그 말에 그렇게 큰 의미를 두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당신 역시 가지고 있는 모든 실력을 보여주기 바라오.” 사토스티 왕세자의 정중한 말에 현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사토스티 왕세자와 같이 자신의 검에서 내공을 불어넣었다. 현성의 검에서 일어난 붉은 빛 오러 블레이드를 바라보며 사람들은 경악했다. 대륙에 단 5명뿐이라고 알려져 있던 소드 마스터(Sword Master)가 한명 더 늘어난 것이다. 현성이 만들어낸 검강이 사토스티 왕세자의 검강과 다른 점이 있다면 오직 그 색깔뿐이었다. 사토스티 왕세자는 난생 처음 보는 붉은 빛 오러 블레이드를 뿜어내는 현성의 모습을 바라보며 제 빨리 자신의 검을 움직였다. “꽝!!!!” 강렬한 마나를 머금고 있는 두 사람의 검이 대기를 가르며 충돌하자 엄청난 광음과 함께 그 충격이 대결장 밖에 있는 관중들에게 까지 미쳤다. 지금까지 현성과 사토스티 왕세자의 대결은 마치 장난이었다는 듯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 그 둘의 결투는 방금 전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 위력이었다. 강렬한 마나를 머금고 있는 두 사람의 검이 한번 충돌할 때마다. 하늘이 찢어지는 듯한 광음이 대기를 덮었고 그 둘의 근처에 있었던 것은 무엇이든지 가루가 되어 휘날렸다. 그 때문에 지금까지 그 둘의 결투를 가까이서 구경하던 크라노스 공작측과 카리스 용병 길드측은 대결을 벌이고 있는 그들에게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동해서 둘의 대결을 관전해야했다. “이, 야아아아아!!” “꽈꽈꽈꽝!!!!” 사토스티 왕세자는 미친 듯이 자신의 검을 휘둘렀다. 그는 지금의 상황이 너무나도 즐거웠다. 상대는 강자였다. 자신 지금까지 가장 강하다고 생각했던 존재인 자신의 아버지보다도 훨씬 강한 상대와 지금 싸우고 있는 것이다. 소드 마스터(Sword Master) 대 소드 마스터(Sword Master) 끼리의 대결은 아무리 실력 차이가 난다고 해도 그 위험성이 따른다. 그는 지금까지처럼 혼신의 힘을 다해서 싸워본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상대는 자신을 흥분시킬 만한 강자였고 자신이 쓰러트려야 하는 적이었다. ‘더 이상은 위험하다.’ 미친 듯이 현성을 공격하던 사토스티 왕세자는 순간 그 움직임을 멈추었다. 더 이상은 힘들다. 그가 처음 현성을 상대할 때 검강을 사용하지 않고 검기를 사용한 것은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마나의 양 때문이었다. 검강을 사용해 그가 전투할 수 있는 시간은 길어야 10여분 정도였다. 무리를 한다면 좀더 길게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무리한 마나의 운용은 자신의 생명을 갈가 먹을 수도 있다. “이제야 보여주시는 건가요?” 현성의 물음에 사토스티 왕세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은 지금 오러 블레이드를 유지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힘들어 죽을 지경이었건만 그런 자신에 비해서 상대는 조금도 지치지 않은 모습이었다. 이대로 시간이 흐른다면 자신의 필패가 분명하다. 또한 그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사용해 본적이 없던 자신의 비기를 현성에게 사용해 보고 싶었다. 물론 비기를 사용한다면 현재 자신의 몸속에 남아있는 마나가 고갈되어 손가락하나 까딱할 수 없겠지만 그에게 기회는 어차피 단 한번 뿐이었다. “만약 이것을 막는다면 당신의 승리입니다. 하지만 당신이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이번만큼은 긴장하셔야 할 겁니다.” 모든 말을 마친 사토스티 왕세자는 자신의 손에 들려있는 검에 자신의 모든 정신을 집중했다. 비기를 준비하는 도중에 현성이 공격해 올 것이라는 걱정 따위는 하지 않았다. 이미 승부는 반 이상 갈린 것이나 다름없었다. 다만 자신이 쓸 때 없는 오기를 부리고 있는 것 일뿐. 아마 상대 역시 그러한 사실을 알고 있으리라...... “이야야야야압!!!” 사토스티 왕세자의 기합 소리와 함께 그의 검에 뭉쳐있던 푸른색 오러 블레이드의 길이 두 배 이상 늘어났다. “가랏!!!” “피슈슈슈슈!!!” 사토스티 왕세자의 마지막 말과 함께 두 배 가까이 그 길이가 증가해있던 오러 블레이드가 현성을 향해 쏘아졌다. 사토스티 왕세자의 검을 떠났음에도 그 힘과 위력이 전혀 줄어들지 않은 푸른색 오러 블레이드는 현성의 몸을 향해 무서운 속도로 쏘아들어져 갔다. [역천기공(逆天氣功) 마신무(魔神武) 제 4 장 혈마강림(血魔降臨)] 자신에게 쏘아져 오는 사토스티 왕세자의 검강을 보며 현성은 대 천마교 교주의 독문 무공인 역천기공(逆天氣功) 마신무(魔神武)를 사용했다. 그간의 깨달음으로 인해 한층 더 강화된 현성의 무공이 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그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현성의 검에 맺혀 있던 붉은 색 검강이 핏빛으로 변하며 서서히 하나의 형상을 만들어갔고 마치 지옥의 혈귀 같은 모습의 검강이 사토스티 왕세자가 쏘아보 낸 검강과 충돌했다. 현성이 쏘아낸 검강과 부딪치는 순간 힘없이 소멸되어 버린 자신의 비기를 바라보는 것을 마지막으로 사토스티 왕세자는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꽝!!!” 사토스티 왕세자의 검광과 충돌하고도 그 힘을 잃지 않은 현성의 검강은 크라노스 공작과 그 대전 자들이 자리고하 있는 곳으로 날아갔고 그들과 충돌하기 직전 허공에서 폭발하며 사라져 버렸다. “감히 이, 이런!!!” 자신들을 향해 날아오는 검강을 바라보며 죽음의 공포에서 허우적거리던 크라노스 공작은자신의 목숨을 위협하던 검강이 소멸하자 분노에 참 음성으로 현성에게 외쳤다. “감히 나를 죽이려하다니!!! 네놈이 죽고 싶은 모양이.. 로.. 구.. 나......” 분노한 음성으로 현성에게 호통을 치던 크라노스 공작의 목소리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점점 줄어들더니 종국에는 완전히 줄어들었다. 현성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무형의 기운이 크라노스 공작의 전신을 압박해 왔기 때문이다. “오래 살고 싶다면 그 입 조심하는 것이 좋을 거다.” 현성의 말에도 크라노스 공작은 단 한 마디도 반박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왜인지 모르게 현성의 말이 모두 맞는 말처럼 느껴져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입을 부여잡았다. ‘강하다.’ 현성과 사토스티 왕세자의 대결을 지켜보면서부터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던 콘타노스 공작은 자신의 눈앞에 있는 현성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붉은 머리카락에 붉은 눈동자를 가지고 있는 20대 초반의 청년...... 처음에는 그저 카리스 용병 길드측에서 버리는 패라고 생각했건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어디서 저런 엄청난 실력자가 나왔는지 알 수 없었지만 일반 용병 길드에서 대 제국에서도 겨우 두 명 뿐인 소드 마스터(Sword Master)를 그것도 최상급을 능가하는 것으로 짐작되는 강력한 실력자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모든 대결을 마친 현성은 자리에 쓰러져 거친 숨을 내쉬고 있는 사토스티 왕세자에게 다가갔다. “훌륭한 솜씨였소. 설마 그런 경지에 까지 올랐었다니.....” “과, 과찬이십니다. 나의 비기는 당신에 힘에 비해 너무나 보잘 것 없는 것이었습니다.” 사토스티 왕세자는 자신의 눈앞에 있는 현성을 존경이 가득담긴 듯한 눈초리로 바라보았다. 상대는 진정한 강자였다. 자신이 지금까지 검을 익혀 오면서 평생을 다듬으며 만든 필살의 기술이 상대에게는 아무런 피해조차 주지 못한 것이다. “당신은 진정 뛰어난 검사요. 하지만 앞으로는 좀더 많은 수련이 필요하겠소.” 현성은 자신의 눈앞에 있는 청년을 정말 놀랍다는 듯이 쳐다보았다. 방금 전 사토스티 왕세자가 사용한 것은 불완전하긴 하지만 검환이었다. 분명 검강보다 상승 경지의 검술이었건만 이제 겨우 검강을 사용하는 상대가 불안전하기는 하지만 검환을 사용했다는 것은 놀라운 사실이었다. ‘이곳 라이노스 대륙에는 중원과는 다른 검술 체제가 확립되어있다는 말인가?’ 검기라면 몰라도 정형화된 검강을 쏘아낸다는 것은 분명 검환이었다. 하지만 검환이라고 보기에 그 위력이 형편없이 약했다. 물론 진정한 검환에 비해서 말이다. 검강과 검환의 체계가 뚜렷하게 잡혀있는 중원과 달리 이곳에서는 그 경계가 에매 모호 한 것 같았다. “감사합니다. 나중에 더욱더 강해진 후 당신에게 다시금 대결을 신청하고 싶습니다. 저의 결투 신청을 받아주시겠습니까?” 사토스티 왕세자의 말에 현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미래에 있을 그와의 결투 신청을 받아들였다. 다른 차원이여서 인지 아니면 마법과 공존하고 있어서 인지 모르겠지만 자신의 고향인 중원과 이곳의 무인들은 그 경지가 서로가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현성은 이 세계에 있다는 5 명의 소드 마스터(Sword Master)들이 어떠한 경지에 이른 사람들일지 기대가 되었다. “여러분 모두들 보셔서 아시겠지만 저는 패했습니다. 이번 대결의 승자는 바로 이분이십니다.” 사토스티 왕세자는 자신의 검을 지팡이 삼아 힘겹게 일어나며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고 현성의 승리를 선포했다. “와아아아아!!!” “최고의 대결이다!!!” “정말 평생에 한번 볼까 말까한 세기의 대결이었다!!!” 군중들의 환호소리를 들으며 현성은 서서히 자신의 자리로 되돌아갔다. 첫 번째 대결을 승리로 이끌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온 현성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얼빠진 표정을 짓고 있는 용병들이었다. “수고하셨습니다.” 마치 못 볼 광경을 본 것처럼 얼이 빠져있는 용병들을 대신해 현성을 맞아준 사람(?)은 바로 그녀들이었다. 아직까지도 제 정신을 차리지 못한 용병들의 상태를 아는지 모르는지 엘프들은 대결을 마치고 돌아온 현성에게 수고했다는 말과 함께 현성을 반겨주었다. “한스님 제가 시원한 음료를 준비했어요. 잘했죠.” 현성에게 시원한 음료를 건네며 마치 착한 일을 하고 주인의 칭찬을 바라는 강아지 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 다나를 바라보며 현성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헤헤헤.” 자신의 손길이 기분 좋은 듯이 해맑은 웃음을 짓고 있는 다나를 바라보며 현성은 조용히 꽁꽁 얼어있는 용병들을 불렀다. “그런데 모두들 왜 그런 표정들이시죠?” ************************************************************************************* 타이핑 者 : [KOR]TheYtsejaM (당나귀 호환 P2P 프루나) 프루나에서 제가 타이핑한 소설들과 그 외 제가 모은 소설들을 공유했습니다. 검색어 : [KOR]TheYtsejaM 또는 TheYtsejaM 로 검색하시면 제가 공유한 파일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소유자가 1이라도 관계없습니다. 저는 항상 접속해 있으니까요. 제가 접속해 있지 않을 때는(파일이 안 받아지고 있을 때는) 제가 집에 없거나 파일 받기 대기 중일 겁니다. 기다리시면 하루 안에 반드시 받으실 수 있으실 겁니다. 무협도 엄청나게 많이(약 1기가 정도) 텍스트파일로 가지고 있는데 너무 파일이 많아서 그거 다 편집하려니 짜증나서 일단은 판타지만 공유중입니다. 무협도 필요하시면 프루나에서 메시지 전송 기능으로 쪽지 보내십시오. ************************************************************************************* 제 10 장 카리스 용병 길드 현성의 말에 꽁꽁 얼어있던 용병들의 몸이 서서히 해동되기 시작했고 곧이어 현성에게 조심스레 궁금한 점을 물어보기 시작했다. “저, 한스님. 소드 마스터(Sword Master)라고 왜 진작 저희에게 말씀해 주시지 않으셨습니까?” “저는 검을 익혔다고 분명히 말씀 드렸습니다. 또한 저의 실력에 대해서도 사실을 말했습니다. 다만 여러분이 믿지 않으셨을 뿐이지요.” 현성의 대답에 용병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자신의 실력에 대해서 사실대로 말했다니? 도대체 언제 현성이 자신의 실력을 밝혔단 말인가? “바보들 한스님이 말씀하신지 얼마나 되셨다고 벌써 까먹었는지.....” 다나의 빈정거림에 용병들은 자신의 머릿속을 제 빨리 검색해 보았지만 아무런 정보도 얻어낼 수가 없었다. “휴...... 정말 인간들이란.......” “다나 네가 좀 말해주면 안되겠니?” 다나의 한숨에 제크가 나섰다. 다나와 가장 친한 용병이 있다면 단연 제크일 것이다. 다나와 가장 많이 토닥거리는 사람이 바로 그였고 또한 이미 예전에 서로가 서로에게 말을 놓는 사이로 발전한 두 사람이었다. “정말, 한스님이 분명히 위기에 빠져있던 저희들을 구해줬다고 이야기 하셨잖아요. 설마 자신보다 약한 사람의 도움을 받는 엘프가 있을 것 같아요.” 다나의 말에 용병들은 길게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분명 현성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다만 그들이 스스로 어림짐작해 현성이 강하지 않다고 결론을 내렸을 뿐..... “저희들이 결례를 범한 것 같군요.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저희가 어리석어서 한스님의 말씀을 그대로 믿지 못했습니다.” 현성에게 사과하는 크라이스의 태도는 정말 과거에 비해서 훨씬 더 정중해져있었다. 과거에도 존대를 하긴 했지만 이렇게 공손한 어투와 행동은 처음이었다. 크라이스는 이번 일이 하늘이 자신에게 내려준 절호의 찬스라고 생각했다. 소드 마스터(Sword Master) 두 명에 8 서클 대마도사 한명이라면 단적인 전력으로 라이노스 대륙 최강국인 라이오니 제국과 맞먹을 정도였다. 그로서는 다시금 전 라스페티 왕조를 부활시킬 수 있는 유일한 찬스인 것이다. 이런 크라이스의 생각과 달리 다른 용병들은 현성의 실력에 순수하게 감탄하고 있었다. 소드 마스터(Sword Master) 그것은 진정 꿈의 경지였다. 전 대륙에서 무를 숭상하는 수 십 만이 넘는 무인들 중 단 5명만이 이룬 경지가 바로 그것이었다. 물론 5명이라는 숫자는 오늘부로 수정될 것이지만 말이다. 용병들 역시 무인이었다. 자신들의 꿈이자 동경의 대상인 소드 마스터(Sword Master)가 자신의 눈앞에 있는 것이다. 물론 다이말로가 소드 마스터(Sword Master)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그때와는 사뭇 다른 감정이 용병들을 덮쳐오고 있었다. 다이말로는 천년의 긴 수명을 가지고 있는 종족이지만 현성은 자신들과 같은 인간이었다. 그의 나이는 이제 겨우 스물넷....... 같이 무를 익히는 용병들의 입장에서는 현성을 존경하지 않을 레야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또한 방금 전 그의 찬란한 무위를 본 후에 용병들은 완전히 현성에게 매료되어 있었다. 지금 그들의 눈에 현성은 마치 전설에 나오는 용사와도 같았다. 더군다나 그가 쓰러트린 사람은 라이노스 대륙 최강국인 라이오니 제국의 소드 마스터(Sword Master)가 아닌가? 현성이 편안히 자리에 앉아 다음에 벌어질 대결을 기다리고 있는 현성의 모습을 모든 용병들은 아니, 무를 익힌 모든 무인들은 존경이 가득감긴 눈초리로 자신의 영웅에 모습을 하나하나 자신의 눈에 새겨 넣고 있었다. “이, 이럴 수가......” 크라노스 공작은 너무 충격을 받은 나머지 입을 열수가 없었다. 패배했다 자신이 첫 번째 대결에서 패배한 것이다. 더군다나 첫 번째 대전 자는 그가 승리를 확신했던 인물인 사토스티 왕세자였다. 또한 그의 머릿속에는 방금 전 자신을 노려보던 현성의 날카로운 눈초리가 단단히 각인되어 있었다. 당장 달려가 호통이라도 치고 싶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상대는 전설의 소드 마스터(Sword Master) 전 세계의 모든 무인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인물이다. 또한 소드 마스터(Sword Master)라면 어느 나라에 가더라도 최소한 후작에 준하는 작위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공작이나 대공의 지위를 하사 받을 수 있을 지도 몰랐다. 또한 실제로 현 대륙에 존재하는 5명의 소드 마스터(Sword Master)들은 모두 공작이나 대공 혹은 그에 준하는 지위를 가지고 있는 인물들이었다. “이,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이일을 어떻게 한다는 말인가?” 다음 상대는 명실상부한 엘프족의 소드 마스터(Sword Master)일 것이 분명했다. 그에 비해서 자신의 대전 자는 소드 세컨드(sword second) 최상급의 실력자..... 소드 마스터(Sword Master)와 소드 세컨드(sword second)의 차이는 엄청나다. 무엇이든 자를 수 있다는 소드 세컨드(sword second)의 비기 검기도 소드 마스터(Sword Master)의 검강에 비한다면 새발에 피였다. “다음 대전 자를 내보내도록 하는 것이 어떨까요. 크라노스 공. 작. 각. 하.” 크라이스는 비웃음을 가득 담은 표정으로 크라노스 공작을 향해 빈정거렸다. 크라노스 공작은 당장이라도 저 건방진 용병을 자신의 눈앞에서 참수해 버리고 싶었지만 그것은 자신 혼자만의 상상 일뿐 실제로는 자신이 더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었다. 크라노스 공작은 어쩔 수 없이 다음 대전 자를 내보낼 수밖에 없었다. 두 번째 대전 자는 사토스티 왕세자의 호위 기사로 소드 세컨드(sword second) 최상급의 경지에 이른 뛰어난 실력의 중년 기사였다. 그렇지만 상대는 전설의 소드 마스터(Sword Master)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만약 이번 대결에서 패배한다면 크라노스 공작은 남은 3경기를 모두 승리해야만 이번 대결에서 이길 수가 있다. “제발....” 크라노스 공작은 기적이라도 일어나길 빌고 싶은 심정이었다. 카리스 용병 길드 측에서는 대전 자로는 예정대로 다이말로가 나섰다. “사토스티 왕세자 전하의 호위 기사이자 크로노스 공국의 근위 기사단장을 맞고 있는 트리플이라고 합니다. 레이디.” “다이말로.” 상대방의 긴 소개에도 불구하고 다이말로의 대답은 지극히 짧고 간결했다. 크로노스 공국의 기사 트리플은 이번 여행에서 생각하지도 못한 행운을 맞았다. 소드 마스터(Sword Master)와의 대결은 사토스티 왕세자 하고 자신은 그저 떨거지 용병들이나 상대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현재 자신의 눈앞에 있는 상대는 전설의 소드 마스터(Sword Master)였다. “무기를 드시지요. 제가 아무리 당신보다 하수라고는 하지만 기사 앞에서 무기를 뽑아들지 않는 것은 예의가 아닙니다. 레이디.” 트리플은 아무런 무구도 가지고 나오지 않은 다이말로를 향해 정중한 어조로 그녀가 무기를 가지고 나올 것을 요구했다. “와라.” 상대 기사의 호의에 대한 다이말로의 대답은 냉담했다. 거기다 상대를 향해 손가락을 까닥거리는 모습은 상대 기사의 화를 돋구기에 충분했다. “스스로 자처한 일이나 너무 후회하지 마시기를......” 트리플은 더 이상 자신의 눈앞에 있는 상대에게 기사로서의 예의를 갖추지 않기로 결심했다. 상대는 자신을 너무도 무시했다. 아무리 상대보다 실력이 떨어진다고는 하지만 그 역시 상당한 경지에 오른 인정받는 기사였다. 상대는 쓰러 트려야 하는 적. 그는 설령 자신이 패배한다고 하더라도 당당히 그녀와 실력을 겨루어 보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의 그에게 더 이상 그런 마음은 남아있지 않았다. 다만 남아있는 것은 상대에게 자신을 무시한 대가를 단단히 치르게 해주겠다는 강한 다짐 뿐 이었다. “이야야야야압!!!” 트리플은 기합을 넣으며 다이말로를 향해 바람과 같은 속도로 달려 들어갔다. 비록 그의 검에서 검기가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그 한도까지 마나를 주입한 상태로 스스로 그녀가 무기를 꺼내지 않는 한은 막지 못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깡!!!” 맑게 울려 퍼지는 검명과 함께 둘의 대결을 구경하던 관중들의 눈에서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한 경악스러운 눈빛이 떠올랐다. 트리플이 다이말로의 가까이에 접근해 검을 휘두를 때도 그녀는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평소대로 라면 아무런 방어도 하지 않는 상대를 바라보며 검을 멈추었을 트리플 이었지만 방금 전에 당한 모욕과 상대가 소드 마스터(Sword Master)의 경지에 올랐다는 생각에 그는 검을 멈추지 않았다. 소드 마스터(Sword Master)의 경지에 이른 자가 겨우 자신의 공격에 목숨을 잃을 리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도 있었지만 은연중에는 자신을 무시한 상대에게 본대를 보여주겠다는 마음이 더 강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는 자신의 검을 멈추지 않은 것을 후회해야 했다. 그녀의 몸에 자신의 검이 도착함과 동시에 울려 퍼진 맑은 검명....... 그리고 그와 함께 두 조각으로 쪼개진 자신의 검...... 놀랍게도 마나를 가득 머금은 자신의 검을 막은 것은 너무나 여려 보이는 그녀의 손바닥이었다. 분명 검과 손이 부딪친 것임에도 불구하고 울려 퍼진 맑은 검명은 분명 금속과 금속의 충돌에서 생긴 소리였다. “이, 이럴 수가......” 아름다워 보이는 상대의 손과 마나를 가득 머금은 자신의 검이 충돌한 결과는 처참했다. 자신의 검은 두 조각으로 부러져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고 자신의 손은 경련이라도 일어난 것같이 끝임 없이 떨리고 있었다. “방금 전 나의 검은 강철이라도 종잇장 베듯 베어버릴 수 있거늘 어떻게?” 트리플의 눈에는 지금 자신이 처한 상황을 도저히 인정할 수 없었다. 자신의 검이 한낮 여인이 손바닥하나 막히다니..... 그는 자신의 검이 부러지고 스스로도 부상을 입은 원인을 도저히 알아차릴 수 없었다. 마치 전설의 금속이라는 오리하르콘이라도 친 것 같은 느낌이었다. ‘정말 놀랍다.’ ‘저것이 엘프족들의 저력이란 말인가? 정말 놀랍고도 무섭구나.’ 이 대련 장에서 방금 다이말로 출수를 본 사람은 단 두 명뿐이었다. 바로 사토스티 왕세자와 콘타노스 공작. 비록 모든 마나가 고갈되긴 했지만 소드 마스터(Sword Master)인 그가 평소 자신이 몸에 일부처럼 느끼던 마나의 유동을 눈치체지 못할 리가 없었다. 그것은 콘타노스 공작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다이말로가 트리플의 공격을 막는 광경을 똑똑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순간적으로 그녀의 전신에서 강렬한 마나가 느껴졌고 그 마나는 그녀의 손으로 모여들었다. 일반적인 검사가 자신의 검에 마나를 주입시켜 그 강도를 높이듯이 그녀는 자신의 손에 마나를 모아 그 강도를 상상도 할 수 없이 높인 것이다. ‘내 평생 마나를 검이 아닌 신체 부위에 주입시킬 수 있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는데, 역시 엘프족의 소드 마스터(Sword Master)는 우리 인간들의 소드 마스터(Sword Master)와 다른 것인가?’ 사토스티 왕세자는 평생 듣도 보도 못한 방법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다이말로의 무공에 상당한 흥미를 느꼈다. 상대는 강하다. 아마 자신이 방금 상대했던 현성과 같이 자신을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강한 상대일 것이다. 하지만 그는 마음속으로 깊게 다짐했다. 언젠가는 그 둘을 능가하는 실력을 쌓아 그들에게 당당하게 도전하겠다고 말이다. 어쩌면 말도 안 되는 상상일 수도 있지만 현재 그의 목표는 바로 그것이었다. ‘카리스 용병 길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전력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어디서 저런 강자들을 발굴한 거지? 지금까지 엘프족들이 인간에게 협력한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거늘.....’ 사토스티 왕세자와 콘타노스 공작이 다이말로의 무위에 대한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 사이 부러진 자신의 검 대신 새 검을 받아든 트리플과 다이말로의 대결은 다시 시작되었다. “이번에는 정말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트리플은 상대가 강자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그렇다면 방법은 단 하나 바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힘을 동원해 승부를 겨루는 것뿐이다. 트리플의 검에서 눈부시게 찬란한 푸른빛이 흘러나오며 그의 검을 완전히 둘러쌓다. 사토스티 왕세자가 한번 보여준 적이 있었던 불완전한 오러 블레이드 즉 검기였다. “이야야야아아압!!!” 트리플은 자신의 몸속에 존재하는 모든 마나를 깡끄리 짜내어 자신의 검에 주입했다. 그 후에는 그간 자신이 수련한 모든 기술을 동원해 다이말로를 공격해 갔다. ************************************************************************************* 타이핑 者 : [KOR]TheYtsejaM (당나귀 호환 P2P 프루나) 프루나에서 제가 타이핑한 소설들과 그 외 제가 모은 소설들을 공유했습니다. 검색어 : [KOR]TheYtsejaM 또는 TheYtsejaM 로 검색하시면 제가 공유한 파일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소유자가 1이라도 관계없습니다. 저는 항상 접속해 있으니까요. 제가 접속해 있지 않을 때는(파일이 안 받아지고 있을 때는) 제가 집에 없거나 파일 받기 대기 중일 겁니다. 기다리시면 하루 안에 반드시 받으실 수 있으실 겁니다. 무협도 엄청나게 많이(약 1기가 정도) 텍스트파일로 가지고 있는데 너무 파일이 많아서 그거 다 편집하려니 짜증나서 일단은 판타지만 공유중입니다. 무협도 필요하시면 프루나에서 메시지 전송 기능으로 쪽지 보내십시오. ************************************************************************************* 제 10 장 카리스 용병 길드 “깡! 깡! 깡!” 다이말로를 향해 자신의 검을 휘두르며 공격을 가하던 트리플은 경악했다. 자신이 낼 수 있는 최고의 비기를 이용해 그녀를 공격했건만 그녀에는 통하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방금 전과 같이 자신의 검이 부러지지 않은 것이랄까? 너무도 여려 보이는 그녀의 손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어떠한 금속도 자를 수 있다고 알려진 오러 블레이드를 너무도 손쉽게 막아내고 있었다. 트리플은 다급한 마음에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검법을 사용해 다이말로를 공격해 갔다. 그렇지만 모두 그녀의 손에 번번이 막힐 뿐이었다. ‘도대체 어떻게 했기에 내 오러 블레이드를 이리도 쉽게 막을 수 있는 거지? 하지만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오러 블레이드를 맨손으로 막아내는 다이말로의 모습에 놀라긴 했지만 트리플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자신이 너무 당황해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는 40년에 가까운 세월을 오직 검과 함께 보낸 사람이었다. 오랜 시간 동안 무를 수련한 그가 현재 자신의 득과 실을 구분하지 못 할리 없었다. ‘그녀의 손이 나의 오러 블레이드를 막아낼 수 있다고 해도 그녀 역시 나를 해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사거리가 더 긴 내가 유리하다.’ 자신이 전개한 오러 블레이드를 맨손으로 막아내는 다이말로의 모습에 트리플은 자신의 유리함을 알 수 있었다. 비록 그녀에게 자신의 공격이 통하지 않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녀는 자신에게 변변한 공격한번 하지 못하고 자신의 공격을 막고만 있지 않은가? 또한 같은 파워의 힘이라면 그녀에 비해서 검이라는 무기를 가지고 있는 자신이 두 배에 가까운 긴 사거리를 가지고 있다. 트리플의 검술이 바뀌었다. 그전까지는 강맹하고 정면 승부만을 고집했던 그의 검술이 유연하게 변한 것이다. 그간 너무 가까운 거리에서 서로 대적했기에 트리플은 검의 플러스 요소인 사거리를 잘 이용하지 못했다. 근접전에서 검술보다 장법이 강한 것은 당연한 이치였다. 또한 긴 사거리를 이용해 비교적 방어가 허술한 그녀의 하체 부위를 공격해 간다면 충분히 승기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다이말로는 갑작스럽게 바뀐 상대의 공격 패턴에 약간은 당황했다. 자신이 무기를 가지고 나오지 않은 것은 상대를 어느 정도 얕보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자신의 장법 실력을 알아보고 싶어서였다. 천마교의 많고 많은 무공 중 장로들만이 익힐 수 있다는 마교십이공(魔敎十二功) 중 가장 강맹한 무공인 창수마공(槍手魔功)을 익힌 그녀였다. 그렇기에 그간 창법 못지않게 수련한 것이 바로 장법이었다. 본래 두 가지를 조화롭게 사용해 서로의 단점을 보완해 주는 특징을 가진 창수마공(槍手魔功)이었지만 순수한 창법과 장법의 실력이 향상될수록 그 위력이 더욱 강해지는 것 또한 창수마공(槍手魔功)의 특징이었다. 그간 자신의 장법 실력을 측정해 볼 기회가 없었던 그녀가 이번 기회에 자신의 순수한 장법 실력을 측정해 보기로 한 것이다. 자신의 생각보다 상대는 강했다. 처음에는 맨손으로 검기를 받아내는 그녀의 모습에 당황한 듯 했지만 얼마안가 자신의 약점을 찾아 매섭게 공격해오는 것이 아닌가? 사거리를 이용한 검술 공격과 주로 하체를 노리고 들어오는 상대의 공격에 다이말로는 자신의 예상보다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것은 오래 가지 않았다. 그녀의 장법 수련은 그 실전 경험이 미미했을 뿐이지 연습 상황으로는 이미 완벽하게 마스터한 상태였다. 초반에는 상대의 변칙적인 공격과 방어가 취약한 부분을 노리고 날아오는 상대의 검을 막아내기에 급급했지만 서서히 여유를 찾은 후에는 그녀 역시 그간 익혔던 무공을 떠올리며 상대의 공격에 여유롭게 대처할 수 있었다. 전과 달리 창이라는 무기를 사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기를 든 적을 상대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창의 최대 장점인 장거리 공격을 포기하고 근접전을 펼쳐야 했고 또한 지금까지 보조적인 수단이던 장법이 주가 되면서 그 파괴력 역시 많이 줄어든 상태였다. 그렇지만 장법은 장법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는 법. 그녀는 얼마 안가 그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고 점점 상대를 기술로서 압도해 나가기 시작했다. ‘더 강해졌구나. 다이말로.’ 현성은 다이말로의 대련을 구경하면서 그녀가 더 강해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처음에 그녀가 맨손으로 나갈 때부터 그녀의 의도를 어느 정도 짐작한 상태였다. 지난 5년간의 수련은 개인적인 장법과 창법을 수련했지만 기본적으로 둘을 함께 사용하는 방법이 주를 이루었고 대련 역시 무구를 들고 싸워왔었다. 지금 그녀가 새롭게 강한 힘을 얻은 것은 아니었다. 다만 자신이 가지고 있던 힘을 더 잘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깨달았을 뿐. 5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그녀들이 이렇게 강해진 것은 엄청난 발전이었지만 급성장 한만큼 실전 경험과 강자와의 대련이 부족했다. 현성이 틈틈이 그녀들과 대련을 하며 실전경험을 키워주긴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지금 그녀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힘을 100% 활용하는 능력이 조금은 미숙했다. 하지만 앞으로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 정도는 점점 줄어들 것이고 나중에는 자신이 가진 힘 이상의 능력을 끌어 낼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제는 끝이다.’ 다이말로는 더 이상의 시간 끌기가 무의미 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상대와의 대련을 통해 그가 자신에게 행할 수 있는 모든 공격을 감상한 상태였다. 더 이상의 대련은 무의미한 장난질에 불과했다. 그녀는 그 동안의 수비용으로 사용했던 자신의 손에 더욱더 많은 양의 마나를 주입시켰다. “파지지직!!!” 손바닥에 주입시키는 마나의 양이 증가하자 그간에는 드러나지 않던 그녀의 마나 속성이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푸른색 뇌전에 휩싸여 있는 그녀의 손에서 푸른빛의 강기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의 양손을 둘러싼 형태의 푸른색 강기 덩어리는 강력한 뇌전을 내뿜으며 그 위용을 과시했다. “이,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수강(手剛)이라니!!!” 다이말로를 상대하던 트리플의 입에서 경악어린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수강(手剛)이라니? 수강(手剛)이라니? 이것이 말이나 될법한 소리란 말인가? 그가 지금껏 검이나 도에서 검강(劍?)이나 도강(刀?)을 뿜어내는 소드 마스터(Sword Master)들은 보았지만 손에서 수강(手剛)을 뿜어대는 경우는 난생 처음이었다. 어떻게 몸의 일부에서 강기를 뿜어낼 수 있다는 말인가? 자신의 신체에 마나를 강제로 주입하는 일은 신체의 파워와 스피드를 상승시켜 주긴 하지만 신체의 파멸과 직결된다. 심한경우에는 사망할 수도 있고 살아난다고 해도 본래 보유하고 있던 모든 마나를 잃어버리거나 평생을 식물인간으로 살 수도 있는 위험한 일인 것이다. 그런데 수강(手剛)이라니? 약간의 마나를 강제로 응집시키는 것만으로도 위험천만한 일인데 강기를 자신의 손에서 뿜어댄다? 그것은 그녀가 자신의 신체에 마나를 주입하고 다스릴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말과 동일했다. 라이노스 대륙의 역사상 아무도 이루지 못했던 신기술을 그녀가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인간이 아닌 엘프족인 그녀가 말이다. 다이말로가 수강(手剛)을 선보인 이후 승부는 이미 난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었다. 검기와 검강의 충돌은 그 승부가 너무도 뻔히 보이는 대결이었으니까 말이다. 제 10 장 카리스 용병 길드 “꽈과과과광!!!” 커다란 폭발음과 함께 트리플의 몸이 허공으로 떠올랐다. 피투성이가 되어 하늘을 부유하고 있는 그의 손에는 칼날이 없는 초라한 칼자루만 남아 그가 검을 들고 있었다는 사실을 증명해줄 뿐이었다. 다이말로의 수강과 충동하는 순간 엄청난 충격에 휩싸인 트리플은 그 자리에서 공중으로 떠올랐고 그의 검은 그 자루만을 남긴 채 가루로 변해 버린 것이다. 강력한 전력을 가지고 있는 다이말로의 수강은 트리플의 검을 먼지로 화하게 했지만 트리플의 몸을 크게 상하게 하진 않았다. 이번 대결은 어디까지나 친선적인 대결이고 또한 상대는 자신의 실력을 테스트 할 수 있게 도와준 존재가 아닌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을 수 있는 시간안에 전사 두 명의 대결이 끝났다. 이제 남은 것은 전사 1명의 대결과 마법사 2명의 대결뿐.... 이런 결과를 지켜보고 있는 크라노스 공작은 속이 타들어갔다. 앞으로 단 한 경기만 패배한다면 이번 대결에서 자신의 패배가 확실해 지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크라노스 공작의 다음 대전 자는 바로 호라크 용병 길드의 마스터 다로트였다. 그리고 그 상대는 바로 이번 대회의 주체자 중 한명이자 카리스 용병 길드의 마스터인 크라이스. 둘이 직접적으로 대결을 벌인 적은 단 한번도 없지만 늘 라이벌로서 그 실력을 비교 받아오던 둘이었다. 호라크 용병 길드는 마스터의 직위만이 존재하고 모든 권력을 단 한사람이 소유한다. 카리스 용병 길드 같이 마스터와 최강의 전사인 칸이 권력을 양분하는 체제가 아니기에 호라크 용병 길드의 마스터라는 뜻은 호라크 용병 길드 소속의 용병들 중 최강의 실력을 가지고 있는 말과 동일했다. 그야말로 대륙을 양분하고 있는 두 용병 길드의 마스터 간에 자존심을 건 대결이 벌어지려 하는 것이다. 상대와의 대결에 임하는 크라이스의 마음은 무척이나 홀가분했다. 그 이유는 바로 자신의 앞에서 있었던 두 번의 대결에서 모두 자신의 측에서 승리했기 때문이다. 이번 대결에서 설사 자신이 패한다고 해도 승기는 여전히 자신 쪽에 있는 것이고 지금 자신의 눈앞에 있는 상대를 이길 수만 있다면 마법 대결까지 갈 필요도 없이 승부가 가려지게 된다. 아무 말 없이 서로를 마주보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에 관중들을 환호했다. 일반 관중들에게 이 두 사람의 대결은 앞에 있었던 대결 못지않게 기대되는 경기였다. 대륙을 양분하고 있는 대 용병 길드의 마스터들에 자존심을 건 대결!! 만약 이 대결에서 어느 한쪽이 패배한다면 패배한 측의 위신은 처참하게 떨어질 것이고 승리한 쪽의 위신은 대륙 최강의 용병 길드로서 그 위세를 떨칠 것이다. 물론 크라이스와 다로트 역시 그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다로트 보다는 크라이스의 마음이 더 편안하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이미 크라이스는 카리스 용병 길드 최강자의 위치인 칸의 칭호를 다아말로에게 이양한 상태였고 그것 외에 소드 마스터 한명과 8 서클의 대 마도사가 자신과 함께 있었다. 즉, 다로트의 패배는 용병 길드의 위신이 떨어지는 것과 직결되지만 크라이스의 패배는 그 자신의 명예에 직결될 뿐 카리스 용병 길드 전체의 위신에 그렇게 큰 피해를 끼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홀가분한 마음가짐으로 대결에 임하는 크라이스에 비해서 다로트의 기세는 마치 죽음을 각오한 전사와도 같아보였다. 그 둘이 직접 만나는 것은 이번이 난생 처음이었다. 지금까지 단 한번도 만난 적이 없는 사이였고 또한 서로가 서로에 대해 아는 것도 없었지만 늘 보이지 않는 라이벌로서 사람들의 구설수에 오르내리던 두 인물이 마침내 그 자웅을 가리게 된 것이다. “호라크 용병 길드의 마스터 다로트.” “카리스 용병 길드의 마스터 크라이스.” 짤막하게 외친 두 사람의 말에는 보이지 않는 강렬한 투기가 느껴졌다. 크라이스 역시 무인이었다. 항상 자신과 비교 되어온 상대를 꺾고 싶은 마음은 그 역시 같았던 것이다. “스르르르릉.” 호라크 용병 길드의 마스터인 다로트의 무기는 거대한 크기의 도였다. 주로 힘과 파괴력을 위주로 전투하는 이들이 많이 사용하는 무기였고 또한 2미터가 넘는 장신의 그가 거대한 도를 든 모습은 가히 위협적이었다. 그렇지만 상대의 위협적인 모습에도 크라이스는 아무런 동요를 일으키지 않고 조용히 자신의 검을 뽑아들었다. 비록 검이라고는 하지만 그 크기는 결코 상대의 도에 비해 적지 않았다. 크라이스 역시 힘과 파괴력을 위주로 하는 검술을 익힌 듯 했다. 물론 대부분의 용병들이 그렇지만 말이다. 들고 있는 것만으로도 힘들어 보이는 거대한 무구들을 들고 서로가 서로를 마주보고 있는 둘의 얼굴에서는 가느다란 긴장감이 흘렀다. 둘 중 누구 하나도 섣불리 먼저 덤벼들지 못했다. 눈에 보이는 둘의 실력은 거의 호각지세였다. 서로가 서로를 노려보며 그 빈틈을 찾아가던 중 먼저 공격을 선택한 것은 다로트였다. “이야아아아압!!!” 커다란 고함소리와 함께 자신의 거대한 도를 휘둘러오는 다로트의 모습은 충분히 위협적이었지만 그 정도 공격에 당할 크라이스가 아니었다. “꽝!!!” 거구의 덩치를 가진 둘이 휘두르는 거대한 무구들, 처음 한번의 교전이 후 둘은 미친 듯이 검과 도를 휘둘렀다. 단순히 들고 있기도 힘겨워 보이는 거대한 검과 도를 마치 장난감 다루듯 휘두르는 둘의 모습은 가히 장관이었다. 그 둘의 대결에 여파로 그렇지 않아도 상태가 그리 좋지 못했던 대결장의 바닥은 점점 더 폐허로 변해갔다. 둘의 대결은 실로 정당한 힘과 힘의 대결이었다. 두 사람 모두 정면 승부만을 고집했고 둘의 무구가 서로 충돌할 때마다 그 여파는 점점 커져만 갔다. ‘강하다. 역시 소문은 거짓이 아니었어.’ ‘역시 호라크 용병 길드의 마스터라는 건가? 정말 강하다.’ 둘은 서로의 실력에 서로가 감탄했다. 그간 들려오던 소문은 결코 과장이 아니었다. 전쟁터를 주무대로 활동하는 용병 길드에서는 진정한 강자만이 살아남는다. 또한 힘을 최우선으로 삼는 두 길드의 수장의 자리는 아무나 올라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직 진정한 강자만이 올라갈 수는 자리가 바로 용병 길드의 마스터 자리인 것이다. 두 사람이 서로 무기를 휘두른 지도 어느 사이엔가 20여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둘의 움직임은 조금도 흐트러짐이 없이 처음과 똑같은 속도와 파워를 유지하고 있었다. 둘의 대결은 힘과 힘의 대결 다른 것은 끼어들 여지조차 존재하지 않았다. 오직 끝없는 정면 승부만이 존재할 뿐. 하지만 계속되는 끝없는 소모전에 둘은 이제 승부를 걸어야 할 때가 왔음을 느꼈다. 끝임 없이 이어질 것 같았던 둘의 접전이 멈추었고 두 사람 사이에는 기묘한 긴장감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이야야야압!!!” “이야야야압!!!” 잠깐의 휴식이 있을 후 다시금 이어진 두 사람의 대결 하지만 지금 벌어지고 있는 대결은 방금 전과의 대결과 그 격이 달랐다. 바로 두 사람의 무구에서 타오르는 푸른 불꽃 때문에 말이다. 두 사람의 거대한 무구를 감싸고 있는 푸른빛의 오러 블레이드는 더욱더 찬란한 빛을 내뿜으며 상대를 향해 쇄도해 갔다. 더욱도 강력해 진 둘의 대결에 대결장은 점점 엉망이 되어가기 시작했고 두 사람의 무위의 수위 또한 점점 증가하기 시작했다. “하아아앗!!! “슈아아아앙!!!” 다로트의 위협적인 기합소리와 함께 수십 개의 도기 덩어리가 크라이스의 몸을 향해 쇄도해갔다. “어림없다!!!” 수 십 개의 도기 다발을 하나하나 걷어내며 앞으로 나아가던 크라이스는 속으로 쾌차를 불렀다. 이렇게 먼 거리에서 엄청난 양의 마나를 소모하는 도기 수 십 여개를 한번에 날렸으니 상대는 얼마안가 몸속에 보유하고 있는 마나가 모두 바닥나고 말 것이다. ‘어리석은 놈. 이렇게 많은 양의 마나를 소모하는 큰 기술은 상대에게 아무런 피해를 주지 못했을 때 자신의 패배를 불러오는 양날의 검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건가?’ “뭐야! 또?!” 자신에서 쏘아지는 수 십 개의 도기 다발을 막고 난 크라이스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방금 전의 공격을 능가하는 엄청난 수의 도기 다발이었다. ‘나의 승리다.’ 크라이스는 자신의 승리를 확신했다. 도기를 날리는 입장과 막는 입장을 비교해 볼 때 막는 쪽이 더 적은 양의 마나를 소모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또한 자신의 무구에 둘러싸인 기를 날린다는 것은 상당한 마나를 필요로 하는 고도의 기술 이런 큰 기술을 두 번이나 사용한 다로트는 지금 쯤 전신의 마나가 고갈되어있을 것이다. ‘차라리 이렇게 한번에 남발하는 것 보다는 순간적인 틈을 엿보아 공격하는 것이 나았을 것을.... 경험 부족으로 인한 너의 패배다.’ 다로트의 도기 다발을 막아낸 크라이스는 자신의 승리를 확신했다. 자신은 오러 블레이드를 전개할 수 있는 마나가 남아있지만 상대는 아마 전신의 마나가 고갈된 상태. 승부는 이미 나타난 것이나 마찬가지가 아닌가? “내가 이겼, 뭐야!” “꽝!!!” “쿨럭!!!” 자신의 승리를 확신하며 승리의 함성을 지르려 마음먹었던 크라이스는 자신의 복부에서 느껴지는 타는 듯한 고통에 제대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승리를 확신하고 있던 크라이스의 배에는 두 동강이 난 다로트의 거대한 도가 반쯤 박혀있었다. 크라이스의 오러 블레이드가 전개된 검에 의해 두 동강이가 난 다로트의 도는 이미 크라이스의 몸은 반쯤 가르고 있었다. 수많은 도기 다발을 막아낸 후 상대를 찾고 있던 크라이스의 몸을 향해 날아온 것은 다로트의 거대한 도였다. 오러 블레이드로 보호되어 있지 않은 평범한 도였지만 그 파괴력은 인간의 연약한 육체를 가르기에 아무런 부족함도 없었다.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다로트의 도를 발견하고 제 빨리 방어했지만 이미 자신의 신체에 깊숙한 상처를 남긴 뒤였다. 크라이스의 생각과 달리 다로트가 전신의 마나를 고갈시키며 도기를 날린 것은 바로 이 한방을 준비하기 위해서였다. 비록 오러 블레이드를 두르지 않은 평범한 그의 도가 검기를 두르고 있는 크라이스의 검을 뚫을 수는 없었지만 상대의 방심한 틈을 노려 그의 육체를 자를 수는 있었다. 다로트는 자신의 무기를 잃었고 전신의 마나가 고갈 되었지만 아무런 부상을 입지 않은 상태였고 크라이스는 복부에 당장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큰 부상을 입고 있는 상태.... 크라이스의 검에 맺혀 있던 검기는 이미 소멸된 후였고 엄청난 양의 피를 흘린 크라이스의 육체는 바닥으로 쓰러졌다. 끝임 없이 이어질 것 같았던 승부는 겨우 1분도 안되는 짧은 시간에 종료되어버렸다. 호라크 용병 길드의 마스터 다로트의 승리로 말이다. “.............” 한순간 조용한 정적이 일었다.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결과가 나온 것이다. 그 대결을 바라보고 있던 관중들과 다른 대전 자들 역시 이런 결과를 예측하지는 못했다. “와!!! 이겼다!!!” “다로트가 이겼다!!!” “대륙 최강의 호라크 용병 길드의 마스터 다로트 만세!!!” 누군가의 작은 함성을 시작으로 조용하던 군중들이 다로트의 이름을 부르며 환호하기 시작했다. 그 누구도 죽음 직전에 놓여있는 크라이스에게 신경 쓰지 않았다. 이 냉정한 승부의 세계에서는 오직 승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다. 다로트가 자신들과 다른 로이호스 민족이라는 것은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오직 치열한 결투에서 승리한 영웅만이 자리하고 있을 뿐. “이런 바보들 모두 뭘 하고 있는 것이야 어서 저놈을 치료하지 않고!!!” 관중들의 환호와 함께 정신을 차리지 못하던 마법사들은 콘타노스 공작의 고함소리를 듣고 서야 크라이스에게 달려갔다. 큰 부상을 입을 상대를 치유하기 위해서 대기하고 있던 마법사들이었지만 지금까지는 착은 찰과상만 있었을 뿐이었다. 그들이 패배한 이유는 큰 부상 때문이 아니라 마나가 고갈되었기 때문으로 마법사들의 힘으로 치료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지금은 다른 것이다. “위대한 대자연의 힘이여 여기 당신의 힘을 필요로 하는 불상한 영혼이 있습니다. 부디 당신의 힘을 빌려주소서. 힐링(healing)” “여기 죽어가는 생명체에게 대자연의 기운을 불어넣어 부디 구원하소서. 힐링(healing)” 콘타노스 공작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대기하고 있던 마법사들이 크라이스에게 달려들어 치유 마법을 퍼부어댔지만 피만 겨우 멈추었을 뿐 그렇게 나아지는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제 10 장 카리스 용병 길드 “이런 어리석은 것들 보았나? 그 동안 뭘 배운 거야?” “피 묻은 상처를 어루만져주는 치유의 빛. 큐어(Cure)” 보다 못한 콘타노스 공작이 6 서클의 상위 치유 주문을 영창하자 크라이스의 몸이 눈에 띠게 회복되어지기 시작했다. 일반적인 치유 마법은 그 마법에 투자하는 마나에 따라 그 치유력이 달라진다. 하지만 역시 서클에 따라 그 차이가 확실한 것이다. 6 서클 상위 치유 마법인 큐어(Cure)가 4 서클 치유 마법인 힐링(healing)보다 월등히 뛰어난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으니 말이다. “마스터!!!” 콘타노스 공작의 마법에 의해서 크라이스의 상처가 치유되자 그때까지 멍하니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카리스 용병 길드원들이 크라이스에게 달려들었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상황에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못하고 멍하니 있었던 카리스 용병 길드원들은 콘타노스 공작의 치유 마법에 정신을 차리고 그에게 달려든 것이다. “한 두어 달 정도 무리하지 않고 몸을 운신한다면 아마 완치될 수 있을 것이니 너무 걱정하지 말게나.”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난 나의 할 일을 했을 뿐이네.” 크로이의 감사에 말에 콘타노스 공작은 담담한 말을 남긴 상태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그런 콘타노스 공작의 말에 크로이는 진심으로 고개 숙여 그에게 인사한 뒤 제 빨리 크라이스를 카리스 용병 길드의 본점으로 후송했다. 이런 그들의 모습을 보며 콘타노스 공작은 흐뭇한 미소를 지어보였고 그런 그의 행동에 크라노스 공작이 못마땅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자신에게 건방지게 대들던 크라이스가 큰 부상이 당한 것이 너무도 통쾌한 그였다. 또한 그대로 방치했다면 죽을 수도 있는 일이 아닌가? 자신의 적인 상대의 생명을 구해주다니? “네놈은 내가 한일이 못마땅하냐?” 콘타노스 공작에게 감히 항의 하지는 못하고 속으로만 꿍시렁 거리던 그였지만 크라노스 공작이었지만 그런 그의 마음을 콘타노스 공작이 모를 리가 없었다. “아니옵니다. 다면 몇 가지가 궁금할 뿐이지요. 어째서 친히 그의 상처를 치료해 주신 것이십니까? 상대는 저희의 적이옵니다. 만약 그대로 죽어버렸다면 저희에게 큰 득이 아니겠사옵니까?” 말은 아니라고 하지만 그의 말속에는 상대를 왜 살려 주었냐는 은근한 질책이 담겨있었다. “자네는 나에게 감사해야 하는 몸이네 내가 자네의 목숨을 살려준 것이나 다름없으니 말일세.” “예?” 갑작스러운 콘타노스 공작의 말에 크라노스 공작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게 무슨 뜻이란 말인가? 크라노스 공작의 어리둥절한 표정을 눈치 첸 듯 콘타노스 공작이 입을 열었다. “쯧쯧쯧 만약 그 상황에서 카리스 용병 길드의 마스터가 죽었다면 어떻게 되었겠나?” “그야 카리스 용병 길드가 힘을 잃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저희들에게 좋은 일이 아니겠습니까?” “이런 돌대리가 같은 놈을 봤나. 네놈은 머릿속에 도대체 뭐가 들어있는 게냐? 당연히 전쟁이 일어나겠지. 네놈 같으면 원수 같은 호라크 용병 길드 마스터의 손에 자신들의 마스터가 죽었는데 가만히 있겠느냐? 단순히 승부에서 지는 것이라면 길드의 명예가 떨어지는 것으로 마무리가 되지만. 마스터가 목숨을 잃는 다면 그 정도로 끝날 성싶으냐? 과연 분노한 카리스 용병 길드원들이 방금 전의 승부를 정정 당당하다고 인정하고 가만히 있을 거라고 믿느냐?” 콘타노스 공작의 말에 크라노스 공작은 꽤나 큰 충격을 받은 듯 했지만 그의 말을 모두 인정하기 싫은 듯 했다. “그, 그런.... 하지만 그렇다면 이번 기회에 카리스 용병 길드를 없애 버릴 수도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런 바보 같은 놈! 만약 두 용병 길드가 정면으로 충돌한다면 전쟁의 장소가 될 곳은 바로 이곳 라스페티 왕국이지! 더군다나 카리스 용병 길드에는 소드 마스터가 두 명이나 존재 한다. 또한 8 서클의 대마도사도 한명 이 전쟁에서 과연 누가 이길 것 같으냐? 또한 설령 제국의 원조로 전쟁에서 승리한다고 해도 그 피해가 적을 것 같으냐?” “.........” 콘타노스 공작의 반격에 크라노스 공작은 완전히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자신은 끝이었다. 그동안 마련한 자신의 기반이 있는 라스페티 왕국에서 전쟁이 일어난다면 가장 큰 피해자는 자신이 될 것이니까 말이다. “그리고 또한 상대편에게도 8 서클의 대마도사가 있다. 어차피 살수 있는 것이라면 우리 쪽에서 살려주고 생명의 은인을 자처하는 것이 낳지.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저들이 지금쯤 우리를 감사의 눈빛으로 바라보는 대신 당장이라도 잡아먹을 듯한 살벌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을 걸?” 콘타노스 공작의 말에 크라노스 공작은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물론 약간 과장된 김도 없지 않아 있었지만 충분히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도 했다. 또한 어차피 치료될 것이라면 자신들이 먼저 치유해 주고 은인 대접을 받자는 생각 역시 너무나도 좋은 생각임을 부정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과연 참으로 영명하신 콘타노스 공작 전하의 생각이십니다. 제가 어리석어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꾸짖어 주소서.” 콘타노스 공작의 크라노스 공작의 태도에 얼굴을 더욱 찌푸려 보일 뿐이었다. 상대는 진심으로 자신의 생각에 감탄했다기보다는 그저 자신에게 아부를 하고 있을 뿐이었다. “마법 대결만이 남은 셈인가?” “그렇지 정말 대단해 오길 잘했다니까?” “역시 세기의 대결이야 세기의 대결 그리고 그 붉은 머리카락을 가진 소드 마스터는 정말 대단했다고.” 사람들의 수군거림은 끝임 없이 이어졌다. 그들은 정말 평생에 한번 볼까 말까한 세기의 대결을 구경한 것이다. “장소를 이동하는 것이 좋겠군.” 크라이스를 안전하게 용병 길드로 후송하고 돌아온 다른 용병들을 바라보며 현성이 입을 열었다. 방금 전 벌어졌던 대결로 대결장은 이미 폐허가 된 후였고 마법사들의 대결을 위해서 미리 다른 경기장이 준비된 후였다. 8 서클의 대 마도사들의 격전이기에 대회장 주위에는 빽빽한 방어 마법진이 그려져 있었다. 비록 완벽하게 마법을 막지는 못하지만 만약의 사태가 발생했을 때 인명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게 만들어진 곳이 바로 이곳이었다. 또한 기본적으로 대규모 살상 마법은 금지되어있는 구조이기도 했다. 만약 방어 마법진이 설치되어 있는 이곳에서 광범위 마법을 사용한다면 그 안에 있는 사람도 무사하지 못할 태니까 말이다. “이제 내가 나설 차례인 것 같군 그래.” “공작 전하께서 첫 번째로 나서시겠다는 말씀이십니까? 하지만 만약 엘프족 8 서클 마스터가 다음 대전자로 나온다면 낭패가 아니옵니까?” “잊었는가? 우리는 다음 경기를 꼭 이겨야만 한다내 만약 첫 번째 상대로 8 서클 마스터 엘프가 나온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설령 그렇지 않다고 해도 이번 경기를 이겨야 다음 경기가 있는 것이네. 또 내가 나온다는데 같은 서클의 마법사로서 숨어있는 것도 예의가 아니지.” 콘타노스 공작의 말에 크라노스 공작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또한 다음 경기를 이겨야만 그 다음이 있는 것은 사실이니까 말이다. “다음 예정으로는 내가 나가도록하지.” “한스님이 말씀이십니까?” “그래.” 크로이는 현성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들은 한 경기만 이긴다면 승리하는 것 현성이 첫 번째 경기에 나간다면 필패가 분명 하지만 그것은 어차피 예정된 일이었다. 다만 그 상대가 8 서클 마스터인가 아니면 7 서클 마스터인가 하는 문제가 남아있지만 말이다. 제 10 장 카리스 용병 길드 “크라노스 공작의 마법 대결 첫 번째 대전자로 나온 콘타노스라고 하오 엘프족의 대마도사께서 이 늙은이를 상대해 주시겠소.” 콘타노스 공작의 말은 하나의 도발이었다. 자신이 당당하게 나왔으니 상대역시 당당하게 나오라는 무언의 압력인 것이다. 만약 이런 자신의 말에도 상대가 나오지 않는다면 그것은 자신을 두려워 한다는 뜻으로 표현 될 수도 있을 태니까 말이다. “죄송합니다만 그녀는 나오지 못할 것 같습니다. 이미 첫 번째 대전 자가 결정된 상황이라서 말입니다.” 그런 콘타노스 공작의 태도를 알아차린 것인지 현성이 나서서 그녀가 나올 수 없다는 사실을 말했다. “그게 누구인지 이 사람에게 가르쳐 주실 수 있겠소?” 자신의 말에 대답해온 사람이 현성인 것을 확인한 콘타노스 공작은 그의 말에 반 존대를 써서 대답했다. 사실 이것은 무척 이례적인 일이었다. 제국의 공작이 한낮 용병단의 하수인에게 반 존대를 하다니? 그것도 개차반 같은 성격으로 유명한 콘타노스 공작이 말이다. 하지만 그것에 대해서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방금 전 보여준 현성의 무위는 충분히 그러한 대접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을 갖추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바로 저입니다.” “...........” 현성의 대답에 무어라 입을 열어보려고 하던 콘타노스 공작의 몸이 굳어버렸다. 콘타노스 공작뿐만 아니라 그 현성의 대답을 들은 모든 사람들이 그 자리에서 얼어버린 것이다. “마, 마법을 사용할줄 아신다는 말씀이십니까?" “비록 실력은 낮은 수준이지만 그렇습니다.” 현성의 대답에 콘타노스 공작은 경악에 어린 표정을 지었다. 상대의 검술 솜씨를 알고 있는 그로서는 상대가 마법을 익혔다는 사실이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다, 아무리 기초적인 마법이라고 해도 그것을 익히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제 아무리 천재라고 해도 복잡한 마법 수식을 배우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상대는 소드 마스터 최상급을 능가하는 엄청난 실력을 가진 전사가 아닌가? 실력이 낮은 수준이라고 해도 마법사라는 이름을 갖기 위해서는 최소한 3 서클 이상의 실력을 가지고 있어야 했다. 비록 하급 마법이긴 하지만 소드 마스터급의 전사가 마법을 사용한다는 것은 결코 쉽게 관과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잊으셨는지 모르겠지만 이곳에서는 마법만을 사용하는 것이 규칙입니다, 알고 있으십니까?”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마법을 8 서클까지 익힌 마법사라는 것도 아시겠군요?” “그런 사실 역시 잘 알고 있습니다.” “저를 무시하시는 것입니까?” 가벼운 어투로 질문을 던지던 콘타노스 공작이지만 마지막 말에는 그의 마음속에 있는 분노의 기운이 가득히 느껴지고 있었다. 그가 이곳에 온 것도 엘프족의 8 서클 마스터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또한 소드 마스터와 8 서클 마스터는 서로가 대등한 존재라고 알려져 있다. 즉, 현성이 검을 사용해 자신과의 전투를 벌인다고 해도 손쉬운 승리를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전사와 마법사의 싸움은 근접전에서는 전사가 장거리에서는 마법사가 유리한 것이 정석. 하지만 이곳에서는 마법만을 사용할 수 있는 마법 대결장이다. 그런데 이런 대결장에 마법사로서 자신에게 도전을 하다니? 콘타노스 공작의 기분이 좋을 리가 없었다. “그렇다면 각오하시는 것이 좋을 겁니다.” 콘타노스 공작의 말에 현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와의 대련을 위해 대전장소로 이동했다. 사실 콘타노스 공작은 현성이 자신을 무시했다는 사실보다는 8 서클의 대 마도사 엘프와 싸워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사라졌다는 사실에 더 분노하고 있었다. 엘프족의 마법이 어떤 것인지 자세히 알아볼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놓치게 된 것이다. 또한 이번에 자신이 승리한다면 8 서클의 대마도사 엘프와의 접전은 자신의 제자에게 돌아갈 것이 아닌가? 스승도 알아보지 못한 타종족의 마법 세계를 자신의 제자가 먼저 알아볼 기회가 생기다니 이번일로 두고두고 자신이 제자에게 놀림을 받을 것이라는 불길한 예감이 불연 듯 떠오르는 콘타노스 공작이었다. “화이어 볼(Fire Ball)!” 콘타노스 공작은 3 서클 마법인 화이어 볼을 소환했다. 하지만 그가 소환한 마법은 화이어 볼이라고 보기에는 왜인지 무리가 있어 보이는 크기와 숫자였다. 어른의 머리통보다 최소한 두 세배는 더 커보이는 거대한 불덩어리 수 십 개가 콘타노스 공작의 말과 함께 허공에 소환된 것이다. “조심하시는 것이 좋을 겁니다. 그럼.” 거대한 크기의 화이어 볼 수 십 개를 시동어 만으로 소환한 콘타노스 공작은 8 서클 마스터의 힘을 보여주는 듯했다. 그렇게 소환된 화이어 볼들은 콘타노스 공작의 손짓과 함께 현성의 몸을 향해서 날아갔다. 현성이 다른 장소로 몸을 피하는 것을 봉쇄하려는 듯이 수 십 개의 화이어 볼들은 현성의 몸을 완전히 둘러싼 형태로 공격해 들어갔다. ‘이제 끝이겠군.’ 콘타노스 공작은 이제 경기장을 내려가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 콘타노스 공작은 이번 공격으로 인한 자신의 승리를 확신하고 있었다. 아무리 그가 소드 마스터라고 해도 지금 자신이 쏘아 보낸 화이어 볼들을 방어하기는 힘들 것이다. 전사인 현성의 빠른 몸놀림을 생각해서 도망칠 구멍도 남겨 놓지 않은 상태로 공격을 가했다. 방금 전 자신의 공격은 순수한 마법으로 방어한다면 최소한 6 서클 마스터 이상의 존재나 방어 할 수 있는 수준의 공격이었다. 그의 마법실력이 어느 정도 인지는 모르지만 6 서클 이상 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그가 수많은 화이어 볼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바로 마법 대신 소드 마스터로서의 자신의 능력을 활용하는 길 뿐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자신의 공격을 막는다면 현성은 마법 대결에서 마법이 아닌 다른 기술을 사용한 죄로 반칙패를 당할 것이고 자신의 승리는 확실해 지는 것이다. 그런 점을 노리고 공격한 것이 바로 화이어 볼이었다. 높은 공격력에 비해 많은 수를 소환하기도 쉬웠고 또한 너무 높은 수준의 마법을 사용한다면 무기도 없는 현성이 위험할 수도 있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화이어 볼. 현성의 실력으로 충분히 막아낼 수 있을 정도의 화력을 가진 화이어 볼을 대량으로 현성에게 쏘아 보낸 것이다. 수 십 개의 화이어 볼들이 단 한 장소만을 향해 날아가는 장면은 하나의 장관이었다. 마법을 보기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려운 일반 평민들에게 있어서 오늘의 마법 대전은 그들의 뇌리에 평생 남을 추억거리가 되어줄 것이다. “꽈과과과과광!!!”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수 십 개의 화이어 볼이 한 자리에서 폭발했다. 방어 마법진이 그래도 이름값을 하는지 아니면 콘타노스 공작의 배려인지 그 불똥이 경기장 밖으로 까지 세어나가는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이제 나의 승리겠군.” 자신의 승리를 확신한 콘타노스 공작은 이제 현성의 실격패를 외칠 준비만이 남았다고 생각했지만 모든 일이 콘타노스 공작의 생각대로 풀려나갈 리가 없지 않은가? “실겨어, 아니! 저, 저런 말도 안돼는....” 현성의 실격을 공포하려던 콘타노스 공작은 자신의 눈앞에 펼쳐져 있는 광경을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디펜스 배리어(Defense Barrier)! 그의 눈에 현성의 몸을 보호하고 있는 마법은 분명 7 서클 방어마법인 디펜스 배리어(Defense Barrier)가 분명했다. 마법으로 자신의 몸을 보호하다니? 더군다나 그는 현성의 몸 주변에서 아무런 마나의 유동도 느낀 적이 없었다. “이,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어떻게 된 일이라니요? 마법 대결에 마법을 사용한 것일 뿐이지요.” 현성의 태연한 대답에 콘타노스 공작은 그제 서야 무언가 이상한 점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자신은 8 서클 마스터의 경지에 오른 대 마도사다. 그러나 콘타노스 공작은 현성을 처음 보았을 때부터 그가 마법을 익혔다는 사실을 전혀 알아차릴 수 없었다. 또한 자신이 상대의 마법 서클조차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것은 확실히 무언가 문제가 있는 일이었다. “설마 7 서클 마법을 사용할 줄이야.....” 현성을 바라보며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한 눈빛을 보내던 콘타노스 공작은 이어지는 현성의 말에 바짝 긴장해야했다. “아주 멋진 공격이었습니다. 콘타노스 공작 전하 이제는 제가 공격할 차례인가요?” 방금 전과는 다르게 콘타노스 공작은 현성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느껴지는 강렬한 마나의 유동을 확실하게 느낄 수가 있었다. 현성의 주변을 유동하고 있는 마나의 양을 결코 얕볼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던 것이다. “파이어 익스플로젼(Fire Explosion)!” “데스트럭션(Destruction)!” 현성의 연속적인 외침과 함께 두 개의 고 서클 마법이 콘타노스 공작의 몸을 덮쳐오기 시작했다. “모든 힘을 무로 돌릴 지어다! 디스펠 매직(Disple Magic)!!!” 현성의 공격이 시작되자마자 콘타노스 공작이 외친 마법은 바로 디스펠이었다. 모든 마법을 무효화 시키는 이 주문은 단 한 가지 이유로 그 위력이 뒤바뀐다. 바로 그 마법을 사용하는데 소모된 마나의 양! 기본적으로 상당히 많은 양의 마나를 소모하는 디스펠이지만 그 효과만은 탁월했다. 현성의 공격이 콘타노스 공작의 몸에 닫기도 전에 다시 무로 화한 것이다. “더블 스펠이라니!!” 콘타노스 공작은 현성의 공격을 막아내자마자 경악스러운 외침을 토해냈다. 긴 주문도 외우지 않고 간단한 시동어만을 사용하며 별다른 시간차 없이 두 가지 마법을 동시에 사용하는 기술의 이름이 바로 더블 스펠이다. 마법사의 단점인 근접 공격을 보호해 줌과 동시에 한번에 두 가지 마법을 펼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 마법 기술이 바로 더블 스펠이었다. 그렇지만 그와 동시에 엄청난 단점을 가지고 있는 마법이기도 했다. 바로 마나와 정신력의 소모가 엄청나다는 것. 또한 마법 공식을 완벽하게 암기하고 있어야 한다는 조건 또한 전재로 붙는 문제였다. 그러한 이유로 콘타노스 공작이 사용할 수 있는 더블 스펠의 한계는 3 서클 마법 정도였다. 그런데 현성이 그의 앞에서 6 서클의 고위 마법을 더블 스펠을 이용해 사용한 것이다. “서, 설마....” 콘타노스 공작은 자신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한 가지 말도 안 되는 상상을 좀처럼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생각이 자신의 머릿속을 지배해가고 있었고 콘타노스 공작은 자신의 의문을 해결해야할 의무감에 휩싸였다. “이것을 한번 받아 보시오!” 콘타노스 공작의 몸 주변으로 엄청난 양의 마나가 유동하기 시작했고 그와 함께 그의 몸에서 강렬한 마나의 소용돌이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콘타노스 공작의 몸을 감싸고 있는 하늘색 로브가 하늘 높이 펄럭이기 시작했고 강렬한 마나의 흐름이 대지를 가르고 대기를 진동시키며 그 강대한 힘을 분출하기 시작했다. “대기를 지배하는 강대한 마나의 흐름이여 여기 그 흐름의 일부에 불과한 미천한 존재가 그 힘을 빌리기 원합니다. 부디 당신의 강대한 힘을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빌려주소서. 웨이트 그래버티(Weight Gravity)” 거대한 마나의 유동과 함께 기나긴 주문을 외운 콘타노스 공작은 마지막으로 그 시동어를 말하는 것으로 자신의 몸에 존재하던 모든 마나를 소모시켰다. 8 서클 최 상위 마법 웨이트 그래버티(Weight Gravity) 콘타노스 공작은 방금 시전한 마법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마나를 깡그리 쏟아 부은 상태였다. 콘타노스 공작이 마법의 시동을 외침과 함께 거대한 경기장에 마치 지진이라도 난 것 같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대기가 진동하고 땅이 흔들렸다. 마치 커다란 힘이 모든 것을 끌어당기는 것처럼 현성 주변의 모든 물질이 땅으로 가라앉기 시작했다. 관중들을 위해 높게 지어 놓았던 경기장은 그 흔적도 남기지 못하고 으스러져 바닥으로 사라졌고 그 주변에서는 나무며 돌이며 할 것 없이 모두 강력한 힘을 눌린 것 같이 바닥으로 떨어짐과 동시에 으스러졌다. 중력 증강 마법 중 최강을 자랑하는 웨이트 그래버티(Weight Gravity)의 힘은 엄청났다. 특히 콘타노스 공작의 모든 마나를 소모해 가며 시전한 이 마법에는 아무것도 버티지 못했다. 콘타노스 공작이 시전한 웨이트 그래버티(Weight Gravity)안에 있는 모든 생명체들은 그 생을 마감해야했다. 갑작스럽게 수 백 배로 증가한 중력은 사람의 내장을 파열시키고 결국에는 모든 육체가 잘 짓이긴 고깃덩어리로 변하게 만들었다. 제 10 장 카리스 용병 길드 방금 전까지만 해도 두 마법사의 마법 대결에 환호하던 군중들은 비명을 지르며 제 빨리 경기장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치기 시작했다. 방금 전까지 평화롭기만 하던 트리플 광장은 곧이어 엄청난 아수라장으로 탈바꿈했다. 8 서클 마스터인 콘타노스 공작이 자신의 모든 마나를 모아 시전한 웨이트 그래버티(Weight Gravity)의 위력은 평소에 비해서 엄청나게 증가해있는 상태였다. 두 사람의 대결을 가까이서 구경하던 군중들의 상당수가 목숨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마법 시전 규모 안에 있었던 군중들은 단 한명도 살아남지 못했고 그나마 마법 범위에 속하지 않았기에 살아남은 사람들도 상황이 그리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갑작스럽게 늘어난 중력은 그 주변에까지 엄청난 피해를 입혔으니까 말이다. 아마도 죽은 자들은 그 시신조차도 쉽게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이미 잘 으스러진 한점의 고깃덩어리로 변해 있는 사람들의 신원을 일일이 구분해 내기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닐 테니까 말이다. “콘타노스 공작 전하께서 도대체 무슨 짓을!!” 마법의 여파로 피해를 입은 것은 군중들만이 아니었다. 카리스 용병 길드측과 크라노스 공작측 가릴 것 없이 마법의 여파가 퍼졌던 것이다. “저, 사람 미친 것 아냐?” “미친 사람이 확실하다 만약 이 자리에 아이리스양이 없었다면 우리도 아마 저 꼴이 되어있었을걸?” 제크와 엘미스의 대화 속에는 살아남았다는 안도감과 죽어버린 영혼들에 대한 애도의 마음이 강하게 느껴졌다. 군중들에 비해서 카리스 용병 길드측 크라노스 공작측의 인명 피해는 없었다. 카리스 용병 길드에서는 아이리스가 그리고 크라노스 공작측에서는 타리모스 후작이 나서서 그들을 보호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스님은 괜찮으신 거야? 그 마법을 정통으로 맞으셨잖아?” 자신들의 안위를 챙기느라 현성의 몸 상태를 보지 못했던 용병들의 시선은 재빨리 대결장 아니, 대결장이 있었던 곳으로 향했다. 집중되지 않은 마법의 힘에 대규모의 인명이 살상된 상황이라면 그 중심에 있었던 사람이 무사할 리가 없지 않은가? 집중된 마나로 인해서 아마 현성이 있던 자리는 주위의 수 십 수 백 배 이상의 중력이 더 가해졌을 것이니 말이다. “무사하시다!!” “정말이잖아 무사하셔 하하하.” “내가 그럴 줄 알았다니까!!” 현성의 무사한 모습을 확인한 용병들은 기쁨의 함성을 질렀다. 하지만 한사람은 기쁨의 함성 대신 경악 어린 비명을 질러야 했다. “8 서클 최 상위 마법 프로텍트 프롬 매직(Protect From Magic)!!! 내 평생 이런 기적을 목격할 수 있을 줄이야!!!” “쉬로스 그게 무슨 말이에요?” 기쁨의 함성을 지르며 즐거워하던 용병들은 쉬로스의 외침에 그 뜻이 궁금한 듯 쉬로스에게 그런 말을 한 이유를 물었다. “지금 너희들의 눈으로 보고 않았느냐? 전설의 마법인 프로텍트 프롬 매직(Protect From Magic)을 말이다.” 쉬로스의 말에 용병들은 현성의 몸을 둘러싸고 있는 조그마한 구 모양의 반투명한 보호막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전설의 마법이라니? “저거 8 서클 마법이라고 하셨잖아요? 그런데 무슨?” “제크 너는 모르겠지만 같은 서클이라고 해도 엄연한 실력 차이가 존재한단다. 대표적인 것이 익스퍼트급과 마스터급이지 하지만 8 서클부터는 마스터 위에 새로운 경지가 하나 더 존재한단다. 바로 로드라고 불리우는 경지지.” “로드라고요?” 제크의 어리둥절한 반응에 쉬로스는 그들이 이해하기 쉽게 마법의 경지를 설명해 주었다. “기본적으로 마법은 서클로 구분된다. 그리고 그 이상은 언령이나 용언 마법이 존재하지 또한 서클은 익스퍼트급과 마스터로 나뉘어 진다. 하지만 8 서클은 익스퍼트급, 마스터급, 로드급 이렇게 3단계로 나누어져있단다.” “왜요?” “인간의 육체에 한계 덕분에 인간이 9 서클의 경지에 오르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 정설이다. 몇 천 년 전에 존재하는 문헌에는 9 서클의 경지에 오른 인간의 이야기가 나오기도 하지만 그야말로 옛날이야기지. 그래서 등장한 것이 바로 로드급이다. 8 서클 마스터와 9 서클의 경계에 있는 존재이지. 비록 육체의 한계로 9 서클의 경지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8 서클을 능가하는 힘을 가진 대 마도사.” “그럼 한스님이 그 로드급이라는 경지의 마법사라는 말씀이세요?” 제크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쉬로스의 모습에 다른 용병들은 현성을 경악성이 어린 눈초리로 바라보았다. 최강의 검사와 최강의 마법사!!! 그들의 눈에 비친 현성의 모습은 인간의 한계를 초월한 초인같이 느껴졌다. 겨우 20대 초반의 나이로 그런 경지를 이루다니 쉽게 믿을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정말 로드급의 마법사가 존재했다는 말인가? 마법사 길드의 3대 현자가 모두 모여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절대 방어 마법을 저리도 손쉽게 소환해 내다니.....” 콘타노스 공작은 자신의 눈앞에 있는 젊은 청년의 모습을 믿을 수가 없었다. 콘타노스 공작은 자신의 눈앞에 있는 상대가 8 서클의 대 마도사를 능가하는 경지인 로드급의 실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해했다. 하지만 콘타노스 공작은 현성이 9 서클 마스터의 경지에 이르렀다고는 짐작조차 하지 않았다. 9 서클 그것은 인간들에게 있어서 전설적인 신화에서나 등장하는 경지였다. 오랜 세월 마법을 익힌 콘타노스 공작은 인간이 9 서클의 경지에 오를 수 없다고 굳게 믿고 있는 사람 중 하나였다. 그런 그가 현성을 9 서클 마스터로 생각할리가 없었다. ‘내가 이 무슨 어리석은 짓을 한 것인가?’ 콘타노스 공작은 자신의 눈앞에 펼쳐진 지옥도를 만들어낸 사람이 자신이라는 사실에 엄청난 죄책감을 느꼈다. 그가 귀족이기는 하지만 본래는 그도 평민이었다. 마법사들의 경우에는 그 작위가 후손에게 상속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일반적으로 마법사들은 결혼을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설사 후손을 남긴다고 해도 대부분 귀족이라는 이름만이 남을 뿐이다. 전체 인구의 2% 정도 밖에 되지 않는 귀족들 중에서 마법에 대한 뛰어난 육체적 재능과 마법 공식 처리 능력을 가진 사람이 나올 확률은 거의 0%에 가까웠다. 거의 대부분의 마법사들은 평민 출신으로 그 재능을 인정받아 마법사들의 제자로 들어가 그 뒤를 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콘타노스 공작도 마찬가지였다. 전대 라이오니 제국의 궁중수석 마법사의 눈에 띠여 그의 제자가 되기 전까지 그는 방금 자신이 죽인 사람들과 같은 평민이었다. 평소 예의와는 담을 쌓고 지내며 일반 귀족과 다른 괴팍한 성격으로 유명한 것도 과거 평민이었던 시절의 버릇을 버리고 싶지 않았기에 가능한 모습이었다. ‘내가 너무도 어리석은 짓을 했구나.....’ 자신의 개인적의 욕심에 희생된 사람들의 수는 수 천 명에 달했다. 자신이 평생을 꿈꿔오던 경지를 다른 이가 이루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는 너무도 흥분해있었던 상태였고 머릿속에는 오직 그 사실을 확인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기에 이런 엄청난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내 후회한다고 해도 죽은 자가 살아 돌아올 수는 없는 일이거늘....’ 제 10 장 카리스 용병 길드 이미 사건을 벌어진 후였고 자신이 후회한다고 해도 죽은 사람이 살아서 돌아올 수는 없는 일이었다. 주변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관중들의 시선에게 공포와 증오심이 느껴졌다. 방금 전 까지는 자신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환호했던 군중들이지만 지금은 자신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공포에 어린 눈동자로 바라보고 있었다. 방금 전까지 자신에게 감사하다며 고개를 숙이며 인사하던 용병들 역시 자신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결코 곱지 않았다. “상당히 강력한 공격 마법이었습니다. 설마 이정도 위력일 줄은 몰랐는데 말입니다. 대결장은 없어졌지만 대결은 계속하는 것이 좋겠죠? 승부는 내야하니까 말입니다.” “승부는 낼 필요도 없소 내가졌으니 말이오.” 콘타노스 공작은 순순히 자신의 패배를 인정했다. 모든 마나가 고갈된 자신에 비해서 상대는 아직도 멀쩡해 보였다. 이대로는 더 이상 대결을 계속한다면 그 승부는 이미 결정된 일이나 다름이 없었을 것이다. 콘타노스 공작은 자신이 현성에게 패배했다는 사실에 대해서 아무런 관심도 없는 듯했다. 다만 방금 전 자신의 손에 의해 죽음을 맞은 사람들에 대한 죄송함이 있을 따름이었다. “지, 지다니....” 크라노스 공작은 콘타노스 공작의 패배 시인에 큰 충격을 받은 듯 했다. 그에게 있어서는 방금 전 죽은 수 천 명의 백성들보다 이던 대결에서 자신이 패배했다는 사실이 더 충격적인 듯 했다. “저놈이 죽였다. 저놈이 죽였어.” 조용하던 적막감 한 가운데 짓이겨진 시신을 부여잡은 한 청년이 콘타노스 공작을 노려보며 소리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너무도 큰 충격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고 그 후에는 수 천 명의 사람을 몰살시킨 대 마도사에 대한 공포에 움직이지 못했다. 하지만 한줌의 고깃덩어리로 변한 가족들의 시신을 보는 순간 그들의 눈은 자신의 가족을 살해한 원수에 대한 증오심으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이런 살인마!!!” “죽은 내 아내를 살려내라!!!” “무슨 짓을 한거냐 이 미치광이 마법사야!!!” 그들의 머릿속에는 상대가 8 서클의 대 마도사라는 사실도 그리고 라이노스 대륙 최강국인 라이오니 제국의 공작이라는 사실도 남아있지 않았다. 그들에게 있어서 콘타노스 공작은 그저 자신의 사랑하는 가족을 죽인 원수일 따름이었다. 한편 군중들이 콘타노스 공작을 욕하며 저주하는 것을 본 크라노스 공작은 아차 하는 마음이 들었다. 자신이 대결에서 패배한 것을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그가 콘타노스 공작이나 사토스티 왕세자를 추궁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었다. 더군다나 이번 대련의 패배로 인해서 카리스 용병 길드의 세력이 더 강해질 것이고 그런 자신에게 강한 힘이 되어줄 것은 바로 라이오니 제국이다. 그런데 그런 제국의 최고위 귀족인 공작이 평민들에게 모욕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그에게는 방금 죽은 수 천 명의 백성들에 고통보다 이번 일에 대한 콘타노스 공작의 추궁과 앞으로의 원조에 대한 걱정이 더 강했다. 더욱더 심각해지는 상황에 크라노스 공작은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네놈들이 감히 무슨 짓을 하는 게냐? 모두 죽고 싶은 것이냐? 이분은 콘타노스 공작 전하시다. 네놈들 같은 무지렁이 수 천 명의 목숨보다 존귀하고 위대하신 분이시다.” 콘타노스 공작을 향해 온갖 욕설을 퍼부어 대며 그를 저주하던 관중들은 갑작스럽게 들려온 크라노스 공작의 외침에 분노했다. 그의 말은 마치 귀족이라면 자신들 같은 평민 수 천 명을 죽여도 된다는 말처럼 들렸고 방금 전 눈앞에서 사랑하는 혈육과 친구를 잃은 군중들은 흥분하기 시작했다. “이, 라이오니 제국의 앞잡이 놈!!!” “네놈이 그러고도 라스페티 왕국의 공작이라고 칭할 수 있느냐!!!” “더러운 제국의 개 네놈 같은 앞잡이 놈 때문에 우리들이 어떤 고통을 당했는지 아느냐!!!” 성난 군중들은 크라노스 공작을 향해서 평소라면 꿈도 꾸지 못할 욕을 서슴없이 퍼부었다. 그 욕을 고스란히 듣고 있던 크라노스 공작은 분노에 찬 일갈을 내질렀다. “네놈들이 정녕 죽고 싶은 것이로구나!!” 그가 언제 평소 벌레만도 못하게 생각했던 평민들에게 이런 모욕을 당해 보았겠는가? 그는 만일을 대비해서 준비해 놓았던 자신의 군대를 불러들였다. 본래 그들을 데리고 온 목적은 카리스 용병 길드에게 압박감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였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진정으로 군대가 동원될 사태가 일어난 것이다. 성난 군중들은 철갑으로 무장한 체 자신들의 앞으로 가로막는 수 천 명의 병사들을 보며 현실에 대한 감각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크라노스 공작의 군사들은 대련 장에서 멀리 떨어져 자리하고 있었던 탓에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은 상태였다. 또한 자신들은 귀족을 모욕한 죄로 사형당할 수도 있는 처지가 된 것이다. 분노로 인해 흐려진 감각은 자신들의 앞을 가로막고 있는 병사들 덕분에 다시 되돌아온 상태였다. “모두 죽여라!!! 감히 라이오니 제국의 공작이신 콘타노스 공작 전하에게 욕설을 퍼붓다니 모두 죽여 버려라!!!” 크라노스 공작은 자신의 병사들에게 자신을 모욕한 군중들을 죽이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로서는 자신을 모욕하고 자신의 영원한 우방인 라이오니 제국의 공작을 욕한 군중들을 살려둘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크라노스 공작은 얼마안가 자신의 말을 후회해야만 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공포에 질려있던 군중들의 얼굴이 크라노스 공작의 말에 당장이라도 덤벼들 듯한 사나운 표정으로 변해 있던 것이다. 그대로 있었다면 공포에 질린 군중들이 달아났을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크라노스 공작의 발언은 그들의 가슴속에 있는 꺼져있던 불길을 다시 짚이는 역할을 했다. 또한 크라노스 공작의 병사들은 겨우 이천 명을 조금 넘기는데 비해서 군중들의 수는 최소한 3만에서 4만 명에 달했다. 제 아무리 강력한 무기와 갑옷으로 무장했다고 해도 엄청난 수의 군중들을 막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성난 군중들은 자신의 앞을 가로 막는 병사들을 쓰러트리고 복수의 대상인 두 명의 공작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모두 멈추시오!!! 그렇지 않으면 나도 어쩔 수 없이 공격할 수밖에 없소!!!” 병사들을 쓰러트리며 공작을 향해 돌격해 나가던 군중들은 갑작스럽게 울려 퍼진 목소리와 하늘을 가득 뒤덮고 있는 불덩이 때문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타리모스 후작이었다. 수 십 수 백 개가 넘는 엄청난 숫자의 불덩어리들을 소환한 타리모스 후작의 말은 군중들의 뇌리에 다시금 죽음이라는 공포를 되새겨 주시 시작했다. 또한 방금 전 마법으로 인한 대규모 학살을 지켜본 그들에게 마법에 대한 공포는 엄청나게 클 수밖에 없었다. 타리모스 후작의 위협에 성난 군중들은 하나 둘 뒷걸음질치기 시작했고 결국에는 모두 자리에서 사라져갔다. 달아나는 군중들을 쫒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군중들의 습격을 당한 병사들 군중들을 쫒지 못했고 타리모스 후작 또한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정말 대단 하십니다. 타리모스 후작 각하 그런데 왜 그 버릇없는 놈들을 살려두신 것이옵니까?” 타리모스 후작의 마법실력을 칭찬하는 동시에 달아나는 군중들을 왜 공격하지 않았냐는 크라노스 공작의 말에 타리모스 후작은 기가 막혔다. 그 역시 지금은 후작의 위를 가지고 있지만 과거에는 평민이었다. 그러한 이유가 아니다 하더라도 자신의 백성을 스스로 공격하는 군주가 있다니? ************************************************************************************* 타이핑 者 : [KOR]TheYtsejaM (당나귀 호환 P2P 프루나) 프루나에서 제가 타이핑한 소설들과 그 외 제가 모은 소설들을 공유했습니다. 검색어 : [KOR]TheYtsejaM 또는 TheYtsejaM 로 검색하시면 제가 공유한 파일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소유자가 1이라도 관계없습니다. 저는 항상 접속해 있으니까요. 제가 접속해 있지 않을 때는(파일이 안 받아지고 있을 때는) 제가 집에 없거나 파일 받기 대기 중일 겁니다. 기다리시면 하루 안에 반드시 받으실 수 있으실 겁니다. 무협도 엄청나게 많이(약 1기가 정도) 텍스트파일로 가지고 있는데 너무 파일이 많아서 그거 다 편집하려니 짜증나서 일단은 판타지만 공유중입니다. 무협도 필요하시면 프루나에서 메시지 전송 기능으로 쪽지 보내십시오. ************************************************************************************* 제 10 장 카리스 용병 길드 그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었다. 크라노스 공작을 한심하다는 듯한 눈초리로 바라본 타리모스 후작은 재빨리 자신의 스승에게로 다가갔다. 평소 괴팍하고 모난 성격으로 유명한 자신의 스승이지만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달리 유난히 마음이 여린 사람이기도 했다. “스승님 괜찮으십니까?” 타리모스 후작이 콘타노스 공작에게 달려가 그 안위를 묻자 크라노스 공작도 그 뒤를 따라 콘타노스 공작의 안위를 물었다. “콘타노스 공작 전하 괜찮으십니까?” 겉으로 보면 똑같은 말이었지만 그 말속에 내포하고 있는 뜻은 너무도 달랐다. 타리모스 후작은 자신이 아무 죄도 없는 백성들을 죽였다는 사실에 대한 위로였고, 크라노스 공작은 방금 전 백성들의 폭동에 놀라지 않았냐는 뜻의 위로였다. “저 버릇없는 무지렁이들 때문에 얼마나 상심이 크시옵니까? 이제는 심려를 놓으소서.” “스승님 제가 모시겠습니다.” “후작 각하 저의 저택으로 가시지오.” “아니오. 우리는 이대로 본국으로 돌아가겠소. 콘타노스 공작 전하께서는 마법사 길드의 도움을 받아 이동하실 터이니 상관하지 마시오.” 타리모스 후작은 더 이상 크라노스 공작을 상대할 이유를 찾을 수가 없었기에 그에 말에 냉정하게 대구한 후 마법을 이용해 자리에서 사라졌다. 갑자기 사라져버린 콘타노스 공작과 타리모스 후작 때문에 정신이 없던 크라노스 공작은 사토스티 왕세자를 향해 눈을 돌렸지만 그 역시 냉담한 반응을 보이기는 마찬가지였다. “우리 역시 본국으로 돌아가겠소. 호위는 필요 없소 콘타노스 공작 전하와 함께 이동할 태니까 말이오. 그럼.” 자신의 수행원들과 함께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리를 뜨는 사토스티 왕세자를 바라보며 크라노스 공작은 이를 갈았다. 그들 덕분에 자신이 카리스 용병 길드와의 대전에서 패배하지 않았는가? 그래도 그들의 신분을 생각해 잘 대접해 주었건만 어찌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 그가 처음 콘타노스 공작과 크로노스 공국에 사신을 보낼 때는 대전에 대한 걱정도 있었지만 라이오니 제국의 최고위 권력자들과 더욱더 친근한 관계를 만들 수 있다는 기대감 또한 적지 않게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두 가지 목적 모두가 물거품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는 그 책임을 방금 전 일어났었던 백성들의 폭동으로 돌렸다. 백성들의 폭동에 의해 기분이 상한 두 권력자가 자리를 떠났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나마 유일하게 기대를 걸어보던 호라크 용병 길드의 마스터인 다로트 역시 어느 사이엔가 자리를 뜬 후였다. “우리도 이만 가는 것이 좋겠군. 이번 대전은 우리의 승리로 끝났소. 공작.” 현성은 망연자실해 있는 크라노스 공작에게 말 한 마디를 남긴 채 카리스 용병 길드 소속의 용병들을 데리고 자리를 떴다. 결국 그 자리에 남아있는 사람은 크라노스 공작과 그 수하들뿐이었다. 크라노스 공작은 자신의 저택으로 들어가자마자 자신에게 불경한 언동을 한 관중들을 잡아들이겠다고 결심했다. “정말 어리석은 인물이었습니다. 사토스티 왕세자 전하.” “내 생각도 그렇소. 트리플 경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자를 라스페티 왕국의 책임자로 임명하셨는지. 황제 폐하의 진위를 모르겠소.” “아마도 황제 폐하께서 그 인물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신 듯 하옵니다.” “공국으로 돌아간다면 오늘 있었던 일은 내 아버님께 말씀드려 저 어리석은 공작을 퇴출시켜 달라고 황제 폐하께 주청을 드릴 것이오.” 사토스티 왕세자는 콘타노스 공작이 사라진 마법사 길드를 향해 이동하면서 크라노스 공작을 퇴출시킬 결심을 했다. 비록 라이오니 제국이 라스페티 왕국을 지배하고 있긴 하지만 완전한 식민지화를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강제적으로 라스페티 왕국을 점령하긴 했지만 백성들을 힘으로 짓누를 생각은 없었다. 아무리 강한 힘으로 짓누른다고 해도 언젠가는 폭발하기 마련 그 때문에 라이오니 제국 인이 아닌, 라스페티 인이 라스페티 왕국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현 라이오니 제국 황제의 꿈은 대륙 통일이다. 하지만 라이오니 제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를 식민지화 할 생각은 없었다. 물론 민족이 다르고 풍습이 다르기에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그들을 라이오니 제국의 백성으로 귀화 시킬 생각이다. 그런 이유로 힘으로 백성들을 억압하기 보다는 같은 라스페티 인의 지배를 받게 하고 되도록이면 제국의 백성들과 비슷한 대우를 해주기로 한 것이다. 물론 완벽히 똑같은 대우를 해줄 수는 없지만 본래 제국 인이 1등 시민이라면, 정복된 국가의 백성들은 2등 시민 정도의 대우를 해줄 생각이었다. 그런 전초전으로 삼은 것이 라스페티 왕국이었지만 크라노스 공작은 그런 자신들의 계획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크라노스 공작이 실력자로 부임한 뒤 라스페티 왕국에서 올라오는 공물이 상당히 많이 증가했지만 그렇게 큰 신경을 쓰지는 않았다. 책임자의 과잉 충성으로 가끔씩 그런 경우가 있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오늘 라스페티 왕국에 와서 라스페티 왕국의 백성들이 제국과 크라노스 공작을 얼마나 증오하는 알 수 있게 되었다. 본래 존재하던 라스페티 왕국 백성들의 불만을 모르고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건 생각보다 더했다. 백성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같은 라스페티 왕국 인을 지배자로 새웠건만 오히려 더 큰 반발만 불러온 것이다. 방금 전 목격했던 공작의 행동은 일반 백성들은 정말 하찮은 벌레로 취급했다. 모든 나라는 백성이 있어야 존재하는 법이고 민심을 잃으면 그 나라가 망하는 법이다. 그것을 막고자 크라노스 공작을 자신들의 대리인으로 새운 것이건만 이건 아무리 봐도 사람을 잘못 고른 것 같았다. 더 큰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니 말이다. 백성들을 귀족들에게 충성하고 지배를 받는다. 또한 귀족은 그런 백성들을 보호해 줄 의무가 있다. 하지만 방금 본 크라노스 공작의 행동은 자신의 권리만을 남용하고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사토스티 왕세자는 하루라도 빨리 저 어리석은 공작을 실각 시켜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렇지 않다면 라이오니 제국의 황제가 생각하는 세계 정복의 이상이 무너질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당장 병사들을 소집해라!! 내 당장 나를 모욕한 저 천한 것들을 쓸어버릴 것이다.” “공작 전하 노여움을 거두소서.”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 같은 표정으로 불같이 화를 내고 있는 크라노스 공작 때문에 고생하는 것은 바로 그의 가신들이었다. 자신의 저택으로 돌아온 크라노스 공작은 며칠 뒤 자신의 수하들을 불러들였다. 그리고 그가 꺼낸 말에 그의 수하들이 놀라 까무러칠 정도였다. 자신을 모욕한 군중들을 모조리 죽여 버리겠다는 공작의 말을 들은 그들은 아연질색 할 수밖에 없었다. “나를 모욕한 그 천한 놈들을 어떻게 용서하라는 말이냐!!! 더군다나 콘타노스 공작 전하까지도 욕하지 않았느냐? 이번 일로 그분이 진노하시면 그 불똥이 나에게 튈 것이란 말이다.” 불같이 화를 내며 방방 뛰는 크라노스 공작을 바라보며 그의 가신들은 머리를 부여잡고 고개를 가로 저였다. 크라노스 공작의 말은 전혀 실현 가능성이 없는 말이었다. 물론 폭동을 반란으로 밀어붙여 참수한다면 가능할지도 모르지만, 만약 정말 크라노스 공작의 말대로 백성들을 참수한다면 대 반란이 일어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어째든 일의 시작은 콘타노스 공작의 마법에 수 천 명의 백성들이 때죽음을 당한 것이니까 말이다. 지금은 폭동을 일으킨 백성들을 처벌할 때가 아니라 콘타노스 공작에 의해 때죽음을 당한 백성들의 분노를 달래줄 때였다. “하오나 공작 전하 누군지 그 신원도 확실하지 않은 죄인들을 어떻게 모두 잡아들인다는 말씀이십니까?” “그렇사옵니다. 불가능한 일이옵니다. 그보다는 이번 사고로 사망한 군중들의 유가족들에 대해 약간이나마 보상을.....” “보상이라니!!! 그런 천한 것들이 조금 죽었기로서니 보상을 하라니!!!” 꽉 막혀 있는 공작의 태도에 그 수하들을 죽을 지경이었다. 대전에서 승리한 후 카리스 용병 길드의 숨겨진 세력들이 대규모로 라스페티 왕국으로 진입한 상태였고 백성들을 학살한 제국과 현 정부 보다는 그들과 맞서 싸운 카리스 용병 길드를 지지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정말 대규모 반란이 일어나 왕조가 바뀔 수도 있는 것이다. 또한 새롭게 등장한 한스라는 이름의 정체불명의 사내에 대한 라스페티 왕국 국민들의 지지도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상승하고 있는 추세였다. 모든 전사들의 영웅인 소드 마스터이자 마법사들의 우상인 8 서클 로드의 마법 실력으로 알려진 그를 영웅시 하는 백성들의 숫자가 점점 늘어가고 있는 것이다. 백성들이 그를 지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그가 제국의 소드 마스터인 사토스티 왕세자와 대마도사인 콘타노스 공작을 쓰러트린 인물이기 때문이었다. 사악한 제국의 손아귀에서 라스페티 왕국을 구원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그뿐이라는 소문이 은밀하면서도 빠른 속도로 전 라스페티 왕국에 퍼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또한 진실의 종족인 엘프들을 데리고 다니며 그 엘프들 중 하나가 카리스 용병 길드의 지배자 중 하나인 칸의 칭호를 받았다는 사실에 백성들은 혹시 그동안 사악한 제국에 맞서 싸운 카리스 용병 길드를 뒤에서 암묵적으로 지배하던 사람이 한스라는 젊은 청년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조심스레 내어 놓기 시작했다. 일간에는 그가 인간이 아닌 쿼터 엘프라는 의견도 소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는 실정이었다. 엘프들과 함께 다니며 인간이라고는 믿기 힘든 아름다운 외모와 검과 마법을 모두 통달하고 있는 그가 엘프의 피를 이어받은 인간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생겨난 것이다. 그 소문의 진위야 어찌 되었든 당장 큰 문제가 생긴 것은 분명한 일이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온 백성들의 마음이 카리스 용병 길드와 한스라는 정체불명의 미청년에게로 쏠릴 판이 었니까 말이다. 지금이라도 떠나가는 백성들의 마음을 붙잡아야 하건만 크라노스 공작은 그 백성들을 죽이겠다고 길이길이 날뛰고 있는 것이다. 당장 그들이 해야 할 일은 콘타노스 공작이 벌인 대규모 학살을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그 유가족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해주며 빠른 속도로 그 활동 규모를 넓혀가는 카리스 용병 길드를 저지하는 일이었다. 콘타노스 공작의 대규모 학살극에 떠나간 백성들의 마음을 어떻게든지 다시 되잡아 와야 하는 것이다. “공작 전하 하오나 그 일은 어디까지나 콘타노스 공작 전하의 잘못,” “시끄럽소!!! 그런 천한 것들이 좀 죽었다고 감히 대 라이오니 제국의 공작 전하를 능멸하는 것이오!!!” “그, 그런 것이 아니오라.....” “그렇다면 지금 당장 그때 대결장에 있었던 사람들을 수소문해서라도 찾아오시오. 그까짓 놈들이 아무리 날뛴다고 해도 강력한 제국의 힘 앞에서는 고양이 앞에 쥐새끼일 따름이오.” 크라노스 공작의 말에 그 수하들은 자신이 모시는 주군의 마음을 알아차릴 수가 있었다. 그는 지금 당장 이러날 반란은 제국의 힘을 빌어서 잠재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크라노스 공작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이번 사건으로 콘타노스 공작이 진노해 자신이 실각되는 일이 일어날까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 당시 콘타노스 공작을 모욕한 백성들을 잡아다 자신이 직접 벌을 주려는 것이다. 물론 그것은 어디까지나 크라노스 공작의 착각이었다. 콘타노스 공작이 훗날 분노한다면 그것은 자신을 모욕한 백성들 때문이 아닌 백성들을 벌레같이 생각한 크라노스 공작의 태도에 대한 분노일 것이다. “내말을 알아들었으면 당장 그들을 수소문해 잡아들이시오.” 크라노스 공작의 말에 그 수하들은 따를 수밖에 없었다. 만약 대규모 반란이 일어나기라도 한다면 그들이 기댈 곳은 이제 라이오니 제국뿐이었다. “마스터, 큰일 났습니다.” 카리스 용병 길드의 마스터인 크라이스는 큰일이라며 자신의 방으로 뛰어 들어오는 크로이를 바라보며 또 무슨 일이 터진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대결이 벌어진지 며칠 밖에 흐르지 않았지만 그간 용병 길드에서는 엄청난 변화가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변화는 그간 잠들어있던 전 라스페티 왕국의 세력들이 대대적으로 수면위로 떠오른 것이다. 라스페티 왕국의 백성들은 카리스 용병 길드를 지지했고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카리스 용병 길드의 위신은 대외적으로 엄청나게 상승한 상태였다. 제 10 장 카리스 용병 길드 호라크 용병 길드의 마스터인 다로트와의 접전에서 큰 부상을 입은 뒤 정신을 잃은 그에게는 놀라운 소식이 연신 들려왔다. 자신을 치료해 준 사람이 콘타노스 공작이라는 사실과 그 후 콘타노스 공작이 라스페티 왕국의 백성 수 천 명을 학살했다는 사실 까지도 말이다. 그 후 좋은 소식도 많았지만 나쁜 소식도 많았다. 가장 나쁜 소식이라면 바로 현성에 관한 것이었다. 전 라스페티 왕국 인들이 카리스 용병 길드를 지지하기는 하지만 그 중심에 현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들을 구원해줄 영웅으로 현성을 점찍은 백성들 중에는 카리스 용병 길드의 진정한 주인이 현성이라고 믿는 사람들도 있었다. 크라이스로서는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자신이 피땀 흘려 만든 자신의 터전과 신뢰를 가로채일 위기에 처한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카리스 용병 길드 내부에서 현성을 지지하는 인물들이 있다는 사실이었다. 순수한 라스페티 왕국 인이 아닌 세이너스 민족들로 구성된 카리스 용병 길드 내부에는 크라이스의 라스페티 왕국 재건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그 때문에 크라이스가 라스페티 전 왕조의 부활에 사용할 수 있는 카리스 용병 길드의 세력은 극히 미미했다. 그런데 그 나머지 세력들이 현성과 다이말로를 지지하기 시작한 것이다. 강자를 따르는 용병들의 습성상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이대로는 너무 위험했다. 또한 자신을 지지하고 있던 용병들 중에도 현성과 다이말로를 흠모하고 있는 용병들의 숫자가 점점 늘어가고 있는 추세였다. 라스페티 왕국과 카리스 용병 길드에서 크라이스의 지배력보다 현성의 지배력이 강해지는 이유는 현성이 강하다는 이유도 있었지만 크라이스에 대한 실망도 컸기 때문이다. 현성은 제국 최고의 검사와 마법사를 꺾었지만 그는 카리스 용병 길드의 호적수인 호라크 용병 길드의 마스터에게 패배하지 않았는가? 그간 크라이스를 믿고 따르던 용병들에게 그것은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백성들 또한 그런 크라이스를 지지하지 않았다.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콘타노스 공작 때문이었다. 콘타노스 공작이 백성들을 대규모 학살하기 직전 크라이스의 생명을 구해준 사실을 알고 있는 백성들 사이에 크라이스가 제국의 공작과 보통 사이가 아니라는 소문이 퍼진 것이다. 라스페티 왕국 인들을 대규모로 학살한 잔인한 제국의 공작과 크라이스가 서로 내통하던 사이라는 소문이 펴지자 라스페티 왕국 내에서의 크라이스에 대한 지지도가 떨어지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다. 물론 크라이스의 생명을 살려준 콘타노스 공작의 생각은 어차피 치료될 상처를 자신이 대신 치료해 주고 그 빛을 만들자는 생각이었지만 그런 그의 생각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 크라이스를 따르던 라스페티 왕국 출신의 용병들도 그가 제국과 내통하고 있다는 소문을 믿지는 않았지만 그 마음이 조금씩 흔들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었다. 또한 현성이 소드 마스터에 이어서 8 서클의 대마도사라는 사실은 그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과거라면 자신의 원군이 되어줄 든든한 버팀목으로 여겼겠지만 자신에 대한 지지도가 떨어지는데 비해서 한참 주가를 올리고 있는 현성의 등장은 그에게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가장 큰 위안이 되는 것은 현성이 자신을 지지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현재의 상태에서 급격하게 그 추종자를 늘려가고 있는 현성이 개인적인 세력을 늘려가지 않고 크라이스의 말에 동조해 준다는 것만으로도 그에게는 큰 힘이 되는 것이다. 만약 자신이 호라크 용병 길드의 마스터인 다로트에게 완패 당하지만 않았더라면 자신의 지지도가 이렇게 까지 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자신의 생명을 구해준 사람이 콘타노스 공작이 아니라 현성이나 아이리스였다면 이렇게 까지 상황이 악화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에게는 앞으로 나아가는 길밖에는 선택할 방도가 없었다. 만약 지금에 와서 현성과의 결별을 선언한다면 그의 지지도는 더욱더 떨어질 것이고 최악으로는 지금까지 자신을 따르던 세력들이 절반으로 찢어질 수도 있었다. ‘내가 고민한다고 해도 해결될 일은 아무것도 없다.’ “그래, 무슨 일인가?” “크라노스 공작이 며칠 전에 있었던 대결을 구경했던 군중들은 반란이라는 명분으로 대대적으로 잡아들이고 있습니다. 또한 그들을 귀족 모욕죄와 반란죄로 모두 사형할 것이라고 합니다.” 크로이의 말에 크라이스는 어안이 벙벙했다. 그게 도대체 말이 되는 소리란 말인가? 어떻게 그런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자신의 백성들을 죽일 수 있다는 말인가? “그게 정말인가?” “예, 방금 전에 크라노스 공작이 국왕의 윤허를 얻어 발표한 어명입니다.” “그저 이름뿐인 국왕의 윤허야 있으나 마나 한 것이지. 지금 당장 한스님과 간부들을 이곳으로 불러들이게.” “알겠습니다.” 자신의 말에 따라 사람들을 부르기 위해 자리에서 사라진 크로이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크라이스는 드디어 때가 무르익었음을 느꼈다. ‘이제 제국에 아부하던 매국노들을 척결하고 찬란했던 라스페티 왕국의 영광을 부활하는 것이다.’ 지금이야 말로 그간 생각해 왔던 일들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적기였다. 민심은 현 라스페티 왕조에서 멀어져 가고 있고 자신들을 지지하는 백성들의 숫자는 점점 늘어가고 있다. 또한 크라노스 공작의 발표로 인해서 라스페티 왕국은 큰 혼란에 휩싸일 것이고 그에 반하는 백성들은 그들을 물리쳐줄 영웅의 탄생을 기대할 것이다. 수 십 년이 넘는 긴 세월을 기다리며 준비해 온 계획이었다. 지금은 그 최고의 적기였다. 오늘과 같은 절호의 기회는 아마 두 번 다시 생기지 않을 것이다. “마스터 모두 모시고 왔습니다.” 현성 일행과 용병 길드의 간부들을 부르러 갔던 크로이가 돌아오자 크라이스의 몸은 서서히 긴장되기 시작했다. 오늘이 적기인 것은 확실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이번의 고비를 잘 넘겨야한다. “무슨 이유로 저희를 부르신 것입니까 마스터?” 갑작스러운 호출에 어리둥절해 하는 간부들을 뒤로한 체 크라이스는 일단 그들에게 앉을 자리를 권했다. “일단 모두 자리에 앉게 그 후에 이야기를 시작하도록 하지.” 모든 사람들이 자리에 착석하고 나자 크라이스는 그들의 얼굴 하나하나를 천천히 뜯어보기 시작했다. 모인 간부들은 모두 세 종류의 부류였다. 첫 번째로는 자신의 말에 절대적으로 따르는 크로이와 쉬로스를 비롯한 자신의 직속 세력들과 두 번째로는 바로 현성과 다이말로를 위시한 엘프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는 카리스 용병 길드라는 이름 하에 모여 있기는 하지만 라스페티 왕국의 재건에는 관심이 없는 세이너스 민족 출신의 간부들. 크라이스가 설득해야 하는 부류는 바로 마지막 세 번째였다. 카리스 용병 길드라는 이름 하에 자신을 따르기는 하지만 라스페티 왕국의 재건에 아무런 관심도 없는 그들을 설득해야 하는 것이다. 조용한 정적이 흐르고 있었지만 그것을 깨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 자리에 모인 사람들 중 크라이스가 쉽사리 말을 꺼내지 못하는 이유를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그들 역시 전 라스페티 왕국의 왕조를 재건하는데 있어서 지금이 최적기라는 사실은 모두 알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아마 전 간부들을 소집한 이유는 이곳에 모인사람 모두 알고 있을 것이라고 믿소. 그러니 길게 돌려 말하지 않겠소. 사악한 제국의 손길에서 고통 받고 있는 우리의 동포들을 그들의 손아귀에서 건저 냅시다.” 크라이스의 말을 짧고 간결했지만 그 무게만큼은 결코 작지 않았다. 반역에 연루되면 그의 일가친척은 물론 그 주변 사람들 까지도 모두 사형을 면할 수 없는 일이다. “반대합니다. 저희가 어째서 그런 일을 해야 합니까?” 크라이스의 말에 반대표를 던진 사람은 바로 무타이란 이름을 가진 용병 간부였다. 세로스 왕국 출신의 용병으로 카리스 용병 길드 내에서는 라스페티 왕국 인이 아닌, 세이너스 민족 용병들의 대표자 격인 인물이었다. “반대하는 이유가 뭔가?” 조용한 크라이스의 물음에 무타이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그 이유를 하나하나 꺼내어 놓기 시작했다. “첫 번째 이유는 바로 저희가 용병 길드이기 때문입니다. 계약금을 받고 정식으로 계약을 맺지 않는 한 저희가 다른 누군가를 위해서 싸워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두 번째 이유로는 바로 마스터께서 잘 알고 있으시겠지만 저희 카리스 용병 길드의 운영방침 때문입니다. 국가와 국가간의 전쟁 같은 대규모 접전에서는 계약을 맺는 다면 목숨을 걸고서라도 싸워야 하지만 한 국가 내부에서 일어나는 내분에는 관여하지 않는 것이 규칙입니다. 세 번째는 저희가 피를 흘리며 전 라스페티 왕국의 왕조를 부활시킨다고 해도 저희들에게는 아무런 이득이 없는 것입니다. 마지막 네 번째는 바로 라이오니 제국 때문입니다. 만약 저희가 반정에 성공한다고 해도 현 왕조의 진정한 주인이나 마찬가지인 제국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입니다.” 조목조목 따져오는 무타이의 말에 크라이스는 드디어 올 것이 왔다고 생각했다. 다른 것은 다 제처 놓고 생각한다고 하더라도 내분 즉, 반역에 관여하지 말아야한다는 규칙과 라이오니 제국의 압박은 큰 문제였다. “카리스 용병 길드의 대대적인 도움으로 반정이 성공한다면 그 대가로 엄청난 양의 보상금을 지급할 수 있네. 또한 내분에 관여하지 말라는 규칙이 있기는 하지만 만약 성공했을 당시에 이익 또한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아닌가? 마지막으로 제국의 침략은 우리가 라스페티 왕국을 다시 되찾는 다면 충분히 막아낼 수 있는 일이네.” “말도 안 되는 말씀입니다 마스터. 반정에 관여하지 말라는 규칙이 생긴 이유는 바로 반정이 실패했을 시에 그와 연루된 모든 사람과 단체에게 사형이 언도되기 때문입니다. 저희 카리스 용병 길드의 존폐와 직결된 문제라는 말입니다. 또한 설령 반정이 성공한다고 해도 막 들어선 정부가 저희에게 막대한 금액의 보상금을 지급할 수 있으리라고 보십니까? 또한 라이오니 제국의 침략을 막으면 된다니요? 제국에서 정말로 마음을 먹고 병력을 보낸다면 저희 카리스 용병 길드는 하루아침에 전멸할 수도 있습니다.” 무타이의 말은 모두 옮았다. 결정적으로 반정이 성공한다고 해도 새로 들어선 라스페티 왕조는 용병들에게 보상금을 지급할 능력이 없었다. 또한 라이오니 제국이 모든 것을 무시하고 100만 명이 넘는 정벌군을 보낸다면 카리스 용병 길드 역시 존폐의 위기에 시달릴 수 있는 것이다. 사실 크라이스는 전 라스페티 왕조의 부활을 반대하는 용병들의 도움이 없이도 반란에 성공할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바로 그 다음이었다. 분명 제국의 원조가 올 것이고 겨우 반정에 성공해 어수선한 라스페티 왕국은 강력한 제국군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카리스 용병 길드의 힘을 빌린다면 충분히 한번 해볼만한 전투였다. 8 서클의 대마도사와 소드 마스터가 한명 그리고 8 서클 마법과 소드 마스터의 실력을 가진 마검사, 거기다 30만이 넘는 용병들까지 이정도 전력이라면 제아무리 제국이라고 해도 쉽사리 점령할 수는 없을 것이고 결국은 포기할 수도 있는 일이 아닌가? 제국의 대군이라고 해도 이정도 병력과 정면으로 충돌한다면 그 손해가 막심할 태니까 말이다. 또한 제국은 신성 왕국과 해상 왕국 라이러스를 견제해야만 하는 입장으로 모든 병력을 소진 시킬 수 없을 것이고 결국 라스페티 왕국을 포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계획은 카리스 용병 길드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그가 제 아무리 마스터라고는 하지만 그들을 고용할 자금이 없는 이상은 그들을 설득할 수는 없었다. 돈에 목숨을 걸고 싸우는 용병들이 아무런 대가없이 피를 흘리며 싸워줄 이유가 만무했으니까 말이다. “마스터께서 라스페티 왕국의 전 왕조를 부활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으셨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당신은 우리 용병 길드의 마스터입니다. 개인적인 야망을 위해서 저희 모두를 희생시킬 생각이십니까?” 무타이의 말에는 크라이스에 대한 강력한 항의에 메시지가 담겨있었다. 그가 카리스 용병 길드의 모든 세력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도 카리스 용병 길드의 마스터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한 그가 하는 일은 모든 카리스 용병 길드원들이 책임을 져야하는 것이다. 제 10 장 카리스 용병 길드 “마스터께서 전 라스페티 왕조와 친밀한 관계라는 것은 저희들 모두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당신은 저희들의 마스터이십니다. 마스터께서 저희들 모두의 뜻에 반하시면서 까지 라스페티 왕국을 재건하고 싶으시다면 마스터의 자리에서 물러나 주십시오.” 무타이의 말에 크라이스는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설마 자신이 이런 말을 들을 줄은 몰랐다. 그는 카리스 용병 길드의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며 노력했고 또한 지금까지 아무런 문제없이 카리스 용병 길드를 이끌어온 훌륭한 지도자였다. “나를 제명시키겠다는 건가?” 크라이스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분노와 함께 강렬한 배신감이 느껴지는 듯했다. 아무리 이런 사태가 왔다고는 하지만 자신은 그들의 지도자가 아닌가? “사실 저 역시 이런 말씀까지는 드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마스터 한 사람 때문에 저희 카리스 용병 길드 모두가 위험에 빠질 수도 있는 일입니다. 신중하게 결정해 주십시오. 이번 일은 이미 다른 지역의 간부들과도 상의된 일입니다.” 크라이스의 분노한 음성에도 불구하고 무타이의 의지는 확고했다. 아니 무타이의 의지라기보다는 다른 용병들 모두의 뜻이지만 말이다. “이번 일은 잘만 해결한다면 피한방울 흘리지 않고 그 결말을 맺을 수 있는 일이기도 하네. 그것은 자네들도 잘 알고 있을 탠데?” “불가합니다.” 무타이의 마지막 말에 크라이스는 그들을 설득하는데 있어서 실패했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크라이스 자네의 진정한 정체를 저들이 알고 있나?” 현성의 갑작스러운 말에 크라이스는 어리둥절해 했지만 곧 현성이 물어보는 말의 뜻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아직 모르고 있습니다.” 현성이 말하는 진정한 정체란 바로 그의 신분이었다. 전 라스페티 왕국에 충성을 다했던 라스트 공작가의 현 가주라는 그의 신분을 말이다. “그렇다면 그 일부터 이들에게 털어놓도록 하게.” “알겠습니다. 어쩌면 그 사실을 밝히는 것이 순서라고 할 수도 있겠군요. 저는 전 라스페티 왕가에 충성을 하다던 가문 중 하나인 라스트 공작가의 현 가주입니다.” 크라이스의 말에 그 정체를 알지 못했던 용병들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그가 귀족이었다니.... 귀족이라면 치를 떠는 사람들 중 하나가 바로 용병들이었다. 타고난 핏줄만을 믿고 자신들을 무시하는 족속들이 바로 귀족인 것이다. 그런데 자신들의 마스터가 귀족이었다니. 그것도 귀족들의 우두머리인 공작의 직위를 가진. 놀란 표정을 지어보이는 용병들을 바라보며 크라이스는 쓸 때 없는 말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후회가 들었다. 그가 처음부터 자신의 정체를 말하지 않은 것은 귀족들을 싫어하는 용병들의 생리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그로서는 현성이 어떻게든지 용병들을 설득해 주기만을 바랄뿐이었다. “크라이스가 전 라스페티 왕국의 왕조를 재건한다면 아마 공작의 위는 다시 복귀될 것이고 또한 그만큼 용병 길드의 위상 역시 올라갈 것이네.” “위상 따위에 저희의 목숨을 걸라는 말씀이십니까?” “크라이스는 지난 10여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자네들을 이끌어온 리더이네. 설마 그가 당신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것 같은가? 자네들이 크라이스의 뜻에 따른다면 분명 그에 상응하는 보상이 있을 것이네.” 현성의 말에 무타이는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크라이스가 전 왕조 재건에 핵심 인물인 것은 알고 있었지만 설마 공작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그였고 또한 그가 알고 있는 자신들의 마스터는 신의를 배반할 만한 사람이 아니었다. 또한 10여년이 넘는 긴 세월을 마스터로 모신 사람이 바로 크라이스였다. 사실 용병 길드 내에서 크라이스는 훌륭한 구심점이었고 뛰어난 리더였다. “난 지난 10여년 간 자네들을 이끌어왔네 하지만 그 동안 내가 언제 단 한번이라도 자네들을 속인 적이 있었는가? 만약 모두가 힘을 빌려준다면 기필코 그 보상을 해줄 것이네.” 크라이스의 호언장담에 무타이는 자신의 마음이 조금씩 흔들리는 것을 느꼈다. 10년이 넘는 긴 세월을 모셔온 마스터였다. 또한 한때는 모든 용병들의 우상이기도 했던 인물이었다. “결심이 서지 않는 모양이군. 하지만 이 전쟁은 기필코 승리할 것이네. 그것은 내가 장담하지. 자네 역시 실제 전투가 벌어지지 않을 확률이 더 높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 않은가?” 크라이스의 말에 무타이는 조금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아직 확실히 절정하지는 못한 듯 보였다. “무타이, 그렇다면 내전에서 카리스 용병 길드의 도움을 받지 않겠네. 규칙은 규칙이니까 말일세. 그 대신 반정이 성공한 후에 나를 도와주게 훗날 나라의 기틀이 잡힌다면 기필코 그 보상을 하겠네.” 크라이스의 간곡한 말에 무타이는 심각한 고민에 휩싸였다. 내전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아도 된다면 규칙을 어기는 셈은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제국과의 대전이었다. 물론 라이오니 제국과 전면전이 벌어질 확률은 지극히 희박하지만 오랜 시간을 투자해 손에 넣은 라스페티 왕국을 제국에서 쉽게 내어줄지는 의문이었다. “마스터께서도 잘 알고 있으시겠지만 저희 30만 용병들을 모두 고용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비용을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무타이의 말이 맞았다. 현재 남은 가장 결정적인 문제는 바로 고용 비였다. 전쟁 그것도 라이노스 대륙의 최강국인 라이오니 제국과의 전쟁이 벌어질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라스페티 왕국의 편을 들어주는 용병들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마스터의 말이 있고 그에 상응하는 보상금이 있다면 용병들은 움직일 것이다. 그들은 돈에 목숨을 걸고 싸워주는 용병들이니까 말이다. 그렇지만 제국과의 전쟁에서 30만이나 되는 용병들을 고용하기 위한 비용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현 라스페티 왕국의 모든 자금을 끌어 모은다고 해도 힘들 정도로 말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 역시 한번에 모든 용병들의 고용 비를 지불할 수는 없다. 하지만 1년 안에 모든 비용을 지불할 것을 카리스 용병 길드의 마스터라는 이름을 걸고 맹세하겠다.” 크라이스의 맹세에 용병들이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처음에 이 자리에 왔을 때는 확고한 반대의 의지를 가지고 왔지만 크라이스의 호소에 마음이 흔들린 것이다. 그동안 카리스 용병 길드의 마스터로서 보여준 크라이스의 행동은 그들에게 강한 신뢰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한스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설령 제국과의 전쟁이 벌어진다고 해도 저희 편에 서서 싸워주시겠습니까?” 무타이의 물음에 크라이스는 쾌차를 불렀다. 이런 질문을 한다는 것은 그가 자신을 돕기로 결심했다는 말과 직결했으니까 말이다. 또한 현성은 이미 자신을 도와주기로 약속된 상태가 아니었던가? “만약 제국과의 전쟁이 벌어진다면 자네들 편에 서서 돕도록 하겠네. 물론 그녀들도 마찬가지고 말이야.” “잠시 기다려 주십시오. 다른 간부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겠습니다.” 무타이는 그 말을 남기고 다른 간부들과 자신의 의견을 나누기 시작했다. 그들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온 몸의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던 크라이스의 마음속은 새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었다. 이들의 결정에 따라 앞으로의 자신에 운명이 결정되는 것이다. 전부터 반정을 쉽사리 결정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 역시 이들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현성 일행의 합류로 용병 길드의 전력은 엄청나게 성장한 상태였고 제국과의 전면전을 피할 수도 있는 상황. 충분히 승산이 있는 전투인 것이다. 한참을 논의 한 끝에 무타이가 앞으로 나와 조용히 입을 열었다. “결정을 했습니다.” “그래, 어떤 결정을 내렸지?” “마스터의 말을 믿어보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마스터께서 하신 말은 꼭 지키셔야합니다.” 무타이의 말이 끝나자 크라이스는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기쁨의 함성을 질렀다. 그리고 무타이를 비롯한 다른 간부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크라이스는 정말 기뻤다. 수 십 년을 기다려 온 결실을 이제야 맺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용병들이 이러한 결정을 내리는데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바로 크라이스 자신이었다. 그동안 그가 보여준 신뢰를 믿어보기로 한 것이다. 최근 들어서 그의 위신이 추락하긴 했지만 그는 카리스 용병 길드를 지금까지 이끌어온 명실상부한 그들의 지도자였다. “고맙네. 정말 고맙네. 쉬로스 지금 당장 준비를 서두르도록 하게.” 크라이스의 말에 쉬로스는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뛰어나갔다. 크라이스의 시선이 쉬로스의 뒷모습에서 떨어질 줄을 몰랐다. 그간 얼마나 고대하고 고대해 오던 일이란 말인가? 수 십 년을 기다려왔던 대 반전이 이제야 시작된 것이다. “한스님께서는 저희들의 일을 도와주시겠습니까?” 크라이스의 말에 현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표했다. 그런 현성의 모습에 크라이스는 흐뭇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현성이 자신들을 도와준다면 전 라스페티 왕국의 재건은 좀더 빠른 속도로 이루어 질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도 한 가지 조건이 있소.” “예?! 그게 무엇입니까?”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며 허락하는 현성의 모습에 기뻐하던 크라이스는 현성의 한 가지 조건이라는 말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내가 처음 당신을 도와주기로 했을 때 한 말을 기억하시오?” 순간 크라이스의 머릿속에는 처음 현성의 도움을 받기 전에 했던 약속을 떠올렸다. 대등한 권력. 하지만 라스페티 왕국에서 국왕과 같은 동급의 자리를 현성에게 줄 수는 없는 일이었다. “예, 확실하게 기억합니다. 하지만 한스님도 아시다 시피 한 나라의 국왕과 동급의 자리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런 사실은 나도 알고 있소. 하지만 나는 전에도 말했다 시피 다른 사람의 수하로 들어갈 생각은 없소. 한 가지 약속을 해주시오.” “그것이 무엇입니까?” “당신들이 나라를 세우고 전 라스페티 왕조의 후손을 국왕을 삼는다고 해도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오. 즉, 나는 당신들이 세운 국왕과 만난다고 해도 그와 대등한 위치에 있는 사람일뿐. 그의 신하는 아니오. 귀찮은 호칭 따위는 필요 없소. 그저 훗날 그러한 대접을 해주면 될 뿐이오.”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 말씀 꼭 지키겠습니다.” 크라이스는 현성의 말에 쾌차를 불렀다. 사실 그가 걱정한 것은 혹시 현성이 이번에 도움을 주는 것을 빌미로 라스페티 왕국의 영토를 때어달라는 부탁을 하는 것이었다. 현성에게 국왕과 동급의 대접을 해주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물론 현성이 평범한 사람이라면 큰 문제가 되겠지만 현성은 8 서클 로드인 동시에 소드 마스터의 실력을 가진 사람이다. 또한 그를 따르는 엘프족 8 서클의 대 마도사와 소드 마스터가 존재한다. 그 정도 실력과 전력을 가지고 있는 현성이라면 당연히 소국의 국왕과 대등한 대접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이 있다고 할 수 있었다. 오히려 그런 조건으로 현성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아무런 대가 없이 그의 도움을 받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평범한 일상, 농부들은 일을 하기 위해서 들로 나가고 채소를 파는 장사꾼들은 자신의 가게 앞에 싱싱한 채소들을 꺼내놓고 목소리를 높인다. 하지만 이 평화로운 광경은 얼마 지나지 않아 산산이 부서져 버렸다. 바로 갑작스럽게 등장한 한때의 병사들에 의해서 말이다. 그들의 등장으로 평화롭던 마을의 일상이 난장판으로 변해 버렸다. 갑작스럽게 등장한 한때의 병사들은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던 사람들을 닥치는 대로 잡아들이기 시작했다. 남녀노소 아무런 상관도 없었다. 창검으로 무장한 병사들은 자신의 눈에 뜨이는 모든 사람들을 잡아들였고 달아나는 사람에게는 서슴없이 칼끝을 들이밀었다. 이들의 정체는 바로 크라노스 공작의 사병들이었다. 공작이 내린 명령은 간단했다. 트리플 광장 주변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닥치는 대로 잡아들이라는 것. 아무린 공작이라도 그 당시 트리플 광장에 있었던 많은 사람들을 모두 기억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그래서 내린 명령은 바로 그 근처에 자리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을 닥치는 대로 잡아들이라는 것이었다. 말도 되지 않는 억지 논리였지만 힘없는 백성들은 그저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병사들의 손에 끌려갈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백성들을 잡아들이는 크라노스 공작의 사병들도, 그리고 갑작스레 병사들에게 끌려가는 백성들도, 앞으로 일어날 놀라운 일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알지 못했다. 제 10 장 카리스 용병 길드 “우리가 무슨 죄를 이었다고 이러 십니까요. 나리들, 제발 그 이유라도 알려주십시오.” 평소와 다름없는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던 그들은 지금 자신들이 당하고 있는 일이 꿈인지 생시인지 구분이 가지 않았다. 자신들이 무슨 죄를 지었기에 이렇게 끌려가고 있다는 말인가? 더군다나, 그 말의 말에 대한 병사의 대답은 그의 심장을 멎게 만들 정도였다. “네놈들의 죄목은 반역죄다.” “반역이라니요? 그게 도대체 무슨 말씀이십니까? 저희는 그런 일을 한 적도 없고 본적도 없습니다요.” “시끄럽다. 며칠 전 트리플 광장에서 공작 전하를 욕한 것은 귀족의 권위를 무시한 것이고 그것은 곧 반역이다. 그럼으로 모든 죄인을 잡아들이라는 국왕 전하의 어명이시다.” 병사의 냉엄한 마지막 말에 끌려가던 백성들은 그 자리에 주저앉아 버렸다. 이제야 자신들이 잡혀가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얼마 전 내려진 국왕의 어명에 대해서는 그도 익히 들은 바가 있었다. 하지만 자신은 정말 억울했다. 그는 그날 트리플 광장 근처에는 가본적도 없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자신을 비롯해 다른 사람들까지 무작위로 잡아들이는 것으로 보아 진정한 범인을 잡기 보다는 그저 머릿수만 채워서 본보기를 보일 속셈이 분명했다. 이제 자신은 꼼짝없이 죽은 목숨이 된 것이다. 그것도 너무도 억울하게 말이다. “저희들은 정말 억울합니다. 나리들께서도 알고 있는 사실이 아닙니까요.” “시끄럽다. 감히 국왕 전하의 어명을 어길 참이더냐?” “제, 제발.... 컥!” 병사들의 바지가랑이를 붙잡으며 매달리던 한 중년인이 병사가 휘두른 창대에 맞고 바닥으로 나뒹굴어졌다. “한번만 더 허튼 소리를 한다면 죽여 버리겠다.” 병사의 으르렁거림에 장년인은 죽음의 공포를 느꼈다. 단순히 자신을 위협하기 위해서 하는 말이 아니었다. 자신의 눈앞에 있는 병사가 하는 말은 진심이었다. 마구잡이식으로 병사들에게 끌려가는 백성들은 중에는 그들의 손기를 피해서 달아나는 사람도 있었지만 얼마안가 그 자리에서 붙잡히고 말았다. “지금부터 이 자리에서 도망가는 자가 있다면 어명을 거역한 것으로 간주하고 즉결 처분하겠다. 알겠느냐!” 병사들의 우두머리로 보이는 귀족한명이 도망가는 사람들을 보며 큰 소리로 외쳤고 곧이어 그의 말을 무시하고 계속 달아나던 여인의 목이 그 자리에서 떨어졌다. “사, 살인이다!!” “사람이 죽었어.” 한사람의 죽음으로 인해 모든 사람들의 움직임이 멈췄다. 달아나던 사람도 저항하던 사람도 마치 돌부석이라도 된 것 같이 그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못했다. “잘 보았겠지. 어명을 거역하는 사람에게는 오직, 죽음만이 기다리고 있다. 알겠느냐!” 갑자기 조용해진 사람들의 태도에 병사들의 우두머리로 보이는 귀족이 의기양양하게 고개를 쳐들었다. “역시 천한 것들은 컥!!!” 조용해진 백성들의 태도에 의기양양해 하며 거드름을 피우던 귀족의 목에서 새빨간 핏줄기가 뿜어져 나왔다. 자신의 목에서 느껴지는 통증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그는 두 눈을 뜬 채로 그 자리에 쓰러져서는 두 번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누, 누구냐?! 컥!!!” 갑작스러운 상관의 죽음에 당황하며 범인을 찾던 병사들은 자신들을 향해서 정확하게 날아오는 수 십 발의 화살을 피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죽음을 맞이했다. “공격해라!!!” 갑작스러운 사태의 반전에 어리둥절해 하던 백성들 사이에서 공격하라는 외침이 흘러나왔고 그와 함께 사방에서 무기를 든 정체불명의 사내들이 뛰쳐나와 병사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챙챙챙!” “죽어라!” 갑작스럽게 등장한 한때의 사내들에 의해서 조용하던 마을은 순식간에 전쟁터로 변했다. 창과 검으로 무장한 병사들과 평복 차림에 무기를 든 사람들은 한 치의 양보도 없이 검을 휘두르며 치열하게 싸웠다. “여러분은 모두 죽을 작정이십니까? 이대로 끌려가면 반역죄로 모두 죽을 것입니다. 살고 싶다면 스스로 자신의 삶을 쟁취하시오!!” 병사들과 대적하고 있는 정체불명의 무리의 우두머리처럼 보이는 한 장년인의 외침에 두 무리의 싸움을 멍하니 지켜보고만 있었던 백성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렇게 죽을 수는 없어 우리도 싸우자!!!” “그래 싸우자!!!” “와!!!” 수 백 수 천 명에 이르던 백성들의 가세로 인해서 전세는 순식간에 뒤집혀졌다. 그나마 앞으로 올 지원군을 기다리며 버티던 병사들은 백성들의 가세에 절망적인 표정을 지었다. “내 이름은 라스트 크라이스요!!! 전 라스페티 왕조에 충성하던 신하이며 여러분들을 지켜주던 창과 방패였소. 보시오 저 제국의 개들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이오! 이대로 앉아서 죽음을 맞이할 참이오. 싸웁시다. 그리고 또한 우리 라스페티 인들의 나라를 다시 되찾읍시다.” “와!!!!!” 정체불명의 무리에 우두머리로 보였던 장년의 사내는 바로 크라이스였다. 지금 자신과 함께 공작의 병사들과 싸우고 있는 군사들은 그간 자신이 모아온 세력들이었다. 아마도 지금쯤 수도 라잔 곳곳에서 이곳과 비슷한 일이 연속적으로 일어나고 있을 것이다. 국왕의 윤허를 받은 공작의 명에 따라 병사들이 백성들을 잡아들일 것이고 자신들이 그것을 막는다. 그와 중에는 자신의 군사 외에도 많은 수의 일반 백성들이 끼어져 있었다. 그들은 이제 자신을 따르는 군사가 되어 함께 현 라스페티 왕국의 왕궁으로 쳐들어갈 것이다. “모두 가십시다. 우리를 죽이려는 사악한 제국의 개들을 척결하고 우리들의 나라를 되찾습니다.” “모두 크라이스 공작님을 따르자!!!” “와!!!!” 한 사람의 외침과 함께 모든 백성들이 크라이스를 공작이라 칭하며 그를 따랐다. 사실 처음 병사들과 크라이스의 군사들이 싸울 때 공포에 질려 한자리에 뭉쳐있던 백성들 틈 사이에는 이미 크라이스의 사람들이 몇몇 섞여 들어간 상태였다. 그들은 곳곳에서 백성들을 선동했고 그 말이 기폭제가 되어 그 자리에 존재하는 모든 백성들이 그 말을 따른 것이다. 군중심리, 사람이라는 생물은 참으로 오묘해서 혼란에 빠지면 처음 누군가가 한 말에 자신도 모르게 동조하며 따른다. 마치 그 말이 맞는 말 같고 그 자리에 모인 모든 사람들의 의견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크라이스!” “무슨 일이야 쉬로스 무슨 사고라도 생긴 건가?” 크라이스는 갑작스럽게 나타나 자신을 찾는 쉬로스를 바라보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다른 장소에 있어야할 그가 왜 이곳에 자리고 하고 있단 말인가? “사고가 생겼네.” “그게 무슨 말인가? 사고라니?” “지방의 귀족들이 자신의 사병들을 이끌고 수도 라잔으로 향하고 있다는 급보이네!” “그게 무슨 말인가? 자신의 영지를 지키고 있어야할 지방 귀족들이 사병들을 이끌고 수도를 향해 오다니? 우리 말고 다른 사람이 귀족들을 선동해 반란이라도 일으켰단 말인가?” 크라이스는 쉬로스의 말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전형적인 봉건 국가인 라스페티 왕국의 군사는 국왕을 위시한 정규군들과 귀족들의 사병들로 이루어져 있다. 서로 비슷한 숫자를 유지하고 있는 두 군대였지만 귀족들의 반란을 방지하기 위한 국왕의 명으로 귀족들이 많은 수의 사병을 이끌고 수도로 올수는 없는 일이었다. 반란이 아니라면 말이다. “반란이 아니네. 그들은 우리들을 상대하기 위해서 오는 듯 하네.” “그게 무슨 말이지?” “크라노스 공작이 아무런 준비도 없이 그런 명을 내린 것은 아니었던 것 같네. 국왕의 칙령으로만 움직인다는 정규군들은 이미 왕궁에 집결된 상태고 모든 귀족들에게 반란이 일어났으니 그것을 막으러 수도로 달려오라는 국왕의 직인이 찍힌 칙명이 보내졌네.” “크라노스 공작이 우리가 들고 일어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미리 칙서를 보냈다는 말인가?” “그렇다네 사실 어린 아이라도 알 수 있는 일이 아닌가? 또한 우리 군사들에게 당하고 있던 공작의 사병들 역시 모두 정규군들이 있는 왕궁으로 집결한 상태네. 만약 이대로 지방 귀족들의 군대와 국왕의 정규군이 하나로 모아진다면 15만 이상의 대군이 적으로 돌아서는 셈이 되네.” 쉬로스의 말에 크라이스는 할말을 잃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아무런 정보가 없는 일이지 않았던가? 그런데 갑자기 이게 무슨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란 말인가? 그런 크라이스의 생각을 읽었는지 쉬로스가 그에 대한 해답을 말해주었다. “사실 공작은 대전이 있었던 며칠 뒤에 미리 모든 준비를 마쳤던 모양이네. 그리고 우리가 공작 쪽에 심어놓은 첩자들이 모두 당했네. 아마도 공작이 미리부터 파악을 해놓았지만 그간 모른 척 했던 것 같네.” “이런, 그럼 우리가 함정에 빠진 거란 말인가? 상대가 만반의 준비를 모두 갖추고 있었다는 말이 아닌가?” 크라이스는 쉬로스의 보고에 자신의 계획에 많은 차질이 생길 것을 직감했다. 사실 6 ~ 7 만 정도로 예상했던 적군의 숫자가 두 배 이상 늘어나긴 했지만 그렇다고 반정이 실패할 것이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 일단 수도를 탈환한 뒤 모두 처리할 병력들이었으니까 말이다. 또한 그간 라스페티 왕국 내에 존재하는 친 제국 파들을 몰아내기 위해서 불철주야로 움직였던 자신의 군대와 귀족들의 명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움직이는 차이가 엄청나게 큰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 피해 정도였다. 사실 크라이스는 라스페티 왕국의 정규군과 귀족의 사병들을 모두 흡수할 생각이었다. 비록 서로 싸우는 입장이긴 하지만 훗날 자신의 것이 될 왕국이었다. 내전은 이긴다고 해도 득볼 것이 없는 전쟁인 것이다. 최대한 전력을 보전하고 제국과의 결전에 대비해야한다. 또한 그는 백성들의 민심을 손에 넣고 있었다. 자신의 군사들이 앞장서고 백성들이 그 뒤를 다른 다면 병사들의 투항을 받아낼 수도 있는 일이었다. 이번 전쟁은 내전,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야 말로 이번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비결인 것이다. 본래 크라이스의 전략은 정규군과 귀족들의 사병들이 움직이기 전 자신의 세력들과 백성들을 선동해 왕궁을 탈환한 후 정규군들을 설득할 생각이었다. 우두머리를 잃은 정규군들은 그에게 굴복할 것이고 그 후에는 그들을 앞장 세워 자신에게 반항하는 귀족들을 각계 격파 시킬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는 현재 왕궁을 점령하지도 못했고 정규군들을 설득하지도 못한 상태였다. 이상 태에서 귀족의 사병들까지 더해진다면 남은 것은 오직 전면전뿐인 것이다. 귀족의 사병들과 국왕의 정규군이 한 자리에 모인다면 15만에 이르는 대군이 적으로 등장한다. 그간 크라이스가 모아온 세력들과 성난 백성들의 힘이라면 한번 해볼만한 싸움이었지만 그 피해가 너무도 클 것이다. 백성들은 비록 수가 많기는 하지만 훈련을 받지 않은 일반인이고 실제 전투에 참여할 수 있는 전력은 크라이스의 세력들뿐. 설사 내전에서 승리한다고 해도 만신창이가 된 라스페티 왕국으로서는 이어져 들어오는 제국군을 막을 수가 없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믿을 것은 용병들뿐이네.” 쉬로스의 말에 크라이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표했다. 순수한 전 라스페티 왕국파와 현 라스페티 왕국파가 정면으로 충돌한다면 남는 전력은 오직 용병들뿐이었다. 본래 제국과의 접전에서 용병들의 힘을 빌릴 생각이긴 했지만 왕국의 모든 군사력을 용병들로 대신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반정에 성공한다면 치안유지에도 힘을 써야하고 혹시 있을지 모르는 타국의 침략도 막아야한다. 용병들이 비록 강하긴 하지만 모두 보병이다. 또한 대부분 단체 행동보다는 개인행동을 선호하는 편으로 소규모 전투에서는 모르지만 수 십 만이 모이는 대규모 전투에서는 잘 훈련된 같은 숫자의 보병만도 못한 전력이 되는 것이다. 크라이스의 개인적인 세력들은 바로 그런 이유로 필요한 것이다. 적의 기사단이나 철갑기병 그리고 궁병등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그들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훈련된 군사가 필요하니까 말이다. 용병 30만 명, 대충 보기에는 엄청난 전력 같지만 용병 30만과 기사, 철갑기병, 창병, 궁병, 보병과 같이 체계화된 같은 숫자의 군대와 싸울 때는 그 상대가 될 수 없는 것이다. 제 10 장 카리스 용병 길드 “어쩔 수 없는 일야 쉬로스. 어차피 이번 일이 우리에게 최상의 기회인 것은 틀림없는 사실, 제국과의 결전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래야지 그전에 우리들의 전력을 최대한 아끼는 것이 급선무지만 말이야.” 어차피 거사는 시작되었다. 이제는 죽이 되든지 밥이 되든지 움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쉬로스 역시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었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무타이를 비롯한 용병들이 힘을 빌려준다면 별다른 생각보다 빠른 시간 안에 내전을 정리할 수 있을 탠데.....” “그에 대한 미련을 버리게 쉬로스 이미 벌어진 일이니까 말이야. 제국과의 대전에서 그들의 도움을 약속받은 것만으로도 이미 성공한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었네. 일단은 한스님을 불러주게나.” “알겠네.” 현성을 부르기 위해서 달려가는 쉬로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크라이스는 현성과 엘프들의 모습을 떠올렸다. ‘두 세력이 합쳐지기 전에 모두 격파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강력한 무력을 가진 그들의 힘이 필요하다.’ 일반 병사끼리의 백병전을 벌인다면 설사 이긴다고 해도 그 손해가 만만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현성이 가진 강력한 무력으로 상대편의 지휘관만을 상대해 준다면 남은 병사들을 회유하는 일은 상대적으로 쉬운 일이 될 것이다. “나를 불렀나?” “오셨습니까?” 자신의 등 뒤에서 들려오는 조용한 목소리에 크라이스는 희망을 느꼈다. 그가 무슨 이유로 자신을 도와주는지는 모르겠지만 현재 자신에게 가장 큰 힘이 되어주고 있다는 점만은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무슨 일이지?” 현성의 물음에 크라이스는 현성과 함께 그 뒤에 자리한 여인들을 바라보았다. 자신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그들이었다. “큰일이 생겼습니다.” 크라이스는 본래 자신의 계획과 함께 틀어져 버린 지금의 상황을 현성에게 설명해 주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 생각인가?” “본래 예정되어있던 정규군들은 저의 세력과 다이말로님의 힘이라면 충분히 승리할 수 있습니다. 한스님께 철갑기병 5000명을 드리겠습니다. 기사단은 정규군과의 대전에 사용해야 하기에 빌려드릴 수 없지만 기동력이 빠르고 보병보다 훨씬 강한 전투력을 가진 철갑기병이라면 오합지졸인 영주의 병사들을 하나하나 격파할 수 있으실 겁니다.” 크라이스의 말에 현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5000명이나 되는 철갑기병이라면 결코 적은 전력이 아닌 것이다. 주로 적의 선봉을 쓰러트리는 역할을 수행 하는 그들이라면 주로 보병과 기사들로 이루어진 영주의 병사들을 손쉽게 상대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아직 합쳐지지 않은 영주의 병사들은 적게는 몇 백 에서 많게는 몇 천 정도로 적은 숫자다. 그들을 각개 격파 식으로 섬멸한다면 충분히 해볼만한 전투가 되는 것이다. “8 서클의 경지에 오르신 한스님과 아이리스님이 함께 있으시니 군대의 기동성은 배가 될 것 이옵니다. 그리고 그 사이 저희들이 왕궁을 점령한다면 별 다른 피해 없이 전 라스페티 왕조를 부활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크라이스의 말에 현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찬성을 표했다. 최고위 마법사가 둘이나 있는 그들이라면 말들의 체력 저하를 거의 염려할 필요가 없으니 기동성에 있어서는 최강의 부대가 될 것이다. 또한 그런 식으로 모든 귀족들의 군대를 섬멸한다면 6 ~ 7만에 달하는 적들을 겨우 5천의 병력으로 쓰러트린 샘이 되는 것이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본래의 계획과 달리 귀족의 사병들을 자신의 군에 편입시킬 수 없다는 점 정도일 것이다. 전 라스페티 왕국을 뛰어다니며 적들과 싸워야 하는 판에 포로들을 데리고 다닐 수는 없는 일이니까 말이다. “감사합니다. 쉬로스가 한스님을 철갑기병들이 있는 장소로 안내해 줄 것입니다. 그런데 다나님과 로이나스님은 안전한 곳으로 피하시는 것이.....” 크라이스는 현성을 따라갈 것으로 보이는 다나와 로이나스를 보며 곤란한 미소를 지었다. 그가 알기로 둘은 아무런 전투력이 없는 존재였다. 아무리 유리하다고 해도 전쟁이었고 위험할 수도 있는 것이다. 혹, 그 둘이 다치기라도 하면 큰일이었고 그렇지 않다고 해도 귀족의 병사들을 섬멸하러 가는 현성과 아이리스의 짐만 될 뿐이 아닌가? 그렇기에 크라이스가 그 둘을 안전한 장소로 보내려고 한 것이다. 물론 그것은 크라이스의 지극히 개인적인 착각이었지만 말이다. “지금 저를 무시하는 거예요?!” 다나의 거센 항의를 들으면서도 크라이스는 현성이 제발 그 둘을 놓고 가겠다고 말하기를 빌었다. “데리고 가겠소. 짐이 될 염려는 없으니 걱정할 필요는 없소 그럼.” 말을 마친 현성은 아이리스, 다나, 로이나스를 데리고 쉬로스의 뒤를 따라 철갑기병들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런 현성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크라이스는 긴 한숨을 내쉬었지만 이미 끝난 일이었다. 또 자신에게도 앞으로 해야 할 일이 태산 같이 싸여있는 상태였다. “그런데 크라이스의 전력도 대단하군. 5000명에 이르는 철갑기병들을 몰래 만든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탠데 말이야.” 현성의 칭찬에 쉬로스의 얼굴에는 자신이 모시고 있는 크라이스에 대해 자랑스럽다는 듯한 표정이 잘 나타났다. 말 그대로 5000명의 철갑기병을 비밀리에 키운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었다.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비록 몰락하기는 했지만 크라이스의 가문은 라스페티 왕국 최고의 가문이었습니다. 비밀리에 숨겨놓은 재산 역시 상당하죠. 철갑기병들을 키운 자금은 라스트 공작가가 모아놓은 비밀자금이었습니다. 또한 크라이스를 비롯해 라스페티 왕국 출신의 용병 중 상당수가 바로 저희와 뜻을 같이 하는 자들입니다. 그 수입 역시 적다고는 할 수 없지요.” “그렇다고는 하지만 그 많은 병사들을 훈련시켰단 말인가? 돈도 돈이지만 장소도 여의치 않았을 탠데.” “이곳 라스페티 왕국은 저희들의 땅입니다. 마음만 먹는다면 소규모 병사들을 키울 수 있는 공간은 얼마든지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카리스 용병 길드의 마스터라는 직함이 있는 이상 무기와 식량등을 구입하는 것 역시 별다른 의심을 받지는 않습니다.” 쉬로스의 말을 들으면서 현성은 전 왕조를 재건하기 위한 크라이스의 노력이 상당했음을 알 수 있었다. 사실 공작가의 재산이라고 해도 새로운 수입이 없는 이상 언젠가는 고갈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 수 십 년의 긴 시간동안 꾸준히 군사들의 수를 유지한 다는 것은 그간 크라이스를 비롯한 다른 용병들이 자금을 대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또한 크라이스의 세력들의 상당수가 카리스 용병 길드에 소속되어 있는 상태가 아닌가? 현재 크라이스의 비밀 세력은 철갑기병과 기사단을 비롯해 창병, 궁병등 그 역할이 다양했다. 이런 여러 종류의 병사들을 키우기 위해서는 상당히 치밀한 준비가 필요한 것이다. “한스님 도착했습니다. 바로 이곳입니다.” 쉬로스를 따라 도착한 곳에는 강철갑옷으로 전신을 완벽하게 무장한 기병들이 만반의 준비를 한 채로 현성을 기다리고 있었다. “책임자가 누군가?” “접니다.” 책임자가 누구냐는 쉬로스의 말에 5000명의 기병들 중 가장 앞에 자리했던 한 기병이 앞으로 나왔다. “이분이 앞으로 자네들을 이끌어 주실 분이네. 소드 마스터의 검술 실력에 8 서클 로드의 실력을 가지고 있으신 분이니 자네들이 모시는데 있어서 부족함이 없어야 할 것이야.” “걱정하지 마십시오. 오히려 이런 분을 모시게 되어 영광입니다.” “내 이름은 한스라고 한다. 앞으로 짧은 시간이지만 너희들을 이끌 상관이다. 자네는 이름이 뭐지?” “예, 베이드라고 합니다.” “자네가 이들의 총 책임자인가?” “그렇습니다.” “자네들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고 싶네.” “예, 저희 철갑기병대의 전체 인원은 5061명이며 총 12개의 부대로 이루어져있습니다. 각 부대의 인원은 약 420여명으로 각각 그들을 통솔하는 부장들이 있으며 한 개의 부대는 총 4개의 단으로 나뉘며 각 단장들이 지휘합니다.” 현성은 자신의 이름을 베이드라고 밝힌 지휘관을 바라보며 그가 소개한 철갑기병들을 하나하나 내려다보았다. 5000명에 이르는 대규모 인원이 자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질서정연하게 자리하고 있는 모습에서 그들의 훈련정도를 알 수 있었다. “앞으로의 행보는 베이드가 한스님께 일러줄 것입니다. 그럼 저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부디 승리하시기를 빌겠습니다.” 쉬로스가 자리를 뜨고 난 뒤 현성과 철갑기병들도 이동을 시작했다. 말이라는 이동수단에 힘입어 엄청나게 빠른 기동력을 가지고 있는 철갑기병이었지만 무거운 갑주 덕분에 그리 오랜 시간의 장거리 이동을 할 수 없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마법사의 도움이 없을 때의 이야기였다. 대외적으로 8 서클의 실력을 가진 마법사 둘이 있는 이상 장거리 이동은 그들에게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는 것이다. “먼저 어디로 가는 것이 좋겠나?” “한스님께서도 아시고 있으시겠지만 그들의 목적지는 바로 이곳입니다. 저희들은 멀리까지 그들을 상대하러갈 필요 없이 우선적으로 수도에 근접한 귀족의 병사들을 섬멸시키면서 그들이 서로 힘을 모으지 못하게 방해하면서 하나하나 섬멸 시켜야 합니다. 수도 근처에 있는 마을에는 모두 저희 쪽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있으니 저희들은 그들이 알려주는 대로 적들을 하나하나 섬멸해 가기만 하면 됩니다.” “그렇다면 지금 가야 할 곳은 어디지?” “일단은 다리토 백작과 스토디 후작의 병사들입니다. 이미 둘은 병력을 하나로 합친 상태로 총 만이천에 달하는 병력을 가지고 있기에 현재로서 상당히 위험한 상대입니다.” 현성의 말에 대답해 자신들이 상대해야하는 적들에 대해서 설명하면서도 그에게는 추호의 두려운 눈빛을 보이지 않았다. 적군의 수는 자신들의 두 배가 넘지만 철갑기병들을 이끄는 베이드에게서는 강한 자심감이 흘러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럼 그 곳으로 가세.” “알겠습니다. 모두 출발한다!!!” “와!!!!” 현성의 출발 명령과 함께 베이드가 모두에게 출발을 명했고 그와 함께 5000명에 이르는 철갑기병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달려 나갔다. 5000명에 달하는 철갑기병들이 말을 타고 달리는 모습은 실로 장관이었다. 앞을 가로 막는 것은 무엇이든지 부수어 버릴 것 같아 보이는 그들의 위용에 싸우기도 전에 전의가 떨어질 것 같았다. ‘상당히 잘 훈련된 병사들이군. 이것이 크라이스가 가진 힘인가?’ 현성은 자신을 따르는 철갑기병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크라이스의 전력을 실감했다. 비록 마나를 다루는 경지에 이른 군사들에게는 상대가 되지 않는 병사들이었지만 마나를 다루지 못하는 일반 병사들을 상대로는 가희 최강이라고 할 수 있는 부대였다. ‘앞으로 보면 알 수 있겠지. 진정한 이들의 실력이 어느 정도 되는지.....’ “한스님 적들의 모습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베이드의 보고에 현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현성은 예전에 그들의 존재를 파악한 상태였다. 그렇지만 철갑기병들의 시야에 적이 보일 때까지 기다린 것이다. “자네의 생각으로는 어떻게 했으면 좋겠나?” “단숨에 돌격해 적의 수뇌부를 부수어 버리는 것이 좋은 듯 합니다.” “자네의 뜻대로 하게.” “알겠습니다. 전군 돌격대형으로!!!” 현성의 허락을 맡은 베이드는 자신을 따르는 철갑기병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5000 대 12000 아무리 전력차가 있다고 해도 두 배가 넘는 숫자의 적이었다. 피해가 없을 리가 없는 것이다. 그렇지만 현성은 일단 이들의 전투를 지켜보기로 결심했다. 크라이스가 현성과 아이리스에게 이들을 이끌도록 부탁한 것은 기동성의 문제도 있었지만 대단위 마법공격으로 상대편을 공격하고 철갑기병들을 보호해 자신의 전력을 최대한 아낄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성은 그럴 생각이 없었다. 그저 자신의 앞으로 달려나가는 철갑기병들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보고 싶을 뿐. 이런 현성의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베이드 또한 나름대로의 생각이 있었다. 그는 지난 수 년 간 철갑기병들을 훈련시킨 장본인이었다. 그만큼 자신의 부대에 대한 자부심도 컸다. 비록 자신들의 상관인 크라이스가 현성과 아이리스라는 전력을 보내주었고 또한 현성에게 자신들의 상관 자리를 임명했지만 둘의 도움을 받을 생각은 없었다. ************************************************************************************* 타이핑 者 : [KOR]TheYtsejaM (당나귀 호환 P2P 프루나) 프루나에서 제가 타이핑한 소설들과 그 외 제가 모은 소설들을 공유했습니다. 검색어 : [KOR]TheYtsejaM 또는 TheYtsejaM 로 검색하시면 제가 공유한 파일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소유자가 1이라도 관계없습니다. 저는 항상 접속해 있으니까요. 제가 접속해 있지 않을 때는(파일이 안 받아지고 있을 때는) 제가 집에 없거나 파일 받기 대기 중일 겁니다. 기다리시면 하루 안에 반드시 받으실 수 있으실 겁니다. 무협도 엄청나게 많이(약 1기가 정도) 텍스트파일로 가지고 있는데 너무 파일이 많아서 그거 다 편집하려니 짜증나서 일단은 판타지만 공유중입니다. 무협도 필요하시면 프루나에서 메시지 전송 기능으로 쪽지 보내십시오. ************************************************************************************* 제 11 장 전쟁의 시작 ‘그간 갈고 닦은 우리들의 실력을 보여주겠다.’ 베이드는 자신의 뒤를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수하들을 보면서 그간 훈련의 성과를 느꼈다. 그 역시 크라이스가 현성과 아이리스를 자신들에게 보내준 이유를 잘 알고 있었다. 상대의 실력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는 현성과 아이리스에게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 역시 자신들의 힘만으로 모든 귀족의 병사들을 없애기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이 첫 번째 전투에서 만에라도 갑작스럽게 자신의 상관으로 임명된 둘에게 자신들의 실력을 보여주고 싶었다. “적이다!!” “궁수대 준비!!” 바람처럼 달려오는 철갑기병들의 모습을 발견한 것인지 귀족들의 군대 역시 일사분란하게 전투 준비를 시작했다. 철갑기병들을 막기 위해서인지 커다란 방패로 온몸을 가린 방패 부대부터 그 방패부대 뒤에서는 궁병들이 활을 겨누며 기다리고 있었다. ‘귀족의 군대들이 생각보다 훈련이 잘되어 있는 것 같군. 조금 힘들 수도 있겠어....’ 비록 적군의 수가 많기는 하지만 오합지졸일 것이라는 베이드의 생각과 달리 적들을 대처는 빠르고 확실했다. 자신들이 공격하기에 가장 까다로운 방어진을 구축한 것이다. “전원 전속력으로 돌파한다!!!” 베이드의 외침과 함께 철갑기병들이 동그란 방패로 자신의 전방을 방어하며 앞으로 쏘아져 나갔다. “사격준비!!!” “발사!!!” 철갑기병들이 어느 정도 사정거리 안에 도달했다고 생각했는지 궁병들이 화살을 쏘아대기 시작했고 화살을 쏘기가 무섭게 궁병들은 자리를 피했고 그 자리에는 긴 장창을 가진 창병들이 대신했다. “으아아아악!!!” 하늘을 뒤덮는 수 천 개의 화살 세례에 전방에서 돌격해 가던 철갑기병들이 쓰러져 나가기 시작했다. 제 아무리 강력한 철갑으로 전신을 보호한다고 해도 근거리에서 발사된 화살은 강력한 철갑을 뚫기에 충분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나마 철갑기병들은 전신을 가린 갑옷과 방패 덕분에 그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을 뿐. 본래 갑옷과 방패는 정면으로 날아오는 화살을 방어하기 보다는 측면으로 날아오는 화살의 방향을 바꾼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었다. 갑옷이 없다면 화살에 맞아 죽겠지만 둥근 원형의 철갑이라면 정면으로 날아오지 않는 화살을 모두 팅겨낼 수 있는 것이다. 엄청난 화살 세례를 뚫고 적진에 도착한 철갑기병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커다란 방패와 그 사이로 삐죽하게 튀어나온 장창이었다. “창병 앞으로!!!” “돌파하라!!!” 철갑으로 전신을 무장한 철갑기병들과 방패 부대의 보호를 받고 있는 장창 부대가 정면으로 부딪쳤고 그 결과는 처참할 지경이었다. 철갑기병들 중 선두에서 적의 창병과 정면으로 부딪친 자들은 모두 이승을 하직해야 했고 그들은 그나마 뒤따라오는 동료들의 길을 열었다는 사실에 위안을 삼아야했다. “돌격!!!” 베이드는 끝임 없이 돌격명령을 내렸다. 비록 지금까지 생각보다 많은 피해가 있었지만 이제 더 이상의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믿었기에 돌격을 감행한 것이다. 선발대가 방패 부대를 치워준 덕분에 후발대는 아무런 저항 없이 적의 심장부를 향해 달려 들어갈 수 있었다. “지휘관을 찾아라!!!” 적의 심장부에 도착한 베이드는 본래의 작전대로 적들의 지휘관을 찾아 헤매었지만 지휘관으로 보이는 자들은 눈을 씻고 봐도 찾아볼 수 없었다. 지휘관 대신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자신들과 같이 철갑으로 무장한 철갑기병들과 기사들이었다. “반란의 역도들을 처단하라!!!” 그들이 찾아 헤매던 지휘관 대신 그들을 맞은 적들은, 곧바로 철갑기병들에게 달려들었고 베이드 역시 응수할 수밖에 없었다. “제국의 개들을 척결하라!!! 공격!!!” “와!!!!!!” 철갑기병들과 귀족군과의 전면전이 벌어졌다. 철갑기병들의 숫자는 베이드 쪽이 훨씬 많았지만 문제는 사방에서 벌 때처럼 달려드는 보병들이었다. 평소대로 라면 질풍 같은 속도로 적진을 돌파하는 그들에게 보병 따위가 문제 될 이유가 없었지만 적의 기사단과 철갑기병들에게 그 기동성이 묶긴 후로는 그 장점을 살릴 수가 없었던 것이다. “으아아악!!!” 검과 검이 창과 창이 격돌하는 전쟁의 소용돌이 한 가운데서 하나둘 비명을 지르며 쓰러져 가고 있는 자들은 바로 베이드의 철갑기병들이었다. 제 아무리 단단한 갑옷을 입고 있다고 해도 사방에서 날아드는 검과 창을 피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또한 숫자적으로 너무도 큰 차이 난 것이다. “전원 후퇴한다!!!” 결국 베이드는 눈물을 머금고 후퇴 명령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그로서는 정말 수치스러운 일이었다. 그간의 훈련이 도로아미타불이 되는 것 같았다. 분명 이길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대한 빠른 속도로 적진을 돌파해 적의 심장부에 있는 지휘관들을 제거 한다. 그 후에는 지휘관을 잃은 병사들을 상대한다. 너무도 간단한 작전이었지만 적은 생각보다 강했다. 적들은 이미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었던 것이다. 마치 자신들의 공격을 예상이라도 한 듯이 준비된 전력으로 자신들을 막았고 그러한 이유로 처음부터 너무 큰 피해를 본 그들이었다. 더군다나 그들에게는 뒤를 보아줄 일반 병사들이 없는 상태가 아닌가? 적의 지휘관들을 제거할 생각으로 적군 깊숙이 침투했지만 숫자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 그것은 독으로 작용했다. 두 배가 넘는 적군 사이로 뛰어든 셈이 되어 버린 것이다. 후퇴하는 것 역시 쉬운 일이 아니었다. 사방에서 달려드는 보병들 때문에 말을 달리던 철갑기병들이 하나하나 바닥으로 쓰러지기 시작한 것이다. “완패로군.....” 멀리서 아이리스와 함께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현성의 입에서 한심스럽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철갑기병들은 자신의 생각과 달리 너무도 쉽게 무너진 것이다. “적들의 대응이 너무 완벽했습니다. 한스님. 마치 철갑기병들이 올 것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것 처럼요....” “나도 알고 있다. 그런데 크라이스측에 적들과 내통하고 있는 배신자가 있었던가?” “지금의 적들에 대처는 그 말 말고는 대신할 말이 없는 듯합니다.” 현성은 후퇴하는 철갑기병들을 바라보며 조금 전 그들의 자신감 넘치던 표정을 떠올렸다. 철갑기병들의 숫자는 본래 출발했던 5000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숫자였다. 적의 보병들 역시 많은 수가 죽기는 했지만 계속해서 충원되는 상대측과 더 이상의 충원이 불가능한 베이드의 철갑기병들은 그 승패가 너무 뻔한 것이었다. “일단은 베이드를 한번 만나보아야겠군.” 현성은 후퇴하고 있는 베이드의 철갑기병들 쪽을 향해서 말을 몰았다. 살아남은 철갑기병들 중에는 부상자의 숫자 역시 상당했기에 다시금 제 전투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모두 정지!!!” “철갑기병 대장 베이드가 한스님을 뵙습니다.” 현성을 발견한 베이드가 절도 있는 자세로 현성을 향해 예를 취했지만 그 모습을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방금 전의 그 위풍당당했던 모습과 비교해 볼 때 지금의 베이드에 모습은 너무도 볼품없어 보였다. “보고를 해보게.” “예, 총 5061명으로 이루어져 있던 철갑기병의 절반 이상이 전사했으며 살아남은 병사들의 상당수가 부상자입니다. 저희의 완패입니다.....” 현성의 명에 따라 그 피해도와 승패를 보고하는 베이드는 스스로의 말이 믿기지 않는 듯한 표정이었다. 사실 현성조차도 이들이 이렇게 완패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결과는 이미 눈으로 보지 않았는가? 사실상 베이드의 패배 원인은 지나친 자신감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지방 귀족들의 사병을 아무것도 할줄 모르는 오합지졸로 평가한 것이 가장 결정적인 패배 원인이었다. 더군다나 상대는 그들이 공격해 올 것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것 같은 움직임이 아닌가? “정확한 피해 정도를 파악한 후 다시 보고하도록. 그리고 이 사실을 크라이스에게 알려라.” “알겠습니다.” 베이드는 현성이 이번 일을 크라이스에게 보고하라는 말에 큰 충격을 받은듯했다. 완전한 패배 자신을 믿고 이 자리에 안쳐준 크라이스를 볼 면목이 없었다. “아이리스 남의 적의 숫자는 어느 정도지?” “남은 적군의 수는 대략 9000명 정도입니다. 하지만 현재 전투에 참가할 수 없는 부상자가 2000명 정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적군의 현재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은 대략 7000명 정도입니다.” “우리 측의 전력은?” “철갑기병 5000명중 선두에 있던 1, 4, 7 소대는 거의 전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피해를 입었고 나머지 부대도 그 피해를 무시할 수 없는 정도입니다. 사망자는 대략 2500명 정도에 전투를 할 수 없는 인원은 대략 500명 현재 전투에 투입될 수 있는 철갑기병들의 숫자는 대략 2000명 정도로 보여 집니다.” 아이리스의 보고에 현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베이드가 열심히 정확한 피해 정도를 조사하고 있지만 아마 아이리스의 보고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제 적군의 숫자는 아군의 3배 이상으로 불어난 상태였다. 또한 현재 남아있는 2000명의 철갑기병들로 나머지 귀족군들을 막아낼 수 있을지 조차 의문인 상황이 온 것이다. “한스님, 크라이스님께 연락을 취했습니다. 그리고 남아있는 전투 병력은 2 소대와 9 소대를 비롯한 나머지 잔여 병력으로 대략 2200명 정도입니다.” “200명의 철갑기병들에게 부상자들을 돌보게 해라 그리고 남은 2000명은 출전을 준비시켜라.” “예?!” “내말을 듣지 못했나? 출전을 준비 시키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저희는 방금 대패한 상태로 사기가 말이 아닙니다. 또한 상대가 방금 전과 같은 대응을 한다면 모든 병력이 전멸할 수도......” “자네의 현 상관이 누구지?” “예?” “자네의 현 상관이 누구냐고 물었네.” “한스님이십니다!” “그렇다면 자네가 해야 할일을 알고 있겠지?” “아, 알겠습니다.” 현성의 강경한 대응에 베이드는 어쩔 수 없이 그 명령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의 머릿속은 복잡하기 그지없었다. 잘못하면 남은 2000명의 병사마저 모두 잃을 수 있는 상황이 온 것이다. 하지만 그의 해야 할 일은 이미 정해져 있는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었다. 그의 상관은 어디까지나 현성이었으니까 말이다. “전군 출격준비 5 소대의 잔여병력을 남기고 전군 출전한다.” 베이드의 명령에 철갑기병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어보였지만 곧이어 출격 준비를 서둘렀다. 그들은 상급자의 명령에 따르면 될 뿐 다른 생각은 할 필요가 없었다. 그들의 목적은 오직 하나 사악한 제국의 손아귀에서 고통 받는 조국을 구원하는 것이었으니까 말이다. 그들은 조국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한 목숨을 바칠 각오가 되어있는 자들이었다. “이번에는 내가 선봉을 선다 알겠나?” “알겠습니다.” “가자!” 현성은 어느 사이에 다시 조를 맞춘 철갑기병들을 뒤로하고 아이리스와 로이나스 그리고 다나와 함께 앞으로 나섰다. “공격하라!!!” 현성의 말과 함께 철갑기병들의 이차 공격이 시작되었다. 그런 그들의 모습에 한 차례의 전투를 끝낸 후 휴식을 취하고 있던 귀족군들을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방금 전의 전투로 자신들도 피해를 입기는 했지만 철갑기병들에 비하면 조족지혈의 피해인 것이다. 그런 상대가 다시금 공격해 올 줄은 꿈에도 몰랐던 것이다. 하지만 귀족군들은 자신들을 향해 달려오는 철갑기병들의 모습을 보면서 코웃음을 쳤다. 이번에야 말로 상대를 모두 전멸시킬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방패 부대 앞으로!!!” “궁수대는 사격을 준비하라!!!” 방금 전의 전투로 귀족군의 방패 부대 중 상당수가 죽거나 부상당했지만 그 자리를 대신할만한 군사는 얼마든지 있었다. “이번에야 말로 저들을 전멸시켜 버릴 때다 저 어리석은 자들에게 죽음의 공포를 선사해 주는 거다. 전군 공격 준비!!!” 귀족군의 사령관은 자신들을 향해 달려드는 철갑기병들을 바라보며 오히려 즐거운 미소를 지었다. 달아나는 그들을 적은 수의 기병으로 추적할 수는 없었지만 오히려 이렇게 자신들에게 달려들어 준다면 승리는 자신에게 더욱더 가까워지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그 혼자만의 착각이었지만 말이다. 제 11 장 전쟁의 시작 “아이리스 적의 방패 부대를 뚫어라.” “존명!” 현성의 명을 받은 아이리스는 빠른 속도로 마법 주문을 영창하기 시작했고 그와 함께 하늘에서는 천여 개에 달하는 엄청난 수의 아이스 애로우(Ice Arrow)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뭐, 뭐야?!” 철갑기병들이 사정거리 안으로 다가오기를 기다리며 화살을 제고 있던 궁병들은 자신들을 향해서 날아드는 엄청난 수의 얼음 화살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방패 부대는 궁수들을 보호하라!!!” 궁병들은 자신들을 향해서 날아오는 엄청난 수의 아이스 애로우를 피하기 휘해 방패 부대 뒤로 몸을 숨겼지만 그것은 너무도 부질없는 행동일 뿐이었다. “꽈과과과광!!!” “크아아아악!!!” 아이리스가 쏘아 보낸 천여 개의 아이스 애로우들은 철갑기병들의 앞을 가로 막고 있던 방패 부대를 뚫고 그 뒤에 숨어있던 궁병들의 목숨을 빼앗아갔다. 방패 뒤에 몸을 숨기고 자신들을 향해 날아오는 아이스 애로우를 정면으로 받아낸 방패 부대는 그간 자신의 몸을 보호해주던 방패와 함께 그 생을 마감해야했다. 몸을 관통하기가 무섭게 그 상처 부위를 얼려 치료할 수 없게 만드는 아이스 애로우에는 이미 죽은 병사들뿐만 아니라 자잘한 부상을 당한 병사들에게까지도 훗날 사지를 절단하게 만드는 고통을 안겨줄 것이다. “가자!!!” 현성의 고함소리와 함께 철갑기병들은 방패 부대와 궁병들의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은 채 적진 깊숙이 침투할 수 있었다. 아이리스의 마법공격에 의해 전투 불능 상태에 빠진 방패 부대와 궁병들은 자신들을 향해 돌격해오는 철갑기병들을 저지할 수는 힘이 없었다. “아이리스, 로이나스 철갑기병들이 지나갈 수 있는 길을 뚫어라!!” “존명!!!” “존명!!!” 현성은 아이리스와 로이나스에게 명령을 내리는 동시에 자신의 검을 뽑아들었고, 평범해 보이던 현성의 검에서는 2미터에 이르는 붉은 색 검기가 줄기차게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한 현성의 움직임이 끝나가기 무섭게 아이리스가 빙혼도를 뽑아들었고 로이나스의 전신에서는 검은색 마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크아아아악!!!” 방금 전과 다르게 지금의 철갑기병들의 앞을 가로막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들의 앞을 가로막는 사람은 그 누구든지 죽음을 면치 못했음으로..... 현성의 붉은 색 검기는 그의 앞을 가로막고 있는 모든 것을 불태워 버렸다. 현성의 검에서 뿜어져 나오는 선홍빛의 검기는 강력한 열기와 함께 검에 닿는 모든 것을 재로 화하게 만들었고 그와 반대로 아이리스의 빙혼도는 새하얀 검기를 내뿜으며 자신에게 닿는 모든 얼려버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로이나스의 손에서 뿜어져 나온 검은색 마기는 자신의 앞을 가로 막고 있는 모든 생명체들에게 살이 찢겨지고 뼈가 부러지는 처참한 죽음을 선사해주었다. 단 4명의 인원이 충원된 것뿐이었지만 지금의 철갑기병들에 기세는 방금 전의 공세와 비교해 가히 하늘과 땅 차이였다. 방금 전의 공세에서 철갑기병들의 앞길을 막았던 기사들과 기병들은 더 이상 그들의 앞길을 막지 못했다. 강철로 만들어진 강력한 방패로 온몸을 보호한다고 해도, 강철갑옷으로 전신을 가리고 있다고 해도, 지금의 철갑기병들의 전진을 막는 자에게는 오직, 죽음만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3배가 넘는 적군의 사이를 가르고 있었건만 그들의 앞길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마, 막아라!!! 어서 저들을 막지 않고 무얼 하는 게냐!!!” 적군 사령관의 외침이 구슬프게 울려 펴졌지만 질풍 같은 속도로 병사들 사이를 종횡무진하며 가로지르는 철갑기병들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다나, 적군의 수뇌부를 한 놈만 남기고 모두 척살해라.” “존명!” 지금 것 조용히 말을 달리며 현성의 뒤를 뒤쫓아 오던 다나의 신영이 존명이라는 짤막한 한마디와 함께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전군을 3부대로 나눠 달아난 적의 기사단을 척결한다. 알겠나!!!” “알겠습니다!!!” 현성의 명령에 지금까지 질풍 같은 속도로 적진을 가로지르던 철갑기병들의 눈이 날카롭게 빛나며 적군의 기사들을 찾기 시작했다. “제 1 군은 나를 따른다!!!” 현성이 커다란 외침과 함께 빠른 속도로 말을 몰았고 그 뒤에는 미리 3부대로 나누어 놓은 철갑기병들 중 한 무리가 그 뒤를 따랐다. “제 2 군은 나와 함께 간다!!!” 아이리스 역시 커다란 외침과 함께 빠른 속도로 말을 몰아 본대에서 떨어져 나갔고 그 뒤로는 700여명에 이르는 철갑기병들이 아이리스의 뒤를 따랐다. “나머지 제 3 군은 나를 따른다!!!” 로이나스의 외침과 함께 남은 철갑기병들 역시 그녀의 뒤를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실 3배가 넘는 적군의 틈에서 군사를 나눈다는 것은 자살행위나 마찬가지였지만 그것은 적들이 제대로 된 대응을 했을 때의 일이었다. 가장 처음 시작되었던 마법공격에 이어 선보여진 현성과 아이리스 그리고 로이나스의 무시무시한 신위에 적들은 이미 전의를 상실한 상태였다. 종횡무진 적군을 가르며 기사들을 찾아다니는 철갑기병들의 모습은 마치 양 때 사이를 뛰어다니는 한 마리의 늑대 무리 같았다. “적의 기사단을 발견했다. 공격!!!” 초반의 강력한 공격에 사방팔방으로 흩어졌던 기사단은 얼마 지나지 않아 그 꼬리가 잡혔고 그 즉시 3 부대로 나누어진 철갑기병들의 공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게 무슨 일인가?” “맞네. 도대체 이게 어찌된 일인가?” “죄송합니다. 스토디 후작 각하 그리고 다리토 백작님.....” “이게 어디 죄송하다면 될 일인가? 승전보를 전한지 얼마나 되었다고 지금 그런 소리를 하고 있는 건가!!!” 뚱뚱하게 살이 찐 두 귀족 앞에서 보고를 하고 있던 기사 한명이 머리가 아프다는 듯이 고개를 휘저었다. 자신 역시 믿고 싶지 않으나 그것이 현실인 것을 어쩌겠는가? “적군의 절반 이상을 섬멸시켰다더니? 그런데 지금 하는 보고가 진정인가?” “사실입니다. 스토디 후작 각하 하지만 제가 하는 말은 사실입니다. 적군은 겨우 2000명도 안되는 숫자로 저희 군을 다시 습격했습니다.” 자신의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기사의 말에 스토디 후작은 기가 막힌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방금 전에는 5000명의 적군을 상대로 승리했는데 이제는 겨우 2000명밖에 남아있지 않은 적에게 참패를 당했다니 그게 도대체 말이나 되는 소린가!” “방금 전과는 상황이 다릅니다. 상대편에서 엄청난 실력을 가진 마법사와 검사들이 있습니다. 적군 마법사의 공격에 전면을 방어하던 방패 부대와 궁병들이 거의 전멸한 상태이며 기사단과 철갑기병들도 적군의 검사들에게 모두 전멸한 상태입니다.” “그 말이 정말인가?” “그렇습니다.” “다리토 백작 이게 어찌된 일이오? 철갑기병들이 공격해 올 것이라는 보고는 있었어도 고위 마법사와 검사들이 올 것이라는 보고는 없었지 않소?” “저도 그 영문을 모르겠습니다. 스토디 후작 각하 분명히 철갑기병 5000명만이 움직인다는 보고였었는데.....” 어리둥절해 하며 한가하게 이야기나 나누고 있는 두 귀족의 태도에 기사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지금은 이렇게 한가하게 잡담이나 나누고 있을 상황이 아니었다. 지금도 자신의 동료들은 두 귀족이 달아날 시간을 벌기 위해서 상대편 철갑기병들에 의해서 그 생을 하나하나 마감하고 있을 것이다. “스토디 후작 각하 시간이 없사옵니다. 더 이상 시간을 끌다가는 적들이 이곳까지 침범해 올수가 있습니다. 어서 자리를 피하시지요.” “알겠네. 나 원참 어쩌다가 이렇게까지 상황이 어려워 졌는지.....” “크라노스 공작 전하를 만나 뵙게 된다면 오늘 입은 저희들의 손해를 보고하고 그 대가를 단단히 받아내야겠습니다. 허참.” 그들을 보호하며 전쟁터를 빠져나가려던 기사는 두 귀족의 대화에 울분이 치밀었다. 그 역시 귀족이기는 했으나 그는 스스로의 능력으로 이 자리에 선 것이지 저 두 귀족처럼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핏줄과 상급자에게 뇌물을 주고 작위를 얻은 것이 아니었다. 자신들은 목숨을 걸고 그를 지키고 있건만 그들이 하는 소리는 고작 손해를 보고하고 그 대가를 받아내겠다니? 자신들의 목숨이 무슨 물건이라도 된다는 말인가? 화가 나고 분통이 터졌지만 그렇다고 그가 그것을 밖으로 표현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오오오, 스토디 후작 각하! 다리토 백작님 무사하셨사옵니까? 두 분의 안위를 걱정하느라 제가 지금 것 한시도 마음을 놓지 못했습니다.” 두 귀족을 기다린 것으로 보이는 한 무리의 기사단이 자리하고 있었고 그들 중에서 실용성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보기 힘든 장식용 갑옷을 입은 기사 하나가 앞으로 나와 두 귀족을 맞았다. “오, 역시 기사단장이 우리를 가장 걱정했던 모양이 구려 그런데 어디로 피신을 해야 하오? 사방 천지가 반역도들이 깔려 있지 않소?” “걱정하지 마십시오. 스토디 후작 각하 아직까지 왕성은 무사하옵니다. 일단 남은 기사단과 일반 병사들이 적을 막을 터이니 그 동안 왕성으로 말을 달리면 무사히 당도하실 수 있을 겁니다.” 한마디로 남은 병사들과 기사들을 제물로 삼고 그 틈에 도망치자는 말이었다. 그 말을 듣고 있던 다른 기사들은 울분이 타올랐지만 자신들이 어떻게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럼 어서 가십시다. 한시라도 빨리 이 난장판 속에서 벋어나야지요.” 피 튀기는 전쟁터에서 한시도 머무르기 싫다는 듯한 스토디 후작의 말에 기사단장은 재빨리 말을 준비하며 도망갈 준비를 서둘렀다. “이재서야 이 난장판에서 빠져나갈 수 있겠군 그래.” “그건 곤란한데요?” 전쟁터에서 빠져나갈 수 있다는 생각에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말고삐를 당기려던 스토디 후작은 자신의 말에 반박하는 어린 미성에 깜짝 놀랐다. “누구냐? 누가 감히!” 스토디 후작의 앞을 가로막은 기사단장이 호기롭게 외쳤고 그와 함께 어디선가 자그마한 인형 하나가 그들의 눈앞에 나타났다. “에, 엘프?” “지금 도망가려는 거죠?” 스토디 후작을 비롯한 기사들은 갑자기 나타나 초롱, 초롱한 눈망울로 자신들을 향해 도망갈 것이냐고 묻는 엘프 소녀 때문에 황당한 마음을 감출수가 없었다. “엘프년 따위가 이런 전쟁터에 무슨 일이지? 여봐라 당장 죽여 버려라!” “잠깐 잠깐 기다리게 기사단장.” 기사들을 향해 갑자기 나타난 엘프를 죽여 버리라는 명을 내린 기사단장을 다리토 백작이 만류했다. “지금은 한시가 급합니다. 어서 이년을 죽여 버리고 이자를 떠나야 합니다.” “나도 알고 있네. 하지만 어린 엘프 계집 하나 더 데리고 간다고 해서 이동이 그리 늦어지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기사단장을 향해 알고 있지 않느냐는 시선을 보내며 자신들의 앞에 나타난 엘프 소녀를 음흉한 시선으로 바라보던 다리토 백작은 갑자기 들려온 호통 소리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다리토 백작님 지금 그럴 시간이 없습니다. 어서 이 자리를 떠나야 합니다. 지금도 많은 기사들이 두 분의 안위를 위해 목숨을 버리고 있습니다. 그러니 어서...” “시끄럽네. 스미스 일개 기사 주제에 지금 백작님을 훈계하는 것인가?” 두 귀족에게 아부하며 자신을 향해 호통을 날린 기사단장을 바라보는 스미스의 눈에서는 불통이 뛰었다. 지금은 전쟁 중 더군다나 자신의 동료들이 피를 흘리며 이들의 도망갈 시간을 벌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런 이런 와중에 개인적인 욕망을 풀기위해 어린 소녀를 납치해 가려하다니? “당장 저 엘프 계집이나 잡아들이도록 해라 네놈의 말대로 시간이 얼마 없다는 것은 알고 있겠지 최대한 빨리 잡아오란 말이다.” 기사단장의 호통에 다른 기사들은 어쩔 수 없이 몸을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그는 어찌되었든 자신들의 상급자니까 말이다. “음, 이봐요 방금 한 말은 나를 잡아가겠다는 거죠? 그건 종족 협약 위반이에요?” “시끄럽다. 네년이 왜 이런 곳에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운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하하하. 뭣들 하는 거냐? 당장 저년을 잡아오라니까!” 기사단장의 호통에 다른 기사들이 어쩔 수 없이 몸을 움직였지만 그들의 마음은 제발 눈앞에 있는 엘프 소녀가 도망가 주었으면 하는 마음뿐이었다. 그렇지만 기사들이 다가오고 있는데도 눈앞의 엘프 소녀는 너무도 태연했다. 제 11 장 전쟁의 시작 “아이리스 저 3명을 데리고 나를 따라와라.” “존명.” 현성은 아이리스를 향해 적의 지휘관 격으로 보이는 남자 3명을 데리고 오라고 명령한 후 부상당한 철갑기병들이 자리하고 있는 본진으로 말의 기수를 돌렸다. 더 이상 이곳에서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런 현성의 생각과는 다르게 현성을 붙잡는 사람이 있었다. “자, 잠시만 멈추어주십쇼.” “뭐지?” 현성은 자신의 앞을 가로막고 서있는 적군의 기사 한명을 무표정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그가 왜 자신의 앞을 가로막고 있는지는 몰라도 자신은 그를 상대하고 있을 시간이 없었다. “한스님이라고 하셨죠. 그리고 이들을 이끄는 사령관이십니까?” “그렇다. 그런데 나에게 무슨 볼일이지?” 찬바람이 쌩쌩 부는 현성의 냉담한 반응에도 눈앞의 기사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이런 그를 현성은 이상한 표정으로 바라봤지만 눈앞의 기사는 그런 현성의 시선에 아랑곳 하지 않고 갑자기 현성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저를 당신의 부하로 받아주십시오. 저의 이름은 스미스라고 합니다.” 갑자기 자신을 부하로 받아달라고 청하는 스미스란 이름의 적군 기사를 현성은 황당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기사라 함은 주군의 명에 목숨을 바쳐 충성하는 존재가 아닌가? 그런 기사가 적군의 사령관인 자신에게 부하로 삼아 달라고 청을 하다니? “자네는 기사가 아닌가? 이미 충성을 맹세한 주인이 있을 터인데 그 맹세를 저버리고 새 주인을 찾겠다는 건가?” 그의 행동을 이상하게 여긴 현성의 질문에 상대 기사는 고개를 휘저으며 강한 부정의 뜻을 나타냈다. “기사란 주군의 명에 살고 죽는 존재가 아닌가? 그리고 네놈의 주군이 이미 우리에게 잡힌 상태다 살기 위해서 투항하는 것인가? 아니면 저자가 네놈의 주군이 아니라는 뜻이냐?” 살기 위해서 투항하는 것이 아니냐는 현성의 질문에 자신의 이름을 스미스라고 밝힌 기사는 강한 부정의 뜻을 나타냈다. “저는 죽음이 두려워 투항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저자는 저의 주군이 아닙니다.” “너의 주군이 아니라고?” 약간은 의문스럽다는 듯한 현성의 말투에 스미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 이유를 하나하나 설명해 나가기 시작했다. “그렇습니다. 저자는 저희들의 주군이 될 자격이 없는 자입니다. 저희 라스페티 왕국 인들의 고혈을 빨아들이며 자신의 부를 늘리기에만 급급하며, 또한 자신의 수하들을 그저 단순한 도구로만 생각하는 자를 저희들의 주군으로 모실 수는 없는 일입니다.” “자신의 주군으로 인정할 수 없다라......” 상대 기사의 말을 현성은 곰곰이 되씹어 보았다. 현성이 기억하기로 기사란 자신의 주군에게 절대적으로 충성하는 존재로 알고 있었다. 그런 기사의 입에서 자신의 주군을 인정할 수 없다는 말이 나오다니....... 사실 현성은 알지 못하지만 이미 스미스외의 다른 기사들은 자신들의 주군에 대한 정나미가 뚝 떨어져있는 상태였다. 현재 득세하고 있는 귀족들은 모두 친 라이오니 제국파의 귀족들이었고 그에 붙지 않는 귀족은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운 세상이었다. 스미스를 위시한 기사들은 대부분이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 친 라이오니 제국파의 귀족들의 기사가 된 사람들이었다. 기사가 된다고 해도 기사단장 같은 높은 직위는 친 라이오니 제국파에 아부하는 사람들이 차지하고 스미스 같은 일반 기사들은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일반 평기사 수준을 벗어날 수 없었다. “제발 저희를 받아주십시오. 라스페티 왕국의 재건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스미스가 현성에게 하는 말을 들은 것인지 쓰러져 있던 다른 기사들 역시 어느 사이엔가 스미스의 뒤에 자리하고 있었다. 스미스와 다른 기사들의 눈빛을 바라본 현성은 그들의 결심이 진심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성은 그들을 쉽게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한번 주인을 배신한 개는 또다시 주인을 배신할 수 있다.’ 현성은 아무리 먹고 살기 위해서 섬긴 주인이라고 해도 한번 자신의 생명을 맡긴 주군을 배신하는 그들을 쉽게 믿을 수가 없었다. 현성 역시 배신에 관한 쓰디쓴 기억이 있지 않았던가? “저희들 역시 라스페티 왕국인입니다. 비록 한때는 라이오니 제국의 개들을 섬겼지만 그것은 저희들에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제발 받아주십시오.” 스미스의 간절한 호소에도 현성의 마음은 쉽사리 움직이지 않았다. 자신들을 확실히 믿지 못하는 것 같은 현성의 태도에 스미스는 너무도 애가 탔다. 그리고 한때나마 라이오니 제국의 개들을 자신의 주군으로 섬긴 것이 너무도 후회가 되었다. “저희를 쉽게 믿으실 수는 없으실 겁니다. 하지만 저희의 진심을 저버리지 말아주십시오.” 현성의 향해 조용히 말을 마친 스미스는 바닥에 떨어진 검 한 자루를 주어 들어 현성에게 건넸다. “무슨 뜻이지?” “한스님께서 저희들을 수하로 받아 주시지 않을 것이라면 차라리 이 자리에서 죽여주십시오.” 스미스의 단호한 태도에 현성은 그 이유가 너무도 궁금했다. 수하로 받아주지 않을 것이라면 차라리 죽여 달라니? 무엇 때문에 이렇게 자신에게 매달린단 말인가? 현성의 이러한 생각을 알아차렸던 것일까 스미스가 조용히 입을 열어 그 이유를 설명했다. “저희가 최후의 순간까지 저들을 배신하지 못했던 이유는 저희들의 가족이 저들의 영지에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저희가 저들의 명령에 따르지 않았다면 고향에 있는 저희 가족들은 모두 죽었을 것입니다. 이미 저들이 저희의 이런 생각을 알고 있는 이상 한스님께서 저희들을 받아주시지 않는다면 저희들은 가족과 함께 모두 죽습니다. 그런 일이 벌어지느니 차라리 저희들의 힘으로 가족들을 구하고 싶습니다.” 스미스의 단호한 태도에 현성의 마음이 조금 흔들렸다. 처음부터 그들의 말이 진심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배신이라는 단어가 마음에 걸려 허락하지 못한 것이다. 또한 스미스의 태도에는 자신의 조국을 위해서 싸우고자 하는 마음이 간절하게 느껴지고 있었다. “좋다 허락하지. 앞으로의 너희들의 행동을 지켜보겠다.” “가, 감사합니다!!!” 현성의 허락에 스미스를 비롯한 기사들이 그 자리에서 허물어졌다. 몇몇의 기사들은 눈물을 흘리며 기뻐하기도 했다. 사실 그들 역시 조국의 독립을 위해서 싸우고 싶은 마음은 간절했지만 살기위해 그와 반대되는 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 그들이 이제는 조국의 독립을 위해서 싸울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 것이다. “아이리스 이들의 일을 베이드에게 전한 후 저 3명을 나에게 데리고 와라.” “존명.” 아이리스의 대답을 들은 후 현성은 다나와 로이나스를 데리고 자신의 막사로 되돌아갔다. “그런데 한스님 저 세 명은 왜 살려두신 거예요?” 적군을 이끌었던 사령관들을 살려두는 이유가 궁금했는지 다나가 현성에게 그 이유를 물어 보았다. 그런 다나의 질문에 현성은 자그마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건 조금 있다가 보면 알게 될 것이다.” 현성의 대답에 다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더 이상 그 이유를 물어보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녀의 표정에서는 현성이 그들을 왜 살려두었는지에 대한 의문에 가득 차있었다. 현성은 그러한 다나의 표정을 알아보고는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현성이 그들을 살려둔 이유는 바로 현성과 철갑기병들의 공격을 어떻게 알고 있었는가 하는 점을 묻기 위해서였다. 제 11 장 전쟁의 시작 비록 현성이 철갑기병들을 이끌었다는 사실은 모르는 것 같았지만 적들은 5000명의 철갑기병들이 자신들을 공격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이미 만반의 준비를 가추고 있었다. 그러한 일은 사실상 내부의 배신자가 없고는 불가능한일 현성은 그들을 통해 그 배신자의 정체를 조금이라도 알아내려고 하는 것이다. 현성은 자신들이 살아있다는 사실에 즐거운 미소를 짓고 있는 적군의 지휘관 3명을 바라보며 인상을 찡그렸다. 자신의 수하들이 대부분 죽었고 자신들 또한 포로로 잡혔건만 무엇이 그리도 즐겁단 말인가? 만약 자신이 이와 같은 상황에 처했다면 불명예스럽게 포로로서 삶을 유지하느니 차라리 죽음을 택했으리라. 설사 구차하게 삶을 연명한다고 해도 그것은 언젠가 이루어질 복수의 칼날을 갈기 위해서이지 지근 자신에게 사로잡힌 적들처럼 자신이 살았다는 사실에 대한 기쁨은 아닐 것이다. “한스님 명하신대로 적군의 지휘관 3명을 데리고 왔습니다.” 전투에 참여하지 않았던 철갑기병들이 만들어 놓은 천막에서 조용히 휴식을 취하며 앞으로 있을 전투에 대해 생각해 보던 현성은 밖에 들려오는 아이리스의 말에 살며시 미소를 지어보였다. “들여보내라.” 조금은 냉정하게 느껴지는 현성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아이리스가 방금 전 사로잡혔던 3명의 지휘관들을 데리고 나타났다. “명하신대로 적군의 지휘관들을 데리고 왔습니다.” “수고했다. 그래 네놈들 중 가장 높은 지휘를 가지고 있는 놈이 누구지?” “저, 접니다!” 현성의 물음이 끝나가기 무섭게 화려한 갑옷으로 전신을 무장하고 있던 기사단장이 힘차게 대답했다. 그런 그를 바라보는 두 귀족의 시선은 어이없음을 넘어서 황당하기 까지 했다. ‘내가 살기 위해서는 이자를 설득시키는 수밖에 없다.’ 기사단장은 자신의 눈앞에 있는 사내를 무슨 수를 써서라도 설득하기로 결심했다. 아까 전에 만났던 괴력의 엘프 소녀 앞에서는 너무 성급하게 입을 놀려 죽을 뻔했지만, 이번에 상대는 자신들의 지휘를 확실히 알지 못하는 사람이다. 즉, 살 수 있는 기회가 있는 것이다. “제가 가장 높은 지휘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 둘은 저의 참모이온데 우연히 저와 같이 있었기에 이 자리에 오게 된 것입니다.” “아, 아닙니다. 저놈이 거짓말을!!!” “마, 맞습니다.” 천연덕스러운 기사단장의 거짓말에 스토디 후작과 다리토 백작은 지가 떨렸다. 전에 만났던 엘프의 말로 인해 가장 지휘가 높은 사람만이 살아남는 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기사단장이 가증스럽게도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 네놈이 가장 높은 지휘라고?” “예, 그렀습니다.” “네가 알기로는 그것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는데 기사단장?” “예?! 그, 그걸 어떻게?” 현성이 자신의 지휘를 정확하게 알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그는 믿을 수 없는 충격에 휩싸였다. 자신을 처음 본 그가 어떻게 자신의 지휘를 정확하게 알고 있다는 말인가? “그리고 이쪽이 스토디 후작 그 옆에 있는 자가 다리토 백작으로 군의 총사령관들이었지?” “예, 그렀습니다.” “맞습니다.” 스토디 후작과 다리토 백작은 현성이 자신들의 지휘를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이제 죽을 염려는 없어진 것이 아닌가? “아이리스 기사단장을 베이드에게 데리고 가라 그리고 사로잡은 포로들과 방금 전의 전투로 부상을 입은 병사들 앞에서 참수하라 일러라.” “존명!” “안됩니다. 살려주십시오.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발 한번만 살려주십시오. 뭐든지 하겠습니다.” 순식간에 자신의 죽음이 결정되어 버리자 방금 전까지 살수 있다고 생각했던 기사단장으로서는 방금 전 현성의 입에서 흘러나왔던 말을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그렇지만 현성의 말을 사실이었고 그는 아이리스의 손에 이끌려 천막 밖으로 끌려 나갈 수밖에 없었다. “........” “........” 스토디 후작과 다리토 백작 두 사람은 자신들을 배신했던 기사단장이 죽는 다는 사실에 속이 시원했지만 얼마 안가 자신들도 같은 처지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등골에 서늘해지는 것을 느꼈다. “너희들의 목숨은 나의 손에 달렸다. 그 사실은 잘 알고 있겠지?” “무, 물론입니다.”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하겠습니다.” 스토디 후작과 다리토 백작은 정말 살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살아남을 수만 있다면....... “그렇다면 한 가지 묻겠다. 어떻게 우리가 너희들을 공격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지?” “예?” “너희는 우리가 철갑기병들을 이끌고 너희들을 공격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안 그런가?” 현성의 조용한 물음에 두 귀족은 미친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눈으로 보기에는 더없이 인자한 미소를 짓고 있는 현성이었지만 그 미소 뒤에 감추어진 살기를 그들이 모를리 없었다. “누가 알려준 것이지?” “크라노스 공작 전하, 아니 크라노스가 저희에게 알려준 사실입니다.” “그, 그렀습니다. 크라노스 그자가 그렇게 말했을 뿐. 저희는 정말 아무 것도 모릅니다.” “또 하나 묻겠다. 너희들이 사로잡은 엘프 노예들은 어디 있지?” 현성의 질문에 두 귀족은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그들은 현성이 엘프들과 함께 있는 모습을 보았고 그녀들과 보통 사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이미 직감한 상태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신들이 엘프족의 여인들을 성노로 썼다는 사실이 밝혀진다면 결코 무사하지 못할 것이다. “어서 대답해라 이미 모두 알고 있는 사실 이니까 말이다.” “모, 모두 크라노스 그자가 시킨 일입니다. 저희는 정말 그가 시키는 대로 행동한 죄밖에는 없습니다. 부디 선처를 베풀어 주시옵소서.” “그렇사옵니다. 사실 엘프족들을 사냥하는 것 역시 크라노스 그자가 시킨 일이고 사로잡은 엘프족 노예들 역시 모두 크라노스 그자가 데리고 있습니다.” 현성은 사신의 무죄를 주장하는 둘을 바라보며 코웃음을 쳤다. 자신의 목숨이 경각에 달리자 살기위해 상관을 팔아먹다니? 방금 전의 기사단장과 전혀 다를 바가 없는 모습이 아닌가? “너희들은 살기위해서 무슨 짓이든지 할 수 있느냐?” “예, 무엇이든지 하겠습니다.” “시켜만 주십시오.” “그렇다면 눈을 감고 나의 말에 대답해라.” 현성의 말에 둘은 약간 이상한 생각이 들었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은 살아남아야 할 것이 아닌가? “너희 둘은 태초에 계약에 의해 나의 영원한 종이 될 것을 인정하는가?” “이, 인정합니다.” “인정합니다.” 두 눈을 감고 있었던 두 귀족은 자신의 종이 될 것을 인정 하냐는 현성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찬성의 뜻을 표했다. 그들은 현성이 마법사라는 사실은 전혀 모르고 있는 상태였다. 현성은 방금 전 전투에서 검기만을 사용했기에 두 귀족은 현성을 소드 세컨드 급의 검사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이러한 맹세쯤은 열 번이라도 더 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노예의 인장.” 말로 하는 충성 맹세라면 백번이라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두 귀족은 갑자기 머리에서 느껴지는 타는 듯한 고통에 소스라치게 놀랐다, “무, 무슨?” “후, 후작 각하의 이마에 이상한 것이?” 두 귀족은 자신들의 이마에 각인되어 있는 이상한 모양의 인장을 바라보며 소스라치게 놀랐다. 또한 자신들이 방금 전 한 말이 엄청나게 후회되기 시작했다. 전쟁의 시작 드넓은 광장 한 가운데 10명이 조금 넘는 숫자의 인물들이 모여 있었다. 인간, 엘프, 수인족등 심지어는 그들을 식량 으로 삼는 몬스터까지 한자리에 모여 있었다. 다만 그 자리에 모인 인물들의 공통점은 모두 백발이라는 점 하나 뿐........ “모든 일족들이 모인 것 같군. 그럼 너희들을 부른 이유를 말해주겠다. 내가 우리 화이트 일족 모두를 갑작스럽게 불 러드린 것은 로드의 명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로드의 명을 전달하기 위해서라는 말에 그 자리에 모여 있던 인물들 모두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어보였다. 로드의 이 름으로 명령이 전달되었을 때는 단 네 가지 경우뿐이었다. 첫 번째는 해츨링이 탄생해 그 이름을 결정할 때. 두 번째는 해츨링이 성룡으로 인정을 받고 성룡식이 이루어질 때. 세 번째는 해츨링이 불의에 죽음을 당했을 때. 마지막으로 천계나 마계의 존재들과의 전투가 있었을 때. 그러니 그들이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 “로드의 명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그렇게 심각한 문제는 아니다. 마왕급의 힘을 가진 마족 하나가 중간계에 침입해 왔 다. 그리고 일족의 수장들과 로드의 결정은 바로 심판자를 보내는 것이다. 모든 일족은 마족의 움직임을 경계하고 발 견했을 시에 곧바로 심판자에게 알려주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그 심판자가 우리 일족 중에서 선택되었다.” 마왕급의 힘을 가진 마족 하나가 중간계에 침입해 왔다는 말에 그 자리에 모여 있던 모두는 긴장감을 풀었다. 로드의 명이라고는 하지만 그렇게 까지 큰 사건은 아닌 것이다. “심판자로는 우리 화이트 일족의 고룡 사이나스가 선택되었다. 사이나스 앞으로 나와 모든 일족의 수장인 로드의 명 을 받으라.” 모든 이족의 수장인 로드의 명을 받으라는 말에 백발 백미의 아름다운 미모의 여인이 앞으로 나와 무릎을 꿇었다. “화이트 일족의 아이 사이나스가 모든 일족의 수장이신 로드의 명을 받습니다.” “나 화이트 드래곤족의 수장 트로티스는 위대한 드래곤족의 로드이신 엘리오센님을 대신하여 에인션트 드래곤의 칭 호를 얻은 그대에게 심판자의 칭호를 내린다. 심판자의 칭호는 그대가 마계의 존재를 처리함과 동시에 사라질 것이고 그대가 심판자의 칭호를 가지고 있는 한 일을 해결함에 있어 모든 일족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네.” “화이트 일족의 아이인 저 사이나스는 로드의 명을 받아 심판자로서의 본분을 다할 것을 맹세합니다.” “이제 모든 일이 끝났다. 모든 일족은 다시 본래의 본분으로 돌아가도록 해라.” 그의 조그마한 말 한마디에 그 자리에 모여 있던 백발의 인물들이 하나 둘 자리에서 사라지기 시작했다. “나도 이만 가보도록 하겠다. 부디 빠른 시간 안에 심판자로서의 역할을 마치게 되기를 빌겠다.” 그가 떠나는 것을 마지막으로 그 넓디넓었던 공터에는 결국 백발 백미의 아름다운 여인 하나만이 남아있었다. “심판자라........” 혼자 남은 백발의 여인에 입에서 한스러운 한마디가 흘러나왔다. 심판자..........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조금 늦었군요. 하지만 아직 1월 24일이니 완전히 늦은 건 아니겠죠? 이번 화부터는 모기(http://www.mogi.dasool.com/)와 조아라 동시간 연재를 시작합니다. 원래 생각은 삼룡넷과 에프월드에도 연재를 할 생각이었지만 연재 장소를 너무 많이 늘리는 것도 좋지 않은 것 같아 서 모기 한군데만 연재 장소를 늘리기로 결정했습니다. 아, 그리고 출판 날짜가 1월 27일로 연기 되었습니다. 원래는 오늘 이었지만 구정 연휴 기간인 관계로 27일날을 책을 보내기로 출판사에서 결정을 했습니다. 얼마뒤 책이 나오면 이벤트를 열어 몇몇 분들께 책을 보내드릴 생각이니 많은 참여 바랍니다 ^^ 그럼 모두들 즐독들하세요 ^^ 전쟁의 시작 “에인션트 드래곤의 칭호를 받은 내가 고작 마족 나부랭이 하나를 상대해야 한다는 말인가?” 그녀는 지금 자신의 처지를 믿을 수 없었다. 에인션트 드래곤의 칭호를 받은 지 얼마나 되었다고 이런 골치 아픈 일을 떠 맞는다는 말인가? “로드의 명이니 거역할 수도 없는 일이고.........” 심판자, 천계나 마계의 존재들이 중간계에 침입했을 때 이를 척살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직책이었다. 다른 드래곤족들 의 도움을 받을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그들의 힘을 강제적으로 동원할 수 있는 지고한 위치 심판자........ 그렇지만 드래곤족들에게 있어서는 절대 떠맡고 싶지 않은 자리이기도 했다. 개인 생활을 중요시 하는 드래곤족들이 지만 로드의 명은 지고한 것이었다. 그 권리를 일부이긴 하지만 양도 받아 다른 드래곤족들의 도움을 받고 경우에 따 라서는 강제적인 도움도 받을 수 있는 힘을 가진 위치지만 그녀에게는 결코 그러한 자리가 반갑지 않았다. 눈으로 보기에는 좋은 것 같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중간계에 숨어들어온 마족이 언제 또 다시 자신의 기운을 드러낼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 아닌가? 그런 마족을 척결하는 일은 100년이 걸릴지 1000년이 걸릴지 아무도 모르는 골치 아픈 문제였다. 그런 골치 아픈 문제를 자신이 떠맡게 되다니? 그녀는 자신의 임무를 완수할 때까지 유희를 즐길 수도 없고 동면에 들어갈 수도 없다. 오직 사라진 마족을 척결하는 일에만 주력해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된 이상 어쩔 수 없겠군. 일단은 처음 그 마족의 기운이 느껴졌던 장소로 이동해 볼까? 텔레포트 (Teleport)” 그녀의 말이 끝나가기 무섭게 그녀의 신영이 그 자리에서 사라져 버렸고 넓디넓은 공터는 또 다시 고요한 적막감에 휩싸였다. “뭐? 우리들 중에 적들의 첩자가 있는 것 같다고?” “예, 분명 그리 전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현성에게 5000명의 철갑기병들에 지휘권을 넘겨준 후 승리를 믿어 의심치 않았던 크라이스는 방금 전 올라온 두 가지 의 연속적인 보고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자신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철갑기병들이 겨우 단 한번의 전투에서 절 반의 군사가 전멸하는 피해를 입다니? 그보다도 더욱더 충격적인 소식은 바로 자신들 중에 첩자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현성의 보고였다. “우리 중에 첩자가 있다? 그것도 철갑기병들의 존재와 이동 범위를 알고 있을 정도라면 보통 지위는 아닌 것인 데.........” 크라이스는 아무리 생각을 해보아도 첩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었다. 자신과 뜻을 함께하는 자들은 모두가 라스페티 왕국의 재건을 위해서 목숨을 바친 자들이 아닌가? “그래도 적군은 모두 전멸시켰다는 말이지?” “그렇습니다. 한스님과 아이리스님 그리고 로이나스님과 다나님의 활약도 대단하셨습니다.” “그래 그렇겠지. 그들은?! 잠깐 방금 전에 로이나스님과 다나님이라고 했나? 그분들이 무슨 활약을 했다는 거지?” 이번 전투에 대한 보고를 듣던 크라이스는 불연 듯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알기로 로이나스와 다나는 아무런 힘도 없는 존재들이 아니었던가? 그런데 활약이 대단 했다니? 그게 도대체 무슨 소리라는 말인가? “그분들의 실력을 알고 있으셨기에 저희들과 함께 보내신 것이 아니셨습니까?” 실력이라니? 그게 도대체 무슨 뜻이란 말인가? “자세히 말을 해보게 그분들이 어떤 활약을 했는지?” 그 말을 들은 병사는 조금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어보이면서도 크라이스의 말에 대답했다. “정말 대단한 실력이셨습니다. 특히 로이나스님의 실력은 마치 전설에서나 나오는 마신 같았습니다. 그분의 일격에 당한 적들은 두 번 다시 일어나지 못했으니까 말입니다. 또한 다나님께서는 적군의 지휘관들을 모두 잡아들이는 큰 공을 세우셨습니다.” 부하의 보고를 듣고 있던 크라이스는 그저 단순히 짐덩이로 생각했던 여인들의 실력이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전쟁은 강자만이 살아남는 것이다. 수천의 병력이 어우러진 전쟁의 선봉에서도고 무사할 수 있다는 것은 그녀의 실력 이 보통이 아니라는 증거였다. “배신자라.........” 크라이스는 조용히 배신자라는 말을 중얼거렸다.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현성의 보고 중 크라이스의 마음을 가장 크 게 억누르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배신자가 있다는 사실이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이번 일을 준비했고 그것은 다 른 동료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배신자라니........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아니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암흑, 칠흑 같이 짖은 암흑 속에서 한줄기의 빛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 빛은 점점 더 그 밝기를 더해갔고 종국에 영원히 사라질 것 같지 않던 짖은 암흑을 걷어 내기에 이르렀다. “이곳인가?” 짖은 암흑을 가르고 나타난 존재는 새하얀 백발을 가진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인간이 아 닌 듯한 아름다운 외모....... “분명 마기의 흔적은 이곳에 남아있군. 인간들의 전쟁이 벌어졌던 모양인데....... 전쟁놀이라도 하고 있었던 건가?” 그녀는 자신의 앞에 펼쳐진 드넓은 대지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눈에 보기에는 그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들 판이었지만 그녀의 눈에는 달랐다. 바람에 섞여 날아오는 시큼한 피의 향기와 대지를 뒤덮고 있는 수많은 마나의 흔적들....... “인간치고는 상당한 실력의 고위 마법사가 동원된 일이었나 보군.”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평범한 공간이었지만 그곳에 존재하는 흙과 바람 그리고 언제나 존재하는 마나의 향기는 그 녀에게 이곳에서 있었던 일을 쉽게 증명해 주었다. “인간들의 전쟁이 있었군. 인간치고는 꽤 뛰어난 실력을 가진 자들도 많이 동원된 것 같고 말이야. 그런데........” 맑고 투명한 그녀의 눈동자에 한 가지 의혹이 떠올랐다. “어째서 이런 하찮은 인간들의 전쟁에 그런 최고위 마족이 끼어든 거지? 그것도 우리 일족에게 자신의 위치를 들킬 수 있다는 위험을 간수하고서 말이야.......” 그 이유를 그녀는 도저히 알 수 없었다. 물론 알 필요도 없었지만 말이다. “인간들의 전쟁과 관련이 있는 일인 것 같군. 생각보다 일이 더 쉽게 끝날 수도 있겠어.....” 그 말을 마지막으로 아름다운 백발의 여인은 소리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마치 처음부터 그 자리에 존재하지 않았다 는 듯이......... “전멸? 스토디 후작과 다리토 백작이 이끌고 오던 12000명의 군대가 모두 전멸했다고? 그걸 지금 나보고 믿으라고 하 는 말인가!!!” 크라노스 공작의 불같은 성화에 보고를 올리던 릴리드 자작은 오금이 저려왔다. 자신이 잘못한 것도 아니건만 크라노 스 공작의 불타는 두 눈을 바라보고 있자니 마치 자신이 중죄를 지은 것 같이 마음이 무거웠다. 그렇지만 그것은 결코 크라노스 공작이 절대자의 위엄이나 강한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니었다. 그가 떨고 있는 진짜 이유는 다름 아닌 지금까지 들어온 소문이었다. 아무리 아끼던 수하라도 크라노스 공작은 쉬이 용서해 주 는 법이 없다. 그 소문을 과거 단 한번의 실수로 목이 잘려나간 아리스 남작이 훌륭하게 증명해 주고 있지 않은가? 아무리 자신에게 죄가 없다지만 왜인지 모르게 오금이 저리는 것은 어찌 할 수가 없었다. “미, 믿기 힘드시겠지만 사실입니다. 크라노스 공작 전하.” “이, 이런 개 같은 일이!!!” 격분한 크라노스 공작의 입에서 도저히 나올 수 없는 단어가 튀어나왔다. 명예와 예를 중시하는 귀족 그것도 그들의 수장인 공작의 입에서 천민들이나 쓸 법한 욕설이 튀어나오다니? “내가 적들의 병력 규모와 그 대처방안까지 일러주었건만 전멸이라니? 전멸이라니!!!” 크라노스 공작의 기가 차는지 더 이상 말조차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어찌 상대의 병력 규모를 뻔히 알고 있으면서 패 할 수 있다는 말인가? 그것도 완벽하게 모든 병력이 전멸하면서까지 말이다. “이유는? 설마 12000명이나 되는 병력이 겨우 5000명 그것도 완벽한 준비를 갖춘 상태에서 패배했다고는 말하지 않 겠지?” 공작의 독기 어린 시선에 릴리드 자작은 마른침을 꿀꺽 삼키며 말문을 열었다. “그, 그것이 상대편에게 최소 7 서클 급의 고위 마법사와 소드 세컨드 급의 검사가 다수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뭐? 그런 실력자들이 도대체 어디서 떨어졌다는 말인가? 서, 설마......” 크라노스 공작은 수하의 보고를 들으며 뇌리에 떠오르는 인물들이 있었다. 바로 현성과 그녀들이었다. 갑자기 고위 마법사와 고위 검사들이 하늘에서 떨어 질리는 없을 테니까 말이다. “이놈이 감히 우리를 만만하게 보고 있다는 말인가?” 크라노스 공작은 분통이 터졌다. 현성 일행의 개입은 충분히 예상했던 일이었다. 그렇지만 설마 철갑기병들의 부대에 현성과 그 일행들이 있을 줄은 몰랐다. 현재의 정황은 전 라스페티 왕조를 부활시키려는 크라이스 측에 그리 좋은 상황이 아니었다. 국왕과 친 제국파 귀족 들은 왕궁 안에 틀어박혀 제국의 원군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었고 또한 곳곳에서 지방의 제후들이 병력을 이끌고 속 속들이 수도로 집결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크라이스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바로 왕궁을 점령하는 것이다. 아무리 5000의 철갑기병이 있다고 해도 지방에서 올라오는 제후들의 병력을 완벽하게 차단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니 말이다. 철갑기병들의 기동성을 위해서 마법사가 있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앞으로 왕궁에 모여 있는 친 제국파와 전 라스 페티 왕조의 세력의 충돌을 생각할 때 한명이라도 더 필요한 고위 마법사와 검사들을 철갑기병들이 있는 곳에만 파견 하는 것은 무척 어리석은 생각인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자신들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이고 말이다. 물론 그것은 어디까지나 현성 일행의 전력이 현성과 아이리스 그리고 다이말로였을 때의 이야기였다. 크라노스 공작 의 생각에 로이나스와 다나의 전력이 완전하게 빠진 후였으니 말이다. “두고 보아라 이번 일을 죽도록 후회하게 만들어 줄터이니......” 크라노스 공작은 이를 갈며 잠시 후 있을 결전을 대비했다. 드넓은 평야에 족히 수천을 되어 보이는 기병들이 질서정연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전신을 철갑으로 무장하고 한손에 는 랜스를 다른 한손에는 두터운 방패로 무장한 한 무리의 병력이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이 어느 한곳을 뚫어져라 응 시하고 있었다. 조용한 정적을 깨고 기병들의 눈이 쏠려있던 곳에서 자그마한 먼지 구름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바람에 따라 자연스럽 게 생겨나는 먼지 구름이 아니었다. 자연적인 먼지 구름이 아닌 어느 생명체들이 만들어내는 인위적인 먼지 구름...... 그것은 분명 말들이 달리며 만들어 내는 먼지 구름이었다. “다가닥, 다가닥, 다가닥!!!” 조용히 울려 퍼지는 말발굽 소리....... “우리가 누구인가!!!!” 갑자기 가만히 대기 중이던 기병들 중 하나가 창을 들며 고함을 질렀다. “우리는 자랑스러운 라스페티 왕국의 군사입니다!!!!” 앞으로 나와 그들을 선동하는 기병의 말에 따라 다른 기병들 역시 그에 호응하며 고함을 질렀다. “우리 앞에 같은 민족을 핍박하고 나라를 배신한 매국노들이 달려오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응징!!!” 한 기병이 큰소리고 그 말에 화답하자 곳곳에서 그와 같은 대답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배신자들에게 피의 응징을!!!!” “나라와 민족을 배신한 매국노들에게 죽음을!!!!” “나라와 민족을 팔아버린 배신자들에게 죽음의 철퇴를 내립시다!!!!” “와!!!!!” 철갑기병들이 피맺힌 한을 토해내듯이 울부짖었고 그 울부짖음은 선두에선 기병이 손을 들자 서서히 가라앉았다. “우리를 배신한 저들에게 죽음으로 그 보답을 받아내야 한다. 모두 동의하는가!!!!” “그렇습니다!!!!” 모든 연설을 마친 기병의 눈초리가 어느 한곳을 향했고 그와 함께 다른 기병들의 시선 역시 그곳으로 향했다. 모든 철갑기병들의 시선이 향한 곳에서는 사기충천해 외치는 병사들을 바라보며, 조용히 미소 짖고 있는 한명의 청년 이 자리하고 있었다. “전군 돌격준비.” “존명!!!” 철갑기병들의 시선을 받고 있던 청년의 자그마한 한마디에 그들이 호응했다. “전군 돌격하라!!!” 예의 청년은 말을 달리며 공격을 명했고 그와 함께 수천에 이르는 철갑기병들이 위풍당당한 자태를 뽐내며 그 뒤를 따랐다. 그것은 하나의 장엄한 행진이었다...... “와!!!!” “공격하라!!!!” “한 놈도 살려두지 마라!!!!” 수천의 철갑기병들이 한 청년의 뒤를 따라 앞으로 돌격해 나아갔다. 그들의 전면에는 족히 이만은 되어 보이는 병력 이 진을 치고 있었지만 돌격하는 철갑기병들의 얼굴에서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도저히 찾아볼 수 없었다. 힘차게 달려 나가는 철갑기병들을 이끌고 있는 청년이 허리춤에 메여있던 자신의 검을 뽑아들었고 곳이어 검에서 활 화산 같은 붉은색 검기 다발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꽈과과과광!!!!” 단 한번의 격돌이었지만 그 승패는 여지없이 들어났다. 철갑기병들의 완벽한 승리였다. 그들 역시 나름대로 상당한 대비를 한 상태였지만 철갑기병들을 이끄는 청년의 검에서 발출된 붉은색 검기 앞에서는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는 없 었다. 질풍 같은 속도로 적진을 누비는 철갑기병들을 막을 병력은 아무것도 없었다. 아니 아무도 막을 수 없었다. 그들의 앞 을 가로 막는 것은 모조리 차디찬 바닥에 떨어진 시체로 변해 버렸으니까 말이다. “전군은 밀집 대형으로 뭉쳐서 적의 철갑기병들을 공격하라!!!” 적진을 마치 자기 집 앞마당처럼 쓸고 다니는 철갑기병들을 바라보며 적군의 사령관들이 힘차게 외쳤다. 아무리 강한 돌파력을 가지고 있는 철갑기병들이라고 해도 한자리에 운집해있는 수만의 병사들을 상대하고 무사할 수는 없을 것 이다. 수만의 병사들이 한자리에 뭉쳐 무기를 들이밀자 철갑기병들 주춤하며 더 이상의 돌격을 감행하지 않았다. “겨우 이천이 조금 넘는 병력으로 열배가 넘는 우리 군을 상대하려 하다니 이제 곳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자신들을 향해 공격해 오지 못하는 철갑기병들을 바라보며 호기롭게 외쳤던 적군의 사령관들은 잠시 후 자신들이 내 린 명령을 뼈저리게 후회해야했다. “꽈과과과과광!!!” “으아아악!!!” “사, 살려줘!!!” 엄청난 광음과 함께 들려오는 비명소리...... 자신의 뒤를 돌아본 적군 사령관의 눈에 보이는 것은 하늘에서 수 십 개의 화염구가 떨어지고 있는 끔찍한 장면이었 다. 사령관의 명령에 의해서 한자리에 뭉쳐있던 병사들은 제대로 몸을 피해보지도 못하고 뜨거운 화염의 제물이 되어야 만 했다. 마법!!! 그들의 머릿속에 떠오른 단어는 오직 하나뿐이었다. 바로 마법...... 이정도 대단위 살상마법을 사용할 정도라면 마도사의 칭호를 받은 고위 마법사이리라...... “전군 돌격!!!” “와!!!!” “공격하라!!!!” 갑작스러운 마법 공격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그들을 덮친 것은 수천의 철갑기병들이었다. 여전히 수적으로 우 세한 상태였지만 그들은 감히 철갑기병들에게 대항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그들의 눈에는 죽어간 동료들의 복수나 상관의 명령보다도 자신에게 날아드는 마법과 철갑기병들의 창끝이 더 무서 웠다. 공포!!!